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댐 건설로 갈라진 하남면 다시 잇는다…거례~원천 교량 ‘제3 화천대교’로 추진하자
=북한강 사이에 둔 거례·원천 생활권 직접 연결…화천읍 시가지 우회하는 새로운 교통축
=광덕터널~국도 56·5호선~제3 화천대교~지방도 407·461호선~국도 46호선 연결
=수도권 북부에서 화천 거쳐 동해안까지…지역 교량 넘어 강원 북부 동서교통망 핵심 연결고리로
화천의 북한강 위에 또 하나의 다리가 필요하다.
단순히 강 건너 두 마을을 오가기 위한 다리가 아니다.
춘천댐 건설로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하남면과 하남면을 다시 잇고, 화천읍 시가지를 우회하는 새로운 교통축을 만들며, 장기적으로 수도권 북부와 화천, 동해안을 연결하는 광역 동서교통망의 핵심 연결고리가 될 다리다.
화천군이 추진하고 있는 ‘거례~원천 간 교량 설치공사’다.
하남면 거례리와 원천리 사이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이 교량은 길이 약 420m, 접속도로 약 157m 규모로 계획되고 있으며, 차량과 자전거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상되고 있다. 예상 사업비는 약 350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 사업을 단순히 거례리와 원천리를 연결하는 지역 교량 하나로 바라봐서는 그 가치와 가능성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거례~원천 교량은 단절된 하남면 생활권을 다시 연결하는 다리이자 화천읍 시가지의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우회축이며, 수도권 북부에서 화천을 거쳐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광역 동서교통망의 핵심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업의 위상도 달라져야 한다.
‘거례~원천 간 교량’을 화천의 미래 교통체계를 바꿀 ‘제3 화천대교’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화천읍과 하남면이 아니다…‘하남면과 하남면’을 다시 잇는 다리
이 사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화천의 지도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거례리도 하남면이고 원천리도 하남면이다.
행정구역으로는 같은 하남면이지만 두 지역 사이에는 북한강이 흐른다.
춘천댐 건설 이후 넓어진 북한강 수계는 화천의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만들어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하남면 안에서도 강을 사이에 두고 생활권이 나뉘는 공간구조를 만들었다.
거례~원천 교량의 첫 번째 의미는 바로 이 단절을 다시 연결하는 데 있다.
단순히 이동거리 몇 ㎞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주민 이동과 생활, 지역 간 교류, 체육·관광자원 접근성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생활권 복원의 의미를 갖는다.
하나의 하남면을 다시 하나의 생활권으로 잇는 다리.
제3 화천대교의 출발점은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더 중요한 기능은 ‘화천읍 시가지 우회’
제3 화천대교가 갖는 두 번째 의미는 화천읍 시가지 우회 기능이다.
현재 화천의 도로망은 상당수 차량 흐름이 화천읍과 화천대교 일대에 집중되는 구조다.
2026년 6월 새 화천대교가 준공되면서 기존 교량과 함께 사실상 4차선 교통체계를 갖추게 됐고, 오랫동안 이어졌던 화천 관문의 병목현상을 크게 개선할 기반이 마련됐다. 새 화천대교는 화천읍과 하남면 강남권을 하나의 도시·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기반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그러나 차로를 넓히는 것과 새로운 교통축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현재의 화천대교가 화천읍을 중심으로 차량을 받아들이는 관문이라면, 거례~원천 제3 화천대교는 화천읍 시가지로 진입할 필요가 없는 차량을 외곽으로 분산시키는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도권 북부에서 화천을 거쳐 동쪽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화천읍 시가지를 통과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이 확보된다면 도심 교통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평상시에는 우회축, 산천어축제와 전국 규모 스포츠대회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는 교통 분산축, 사고나 재난으로 기존 도로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비상 대체축이 될 수 있다.
기존 화천대교와 경쟁하는 교량이 아니다.
역할이 다른 또 하나의 교통축을 만드는 것이다.
광덕터널에서 동해안까지…제3 화천대교는 420m에서 끝나지 않는다
거례~원천 교량의 진정한 가치는 화천군 지도만 들여다봐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시야를 수도권 북부와 강원 북부, 동해안까지 넓혀야 한다.
앞으로 광덕터널을 비롯한 도로망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면 매우 중요한 동서 교통망이 그려진다.
수도권 북부 → 광덕터널 → 국도 56호선 → 국도 5호선 → 거례~원천 제3 화천대교 → 지방도 407호선 → 지방도 461호선 → 국도 46호선 → 동해안.
이 길의 중심에 화천이 놓인다.
수도권 북부에서 광덕터널을 넘어온 차량이 국도 56호선과 국도 5호선을 거쳐 제3 화천대교를 건너고, 지방도 407호선과 461호선, 국도 46호선을 따라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동서 교통축이다.
