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깊은 경제》-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경제론
-김 용 식-
<차례>
프롤로그
화천은 왜 새로운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가
제1부 작은 지역은 무엇으로 먹고사는가
외부수요와 ‘작지만 깊은 경제’의 출발
제1장 인구보다 먼저 경제의 흐름을 보자
제2장 작은 지역에는 외부의 구매력이 필요하다
제3장 관광은 ‘사람산업’이 아니라 외부수요 산업이다
제4장 관광만이 외부수요는 아니다
제5장 유입경제와 순환경제, 두 개의 첫 엔진
제6장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무엇이 남는가
제7장 화천은 왜 ‘크게’가 아니라 ‘깊게’ 가야 하는가
제2부 사람의 시간을 붙잡는 경제
관광객 수에서 체류·경험·스토리로
제8장 관광객 100만 명에서 관광객 100만 시간으로
제9장 볼거리·먹거리·놀거리·찍을거리·살거리·머물거리
제10장 점의 관광에서 선·면·체류의 관광으로
제11장 스토리는 관광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제12장 관광상품은 결국 ‘좋은 시간’이다
제13장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제14장 숙박시설보다 먼저 숙박하고 싶은 하루를 만든다
제3부 소비를 주민소득으로 바꾸는 경제
체류에서 소비로, 소비에서 지역소득으로
제15장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제16장 동선은 곧 경제다
제17장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을 겹쳐라
제18장 무엇을 소비하게 할 것인가
제19장 관광객이 쓴 1만 원, 화천에는 얼마가 남는가
제20장 지역귀속과 누출을 함께 본다
제21장 지역승수—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움직이게
제22장 병목 하나가 전체 경제를 막는다
제4부 소비를 산업으로 바꾸는 경제
관광수요에서 생산·기업·일자리로
제23장 관광은 지역산업의 수요 플랫폼이다
제24장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로
제25장 농업은 관광의 공급산업이고 관광은 농업의 시장이다
제26장 원물에서 가공·음식·체험·브랜드로
제27장 관광객을 지역상품의 첫 고객으로
제28장 방문객에서 평생고객으로
제29장 좋은 관광은 지역기업을 남긴다
제30장 지원금보다 시장, 창업보다 성장사다리
제31장 사람의 능력이 산업의 한계를 결정한다
제5부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읍·면의 자원을 연결하고 역할을 나누다
제32장 행정구역이 아니라 경제동선으로 화천을 본다
제33장 읍·면 경쟁에서 읍·면 분업으로
제34장 화천읍—시가지 체류경제와 평화·DMZ 관광의 연결
제35장 하남—스포츠 참가자를 체류형 여행객으로
제36장 간동—파로호·농촌·자연·역사의 체류경제
제37장 상서—고요함과 자연을 가치로 바꾸는 경제
제38장 사내—생활경제·광덕권·군 수요의 복합거점
제39장 관광객의 하루를 읍·면이 나눠 갖는다
제40장 관광 환승—‘그다음’을 만드는 공간경제
제6부 흐름을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
오늘의 소득을 화천의 내일로 남기다
제41장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제42장 누가 벌었는가에서 누가 소유하는가로
제43장 외부자본을 막지 말고 지역가치로 전환하라
제44장 사람·신뢰·제도도 자본이다
제45장 브랜드·데이터·고객관계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제46장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생산자본이다
제47장 한 계절의 성공보다 사계절의 회복력
제48장 흐름경제에서 축적경제로
제7부 주민이 잘사는 화천
경제의 성과를 군정과 주민의 삶으로
제49장 좋은 군정은 가치를 연결하는 군정이다
제50장 사업실적에서 지역성과로
제51장 예산은 무엇을 얼마나 움직였는가
제52장 생애주기비용과 기회비용을 묻는다
제53장 화천경제 대시보드—숫자를 질문으로 바꾼다
제54장 주민소득에서 삶의 질로
제55장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를 함께 본다
제56장 경제·사회·환경, 세 개의 장부
제57장 화천경제의 일곱 가지 깊이
제58장 지역경제는 직선이 아니라 원이다
제59장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에필로그
■프롤로그
화천은 왜 새로운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가
지역경제 이야기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숫자가 등장한다.
인구는 몇 명인가.
관광객은 몇 명 왔는가.
기업은 몇 개 있는가.
국비는 얼마나 확보했는가.
시설은 몇 곳을 만들었는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작지만 깊은 경제》는 그 숫자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질문을 시작한다.
그래서 무엇이 지역에 남았는가.
관광객이 100만 명 왔다면 그중 몇 명이 지역에서 식사를 했는가.
몇 명이 시장에 갔는가.
몇 명이 지역 농산물과 상품을 샀는가.
몇 명이 저녁까지 머물렀는가.
몇 명이 하룻밤을 잤는가.
그리고 그들이 쓴 돈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이 지역의 농민과 상인, 근로자와 기업의 소득으로 돌아갔는가.
100억원을 들여 시설을 만들었다면 질문은 또 달라진다.
개장식에 몇 명이 참석했는가보다 앞으로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인가.
매년 얼마의 운영·유지비가 필요한가.
주변 식당과 상점의 매출은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가.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민간의 후속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업으로 주민의 삶이 실제로 더 나아졌는가.
이 질문을 계속 따라가면 지역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큰 도시의 축소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작은 지역의 발전전략에는 오래된 유혹이 있다.
도시에 있는 것을 지역에도 만들고 싶어 한다.
큰 상업시설.
큰 관광시설.
큰 문화시설.
큰 개발사업.
규모가 곧 발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천이 서울이나 수도권과 규모로 경쟁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리한 경기다.
인구도 다르다.
시장도 다르다.
접근성도 다르다.
민간자본의 규모도 다르다.
그렇다면 질문부터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서울처럼 될 것인가?”
가 아니라,
“서울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어떤 가치를 화천이 만들 수 있는가?”
를 물어야 한다.
화천에는 도시가 쉽게 갖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깨끗한 물.
산과 숲.
넓은 공간.
별이 보이는 어둠.
뚜렷한 계절의 변화.
고요함.
접경지역의 역사.
농촌의 생활.
느린 시간.
사람 사이의 가까운 거리.
우리는 이런 것들을 오랫동안 도시와 비교하며 ‘없는 것’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했다.
상업시설이 부족하다.
사람이 적다.
밤이 어둡다.
교통이 불편하다.
도시의 기준으로 보면 결핍이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면 가치도 달라진다.
도시에서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고요함과 어둠, 자연과 공간, 느린 시간은 오히려 희소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가치의 전환을 ‘결핍의 역전’이라고 부른다.
물론 모든 결핍을 자랑하자는 뜻은 아니다.
의료가 부족한 것은 고쳐야 한다.
교통이 불편한 것도 개선해야 한다.
교육과 돌봄의 부족도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도시를 흉내 내느라 화천만의 희소성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
고쳐야 할 결핍과 지켜야 할 희소성을 구분해야 한다.
관광객이 아니라 구매력과 시간을 본다
화천처럼 내부시장의 규모가 작은 지역에는 외부수요가 중요하다.
지역 안에서만 사고파는 경제에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새로운 구매력과 기회가 들어와야 한다.
관광객도 그중 하나다.
스포츠 참가자도 그렇다.
군 장병과 가족도 그렇다.
화천의 농산물과 가공품을 외부에서 구매하는 고객도 그렇다.
지역기업과 생산자의 외부판매 역시 그렇다.
투자와 이전재원도 지역 밖에서 들어오는 중요한 경제적 흐름이다.
따라서 관광객을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지역을 북적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관광객은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지역 안으로 가져오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관광의 경제적 의미가 시작된다.
그러나 사람이 왔다고 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떠나면 체류가 짧다.
오래 머물러도 소비할 것이 없으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돈을 써도 그 가치의 상당 부분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면 주민소득으로 돌아오는 몫은 작다.
지역에 남은 돈이 다른 기업과 농가, 근로자의 소득으로 다시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순환 효과도 제한된다.
매출이 늘어도 기업과 사람, 브랜드와 신뢰, 자연과 같은 장기자산으로 축적되지 않으면 지역은 해마다 비슷한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작지만 깊은 경제》는 관광객의 숫자만큼이나 ‘전환’을 중요하게 본다.
지역경제는 전환의 연속이다
방문을 체류로 바꾼다.
체류를 경험으로 바꾼다.
경험을 소비로 바꾼다.
소비를 지역소득으로 바꾼다.
지역소득을 기업과 일자리로 바꾼다.
기업과 일자리를 사람의 능력과 지역의 자산으로 바꾼다.
방문객을 재방문객과 단골고객으로 바꾼다.
그리고 경제적 성과를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의 미래로 바꾼다.
이렇게 보면 좋은 지역경제는 단순히 돈이 많이 도는 경제가 아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가치를 주민의 지속가능한 가치로 잘 전환하는 경제다.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가도 중요하지만, 들어온 것이 무엇으로 바뀌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화천경제의 다섯 질문
이 책은 수많은 지역정책을 결국 다섯 가지 질문으로 압축한다.
무엇을 화천 밖에서 가져올 것인가.
들어온 가치를 어떻게 화천에 남길 것인가.
남은 가치를 어떻게 지역 안에서 더 많이 연결하고 순환시킬 것인가.
그 가치를 무엇으로 축적해 다음 성장의 기반으로 만들 것인가.
그래서 주민의 삶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첫 번째는 유입의 문제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귀속과 순환의 문제다.
네 번째는 부가가치와 축적의 문제다.
다섯 번째는 이 모든 경제활동의 최종 목적, 즉 주민의 삶에 관한 질문이다.
이 다섯 질문은 관광정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농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포츠와 문화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교통과 교육, 기업지원과 복지정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면 서로 다른 정책과 사업은 결국 하나의 지역경제 시스템 안에서 만나게 된다.
‘작지만 깊다’는 것은 무엇인가
‘작다’는 것은 규모의 문제다.
‘깊다’는 것은 관계와 연결의 밀도에 관한 문제다.
한 사람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한 번의 방문이 얼마나 다양한 경험과 소비로 이어지는가.
관광객이 쓴 1만원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는가.
지역에 남은 돈이 몇 개의 지역기업과 농가, 일자리로 다시 연결되는가.
오늘의 매출이 어떤 기업과 사람, 기술과 브랜드를 남기는가.
한 번의 방문이 몇 번의 재방문과 재구매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경제성장이 주민의 삶을 얼마나 바꾸는가.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깊이다.
따라서 《작지만 깊은 경제》가 주장하는 방향은 단순하다.
크게보다 깊게.
사람이 적다면 한 사람과 더 깊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내부시장이 작다면 외부의 사람과 구매력, 시장을 더 잘 끌어와야 한다.
외부에서 가치가 들어왔다면 가능한 한 많은 몫이 지역의 주민과 기업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
지역에 남은 돈은 한 번의 거래로 끝내지 않고 다른 농가와 기업, 일자리로 다시 연결해야 한다.
시설이 적다면 이미 가진 자원과 공간을 더 촘촘하게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의 소득과 성장을 사람과 기업, 브랜드와 신뢰, 자연과 같은 자산으로 축적해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한다.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작지만 깊은 경제’의 출발점이다.
화천은 반드시 커져야만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작아도 깊을 수 있다.
그리고 깊어지면 강해질 수 있다.
<제1부> 작은 지역은 무엇으로 먹고사는가
-외부수요와 '작지만 깊은 경제'의 출발
# 제1장 인구보다 먼저 경제의 흐름을 보자
지역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숫자는 인구다.
몇 명이 줄었는가.
청년은 얼마나 떠났는가.
출생아는 몇 명인가.
고령인구 비율은 얼마나 높아졌는가.
학교는 유지될 수 있는가.
지역소멸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
당연히 중요하다.
인구가 줄면 소비시장이 작아진다.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
학생이 감소한다.
상점과 음식점의 고객이 줄어든다.
버스와 의료, 교육과 돌봄 같은 생활서비스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세입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인구감소는 작은 지역이 피할 수 없는 핵심 과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문제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답은 둘 다일 수 있다.
인구가 줄면 지역경제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일자리와 소득기회가 부족하고 생활여건이 나빠지면 사람은 다시 지역을 떠난다.
즉,
인구감소 → 시장축소 → 일자리와 서비스 약화 → 정주매력 저하 → 다시 인구감소
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 숫자만 바라봐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이 왜 떠나는지,
왜 돌아오지 않는지,
왜 이곳에서 일하기 어려운지,
왜 사업하기 어려운지,
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지,
왜 노후를 보내기 어려운지,
그 원인이 되는 경제와 생활의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사람을 붙잡기 전에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인구정책은 흔히 사람을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에서 시작한다.
전입지원금을 준다.
주택을 지원한다.
귀농·귀촌을 유도한다.
청년을 모집한다.
이런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이 실제로 지역에 정착하려면 더 근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배우자도 삶의 기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 계속 살아도 괜찮겠다”
는 전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구정책의 출발점을 인구 숫자 자체에만 둘 수 없다.
사람을 붙잡는 가장 강한 힘은 사람을 붙잡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데서 나온다.
인구는 경제의 원인이면서 결과다
지역경제에서 인구는 매우 중요한 생산요소이자 소비자다.
사람이 많으면 시장이 커진다.
기업이 사람을 구하기 쉽다.
상점과 서비스업이 유지되기 쉽다.
세수 기반도 넓어진다.
그러나 반대 방향도 존재한다.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소득이 늘어난다.
교육과 의료가 좋아진다.
문화와 생활환경이 좋아진다.
지역의 미래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그러면 사람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부는 돌아올 수도 있다.
새로운 사람이 관계를 맺고 정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구와 경제의 관계를 일방향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인구가 경제를 만들기도 하지만, 좋은 경제와 좋은 삶의 조건이 인구를 만들기도 한다.
이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인구정책을 단순한 ‘사람 수 늘리기’에서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조건 만들기로 바꾸기 때문이다.
정주인구만으로 지역경제를 설명할 수 없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지역경제를 주민등록인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화천에서 살지는 않지만 매년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스포츠를 위해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
축제를 계기로 화천을 알게 된 뒤 다시 오는 가족이 있다.
군 복무나 가족 방문을 통해 지역과 인연을 맺는 사람도 있다.
화천 농산물과 가공품을 지역 밖에서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고객도 있다.
이들은 주민등록상 화천군민은 아니다.
하지만 화천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비하며 지역과 경제적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작은 지역일수록 두 가지 사람을 함께 봐야 한다.
지역에 사는 사람과 지역과 관계를 맺는 사람.
정주인구가 지역의 뿌리라면, 관계인구와 생활인구는 지역경제의 외연을 넓혀주는 가지가 될 수 있다.
인구 1명이 아니라 ‘한 사람이 만드는 관계’를 본다
한 사람이 화천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주민등록인구가 한 명 늘었다는 의미만 갖지 않는다.
그 사람은 일한다.
소비한다.
세금을 낸다.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지역기업을 이용한다.
공동체에 참여한다.
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만든다.
마찬가지로 외부인 한 명도 단순한 관광객 숫자 하나가 아니다.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하룻밤을 잘 수 있다.
지역상품을 살 수 있다.
다시 방문할 수 있다.
친구와 가족을 데려올 수 있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화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지역에서는 사람의 숫자와 함께 한 사람이 지역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는가를 봐야 한다.
‘몇 명 사는가’와 함께 ‘얼마나 많은 경제관계가 있는가’를 묻는다
예를 들어 인구 2만 명인 지역과 3만 명인 지역이 있다고 하자.
단순히 인구만 보면 3만 명인 지역의 시장이 더 커 보인다.
하지만 2만 명 지역에 외부 방문과 소비가 활발하고, 지역기업의 외부판매가 많으며,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고객과 생활인구가 많다면 실제 경제활동의 규모와 활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주민등록인구가 상대적으로 많더라도 소비가 외부로 빠져나가고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사업기회가 줄어든다면 경제적 활력은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를 볼 때는
몇 명이 사는가
와 함께
얼마나 많은 사람·소비·소득·관계가 지역 안팎을 오가는가
를 봐야 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의 흐름’이다.
작은 지역은 ‘열린 경제’다
지역경제를 하나의 닫힌 통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은 들어오고 나간다.
돈도 들어오고 나간다.
상품도 들어오고 나간다.
기업도 외부와 거래한다.
관광객도 온다.
투자도 들어온다.
지역주민은 외부에서 소비하기도 한다.
따라서 작은 지역의 경제는 끊임없이 외부와 연결되는 열린 경제다.
문제는 외부와 연결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이미 연결되어 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어떤 가치를 더 많이 끌어올 것인가.
그리고
들어온 가치 가운데 얼마를 지역의 소득과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
이 질문에서 화천경제론의 첫 번째 핵심개념인 외부수요가 등장한다.
인구를 늘리기 전에 경제의 흐름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인구보다 먼저 경제의 흐름을 보자’는 말은 인구정책을 뒤로 미루자는 뜻이 아니다.
출산과 돌봄.
교육.
의료.
주거.
청년정책.
고령사회 대응.
모두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다만 인구감소를 인구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인구정책과 경제정책, 복지정책, 교육정책, 정주정책은 결국 하나의 구조 안에서 만나야 한다.
사람이 떠나는 이유가 일자리라면 경제정책이 인구정책이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 떠난다면 교육과 돌봄정책이 인구정책이다.
의료 때문에 떠난다면 의료정책이 인구정책이다.
교통 때문에 생활이 어렵다면 교통정책도 인구정책이다.
결국
인구정책은 인구를 담당하는 한 부서의 정책이 아니라, 주민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군정 전체의 정책이다.
인구감소 시대의 새로운 질문
이제 질문을 바꿔보자.
“인구를 몇 명 늘릴 것인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질문들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현재 주민이 얼마나 오래 화천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
청년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며 성장할 수 있는가.
지역기업은 외부에서 얼마나 많은 소득을 벌어오는가.
관광객과 생활인구는 얼마나 오래 머물고 소비하는가.
외부에서 들어온 돈 가운데 얼마나 지역에 남는가.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이 다시 화천을 찾는가.
오늘의 경제활동이 10년 뒤 어떤 지역자산으로 남는가.
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인구문제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경제구조와 삶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가 된다.
인구는 목표이면서 결과다
화천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주민등록표상의 숫자가 아니다.
사람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지역.
떠났던 사람이 돌아올 이유가 있는 지역.
외부 사람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지역.
일하고 사업할 기회가 있는 지역.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지역.
나이 들어서도 살아갈 수 있는 지역.
그 결과로 인구가 안정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인구를 경제정책의 중요한 목표인 동시에 결과로 본다.
사람을 붙잡으려면 먼저 사람이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의 중심에는 결국 소득과 일자리, 생활서비스와 삶의 질, 그리고 지역의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다.
제1장의 결론
인구 숫자 뒤에 있는 경제를 보자
인구감소는 현실이다.
그러나 인구 숫자만 바라보면 정책은 사람을 ‘몇 명 더 데려올 것인가’에 매달리기 쉽다.
한 단계 더 깊게 봐야 한다.
사람은 왜 떠나는가.
왜 남는가.
왜 다시 오는가.
왜 이곳에서 소비하는가.
왜 이곳에서 사업하는가.
왜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려 하는가.
그 답을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이고 생활환경이며 군정이다.
따라서 작은 지역의 첫 번째 경제질문은 단순히
“우리 지역에는 몇 명이 사는가?”
가 아니다.
그보다 먼저, 그리고 함께 물어야 한다.
“우리 지역에는 어떤 경제적 흐름이 들어오고 있으며, 그 흐름을 사람의 삶과 지역의 미래로 얼마나 잘 바꾸고 있는가?”
바로 여기에서 다음 질문이 시작된다.
내부시장이 작은 화천은 지역 밖에서 어떤 소득과 구매력을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주민의 소득으로 바꿀 것인가.
그것이 제2장의 주제다.
# 제2장 작은 지역에는 외부의 구매력이 필요하다
지역 안에서 돈이 잘 돌면 지역경제는 살아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지역주민이 지역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지역식당을 이용하고,
지역농산물을 구매하고,
지역기업끼리 서로 거래하면
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고 지역 안에서 더 많은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지역순환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처음 그 돈은 어디에서 오는가.
지역 안에서 아무리 돈을 잘 돌려도 외부에서 새로운 소득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경제의 전체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인구가 적고 내부시장이 작은 지역일수록 그렇다.
이것이 작은 지역경제를 이해하는 두 번째 출발점이다.
지역 안에서만 사고팔아서는 한계가 있다
간단한 마을을 하나 생각해보자.
농민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식당 주인은 지역상점에서 물건을 산다.
상점 주인은 지역농산물을 구매한다.
돈은 지역 안에서 계속 움직인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새로운 소득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 경제는 결국 기존 구매력을 서로 나눠 쓰는 구조에 머물 수 있다.
반대로 지역농산물이 서울에서 팔렸다고 해보자.
서울 소비자의 돈이 지역농가로 들어온다.
농가는 그 소득으로 지역 농기계업체를 이용한다.
농기계업체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근로자는 지역식당과 상점에서 소비한다.
이번에는 출발점이 다르다.
지역 밖의 구매력이 지역 안으로 들어왔다.
지역경제에 새로운 소득의 원천이 생긴 것이다.
외부수요는 지역경제의 입구다
경제학에서는 지역 밖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지역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이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이를 지역경제의 현실에 맞게 쉽게 표현하면 이렇다.
지역 밖의 사람이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사게 해야 한다.
농산물을 외부에 판매한다.
가공품을 판매한다.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에서 돈을 쓴다.
스포츠 참가자가 숙박하고 식사한다.
기업이 외부기업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다.
지역에서 만든 콘텐츠를 외부고객이 구매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외부의 구매력이 지역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넓은 의미의 외부수요라고 부른다.
외부수요는 관광만을 뜻하지 않는다
화천경제를 이야기하면서 관광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관광이 작은 지역에 외부수요를 가져오는 매우 눈에 잘 보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수요를 관광과 같은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화천 농산물을 서울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도 외부수요다.
지역기업이 다른 지역 기업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도 외부수요다.
스포츠대회를 위해 외지인이 화천에 와서 식사하고 숙박하는 것도 외부수요다.
군 장병 가족이 지역을 방문해 소비하는 것도 외부 구매력이 유입되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교육·연수·행사를 목적으로 외지인이 찾아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간기업의 투자 역시 지역 밖의 자본과 경제활동을 끌어오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국가와 광역자치단체의 이전재원도 지역경제에 외부재원을 공급한다.
다만 이 모든 흐름은 성격이 같지 않다.
관광소비와 기업의 외부매출은 시장에서 발생하는 소득이고, 정부 이전재원은 재정적 이전이다. 투자 역시 소비나 매출과는 다른 자본의 유입이다.
따라서 모두를 같은 종류의 ‘소득’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화천경제라는 큰 틀에서는 공통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지역 밖의 사람·시장·자본·재원을 어떻게 화천의 경제적 기회로 연결할 것인가.
관광은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외부수요’다
농산물이나 공산품은 지역 밖으로 보내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관광은 방식이 다르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대신 소비자가 지역으로 온다.
관광객이 화천에 와서
음식을 먹고,
숙박하고,
체험하고,
지역상품을 사고,
교통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 순간 외부의 구매력이 화천 안에서 소비된다.
그래서 관광은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일종의 현지소비형 외부수요로 이해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의 수출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지역 밖의 구매력을 끌어온다는 점에서는 장소기반의 수출과 비슷한 경제적 기능을 한다.
상품을 밖으로 보내는 대신 소비자를 안으로 데려오는 것.
이것이 관광이 작은 지역경제에서 갖는 중요한 의미다.
관광객보다 먼저 ‘구매력’을 본다
이렇게 보면 관광정책의 질문도 달라진다.
몇 명이 왔는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얼마를 소비했는가.
무엇을 소비했는가.
그 돈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
누구의 소득이 되었는가.
따라서 관광객 수 자체가 최종목표가 될 수는 없다.
관광객은 숫자가 아니라 시간과 구매력을 가지고 들어오는 외부고객이다.
이 관점이 이후 이 책의 관광론 전체를 관통한다.
작은 지역일수록 외부시장이 더 중요하다
내부시장의 크기는 대체로 인구와 소득에 영향을 받는다.
주민 수가 적으면 음식점과 상점, 서비스업이 확보할 수 있는 지역고객의 규모에도 한계가 생긴다.
그래서 작은 지역의 기업은 지역주민만 바라봐서는 성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장 자체를 넓혀야 한다.
방법은 크게 두 방향이다.
상품을 밖으로 보내거나, 고객을 안으로 데려오는 것.
농산물과 가공품,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외부에 판매하는 것은 첫 번째다.
관광과 스포츠, 축제와 체험 등을 통해 외부고객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것은 두 번째다.
두 방식은 경쟁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 연결될 수 있다.
관광객에게 지역상품을 처음 판매하고, 여행이 끝난 뒤 온라인으로 다시 구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수요가 많다고 반드시 좋은 경제는 아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경계선이 하나 있다.
외부수요를 많이 끌어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지역경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은 많지만 소비하지 않는다.
소비는 많지만 외부 프랜차이즈와 외부업체에 대부분 돌아간다.
대규모 사업을 유치했지만 지역고용과 지역기업 거래가 거의 없다.
외부투자가 들어왔지만 지역에는 운영비 부담만 남는다.
국비사업을 확보했지만 사업 종료 후 유지관리비를 지역이 계속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경우 외부유입의 규모와 주민이 얻는 실제 가치는 크게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외부수요 다음에는 반드시 두 번째 질문이 따라야 한다.
들어온 가치 가운데 얼마가 화천에 남는가.
유입만으로는 부족하다
물을 저수지에 비유해보자.
물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빠져나가는 구멍이 크면 물은 차지 않는다.
지역경제도 비슷하다.
외부에서 돈이 들어온다.
그런데 지역에서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을 외부에서 들여온다.
외부 플랫폼에 높은 수수료를 낸다.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외부업체가 공급한다.
지역기업 간 거래가 거의 없다.
그러면 상당한 가치가 다시 밖으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지역경제에는 두 가지 능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밖에서 가져오는 능력.
그리고
들어온 가치를 지역에 남기는 능력.
그렇다고 지역 안에서 모든 것을 만들 필요는 없다
여기서 지역순환경제가 자칫 ‘모든 것을 지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폐쇄적인 논리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더 좋은 기술이 외부에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
지역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상품은 밖에서 사야 한다.
외부기업과 협력해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다.
외부자본과 인재가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와 거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외부와 적극적으로 연결하면서도 화천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는 가능한 한 화천 안에서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개방성과 지역귀속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이다.
외부수요와 내부순환은 한 쌍이다
이제 작은 지역경제의 기본구조가 보인다.
외부수요만 강조하면 돈은 들어오지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지역순환만 강조하면 돈은 잘 돌더라도 새로운 구매력의 유입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둘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외부수요는 지역경제의 입구이고, 지역순환은 그 가치를 오래 머물게 하는 구조다.
밖에서 가져온다.
지역에 남긴다.
다시 지역 안에서 연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의 기본구조다.
화천의 시장은 행정구역보다 커야 한다
화천군의 인구가 곧 화천경제의 시장규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화천에서 생산하지만 서울에서 팔 수 있다.
화천에서 농사를 짓지만 전국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다.
화천에 살지 않는 사람이 매년 스포츠를 위해 찾아올 수 있다.
한 번 관광한 사람이 여행 후에도 지역상품을 계속 구매할 수 있다.
기업은 화천에 있으면서 전국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작은 지역의 경제전략은 행정구역 안의 인구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생산은 화천에서, 시장은 화천 밖까지.
동시에
소비자는 화천 밖에서, 소비는 화천 안으로.
이 두 방향이 함께 열려야 한다.
외부의존과 외부수요는 다르다
외부수요를 강조하면 ‘외부에 의존하는 경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외부수요와 외부의존은 구분해야 한다.
외부수요를 활용한다는 것은 지역이 자신의 경쟁력을 가지고 외부시장에서 소득과 기회를 가져오는 것이다.
외부의존은 스스로 가치를 생산하는 능력이 약한 상태에서 외부의 지원과 결정에 지나치게 기대는 구조를 뜻할 수 있다.
따라서 화천이 지향해야 할 것은 단순히 외부에서 돈을 많이 가져오는 경제가 아니다.
화천의 고유한 자원과 생산능력으로 외부수요를 만들어내는 경제다.
자연이 경쟁력이 된다.
농업이 상품이 된다.
스포츠가 방문동기가 된다.
역사와 문화가 콘텐츠가 된다.
지역기업의 기술과 서비스가 외부시장을 만난다.
그럴 때 외부수요는 의존이 아니라 경쟁력의 결과가 된다.
제2장의 결론
작은 지역은 밖에서 벌고 안에서 깊어진다
작은 지역의 경제에는 두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하나는 밖을 향한다.
외부고객을 찾는다.
외부시장에 상품을 판다.
관광객과 스포츠 방문객을 불러온다.
투자와 기업의 기회를 끌어온다.
다른 하나는 안을 향한다.
들어온 돈이 지역기업과 농가, 근로자의 소득이 되게 한다.
지역기업끼리 더 많이 연결한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든다.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축적한다.
그래서 화천경제의 기본원리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밖에서 벌고, 안에서 돌리고, 더 높은 가치로 만들어, 미래의 자산으로 남긴다.
외부수요는 시작이다.
그러나 목적지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들어온 구매력과 기회가 얼마나 주민의 소득과 지역의 미래로 전환되는가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생긴다.
화천으로 외부수요를 가져오는 여러 통로 가운데 관광은 정확히 어떤 경제적 역할을 하는가.
사람이 지역으로 직접 찾아와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쓰는 관광은 일반적인 상품판매와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왜 이 책은 관광을 단순한 ‘사람산업’이 아니라 외부수요를 끌어들이는 산업으로 보는가.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 제3장 관광은 ‘사람산업’이 아니라 외부수요 산업이다
관광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사람이 보인다.
몇 명이 왔는가.
어디에서 왔는가.
축제장은 얼마나 붐볐는가.
주차장은 가득 찼는가.
관광지에 긴 줄이 생겼는가.
그래서 관광정책의 성과도 오랫동안 ‘방문객 수’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100만 명이 왔다.
200만 명이 찾았다.
