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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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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익홈 존폐를 넘어… 접경지역 아동복지의 미래를 묻는다

【특별기획】 70년의 약속, 이제는 강원도가 답할 차례다

기사입력 2026-07-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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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70년의 약속, 이제는 강원도가 답할 차례다
풍익홈 존폐를 넘어… 접경지역 아동복지의 미래를 묻는다


 

한 사회의 품격은 가장 약한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는가에서 드러난다.


부모를 잃었거나 학대와 방임, 가정 해체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날 지역도, 살아갈 환경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그 아이들이 어디에서 보호받고 어떤 환경에서 성장할지는 결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화천의 사회복지법인 풍익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아동양육시설 ‘풍익홈’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히 현 시설을 유지할 것인지, 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아동복지 체계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 것인지, 국가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함께 책임질 것인지를 묻는 문제다.


최근에는 풍익홈의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화천군의 정책적 입장과 실무 행정 사이에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비가 확보되면 군비를 함께 반영해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됐지만, 강원특별자치도의 자료 요청에 화천군이 공동생활가정 전환을 중심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자료가 기존 사업의 추진 경과를 설명한 것인지, 향후 운영 방향을 담은 공식 사업계획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책임 공방이 아니다.


풍익홈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화천군과 강원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정책 방향과 행정 절차를 정확히 맞춰가는 일이다.



■ 전쟁의 상처를 품어온 70년


풍익홈의 역사는 한국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은 수많은 아이에게서 부모와 가정을 빼앗았다. 당시 우리 사회에는 그 아이들을 보호할 제도도, 오늘날과 같은 국가적 복지 기반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종교계와 민간의 헌신이었다.


풍익홈 역시 그러한 시대적 요청 속에서 문을 열었다.


이후 70여 년 동안 수많은 아이가 이곳에서 생활하고 학교에 다니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했다.


풍익홈은 단순히 의식주를 제공하는 시설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잃은 뒤 다시 안정을 찾은 집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품어준 마지막 울타리였다.


복지제도는 시대에 따라 수없이 변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발생하는 원인도 전쟁고아 중심에서 학대와 방임, 가족 해체, 부모의 질병과 경제적 위기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러나 풍익홈의 존재 이유는 변하지 않았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일.’


그것이 풍익홈이 70년 동안 지켜온 약속이었다.



■ 흔들린 것은 시설보다 복지재정 구조였다


풍익홈이 운영 위기를 맞게 된 배경을 단순히 시설 운영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본질과 거리가 있다.


핵심 원인은 2005년 사회복지사업 지방이양 이후 형성된 복지재정 구조에 있다.


정부는 지방분권을 추진하면서 주요 사회복지사업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지방이양 정책을 시행했다.


아동양육시설 운영사업도 이 과정에서 지방이양 사업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용도를 정해 직접 지원하는 국고보조사업에서 제외되고, 운영비를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비로 부담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지방이양 당시 관련 재원이 보통교부세 등에 반영됐다는 논리가 제시됐지만, 보통교부세는 아동양육시설 운영비로만 사용하도록 용도가 지정된 예산이 아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체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지원 수준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대도시는 시설 운영비와 종사자 처우개선비 등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는 아동양육시설 운영비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접경지역인 화천군 역시 제한된 재정 여건 속에서 오랜 기간 풍익홈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 왔다.


화천군이 그 재정 부담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한 것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풍익홈의 위기를 한 시설의 운영 실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풍익홈이 흔들린 근본적인 이유는 국가의 책임과 광역자치단체의 역할,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부담 사이에 생긴 구조적 공백에 있다.



■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은 서로 다른 역할


화천군은 풍익홈에 기존 아동양육시설에서 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이 배경에는 시설 형태에 따른 재원 구조의 차이가 있다.


풍익홈과 같은 아동양육시설은 2005년 지방이양 이후 운영비가 지방비에 의존하는 구조다.


반면 공동생활가정, 이른바 그룹홈은 국고보조를 포함한 지원체계가 적용돼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화천군의 입장에서는 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할 경우 국비가 포함된 재원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그러나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은 단순히 예산 지원 방식만 비교해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두 시설은 모두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복지시설이지만 규모와 생활 형태, 수용 기능, 인력 운영에서 차이가 있다.