그동안 각각 존재하던 국도와 지방도를 제3 화천대교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420m 교량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350억원 규모의 지역 교량이 아니라 수도권 북부와 화천, 강원 북부 내륙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광역 동서교통망의 핵심 연결시설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
교량의 길이는 420m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그 420m가 연결하는 길은 수도권 북부에서 동해안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제3 화천대교 사업의 가장 큰 가능성이다.
‘도로의 끝 화천’에서 ‘길목의 화천’으로
이러한 교통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화천의 지리적 위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접경지역 화천은 그동안 목적지를 화천으로 하는 차량이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이른바 ‘목적지형 교통구조’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광덕터널과 제3 화천대교를 중심으로 동서 도로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화천이 ‘도로의 끝’에서 ‘도로의 길목’으로 변하는 것이다.
수도권 북부에서 들어온 사람과 차량이 화천을 거쳐 동해안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동해안에서 강원 북부 내륙과 화천을 거쳐 수도권 북부로 향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화천의 공간적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다.
도로는 단순히 자동차만 이동시키지 않는다.
사람이 움직이고 물류가 움직인다.
사람과 물류가 움직이면 관광과 소비가 따라오고, 새로운 경제적 가능성도 열린다.
따라서 제3 화천대교의 경제적 가치를 단순히 ‘주민 이동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화천을 통과하는 새로운 교통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까지 봐야 한다.
화천읍을 ‘비켜 가는 길’이 화천읍에도 도움이 된다
우회도로가 만들어지면 차량이 화천읍을 지나지 않아 지역경제에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 차량과 통과 차량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화천읍에서 소비하거나 관광할 차량까지 우회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목적지가 다른 통과 차량과 대형 차량을 분산해 도심 교통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화천읍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보다 편리하게 진입하도록 하고, 굳이 시가지를 통과할 필요가 없는 차량은 외곽으로 흘려보내는 구조가 합리적이다.
오히려 불필요한 통과교통이 줄어들면 화천읍 도심의 보행환경과 교통안전, 주차와 관광객 이동 편의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산천어축제처럼 특정 기간에 대규모 차량이 집중되는 화천의 특성을 감안하면 진입교통과 통과교통을 분리하는 교통체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평상시 우회로, 축제 때 분산로, 재난 때 생명길
제3 화천대교의 가치는 비상 상황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로망은 평상시의 교통량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특정 도로가 통제됐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다른 길로 우회할 수 있는지도 지역 교통망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화천처럼 북한강을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된 지역은 교량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교량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도로망은 사고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제3 화천대교가 건설되면 기존 화천대교와 별도의 강남·강북 연결축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우회도로, 대규모 행사 때는 분산도로, 비상시에는 대체도로로 활용할 수 있다.
교통 인프라인 동시에 지역의 안전망이 되는 셈이다.
거례·원천의 스포츠·관광자원도 하나의 벨트로
제3 화천대교는 스포츠와 관광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갖는다.
화천은 산천어축제뿐 아니라 파크골프와 각종 전국 단위 스포츠대회를 통해 스포츠관광 도시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거례·원천 일대 역시 이러한 화천의 스포츠·관광 발전 전략과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교량에 차량 통행뿐 아니라 자전거 이용 기능까지 결합한다면 단순한 자동차 교량과는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강 수변경관을 활용한 자전거와 보행 동선을 연결하고, 거례·원천권과 붕어섬을 비롯한 주변 스포츠·관광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다면 제3 화천대교는 교통·생활·스포츠·관광을 결합하는 복합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다리를 단순히 ‘목적지로 가기 위해 지나가는 시설’로만 만들 필요도 없다.
북한강이라는 화천의 자산을 살려 경관과 휴식, 자전거 이동 기능까지 충분히 고려한다면 교량 자체가 화천의 또 다른 공간자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나의 넓은 관문’에서 ‘복수의 교통축’으로
화천의 교통축을 분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이미 과거 화천대교 재가설 노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여러 노선 가운데 붕어섬 회전교차로 위치에 새로운 교량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며, 이 노선은 경관뿐 아니라 교통체계 이원화와 지역 유입 교통량 분산 효과가 크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2019년에도 기존 교량 상·하류 신설 방안과 함께 민속박물관~붕어섬 회전교차로 연결 방안이 검토됐다.
새 화천대교 준공으로 화천의 관문은 넓어졌다.
이제 다음 단계는 교통축을 나누는 일이다.
화천대교 하나를 계속 넓혀 모든 교통을 한곳에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의 목적과 이동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축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망 자체를 다변화해야 한다.
‘하나의 넓은 관문’에서 ‘복수의 교통축’으로.