지난해보다 몇 퍼센트 늘었다.
물론 방문객 수는 중요하다.
사람이 오지 않는 관광지는 경제적 효과를 만들기 어렵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그 숫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관광객이 지역에 가져오는 것은 사람 한 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함께 가지고 온다.
따라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몇 명이 왔는가?
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이 얼마의 시간과 구매력을 지역에 가져왔는가?
를 물어야 한다.
이 질문에서 관광을 바라보는 경제적 시각이 달라진다.
관광객 한 명은 ‘한 명’보다 크다
같은 관광객 한 명이라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첫 번째 사람은 관광지 한 곳을 보고 한 시간 만에 떠난다.
두 번째 사람은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른 뒤 지역상품을 사고 돌아간다.
세 번째 사람은 체험을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숙박하고 다음 날 아침까지 지역에서 보낸다.
통계상으로는 모두 관광객 한 명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같은 한 명이 아니다.
첫 번째 사람은 짧은 시간을 가져왔다.
두 번째 사람은 더 많은 시간과 소비를 가져왔다.
세 번째 사람은 하루 이상의 시간과 여러 번의 소비기회를 지역에 남겼다.
그래서 관광객 수만으로 관광경제를 평가하면 중요한 차이를 놓칠 수 있다.
관광객의 숫자가 같아도 관광경제의 깊이는 전혀 다를 수 있다.
관광객은 자신의 지갑을 들고 오는 외부고객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서울에 팔면 외부의 돈이 화천으로 들어온다.
기업이 다른 지역에 제품을 판매해도 마찬가지다.
관광은 방향이 반대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대신 소비자가 상품이 있는 지역으로 직접 찾아온다.
그는 지역에서 식사를 한다.
숙박한다.
체험한다.
커피를 마신다.
지역상품을 산다.
교통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래서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관광객은 단순한 방문자가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들고 지역으로 들어오는 외부고객이다.
이것이 관광을 외부수요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관광은 ‘현지소비형 외부수요’다
일반적인 외부판매에서는 상품이 지역 밖으로 나간다.
농산물이 서울로 간다.
가공품이 전국으로 배송된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외부고객에게 판매된다.
관광은 다르다.
소비자가 지역 안으로 들어온다.
지역의 자연과 음식, 문화와 공간, 서비스와 경험을 그 자리에서 소비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관광의 성격을 ‘현지소비형 외부수요’라고 표현한다.
이는 관광을 엄밀한 의미의 수출과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역 밖의 구매력을 지역 안으로 끌어온다는 경제적 기능에 주목하는 표현이다.
상품을 밖으로 보내는 외부판매가 있다면, 관광은 고객을 안으로 데려오는 외부수요다.
이 관점에서 보면 관광은 단순한 여가산업을 넘어 지역경제의 중요한 시장확장 수단이 된다.
관광은 지역의 ‘시장 크기’를 바꾼다
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주민만을 고객으로 삼으면 음식점과 카페, 소매점, 숙박업, 체험업 등 여러 서비스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시장규모가 제한된다.
그러나 외부 사람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민등록인구는 그대로인데 실제 지역에서 소비하는 사람은 많아질 수 있다.
지역의 상권은 주민만을 상대로 하지 않게 된다.
농민도 지역주민만 고객으로 보지 않게 된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체험업체와 숙박업체도 외부시장을 상대할 수 있다.
즉 관광은 주민등록인구를 곧바로 늘리지 않더라도 지역이 만날 수 있는 소비시장의 크기를 넓힐 수 있다.
작은 지역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구는 작아도 시장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관광은 여러 산업에 고객을 공급한다
관광의 또 다른 특징은 혼자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광객은 관광지만 소비하지 않는다.
음식을 먹는다.
농산물을 산다.
숙박한다.
교통을 이용한다.
문화공연을 본다.
스포츠를 즐긴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기념품을 산다.
이 때문에 관광수요가 지역 안의 다른 산업으로 연결되면 그 효과는 관광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농업과 연결된다.
가공업과 연결된다.
음식업과 연결된다.
소매업과 연결된다.
숙박업과 연결된다.
문화와 스포츠, 운송과 서비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뒤에서 관광을 다시 한 번 ‘지역산업의 수요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다룰 것이다.
관광객이 농산물을 먹으면 관광이 농업의 시장이 된다.
지역 가공품을 사면 제조와 가공의 시장이 된다.
청년이 만든 체험상품을 구매하면 창업의 시장이 된다.
지역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의 시장이 된다.
관광의 힘은 관광산업 하나가 커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고객을 지역의 여러 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사람이 많이 오는 것과 경제효과가 큰 것은 다르다
관광정책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착각이 있다.
사람이 많이 오면 경제효과도 자동으로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무료 관광지만 보고 바로 떠날 수도 있다.
도시락을 가져와 지역에서 거의 소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을 통과만 할 수도 있다.
대형 외부업체를 통해 대부분의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지역에서 소비했지만 공급망의 상당 부분이 외부에 있어 부가가치가 밖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반대로 방문객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도 오래 머물고, 지역음식을 먹고, 지역상품을 사고, 숙박하고, 다시 찾아온다면 지역에 남는 경제적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많이 오는 관광과 많이 남기는 관광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 구분은 《작지만 깊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좋은 관광객’이라는 말의 의미
그렇다면 지역경제에 좋은 관광객은 누구일까.
돈을 많이 쓰는 사람만을 뜻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주민의 일상을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으며,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지역문화를 존중하고,
다시 찾아오고,
다른 사람에게 지역을 추천하며,
지역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드는 사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환경적 가치까지 함께 본다면 이런 방문객이 지역에 더 좋은 관광객일 수 있다.
따라서 관광객의 가치는 단순한 1인당 소비액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체류시간.
소비.
지역상품 이용.
비수기 방문.
재방문.
지역사회와의 조화.
이런 요소들을 함께 봐야 한다.
많이 오는 사람과 지역에 좋은 가치를 남기는 사람은 반드시 같은 사람이 아니다.
관광객의 ‘수’에서 ‘가치’로
이제 관광정책의 성과지표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방문객 수와 함께
평균 체류시간은 얼마인가.
1인당 소비액은 얼마인가.
몇 번의 소비가 일어났는가.
식사율은 얼마나 되는가.
숙박으로 이어진 비율은 얼마인가.
지역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얼마인가.
재방문율은 어떠한가.
관광객이 쓴 돈 가운데 지역에 남은 몫은 어느 정도인가.
지역기업과 주민의 소득은 얼마나 늘었는가.
이런 질문을 함께 해야 한다.
결국 관광정책의 관심은
방문객 수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재방문 → 주민가치
로 이동해야 한다.
관광의 성공은 ‘붐비는 것’이 아니다
관광지가 붐빈다.
주차장이 가득 찬다.
SNS에 사진이 올라온다.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난다.
이것은 좋은 출발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성공은 그다음에 결정된다.
사람들이 시가지로 이동했는가.
식사를 했는가.
지역상점을 이용했는가.
농산물과 특산품을 샀는가.
저녁까지 머물렀는가.
숙박했는가.
다시 찾아왔는가.
지역사업자에게 새로운 고객이 생겼는가.
관광객의 즐거움이 주민의 소득으로 이어졌는가.
그래서 관광정책의 최종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라 “그들의 방문이 지역에 어떤 가치를 남겼는가?”
그렇다고 관광의 인간적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장의 제목은 ‘관광은 사람산업이 아니라 외부수요 산업이다’이다.
그러나 관광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산업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뜻은 아니다.
여행에는 휴식이 있다.
추억이 있다.
가족의 시간이 있다.
지역주민과 방문객의 만남이 있다.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도 있다.
관광을 돈으로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이 장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다른 데 있다.
관광을 지역경제 정책으로 다룰 때는 방문객의 숫자를 넘어, 그 사람이 가져온 시간과 구매력, 그리고 지역에 남긴 가치까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산업’이라는 관점에 외부수요 산업이라는 경제적 관점을 더하자는 것이다.
제3장의 결론
관광객 한 명보다 그 사람이 가져온 시간과 구매력을 본다
작은 지역에서 관광은 특별한 경제적 기능을 갖는다.
지역 밖의 사람이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가지고 직접 찾아온다.
지역의 자연과 공간을 경험한다.
음식을 먹는다.
상품을 산다.
서비스를 이용한다.
숙박한다.
그리고 좋은 경험을 했다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관광은 단순한 방문객 산업이 아니다.
지역 밖의 시장을 지역 안으로 끌어들이는 산업이다.
그러나 외부수요는 관광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농업도 외부에서 돈을 벌어올 수 있다.
기업도 가능하다.
스포츠도 가능하다.
문화와 교육, 서비스와 콘텐츠도 가능하다.
지역경제가 한 가지 외부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질문을 넓혀야 한다.
화천은 관광 이외에 어디에서 외부의 구매력과 소득, 기회를 가져올 수 있는가.
그리고
여러 외부수요를 어떻게 하나의 안정적인 지역경제 포트폴리오로 만들 것인가.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 제4장 관광만이 외부수요는 아니다
앞 장에서 관광을 외부수요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관광객은 자신의 시간과 구매력을 가지고 지역으로 들어온다.
지역에서 먹고, 자고, 체험하고, 상품을 산다.
그 과정에서 지역 밖의 구매력이 지역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화천경제가 외부의 소득과 기회를 가져오는 통로는 관광 하나뿐이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지역경제를 만들려면 여러 개의 통로가 필요하다.
관광.
농업.
기업.
스포츠.
문화와 교육.
군 관련 수요.
투자.
그리고 국가와 광역자치단체로부터 들어오는 재정.
성격과 작동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지역 밖의 시장·사람·자본·재원과 화천을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작은 지역일수록 이 통로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농업도 외부수요 산업이다
화천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화천주민만 소비해야 한다면 농업의 시장은 매우 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소비자가 화천 농산물을 구매하면 시장의 범위가 달라진다.
토마토를 판다.
쌀을 판다.
산채를 판다.
과일을 판다.
가공식품을 판다.
온라인으로 직거래한다.
지역 밖의 음식점과 유통업체에 납품한다.
이 모든 활동은 지역 밖의 구매력을 생산자에게 가져오는 일이다.
따라서 농업정책도 생산량만 볼 것이 아니라 시장을 함께 봐야 한다.
얼마나 생산했는가보다 누구에게 얼마의 가치로 팔았는가가 중요하다.
농업의 시장을 관광이 넓힐 수도 있다
농업과 관광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작은 지역에서는 강하게 연결될 수 있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농산물을 처음 접한다.
음식점에서 먹어본다.
시장이나 판매장에서 구매한다.
선물로 가져간다.
집으로 돌아간 뒤 다시 주문한다.
이 과정이 만들어지면 관광은 농업의 새로운 판매채널이 된다.
관광객은 여행하는 동안 소비자이고, 여행이 끝난 뒤에는 지역상품의 장기고객이 될 수 있다.
이 연결이 중요하다.
관광객의 소비를 여행 당일로 끝내지 않고 여행 이후의 재구매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과 농업을 따로 보는 대신 하나의 고객관계로 보는 것이다.
기업은 가장 직접적으로 외부시장을 넓힌다
지역기업이 화천 안에서만 거래한다면 시장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면 기업의 시장규모는 화천 인구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제조업도 가능하다.
가공업도 가능하다.
전문서비스업도 가능하다.
디지털산업도 가능하다.
지역에 입지한 기업이 외부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지역에서 임금을 지급하고 투자한다면 외부시장의 구매력이 지역경제로 들어온다.
따라서 작은 지역의 기업정책은 단순히
“기업이 몇 개 있는가”
보다
“그 기업들이 지역 밖에서 얼마나 많은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가”
를 함께 봐야 한다.
기업유치보다 더 중요한 질문
지역에서는 기업을 몇 곳 유치했는지가 중요한 성과로 제시되곤 한다.
기업유치는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경제 효과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몇 명을 지역에서 고용하는가.
지역기업과 거래하는가.
지역의 원료를 사용하는가.
지역인재를 훈련하는가.
지역에 이익을 재투자하는가.
외부시장에서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가.
이런 질문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의 주소가 화천에 있는 것과 기업의 성장이 화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기업유치의 숫자보다 지역과 기업 사이의 경제적 연결을 봐야 한다.
스포츠는 경기를 넘어 외부수요가 될 수 있다
스포츠도 중요한 통로다.
선수가 온다.
동호인이 온다.
가족이 온다.
지도자와 관계자가 온다.
대회 참가자가 숙박한다.
식사한다.
카페에 간다.
시장에 들른다.
지역상품을 산다.
스포츠 자체가 관광목적이 되는 것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지역을 찾는 스포츠는 일회성 행사와 다른 가능성을 가진다.
한 번 왔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대회, 동호회 활동을 위해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포츠정책의 질문도 바뀐다.
대회를 몇 개 개최했는가?
에서
스포츠 참가자가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소비하고, 얼마나 자주 다시 오는가?
로.
경기장 안의 성과를 지역경제 전체의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
군 관련 수요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외부흐름이다
접경지역에서는 군부대와 장병, 가족의 존재도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장병이 지역에서 소비한다.
가족과 지인이 면회나 행사 등을 계기로 방문한다.
숙박한다.
식사한다.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이 역시 지역 밖의 구매력이 지역 안에서 소비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단순히 ‘군인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상권과 얼마나 연결되는가.
가족 방문이 몇 시간의 체류로 이어지는가.
지역의 음식과 관광, 쇼핑을 경험하는가.
군과 맺은 인연이 전역 이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가.
질문을 여기까지 확장해야 한다.
잠시 머문 인연을 오래가는 관계로 바꿀 수 있는가.
군 관련 수요 역시 화천경제의 여러 외부수요 가운데 하나의 축으로 바라볼 수 있다.
교육·문화도 사람과 구매력을 움직인다
외부수요는 반드시 전통적인 산업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 프로그램.
연수.
캠프.
공연.
전시.
문화행사.
각종 회의와 포럼.
이런 활동도 외부 사람을 지역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행사 자체가 아니다.
참가자가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숙박하는가.
지역상권을 이용하는가.
다시 찾아오는가.
지역의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이동하는가.
따라서 문화와 교육도 관광과 마찬가지로 체류와 소비의 연결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외부수요에는 ‘사람을 데려오는 방식’과 ‘상품을 보내는 방식’이 있다
지금까지의 논리를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을 화천으로 데려오는 방식이다.
관광.
스포츠.
축제.
교육과 연수.
문화행사.
군 장병 가족의 방문.
사람이 직접 화천으로 들어와 시간을 보내고 소비한다.
두 번째는 화천의 상품과 서비스를 외부시장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농산물.
가공품.
기업의 제품.
전문서비스.
콘텐츠.
온라인 판매.
소비자는 외부에 있지만 돈은 화천으로 들어온다.
사람을 화천으로 데려오거나, 화천의 상품을 사람에게 보낸다.
작은 지역이 외부시장을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두 방향이다.
그리고 디지털경제가 발전할수록 두 번째 통로의 공간적 한계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투자와 이전재원은 별도로 보아야 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돈을 ‘외부수요’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기업의 투자자금은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와 성격이 다르다.
국가와 광역자치단체에서 들어오는 교부금이나 보조금 등의 재원 역시 시장수요와는 다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이를 구분해서 본다.
외부수요는 외부고객이 화천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흐름이다.
외부투자는 지역의 생산능력과 자산을 만들기 위해 들어오는 자본이다.
이전재원은 정부 간 재정관계를 통해 지역으로 들어오는 재원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된 원칙은 있다.
들어온 돈의 규모보다 그것이 지역에 어떤 지속가능한 가치를 남겼는가를 봐야 한다.
국비를 많이 확보했다고 경제가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국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자체재원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기반시설과 공공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비를 확보했다는 것과 지역경제가 성장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국비로 시설을 만들었다.
그다음은 무엇인가.
누가 이용하는가.
누가 운영하는가.
매년 얼마가 들어가는가.
민간매출을 만들어내는가.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가.
새로운 기업이나 일자리를 만드는가.
10년 뒤에도 필요한 시설인가.
이 질문까지 가야 한다.
재원을 가져오는 능력과 그 재원을 지역가치로 바꾸는 능력은 서로 다른 능력이다.
좋은 지역정책에는 둘 다 필요하다.
외부수요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한 가지 외부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지역경제는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
관광만 의존하면 관광경기가 나빠질 때 위험하다.
농업만 의존하면 가격과 기후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정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기업의 이전이나 업황 변화가 지역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정 계절에만 사람이 몰리면 나머지 기간의 시설과 인력이 놀게 된다.
그래서 화천에는 여러 종류의 외부수요가 필요하다.
겨울에는 축제.
다른 계절에는 스포츠와 자연.
농업은 생산과 외부판매.
기업은 전국시장.
문화와 교육은 새로운 방문동기.
군 관련 수요는 기존 관계의 경제적 연결.
이들이 서로 다른 계절과 고객층을 보완하면 지역경제의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한 번의 대박보다 여러 개의 지속적인 흐름이 작은 지역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많이’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가’다
그러나 산업을 여러 개 나열한다고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과 농업이 따로 움직인다.
스포츠와 상권이 따로 움직인다.
축제와 지역기업이 따로 움직인다.
문화행사와 숙박업이 따로 움직인다.
그러면 외부수요의 통로는 많아도 지역경제는 깊어지지 않는다.
진짜 중요한 것은 연결이다.
스포츠 참가자가 지역식당으로 간다.
관광객이 지역농산물을 산다.
농산물이 가공품이 된다.
가공품을 관광객이 처음 경험한다.
여행 뒤 온라인으로 재구매한다.
지역기업이 관광서비스를 공급한다.
청년이 새로운 체험상품을 만든다.
이렇게 산업과 고객이 연결될 때 하나의 외부수요가 여러 지역산업의 소득으로 확산될 수 있다.
외부수요의 종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부수요가 지역의 몇 개 산업과 연결되는가이다.
제4장의 결론
화천에는 여러 개의 ‘경제 입구’가 필요하다
작은 지역은 외부와 단절되어 살아갈 수 없다.
오히려 더 넓은 시장과 연결돼야 한다.
관광객이 들어온다.
스포츠 참가자가 들어온다.
군 장병 가족이 찾아온다.
농산물과 가공품은 밖으로 나간다.
기업은 외부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판다.
교육과 문화는 새로운 방문동기를 만든다.
투자가 들어온다.
정부의 재원도 들어온다.
이것들은 모두 같은 종류의 돈은 아니다.
그러나 화천경제에는 여러 개의 경제적 입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중요한 것은 입구의 숫자가 아니다.
그 입구로 들어온 사람과 돈, 시장과 기회가 지역 안에서 어디로 흘러가는가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입구가 많고, 연결이 깊고, 출구의 누출은 줄이며, 남은 가치를 다시 지역의 미래로 돌리는 경제다.
이제 화천경제의 첫 번째 구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밖에서 새로운 구매력과 기회를 가져오는 힘.
그리고 들어온 가치를 지역 안에 머물게 하는 힘.
이 두 힘은 서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하나는 유입경제다.
다른 하나는 순환경제다.
그렇다면 이 두 엔진은 어떻게 함께 작동해야 하는가.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 제5장 유입경제와 순환경제, 두 개의 첫 엔진
지금까지 작은 지역경제의 기본적인 문제를 살펴봤다.
내부시장은 작다.
인구만으로 시장을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외부의 구매력과 시장을 끌어와야 한다.
관광객이 올 수 있다.
스포츠 참가자가 올 수 있다.
지역 농산물과 상품을 외부에 판매할 수 있다.
기업이 외부시장에서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밖에서 돈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지역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들어온 돈이 곧바로 다시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
그래서 작은 지역경제에는 적어도 두 개의 엔진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밖에서 가져오는 힘, ‘유입’이다.
두 번째는 들어온 가치를 지역에 남기고 다시 연결하는 힘, ‘순환’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이해하기 쉽게 ‘유입경제’와 ‘순환경제’라고 부른다.
첫 번째 엔진, 유입경제
유입경제의 핵심은 지역 밖의 시장과 구매력, 기회를 지역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10만원을 소비한다.
외부 소비자가 화천 농산물을 10만원어치 구매한다.
지역기업이 서울의 고객에게 100만원짜리 서비스를 판매한다.
스포츠 참가자가 화천에서 숙박하고 식사한다.
모두 형태는 다르지만 지역 밖의 구매력이 화천경제와 연결되는 사례다.
작은 지역일수록 이 엔진은 중요하다.
내부시장만으로 부족한 수요를 외부시장에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번째 질문은 분명하다.
화천은 무엇으로 밖에서 돈을 벌 것인가.
유입의 크기보다 유입의 질을 보자
그러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돈이라고 모두 같은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한 번 들어오고 끝나는 돈이 있다.
매년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있다.
지역기업과 거의 연결되지 않는 돈이 있다.
여러 농가와 상점, 기업으로 확산되는 돈이 있다.
지역에 새로운 자산을 남기는 돈도 있다.
따라서 유입의 규모와 함께 유입의 질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 10만 명이 왔지만 대부분 한 시간 만에 떠난다면 경제적 연결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5만 명이 와서 식사하고 체험하고 쇼핑하고 숙박한다면 방문객 수는 적어도 지역에 남기는 경제적 가치는 더 클 수 있다.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가와 얼마나 좋은 흐름으로 들어왔는가는 다른 문제다.
두 번째 엔진, 순환경제
외부에서 들어온 돈이 지역 안에 들어왔다고 하자.
이제 두 번째 엔진이 작동해야 한다.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구매한다.
농가는 지역업체에서 농자재와 서비스를 구매한다.
지역업체는 주민을 고용한다.
근로자는 지역상점과 식당을 이용한다.
처음 들어온 돈이 한 사람의 매출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주민과 기업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순환경제의 기본적인 모습이다.
돈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이 유입이라면, 들어온 돈이 지역의 여러 경제주체를 거쳐 다시 소득을 만드는 것이 순환이다.
1만원의 첫 번째 주인은 마지막 주인이 아니다
관광객이 지역식당에서 1만원을 썼다고 해보자.
통계에는 음식점 매출 1만원으로 잡힌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식당은 그 돈으로 농산물을 산다.
세탁서비스를 이용한다.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시설을 수리한다.
지역업체에 물품을 주문한다.
그러면 관광객이 처음 지출한 1만원은 다른 경제주체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식당의 식재료와 각종 서비스 대부분을 외부에서 구매한다면 상당 부분은 빠르게 지역 밖으로 나간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최초 매출만이 아니다.
그 돈의 두 번째 행선지는 어디인가.
그리고 세 번째 행선지는 어디인가.
이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지역경제가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돈에는 ‘속도’보다 ‘경로’가 중요하다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면서 흔히 “돈이 돌아야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단순히 거래 횟수가 많다고 모두 좋은 순환은 아니다.
누구와 거래하는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가.
지역에서 생산 가능한 것을 지역에서 조달하는가.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생기는가.
생산성과 품질은 높아지는가.
이런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순환경제의 핵심은 돈을 억지로 지역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
지역 안에서 서로 거래할 만한 이유와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상품이 있어야 한다.
가격과 품질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간 정보가 연결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거래가 지속된다.
순환은 보호주의가 아니다
지역순환을 강조하다 보면 한 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무조건 지역상품을 써야 한다.”
“외부업체와 거래하면 안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지역에서 만들 수 없는 것은 밖에서 가져와야 한다.
외부의 좋은 기술과 자본도 활용해야 한다.
외부기업과의 협력이 지역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다.
문제는 외부거래 자체가 아니다.
지역에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까지 아무 이유 없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는 않은가.
이것을 살펴봐야 한다.
필요한 외부거래와 줄일 수 있는 누출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순환경제는 폐쇄경제가 아니다.
밖과 적극적으로 연결하되, 지역이 만들 수 있는 가치는 지역 안에서 더 많이 만들어내는 열린 순환경제다.
유입만 강한 경제의 한계
첫 번째 엔진만 강한 지역을 생각해보자.
관광객은 많다.
대형사업도 많다.
외부투자도 들어온다.
그런데 지역기업은 약하다.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적다.
외부업체 의존도가 높다.
지역고용도 제한적이다.
그러면 돈은 많이 들어오지만 상당 부분이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겉으로는 경제가 커 보이지만 지역주민이 체감하는 효과는 작을 수 있다.
유입은 큰데 귀속이 약한 경제다.
이것은 깊이가 얕은 경제다.
순환만 강조하는 경제의 한계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상품을 이용한다.
지역기업끼리 거래한다.
지역화폐도 사용한다.
내부순환은 잘된다.
하지만 외부에서 새로운 구매력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면 기존의 작은 시장 안에서 같은 돈을 나누어 쓰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순환은 중요하지만 순환할 새로운 흐름도 필요하다.
들어오는 물이 없는 연못에서는 물을 아무리 잘 돌려도 전체 물의 양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작은 지역에는 유입과 순환이 동시에 필요하다.
두 엔진은 서로를 강화해야 한다
가장 좋은 구조는 두 엔진이 따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외부 관광객이 지역음식을 먹는다.
식당은 지역농산물을 사용한다.
농가는 지역 가공업체와 거래한다.
가공업체는 주민을 고용한다.
관광객은 가공상품을 구매한다.
여행이 끝난 뒤 온라인으로 다시 주문한다.
그러면 하나의 관광수요가 농업과 가공업, 음식업, 유통업, 고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역상품의 외부판매라는 새로운 유입까지 만들어낸다.
여기서 중요한 현상이 나타난다.
좋은 순환은 새로운 유입을 만들고, 좋은 유입은 더 큰 순환을 만든다.
두 엔진이 서로를 강화하는 것이다.
화천경제를 하나의 물길로 본다면
화천경제를 하나의 물길에 비유해보자.
먼저 밖에서 물이 들어와야 한다.
이것이 유입이다.
들어온 물이 너무 빨리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귀속이다.
물이 여러 곳으로 흘러 논과 밭을 적셔야 한다.
이것이 연계와 순환이다.
같은 양의 물로 더 많은 생산을 해야 한다.
이것이 부가가치와 생산성이다.
그리고 일부는 저수지와 지하수처럼 다음을 위해 남아야 한다.
이것이 축적이다.
이 비유를 경제의 언어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유입 → 귀속 → 순환 → 부가가치 → 축적
《작지만 깊은 경제》의 기본골격이 여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두 개의 첫 엔진에서 네 개의 엔진으로
이 장에서는 유입과 순환이라는 두 개의 첫 엔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책이 진행되면서 두 개의 엔진은 네 개로 확장된다.
제1엔진 — 유입
지역 밖의 구매력과 시장, 기회를 가져온다.
제2엔진 — 귀속과 순환
들어온 가치를 지역에 남기고 여러 경제주체로 연결한다.
제3엔진 — 부가가치와 생산성
같은 자원과 노동으로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낸다.
제4엔진 — 축적
오늘의 소득을 기업과 사람, 브랜드와 신뢰, 자연과 지역자산으로 남긴다.
그러나 네 번째 엔진도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그 모든 경제활동은 결국 다섯 번째 질문으로 향한다.
그래서 주민의 삶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경제의 엔진은 네 개지만 목적지는 삶이다.
‘크게’와 ‘깊게’의 차이
여기에서 이 책의 제목인 《작지만 깊은 경제》의 의미가 조금 더 분명해진다.
‘크게’는 주로 양을 묻는다.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왔는가.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는가.
얼마나 많은 시설을 만들었는가.
매출이 얼마나 커졌는가.
‘깊게’는 연결을 묻는다.
한 명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한 번의 소비가 몇 개의 지역경제 주체와 연결됐는가.
외부에서 들어온 돈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
오늘의 매출이 내일의 기업과 사람을 남겼는가.
한 번의 방문이 재방문과 재구매로 이어졌는가.
결국
규모는 ‘얼마나 많이’를 묻고, 깊이는 ‘얼마나 오래, 얼마나 넓게, 얼마나 가치 있게 연결됐는가’를 묻는다.
작은 지역은 규모경쟁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그러나 깊이의 경쟁에서는 반드시 불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의 자원이 분명하고 사람과 기업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작은 지역은 연결을 정교하게 설계할 가능성이 있다.
제5장의 결론
밖에서 가져오고, 안에서 깊게 만든다
화천경제에는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필요하다.
외부고객이 필요하다.
외부시장이 필요하다.
기업과 투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밖에서 들어온 구매력과 기회를 지역의 농가와 상점, 기업과 근로자에게 연결해야 한다.
그 돈이 다시 지역에서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거래를 넘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서 화천경제의 흐름은 이렇게 이어진다.
밖에서 가져온다.
지역에 남긴다.
지역 안에서 연결한다.
더 높은 가치를 만든다.
미래의 자산으로 축적한다.
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지역경제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경제활동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장의 결과로 화천에 실제로 무엇이 남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성장’과 ‘발전’ 사이의 중요한 차이가 나타난다.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 제6장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무엇이 남는가
지역경제가 성장했다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
관광객이 늘었다.
매출이 늘었다.
기업이 늘었다.
투자가 늘었다.
일자리가 늘었다.
경제활동의 규모가 커졌다는 뜻이다.
모두 중요하다.
작은 지역에 성장은 필요하다.
새로운 소득이 들어와야 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하며, 일자리와 소비도 늘어야 한다.
그러나 《작지만 깊은 경제》는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더한다.
성장의 결과로 지역에 무엇이 남았는가.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경제의 크기는 볼 수 있어도 경제의 깊이는 보기 어렵다.
성장과 발전은 같은 말이 아니다
성장은 대체로 경제활동의 양적 확대를 말한다.
더 많이 생산한다.
더 많이 판매한다.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발전은 그보다 넓다.
생산성이 높아지는가.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지는가.
사람의 능력이 축적되는가.
주민의 소득이 안정되는가.
생활환경이 좋아지는가.
경제가 충격을 견딜 힘을 갖는가.
다음 세대가 사용할 자산이 남는가.
따라서 지역경제에서는 성장과 발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성장은 경제의 크기를 키우는 일이고, 발전은 지역이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둘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좋은 성장은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광객이 늘었다면 무엇이 남았는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20% 늘었다고 가정해보자.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평가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식당 매출은 늘었는가.
숙박객은 늘었는가.
시장과 상점을 더 많이 이용했는가.
지역 농산물과 가공품 판매는 증가했는가.