공동생활가정은 소수의 아동이 일반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규모 관계 속에서 밀착 돌봄과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보호체계다.


하지만 공동생활가정이 모든 아동양육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연령과 성별, 형제·자매 관계, 장애 여부, 학대 경험과 심리상태가 모두 다르다.


긴급하게 여러 명을 동시에 보호해야 할 때도 있고, 형제·자매를 분리하지 않고 함께 수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 안정적인 보호와 전문적 치료, 교육이 필요한 아동도 있다.


아동양육시설은 이러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일정 규모의 시설과 전문인력,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은 서로를 없애야 존재할 수 있는 대체 관계가 아니다.


아이들의 상황과 보호 필요에 따라 함께 운영돼야 하는 상호보완적 시설이다.


풍익홈 측이 기존 아동양육시설 유지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70년 동안 축적한 전문인력과 운영 경험, 시설, 후원 기반과 복지 노하우를 고려할 때 단순한 시설 형태 변경만으로는 보호 기능을 온전히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설 형태부터 바꾸기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보호체계를 먼저 판단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와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이 재정을 나누는 것이 순서라는 주장이다.



■ 도내 5개 시·군에 8개 시설뿐


현재 강원 도내 아동양육시설은 춘천 1곳, 원주 4곳, 강릉 1곳, 홍천 1곳, 화천 1곳 등 5개 시·군에 모두 8곳이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18개 시·군 모두에 아동양육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은 아니다.


아동양육시설이 없는 시·군에서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면 시설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아이를 연계해야 한다.


결국 춘천과 원주, 강릉, 홍천, 화천 등 시설이 있는 일부 시·군이 해당 지역의 아동뿐 아니라 강원도 전체의 아동보호 기능을 일정 부분 나눠 맡고 있는 셈이다.


풍익홈 역시 화천지역 아동만을 보호해 온 시설이 아니다.


강원도 내 다른 시·군에서 발생한 보호대상아동을 수용하며 광역적 아동보호 기능을 담당해 왔다.


따라서 아동양육시설은 소재지 주민만을 위한 지역시설이라기보다 강원도 전체의 보호체계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복지 기반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운영비 부담이 시설 소재 기초자치단체에 집중된다면 재정 형평성과 시설의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시설의 보호 기능은 강원도 전체가 활용하면서 운영비 부담은 시설이 있는 일부 시·군이 주로 감당하는 구조가 과연 합리적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강원도 전체의 보호체계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시설이라면 광역자치단체도 그 기능에 상응하는 재정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


그것이 풍익홈에 대한 도비 지원 요구의 핵심이다.



■ “왜 화천군 예산을 써야 하나”라는 질문


일부에서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왜 다른 지역 아이들을 위해 화천군 예산을 써야 하는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의문이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날 지역도, 보호시설이 있는 지역도 선택할 수 없다.


아동양육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면 결국 시설이 있는 다른 시·군으로 보내야 한다.


풍익홈은 오랫동안 화천뿐 아니라 강원지역의 보호대상아동을 양육해 온 시설이다.


그렇다면 그 책임이 시설 소재지인 화천군에 지나치게 집중돼서는 안 된다.


국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가 함께 책임을 나누는 것이 아동복지의 기본 원칙이다.


이번 도비 지원 논의는 특정 시설에 대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강원도 전체의 아동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의 운영비를 국가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담할 것인지 묻는 과정이다.



■ 전환점이 된 7월 23일 협의


풍익홈 문제의 중요한 전환점은 지난 7월 23일 화천군청에서 열린 협의였다.


이날 김세훈 화천군수와 풍익복지재단 이사회 및 시설 관계자들은 화천군의 재정 현실과 풍익홈의 운영 문제, 공동생활가정 전환의 장단점 등을 논의했다.


화천군은 군비 부담이 큰 현재의 운영 구조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재단 측은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와 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호 기능의 축소, 전문인력과 운영체계의 변화 등을 제시했다.


논의가 이어지면서 문제의 방향은 ‘아동양육시설이냐 공동생활가정이냐’라는 단순한 선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도비를 분담한다면 기존 아동양육시설 체제를 유지하면서 화천군의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해법이 제시된 것이다.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김세훈 군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도비 지원이 확보될 경우 군비를 함께 반영해 풍익홈이 기존 아동양육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풍익홈 문제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변화다.


