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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0 오후 12:03:40 입력 뉴스 > 부음&애사

[여행]설악산 단풍길과 명소 따라...
아름다운 생각과 행복한 눈길로 단풍이 물든다



가을을 맞은 설악산(雪嶽山 해발 1,708m)은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그 장엄한 자연에 태양의 빛이 내릴 때는 눈이 부시다 못해 단풍의 색은 속까지 투명한 모습을 비쳐준다.

 

설악산 정상 대청봉에서 시작된 단풍은 이제 산중턱에서 계곡으로 내려와 다음 주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을을 맞아 설악산의 주요 코스를 답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정상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정상으로 가는 길은 가장 무난한 코스로 단시간에 대청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바위와 돌,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금방 몸에는 땀이 흘려 내린다. 최단거리 코스지만 경사도가 심해 주변을 살펴볼 시간도 없다. 그중 설악폭포는 백미다. 높이가 약 60m정도에서 떨어지는 물은 힘이 넘친다.

 

 

대청봉은 높은 산이다 보니 불규칙한 기후와 낮은 온도 탓에 키가 작은 고산식물이 많이 있고, 야생조류도 많아 고산 생물을 연구하는 생태 지역으로 관찰을 한다.

 

 

그래도 대청봉 정상은 일반인에게는 설악의 전경을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면 기묘하면서도 웅장하고, 가끔은 아기자기한 암봉과 절경의 파노라마에 눈이 부시다.

 

 

최근에는 오색에서 대청봉을 잇는 로프웨이 설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계획이 차질 없다면 2012년 착공을 시작해서 2013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천불동계곡과 비선대

 

 

대청봉 정상에서 기암괴석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마등령 천불동계곡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은 너무 유명하다. 그래서 원래 설악골이라고 부르기도 했을 정도로 설악산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능선을 내려오면서 저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는 옛날 금강산을 만들기 위해서 울산에서 바위를 가지고 가다가 워낙 덩치가 크고 무거워서 잠시 쉬는 사이에 금강산이 다 만들어져 현재의 위치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능선을 내려오자 약 7㎞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비경이 펼쳐진다. 내려오는 내내 양쪽에 솟은 봉우리가 도열하고, 공룡능선과 천화대능선(天花臺稜線) 및 화채능선을 배경으로 오련폭포, 귀면암, 문주담이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 곳이라는 비선대와 금강굴이 백설이 녹은 녹색 비취빛 투명한 계곡을 끼고, 숲속길을 따라 내려오면 대한불교조계종제3교구본사인 신흥사와 아파트 6층 가량 높이에 청동만 무려 108ton이 사용된 동양최대 규모의 좌불상이 인사한다.

 

◆ 백담사 가는 길

 

 

여행은 보는 재미와 걷는 재미에 먹는 재미가 가장 큰 기쁨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백담사행 버스는 분주하다. 연신 올라가고 내려온다. 백담사가 있는 용대리까지 7km 남짓한 계곡이 백담사 계곡이다.

 

 

현재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버스가 운행하고 있어 이 계곡을 즐기며 걷는 여유를 갖기 어렵게 됐다. 사실 누구든지 편한 것을 추구한다. 버스타고 계곡 경치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으로 스칠 뿐이다.

 

 

나는 굽이굽이 걸어가는 길이 좋다. 특히나 백담사와 같이 사찰 가는 길이라면 편한 것은 포기한다. 백담사 계곡은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유량과 함께 굽이치는 물결과 낮은 계곡에서 펼쳐지는 오색의 물결은 산위에서 보는 느낌과는 많이 틀린다.

 

◆ 백담사

 

 

설악산의 기암만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 아니라 백담사의 인기도 사계절 하늘을 찌른다. 가을빛의 백담사는 역시 호젓함을 뒤로 하고 엄청난 인파로 넘쳐난다.

 

 

천불동계곡이 천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담사 앞의 계곡에는 천불이 아닌 만불상이 세워져 있다. 그것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손으로 그리고 다리위로 늘어진 버스승차 행렬도 장관이다.