새로운 관광사업자가 생겼는가.
기존 기업은 성장했는가.
지역주민의 일자리가 늘었는가.
관광객은 다시 찾아왔는가.
관광으로 생긴 수익의 일부가 시설과 서비스 개선에 재투자됐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관광객 증가가 지역발전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
방문객 증가는 현상이고, 지역에 남은 변화가 성과다.
매출이 늘었다면 무엇이 남았는가
매출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전체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하자.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매출이 증가한 뒤에도 물어야 한다.
그 매출은 누구에게 돌아갔는가.
지역기업의 이익은 늘었는가.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은 좋아졌는가.
지역농산물의 구매는 늘었는가.
새로운 설비와 기술에 투자했는가.
기업의 부채만 늘지는 않았는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간 몫은 얼마나 되는가.
한 해의 매출 증가가 다음 해의 생산능력 증가로 이어졌는가.
그래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매출액이 아니다.
매출을 소득으로, 소득을 다시 생산능력과 자산으로 바꾸는 힘이다.
시설을 만들었다면 무엇이 남았는가
지역개발에서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것은 시설이다.
도로를 만든다.
관광시설을 만든다.
체육시설을 만든다.
문화시설을 만든다.
주차장을 만든다.
건물은 눈에 보인다.
사진으로 남는다.
준공식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설은 그 자체로 경제성과가 아니다.
시설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준공 이후가 더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가.
이용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주변 상권과 연결되는가.
새로운 민간사업을 만들어내는가.
주민도 이용하는가.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는 감당할 수 있는가.
10년 뒤에도 필요한가.
시설의 가치는 건설비가 아니라 그 시설이 앞으로 만들어낼 지역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국비를 확보했다면 무엇이 남았는가
국비 확보 역시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
재정력이 작은 지역일수록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의 재원을 활용하지 않고 큰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는 행정역량은 중요하다.
그러나 국비 확보액 자체가 최종적인 경제성과는 아니다.
100억원을 가져왔다.
무엇을 만들었는가.
누가 이용하는가.
민간경제에 어떤 효과가 생겼는가.
지역의 생산성을 높였는가.
주민의 삶을 편하게 만들었는가.
운영비 부담은 얼마나 남았는가.
10년 뒤에는 어떤 자산이 되어 있을 것인가.
이 질문까지 가야 한다.
국비 확보는 성과의 끝이 아니라 지역가치 창출의 시작이다.
일자리가 늘었다면 ‘어떤 일자리인가’를 본다
일자리도 숫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몇 개가 생겼는가.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일자리인지도 중요하다.
계절에만 존재하는가.
연중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임금은 생활을 유지할 수준인가.
기술을 배울 수 있는가.
경력을 쌓을 수 있는가.
몇 년 뒤 더 나은 일자리로 성장할 수 있는가.
지역에 정착할 이유가 되는가.
단기 일자리 100개와 안정적인 전문 일자리 30개를 단순히 숫자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일자리의 숫자뿐 아니라 일자리의 질과 성장경로를 봐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을 넘어 사람을 지역에 남게 하는 자산이 된다.
‘흐름’과 ‘축적’을 함께 보자
지역경제에는 계속 움직이는 것이 있다.
관광객.
소비.
매출.
투자.
노동.
재정.
이것들은 흐름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에 쌓이는 것이 있다.
기업.
기술.
숙련된 사람.
브랜드.
고객관계.
데이터.
신뢰.
생활기반.
자연환경.
지역의 소유자산.
이것들은 축적된 자산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두 가지를 함께 만든다.
오늘의 흐름으로 주민의 소득을 만들고,
그 소득과 경험의 일부를 내일의 자산으로 바꾼다.
오늘 얼마가 흘렀는가와 함께, 내일 무엇이 남는가를 보자.
행사는 끝나도 능력은 남아야 한다
축제가 끝났다.
스포츠대회가 끝났다.
관광행사가 끝났다.
사람들이 돌아갔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좋은 사업이라면 그렇지 않아야 한다.
행사를 운영한 경험이 남는다.
지역사업자의 고객이 늘어난다.
지역상품의 인지도가 높아진다.
새로운 거래처가 생긴다.
주민과 상인의 운영능력이 좋아진다.
방문객 데이터가 축적된다.
다음 행사를 더 잘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다.
즉 행사는 일시적이지만 능력은 축적될 수 있다.
좋은 행사는 끝난 뒤에 무엇인가를 남긴다.
이것이 일회성 행사를 지역자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성장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갔는가
지역경제의 성장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있다.
누가 혜택을 받았는가.
관광객은 크게 늘었는데 일부 사업자에게만 매출이 집중될 수 있다.
토지가격이 올랐지만 주민보다 외부소유자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지역기업의 참여는 적을 수도 있다.
일자리가 생겼지만 대부분 저임금·단기고용일 수도 있다.
따라서 성장의 총량만으로 지역발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성장했는가와 그 성장의 혜택이 얼마나 넓게 주민에게 돌아갔는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이 문제는 뒤에서 지역귀속, 소유구조, 주민가치의 관점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미래세대의 몫까지 생각해야 한다
오늘의 경제성장이 미래의 자산을 훼손하면서 이루어진다면 그것을 좋은 발전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자연을 지나치게 훼손한다.
막대한 유지관리비가 필요한 시설을 남긴다.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할 재정부담을 만든다.
지역의 고유한 경관과 문화를 잃는다.
단기적인 매출은 늘어도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는 시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올해의 성과.
임기 안의 성과.
그것만이 아니다.
10년 뒤에도 가치가 있는가.
다음 세대도 사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필요하다.
‘무엇이 남았는가’를 측정하자
“무엇이 남았는가”는 철학적인 질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가능한 것은 측정해야 한다.
지역기업 매출은 얼마나 증가했는가.
지역고용은 얼마나 늘었는가.
지역농산물 구매는 얼마나 증가했는가.
신규기업은 얼마나 생겼고 얼마나 살아남았는가.
방문객의 재방문은 늘었는가.
지역상품의 재구매는 증가했는가.
주민의 소득은 어떻게 변했는가.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는 얼마나 필요한가.
자연환경과 주민생활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는가.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
사업자 사이의 신뢰.
지역브랜드의 힘.
주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
미래에 대한 기대.
측정이 어렵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량지표와 정성평가를 함께 봐야 한다.
지역발전의 진짜 질문
결국 지역경제를 평가하는 질문은 세 단계로 깊어진다.
첫 번째는
얼마나 커졌는가.
두 번째는
얼마나 남았는가.
그리고 세 번째는
남은 것이 다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마지막 질문이 특히 중요하다.
기업이 남았다면 다음 매출을 만든다.
숙련된 사람이 남았다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
브랜드가 남았다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고객관계가 남았다면 재방문과 재구매를 만든다.
자연이 건강하게 남았다면 다음 세대의 관광과 삶의 기반이 된다.
즉 좋은 자산은 단순히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다.
제6장의 결론
오늘의 성과를 내일의 능력으로 바꾼다
성장은 필요하다.
관광객도 늘어야 한다.
기업매출도 늘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도 늘어야 한다.
필요한 투자와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역발전의 전부는 아니다.
성장의 결과로
주민소득이 남아야 한다.
기업이 남아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남아야 한다.
사람의 능력이 남아야 한다.
브랜드와 고객이 남아야 한다.
신뢰와 제도가 남아야 한다.
자연이 건강하게 남아야 한다.
그리고 주민에게 더 나은 삶의 조건이 남아야 한다.
그래서 지역경제의 성과를 묻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래서 무엇이 지역에 남았는가.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다음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여기에 《작지만 깊은 경제》가 말하는 ‘발전’의 의미가 있다.
많이 만들고 많이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과 돈, 시간과 기회를 주민의 소득으로 바꾸고, 그 소득을 다시 사람과 기업, 브랜드와 신뢰, 자연과 자산으로 축적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제1부의 마지막 질문에 도달한다.
규모경쟁에서 불리한 작은 지역은 어떤 성장방식을 선택해야 하는가.
화천은 무엇으로 서울과 다른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왜 이 책은 ‘크게’보다 ‘깊게’를 주장하는가.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7장 화천은 왜 ‘크게’가 아니라 ‘깊게’ 가야 하는가
화천은 작다.
인구가 적다.
내부시장도 크지 않다.
대도시와 비교하면 민간자본과 소비시장의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
이 현실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작다는 사실과 약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규모 하나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는가뿐 아니라 외부의 사람과 시장을 얼마나 잘 끌어오는가.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오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지역에 남는가.
얼마나 많은 사업을 하는가뿐 아니라 사업들이 서로 얼마나 잘 연결되는가.
그리고 오늘의 성과가 얼마나 많은 지역자산으로 축적되는가.
이것까지 본다면 작은 지역에도 다른 경쟁방식이 생긴다.
규모로 경쟁하기 어렵다면 깊이로 경쟁할 수 있다.
이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의 출발점이다.
작은 지역이 큰 도시의 방식으로 경쟁하면 불리하다
대도시는 규모의 이점을 가진다.
사람이 많다.
기업이 많다.
상점이 많다.
서비스의 종류도 많다.
대규모 민간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다.
교통과 시장 접근성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많다.
작은 지역이 이런 조건을 그대로 따라가려 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대형쇼핑시설을 만든다.
비슷한 관광시설을 만든다.
도시에서 유행하는 공간을 그대로 가져온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그렇게 하면 규모에서는 도시보다 작고, 차별성에서도 약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지역의 전략은 모방보다 차별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도시에 있는 것을 화천에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도시에 없는 것을 화천에서 더 화천답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화천의 ‘작음’을 자산으로 다시 보자
화천이 가진 조건 가운데 일부는 도시의 기준으로 보면 약점처럼 보일 수 있다.
사람이 적다.
밤이 어둡다.
조용하다.
개발되지 않은 공간이 많다.
상업시설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모든 약점이 영원히 약점인 것은 아니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한적할 수 있다.
밤이 어둡기 때문에 별을 볼 수 있다.
조용하기 때문에 쉴 수 있다.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경관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에 도시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가치의 전환을 ‘결핍의 역전’이라고 부른다.
도시에서는 결핍된 것이 화천에는 남아 있을 수 있다.
고요함.
어둠.
느림.
자연.
공간.
계절.
이런 것들이 점점 희소해질수록 경제적 가치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나 불편함까지 상품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결핍의 역전’에는 반드시 경계선이 필요하다.
교통이 불편한 것을 무조건 느림의 미학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의료서비스 부족을 자연친화적 삶이라고 할 수도 없다.
교육기회 부족을 농촌다움이라고 포장해서도 안 된다.
고령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관광시설을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라고 합리화해서도 안 된다.
지역의 결핍에는 두 종류가 있다.
고쳐야 할 결핍과 지켜야 할 희소성.
의료와 교육, 돌봄과 교통, 안전과 접근성은 주민의 기본적인 삶을 위해 계속 개선해야 한다.
반면 자연과 고요함, 경관과 어둠, 지역의 역사와 고유성은 개발 과정에서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역발전의 지혜는 이 둘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한다.
‘깊다’는 것은 비싸다는 뜻이 아니다
깊은 경제라고 하면 고가관광이나 고급상품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깊이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의 밀도와 가치의 연결 정도다.
한 사람이 한 시간 머물던 것을 네 시간 머물게 한다.
한 곳만 보고 떠나던 사람을 두세 곳으로 연결한다.
한 끼를 먹고 가던 사람이 시장과 카페에도 들르게 한다.
한 번 산 농산물을 집에 돌아간 뒤 다시 구매하게 한다.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음 계절에 다시 오게 한다.
한 사업의 매출을 다른 지역기업의 매출과 연결한다.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기업과 사람, 브랜드와 자산으로 바꾼다.
이것이 깊이다.
깊이는 가격의 높이가 아니라 관계의 길이와 연결의 밀도다.
‘많이’보다 ‘한 번 더’를 생각한다
관광객을 10만 명 더 데려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온 사람에게 한 곳을 더 보여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한 시간을 더 머물게 한다.
한 끼를 더 먹게 한다.
지역상품 하나를 더 사게 한다.
저녁까지 머물게 한다.
하룻밤을 자게 한다.
다음 계절에 다시 오게 한다.
이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경제적 효과는 달라진다.
그래서 작은 지역에서는 신규 방문객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이미 온 사람과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정책이 중요하다.
한 명 더 데려오는 정책과 한 번 더 소비하게 하는 정책을 함께 봐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한 번 더 오게 만드는 정책
까지 연결해야 한다.
관광객 100만 명과 관광객 100만 시간
두 지역에 각각 100만 명의 관광객이 왔다고 하자.
첫 번째 지역의 평균 체류시간은 두 시간이다.
두 번째 지역은 여섯 시간이다.
방문객 수는 같다.
그러나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소비기회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식사를 할 가능성.
카페를 이용할 가능성.
쇼핑할 가능성.
체험에 참여할 가능성.
저녁까지 머물 가능성.
숙박으로 이어질 가능성.
시간이 길어지면 이런 소비접점이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
따라서 방문객 수만으로 관광경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 책이 제안하는 관점은 단순하다.
관광객 100만 명에서 관광객 100만 시간으로.
정확한 통계지표의 단위를 제안한다기보다, 관광정책의 시선을 사람의 숫자에서 사람이 지역에서 보낸 시간으로 넓히자는 정책적 표현이다.
깊이는 시간에서 시작한다
사람과 지역의 관계가 깊어지려면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한 시간 머문 사람보다 하루 머문 사람이 더 많은 장소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 머문 사람보다 이틀 머문 사람이 지역과 더 많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한 번 방문한 사람보다 매년 찾아오는 사람이 지역을 더 잘 이해한다.
관광뿐 아니다.
지역상품도 마찬가지다.
한 번 구매한 고객보다 반복구매하는 고객이 기업에는 더 큰 자산이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일회성 거래보다 장기간 지속되는 거래가 안정적인 시장을 만든다.
그래서 ‘깊이’의 첫 번째 차원은 시간이다.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제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깊이는 연결에서 커진다
시간만 길다고 경제가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하루 종일 머물렀지만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에서 소비했지만 대부분의 상품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도 있다.
매출이 늘었지만 새로운 기업이나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시간 다음에는 연결이 필요하다.
관광과 음식.
관광과 농업.
스포츠와 상권.
축제와 숙박.
농산물과 가공.
오프라인 방문과 온라인 재구매.
기업과 지역인재.
소득과 재투자.
이 연결이 촘촘해질수록 하나의 외부수요가 더 많은 지역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깊은 경제는 하나의 돈이 하나의 거래에서 끝나지 않는 경제다.
깊이는 반복에서 강해진다
한 번의 방문은 흐름이다.
재방문은 관계다.
한 번의 구매는 매출이다.
재구매는 고객관계다.
한 번의 투자는 자본유입이다.
재투자는 신뢰의 신호가 될 수 있다.
한 번의 취업은 고용이다.
경력과 숙련이 쌓이면 인적자본이 된다.
따라서 지역경제에서 반복은 중요하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은 서로 다른 현상이지만 모두 관계가 지속되고 깊어지는 과정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작은 지역은 매번 새로운 사람만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과 오래 연결되는 것도 중요한 성장전략이다.
깊이는 ‘지역에 남는 몫’으로 완성된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고 많이 소비해도 그 돈 대부분이 외부로 빠져나간다면 주민이 얻는 효과는 제한된다.
따라서 깊은 경제에는 지역귀속이 필요하다.
지역음식을 먹는다.
지역농산물을 사용한다.
지역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민이 일한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산다.
사업자가 수익의 일부를 다시 지역에 투자한다.
그러면 외부에서 들어온 구매력이 지역의 소득과 자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깊이는 단순한 체류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의 깊이 → 소비의 깊이 → 귀속의 깊이 → 산업의 깊이 → 자산의 깊이
로 계속 확장돼야 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는 여기에 관계의 깊이와 삶의 깊이까지 더해질 것이다.
작지만 깊은 경제는 ‘작게 살자’는 경제학이 아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오해를 피해야 한다.
《작지만 깊은 경제》는 성장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인구가 줄어도 괜찮다는 뜻도 아니다.
기업을 키우지 말자는 뜻도 아니다.
관광객을 더 부르지 말자는 뜻도 아니다.
대규모 투자는 모두 나쁘다는 주장도 아니다.
가능하다면 시장은 커져야 한다.
좋은 기업은 더 성장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도 늘어나야 한다.
필요한 기반시설에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다만 성장의 방식과 평가기준을 바꾸자는 것이다.
크기를 키우는 것과 깊이를 키우는 것을 동시에 하되, 크기만으로 성공을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규모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작은 지역일수록 깊이의 경쟁력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화천이 팔아야 하는 것은 결국 ‘화천다운 가치’다
관광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하나 더 만드는 것만으로는 강한 방문동기가 되기 어렵다.
사람이 화천까지 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화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
화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역사.
화천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험.
화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화천에서 보내는 특별한 하루.
이런 것이 쌓여야 한다.
그래서 지역브랜드의 핵심은 화려함보다 대체하기 어려움에 있다.
“왜 굳이 화천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화천은 장소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팔아야 한다
관광객에게 행정구역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여행의 하루다.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
점심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오후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에서 사진을 찍을 것인가.
해질 무렵에는 무엇을 볼 것인가.
저녁은 어디에서 먹을 것인가.
밤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에서 잘 것인가.
다음 날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래서 관광경제의 상품은 관광지 하나가 아니다.
화천에서 보내는 좋은 시간이다.
이 관점은 중요하다.
관광정책의 단위를 시설에서 시간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제1부의 결론
크게보다 깊게
제1부에서 우리는 작은 지역경제의 출발점을 살펴봤다.
인구 숫자만으로 지역경제를 설명할 수 없다.
작은 지역에는 외부의 구매력이 필요하다.
관광은 그 외부수요를 지역 안으로 가져오는 중요한 통로다.
그러나 관광만이 외부수요는 아니다.
농업과 기업, 스포츠와 문화도 외부시장과 연결될 수 있다.
밖에서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지역에 남기고 다시 순환시켜야 한다.
그리고 성장의 크기만큼이나 무엇이 지역에 남았는지를 봐야 한다.
이 모든 논리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인다.
크게보다 깊게.
‘크게’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다.
깊어지지 않는 크기는 지역의 힘이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사람이 왔다면 시간을 남겨야 한다.
시간은 경험으로 이어져야 한다.
경험은 소비로 이어져야 한다.
소비는 지역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역소득은 기업과 사람, 브랜드와 자산으로 축적돼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경제적 성과는 주민의 삶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가 제안하는 지역경제의 기본방향이다.
이제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
사람이 화천에 왔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가.
그 사람의 지갑보다 먼저 붙잡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관광객의 시간을 붙잡아야 지갑도 열린다.
이제 제2부에서는 관광객 수에서 벗어나 체류시간·경험·스토리·동선을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다시 설계한다.
# 제2부 사람의 시간을 붙잡는 경제
관광객 수에서 체류·경험·스토리로
제8장 관광객 100만 명에서 관광객 100만 시간으로
관광정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숫자는 방문객 수다.
몇 명이 왔는가.
지난해보다 얼마나 늘었는가.
목표를 달성했는가.
100만 명을 넘었는가.
방문객 수는 중요하다.
사람이 오지 않으면 관광경제도 시작되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을 불러오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관광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지역에 도착하는 순간, 더 중요한 경쟁이 시작된다.
그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화천에 머물게 할 것인가.
이것이 제2부의 출발점이다.
관광객에게 가장 희소한 자원은 돈만이 아니다
여행자는 돈을 가지고 온다.
하지만 돈보다 먼저 가지고 오는 것이 있다.
시간이다.
하루 여행이라면 하루가 있다.
주말여행이라면 이틀이 있다.
휴가라면 며칠이 있다.
그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화천에서 두 시간을 보내면 다른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두 시간이 줄어든다.
화천에서 하루를 보내면 그 하루를 다른 여행지에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지역이 실제로 경쟁하는 대상은 다른 관광지만이 아니다.
화천의 진짜 경쟁 상대는 관광객의 하루 24시간이다.
그 24시간 가운데 화천이 몇 시간을 선택받을 것인가.
이것이 관광경제의 중요한 경쟁이다.
사람을 데려오는 것과 시간을 붙잡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축제와 유명 관광지는 사람을 불러올 수 있다.
광고도 사람을 데려올 수 있다.
SNS의 화제성도 방문동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데려오는 능력과 머물게 하는 능력은 다르다.
관광객이 도착했다.
한 시간 구경한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방문객 통계에는 한 명이 추가된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확보한 것은 그 사람의 한 시간뿐이다.
반대로 한 장소를 본 뒤 점심을 먹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고, 카페에 들르고, 지역상품을 산 뒤 저녁까지 머문다면 지역이 확보한 시간은 훨씬 길어진다.
그래서 관광정책에는 두 개의 능력이 필요하다.
방문동기를 만드는 능력과 체류동기를 만드는 능력.
첫 번째가 사람을 데려온다면 두 번째는 그 사람의 시간을 지역에 남긴다.
방문객 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두 관광지에 각각 10만 명이 방문했다고 하자.
A지역의 평균 체류시간은 두 시간이다.
B지역은 여섯 시간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A지역이 확보한 방문시간은 20만 시간이고, B지역은 60만 시간이다.
방문객 수는 같지만 지역과 방문객이 접촉한 시간의 총량은 세 배 차이가 난다.
물론 체류시간이 세 배라고 경제효과도 정확히 세 배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소비수준과 방문목적, 동선, 지역 내 공급구조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방문객 수가 같다고 관광경제의 기회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방문객 수와 함께 체류시간을 봐야 한다.
‘관광객 100만 시간’은 새로운 질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관광객 100만 명에서 관광객 100만 시간으로
라는 표현은 방문객 수를 버리자는 뜻이 아니다.
‘100만 시간’ 자체를 새로운 행정목표로 정하자는 뜻도 아니다.
관광정책의 시선을 사람의 숫자에서 사람이 지역에서 보낸 시간의 가치까지 확장하자는 정책적 표현이다.
몇 명이 왔는가.
그리고
몇 시간을 머물렀는가.
무엇을 했는가.
몇 곳을 방문했는가.
몇 번 소비했는가.
어디에서 소비했는가.
저녁까지 머물렀는가.
숙박했는가.
다시 찾아왔는가.
이 질문들이 함께 있어야 관광경제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은 소비의 가능성을 만든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소비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두 시간짜리 여행에서는 관광지 한 곳만 보고 떠날 수 있다.
네 시간이 되면 식사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여섯 시간이 되면 카페와 체험, 쇼핑을 추가할 수 있다.
저녁까지 이어지면 또 한 번의 식사가 생긴다.
하룻밤을 머물면 숙박이 발생한다.
다음 날 아침이 열리면 또 다른 관광과 소비가 시작된다.
그래서 관광경제에는 매우 단순한 흐름이 있다.
한 곳 더 → 한 시간 더 → 한 끼 더 → 한 번 더 소비 → 저녁까지 → 하룻밤 → 다음 날
모든 관광객이 이 순서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광정책이 설계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전환의 가능성이다.
그렇다고 오래 붙잡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경계가 있다.
관광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할 것이 없는데 억지로 시간을 끌 수는 없다.
교통이 불편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체류시간 증가라고 평가해서도 안 된다.
줄을 오래 서게 만드는 것도 좋은 체류가 아니다.
관광객의 시간은 귀하다.
따라서 지역은 그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
좋은 체류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두 시간을 머물더라도 만족도가 매우 높은 여행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여섯 시간을 머물렀지만 대부분 이동과 대기에 사용했다면 좋은 여행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체류시간의 양과 함께 체류시간의 질을 봐야 한다.
시간의 길이보다 시간의 밀도
좋은 관광지는 시간을 길게 만드는 곳만이 아니다.
시간을 밀도 있게 만드는 곳이다.
보고 싶은 것이 있다.
먹고 싶은 것이 있다.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
사고 싶은 것이 있다.
쉬고 싶은 공간이 있다.
다음 장소로 가고 싶은 이유가 있다.
이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관광객은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머문다.
따라서 관광경제의 핵심은 단순한 체류시간 연장이 아니다.
시간의 길이 × 시간의 밀도
다만 이것 역시 정확한 경제학적 산식이라기보다 관광정책을 설계하기 위한 개념적 표현이다.
시간이 길고 그 안의 경험이 풍부할수록 지역과 방문객 사이의 관계는 깊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2시간짜리 화천과 8시간짜리 화천은 다르다
관광상품을 시설이 아니라 시간으로 설계해보자.
2시간짜리 화천은 무엇일까.
대표 관광지 한 곳과 짧은 체험이 될 수 있다.
4시간짜리 화천은 무엇일까.
관광지와 식사를 묶을 수 있다.
8시간짜리 화천은 무엇일까.
관광과 체험, 점심, 카페, 쇼핑, 산책, 저녁까지 하나의 하루로 구성할 수 있다.
1박2일의 화천은 무엇일까.
첫날의 낮과 저녁, 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을 연결해야 한다.
2박3일의 화천이라면 더 많은 선택이 필요하다.
관광상품을 이렇게 바라보면 질문이 달라진다.
“무슨 시설을 하나 더 만들까?”가 아니라
“관광객에게 어떤 하루를 만들어줄 것인가?”
를 묻게 된다.
숙박은 밤에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에서는 체류형 관광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숙박시설을 떠올리기 쉽다.
호텔.
펜션.
캠핑장.
숙박시설은 필요하다.
하지만 관광객이 숙박을 결정하는 이유는 침대만이 아니다.
오후 3시에 모든 일정이 끝난다면 좋은 숙박시설이 있어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해질 무렵 보고 싶은 풍경이 있고,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고,
밤에 즐길 경험이 있고,
다음 날 아침 다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숙박할 이유가 생긴다.
숙박은 밤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전체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숙박시설보다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숙박하고 싶어지는 하루다.
저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당일관광과 숙박관광 사이에는 중요한 시간이 있다.
저녁이다.
오전에는 관광한다.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 체험한다.
그런데 오후 4시 이후 할 것이 없다면 관광객은 떠난다.
반대로 해질 무렵의 산책과 풍경이 있고,
저녁식사가 있고,
야간 콘텐츠가 있고,
밤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면 여행의 시간이 길어진다.
저녁이 열리면 숙박 가능성이 생기고,
숙박이 생기면 다음 날 아침이 열린다.
저녁 한 시간이 밤을 만들고, 밤이 다음 날을 만든다.
작은 지역의 체류형 관광에서 저녁시간은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다.
화천에는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자원이 있다
화천의 관광자원을 개별 장소로만 보면 서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산과 강.
호수와 수변.
축제와 스포츠.
접경의 역사와 평화.
농촌과 음식.
시장과 시가지.
낮의 자연.
해질 무렵의 풍경.
밤의 고요함과 어둠.
이것들은 모두 관광객의 하루를 구성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원의 숫자가 아니다.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시간표로 연결할 수 있는가.
여기에 체류경제의 핵심이 있다.
시설목록이 아니라 ‘하루의 편집’이 필요하다
지역의 관광안내서를 펼치면 관광지가 나열돼 있는 경우가 많다.
A관광지.
B관광지.
C체험장.
D박물관.
E시장.
하지만 관광객이 원하는 것은 시설목록만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어떻게 다니면 좋은가?”
“어디에서 점심을 먹으면 좋은가?”
“다음에는 어디로 가면 되는가?”
“아이와 함께라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비가 오면 무엇을 하면 되는가?”
“저녁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정책은 장소를 나열하는 행정에서 관광객의 하루를 편집하는 행정으로 발전해야 한다.
체류시간은 ‘관광의 재고’가 아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한다.
관광객의 시간은 저장할 수 없다.
오늘 화천에서 보내지 않은 한 시간은 내일 다시 가져와 사용할 수 있는 재고가 아니다.
관광객은 지금 선택한다.
여기서 더 머물 것인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인가.
식사할 것인가.
그냥 돌아갈 것인가.
그래서 관광에서 시간은 순간순간 경쟁한다.
다음 장소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떠난다.
이동이 지나치게 불편하면 떠난다.
먹을 곳을 찾기 어렵다면 떠난다.
정보가 부족해도 떠날 수 있다.
관광객의 시간은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다시 선택받는 것이다.
이 관점은 관광정책을 훨씬 엄격하게 만든다.
시간의 흐름을 측정해야 한다
체류경제를 만들려면 데이터도 달라져야 한다.
방문객 수만 집계해서는 부족하다.
평균 체류시간.
시간대별 방문량.
관광지 간 이동.
식사시간대의 상권 이용.
저녁시간 체류율.
숙박 전환.
재방문.
카드소비.
가능하다면 이런 자료들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어디에서 관광객의 시간이 끊기는지 알 수 있다.
오전에는 많은데 오후에 빠지는가.
오후까지는 있는데 저녁에 사라지는가.
관광지에는 많은데 시가지로 오지 않는가.
숙박은 하지만 지역상권 이용은 적은가.
이것을 알아야 정책의 병목을 찾을 수 있다.
관광객의 하루는 하나의 경제지도다
관광객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아침에 화천으로 들어온다.
첫 번째 장소를 방문한다.
점심을 먹는다.
두 번째 장소로 이동한다.
체험한다.
카페에 들른다.
지역상품을 산다.
저녁을 먹는다.
숙박한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움직인다.
이 하루에는 시간과 공간과 소비가 동시에 들어 있다.
그래서 관광객의 하루는 단순한 일정표가 아니다.
하나의 경제지도다.
어디에서 시간이 머물렀는가.
어디에서 돈을 썼는가.
어디에서 이동이 끊겼는가.
어떤 장소는 연결됐고 어떤 장소는 고립됐는가.
이것을 보면 관광경제의 구조가 보인다.
제8장의 결론
사람을 세는 관광에서 시간을 설계하는 관광으로
관광객 수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관광경제의 출발점이다.
사람이 왔다면 다음에는 시간을 봐야 한다.
얼마나 머물렀는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경험했는가.
몇 곳을 이동했는가.
몇 번의 소비기회를 만났는가.
저녁까지 이어졌는가.
숙박으로 연결됐는가.
다시 찾아올 이유를 얻었는가.
따라서 화천 관광의 질문은
“몇 명이 왔는가?”
에서
“그들에게 얼마나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었는가?”
