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 시설공단 설립, 행정 혁신의 출발점 되어야
김세훈 신임 군수가 시설공단 설립 구상을 밝혔다. 단순히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정 운영 체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은 구상이다.
김 군수는 행정이 모든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기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행정은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최종 책임을 맡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향은 시대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시설공단을 통해 체육시설과 문화시설, 공공시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시설이 늘어나고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행정조직만으로는 효율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시설공단 본부의 입지다. 김 군수는 사내면 신청사 건립 시기에 맞춰 시설공단 본부를 함께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행정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현재 화천의 주요 공공기관과 행정 기능은 대부분 화천읍에 집중돼 있다. 공공기관 하나가 들어서면 직원과 방문객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는 지역 상권과 경제에도 적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사내면으로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시설공단 설립이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공단 설립에는 조직 운영에 따른 예산과 인력, 군의회 협의, 주민 공감대 형성 등 여러 절차가 뒤따른다. 공단을 만든다고 해서 곧바로 행정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업무 중복은 없는지, 조직 운영은 효율적인지, 주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사내면 이전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상징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정 효율성과 접근성, 운영비용 등 현실적인 검토가 함께 이뤄져야 하며, 군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돼야 한다.
시설공단은 조직 하나를 더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행정이 직접 운영할 영역과 전문기관에 맡길 영역을 구분하고, 보다 효율적인 행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다.
김세훈 군수가 제시한 시설공단 구상이 화천 행정의 혁신으로 이어질지,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는 결국 실행에 달려 있다. 중요한 것은 공단 설립 자체가 아니라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다. 행정 혁신은 조직을 늘리는 데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군민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서 비로소 그 의미를 갖는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