 

 

백담사는 크지도 적지도 않은 규모로 보인다. 이곳에 만해 한용운 선사의 글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백담사는 647년(진덕여왕 1)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고, 한용운이 머물면서 님의 침묵, 불교유신론(佛敎維新論)을 집필하는 등 만해사상의 산실이 되었다.

 

 

그리고 1988년 11월 23일 전두환 전(前)대통령 내외가 대(對) 국민사과성명 발표 후 이 절에 은거했다가 1990년 12월 30일에 연희동 사저로 돌아가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봉정암 가는 길

 

 

봉정암 가는 길은 녹녹하지가 않다. 무조건 걸어서 가야 한다. 그것도 약 7km를 산행해야 한다. 막상 발길을 옮기면 생각보다 쉽게 시간을 잊어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각과 눈길로 단풍이 된다.

 

 

천불동계곡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아름다운 단풍은 물론 계곡의 바위도 거대하기보다는 오밀조밀하게 사이좋게 있다. 계곡에 바짝 붙은 길을 따라 수 없이 펼쳐지는 구곡담의 힘찬 물소리와 함께 시원스레 쏟아지는 폭포와 청록색 소(沼)와 담(潭)이 끝이 없다.

 

 

그렇게 봉정암 초입까지 크게 어려움 없이 간다. 봉정암 초입 약 500m는 직선이다. 마지막 힘을 내어 올라서면 주변은 온통 암벽으로 싸여있다. 높은 곳에 서 있는 자신을 안다.

 

 

길고 긴 길을 걸어 봉정암에 도착하면 자신 곳 순례자가 되어 깨닫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봉정암

 

 

1350여 년 전, 당나라에서 문수보살로부터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받고, 귀국한 자장율사는 처음 금강산으로 들어가 불사리를 봉안할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에서인가 찬란한 오색 빛과 함께 날아온 봉황새가 스님을 인도했다. 한참을 따라가다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에 이르렀고, 봉황은 한 바위 꼭대기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이 봉황처럼, 부처님처럼 생긴 바위였다. “바로 이곳이구나.” 부처님의 사리를 모실 곳임을 깨달은 스님은 탑을 세워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고 조그마한 암자를 건립하니 이 사찰이 봉정암이다.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높은 해발 1,244m에 자리한 봉정암은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불자라면 누구나 살아생전 꼭 참배해야하는 성지로 매일 전국의 불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봉정암에서 바라본 설악산은 기암절벽과 수려한 침봉들이 모두 발아래에 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하늘정원을 큰돈을 들이지 않고 가진 곳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 5대 적멸보궁은 정선군 정암사,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이다.

 

◆ 봉정암에서 오세암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봉정암에서 조금 더 올라가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앞을 보면 모든 설악이 발아래에 있다. 오세암 가는 길은 평면 돌들을 계단처럼 만들어 놓았다.

 

 

길도 내리막길에 오르막길이 5번 정도 나와 깔딱 고개가 생각날 정도로 설악산 작은 능선을 넘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올라가는 것인지 내려가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그때마다 조금씩 고도가 낮아진다.

 

 

오세암은 1400여년 전쯤 자장율사가 지은 관음암에서 유래한 암자다. 이후 쇠락한 암자를 1000년 뒤에 중건한 설정 스님이 암자에 네 살짜리 조카를 데려다 키웠는데, 어느 해 가을 양식을 구하러 양양으로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폭설로 산길이 닫히고 말았단다.

 

 

눈이 녹은 이듬해 3월쯤 돌아와 보니 굶어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조카가 목탁을 치며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더란다. 해가 바뀌어 다섯 살이 된 조카가 관음의 힘으로 살아났다 해서 그때부터 오세암으로 불렀다고 전한다.

 

 

오후 늦은 시간에 당도한 오세암에서 저녁 공양을 부탁하면서 내가 가진 꿈이 무엇인지 잠시 되돌아본다.

 

김미영 기자(CW40022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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