로 확장돼야 한다.
관광객의 시간을 억지로 붙잡아서는 안 된다.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있다.
볼 것.
먹을 것.
놀 것.
찍을 것.
살 것.
머물 것.
관광객의 하루는 이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화천의 관광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기본요소를 살펴본다.
제9장 볼거리·먹거리·놀거리·찍을거리·살거리·머물거리
관광지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좋은 경관이 있으면 관광지가 될까.
유명한 축제가 있으면 충분할까.
맛있는 음식점이 많으면 될까.
숙박시설을 많이 만들면 체류형 관광지가 될까.
어느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관광객의 하루는 여러 경험이 이어지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관광객의 하루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를 여섯 가지로 정리한다.
볼거리·먹거리·놀거리·찍을거리·살거리·머물거리
이 여섯 가지는 단순한 관광자원의 목록이 아니다.
사람을 오게 하고,
시간을 머물게 하고,
장소를 이동하게 하고,
소비를 만들고,
추억을 남기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관광경제의 연결구조다.
첫째, 볼거리 — 사람을 오게 한다
관광의 출발은 방문동기다.
“왜 거기까지 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경관일 수 있다.
축제일 수 있다.
역사적 장소일 수 있다.
특별한 건축물일 수 있다.
계절의 풍경일 수도 있다.
볼거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람에게 떠날 이유를 주는 것이다.
집에서 나와 차를 타고, 시간을 들여 그곳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힘이다.
따라서 볼거리는 단순히 볼 만한 것이 아니라 이동할 만큼 볼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볼거리는 관광객의 발걸음을 지역으로 돌리는 첫 번째 힘이다.
그러나 볼거리만 강한 관광지는 위험할 수 있다.
보고 나면 여행의 목적이 끝나기 때문이다.
“봤다. 이제 어디 가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관광객은 다음 지역으로 떠난다.
그래서 볼거리 뒤에는 반드시 그다음이 필요하다.
둘째, 먹거리 — 시간을 머물게 한다
사람은 여행 중에도 먹어야 한다.
아침.
점심.
간식.
저녁.
관광에서 음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때문만은 아니다.
식사는 관광객의 시간을 특정 장소에 머물게 한다.
관광지에서 사진 한 장을 찍는 데에는 몇 분이면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하면 수십 분에서 한 시간 이상 머물 수 있다.
음식점을 찾고,
주문하고,
먹고,
이야기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그래서 음식은 관광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매우 강력한 접점이다.
먹거리는 관광객의 시간을 지역의 소비로 바꾸는 가장 일상적인 장치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성이다.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있다면 굳이 그 지역에서 먹어야 할 이유가 약하다.
지역농산물.
지역의 조리법.
지역의 이야기.
계절의 맛.
지역사람이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
이것이 결합되면 식사는 관광경험이 된다.
관광객은 단순히 한 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을 먹는다.
셋째, 놀거리 — 시간을 경험으로 바꾼다
보는 관광에는 한계가 있다.
직접 해보는 순간 관광객과 장소의 관계가 달라진다.
걷는다.
탄다.
잡는다.
만든다.
배운다.
경기한다.
물에 들어간다.
숲을 체험한다.
농촌을 경험한다.
지역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
이것이 놀거리다.
놀거리의 핵심은 관광객을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바꾸는 것이다.
볼거리가 장소를 기억하게 한다면, 놀거리는 경험을 기억하게 한다.
참여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좋은 체험은 자연스럽게 체류시간을 늘린다.
그리고 체험은 유료상품으로 설계하기에도 적합하다.
관광객의 시간이 지역사업자의 매출과 일자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생긴다.
넷째, 찍을거리 — 관광객이 지역을 다시 알리게 한다
오늘의 여행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관광객은 사진과 영상을 찍는다.
가족에게 보낸다.
SNS에 올린다.
친구에게 보여준다.
여행이 끝난 뒤 다시 본다.
좋은 장면 하나가 다음 관광객의 방문동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찍을거리는 관광객 개인의 추억인 동시에 지역의 자발적 홍보자산이 될 수 있다.
볼거리는 사람을 오게 하고, 찍을거리는 다시 사람을 부른다.
하지만 ‘포토존’ 하나 설치한다고 찍을거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사진을 찍고 싶은 이유는 배경에 있다.
풍경.
빛.
계절.
음식.
사람.
활동.
이야기.
장소의 분위기.
진짜 찍을거리는 구조물보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에서 나온다.
다섯째, 살거리 — 경험을 소비와 관계로 바꾼다
여행이 끝나갈 때 관광객은 무언가를 가져가고 싶어 한다.
지역농산물일 수 있다.
가공식품일 수 있다.
기념품일 수 있다.
공예품일 수 있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상품일 수도 있다.
살거리는 관광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먹거리와 체험은 현장에서 소비되지만 상품은 지역 밖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중요한 가능성이 생긴다.
여행 중 처음 구매한 상품을 집으로 돌아가 다시 주문하는 것이다.
관광객이 지역상품의 고객으로 전환된다.
좋은 살거리는 여행의 마지막 소비가 아니라 다음 소비의 시작이다.
따라서 지역상품에는 단순한 포장보다 관계를 이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브랜드.
이야기.
온라인 구매경로.
재구매 정보.
고객관리.
여행이 끝난 뒤에도 경제관계가 이어져야 한다.
여섯째, 머물거리 — 하루를 다음 날로 연결한다
머물거리는 단순히 숙박시설을 뜻하지 않는다.
물론 잠잘 곳은 필요하다.
그러나 침대가 있다고 사람이 자는 것은 아니다.
숙박하려면 머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저녁에 먹을 것이 있다.
해질 무렵 볼 것이 있다.
밤에 할 것이 있다.
밤의 분위기가 좋다.
다음 날 아침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때 숙박은 여행의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머물거리는 침대가 아니라 ‘내일까지 있고 싶은 이유’다.
따라서 체류형 관광을 만들려면 숙박시설 공급과 함께 하루 전체의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
숙박은 관광의 독립된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저녁과 다음 날 아침이 연결된 결과다.
여섯 가지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정책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각각을 따로 만드는 것이다.
관광부서는 볼거리를 만든다.
농업부서는 먹거리를 지원한다.
문화부서는 체험을 만든다.
상업정책은 판매장을 만든다.
다른 부서는 숙박시설을 지원한다.
각 사업은 존재하지만 관광객의 하루에서는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관광객에게 행정부서의 경계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여행이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시간과 동선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여섯 가지 요소를 개별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관광가치사슬로 봐야 한다.
여섯 요소가 하나의 하루가 되는 순간
예를 들어 한 관광객이 아침에 화천에 도착했다고 하자.
좋은 풍경을 본다.
볼거리다.
지역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먹거리다.
오후에는 스포츠나 자연체험에 참여한다.
놀거리다.
해질 무렵 멋진 풍경과 자신의 경험을 사진으로 남긴다.
찍을거리다.
돌아오는 길에 지역농산물과 가공품을 산다.
살거리다.
저녁까지 즐길 것이 있어 하루 더 머문다.
머물거리다.
이 여섯 가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간 관광자원은 하나의 여행상품이 된다.
그리고 관광객의 하루는 지역경제의 하루가 된다.
하나가 약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여섯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약하면 관광객의 이동이 끊길 수 있다.
볼거리는 좋은데 먹을 곳을 찾기 어렵다.
관광객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식사한다.
먹거리는 좋은데 체험이 없다.
식사 후 떠난다.
체험은 좋은데 살거리가 없다.
소비가 한 번으로 끝난다.
저녁까지 볼 것이 없다.
숙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숙박은 했는데 다음 날 아침 할 것이 없다.
일찍 지역을 떠난다.
그래서 관광정책에서는 가장 화려한 하나보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약한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관광의 성패는 가장 강한 관광자원보다 가장 약한 연결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뒤에서 ‘병목’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살펴볼 것이다.
여섯 가지 모두를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이 있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찍을거리, 살거리, 머물거리를 모두 새 시설로 만들 필요는 없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다시 연결할 수 있다.
산책로가 놀거리가 될 수 있다.
지역주민이 즐겨 먹는 음식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농가가 살거리를 만들 수 있다.
해질 무렵의 강변이 찍을거리가 될 수 있다.
어두운 밤하늘이 머물 이유가 될 수 있다.
오래된 시장이 이야기와 결합하면 관광공간이 될 수 있다.
관광개발은 없는 것을 계속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결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관점은 작은 지역에 특히 중요하다.
새로운 시설에는 건설비가 필요하고 이후에는 운영비와 유지관리비가 발생한다.
반면 기존 자원의 의미와 동선을 새롭게 연결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여섯 가지에 ‘지역다움’을 넣어야 한다
여섯 요소를 갖췄다고 모두 경쟁력 있는 관광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한 카페.
비슷한 포토존.
비슷한 체험.
비슷한 기념품.
비슷한 숙박시설.
그렇다면 관광객에게 화천이어야 할 이유가 약해진다.
따라서 여섯 요소 각각에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화천이어야 하는가.
화천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화천에서 먹어야 더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화천에서 해야 더 재미있는 것은 무엇인가.
화천에서 찍어야 하는 장면은 무엇인가.
화천에서 사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화천에서 하룻밤 머물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여섯 가지를 채우는 것보다 여섯 가지에 화천다움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찍을거리’는 홍보이고 ‘살거리’는 고객관계다
여섯 요소에는 서로 다른 경제적 기능도 있다.
볼거리는 방문동기를 만든다.
먹거리와 놀거리는 체류와 소비를 만든다.
찍을거리는 확산을 만든다.
살거리는 구매와 재구매의 가능성을 만든다.
머물거리는 하루를 다음 날로 확장한다.
따라서 관광객의 흐름을 단순화하면 다음처럼 볼 수 있다.
방문 → 체류 → 경험 → 소비 → 확산 → 숙박 → 재방문·재구매
여섯 요소가 잘 연결될수록 관광객과 지역의 관계도 길어질 수 있다.
관광객에게 필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좋은 관광지를 보고 나온 관광객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이제 어디로 가지?”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이 질문은 결정적이다.
그다음 장소가 화천 안에 있다면 관광객의 시간이 계속 화천에 남는다.
그다음 식사가 화천에 있다면 소비가 지역에서 일어난다.
그다음 체험이 있다면 체류시간이 길어진다.
그다음 저녁이 있다면 숙박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그다음’을 제시하지 못하면 관광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열고 다른 지역을 찾는다.
그래서 관광정책에는 관광자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다음’을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제9장의 결론
관광은 여섯 가지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여섯 가지를 연결하는 일이다
볼거리는 사람을 오게 한다.
먹거리는 머물게 한다.
놀거리는 시간을 경험으로 바꾼다.
찍을거리는 추억을 남기고 다시 지역을 알린다.
살거리는 경험을 구매와 재구매로 연결한다.
머물거리는 오늘을 내일로 이어준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볼거리는 사람을 오게 하고,
먹거리는 머물게 하고,
놀거리는 즐기게 하고,
찍을거리는 다시 알리게 하고,
살거리는 소비와 관계를 이어주고,
머물거리는 하루를 다음 날로 연결한다.
그러나 여섯 가지가 따로 존재하면 힘이 약하다.
관광객은 행정의 사업목록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의 시간과 관심을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관광자원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볼거리 다음에 먹거리가 있고,
먹거리 다음에 놀거리가 있고,
놀거리 다음에 찍을거리가 있고,
그다음에 살거리와 머물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관광객에게 계속해서
“그다음에는 이것이 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점으로 흩어져 있던 관광지는 하나의 길이 된다.
길들이 서로 연결되면 하나의 관광권역이 된다.
그리고 관광객의 하루 전체가 지역경제와 연결되기 시작한다.
이것이 다음 장에서 다룰 변화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 면의 관광 → 체류의 관광
제10장 점의 관광에서 선·면·체류의 관광으로
관광자원이 많으면 관광경제도 강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좋은 관광지가 열 곳 있어도 관광객이 한 곳만 보고 떠난다면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범위는 좁다.
반대로 대표 관광지는 많지 않아도 여러 장소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사이에 식사와 체험, 쇼핑과 휴식이 연결된다면 관광객의 하루는 길어진다.
문제는 관광자원의 숫자가 아니다.
관광객이 다음 장소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
관광경제는 장소의 개수보다 장소와 장소 사이의 연결에서 깊어진다.
이 책에서는 그 발전과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 면의 관광 → 체류의 관광
점의 관광 — 목적지만 있고 ‘그다음’이 없다
관광객이 유명 관광지 하나를 찾아왔다.
주차한다.
관광지를 둘러본다.
사진을 찍는다.
차에 탄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이것이 전형적인 점의 관광이다.
관광지 자체는 성공했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찾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사람이 지역의 다른 장소를 방문했는가.
지역에서 식사했는가.
시장을 이용했는가.
상품을 구매했는가.
저녁까지 머물렀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면 관광객은 지역을 방문했지만 지역경제와 깊게 연결되지는 못한 것이다.
관광지에는 왔지만 지역에는 머물지 않은 관광.
점의 관광이 가진 한계다.
유명 관광지가 오히려 ‘섬’이 될 수도 있다
강력한 관광자원이 있다고 해서 주변경제가 자동으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목적지까지 곧바로 들어간다.
관광을 마친다.
다시 큰길로 나간다.
그 사이 지역상권과 만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유명 관광지는 수많은 사람을 불러오면서도 주변경제와 단절된 관광의 섬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관광정책은 방문객 수뿐 아니라 관광지의 연결성을 봐야 한다.
그 관광지는 어디와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하다.
선의 관광 — 장소와 장소를 연결한다
점 두 개를 연결하면 선이 된다.
관광에서도 마찬가지다.
A관광지를 본 뒤 B관광지로 간다.
그 사이에 식당에 들른다.
카페에 간다.
시장에 들른다.
체험을 한다.
이렇게 장소가 연결되면 관광객의 이동이 하나의 동선이 된다.
점의 관광에서는 관광지가 목적이었다.
선의 관광에서는 이동 과정 전체가 관광상품이 된다.
관광객의 이동경로가 곧 경제의 흐름이 된다.
어떤 길로 이동하는가에 따라 돈이 쓰이는 장소가 달라진다.
어디에서 멈추는가에 따라 상권의 기회가 달라진다.
어디를 지나치는가에 따라 지역경제의 사각지대도 생긴다.
그래서 관광동선은 단순한 교통문제가 아니다.
경제문제다.
좋은 동선에는 이유가 있다
관광객에게 “다음에는 저기로 가십시오”라고 안내한다고 해서 반드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다음 장소로 갈 이유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 장소와 다른 경험이 있는가.
이동시간이 적절한가.
가는 길 자체가 즐거운가.
식사나 휴식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가.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가.
사진을 찍을 만한 것이 있는가.
다음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가.
그래서 좋은 관광동선은 지도 위에 선을 긋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동선은 도로로 연결되고, 이동은 이유로 만들어진다.
선의 관광을 만드는 가장 강한 힘은 이야기다
장소와 장소가 물리적으로 가까워도 의미가 연결되지 않으면 관광객에게는 별개의 장소일 수 있다.
반대로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도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관광객은 다음 장소로 움직일 이유를 얻는다.
역사.
인물.
자연.
전쟁과 평화.
물.
농업.
계절.
음식.
하나의 주제가 여러 장소를 관통할 수 있다.
첫 번째 장소에서 질문이 생기고,
두 번째 장소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세 번째 장소에서 경험이 완성된다.
그때 관광객은 단순히 장소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 이동한다.
스토리는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이 문제는 다음 장에서 더 깊이 살펴볼 것이다.
선이 여러 개 연결되면 ‘면’이 된다
관광동선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하자.
그러나 모든 관광객이 같은 취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연을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역사에 관심이 있다.
어떤 사람은 스포츠를 즐긴다.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닌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도 있고, 친구끼리 온 여행객도 있다.
따라서 하나의 관광동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러 개의 선이 필요하다.
자연의 선.
역사의 선.
스포츠의 선.
음식의 선.
농촌의 선.
수변의 선.
휴식의 선.
이 선들이 서로 교차하고 연결되면 관광은 점과 선을 넘어 면으로 확장된다.
면의 관광은 선택권을 만든다
면의 관광이 중요한 이유는 관광객에게 선택권을 주기 때문이다.
아침에 자연을 본다.
점심에는 지역음식을 먹는다.
오후에는 역사공간을 찾는다.
다른 사람은 스포츠를 즐긴다.
또 다른 사람은 농촌체험과 카페를 선택한다.
날씨가 나쁘면 실내 콘텐츠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한 곳이 휴무라면 다른 장소로 갈 수 있다.
즉 면의 관광은 하나의 관광자원에 전체 여행을 의존하지 않는다.
점은 목적지를 만들고, 선은 이동을 만들며, 면은 선택을 만든다.
선택지가 많아지면 관광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하루를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은 더 다양한 고객을 받아들일 수 있다.
면은 행정구역과 같지 않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있다.
관광객은 행정구역을 따라 여행하지 않는다.
읍 경계가 어디인지 모를 수도 있다.
면이 바뀌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가 보는 것은 거리와 시간, 재미와 편의성이다.
“여기에서 저기까지 얼마나 걸리지?”
“가는 길에 무엇이 있지?”
“다음에는 무엇을 할 수 있지?”
관광객에게 실제 관광공간을 만드는 것은 행정경계가 아니라 이동과 시간이다.
행정구역을 경제구역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실제 이동·시간·소비·관계가 경제구역을 만든다.
이 원리는 뒤에서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바라볼 때 다시 중요하게 등장한다.
면의 관광이 체류의 관광으로 이어진다
관광객에게 선택할 것이 많아지면 하루가 길어진다.
오전에 한 곳.
점심.
오후에 한 곳.
카페.
산책.
저녁.
그리고 다음 날 가보고 싶은 장소가 남는다.
이 순간 관광은 다시 한 단계 바뀐다.
체류의 관광이다.
체류의 관광은 단순히 숙박시설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 다 하지 못할 만큼 내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중요하다.
숙박은 여행의 목적이라기보다 하루가 충분히 풍성해진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 보았다’보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
좋은 관광지는 하루 만에 모든 것을 소비하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여행을 마쳤을 때 이런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
“저기는 못 가봤네.”
“다음에는 저 길을 걸어봐야겠다.”
“겨울에는 모습이 다르겠다.”
“아이들과 다시 와야겠다.”
“다음에는 하룻밤 자고 가자.”
이것이 재방문의 씨앗이다.
따라서 면의 관광은 모든 관광자원을 한꺼번에 소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와 다음 방문의 이유를 남기는 구조이기도 하다.
좋은 여행은 모든 것을 보여주는 여행이 아니라 다시 올 이유를 남기는 여행일 수 있다.
화천의 관광자원은 ‘점’으로는 이미 존재한다
화천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관광자원이 있다.
산과 강, 호수와 수변이 있다.
겨울축제가 있다.
스포츠가 있다.
접경지역의 역사와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농촌과 음식이 있다.
시장과 시가지가 있다.
고요한 자연과 계절의 변화도 있다.
문제는 이런 자원의 존재 자체만이 아니다.
각각의 자원이 관광객의 하루 안에서 서로 만나고 있는가.
여기에서 관광경제의 차이가 생긴다.
좋은 관광자원 열 개를 따로 홍보하는 것과,
그 열 개를 관광객의 시간 안에서 연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한 곳 더’가 지역경제를 바꾼다
점의 관광을 선의 관광으로 바꾸는 첫 번째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한 곳 더.
대표 관광지를 보고 바로 떠나려던 사람에게 다른 장소 하나를 제안한다.
그 한 곳을 가기 위해 한 시간을 더 머문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사시간이 된다.
식사를 한다.
주변 상점을 본다.
지역상품을 산다.
저녁까지 머문다.
숙박을 고민한다.
작은 연결 하나가 다음 행동을 만든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흐름이 있다.
한 곳 더 → 한 시간 더 → 한 끼 더 → 한 번 더 소비 → 저녁까지 → 하룻밤 → 다음 날
모든 관광객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다.
관광정책이 이런 전환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관광지도보다 ‘시간지도’가 필요하다
기존 관광지도는 주로 장소를 보여준다.
관광지의 위치.
도로.
주차장.
숙박시설.
음식점.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체류형 관광을 위해서는 한 단계 다른 지도가 필요하다.
시간지도다.
여기에서 저기까지 몇 분인가.
이 장소에서는 얼마나 머무는가.
점심시간에는 어디와 연결되는가.
오후 5시 이후에는 어디로 갈 수 있는가.
비가 오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
아이와 함께라면 어떻게 움직이는가.
고령자도 이용할 수 있는가.
저녁과 숙박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관광객의 하루를 시간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다.
관광지도에 장소를 표시한다면, 시간지도에는 여행의 흐름을 그린다.
관광의 ‘빈 시간’을 찾아야 한다
체류관광을 설계할 때 이미 잘되는 시간만 볼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오전 방문은 많은데 오후가 비어 있다.
낮에는 붐비는데 저녁이면 사람이 없다.
숙박객은 있는데 아침 소비가 없다.
주말에는 많지만 평일에는 적다.
겨울에는 강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약하다.
이것은 단순한 약점이 아니다.
새로운 경제를 만들 수 있는 빈 시간이다.
지역경제의 새로운 시장은 때로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비어 있는 시간에서 발견된다.
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기존 관광객의 비어 있는 두 시간을 채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관광객의 동선을 따라 행정도 연결되어야 한다
관광객의 하루는 여러 정책영역을 지나간다.
도로를 이용한다.
관광지를 찾는다.
음식을 먹는다.
농산물을 산다.
체육시설을 이용한다.
시장을 방문한다.
숙박한다.
그러나 행정은 각각 다른 부서가 담당할 수 있다.
관광.
농업.
지역경제.
체육.
교통.
문화.
환경.
관광객의 하루가 부서 사이에서 끊기면 관광경제도 끊길 수 있다.
그래서 체류형 관광은 관광부서 하나만의 일이 아니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시간과 동선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시설 중심의 행정에서 가치사슬 중심의 행정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점·선·면의 마지막 목적은 주민경제다
여기서 한 가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점의 관광을 선으로 만들고,
선을 면으로 만들고,
면을 체류로 만드는 최종 목적은 관광객을 오래 붙잡는 것 자체가 아니다.
주민의 경제적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관광객의 동선에 지역식당이 들어간다.
농산물 판매장이 들어간다.
시장과 상점이 들어간다.
지역기업의 체험상품이 들어간다.
숙박업체가 들어간다.
청년의 새로운 사업이 들어간다.
그때 관광동선은 경제동선이 된다.
관광동선과 주민의 상업동선이 겹치는 순간 관광은 지역경제가 된다.
관광객이 이동하는 길과 주민이 소득을 얻는 길이 만나야 한다.
제10장의 결론
관광지를 만드는 것에서 관광의 흐름을 만드는 것으로
관광의 첫 단계는 점이다.
사람을 불러오는 강력한 목적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점에서 끝나면 관광객은 보고 떠난다.
그래서 점과 점을 연결해야 한다.
선이 된다.
여러 개의 선을 연결하면 선택권이 생긴다.
면이 된다.
그리고 면 안에서 관광객이 자신의 하루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때 체류가 시작된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 면의 관광 → 체류의 관광
이 변화의 핵심은 시설의 숫자가 아니다.
연결이다.
좋은 관광자원을 하나 더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관광자원 사이에
다음 장소를 만들고,
다음 시간을 만들고,
다음 소비를 만들고,
다음 날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서 관광객에게 끊임없이 한 가지 질문의 답을 제공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어디로 가지?”
도로만으로는 그 답을 만들 수 없다.
안내판만으로도 부족하다.
사람을 다음 장소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 가운데 하나는 이야기다.
첫 번째 장소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두 번째 장소에서 이어지고, 세 번째 장소에서 완성될 때 관광객에게 이동할 이유가 생긴다.
스토리는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11장 스토리는 관광객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좋은 관광지에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왜 필요한가.
재미있기 때문일까.
관광안내판에 설명할 내용이 필요하기 때문일까.
홍보문구를 만들기 위해서일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작지만 깊은 경제》에서 스토리는 관광지를 꾸미는 장식이 아니다.
스토리는 사람에게 ‘다음 장소로 가야 할 이유’를 주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도로가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 한다면,
스토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마음이 움직여야 발걸음도 움직인다.
장소만 있으면 ‘점’이고, 이야기가 이어지면 ‘길’이 된다
관광지 A가 있다.
10㎞ 떨어진 곳에 관광지 B가 있다.
도로도 잘 연결돼 있다.
그렇다고 관광객이 반드시 B로 가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은 묻는다.
“거기에는 왜 가야 하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물리적인 길은 있어도 관광의 길은 없는 것이다.
반대로 A에서 본 것이 B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A에서 시작한 역사가 B에서 이어진다.
A에서 본 자연현상의 이유를 B에서 이해하게 된다.
A에서 만난 인물의 이야기가 B에서 계속된다.
그러면 관광객에게 이동할 이유가 생긴다.
거리는 도로가 연결하지만, 장소의 의미는 이야기가 연결한다.
스토리는 설명이 아니라 ‘다음 행동’을 만들어야 한다
관광지의 안내판에는 많은 정보가 있다.
언제 만들어졌는가.
누가 만들었는가.
어떤 사건이 있었는가.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물론 필요한 정보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좋은 스토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스토리는 관광객의 머릿속에 다음 질문을 만든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지?”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지?”
“이 물은 어디로 흘러가지?”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갔지?”
“이 음식은 왜 여기에서 생겼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곳도 한번 가보고 싶다.”
그 순간 스토리는 설명을 넘어 관광동선이 된다.
정보와 스토리는 다르다
정보는 사실을 알려준다.
스토리는 사실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곳에서 전투가 있었다.”
정보다.
“왜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졌고, 그 결과 주변 지역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호수는 언제 만들어졌다.”
정보다.
“이 물길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역사, 산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스토리가 된다.
따라서 좋은 관광 스토리는 사실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그 사실들 사이에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없는 스토리는 허구가 되기 쉽고, 연결 없는 사실은 안내문에 머물기 쉽다.
관광 스토리에는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스토리텔링을 강조할수록 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지역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과장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처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만들거나,
근거가 불분명한 전설을 역사적 사실처럼 설명하거나,
사건의 의미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지역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특히 역사·전쟁·평화와 관련된 장소에서는 사실성이 더욱 중요하다.
좋은 스토리텔링은 사실을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사실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사실이 충분히 강하면 억지로 극적인 이야기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
화천에는 이미 이야기가 많다
지역이 스토리를 만들겠다고 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발명하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화천에는 굳이 허구를 만들지 않아도 이야기의 재료가 많다.
산과 강이 있다.
호수와 댐이 있다.
전쟁과 수복의 역사가 있다.
접경지역이라는 시간이 있다.
평화라는 주제가 있다.
농촌의 삶이 있다.
겨울과 얼음이 있다.
스포츠가 있다.
군과 주민이 함께 살아온 시간이 있다.
시장과 골목의 생활사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흩어져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연결하지 못했다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스토리는 장소에 ‘왜’를 붙인다
관광객에게 장소를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는 ‘왜’다.
왜 이곳에 댐이 있는가.
왜 이곳에 이런 마을이 생겼는가.
왜 이 음식이 이 지역에서 만들어졌는가.
왜 이 산과 강이 특별한가.
왜 이 지역에서 이런 축제가 열리는가.
왜 이 장소를 기억해야 하는가.
‘왜’가 붙으면 장소가 달라진다.
그전에는 풍경이었던 것이 역사적 공간이 된다.
평범한 음식이 지역의 생활문화가 된다.
오래된 건물이 사람들의 기억을 품은 장소가 된다.
스토리는 장소에 ‘왜’를 붙여 가치를 만든다.
세계관이 생기면 관광지는 하나의 장면이 된다
스토리가 더 깊어지면 개별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이 만들어질 수 있다.
세계관이라고 해서 거창한 허구의 세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을 관통하는 일관된 의미와 관점이다.
물의 화천.
겨울의 화천.
평화의 화천.
접경의 화천.
스포츠의 화천.
고요함과 자연의 화천.
이런 큰 주제 안에서 개별 장소들이 각자의 역할을 갖게 된다.
관광객은 단순히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안에서 여러 장면을 경험하게 된다.
이 구조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관 → 스토리 → 공간 → 경험 → 상품 → 소비
세계관이 장소의 의미를 만들고,
스토리가 장소를 연결하며,
공간에서 경험이 일어나고,
경험이 상품으로 발전하며,
상품이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야기는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관광객이 한 장소에서 모든 이야기를 알게 되면 여행은 거기에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다음 장소로 이어지면 이동이 생긴다.
첫 번째 장소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두 번째 장소에서 일부가 풀린다.
세 번째 장소에서 새로운 장면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이동한다.
관람한다.
식사한다.
쉰다.
체험한다.
그래서 잘 설계된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체류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스토리는 시간을 붙잡는 콘텐츠이면서 공간을 연결하는 동선이다.
이야기는 소비에도 의미를 붙인다
같은 상품이라도 이야기가 있으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냥 농산물 하나를 사는 것과,
여행 중 먹어본 지역농산물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다르다.
그냥 기념품을 사는 것과,
자신이 방문한 장소와 경험을 기억하게 하는 상품을 사는 것도 다르다.
사람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기억을 산다.
경험을 산다.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산다.
좋은 지역상품은 물건에 장소의 기억을 함께 담는다.
그렇다고 이야기만으로 품질이 낮은 상품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는 품질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품질의 의미를 더 분명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음식에도 이야기가 필요하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왜 이 음식인가.
어떤 지역재료를 사용하는가.
계절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누가 만들어왔는가.
지역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런 이야기가 있으면 음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관광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억지로 전통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래된 음식이면 오래된 그대로 좋다.
새롭게 개발한 음식이면 새롭게 개발했다고 설명하면 된다.
전통은 오래되었다고 거짓말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 오랫동안 이어질 때 만들어진다.
오늘 만든 음식도 주민과 관광객이 사랑하고 세월이 쌓이면 언젠가 지역의 전통이 될 수 있다.
주민의 이야기가 가장 강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지역의 이야기는 행정이 독점해서 만들 수 없다.
농민에게 이야기가 있다.
시장상인에게 이야기가 있다.