제3 화천대교는 바로 그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350억원 지역사업 아닌 ‘광역 SOC’ 논리로 접근해야
물론 제3 화천대교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다.
교량과 접속도로 건설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국도와 지방도의 연계, 하천 관련 절차와 각종 인허가, 관계기관 협의도 뒤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의 정책적 성격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거례리와 원천리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교량’이라는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사업에는 보다 큰 공익적 가치가 있다.
춘천댐 건설 이후 단절된 하남면 생활권 회복, 화천읍 시가지 우회, 기존 교통망 분산, 재난·비상시 대체교통망 확보, 스포츠·관광자원 연결, 수도권 북부~동해안 광역 동서교통축 구축.
이 모든 기능을 하나의 사업 논리로 묶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를 설득하려면 ‘왜 다리가 필요한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다리가 놓이면 어떤 광역교통망이 완성되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국비 확보의 명분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 주민 몇 명이 이용하는지를 넘어 수도권 북부와 강원 북부, 동해안을 연결하는 도로망에서 이 교량이 어떤 기능을 수행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광덕터널·화천역 시대…교통망을 따로 보지 말아야
시점도 중요하다.
화천은 지금 교통환경의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새 화천대교가 준공됐고, 광덕터널을 중심으로 수도권 북부와 화천의 접근망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동서고속화철도 화천역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
이제 도로와 철도를 각각의 사업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광덕터널도 하나의 사업, 화천역도 하나의 사업, 제3 화천대교도 하나의 사업으로 따로 추진하는 데 그쳐서는 각각의 인프라가 가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철도와 국도, 지방도, 교량을 하나의 교통망으로 묶어야 한다.
사람이 어디에서 화천으로 들어오고, 화천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며, 어디로 빠져나갈 것인가.
이 질문을 중심으로 화천의 미래 교통지도를 다시 그릴 필요가 있다.
교통망이 완성된 뒤 뒤늦게 도시 구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광역교통 환경이 바뀌기 전에 화천이 먼저 준비해야 한다.
제3 화천대교는 그 구상의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
‘제3 화천대교’라는 이름부터 미래를 담자
사업의 명칭도 중요하다.
‘거례~원천 간 교량’이라는 이름은 위치를 설명하는 데는 정확하지만 이 사업이 가진 전략적 의미까지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교량이 하남면 생활권을 복원하고, 화천읍 우회축을 만들며, 광덕터널과 국도·지방도를 연결해 수도권 북부에서 동해안까지 이어지는 교통망의 핵심 고리가 된다면 그 위상에 걸맞은 이름이 필요하다.
‘제3 화천대교’.
단순히 기존 화천대교에 숫자 하나를 더 붙이자는 뜻이 아니다.
기존 화천대교가 화천의 주 관문이라면 제3 화천대교는 화천의 새로운 동서축과 우회축을 상징하는 이름이 될 수 있다.
사업의 명칭은 곧 사업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지역 내부 연결교량이 아니라 화천의 미래 교통체계를 바꾸는 전략적 SOC라는 목표를 이름에서부터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420m 다리가 아니라 수도권 북부와 동해안을 잇는 길
새 화천대교가 화천의 관문을 넓혔다면, 이제 제3 화천대교는 화천의 동서를 열어야 한다.
춘천댐 건설로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하남면과 하남면을 다시 잇는 것에서 시작한다.
화천읍 시가지를 우회해 교통량을 분산하고, 거례·원천권의 생활·스포츠·관광자원을 연결한다.
그리고 그 길을 더 멀리 바라봐야 한다.
수도권 북부 → 광덕터널 → 국도 56호선 → 국도 5호선 → 제3 화천대교 → 지방도 407호선 → 지방도 461호선 → 국도 46호선 → 동해안.
이 동서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화천의 지리적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접경지역의 끝에 있는 도시에서 수도권 북부와 동해안을 연결하는 강원 북부 교통의 길목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거례~원천 간 교량을 단순한 지역교량으로만 바라봐서는 아쉽다.
화천의 미래 교통체계를 상징하는 ‘제3 화천대교’로 위상을 높이고, 지역 생활권 연결사업을 넘어 광역교통망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리 하나를 더 놓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춘천댐 건설로 갈라진 생활권을 다시 잇고, 화천읍에 집중된 교통을 나누며, 수도권 북부와 동해안을 연결하는 새로운 길을 열자는 제안이다.
교량 자체의 길이는 약 420m다.
그러나 그 다리가 완성할 수 있는 길은 420m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도권 북부에서 화천을 지나 동해안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그 길의 한가운데에 화천이 선다.
‘도로의 끝 화천’에서 ‘동서를 잇는 길목의 화천’으로.
거례~원천 ‘제3 화천대교’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