그동안 화천군이 공동생활가정 전환을 요구한 주요 이유가 재정 부담이었다면, 강원특별자치도가 도비를 분담해 그 부담을 줄일 경우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할 현실적인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화천군의 재정 현실과 풍익홈의 보호 기능을 함께 인정한 가운데 찾은 정책적 절충이었다.



■ 박대현 도의원(화천) “도비 매칭 반드시 이끌겠다”


지난 7월 27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난 박대현 운영위원장(화천)은 최근 화천지역 아동복지 현장 관계자와 행정·복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내용을 토대로, 풍익홈 운영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책임과 현행 예산 구조의 문제점,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아동복지 정책 방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풍익홈의 운영 문제를 화천군만의 현안이 아니라 강원도 전체의 아동복지 과제로 규정했다.


풍익홈이 강원 북부권의 아동복지 기능을 수행해 온 시설인 만큼 그 운영 책임을 기초자치단체인 화천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1억 원 규모의 도비 매칭을 추진해 화천군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풍익홈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비 지원은 단순히 시설 운영비를 보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공동책임을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박 위원장은 도비가 확보되면 화천군도 군비를 함께 반영해 시설 운영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도비 확보를 추진하더라도 화천군에서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 요구가 올라오지 않으면 예산 편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도비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화천군은 풍익홈의 운영 필요성과 재정 분담 방안을 담은 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의회와 화천군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동시에 움직이는 ‘투트랙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도비 1억 원이 갖는 의미


박대현 위원장이 제시한 도비 규모는 약 1억 원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전체 예산에서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예산이 풍익홈과 화천지역에 미치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도비가 지원되면 화천군은 운영비 부담의 일부를 덜 수 있다.


풍익홈도 매년 예산 중단이나 시설 전환 가능성을 걱정하기보다 아이들의 보호와 교육, 심리치료와 자립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


기존 아동양육시설의 안정적인 운영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아동쉼터 등 추가적인 아동보호 사업을 확충하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전문 복지기관이 확충되면 사회복지사와 상담사, 생활지도원 등 새로운 전문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유지와 확대는 아이들의 보호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 학교와 일자리, 인구, 공동체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도비 1억 원은 단순한 시설 운영비가 아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아동보호에 대한 공동책임을 시작하고 화천의 지역 기반을 지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 조례는 있지만 예산은 뒤따르지 않았다


강원특별자치도에는 이미 「강원특별자치도 아동보호 및 복지증진 조례」가 마련돼 있다.


이 조례는 보호대상아동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자립 지원 등을 위한 사업을 규정하고 있으며, 관련 사업비를 시·군과 분담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담고 있다.


따라서 풍익홈에 대한 도비 지원을 위해 반드시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마련된 조례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사업과 예산을 연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조례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사업계획과 예산 편성이 뒤따라야 한다.


박대현 위원장 역시 강원특별자치도에 관련 조례가 있음에도 아동양육시설 운영에 대한 광역 차원의 지원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조례에 따라 어떤 사업
이 추진됐고 얼마의 예산이 편성됐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다면 조례를 보완하고 도 차원의 공통된 지원 원칙과 예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풍익홈 논의는 특정 시설 한 곳을 지원하는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강원 도내 8개 아동양육시설의 운영 실태와 재정 부담 구조를 함께 점검하고, 광역자치단체가 어떤 원칙으로 책임을 분담할 것인지 결정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 최근 행정 보고를 둘러싼 미묘한 상황