군인과 가족에게도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주민에게 기억이 있다.
청년에게는 새로운 시선이 있다.
음식점 주인에게는 음식의 이야기가 있다.
어부와 농부에게는 자연과 계절의 이야기가 있다.
이런 생활의 기억은 때로 거대한 조형물보다 강한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다.
지역의 진짜 이야기는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 속에 있다.
따라서 관광 스토리텔링은 주민의 기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과도 연결될 필요가 있다.
스토리는 행정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자산이다
스토리를 특정 관광사업 하나의 홍보문구로만 사용하면 사업이 끝날 때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좋은 이야기는 여러 주체가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안내소가 사용한다.
해설사가 들려준다.
식당이 메뉴에 연결한다.
농가가 상품에 활용한다.
학교가 지역교육에 활용한다.
청년사업자가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킨다.
숙박업체가 여행코스에 연결한다.
그러면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 산업과 세대를 연결하는 지역의 공동자산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스토리가 여행 전부터 시작된다
과거의 관광 이야기는 관광지에 도착한 뒤 듣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여행 전에 검색한다.
사진을 본다.
영상을 본다.
후기를 읽는다.
지도를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여행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광객은 방문하기 전에 기대를 만든다.
여행 중에는 직접 경험한다.
여행 후에는 사진과 후기를 공유한다.
따라서 관광 스토리는 세 단계로 이어져야 한다.
방문 전 기대 → 방문 중 경험 → 방문 후 기억과 공유
좋은 이야기는 여행이 끝난 뒤에도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기억이 재방문과 다른 사람의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 목적은 ‘이동’이 아니라 ‘관계’다
스토리가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최종 목적은 아니다.
좋은 이야기는 관광객과 지역 사이에 관계를 만든다.
“좋은 곳이었다.”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곳인지 알겠다.”
“다음에는 다른 계절에 와보고 싶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저 상품을 다시 사고 싶다.”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때 관광객은 단순한 방문객에서 지역과 관계를 맺은 사람이 된다.
스토리의 가장 깊은 힘은 장소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관계를 맺게 하는 데 있다.
제11장의 결론
스토리는 관광객의 발걸음에 이유를 준다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에는 도로가 있다.
그러나 도로가 있다고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움직일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를 만드는 것이 스토리다.
첫 번째 장소에서 궁금증을 만든다.
두 번째 장소로 이동하게 한다.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음식을 먹는다.
상품을 산다.
사진을 남긴다.
다음 장소로 간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를 기억한다.
따라서
스토리는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그러나 좋은 스토리는 허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자연과 역사, 사람과 생활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일이다.
그 연결이 강해질수록
세계관은 스토리가 되고,
스토리는 공간을 연결하고,
공간은 경험을 만들고,
경험은 상품이 되며,
상품은 소비와 기억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관광객에게 화천에서 어떤 시간을 선물할 것인가.
관광객은 시설을 소비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귀한 시간을 사용하러 온다.
따라서 관광상품의 본질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관광상품은 결국 ‘좋은 시간’이다.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12장 관광상품은 결국 ‘좋은 시간’이다
관광상품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관광시설.
체험프로그램.
축제.
입장권.
숙박상품.
여행패키지.
모두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자.
그가 정말 사고 싶은 것은 입장권일까.
체험프로그램 그 자체일까.
호텔의 침대일까.
관광객은 그것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고 싶어 한다.
즐거움.
휴식.
추억.
새로운 경험.
가족과 보내는 시간.
친구와 웃는 시간.
혼자 조용히 쉬는 시간.
아이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시간.
자연 속에서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
결국 관광객이 구매하는 것은 시설 그 자체가 아니다.
관광상품은 결국 ‘좋은 시간’이다.
관광객은 돈과 함께 자신의 시간을 지불한다
관광객이 체험상품에 3만원을 지불했다고 하자.
그가 지불한 것은 3만원뿐일까.
아니다.
그곳까지 이동하는 데 한 시간을 썼다.
체험에 두 시간을 사용했다.
식사를 위해 또 한 시간을 썼다.
하루 중 네 시간을 그 지역에 사용한 것이다.
관광에서 고객은 돈과 함께 자신의 시간을 지불한다.
그리고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돌려받을 수 없다.
그래서 관광상품의 품질은 가격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 경험에 내 시간을 쓸 가치가 있었는가.”
관광객은 결국 이 질문으로 여행을 평가한다.
무료라고 좋은 관광상품은 아니다
입장료가 없는 관광지는 무료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완전히 공짜인 것은 아니다.
그곳까지 가는 데 시간이 든다.
교통비가 든다.
다른 장소를 포기해야 한다.
기대에 못 미치면 귀중한 여행시간을 잃는다.
따라서 관광상품을 설계할 때 행정의 관점에서는 ‘무료’일 수 있어도 관광객의 관점에서는 시간이라는 비용이 존재한다.
관광객에게 가장 비싼 비용 가운데 하나는 실망하며 보낸 시간이다.
이 점을 이해하면 관광시설의 운영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문을 열어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문한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잘 썼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관광상품의 단위를 ‘시설’에서 ‘시간’으로 바꾸자
행정에서는 관광사업을 시설 단위로 생각하기 쉽다.
전망대 하나.
체험장 하나.
산책로 하나.
박물관 하나.
공원 하나.
하지만 관광객은 그렇게 여행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오전이 있고,
점심시간이 있고,
오후가 있고,
저녁이 있고,
밤이 있다.
그래서 관광상품을 시간 단위로 다시 설계해볼 필요가 있다.
2시간짜리 화천.
4시간짜리 화천.
8시간짜리 화천.
1박2일의 화천.
2박3일의 화천.
이렇게 생각하면 관광정책의 질문이 달라진다.
“무엇을 하나 더 만들 것인가?”
보다
“관광객의 두 시간, 네 시간,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가 먼저가 된다.
2시간짜리 화천
두 시간은 짧다.
따라서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경험 하나가 분명해야 한다.
좋은 풍경을 보고,
짧게 걷고,
사진을 남기고,
지역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정도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 안에 “화천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여행이 여기에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다음에는 여기로 가보십시오.”
두 시간짜리 여행이 네 시간짜리 여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다음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4시간짜리 화천
네 시간이 되면 한 번의 소비접점을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관광과 식사를 연결할 수 있다.
관광과 체험을 묶을 수도 있다.
대표 관광지에서 지역상권으로 이동하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볼거리 → 점심 → 짧은 산책이나 체험
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의 숫자가 아니다.
이동시간과 경험시간의 균형이다.
관광객이 네 시간 가운데 두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게 한다면 좋은 시간상품이라고 하기 어렵다.
시간상품의 품질은 얼마나 많은 곳을 보여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8시간짜리 화천
여덟 시간이 되면 관광객의 하루를 설계할 수 있다.
오전 관광.
점심.
오후 체험.
카페나 휴식.
쇼핑.
해질 무렵의 산책.
저녁식사.
하루 안에 여러 경험이 연결된다.
여기서부터 지역경제와의 접점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관광객은 한 장소의 방문객에서 지역의 하루를 경험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그래서 8시간짜리 관광상품은 장소를 묶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루의 리듬이 필요하다.
강한 경험 뒤에는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동이 너무 길어서는 안 된다.
식사시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오전과 오후의 경험이 지나치게 비슷해서도 안 된다.
좋은 하루에는 콘텐츠뿐 아니라 리듬이 있다.
1박2일은 ‘밤’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다
당일여행을 1박2일로 바꾼다고 생각하면 숙박 하나를 추가하기 쉽다.
하지만 1박2일은 단순히 침대 한 개를 더 파는 상품이 아니다.
저녁이 생긴다.
밤이 생긴다.
다음 날 아침이 생긴다.
그리고 새로운 소비와 경험의 시간이 열린다.
첫째 날 오후에 모든 관광이 끝나버리면 숙박할 이유가 약하다.
반대로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고,
해질 무렵 보고 싶은 풍경이 있고,
밤에 느끼고 싶은 분위기가 있고,
다음 날 아침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숙박은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숙박시설보다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숙박하고 싶어지는 하루다.
2박3일은 더 많은 시설이 아니라 더 많은 이유가 필요하다
2박3일 여행은 더 어렵다.
관광시설 몇 개를 추가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이 달라야 한다.
아침과 저녁의 경험이 달라야 한다.
자연과 음식, 체험과 휴식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관광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장기체류로 갈수록 필요한 것은 시설의 양보다 경험의 다양성과 깊이다.
하루 더 머물게 하려면 하루 더 머물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체류형 관광의 핵심이다.
좋은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모든 관광객이 같은 하루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에게 좋은 시간과
젊은 연인에게 좋은 시간은 다르다.
스포츠 동호인과
고령층 여행객의 좋은 시간도 다르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
조용히 쉬고 싶은 사람.
활동적인 체험을 원하는 사람.
각자의 시간이 다르다.
그래서 관광상품을 만들기 전에 물어야 한다.
누구에게 좋은 시간인가.
‘모든 사람을 위한 관광상품’은 오히려 누구에게도 강한 매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목표고객이 정해져야 시간이 설계된다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동거리가 지나치게 길어서는 안 된다.
화장실과 휴식공간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체험이 필요하다.
부모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야 한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다면 걷는 거리와 난이도, 음식, 휴식이 달라질 수 있다.
스포츠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경기 전후의 시간과 동반가족의 시간이 중요하다.
자연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일정이 빽빽한 것이 오히려 나쁜 상품일 수 있다.
그래서 관광상품 설계는 다음 순서로 접근할 수 있다.
목표고객 → 방문동기 → 필요한 시간 → 경험 → 동선 → 소비 → 만족 → 재방문
먼저 사람을 정하고 그 사람에게 좋은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상품이 될 수 있다
관광상품을 만들 때 모든 시간을 프로그램으로 채우려는 유혹이 있다.
그러나 휴식형 관광에서는 빈 시간이 오히려 중요하다.
강을 바라본다.
숲에 앉아 있다.
천천히 걷는다.
책을 읽는다.
별을 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도시에서는 이런 시간이 오히려 귀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지역이 제공해야 하는 좋은 시간이 반드시 화려하고 자극적일 필요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은 강력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다만 아무것도 없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은 다르다.
편안한 공간.
안전.
청결.
좋은 경관.
적절한 편의시설.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결핍의 역전’은 시간상품에서도 가능하다
도시는 빠르다.
밝다.
붐빈다.
선택지가 많다.
끊임없이 무언가가 일어난다.
화천이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
느림.
고요함.
어둠.
넓은 공간.
자연의 소리.
계절의 변화.
이것들은 도시의 기준에서는 부족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관광객에게는 돈을 내고라도 얻고 싶은 시간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 사라진 시간을 화천이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결핍의 역전’을 시간경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좋은 시간은 소비를 강요하지 않는다
관광경제를 이야기하면 모든 시간을 소비로 연결하려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계속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좋은 관광은 아니다.
무료로 산책할 수 있어야 한다.
앉아서 쉴 수 있어야 한다.
풍경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 사이 자연스럽게 필요한 소비접점이 있어야 한다.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카페가 있다.
배가 고플 때 지역음식을 먹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했을 때 살 수 있다.
더 머물고 싶을 때 숙박할 곳이 있다.
좋은 관광경제는 소비를 강요하는 경제가 아니라 좋은 경험 속에서 소비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경제다.
만족 없는 체류는 오래가지 않는다
관광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정책이 성공하려면 만족이 전제돼야 한다.
체류시간은 늘었지만 피곤하다.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
교통이 불편하다.
먹을 곳을 찾기 어렵다.
정보가 부족하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체류시간 증가는 장기적인 성과가 되기 어렵다.
반대로 좋은 시간을 보낸 관광객은 다시 올 가능성이 생긴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도 있다.
지역상품을 다시 구매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간경제의 최종 목적은 체류시간 자체가 아니다.
좋은 시간 → 만족 → 기억 → 재방문 → 관계
로 이어지는 것이다.
시간을 팔면 시설 중심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관광시설이 부족하다.”
지역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물론 필요한 시설은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질문이 가능하다.
기존 시설을 연결하면 네 시간짜리 상품을 만들 수 없는가.
농촌과 시장을 연결할 수 없는가.
스포츠와 음식점을 연결할 수 없는가.
자연과 저녁을 연결할 수 없는가.
낮과 밤을 연결할 수 없는가.
계절과 계절을 연결할 수 없는가.
새로운 건물 없이도 관광객의 하루를 더 풍성하게 만들 방법은 없는가.
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것과 관광객에게 한 시간의 가치를 더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이 질문이 시설 중심 관광정책을 경험 중심 관광정책으로 바꾼다.
관광상품의 진짜 가격은 ‘시간 대비 만족’이다
같은 1만원짜리 체험도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싸게 느껴질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가격은 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동시간.
대기시간.
서비스.
경험의 질.
희소성.
편리함.
기억에 남는 정도.
이 모든 것이 관광객의 가치판단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지역이 가격경쟁만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싸게 제공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가격을 낮추는 경쟁보다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경쟁이 작은 지역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이것이 부가가치 관광으로 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제12장의 결론
화천이 팔아야 할 가장 중요한 상품은 ‘화천에서 보내는 좋은 시간’이다
관광객은 화천에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온다.
두 시간.
네 시간.
여덟 시간.
하루.
이틀.
사흘.
지역은 그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관광상품의 출발은 시설이 아니다.
사람이다.
그리고 시간이다.
누가 오는가.
왜 오는가.
얼마나 머무는가.
그 시간 동안 무엇을 느끼는가.
무엇을 경험하는가.
어디로 움직이는가.
무엇을 소비하는가.
그리고 다시 오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화천의 산과 강도,
호수와 수변도,
축제와 스포츠도,
역사와 평화도,
농촌과 음식도,
고요함과 밤도,
그 자체로 완성된 상품은 아니다.
그것들이 관광객의 하루 속에서 연결될 때 비로소 하나의 여행이 된다.
관광자원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으로 만들어낸 좋은 시간을 판다.
그리고 좋은 시간은 아주 작은 변화에서 길어질 수 있다.
한 곳을 더 가게 한다.
한 시간을 더 머물게 한다.
한 끼를 더 먹게 한다.
한 번 더 소비하게 한다.
저녁까지 이어지게 한다.
하룻밤을 머물게 한다.
다음 날 다시 움직이게 한다.
이제 그 작은 연결의 경제학을 살펴볼 차례다.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제13장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지역관광의 목표를 세울 때 우리는 큰 숫자에 익숙하다.
관광객 10만 명을 더 유치한다.
축제 방문객을 20% 늘린다.
새로운 관광시설을 만든다.
대규모 숙박시설을 유치한다.
물론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작은 지역의 관광경제를 깊게 만드는 방법이 반드시 큰 사업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화천에 온 사람을 생각해보자.
그 사람에게 한 곳을 더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떨까.
한 시간을 더 머물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점심 한 끼를 지역에서 먹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카페나 시장에 한 번 더 들르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저녁까지 머물 이유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하룻밤을 머문다면 어떨까.
작은 행동 하나가 다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곳 더 → 한 시간 더 → 한 끼 더 → 한 번 더 소비 → 저녁까지 → 하룻밤 → 다음 날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작은 전환의 경제학이다.
새로운 관광객 한 명과 이미 온 관광객 한 시간
새로운 관광객을 한 명 더 데려오려면 비용이 든다.
광고가 필요하다.
홍보가 필요하다.
새로운 방문동기가 필요하다.
경쟁지역보다 화천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반면 이미 화천에 온 관광객은 첫 번째 장벽을 넘은 사람이다.
이미 이동했다.
이미 화천을 선택했다.
이미 첫 번째 장소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질문이 가능하다.
이 사람에게 화천의 다음 가치를 하나 더 보여줄 수 없는가.
신규 관광객 유치는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찾아온 사람과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드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새로운 한 명을 데려오는 정책과 이미 온 한 명의 시간을 깊게 만드는 정책은 함께 가야 한다.
첫 번째 전환 — 한 곳 더
관광객이 대표 관광지를 찾았다.
좋은 경험을 했다.
이제 돌아가려 한다.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하다.
“근처에 이런 곳도 있습니다.”
“가는 길에 이런 장소가 있습니다.”
“3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지금 시간에 가면 가장 좋습니다.”
다음 장소가 제시된다.
관광객이 움직인다.
한 곳 더 방문한다.
관광객 수는 그대로다.
그러나 관광객의 행동은 달라졌다.
사람을 늘리지 않고 여행을 늘린 것이다.
이것이 ‘한 곳 더’의 힘이다.
‘한 곳 더’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관광지를 하나 더 소개한다고 관광객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다음 장소로 갈 이유가 있어야 한다.
가까운가.
가는 길에 있는가.
첫 번째 장소와 다른 경험인가.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가.
지금 가기에 좋은가.
사진을 찍을 만한가.
식사와 연결되는가.
이야기가 이어지는가.
따라서 ‘한 곳 더’ 정책은 관광지를 많이 안내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관광객에게 가장 적절한 ‘다음 하나’를 제안하는 것이다.
정보의 양보다 추천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두 번째 전환 — 한 시간 더
한 곳을 더 방문하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동하는 시간.
둘러보는 시간.
쉬는 시간.
사진을 찍는 시간.
관광객의 화천 체류시간이 길어진다.
하지만 한 시간 더 머물게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그 한 시간이 좋은 시간이어야 한다.
지루한 대기시간 한 시간은 가치가 없다.
길을 잃고 헤매는 한 시간도 좋은 체류가 아니다.
교통체증 때문에 늘어난 한 시간은 오히려 불만을 만든다.
따라서
한 시간 더의 핵심은 ‘더 오래’가 아니라 ‘더 좋게’다.
관광객이 스스로 “조금 더 있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세 번째 전환 — 한 끼 더
시간에는 생활의 리듬이 있다.
정오가 되면 배가 고프다.
오후에는 커피나 간식을 찾는다.
저녁이 되면 다시 식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식사의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여기에도 조건이 있다.
어디에서 먹을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영업 중이어야 한다.
주차가 가능해야 한다.
관광객이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
가격과 메뉴를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이나 단체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지역다운 음식이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이 없다면 관광객은 식사시간이 되어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배고픔이 지역매출이 되려면 식당까지 연결되는 길이 있어야 한다.
한 끼는 생각보다 크다
관광객 한 명의 식사는 단순한 음식점 매출 하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사용한다.
농가의 매출이 된다.
지역에서 만든 가공품을 사용한다.
가공업체의 매출이 된다.
주민을 고용한다.
근로소득이 된다.
지역업체의 세탁·수리·물류서비스를 이용한다.
다른 기업의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관광객의 ‘한 끼 더’가 지역 공급망과 연결될수록 경제적 의미는 커진다.
관광객의 한 끼가 농민의 한 끼와 상인의 한 끼를 함께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관광과 농업, 음식업이 만나는 지점이다.
네 번째 전환 — 한 번 더 소비
식사를 했다고 여행이 끝날 필요는 없다.
카페에 간다.
시장을 둘러본다.
지역농산물을 산다.
체험에 참여한다.
기념품을 산다.
이동서비스를 이용한다.
관광객 한 명이 지역에서 만나는 소비접점이 하나 더 늘어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를 억지로 유도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소비는 관광객에게 부담을 주는 순간 약해지고, 경험의 일부가 되는 순간 자연스러워진다.
그래서 소비접점은 계산대가 아니라 경험의 연결점이어야 한다.
‘소비접점’이라는 관점
이 책에서는 관광객이 실제로 돈을 쓸 수 있는 순간과 장소를 이해하기 쉽게 ‘소비접점’이라고 부른다.
식당.
카페.
시장.
체험장.
숙박시설.
농산물 판매장.
기념품점.
교통서비스.
이런 곳들이 대표적인 소비접점이다.
좋은 관광지가 있어도 소비접점이 없다면 관광객의 만족은 높을 수 있지만 지역의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되는 정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소비시설만 많고 관광경험이 약하면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좋은 경험과 자연스러운 소비접점.
다섯 번째 전환 — 저녁까지
관광객이 오후 4시까지 머물렀다고 하자.
이때 다시 중요한 갈림길이 나타난다.
떠날 것인가.
조금 더 머물 것인가.
저녁까지 머물게 하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해질 무렵의 풍경.
산책.
공연.
야간 프로그램.
시장.
저녁식사.
조용한 수변.
계절에 맞는 경험.
저녁을 기다릴 이유가 생기면 관광객의 하루는 다시 길어진다.
오후를 저녁으로 연결하는 순간 당일관광은 체류관광의 문 앞에 선다.
여섯 번째 전환 — 하룻밤
저녁까지 머물렀다.
이제 관광객은 선택한다.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숙박할 것인가.
숙박시설만 있다고 숙박하지는 않는다.
늦게까지 머물 이유와 다음 날까지 남을 이유가 함께 있어야 한다.
저녁이 좋다.
밤이 좋다.
숙박이 편안하다.
다음 날 아침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때 하룻밤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숙박은 방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내일까지 이어지는 시간을 파는 것이다.
하룻밤이 생기면 숙박비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저녁식사.
야간소비.
다음 날 아침식사.
다음 날 관광.
추가 쇼핑.
새로운 소비기회가 열린다.
일곱 번째 전환 — 다음 날
숙박관광의 진짜 힘은 다음 날에 있다.
아침이 열린다.
새로운 식사가 생긴다.
새로운 관광지가 열린다.
또 다른 체험이 가능해진다.
지역상품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할 것이 없다면 관광객은 숙소에서 일어나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 있다.
따라서 숙박정책에는 반드시 다음 날 아침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산책.
아침식사.
시장.
자연체험.
가벼운 스포츠.
지역의 일상과 만나는 프로그램.
밤을 만들었다면 아침까지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1박2일이 온전한 지역상품이 된다.
작은 전환이 누적되면 큰 변화가 된다
한 명의 관광객에게 한 곳을 더 보여주는 것은 작아 보인다.
한 시간을 더 머물게 하는 것도 작아 보인다.
한 끼를 더 먹게 하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수많은 관광객에게 이런 변화가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연간 방문객 가운데 일부만이라도
한 곳을 더 방문하고,
한 끼를 더 지역에서 먹고,
지역상품 하나를 더 사고,
일부가 숙박으로 전환된다면
새로운 관광객을 대규모로 늘리지 않고도 지역의 관광매출과 사업기회를 키울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작은 지역에서는 전환율이 중요하다.
방문객 수보다 중요한 숫자들이 있다
관광객 수만 세던 방식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숫자들이 보인다.
첫 장소를 방문한 사람 가운데 두 번째 장소로 이동한 비율.
당일방문객 가운데 지역에서 식사한 비율.
관광객 가운데 지역상품을 구매한 비율.
오후 방문객 가운데 저녁까지 머문 비율.
당일방문객 가운데 숙박으로 전환된 비율.
첫 방문객 가운데 다시 찾아온 비율.
상품 구매자 가운데 재구매한 비율.
이런 숫자들은 관광객이 지역경제와 얼마나 깊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지 → 방문 → 이동 → 체류 → 소비 → 숙박 → 재방문 → 추천·재구매
모든 단계에서 일부 사람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일부는 떠난다.
지역관광정책은 바로 그 전환이 끊기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100만 명보다 중요한 질문
100만 명이 왔다고 하자.
그 가운데 몇 명이 두 번째 장소로 갔는가.
몇 명이 식사했는가.
몇 명이 지역상품을 샀는가.
몇 명이 저녁까지 있었는가.
몇 명이 숙박했는가.
몇 명이 다시 왔는가.
몇 명이 다른 사람에게 화천을 추천했는가.
몇 명이 여행 후 지역상품을 다시 구매했는가.
이 숫자들을 알게 되면 ‘100만 명’이라는 하나의 숫자가 수많은 경제적 흐름으로 분해된다.
관광객 100만 명이라는 숫자 안에는 서로 전혀 다른 100만 개의 경제적 가능성이 있다.
전환이 끊기는 곳이 정책의 시작점이다
관광객은 많은데 식사율이 낮다.
그렇다면 음식과 동선의 문제를 봐야 한다.
식사는 많이 하는데 지역상품 구매가 적다.
살거리와 판매방식을 살펴야 한다.
저녁까지 사람이 남지 않는다.
오후와 저녁 사이에 무엇이 비어 있는지 찾아야 한다.
숙박은 많은데 다음 날 바로 떠난다.
아침 콘텐츠가 약할 수 있다.
재방문이 낮다.
만족도와 계절별 차별성, 고객관계를 점검해야 한다.
좋은 정책은 가장 큰 숫자를 더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가장 많이 끊기는 지점을 찾아 고치는 것이다.
이것이 뒤에서 다룰 ‘병목경제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관광객 한 명의 가치를 끝까지 본다
지역관광은 관광객을 데려오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여행 전체를 봐야 한다.
알게 된다.
온다.
머문다.
움직인다.
먹는다.
산다.
잔다.
다시 온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한다.
집으로 돌아가 지역상품을 다시 산다.
지역과 관계를 이어간다.
이렇게 보면 관광객 한 명의 경제적 가치는 한 번의 방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번의 방문을 얼마나 긴 관계로 바꿀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하다.
나중에 이 책에서는 이것을 ‘화천의 평생고객’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확장할 것이다.
제13장의 결론
큰 숫자보다 작은 전환을 연결한다
관광객을 더 많이 데려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온 관광객의 여행을 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한 번 더 소비.
저녁까지.
하룻밤.
다음 날.
그리고 다시 한 번 화천으로.
한 곳 더 → 한 시간 더 → 한 끼 더 → 한 번 더 소비 → 저녁까지 → 하룻밤 → 다음 날 → 다시 화천
이것은 관광객에게 돈을 더 쓰게 하자는 단순한 소비전략이 아니다.
화천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그 좋은 시간이 자연스럽게 지역의 음식과 상품, 기업과 주민의 소득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전략이다.
그래서 작은 전환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방문을 이동으로.
이동을 체류로.
체류를 경험으로.
경험을 소비로.
소비를 숙박으로.
숙박을 재방문으로.
한 번의 관계를 긴 관계로.
이 전환이 깊어질수록 관광객 한 명의 가치는 커질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는다.
관광객에게 하룻밤을 권하려면 무엇부터 만들어야 하는가.
호텔일까.
펜션일까.
캠핑장일까.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있어야 할 것이 있다.
숙박하고 싶어지는 하루.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14장 숙박시설보다 먼저 숙박하고 싶은 하루를 만든다
체류형 관광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있다.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그래서 호텔을 이야기한다.
리조트를 이야기한다.
펜션과 캠핑장을 이야기한다.
좋은 숙박시설은 필요하다.
숙박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품질이 낮다면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질문의 순서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은 숙박시설이 있기 때문에 자는 것일까.
아니면 하루 만에 떠나기 아쉬워서 자는 것일까.
숙박시설보다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숙박하고 싶어지는 하루다.
체류형 관광의 출발점은 침대의 숫자가 아니다.
머물 이유의 숫자다.
숙박은 관광의 원인이면서 결과다
숙박시설이 좋아지면 관광객을 끌어오는 힘이 생길 수 있다.
특별한 호텔이나 리조트 자체가 방문동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숙박시설은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니다.
그 자체로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숙박을 활성화하려면 또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
왜 여기에서 자야 하는가.
오후 3시에 관광이 모두 끝났다.
저녁에 할 일이 없다.
다음 날 아침에도 갈 곳이 없다.
집까지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다.
그런 관광객에게 숙박을 권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오후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고,
해질 무렵 보고 싶은 풍경이 있고,
밤에 느끼고 싶은 분위기가 있고,
다음 날 아침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숙박은 객실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흐름에서 시작된다.
‘방이 부족한가’와 ‘잘 이유가 부족한가’를 구분해야 한다
숙박정책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실제로 객실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관광객에게 숙박할 이유가 부족한 것인가.
둘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성수기나 대규모 행사 때마다 객실이 부족하고 예약을 구하기 어렵다면 공급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객실은 있는데 평소 이용률이 낮다면 시설을 더 짓는 것이 해답이 아닐 수 있다.
수요가 부족한 상태에서 공급만 늘리면 기존 숙박업체와 새로운 시설이 제한된 고객을 놓고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숙박정책에는 먼저 진단이 필요하다.
객실이 부족한 것인가, 숙박수요가 부족한 것인가.
이 질문을 건너뛰면 큰 투자가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숙박은 오후에 결정되기 시작한다
관광객이 아침에 화천에 왔다고 하자.
오전에 관광한다.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 한 곳을 더 방문한다.
시간은 오후 4시다.
이때부터 중요한 선택이 시작된다.
집으로 갈 것인가.
저녁까지 있을 것인가.
저녁까지 머문다면 다시 선택한다.
숙박할 것인가.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따라서 숙박은 밤 10시에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오후부터 이미 결정되기 시작한다.
오후가 저녁을 만들고, 저녁이 밤을 만들며, 밤이 다음 날을 만든다.
체류형 관광에서 오후 4시 이후가 중요한 이유다.
‘오후 4시의 절벽’을 찾아라
관광지역에는 시간이 끊기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오전에는 관광객이 많다.
점심까지도 사람이 있다.
오후 관광지도 붐빈다.
그런데 어느 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빠져나간다.
이 책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쉽게 ‘오후 4시의 절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확히 오후 4시라는 뜻은 아니다.
지역마다 시간은 다르다.
핵심은 당일관광이 체류관광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끊기는 시간대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왜 떠나는가.
저녁까지 할 일이 없는가.
먹을 곳의 정보가 부족한가.
상점이 일찍 문을 닫는가.
야간에 이동하기 불편한가.
아이와 함께 할 것이 없는가.
다음 날까지 남을 이유가 없는가.
숙박정책은 호텔 부지를 찾기 전에 관광객이 떠나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저녁은 당일관광과 숙박관광 사이의 다리다
체류형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대 가운데 하나가 저녁이다.
저녁을 만들면 하루가 길어진다.
저녁식사가 생긴다.
산책이 생긴다.
카페 이용이 생긴다.
공연이나 문화활동이 가능해진다.
해질 무렵의 풍경이 상품이 된다.
밤의 자연도 경험이 된다.
그리고 숙박을 고민할 이유가 생긴다.
저녁이 없는 관광지에는 밤도 없다.
반대로 저녁시간이 매력적이면 숙박시설은 단순한 잠자리가 아니라 여행의 일부가 된다.
화천의 밤은 무엇을 팔 것인가
밤이라고 반드시 화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도시에는 이미 밝은 밤이 있다.
쇼핑이 있다.
공연이 있다.
수많은 음식점과 술집이 있다.
작은 지역이 그 방식으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
화천의 밤은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고요함.
어둠.
별.
물소리.
숲.
산책.
불빛이 적은 풍경.
사람이 적다는 편안함.
가족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
도시가 밝은 밤을 판다면 화천은 깊은 밤을 팔 수 있다.
여기에서도 ‘결핍의 역전’이 가능하다.
다만 어둠과 불편은 다르다.
야간 이동의 안전은 확보돼야 한다.
필요한 안내와 조명도 있어야 한다.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요함을 상품화한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편의와 안전까지 부족해서는 안 된다.
지켜야 할 어둠과 고쳐야 할 불편을 구분해야 한다.
숙박은 ‘잠자리’에서 ‘경험’으로 가야 한다
숙박업의 기본은 청결하고 편안한 잠자리다.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관광경제의 관점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숙소에서 지역의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지역농산물을 소개한다.
주변 산책코스를 안내한다.
다음 날 관광지를 추천한다.
지역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체험업체와 연결한다.
그러면 숙박시설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에서 지역경제의 연결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
좋은 숙소는 관광객을 재우는 곳을 넘어 지역의 다음 경험을 연결하는 곳이다.
숙박객은 ‘저녁의 고객’이자 ‘아침의 고객’이다
숙박객 한 명의 의미를 객실료만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은 저녁을 먹는다.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지역상품을 살 수 있다.
밤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을 먹는다.
다른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다.
체험을 하나 더 할 수 있다.
즉 숙박은 여러 소비접점을 여는 시간의 확장이다.
숙박 한 번은 소비 한 번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대를 지역경제에 여는 일이다.
이것이 당일관광과 숙박관광의 경제적 차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이다.
아침이 약하면 숙박의 절반을 놓친다
지역관광은 저녁과 밤에는 관심을 갖지만 아침은 놓치기 쉽다.
그러나 관광객이 지역에서 잠을 잤다면 다음 날 첫 소비도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침식사.
커피.
산책.
시장.
가벼운 운동.
농촌풍경.
수변.
지역의 일상.
거창한 시설이 없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아침에 무엇을 하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이다.
아침에 아무것도 없다면 관광객은 짐을 싸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숙박을 만들었다면 아침경제까지 만들어야 한다.
숙박시설의 문을 지역상권 쪽으로 열어라
숙박객이 많아도 지역상권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숙박시설 안에서 식사한다.
시설 안에서 쇼핑한다.
시설 안에서 대부분의 체험을 한다.
그리고 떠난다.
그렇다면 숙박객은 많지만 주변 지역경제에 돌아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숙박시설과 주변 식당, 시장, 체험업체, 농가, 카페가 연결되면 숙박객의 소비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숙박정책에는 객실 공급뿐 아니라 숙박객의 외부동선도 중요하다.
숙박시설의 객실 문만 열 것이 아니라 지역상권으로 향하는 경제의 문도 열어야 한다.
큰 숙박시설과 작은 숙박업은 함께 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에 새로운 호텔이나 리조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단체관광과 스포츠대회, 국제행사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객실이 필요한 수요도 있다.
좋은 숙박시설은 지역의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대형 숙박시설의 성공과 지역 숙박경제의 성공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지역의 펜션.
민박.
캠핑장.
소규모 숙소.
기존 숙박업체.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다.
대규모 시설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고, 그 고객이 지역상권과 다른 숙박·관광사업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는 구조라면 지역 전체의 시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만 늘어난다면 기존 사업자의 어려움이 커질 수도 있다.
시설 하나의 성공보다 숙박생태계 전체의 성장이 중요하다.
숙박의 숫자보다 숙박의 연결을 보자
몇 개의 객실이 있는가.
몇 명이 숙박했는가.
숙박률은 얼마인가.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숙박객은 어디에서 저녁을 먹었는가.
지역상품을 샀는가.
아침식사를 지역에서 했는가.
다음 날 어느 관광지로 이동했는가.
지역업체의 체험에 참여했는가.
다시 화천을 찾았는가.
이 질문을 통해 숙박이 지역경제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숙박객 수보다 중요한 것은 숙박객의 하루가 지역경제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이다.
숙박은 관계의 시간을 늘린다
숙박의 의미는 소비만이 아니다.
당일 몇 시간 머문 사람과 하룻밤을 보낸 사람은 지역을 경험하는 깊이가 다를 수 있다.
낮의 풍경을 본다.
저녁을 경험한다.
밤을 보낸다.
아침을 맞는다.
지역의 다른 얼굴을 만난다.
여행자의 기억에도 더 많은 장면이 남을 수 있다.
그 기억이 다시 방문할 이유가 된다.
계절을 달리해 찾아올 수도 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숙박은 단순히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관광객 사이의 관계시간을 늘릴 가능성을 갖는다.
체류시간이 하루의 길이라면 관계시간은 지역과 인연을 이어가는 길이다.
이 관계시간은 뒤에서 ‘화천의 평생고객’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이어질 것이다.
숙박시설을 짓기 전에 하루를 그려보자
새로운 숙박사업을 검토한다면 먼저 관광객의 하루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전 10시.
어디에 있는가.
낮 12시.
어디에서 무엇을 먹는가.
오후 2시.
무엇을 하는가.
오후 5시.
왜 아직 화천에 있는가.
저녁 7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는가.
밤 9시.
왜 집으로 가지 않는가.
다음 날 오전 8시.
무엇을 위해 일어나는가.
오전 10시.
어디로 가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서 객실 수부터 계산한다면 순서가 뒤바뀔 수 있다.
숙박정책의 첫 설계도는 건축도면이 아니라 관광객의 24시간표여야 한다.
‘체류형 관광’의 진짜 뜻
체류형 관광은 단순히 숙박객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
지역에 오래 머물며
여러 장소를 경험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지역음식을 먹고,
지역상품을 사고,
지역의 밤과 아침을 경험하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
다시 관계를 이어가는 관광이다.
따라서 체류형 관광의 핵심은
숙박의 증가가 아니라 관계의 증가다.
숙박은 그 관계를 깊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제14장의 결론
침대를 만들기 전에 ‘내일까지 있고 싶은 이유’를 만든다
숙박시설은 필요하다.
좋은 호텔도 필요할 수 있다.
펜션과 캠핑장도 필요하다.
기존 숙박업의 품질 개선도 중요하다.
그러나 숙박시설만 늘린다고 체류형 관광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오늘 밤 왜 화천에서 자야 합니까?”
그 답이 있어야 한다.
좋은 오후가 있다.
저녁이 있다.
먹을 것이 있다.
밤의 경험이 있다.
편안한 숙소가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때 관광객은 스스로 말한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자.”
이것이 가장 강한 숙박정책이다.
숙박시설보다 먼저 숙박하고 싶은 하루를 만든다.
그리고 하루를 만들었다면 그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관광객은 오래 머물렀다.
여러 곳을 다녔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면 그 좋은 시간이 실제로 지역경제에 얼마나 연결됐는가.
어디에서 식사했는가.
무엇을 샀는가.
누구의 매출이 되었는가.
그 돈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
이제 관광객의 시간에서 관광객의 소비로 시선을 옮길 차례다.
# 제3부 소비를 주민소득으로 바꾸는 경제
사람이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썼다고 그 돈이 모두 지역에 남는 것도 아니다.
체류를 소비로,
소비를 지역소득으로,
지역소득을 다시 지역의 힘으로 바꾸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가?
제15장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는 관광객의 시간을 이야기했다.
사람을 많이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곳 더 가게 하고,
한 시간 더 머물게 하고,
한 끼 더 먹게 하고,
저녁과 숙박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지역경제는 자동으로 좋아질까.
그렇지 않다.
관광객이 여덟 시간을 머물렀다고 하자.
도시락을 가져왔다.
무료 관광지를 둘러봤다.
차 안에서 쉬었다.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떠났다.
좋은 시간을 보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거의 돈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반대로 세 시간만 머문 관광객이 지역음식을 먹고, 체험에 참여하고, 농산물을 사갈 수도 있다.
그래서 체류경제에는 반드시 다음 질문이 따라와야 한다.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체류시간은 소비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소비 자체는 아니다.
시간을 소비로 바꾸는 또 하나의 구조가 필요하다.
관광객의 시간과 지갑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관광객이 지역에서 돈을 쓰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사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한다.
먹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한다.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을 알 수 있어야 한다.
결제할 수 있어야 한다.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
영업 중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여행경로 안에 있어야 한다.
이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끊기면 소비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관광객의 시간과 지갑 사이에는 ‘소비할 이유’와 ‘소비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관광객이 실제 구매행동을 할 수 있는 순간과 장소를 이해하기 쉽게 ‘소비접점’이라고 부른다.
소비접점이 없으면 돈을 쓸 수 없다
관광객이 아름다운 호수를 보고 있다.
경관이 훌륭하다.
두 시간을 머물렀다.
사진도 많이 찍었다.
하지만 주변에 카페도 없고,
음식을 살 곳도 없고,
지역상품도 없고,
체험도 없다.
그렇다면 만족도 높은 관광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지역소비는 제한될 수 있다.
관광객에게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돈을 쓸 이유와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같은 두 시간이라도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지역음식을 맛볼 수 있고,
체험을 할 수 있고,
지역상품을 살 수 있다면 소비 가능성은 달라진다.
따라서 관광경제에서는 관광자원만큼 소비접점의 설계가 중요하다.
소비접점은 계산대가 아니다
소비접점이라고 하면 상점부터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판매대를 많이 설치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관광객은 돈을 쓰러 여행을 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경험을 하러 온다.
따라서 소비는 경험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한다.
산책을 한 뒤 커피를 마신다.
지역의 이야기를 들은 뒤 관련 상품을 본다.
농촌을 체험한 뒤 농산물을 산다.
스포츠를 즐긴 뒤 식사한다.
축제를 즐긴 뒤 시장으로 이동한다.
숙박한 뒤 지역의 아침식사를 먹는다.
이때 소비는 관광객에게 별도의 부담이 아니라 여행의 일부가 된다.
좋은 소비접점은 관광객의 지갑 앞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다음 장면에 놓인다.
‘살 수 있다’와 ‘사고 싶다’는 다르다
상품이 있다고 팔리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사고 싶어야 한다.
지역농산물이 진열돼 있다.
그러나 너무 크고 무겁다.
여행 중 보관하기 어렵다.
포장이 불편하다.
어떻게 먹는지 모른다.
집으로 배송할 수 없다.
온라인 재구매 방법도 없다.
그러면 좋은 상품이어도 구매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정책에는 공급자의 질문과 소비자의 질문이 함께 있어야 한다.
공급자는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팔 것인가.”
관광객은 묻는다.
“나는 왜 이것을 사야 하는가.”
좋은 지역상품은 생산자의 자랑과 소비자의 필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다.
가격보다 먼저 가치를 설명해야 한다
관광객이 지역상품을 처음 본다.
가격은 1만원이다.
비싼지 싼지 판단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어디에서 생산했는가.
누가 만들었는가.
무엇이 다른가.
어떻게 먹거나 사용하는가.
왜 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가.
이 이야기를 알게 되면 상품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지역상품에는 가격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치표도 필요하다.
가격은 얼마인지 알려주고, 이야기는 왜 그 가격을 지불할 만한지 설명한다.
물론 이야기가 품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
품질과 가격, 편리함이 기본이고 스토리는 그 가치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소비에는 ‘마찰’이 있다
관광객이 사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주차할 곳이 없다.
매장을 찾기 어렵다.
영업시간을 모른다.
줄이 너무 길다.
카드결제가 안 된다.
온라인 주문이 어렵다.
상품을 들고 다니기 불편하다.
배송이 안 된다.
외국인에게 정보가 없다.
이런 작은 불편들이 소비를 막는다.
경제에서는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불편을 여러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관광객의 실제 행동을 막는 이런 요소들을 보다 넓게 ‘마찰’이라고 표현한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만큼 사기 쉽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경제에서 작은 마찰 하나가 수많은 구매 포기를 만들 수 있다.
관광객이 있는 곳과 상점이 있는 곳이 다르면 소비는 끊긴다
좋은 음식점이 있다.
좋은 시장이 있다.
좋은 지역상품도 있다.
그런데 관광객의 이동경로에서 벗어나 있다.
관광객은 존재를 모른다.
알더라도 일부러 돌아가야 한다.
주차하기 어렵다.
그러면 소비로 연결되기 어렵다.
이것이 공간의 문제다.
상품이 있는 곳과 관광객이 있는 곳을 연결해야 한다.
그래서 소비를 이해하려면 관광객의 동선을 봐야 한다.
관광객이 실제로 어디에서 내리는가.
어디를 걷는가.
어디에서 쉬는가.
어디를 지나가는가.
어디에서 차에 타는가.
이 흐름 위에 소비접점이 있어야 한다.
관광객의 ‘배고픈 시간’을 놓치지 말자
소비에는 장소뿐 아니라 시간도 중요하다.
관광객이 오전 10시에 도착했다.
관광을 한다.
정오가 됐다.
배가 고프다.
그 순간 적절한 식당 정보와 동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스마트폰을 검색한다.
가장 편리한 곳으로 이동한다.
그곳이 다른 지역일 수도 있다.
관광객의 배고픔은 지역에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관광경제는 사람의 생활시간과 연결돼야 한다.
점심.
오후의 휴식.
저녁.
숙박.
다음 날 아침.
각 시간대마다 필요한 소비가 다르다.
소비접점은 장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도 있다.
‘체류시간 × 소비접점 × 평균 객단가’로 생각해보기
관광소비를 이해하기 위한 간단한 정책적 사고틀을 만들어볼 수 있다.
관광소비 기회 ≈ 체류시간 × 소비접점 × 평균 객단가
이것은 실제 관광소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경제학 공식이 아니다.
관광정책을 점검하기 위한 개념적 모형이다.
체류시간이 길어도 소비접점이 부족하면 소비가 제한될 수 있다.
소비접점이 많아도 관광객이 너무 짧게 머물면 이용할 기회가 적다.
체류시간과 소비접점이 충분해도 상품의 가치가 낮거나 가격과 품질이 맞지 않으면 객단가가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세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관광객이 쓴 돈 가운데 얼마가 실제 지역에 남는가다.
이 문제는 뒤에서 지역귀속과 누출을 다룰 때 다시 살펴볼 것이다.
소비를 많이 시키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관광객 한 명에게 최대한 많은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흐를 수 있다.
그것은 이 책이 말하는 방향이 아니다.
바가지요금.
불필요한 유료화.
과도한 상업화.
자연공간의 무분별한 개발.
관광객에게 부담을 주는 판매방식.
이런 방식은 단기매출을 올릴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관광지의 신뢰와 매력을 훼손할 수 있다.
좋은 관광경제는 관광객의 만족과 지역의 소득이 함께 커지는 구조여야 한다.
많이 쓰게 하는 관광보다 기꺼이 쓰게 하는 관광이 오래간다.
무료의 가치도 경제의 일부다
무료공간을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공원.
산책로.
강변.
경관.
휴식공간.
무료 문화행사.
이런 공간은 직접 매출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시간을 늘리며 다른 소비로 이어지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주민의 삶의 질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모든 공간에 계산대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
좋은 지역경제는 무료의 가치와 유료의 가치를 적절하게 연결한다.
무료공간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그 주변의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소비를 만든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도 달라야 한다
모든 소비접점을 행정이 직접 운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속적인 소비와 서비스는 민간기업과 주민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은 기반을 만든다.
접근성을 개선한다.
공공공간을 관리한다.
정보를 제공한다.
관광객의 흐름을 연결한다.
창업과 사업환경을 돕는다.
민간은 상품을 만든다.
음식을 판다.
체험을 운영한다.
숙박서비스를 제공한다.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든다.
공공은 시장을 대신하기보다 시장이 작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있는 곳에 주민과 기업의 사업기회가 생겨야 한다.
관광객의 소비를 ‘주민의 기회’로 보자
관광객이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소비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카페의 매출이다.
식사를 한다.
식당의 매출이 된다.
농산물을 산다.
농가의 매출이 된다.
체험에 참여한다.
지역사업자의 매출이 된다.
숙박한다.
숙박업체의 매출이 된다.
관광객의 소비 하나하나가 주민에게 경제적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관광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관광객에게 무엇을 더 팔 것인가?”
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관광객의 소비가 어떤 주민의 새로운 소득기회가 될 수 있는가?”
를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이 있어야 관광이 주민경제와 연결된다.
관광객의 시간표 위에 소비지도를 겹쳐보자
관광객이 오전 10시에 들어온다.
어디를 방문하는가.
12시에는 어디에 있는가.
점심은 어디에서 먹는가.
오후 2시에는 무엇을 하는가.
4시에는 어디에서 쉬는가.
5시에는 무엇을 살 수 있는가.
7시에는 어디에서 저녁을 먹는가.
숙박한다면 어디에서 자는가.
다음 날 아침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이 시간표 위에 식당, 시장, 카페, 체험장, 지역상품 판매장, 숙박시설을 겹쳐보면 관광경제의 빈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지도 위에 소비지도를 겹치면 지역경제의 기회와 병목이 보인다.
체류를 소비로 바꾸는 핵심은 ‘연결’이다
관광객이 있다.
시간도 있다.
상품도 있다.
식당도 있다.
시장도 있다.
그런데 소비가 적다.
그렇다면 없는 것만 찾을 일이 아니다.
연결이 끊겨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야 한다.
관광객과 식당이 연결돼 있는가.
관광지와 시장이 연결돼 있는가.
체험과 지역상품이 연결돼 있는가.
숙박과 아침경제가 연결돼 있는가.
축제와 시가지가 연결돼 있는가.
스포츠와 지역상권이 연결돼 있는가.
시설의 부족처럼 보이는 문제 가운데 일부는 사실 연결의 부족일 수 있다.
이것이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시선을 옮겨야 하는 이유다.
제15장의 결론
시간은 소비가 아니다 — 시간을 소비기회로 바꾸는 구조가 필요하다
관광객이 오래 머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오래 머문다고 반드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체류시간은 소비가 아니다.
소비할 가능성이 열린 시간이다.
그 가능성을 실제 소비로 바꾸려면
먹을 것이 있어야 하고,
살 것이 있어야 하고,
체험할 것이 있어야 하며,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적절한 시간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광객의 실제 동선 안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관광경제는 이렇게 한 단계 더 깊어진다.
방문객 수 → 체류시간 → 소비접점 → 소비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가 실제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려면 다시 물어야 한다.
누구의 가게에서 썼는가.
누가 공급했는가.
지역농산물이 사용됐는가.
지역기업이 참여했는가.
그 돈은 다시 어디로 갔는가.
그 질문으로 가기 전에 먼저 관광객과 소비접점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바로 동선이다.
관광객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어떤 식당이 고객을 만나고,
어떤 시장이 활기를 얻으며,
어떤 상점이 지나쳐지고,
어떤 지역에는 돈이 머무는지가 달라진다.
동선은 곧 경제다.
제16장 동선은 곧 경제다
관광객 1만 명이 화천을 방문했다.
그렇다면 지역경제에는 1만 명의 고객이 생긴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어디를 방문했는가.
어느 길로 이동했는가.
어디에서 차를 세웠는가.
어디에서 걸었는가.
어디에서 식사했는가.
어디를 그냥 지나쳤는가.
이것에 따라 경제적 결과는 달라진다.
같은 1만 명이 와도 관광객의 이동경로가 다르면 혜택을 받는 상권과 사업자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관광경제에서는 사람의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사람의 움직임이다.
동선은 곧 경제다.
관광객은 이동하면서 경제를 만든다
관광객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지역으로 들어온다.
차를 세운다.
관광지를 본다.
다시 이동한다.
식사를 한다.
카페에 간다.
체험한다.
시장을 둘러본다.
지역상품을 산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관광객은 끊임없이 장소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 가운데 일부가 소비로 이어진다.
따라서 관광객의 이동경로는 단순한 여행경로가 아니다.
고객과 지역사업자가 만나는 경제의 경로다.
관광객이 지나가지 않는 가게에는 관광객 매출도 없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어도 관광객이 존재를 모르면 팔기 어렵다.
좋은 음식점이 있어도 관광객의 동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이용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좋은 시장이 있어도 관광객이 시장 앞을 지나가지 않는다면 관광과 시장은 별개의 경제가 된다.
좋은 농산물이 있어도 관광객이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모른다면 생산과 관광이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역경제에는 매우 현실적인 원리가 있다.
고객의 발길이 닿아야 소비의 기회도 생긴다.
상권에서 유동인구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은 같지 않다
관광객이 많다고 지역상권이 반드시 붐비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이동하는 길과 상점이 있는 길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외곽의 관광지를 방문한다.
대형도로를 이용한다.
주차장에서 관광지를 본다.
다시 차에 탄다.
곧바로 다른 관광지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시가지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
시장과 만날 이유도 없다.
이런 구조에서는 관광객 수가 늘어도 지역상인이 체감하는 효과가 작을 수 있다.
관광객이 있는 곳과 주민이 장사하는 곳이 다르면 관광의 경제효과는 지역생활경제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관광정책과 상권정책을 따로 볼 수 없다.
관광객을 억지로 상권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관광객의 이동을 행정이 억지로 특정 상권으로 돌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불필요하게 길을 돌아가게 하면 불편하다.
주차가 어려운 곳으로 강제로 유도하면 만족도가 떨어진다.
관광객의 편의를 희생하면서 상권을 살리려 하면 오래가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갈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음식이 있다.
편하게 쉴 수 있다.
볼 것이 있다.
주차하기 좋다.
지역다운 상품이 있다.
관광지와 이야기가 연결된다.
가는 길이 자연스럽다.
그때 관광객은 스스로 움직인다.
좋은 동선정책은 사람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길은 짧다고 좋은 것도, 길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관광동선은 무조건 짧아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20분을 이동해도 풍경이 좋고 이야기가 있고 중간에 머물 곳이 있다면 이동 자체가 관광경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10분 거리라도 길이 복잡하고 안내가 부족하며 주차가 어렵다면 관광객에게는 긴 이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동선은 거리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좋은 동선은 이동시간을 줄이는 동선만이 아니라 이동시간에도 가치를 주는 동선이다.
이것은 넓은 농촌·산간지역의 관광에서 특히 중요하다.
모든 관광지를 가깝게 옮길 수는 없다.
대신 이동 자체를 여행의 일부로 만들 수 있다.
‘지나가는 길’을 ‘머무는 길’로
지역에는 수많은 통과동선이 있다.
관광지로 가는 길.
다른 지역으로 가는 길.
스포츠경기장으로 가는 길.
숙박시설로 가는 길.
축제장으로 가는 길.
문제는 그 길을 사람들이 얼마나 지나가는가만이 아니다.
그 길에서 멈출 이유가 있는가.
전망.
음식.
휴식.
지역상품.
시장.
카페.
이야기.
체험.
좋은 정차지점 하나가 통과동선을 체류동선으로 바꿀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을 머무는 사람으로 바꾸는 순간 길은 경제공간이 된다.
주차장은 관광경제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관광정책에서 주차장은 흔히 편의시설로만 본다.
하지만 관광객의 행동을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자동차로 온 관광객은 주차한 뒤 걷기 시작한다.
따라서 어디에 주차하느냐에 따라 보게 되는 상점과 거리, 시장이 달라질 수 있다.
주차장에서 관광지까지 어떤 길을 걷는가.
그 길에 무엇이 있는가.
관광 후 다시 차량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것이 소비동선을 바꿀 수 있다.
주차장은 자동차가 멈추는 곳이면서 관광객의 보행경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따라서 주차정책도 관광·상권정책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이 걷는 500미터의 가치
관광객이 차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걷는다.
그 짧은 거리에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간판을 본다.
음식 냄새를 맡는다.
카페를 발견한다.
시장에 들어간다.
지역상품을 본다.
사진을 찍는다.
예상하지 않았던 가게에 들어간다.
자동차로 통과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경제가 보행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지나친 보행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접근성과 편의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걷기 좋은 환경은 관광과 상권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좋은 보행은 이동을 느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발견하게 한다.
관광안내는 경제안내이기도 하다
관광안내소에서 무엇을 알려주는가.
관광지 위치만 알려준다면 절반의 안내일 수 있다.
관광객은 묻는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면 좋습니까?”
“점심은 어디에서 먹을 수 있습니까?”
“지역상품은 어디에서 살 수 있습니까?”
“아이와 갈 곳은 어디입니까?”
“저녁에는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비가 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관광안내는 지역경제와 연결된다.
좋은 관광안내는 장소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 다음 행동을 안내한다.
디지털 지도와 모바일 정보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다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축제장 밖으로 관광객이 나오는가
축제가 성공했다.
수많은 사람이 왔다.
그러나 축제장 안에서 모든 것이 끝난다면 지역 전체의 경제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축제장에서 식사한다.
축제장에서 체험한다.
축제장에서 상품을 산다.
그리고 차를 타고 떠난다.
그렇다면 주변 상권과 시장은 축제의 방문객을 충분히 만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축제경제에서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축제 방문객이 축제장 밖으로 어디까지 움직이는가.
축제와 시가지.
축제와 시장.
축제와 관광지.
축제와 숙박.
축제와 농산물.
이 연결이 중요하다.
축제장 자체의 성공에서 지역 전체의 성공으로 확장해야 한다.
스포츠 참가자의 동선도 경제다
스포츠대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선수와 가족, 동호인이 지역에 왔다.
경기장에 간다.
경기한다.
차를 타고 떠난다.
그렇다면 스포츠는 경기장의 경제에 머물 수 있다.
반대로 경기 전후에 식사를 한다.
카페를 이용한다.
가족은 관광한다.
시장을 방문한다.
숙박한다.
지역상품을 산다.
그러면 스포츠가 지역경제의 외부수요가 된다.
경기장을 방문한 사람을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가.
스포츠관광의 경제적 깊이는 여기에서 달라진다.
숙박객의 동선도 설계해야 한다
숙박객이 많다고 지역경제와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숙소에 들어간다.
숙소 안에서 식사한다.
잠을 잔다.
다음 날 바로 떠난다.
그렇다면 주변 상권이 만날 기회는 적다.
숙박객에게도 ‘그다음’이 필요하다.
저녁식사는 어디에서 할 것인가.
산책은 어디에서 할 것인가.
지역상품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
아침은 어디에서 먹을 것인가.
다음 날 첫 관광지는 어디인가.
숙박객의 객실 밖 동선을 만들어야 숙박경제가 지역경제로 확장된다.
읍·면을 연결하는 것도 결국 동선이다
지역에서는 읍·면별 관광자원을 따로 개발하기 쉽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행정구역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은 자신의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따라서 어느 읍·면에 관광지가 있는가보다
어떤 순서로 이동하는가,
얼마나 걸리는가,
중간에 무엇을 경험하는가,
어디에서 소비하는가가 중요하다.
읍·면의 경제적 연결은 행정회의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실제 이동에서 완성된다.
이 문제는 뒤에서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다룰 때 본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동선에는 ‘경제의 사각지대’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도 장사가 어렵다는 지역이 있다.
그럴 때 관광객 수만 봐서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지도를 펼쳐야 한다.
관광객은 어디로 들어오는가.
어디에 주차하는가.
어디에서 머무는가.
어느 길로 빠져나가는가.
상권은 어디에 있는가.
시장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관광객이 상권 앞을 지나가는가.
이렇게 보면 관광객이 비켜가는 공간이 나타날 수 있다.
그곳이 경제의 사각지대다.
해결책은 반드시 새로운 관광시설일 필요가 없다.
안내 하나일 수도 있다.
보행로일 수도 있다.
셔틀일 수도 있다.
주차체계의 조정일 수도 있다.
작은 휴식공간일 수도 있다.
스토리와 코스 연결일 수도 있다.
경제의 빈틈은 때로 시설 부족이 아니라 동선의 단절에서 생긴다.
동선을 바꾸기 전에 실제 행동부터 보자
행정이 책상 위에서 이상적인 관광코스를 만들 수 있다.
A에서 B로.
B에서 C로.
C에서 시장으로.
하지만 관광객이 실제로 그렇게 움직이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정책을 만들기 전에 실제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어디에 오래 머무는가.
어디에서 돌아가는가.
어디에서 길을 잃는가.
어느 시간에 이동하는가.
어떤 장소를 함께 방문하는가.
어디에서 소비하는가.
가능하다면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집계된 이동·결제·방문 데이터를 활용하고, 현장관찰과 설문을 함께 볼 수 있다.
좋은 동선은 행정이 그린 선이 아니라 관광객이 실제로 선택한 선에서 시작한다.
공간경제의 간단한 사고틀
장소의 경제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하나의 정책 개념모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간경제의 가치 ≈ 장소매력 × 체류시간 × 소비접점 × 연결성
이 역시 정확한 경제효과를 산출하기 위한 계량공식은 아니다.
정책을 점검하기 위한 사고틀이다.
장소매력이 강해도 연결성이 약하면 관광객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체류시간이 길어도 소비접점이 부족하면 지역매출로 연결되는 정도가 작을 수 있다.
소비접점이 많아도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좋은 장소들이 서로 연결되면 개별 장소의 가치가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핵심은 다시 연결이다.
동선정책의 목적은 특정 가게에 손님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다
공공정책이 특정 업소의 매출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래서 동선경제를 오해해서는 안 된다.
행정의 역할은 특정 식당이나 특정 상점을 선택해 관광객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과 지역사업자가 공정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걷기 좋은 거리.
편리한 주차.
명확한 정보.
좋은 공공공간.
시장 접근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안내체계.
이런 기반을 통해 민간이 경쟁하고 혁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공은 고객을 특정 가게에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지역시장이 만날 수 있는 길을 만든다.
제16장의 결론
관광객이 움직이는 길 위에서 지역경제가 갈린다
관광객 수가 같아도 경제효과는 같지 않다.
관광객이 어디를 방문하고,
어디에 주차하고,
어디를 걷고,
어디에서 쉬고,
어디에서 먹고,
어디에서 사고,
어디에서 자는지에 따라 지역경제와의 접점은 달라진다.