7월 23일 김세훈 군수와의 협의, 7월 27일 박대현 위원장의 도비 지원 의지 표명으로 풍익홈의 기존 아동양육시설 유지 가능성이 열렸지만, 최근에는 행정 보고와 관련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풍익홈과 관련한 자료를 화천군에 요청했으나, 화천군이 기존 아동양육시설 유지가 아닌 공동생활가정 전환을 중심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이 내용만 보면 김세훈 군수가 제시한 조건부 유지 방향이나 박대현 위원장의 도비 확보 구상과 실무 보고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이를 곧바로 담당부서의 독단적 판단이나 정책 변경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우선 강원특별자치도가 요청한 자료가 어떤 성격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진행돼 온 사업의 현황과 계획을 묻는 자료였다면 화천군 실무부서가 그동안 검토해 온 공동생활가정 전환계획을 기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자료는 과거 또는 현재까지의 추진 경과를 설명한 것이지, 향후 최종 운영 방향을 확정한 사업계획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반면 강원특별자치도가 풍익홈의 기존 아동양육시설 유지와 도비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요청했는데도 공동생활가정 전환만 보고했다면, 향후 정책 방향과 보고 내용 사이에 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먼저 따질 때가 아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자료 요청 취지와 화천군의 제출 내용, 7월 23일 협의 이후의 정책 방향을 차분히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 정책 결정과 실무 행정은 같은 방향이어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단체장의 방침과 실무부서의 검토, 내부 결재, 대외 보고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사업과 예산으로 이어진다.


실무부서는 법령과 예산, 행정절차를 검토하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단체장은 이러한 검토를 토대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관련 부서는 결정된 방향을 사업계획과 예산 요구에 반영한다.


풍익홈 문제도 마찬가지다.


화천군이 과거 공동생활가정 전환을 추진해 왔다면 실무부서의 기존 자료와 행정계획에는 그 방향이 반영돼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도비 지원을 전제로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정책적 가능성이 제시됐다면, 과거 계획과 새로운 방향을 함께 검토하고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특정 부서나 담당자의 책임을 먼저 묻는 일이 아니다.


화천군의 최종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그 방향이 강원특별자치도에 제출하는 사업계획과 예산 요구에 일관되게 반영되도록 하는 일이다.


군수의 정책적 의지가 구두 입장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실무부서가 실제로 집행할 수 있도록 명확한 내부 방침과 사업계획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실무부서 역시 도비 확보라는 새로운 여건 변화와 정책 방향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보고와 예산 요구에 반영해야 한다.


정책 결정과 실무 행정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풍익홈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목표도 실현될 수 있다.



■ 이제 필요한 것은 정확한 사업계획


풍익홈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사업계획이다.


화천군은 풍익홈이 수행해 온 역할과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도내 아동양육시설의 분포와 풍익홈의 입소아동 현황, 다른 시·군 아동의 이용 실태, 연간 운영비, 종사자 구성, 지역 학교와의 연계, 향후 보호 수요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야 한다.


도비와 군비의 합리적인 분담 비율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시설 운영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에 그치지 않고, 풍익홈을 강원 북부권 아동복지 거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구상도 담을 필요가 있다.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유지하면서 공동생활가정과 학대피해아동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필요한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화천군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강원특별자치도는 관련 조례와 재정 여건을 토대로 도비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필요한 예산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화천군과 강원특별자치도, 도의회가 서로의 역할을 미루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 풍익홈은 지역 학교와 공동체의 일부


풍익홈의 운영 방향은 시설 내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다.


풍익홈 아이들은 화천에서 생활하고 학교에 다니며 친구를 사귀는 지역의 소중한 주민이다.


특히 용암초등학교는 오랫동안 풍익홈 아동들과 지역 아이들이 함께 다니며 학급을 유지해 왔다.


풍익홈 아동들이 없었다면 학생 수 감소로 학교가 더 일찍 심각한 위기를 맞았을 가능성도 있다.


작은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교육시설 한 곳이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가 약화되면 아이를 키우는 젊은 가족이 떠나고, 주거 수요와 지역 상권이 줄어들며 마을공동체도 빠르게 쇠퇴한다.


풍익홈 종사자들의 고용도 지역사회와 연결돼 있다.


생활지도원과 사회복지사, 조리원, 위생원, 관리인력 등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소비하는 주민이자 전문 복지인력이다.


기존 시설이 축소되거나 전환 과정에서 인력이 줄어들 경우 지역 일자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풍익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쉼터 등 추가 시설이 들어선다면 새로운 전문 일자리와 복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아이를 지키는 일이 학교를 지키고, 일자리를 지키며,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일로 이어지는 것이다.



■ 아동복지는 지역소멸을 막는 투자


지역소멸은 단순히 인구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와 병원, 상점과 대중교통, 행정서비스를 유지할 기반이 함께 약화되는 문제다.