그래서
동선은 곧 경제다.
그러나 이 말은 관광객을 억지로 특정 장소로 이동시키자는 뜻이 아니다.
가고 싶은 이유를 만들고,
가기 쉽게 만들고,
가는 길에 좋은 경험을 제공하며,
그 동선 위에서 주민의 상품과 서비스가 관광객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자는 뜻이다.
관광객의 이동이 지역상권을 만나고,
관광객의 시간이 주민의 사업기회를 만나며,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의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더욱 구체적이다.
관광객이 움직이는 길과 주민이 장사하는 길은 실제로 겹치고 있는가.
관광객은 많은데 시장은 조용하다면 왜 그런가.
관광지는 붐비는데 시가지 상인은 체감하지 못한다면 무엇이 끊겨 있는가.
축제장은 가득 찼는데 주변 상권으로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디를 연결해야 하는가.
바로 이 문제를 다음 장에서 살펴본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을 겹쳐라.
제17장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을 겹쳐라
관광객이 많아졌는데 상인은 말한다.
“우리는 잘 모르겠습니다.”
축제장은 사람으로 가득한데 시장은 한산하다.
관광지 주차장은 붐비는데 시가지 식당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대회에는 수많은 선수가 왔는데 지역상점의 매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관광객이 없어서가 아니다.
사람은 왔다.
문제는 그 사람이 어디로 움직였는가다.
관광객이 움직이는 길과 주민이 장사하는 길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과 지역상권이 활기를 얻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두 경제가 만나야 한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은 서로 다른 길일 수 있다
관광객에게는 관광동선이 있다.
관광지.
축제장.
경기장.
주차장.
숙박시설.
도로.
전망 좋은 곳.
주민에게는 상업동선이 있다.
시장.
식당.
카페.
상점.
농산물 판매장.
서비스업체.
두 동선이 자연스럽게 겹치면 관광객은 지역상권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두 동선이 떨어져 있으면 관광객 수가 늘어도 주민이 체감하는 효과는 작을 수 있다.
관광경제의 중요한 과제는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만나는 지점을 늘리는 것이다.
관광객이 시장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갈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관광객들이 시장에 오지 않는다.”
그러면 홍보부터 생각하기 쉽다.
안내판을 더 설치한다.
전단지를 만든다.
SNS에 시장을 소개한다.
물론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물어야 한다.
관광객이 시장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먹을 것이 있는가.
살 것이 있는가.
쉴 곳이 있는가.
사진을 찍거나 경험할 것이 있는가.
주차하기 편한가.
관광지에서 이동하기 쉬운가.
영업시간이 여행시간과 맞는가.
알리지 못한 것이 문제인지, 가야 할 이유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지 구분해야 한다.
홍보는 존재하는 가치를 알려주는 수단이다.
가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상권을 관광객의 ‘다음 장면’으로 만들어라
관광객이 관광지를 보고 나왔다.
점심시간이다.
그때 상권이 다음 장면이 될 수 있다.
관광을 마쳤다.
기념품이나 농산물을 사고 싶다.
시장이 다음 장면이 될 수 있다.
오후 체험이 끝났다.
잠시 쉬고 싶다.
카페거리가 다음 장면이 될 수 있다.
저녁까지 시간이 남았다.
산책과 식사를 하고 싶다.
시가지가 다음 장면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관광과 상업을 따로 존재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상권은 관광의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 하루의 다음 장면이 되어야 한다.
시장을 ‘사는 곳’에서 ‘경험하는 곳’으로
전통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다.
그 기능은 중요하다.
하지만 관광객에게 시장은 조금 다른 공간이 될 수 있다.
지역음식을 먹는다.
농산물을 본다.
지역사람을 만난다.
지역의 생활방식을 본다.
골목을 걷는다.
사진을 찍는다.
작은 상품을 산다.
그 지역의 일상을 경험한다.
시장에는 관광시설이 갖기 어려운 장점이 있다.
실제 지역생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관광객에게 시장은 상품을 사는 곳인 동시에 지역의 일상을 만나는 곳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을 관광객만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
주민이 이용하기 불편해지는 순간 시장 본래의 생명력이 약해질 수 있다.
좋은 시장관광은 주민의 생활시장과 관광객의 경험공간이 공존하는 것이다.
관광객에게 시장을 맞출 것인가, 시장에 관광객을 맞출 것인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
시장은 지역의 생활공간이므로 주민의 필요가 우선돼야 한다.
동시에 관광객이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개선할 수 있다.
가격을 알아보기 쉽도록 한다.
영업시간을 안내한다.
결제수단을 편리하게 한다.
화장실과 휴식공간을 정비한다.
작은 포장상품을 만든다.
배송서비스를 연결한다.
주차와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지역상품을 쉽게 찾게 한다.
관광객에게 특별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온 사람도 불편하지 않게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이런 개선은 주민에게도 편리할 수 있다.
관광객의 소비에는 ‘무게’도 있다
지역농산물을 사고 싶어도 여행 초반이라면 망설일 수 있다.
무겁다.
차 안에 오래 둬야 한다.
상할 수 있다.
들고 다니기 어렵다.
그래서 판매장 위치와 여행순서도 중요하다.
여행 후반에 구매하도록 동선을 설계하거나,
숙소로 배송하거나,
집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게 하거나,
온라인 재구매로 연결할 수 있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관광객이 가장 편하게 살 수 있는 순간까지 설계해야 한다.
상업동선은 단순한 위치가 아니라 구매의 타이밍까지 포함한다.
점심시간은 경제동선의 중요한 갈림길이다
오전에 관광객이 관광지를 방문했다.
정오가 된다.
이때 어디로 가는가.
이 선택은 중요하다.
지역 안에서 식사하면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연결된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관광객의 소비도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점심시간 전후의 동선을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
오전 관광지에서 지역 식당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식당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는가.
주차가 가능한가.
대기시간은 어떤가.
여러 취향과 가격대의 선택지가 있는가.
점심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관광동선이 지역상권으로 갈라지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저녁도 마찬가지다.
축제경제를 시가지경제로 연결한다
대형축제에는 짧은 기간 많은 사람이 집중된다.
지역경제에는 큰 기회다.
그러나 축제장 안에서 모든 소비가 끝난다면 효과가 특정 공간에 집중될 수 있다.
축제 방문객에게 시가지를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축제장과 시장을 연결한다.
식당정보를 제공한다.
지역상품을 연결한다.
저녁 콘텐츠를 만든다.
숙박과 연계한다.
다른 관광지를 추천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축제장 밖으로 억지로 보내는 것이 아니다.
축제에서 시작된 좋은 경험이 지역의 다음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축제의 성공을 지역경제의 성공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스포츠경제를 상권으로 연결한다
스포츠대회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과 시간표가 다르다.
경기시간이 정해져 있다.
연습시간이 있다.
대기시간이 있다.
동반가족에게는 별도의 자유시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참가자에게 일반 관광객과 똑같은 코스를 제안해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경기 전 1시간.
경기 후 3시간.
동반가족의 4시간.
대회 종료 후 저녁.
이런 시간을 따로 봐야 한다.
스포츠 참가자의 빈 시간을 지역상권의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지역음식.
카페.
시장.
가족체험.
관광.
숙박.
이것들이 경기시간표와 연결될 때 스포츠는 지역경제의 수요 플랫폼이 된다.
숙박과 상권도 연결해야 한다
숙박시설이 시가지와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관광객은 체크인한다.
숙소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다음 날 떠난다.
지역상권과 거의 만나지 않는다.
이런 구조라면 숙박객이 늘어도 주변경제에 돌아가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숙박객에게 지역의 저녁을 안내한다.
아침식사를 연결한다.
산책코스를 제공한다.
지역상품을 소개한다.
주변 상권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숙소가 지역의 정보를 제공한다.
숙박시설을 지역상권의 입구로 만들 수 있다.
숙소는 관광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관광 환승’이 필요하다
대중교통에서 환승은 한 노선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지역관광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다.
한 관광지에서 다른 관광지로.
축제장에서 시장으로.
경기장에서 식당으로.
숙소에서 아침상권으로.
자연관광에서 시가지로.
이 책에서는 이런 전환을 이해하기 쉽게 ‘관광 환승’이라고 부른다.
정식 관광학 용어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화천형 공간경제를 설명하기 위한 정책적 표현이다.
관광 환승은 한 장소의 방문객을 지역의 다음 장소와 다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다.
환승이 잘되면 한 번의 방문이 여러 장소의 기회가 된다.
환승이 끊기면 관광객은 한 점만 방문하고 떠난다.
이 개념은 제5부에서 다시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다.
관광 환승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 가운데 몇 퍼센트가 시가지로 이동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축제 방문객 가운데 몇 퍼센트가 시장을 이용했는가.
스포츠 참가자 가운데 몇 퍼센트가 지역에서 식사했는가.
숙박객 가운데 몇 퍼센트가 다음 날 다른 관광지를 방문했는가.
이 책에서는 이런 전환의 정도를 정책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관광 환승률’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역시 기존의 표준 관광통계 지표를 그대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화천형 정책관리를 위한 개념이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다.
한 곳에 온 사람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다음’으로 움직였는지를 측정하자는 것이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만나는 ‘교차점’을 찾아라
모든 길에 상점을 만들 수는 없다.
모든 관광지 안에 시장을 만들 수도 없다.
따라서 두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주차장 주변.
관광지 출입구.
환승지점.
식사시간에 도달하는 장소.
숙박시설 주변.
축제장과 시가지 사이.
관광객이 쉬는 곳.
여러 관광코스가 겹치는 곳.
이런 곳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교차점이 될 수 있다.
상권의 위치를 행정지도만으로 보지 말고 관광객의 시간지도 위에서 다시 봐야 한다.
좋은 연결은 기존 상권을 살리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상업시설을 계속 만드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다.
기존 시장.
기존 음식점.
기존 카페.
기존 농산물 판매장.
기존 골목.
기존 숙박업체.
이곳으로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면 기존 지역경제의 기회를 먼저 넓힐 수 있다.
새 시설은 필요할 때 만들면 된다.
그러나 먼저 물어야 한다.
이미 있는 지역상권을 관광객과 충분히 연결했는가.
이 질문 없이 새로운 상업시설부터 만들면 기존 상권과 고객을 나누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좋아야 한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을 겹치는 과정에서 주민의 일상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 때문에 교통이 마비된다.
주민이 시장을 이용하기 어려워진다.
소음이 심해진다.
주차공간을 모두 관광객이 차지한다.
임대료가 지나치게 오른다.
주민이 이용하던 가게가 관광객만을 위한 업종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관광경제의 외형은 커져도 주민의 삶은 나빠질 수 있다.
관광객에게 좋은 길이 주민에게 나쁜 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광경제의 최종 목적은 주민의 삶이기 때문이다.
상권 연결의 성과는 매출만으로 보지 않는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잘 연결됐는지 평가하려면 여러 지표를 함께 볼 수 있다.
관광객의 상권 방문 비율.
시장 이용률.
지역 내 식사 비율.
관광객의 평균 소비액.
시간대별 소비.
지역상품 구매율.
숙박객의 시가지 방문.
관광지 간 이동.
재방문.
그리고 지역사업자의 매출 변화.
하지만 숫자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주민은 불편해지지 않았는가.
지역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았는가.
관광객 만족도는 유지되는가.
좋은 관광상권은 매출과 만족, 주민의 삶이 함께 좋아지는 상권이다.
제17장의 결론
관광객이 걷는 길과 주민이 먹고사는 길을 만나게 한다
관광객이 많다고 상권이 자동으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어디로 움직이는가가 중요하다.
관광지와 시장이 떨어져 있다면 연결해야 한다.
축제와 시가지가 분리돼 있다면 연결해야 한다.
스포츠경기와 지역상권이 분리돼 있다면 연결해야 한다.
숙박과 저녁·아침경제가 분리돼 있다면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관광객을 억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갈 이유를 만들고,
가기 쉽게 만들고,
그곳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겹치는 순간 관광객의 발걸음은 주민의 경제적 기회가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관광객이 상권에 왔다.
이제 무엇을 팔 것인가.
음식만 팔 것인가.
농산물을 팔 것인가.
체험을 팔 것인가.
기념품을 팔 것인가.
서비스를 팔 것인가.
아니면 화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더 높은 가치를 팔 것인가.
관광객을 상점 앞까지 데려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앞에서 관광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소비하게 할 것인가.
그것이 다음 장의 질문이다.
제18장 무엇을 소비하게 할 것인가
관광객이 왔다.
오래 머물렀다.
시가지와 시장에도 들어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하면 될까.
물건을 많이 진열하면 될까.
가게를 늘리면 될까.
판매장을 만들면 될까.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한다.
관광객은 화천에서 무엇에 돈을 쓰고 싶어 하는가.
지역이 팔고 싶은 것과 관광객이 사고 싶은 것이 같아야 소비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 소비가 지역의 농업과 음식업, 상업과 서비스업, 기업과 주민의 소득으로 이어질 때 관광은 비로소 지역경제와 깊게 연결된다.
소비는 지출이 아니라 가치의 교환이다
관광객이 1만원을 지불한다.
지역은 1만원을 얻는다.
하지만 관광객은 무엇을 얻었는가.
맛있는 음식.
즐거운 체험.
편안한 휴식.
좋은 상품.
시간을 절약해주는 서비스.
기억에 남는 경험.
누군가에게 줄 선물.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
소비는 한쪽이 돈을 내고 다른 쪽이 돈을 받는 행위만이 아니다.
소비는 돈과 가치의 교환이다.
따라서 관광객의 지출을 늘리고 싶다면 가격부터 올릴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여야 한다.
관광객의 지갑보다 욕구를 먼저 보자
지역경제에서는 관광객을 ‘돈을 쓰는 사람’으로만 바라보기 쉽다.
그러나 관광객에게도 필요와 욕구가 있다.
배가 고프다.
목이 마르다.
쉬고 싶다.
아이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고 싶다.
사진을 남기고 싶다.
지역다운 음식을 먹고 싶다.
여행을 기념할 것을 사고 싶다.
가족에게 선물을 가져가고 싶다.
집에 돌아가서도 다시 먹고 싶은 상품이 있다.
이 욕구와 지역의 상품·서비스가 만날 때 소비가 일어난다.
지갑을 열려고 하지 말고, 지갑을 열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은 여섯 가지를 소비한다
앞에서 관광의 여섯 요소를 이야기했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찍을거리.
살거리.
머물거리.
이 여섯 가지는 관광콘텐츠인 동시에 소비구조로도 볼 수 있다.
볼거리는 직접 유료일 수도 있고 무료일 수도 있다.
먹거리는 음식소비가 된다.
놀거리는 체험과 서비스 소비가 된다.
찍을거리는 기억과 홍보의 가치를 만든다.
살거리는 상품소비와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머물거리는 숙박과 저녁·아침 소비를 만든다.
따라서 좋은 관광경제는 특정 상품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형태의 소비기회를 연결한다.
가장 먼저 팔아야 할 것은 음식일 수 있다
여행에서 식사는 거의 피할 수 없는 소비다.
사람은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음식은 지역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좋은 지역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지 않는다.
농업을 만난다.
계절을 만난다.
지역사람의 생활을 만난다.
이야기를 만난다.
그래서 음식은 관광과 지역산업을 연결하는 강력한 접점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은 한 끼를 먹지만, 좋은 지역음식은 그 한 끼에 지역을 담는다.
다만 ‘지역음식’이라는 이름만 붙인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맛.
위생.
가격.
서비스.
접근성.
대기시간.
메뉴의 이해도.
이 기본적인 품질이 먼저다.
지역농산물을 ‘원물’로만 팔지 말자
관광객에게 농산물을 파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원물을 판매하는 것이다.
좋은 토마토.
좋은 쌀.
좋은 채소.
좋은 과일.
원물 판매는 중요하다.
그러나 원물은 부피가 크고 무거울 수 있다.
보관이 어렵기도 하다.
계절의 제약도 있다.
그리고 가격경쟁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같은 농산물이
음식이 되고,
가공품이 되고,
디저트가 되고,
체험이 되고,
선물이 되고,
브랜드가 되면
다른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농산물의 가치는 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탁과 체험, 상품과 브랜드에서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이것이 뒤에서 다룰 부가가치의 핵심이다.
상품이 아니라 ‘화천을 가져가게’ 하자
관광객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무엇을 가지고 갈까.
지역농산물.
가공식품.
기념품.
사진.
추억.
이야기.
좋은 지역상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 여행의 기억을 집으로 가져가는 매개가 된다.
상품을 보는 순간 여행을 떠올린다.
가족에게 여행 이야기를 한다.
다 먹고 나서 다시 사고 싶어진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한다.
그 순간 관광은 여행지 밖에서도 이어진다.
좋은 지역상품은 관광객의 가방 속에 들어가는 작은 화천이다.
기념품은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흔히 지역기념품을 만들 때 지역명이나 캐릭터를 붙인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실제로 사고 싶은지는 별개의 문제다.
예쁜가.
쓸모가 있는가.
먹고 싶은가.
선물하기 좋은가.
가격이 적절한가.
가지고 다니기 편한가.
화천다운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살 수 없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지역명이 적혀 있다고 지역상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가치가 담겨 있어야 지역상품이 된다.
경험도 팔 수 있다
관광소비를 물건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경험에도 돈을 지불한다.
배운다.
만든다.
걷는다.
탄다.
낚는다.
요리한다.
관찰한다.
이야기를 듣는다.
스포츠를 즐긴다.
농촌생활을 체험한다.
자연 속에서 쉰다.
특히 경험상품은 지역의 사람과 기술, 자연과 이야기를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이 가진 것을 구경하게 하는 것에서 지역이 가진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
관광객이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바뀌면 지역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도 중요한 지역상품이다
관광경제에서 상품은 눈에 보이는 물건만이 아니다.
안내.
해설.
교통.
짐 보관.
배송.
예약.
사진.
교육.
레저.
장비대여.
아이 돌봄과 가족편의.
이런 서비스도 관광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사람의 능력과 연결된다.
좋은 해설사.
좋은 강사.
좋은 가이드.
좋은 조리사.
좋은 체험운영자.
좋은 숙박운영자.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는 시설만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에서도 만들어진다.
이 문제는 뒤에서 인적자본을 다룰 때 다시 살펴볼 것이다.
편리함에도 사람은 돈을 지불한다
좋은 상품이 있다고 하자.
하지만 직접 가지러 가야 한다.
예약이 복잡하다.
배송이 안 된다.
정보를 찾기 어렵다.
관광객은 포기할 수 있다.
반대로 예약이 쉽다.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집으로 배송된다.
짐을 맡길 수 있다.
동선이 연결된다.
설명이 명확하다.
관광객의 시간과 수고를 줄여준다.
편리함도 가치다.
좋은 지역상품에 좋은 서비스가 붙으면 상품의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과 물류, 예약과 결제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기반이다.
‘싸게’가 아니라 ‘아깝지 않게’
작은 지역은 가격을 낮춰야 관광객이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무료.
할인.
반값.
쿠폰.
이런 정책은 방문을 촉진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을 할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가격을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지나친 가격경쟁은 지역사업자의 수익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가격을 내고도 아깝지 않은가.”
맛있다.
특별하다.
편리하다.
기억에 남는다.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어렵다.
다시 사고 싶다.
그렇다면 가격 이상의 가치가 생긴다.
싼 관광보다 아깝지 않은 관광을 만들어야 한다.
‘화천에서만’이 가격을 만든다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상품은 가격비교가 쉽다.
그러나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비교가 어려워진다.
화천의 자연.
화천의 계절.
화천의 농산물.
화천의 역사.
화천의 평화와 접경성.
화천의 스포츠.
화천의 겨울.
화천의 고요함.
이런 자원이 음식과 체험, 상품과 서비스에 녹아들면 차별성이 생긴다.
도시에 있는 것을 화천에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도시에 없는 것을 화천에서 더 화천답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지역의 부가가치는 바로 이 차이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화천다움’을 억지로 만들지 말자
지역성을 강조한다고 모든 상품에 억지로 지역의 이름과 이야기를 붙여서는 안 된다.
근거 없는 전통.
만들어진 역사.
과장된 원조.
실제로 지역과 관계없는 상품.
이런 방식은 오히려 신뢰를 잃게 한다.
화천다움은 포장문구가 아니다.
실제 재료.
실제 사람.
실제 자연.
실제 역사.
실제 생활.
실제 경험에서 나와야 한다.
지역성은 만들어 붙이는 장식이 아니라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진짜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다.
모든 관광객에게 같은 것을 팔 필요는 없다
가족여행객과 스포츠 참가자는 원하는 것이 다르다.
중장년 관광객과 젊은 연인도 다르다.
당일여행객과 숙박객도 다르다.
자연휴식을 원하는 사람과 체험을 원하는 사람도 다르다.
따라서 상품도 달라져야 한다.
아이와 함께 먹기 좋은 음식.
스포츠 참가자에게 필요한 빠른 식사와 회복서비스.
중장년층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젊은 층이 사진과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경험.
숙박객을 위한 저녁과 아침상품.
같은 화천이라도 고객에 따라 다른 가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뒤에서 다룰 목표시장 전략의 출발점이다.
객단가를 올린다는 말의 진짜 뜻
지역경제에서는 관광객의 평균 소비액, 즉 객단가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이해하면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것은 아니다.
객단가를 높이는 가장 건강한 방법은 관광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좋은 식사.
좋은 체험.
좋은 상품.
좋은 서비스.
좋은 숙박.
그리고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관광객이 만족하며 여러 경험을 선택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액이 늘어날 수 있다.
객단가의 핵심은 가격인상이 아니라 가치의 확장이다.
소비의 양보다 소비의 질을 보자
관광객이 10만원을 썼다.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무엇에 썼는지도 봐야 한다.
지역농산물인가.
지역업체의 서비스인가.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인가.
지역 밖에서 공급된 상품인가.
지역 안에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가 만들어졌는가.
이 질문이 중요하다.
관광객의 지출액이 같아도 지역경제에 남는 몫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썼는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소비했고 그 돈이 지역의 누구에게 돌아갔는가이다.
이제 소비경제는 지역귀속의 문제로 넘어간다.
관광객의 소비를 여행 이후까지 이어갈 수 있다
여행 중 구매는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상품이 좋다면 관계는 계속될 수 있다.
집에서 먹어본다.
다시 주문한다.
선물한다.
다른 사람이 주문한다.
다음 계절에 또 산다.
다시 화천을 찾는다.
관광객은 일회성 방문객에서 장기고객으로 바뀔 수 있다.
여행지에서의 첫 구매는 지역과의 마지막 거래가 아니라 첫 거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상품에는 여행 이후의 구매경로가 필요하다.
온라인 주문.
배송.
고객정보의 적법한 활용.
브랜드.
재구매 안내.
계절상품.
관광은 지역상품의 거대한 시식장과 쇼룸이 될 수 있다.
제18장의 결론
관광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화천의 가치를 판다
관광객의 지갑을 여는 것이 관광경제의 목적은 아니다.
좋은 가치를 만들고,
관광객이 그 가치를 기꺼이 선택하게 하며,
그 선택이 지역의 농가와 식당, 상점과 기업, 주민의 소득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물어야 한다.
무엇을 먹게 할 것인가.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
무엇을 사가게 할 것인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다시 사고 싶게 할 것인가.
그 답에는 반드시 하나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왜 이것을 굳이 화천에서 소비해야 하는가.
그 이유가 강할수록 지역의 차별성은 커진다.
차별성이 커지면 가격만으로 경쟁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커진다.
관광객이 원하는 것은 가장 싼 상품만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도 아깝지 않은 가치다.
좋은 지역경제는 가격표를 높이기 전에 가치표를 높인다.
그리고 이제 더 중요한 질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1만원을 썼다.
그 1만원은 모두 화천의 소득이 되었을까.
식재료는 어디에서 왔는가.
상품은 어디에서 생산됐는가.
사업체의 소유는 어디에 있는가.
이익은 어디로 가는가.
지역 안에서 다시 얼마나 사용되는가.
관광객이 돈을 많이 쓰는 것과 그 돈이 화천에 많이 남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관광객이 쓴 1만원 가운데 실제 화천에는 얼마가 남는가.
제19장 관광객이 쓴 1만원, 화천에는 얼마가 남는가
관광객이 화천의 한 식당에서 1만원을 썼다.
그렇다면 화천경제에는 1만원이 생긴 것일까.
매출만 보면 그렇다.
식당의 매출은 1만원 늘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식재료는 어디에서 왔는가.
음료는 어디에서 생산됐는가.
식당에서 사용하는 각종 소모품은 어디에서 구입했는가.
직원은 지역주민인가.
임대료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사업에서 생긴 이익은 어디에 남는가.
그리고 그 소득은 다시 어디에서 사용되는가.
이 질문을 시작하면 관광객이 쓴 1만원과 지역에 남는 1만원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관광객이 쓴 돈과 지역에 남은 돈은 같은 것이 아니다.
지역경제를 깊게 보려면 매출액 다음을 봐야 한다.
1만원의 여행을 따라가 보자
관광객이 식당에서 1만원을 결제했다.
그 돈은 여러 곳으로 나뉜다.
식재료 구입비.
인건비.
임대료.
전기와 수도 같은 비용.
소모품비.
각종 서비스 비용.
세금과 부담금.
사업자의 이익.
이 가운데 일부는 화천 안의 사람과 기업에 돌아갈 수 있다.
일부는 지역 밖으로 나간다.
예를 들어 지역농가의 농산물을 사용했다면 그 몫은 지역농가의 매출이 된다.
지역주민을 고용했다면 임금 일부는 지역주민의 소득이 된다.
지역업체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했다면 다시 지역기업의 매출이 된다.
반대로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는 식재료와 물품을 외부에서 구입한다면 그 비용은 지역 밖 공급자에게 지급된다.
관광객의 1만원은 결제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지역경제가 봐야 하는 것은 바로 그 흐름이다.
매출과 지역소득을 구분해야 한다
지역축제에서 100억원이 소비됐다고 하자.
그 숫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100억원 모두가 지역주민의 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품 원가가 있다.
외부구매가 있다.
외부업체에 지급되는 비용이 있다.
각종 중간투입이 있다.
따라서 ‘매출’과 ‘지역에 남는 소득’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매출은 돈이 지나간 규모를 보여주고, 지역귀속은 그 가운데 지역에 남은 가치를 보여준다.
지역경제가 깊어지려면 매출 규모뿐 아니라 지역에 남는 몫도 커져야 한다.
‘지역귀속’이라는 질문
이 책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온 소비와 소득 가운데 지역의 주민·기업·노동·자산 등에 돌아가는 정도를 이해하기 쉽게 ‘지역귀속’이라는 관점으로 본다.
예를 들어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주민의 임금이 되고,
지역농가의 매출이 되고,
지역기업의 이익이 되고,
지역상가의 임대소득이 되고,
지역사업자의 재투자로 이어진다면
지역귀속의 정도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관광객은 많이 오지만 소비의 상당 부분이 외부상품과 외부사업자, 외부공급망으로 빠르게 흘러간다면 지역에 남는 몫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얼마를 벌었는가에서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로.
‘지역귀속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정책적 사고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지역귀속률 = 외부에서 유입된 지출 가운데 지역의 소득·부가가치·사업기회로 연결되는 정도
이 책에서 말하는 ‘지역귀속률’은 하나의 단일한 공식이나 이미 확립된 표준 통계지표를 그대로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다.
지역경제 정책을 이해하기 위한 화천형 정책개념이다.
실제 분석에서는 임금, 영업잉여, 지역조달, 지역 부가가치 등 무엇을 포함하는지 범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핵심은 숫자 하나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외부에서 들어온 돈이 지역의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얼마나 남았는지를 계속 묻자는 것이다.
지역 밖으로 나가는 돈 — 경제적 누출
관광객이 쓴 돈 가운데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을 지역경제 분석에서는 흔히 누출(leakage)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는 식재료를 외부에서 산다.
외부기업의 상품을 판매한다.
외부서비스를 이용한다.
지역 밖에 있는 본사나 소유자에게 이익 일부가 돌아간다.
필요한 장비를 외부에서 구입한다.
이런 과정에서 돈의 일부가 지역 밖으로 이동한다.
이것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구분이 필요하다.
누출이 존재하는 것과 누출이 나쁜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모든 것을 화천에서 만들 수는 없다
작은 지역이 필요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자동차.
첨단장비.
특정 식재료.
의약품.
전문서비스.
다양한 공산품.
더 좋은 품질과 가격으로 외부에서 공급받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외부와 거래하지 않는 경제는 강한 경제가 아니다.
오히려 선택과 경쟁, 전문화를 잃을 수 있다.
지역순환경제는 지역 밖으로 돈이 한 푼도 나가지 않는 경제를 뜻하지 않는다.
화천은 열린 경제여야 한다.
밖에서 사고,
밖에 팔고,
밖에서 사람과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이고,
화천의 상품과 서비스를 외부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필요한 누출과 줄일 수 있는 누출을 구분하자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필요한 외부구매와 지역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데도 연결되지 않아 발생하는 누출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좋은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관광식당에서는 대부분 외부농산물을 사용한다.
왜 그런가.
가격 때문인가.
품질 때문인가.
물량이 일정하지 않은가.
규격이 맞지 않는가.
배송체계가 없는가.
계약이 어려운가.
식당이 지역농산물의 존재를 모르는가.
농가도 식당의 수요를 모르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지역농산물을 사용하십시오.”
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지역조달은 애향심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공급망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농산물을 쓰려면 공급체계가 먼저다
식당은 매일 영업한다.
필요한 물량이 제때 들어와야 한다.
품질이 일정해야 한다.
가격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주문이 편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농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식당이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한다.
소량 주문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한다.
배송비 문제도 있다.
계절별 공급 문제도 있다.
따라서 지역농산물과 관광음식을 연결하려면 단순한 캠페인보다 공급망의 설계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과 지역에서 실제 사용하는 것 사이에는 유통과 연결이라는 다리가 필요하다.
‘지역산’보다 ‘지역가치’를 보자
지역귀속을 높인다고 모든 원재료가 반드시 지역산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화천에서 생산할 수 없는 재료도 있다.
외부재료를 사용하더라도 화천에서 가공한다.