인구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지역의 생활 기반은 연쇄적으로 흔들린다.


한번 무너진 지역 기반을 다시 회복하려면 훨씬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 한 사람, 아이 한 명을 지키는 일이다.


아동복지시설은 보호대상아동을 돌보는 기능뿐 아니라 학교와 일자리, 정주 여건을 연결하는 지역 기반이 될 수 있다.


풍익홈과 같은 시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아이들이 지역 학교에 다니고, 복지 전문인력이 일자리를 얻으며, 지역공동체도 일정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아동복지는 시혜성 지출이 아니다.


지역의 존립 기반과 미래를 지키는 투자다.



■ 중앙정부도 지방이양 구조를 다시 살펴야


풍익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화천군과 강원특별자치도의 재정 분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동양육시설 운영비가 지방으로 이양된 이후 지역의 재정력에 따라 시설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는 전국적인 과제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어느 지역 시설에 입소하느냐에 따라 생활환경과 프로그램, 종사자의 처우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다.


중앙정부는 아동양육시설 운영비를 다시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장 전면적인 국고 환원이 어렵다면 국가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일정한 비율로 운영비를 분담하는 표준 재정체계라도 마련해야 한다.


시설 소재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에 따라 아이들의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풍익홈 문제는 2005년 지방이양 이후 20여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아동복지 재정구조의 한계를 보여주는 현장 사례다.



【화천신문의 시선】


7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고, 다시 다음 세대를 품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다.


풍익홈은 그 세월 동안 전쟁과 가난, 가정 해체와 학대 속에서 보호가 필요했던 아이들을 품어왔다.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은 단순히 한 시설을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아동복지를 어디까지 지방에 맡길 것인지, 광역자치단체는 광역적 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기초자치단체의 부담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눌 것인지를 묻고 있다.


화천군이 공동생활가정 전환을 검토한 배경에는 아동양육시설 운영비에 대한 현실적인 재정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강원특별자치도가 도비를 분담할 수 있고 화천군도 군비를 함께 반영할 의사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기존 아동양육시설을 축소하거나 전환해야 한다는 전제부터 다시 살펴볼 수 있다.


지난 7월 23일 김세훈 화천군수는 도비가 확보되면 군비를 함께 반영해 기존 시설을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7월 27일 박대현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운영위원장은 화천군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도비 매칭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 요구로 연결하는 일이다.


최근 알려진 강원특별자치도의 자료 요청과 화천군의 보고 내용을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은 책임 공방에 앞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책 방향을 정리할 때다.


과거 검토했던 공동생활가정 전환계획과 최근 제시된 아동양육시설 유지방안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조정해 정책 결정과 실무 행정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풍익홈을 지키는 일은 특정 법인이나 시설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일이 아니다.


강원도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가 발생했을 때 그 아이를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치료하고 교육하며, 자립할 때까지 책임질 공적 기반을 지키는 일이다.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은 어느 하나를 없애야 다른 하나를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기존 아동양육시설은 유지하면서 공동생활가정과 학대피해아동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해 강원 북부권 아동보호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가리는 일이 아니다.


화천군은 풍익홈의 필요성과 재정 분담 방안을 담은 정확한 사업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관련 조례와 예산을 실질적으로 작동시켜 광역자치단체의 책임을 나눠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이를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2005년 지방이양 이후 20여 년간 이어진 불균형한 아동복지 재정구조를 다시 살펴야 한다.


풍익홈의 70년은 민간의 헌신만으로 이어진 시간이 아니었다.


전쟁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 쌓여온 시간이었다.


이제 그 약속을 한 기초자치단체의 부담으로만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풍익홈을 지키는 일은 한 시설의 과거를 보존하는 일이 아니다.


가장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세우는 일이다.


이제는 강원도가 정책과 예산으로 답할 차례다.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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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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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열
    2026- 07- 31 삭제

    전쟁고아들을품어온 국내최초의아동보호실설인 풍익홈은존립해야합니다. 관내인원만수용할려다보니 아동이없어서문제가야기되는데 도와연계하여 군에서도 존립하여 전쟁고아를품고 천막에서시작된 풍익홈이 화천에 소중한유산으로 이어갔으면합니다. 풍익홈의 다시 부활을 소망하며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