화천의 사람이 조리한다.
화천의 기술과 이야기를 더한다.
화천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천기업이 브랜드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가 지역에 만들어질 수 있다.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원산지만이 아니라 어디에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졌는가이다.
이것이 지역귀속을 단순한 ‘지역산 사용 운동’보다 넓게 봐야 하는 이유다.
지역기업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
관광객이 어떤 체험에 5만원을 지불했다.
체험을 지역주민이 운영한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지역업체에서 물품을 구입한다.
이익의 일부를 시설 개선과 새로운 상품 개발에 다시 투자한다.
그렇다면 관광객의 소비는 지역 안에서 여러 경제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경제에는 단순히 관광객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외부수요를 지역소득으로 바꿀 지역기업이 필요하다.
관광객은 수요를 가져온다.
기업은 그 수요를 상품과 서비스로 받아낸다.
지역의 사람이 그 과정에서 일하고 배우고 성장한다.
관광객이 아무리 많아도 그 수요를 받아낼 지역기업이 부족하면 지역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도 제한될 수 있다.
소유의 문제도 봐야 한다
사업체가 지역에 있다고 해서 모든 가치가 지역에 남는 것도 아니다.
누가 소유하는가.
이익은 어디로 가는가.
토지는 누구의 것인가.
건물은 누구의 것인가.
브랜드는 누구의 것인가.
데이터와 고객관계는 누구에게 축적되는가.
이런 문제도 장기적으로 중요하다.
그렇다고 외부기업을 배척하자는 뜻은 아니다.
외부자본과 기업은 새로운 시장과 기술, 일자리와 투자를 가져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투자가 들어왔을 때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다.
외부자본을 막는 것이 아니라 외부자본이 지역가치를 함께 만들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 문제는 뒤에서 소유와 자산을 다룰 때 본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관광객이 쓴 돈의 ‘두 번째 행선지’
관광객이 식당에서 돈을 썼다.
첫 번째 행선지는 식당이다.
하지만 지역순환경제에서는 그다음이 중요하다.
식당은 그 돈을 어디에 쓰는가.
지역농가에서 식재료를 산다.
지역업체에 수리를 맡긴다.
지역주민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지역의 세탁업체를 이용한다.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한다.
그러면 관광객의 돈은 지역 안에서 다시 움직인다.
반대로 대부분을 외부에서 구입하면 돈은 비교적 빨리 지역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지역경제의 깊이는 돈의 첫 번째 행선지만이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행선지에서 결정된다.
이것이 다음에 다룰 지역순환과 지역승수의 출발점이다.
지역귀속을 높이는 방법은 ‘연결’을 늘리는 것이다
지역귀속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행정이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역 안의 경제주체를 연결하는 것이다.
농가와 식당.
농가와 가공업체.
숙박업체와 체험업체.
관광지와 시장.
스포츠대회와 음식점.
축제와 지역상품.
기업과 지역인재.
이 연결이 늘어나면 외부에서 들어온 수요가 지역의 여러 사업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순환경제는 돈을 붙잡아두는 경제가 아니라 지역 안의 거래와 협력 가능성을 키우는 경제다.
지역귀속을 높이기 위해 품질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지역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에게 낮은 품질을 감수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지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더 비싸고 불편한 거래를 무조건 강요하는 것도 지속되기 어렵다.
지역기업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품질.
가격.
안정적인 공급.
서비스.
신뢰.
혁신.
이것이 있어야 지역조달이 지속된다.
지역귀속의 가장 강한 기반은 의무가 아니라 경쟁력이다.
지역경제 정책의 역할은 지역기업이 그 경쟁력을 갖도록 돕는 데 있다.
누출을 줄이는 것보다 부가가치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지역경제가 누출을 줄이는 데만 집중하면 방어적인 경제가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외부에서 3천원짜리 원재료를 들여와
화천의 기술과 사람, 서비스와 브랜드를 결합해
1만원짜리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지역 부가가치가 생긴다.
따라서 질문은
“외부에서 얼마나 샀는가.”
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화천에서 얼마나 새로운 가치를 더했는가.”
를 함께 물어야 한다.
지역경제의 힘은 누출을 완전히 막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관광객의 1만원을 세 가지로 보자
관광객이 쓴 1만원을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세 단계로 볼 수 있다.
첫째, 유입
외부의 구매력 1만원이 화천으로 들어왔다.
둘째, 귀속
그 가운데 얼마가 화천의 임금, 이익, 사업기회와 부가가치로 연결됐는가.
셋째, 순환
그 소득 가운데 얼마가 다시 화천의 다른 사람과 기업에게 지출됐는가.
이 세 단계는 서로 다르다.
유입됐다고 모두 귀속되는 것은 아니고, 귀속됐다고 모두 지역 안에서 다시 순환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역경제를 제대로 보려면 세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1만원 실험’을 해볼 수 있다
지역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실제 소비 한 건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축제장에서 쓴 1만원.
식당에서 쓴 1만원.
숙박비 10만원.
체험비 3만원.
농산물 구매비 5만원.
그 돈 가운데
얼마가 지역의 인건비가 됐는가.
얼마가 지역원료 구입에 쓰였는가.
얼마가 지역기업의 이익이 됐는가.
얼마가 외부구매로 나갔는가.
그리고 지역에 남은 돈은 다시 어디에서 사용됐는가.
정밀한 경제효과 분석은 전문적인 자료와 방법이 필요하지만, 이런 질문만으로도 사업의 구조를 보는 눈은 달라진다.
모든 지역사업에 물어보자. “이 돈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가.”
제19장의 결론
많이 들어오는 것만큼 많이 남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은 중요하다.
오래 머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이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그 소비 가운데 실제 화천에 얼마가 남았는가.
지역주민의 임금이 되었는가.
지역농가의 매출이 되었는가.
지역기업의 이익이 되었는가.
지역에서 새로운 부가가치가 만들어졌는가.
다시 지역기업의 투자로 이어졌는가.
그렇다고 외부구매를 모두 막자는 것은 아니다.
화천은 열린 경제여야 한다.
필요한 것은 밖에서 사고,
잘하는 것은 밖에 팔아야 한다.
외부기업과도 협력해야 한다.
새로운 자본과 기술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지역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가치가 연결 부족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 그 빈틈은 찾아야 한다.
막아야 할 것은 외부와의 거래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만들 수 있었던 가치의 불필요한 상실이다.
그래서 지역귀속과 누출은 함께 봐야 한다.
어디까지 지역에서 만들 것인가.
무엇은 밖에서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인가.
어떤 누출은 필요한가.
어떤 누출은 지역기업과 공급망을 키우면 줄일 수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화천은 외부와 활발하게 거래하면서도 어떻게 더 많은 가치를 지역에 남길 것인가.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20장 지역귀속과 누출을 함께 본다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주장이 나오기 쉽다.
“지역에서 번 돈은 지역에서 써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지역에서 소비가 반복되면 지역사업자에게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적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화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화천에서 생산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작은 지역일수록 외부와의 거래가 중요하다.
밖에서 필요한 것을 사고,
화천이 잘하는 것은 밖에 팔고,
외부의 기술을 받아들이고,
외부의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더 넓은 시장과 연결돼야 한다.
따라서 지역순환경제의 목표는 돈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다.
지역귀속과 누출을 함께 보는 것이다.
작은 지역은 원래 열린 경제다
화천의 인구와 시장은 크지 않다.
모든 산업을 자체적으로 갖출 수도 없다.
의료장비.
자동차.
전자제품.
산업기계.
전문서비스.
각종 공산품.
이런 것까지 모두 지역에서 만들겠다고 한다면 비용은 커지고 선택은 줄어들 수 있다.
지역경제는 자급자족경제가 아니다.
외부와 끊임없이 교환하는 경제다.
지역의 경계를 닫는 것이 지역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 연결되면서도 지역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개방형 지역순환경제의 출발점이다.
누출은 왜 생기는가
외부에서 들어온 돈은 여러 이유로 지역 밖으로 나간다.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는 상품을 구입한다.
원재료를 외부에서 가져온다.
전문서비스를 외부업체에 맡긴다.
장비를 구입한다.
외부기업에 비용을 지급한다.
지역 밖 소유자에게 이익이나 임대료 일부가 돌아간다.
주민이 다른 지역에서 소비한다.
이 모든 흐름을 똑같이 나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일부는 경제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거래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화천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가치까지 아무 이유 없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가.
이것을 찾아야 한다.
필요한 누출과 줄일 수 있는 누출
누출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필요한 누출이다.
지역에서 생산하기 어렵거나 외부에서 구매하는 것이 품질과 비용 면에서 합리적인 경우다.
둘째는 줄일 수 있는 누출이다.
지역에 공급할 능력이 있거나 키울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보 부족, 연결 부족, 품질 문제, 유통 문제 등으로 외부구매에 의존하는 경우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모든 누출을 막을 필요는 없지만 줄일 수 있는 누출을 방치할 필요도 없다.
지역경제 정책은 그 경계를 찾아야 한다.
누출의 원인을 ‘애향심 부족’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지역 식당이 외부농산물을 사용한다고 하자.
“지역농산물을 써야지.”
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식당의 사정을 들어봐야 한다.
필요한 양을 매일 공급받을 수 있는가.
가격은 경쟁력이 있는가.
규격이 일정한가.
주문은 편한가.
배송이 가능한가.
세금계산서와 정산은 편리한가.
갑자기 물량이 필요할 때 대응할 수 있는가.
이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식당의 선택을 애향심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지역조달의 실패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지역순환경제는 도덕적 호소보다 거래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지역조달은 ‘좋은 뜻’이 아니라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지역농산물이 품질이 좋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배송도 안정적이다.
주문도 쉽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대응한다.
그렇다면 지역 식당이 굳이 먼 곳에서 구매할 이유가 줄어든다.
지역기업도 마찬가지다.
품질.
가격.
납기.
서비스.
신뢰.
이 조건을 갖추면 지역거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가장 지속가능한 지역조달은 지역이어서 사주는 거래가 아니라 지역업체가 잘해서 선택받는 거래다.
행정의 역할은 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다.
지역 안에 ‘없는 기업’을 찾아보자
누출은 지역산업의 빈칸을 보여주기도 한다.
관광객은 많은데 지역기념품 업체가 없다.
체험수요는 있는데 전문운영업체가 부족하다.
농산물은 많은데 가공업체가 없다.
숙박시설은 있는데 세탁이나 관리서비스가 외부에 의존한다.
행사는 많은데 관련 전문기업이 지역에 없다.
이런 경우 외부지출은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시장신호일 수 있다.
돈이 계속 밖으로 나가는 곳에는 지역의 새로운 사업기회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다만 외부지출이 있다고 무조건 지역기업을 만들 필요는 없다.
시장규모가 충분한지,
사업성이 있는지,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누출지도는 창업지도가 될 수 있다
화천에서 매년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외부에서 많이 구매하는지 살펴본다고 하자.
식재료.
가공.
물류.
디자인.
관광서비스.
시설관리.
세탁.
콘텐츠 제작.
각종 전문서비스.
그 가운데 지역에서 경쟁력 있게 공급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누출지도는 지역의 창업지도가 될 수 있다.
외부로 나가는 돈을 억지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요가 확인된 분야에 지역기업이 들어갈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산업정책과 지역순환경제가 만나는 지점이다.
외부기업도 지역귀속을 높일 수 있다
지역귀속을 이야기하면 지역기업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외부기업도 지역가치를 크게 만들 수 있다.
화천에 투자한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지역업체와 거래한다.
지역농산물을 구매한다.
기술을 이전한다.
인력을 교육한다.
지역에 시설과 자산을 남긴다.
세금을 낸다.
지역기업과 새로운 공급망을 만든다.
그렇다면 외부기업의 투자는 지역귀속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질문은
“지역기업인가, 외부기업인가.”
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 기업의 활동이 화천에 어떤 가치와 역량을 남기는가.”
를 함께 물어야 한다.
외부자본을 배척할 필요도, 무조건 환영할 필요도 없다
외부투자는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자본.
기술.
시장.
고용.
브랜드.
네트워크.
그러나 투자 규모만 보고 성공이라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지역에서 얼마나 고용하는가.
어떤 임금을 지급하는가.
지역기업과 얼마나 거래하는가.
지역에 기술과 인력이 축적되는가.
환경과 주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사업이 끝난 뒤 무엇이 남는가.
이 질문이 필요하다.
좋은 외부투자는 돈만 들어오는 투자가 아니라 지역의 능력까지 키우는 투자다.
지역귀속은 ‘원산지’보다 넓은 개념이다
지역경제를 지역농산물 사용 비율만으로 평가해서는 부족하다.
외부원료를 사용하더라도
화천에서 가공하고,
화천사람이 일하고,
화천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화천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이익이 지역에 재투자된다면
상당한 지역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지역농산물을 사용해도 가공·유통·브랜드·판매 과정의 대부분이 외부에서 이뤄진다면 지역이 얻는 부가가치는 제한될 수 있다.
지역귀속은 ‘어디에서 왔는가’뿐 아니라 ‘어디에서 가치가 만들어졌는가’를 묻는 개념이다.
소유도 지역귀속의 한 축이다
매출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고용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소유의 문제도 중요하다.
토지.
건물.
기업.
브랜드.
지식재산.
고객정보와 관계.
이런 자산을 누가 소유하는가에 따라 경제성장의 결과가 다르게 축적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단순한 지역 대 외부의 이분법으로 볼 수는 없다.
외부소유 기업이라도 지역에 많은 고용과 투자를 만들 수 있다.
지역소유 기업이라도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하고 지역고용이 적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귀속은 여러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
소유는 중요하지만 소유만으로 지역경제의 질을 판단할 수는 없다.
지역귀속을 네 가지 질문으로 볼 수 있다
복잡한 지역귀속을 이해하기 위해 네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첫째, 누가 일하는가
지역주민의 고용과 소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가.
둘째, 누구에게서 사는가
지역의 농가와 기업, 사업자에게 얼마나 새로운 거래가 생기는가.
셋째, 어디에서 가치가 더해지는가
가공, 서비스, 디자인, 브랜드, 기술 등 부가가치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넷째, 무엇이 지역에 남는가
기업, 기술, 사람, 브랜드, 시설, 고객관계, 자산이 지역에 축적되는가.
이 네 질문을 통해 단순한 매출보다 깊은 지역경제의 구조를 볼 수 있다.
‘지역귀속률’도 여러 층으로 볼 필요가 있다
앞 장에서 ‘지역귀속률’이라는 정책적 표현을 제시했다.
이를 하나의 숫자로만 보지 않고 여러 층으로 나눠 생각할 수도 있다.
노동의 귀속 — 주민의 일자리와 임금.
거래의 귀속 — 지역업체의 매출과 조달.
부가가치의 귀속 —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가치.
이익의 귀속 — 사업성과가 어디에 남고 재투자되는가.
자산의 귀속 — 기업·브랜드·기술·고객관계 등이 어디에 축적되는가.
이것은 공식 통계분류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점검하기 위한 정책적 사고틀이다.
지역귀속을 깊게 본다는 것은 돈의 위치뿐 아니라 일자리와 기업, 기술과 자산의 위치까지 본다는 뜻이다.
지역순환은 ‘지역 안에서만 사라’는 운동이 아니다
지역순환경제를 폐쇄적으로 이해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역제품이면 무조건 사야 한다.
외부기업은 나쁘다.
외부제품을 사면 지역경제에 해롭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과 기업의 경쟁력을 존중해야 한다.
지역기업도 외부시장과 경쟁해야 한다.
오히려 목표는 더 크다.
지역순환경제는 지역 안에서만 거래하는 경제가 아니라 지역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외부와 더 강하게 거래할 수 있는 경제다.
밖에서 벌고,
안에서 가치를 더하고,
다시 밖에 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기업의 능력이 축적된다.
이것이 강한 지역순환경제다.
‘막는 경제’에서 ‘만드는 경제’로
누출만 생각하면 정책은 방어적으로 변하기 쉽다.
외부구매를 줄인다.
외부업체를 제한한다.
외부로 나가는 돈을 막는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더 큰 가능성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있다.
없는 기업을 만든다.
기존기업의 품질을 높인다.
농산물을 가공한다.
서비스를 전문화한다.
브랜드를 만든다.
기술을 축적한다.
사람을 키운다.
외부시장에 판매한다.
지역경제의 핵심은 돈을 막는 능력이 아니라 가치를 만드는 능력이다.
누출 감소는 그 결과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지역귀속과 외부연결은 서로 반대가 아니다
오히려 둘은 함께 가야 한다.
지역기업이 성장하려면 외부시장에 팔아야 한다.
좋은 기술을 외부에서 받아와야 한다.
인재도 들어와야 한다.
투자도 필요하다.
관광객도 외부에서 와야 한다.
그러면서 지역 안에서는 더 많은 가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화천형 지역경제의 방향은
폐쇄형 자급경제가 아니라
개방형 순환경제다.
밖으로 열수록 안의 힘도 강해져야 한다.
외부와의 연결이 커질수록 지역의 생산능력과 기업, 사람과 자산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제 돈의 ‘속도’와 ‘횟수’를 보자
외부에서 1만원이 들어왔다.
그 가운데 일부가 지역에 남았다.
그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지역 식당이 지역농가에서 물건을 산다.
농가는 지역업체에 장비 수리를 맡긴다.
업체 직원은 지역상점에서 소비한다.
돈이 지역 안에서 다시 움직인다.
같은 외부수요가 여러 사람의 소득과 거래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지역순환의 또 다른 핵심이다.
얼마가 들어왔는가뿐 아니라 그 돈이 지역 안에서 몇 번의 거래와 소득을 만들어냈는가를 봐야 한다.
이제 지역경제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바로 지역승수다.
제20장의 결론
누출을 막는 경제가 아니라 지역의 가치창출 능력을 키우는 경제
지역경제에는 누출이 있다.
그리고 누출은 자연스럽다.
작은 지역일수록 외부와 거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따라서 목표는 모든 돈을 화천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밖에서 산다.
좋은 기술은 받아들인다.
좋은 기업과 자본도 끌어들인다.
그리고 화천이 잘하는 것은 더 넓은 시장에 판다.
다만 동시에 물어야 한다.
화천에서 만들 수 있는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지역농가와 식당이 연결되지 않아 발생하는 누출.
지역에 기업이 없어 발생하는 누출.
기술과 인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누출.
정보와 유통이 연결되지 않아 발생하는 누출.
이런 빈틈은 지역의 새로운 산업기회가 될 수 있다.
누출을 발견하는 것은 손실을 찾는 일이면서 동시에 시장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래서 지역귀속과 누출은 함께 봐야 한다.
누출을 억지로 막는 것이 아니라
지역기업을 키우고,
사람의 능력을 높이고,
지역 공급망을 만들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역에 남는 몫을 자연스럽게 키워야 한다.
그다음에는 그 돈이 다시 움직여야 한다.
관광객이 식당에서 쓴 돈이 농가의 매출이 되고,
농가의 매출이 다른 지역사업자의 소득이 되고,
그 소득이 다시 지역 안의 소비와 투자로 이어진다.
지역경제는 돈이 들어오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이 다시 움직이는 순간 깊어진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들어온 1만원은 지역 안에서 얼마나 더 많은 거래와 소득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이제 지역승수를 살펴볼 차례다.
제21장 지역승수 —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움직이게
관광객이 화천의 식당에서 1만원을 썼다.
식당의 매출이 1만원 늘었다.
이것으로 경제효과는 끝일까.
식당 주인이 그 돈의 일부로 지역농가에서 채소를 산다고 해보자.
이번에는 농가의 매출이 생긴다.
농가는 지역업체에 농기계 수리를 맡긴다.
수리업체의 매출이 생긴다.
그 업체에서 일하는 주민이 지역상점에서 물건을 산다.
다시 다른 사업자의 매출이 된다.
처음 관광객이 가져온 돈이 지역 안에서 새로운 거래와 소득을 연쇄적으로 만들어낸다.
지역경제는 돈이 들어오는 순간보다 그 돈이 다시 움직일 때 더 깊어진다.
이것이 지역승수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한 번의 소비가 다음 거래를 만든다
관광객의 소비는 첫 번째 거래다.
관광객 → 식당.
그런데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구입하면 두 번째 거래가 생긴다.
식당 → 농가.
농가가 지역업체에 서비스를 맡기면 세 번째 거래가 생긴다.
농가 → 지역업체.
그 과정에서 얻은 소득의 일부가 다시 지역에서 소비되면 또 다른 거래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최초의 외부수요가 지역 안에서 추가적인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지역경제에서는 승수효과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한 사람의 지출이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되고, 그 소득의 일부가 다시 다른 사람의 매출이 된다.
그렇다고 1만원이 2만원, 3만원으로 ‘복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주의가 필요하다.
돈이 지역 안에서 세 번 거래됐다고 해서 처음의 1만원이 실제 현금 3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돈이 거래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매출과 소득 형성에 관여하는 것이다.
또 모든 돈이 계속 지역 안에서만 돌지도 않는다.
일부는 저축된다.
일부는 세금으로 납부된다.
일부는 외부상품을 사는 데 사용된다.
일부는 지역 밖으로 투자되거나 소비된다.
따라서 승수효과는 무한히 계속되지 않는다.
지역승수는 돈을 복제하는 마술이 아니라 최초의 외부수요가 추가적인 거래와 소득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승수는 ‘몇 바퀴 돌았는가’보다 구조를 보는 개념이다
지역경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흔히 “돈이 지역 안에서 몇 바퀴 돈다”고 표현한다.
이해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실제 경제에서는 돈의 이동경로가 훨씬 복잡하다.
누군가는 일부를 저축한다.
누군가는 외부업체에서 상품을 산다.
기업은 원재료를 외부에서 조달한다.
주민은 다른 도시에서 소비한다.
따라서 정확한 승수효과를 계산하려면 산업 간 거래구조와 소비, 소득, 외부구매 등에 관한 자료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지역승수를 이야기하는 목적은 특정한 승수값을 임의로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외부에서 들어온 돈이 지역의 다음 거래와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를 보자는 데 있다.
지역승수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연결이다
왜 어떤 지역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온 돈이 여러 사업자의 소득으로 이어지고, 어떤 지역에서는 곧바로 빠져나갈까.
핵심 가운데 하나는 지역의 공급능력과 연결구조다.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가.
숙박업체가 지역서비스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가.
축제에 지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가.
지역에서 필요한 가공을 할 수 있는가.
기업이 지역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가.
주민이 지역에서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가.
이런 연결이 많을수록 최초의 외부수요가 지역 안의 추가적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승수의 힘은 돈 자체보다 돈이 지나갈 수 있는 지역의 관계망에서 나온다.
관광객 한 명 뒤에는 지역의 공급망이 있다
관광객이 식사를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음식점 하나다.
하지만 그 뒤에는 많은 경제활동이 있을 수 있다.
농산물.
식재료 가공.
물류.
주방용품.
세탁.
청소.
시설관리.
디자인.
광고.
회계.
수리.
인력.
이 가운데 지역기업이 담당하는 영역이 많을수록 관광수요는 지역의 여러 산업으로 퍼질 수 있다.
그래서 관광산업을 숙박업과 음식업만으로 봐서는 안 된다.
관광객의 소비 뒤에는 보이지 않는 지역 공급망이 있다.
그 공급망이 두꺼워질수록 관광은 더 많은 지역사업자에게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
관광은 지역 여러 산업에 고객을 공급할 수 있다
관광객은 농민에게 직접 돈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면 관광수요가 농업으로 전달된다.
관광객은 인쇄업체를 직접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체험업체와 숙박업체가 지역의 디자인·인쇄서비스를 이용하면 관광수요가 다른 업종으로 전달된다.
관광객은 지역의 수리업체를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관광기업이 그 업체를 이용하면 간접적인 수요가 생긴다.
관광은 관광업만의 시장이 아니라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수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관광을 지역산업 전체와 연결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축제의 경제효과도 ‘다음 거래’를 봐야 한다
축제기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더 깊게 보자.
축제에 사용된 물품은 어디에서 공급됐는가.
음식점은 지역농산물을 얼마나 사용했는가.
지역기업은 행사운영에 얼마나 참여했는가.
관광객이 축제장 밖의 상권을 이용했는가.
축제로 얻은 사업자의 소득이 지역에서 다시 소비되거나 투자됐는가.
축제 후에도 새로운 고객관계가 남았는가.
축제의 경제효과는 축제장에서 끝나는 매출이 아니라 축제가 지역 안에 만들어낸 다음 거래까지 봐야 한다.
스포츠대회도 마찬가지다
대회를 개최한다.
선수와 가족이 온다.
숙박한다.
식사한다.
그것이 첫 번째 효과다.
하지만 지역승수의 관점에서는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
숙박업체가 지역에서 무엇을 구매하는가.
식당은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가.
대회 운영에 지역업체가 참여하는가.
지역주민의 고용으로 이어지는가.
스포츠 참가자가 지역상품의 장기고객이 되는가.
스포츠의 지역경제 효과는 참가자 수뿐 아니라 그 수요가 지역산업에 얼마나 깊게 전달되는가에 달려 있다.
공공예산에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지역승수의 관점은 관광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지방정부가 사업비를 지출한다.
시설을 만든다.
행사를 개최한다.
용역을 발주한다.
지원사업을 한다.
그 예산은 어디로 가는가.
지역의 일자리와 연결되는가.
지역기업의 역량을 키우는가.
새로운 공급망을 만드는가.
사업이 끝난 뒤 지역에 무엇이 남는가.
물론 공공조달은 법과 경쟁, 품질, 공정성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지역순환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특정 업체를 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제도와 품질의 범위 안에서 지역기업의 참여 역량을 키우는 것은 중요한 지역경제 정책이 될 수 있다.
예산의 크기만큼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어떤 지역역량을 만들어내는가이다.
지역에서 한 번 더 사게 만드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역승수를 높이자고 하면 주민에게 지역에서만 소비하라고 요구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에서 살 만한 상품이 있어야 한다.
서비스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기업 간 거래도 가능해야 한다.
즉 지역순환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소비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생산과 서비스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역순환은 소비자의 희생이 아니라 지역기업의 경쟁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승수를 키우는 다섯 가지 연결
지역승수의 관점에서 화천이 강화할 수 있는 연결을 다섯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관광과 농업의 연결
식당, 숙박, 축제, 체험이 지역농산물과 연결된다.
둘째, 관광과 지역기업의 연결
행사, 숙박, 체험, 관광시설이 지역의 다양한 서비스업과 거래한다.
셋째, 기업과 기업의 연결
지역사업자들이 서로의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망으로 활용한다.
넷째, 기업과 사람의 연결
지역기업의 성장이 주민의 고용과 기술, 소득으로 이어진다.
다섯째, 소비와 재투자의 연결
사업에서 얻은 소득과 이익의 일부가 다시 시설개선, 인력양성, 신상품 개발과 창업으로 이어진다.
지역승수의 핵심은 돈의 반복보다 관계의 연결이다.
재투자가 있어야 순환은 축적이 된다
지역에서 돈이 여러 번 거래됐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모두 소비되고 끝난다면 장기적으로 무엇이 남을까.
기업이 일부를 재투자한다.
새로운 장비를 산다.
직원을 교육한다.
신제품을 개발한다.
가게를 개선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브랜드를 만든다.
그때 흐름이 자산으로 바뀐다.
소비의 반복이 오늘의 경제를 만든다면 재투자는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이 지점에서 지역순환경제는 단순한 소비순환을 넘어 축적경제로 발전한다.
이 문제는 제6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다.
돈뿐 아니라 지식도 순환할 수 있다
지역순환을 돈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관광사업자가 새로운 운영방식을 배운다.
다른 사업자와 공유한다.
농가가 소비자의 반응을 듣는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다.
청년이 외부에서 기술을 배워 돌아온다.
기업 간 협업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생긴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다음 사업에 활용된다.
이것도 지역의 축적이다.
좋은 지역경제에서는 돈뿐 아니라 정보와 기술, 경험과 신뢰도 함께 순환한다.
이런 순환이 반복되면 지역의 생산능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역승수는 신뢰와도 연결된다
지역업체끼리 거래하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제때 공급하는가.
품질을 지키는가.
약속한 가격을 지키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는가.
장기적으로 함께 거래할 수 있는가.
이 신뢰가 부족하면 가까운 업체가 있어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승수는 경제구조의 문제인 동시에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돈이 지역 안에서 움직이려면 먼저 사람과 기업 사이에 신뢰가 움직여야 한다.
이것은 뒤에서 다룰 사회적 자본과 연결된다.
승수효과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지역개발사업이나 축제의 경제효과를 설명할 때 승수효과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직접매출에 일정한 숫자를 곱해 매우 큰 경제효과를 제시하면 보기에는 좋다.
하지만 승수는 지역의 산업구조와 외부구매, 소비행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근거 없이 임의의 승수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승수는 홍보를 위한 숫자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개념이어야 한다.
정확한 효과를 주장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분석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특정 숫자가 아니다.
다음 거래가 실제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한 번 더’의 경제학
제13장에서 관광객에게 말했다.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한 번 더 소비.
지역승수에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지역에서 한 번 더 구매한다.
지역기업과 한 번 더 거래한다.
지역사람을 한 명 더 고용한다.
지역에서 한 단계 더 가공한다.
소득을 한 번 더 투자한다.
이 작은 연결들이 쌓인다.
관광에서는 관광객의 ‘한 번 더’가 중요하고, 지역순환에서는 돈과 거래의 ‘한 번 더’가 중요하다.
이 둘이 만나면 지역경제의 깊이가 커진다.
그러나 어디선가는 흐름이 끊긴다
관광객이 왔다.
식사했다.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려 했지만 공급이 안 된다.
흐름이 끊긴다.
숙박객이 지역상품을 사고 싶다.
판매처를 찾지 못한다.
흐름이 끊긴다.
지역기업이 성장했다.
필요한 전문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흐름이 끊긴다.
농산물을 가공하고 싶다.
시설과 기술이 없다.
흐름이 끊긴다.
관광객이 저녁까지 머물렀다.
저녁에 할 것이 없다.
흐름이 끊긴다.
지역경제 전체가 잘 돌아가더라도 한 지점의 문제가 다음 단계로의 전환을 막을 수 있다.
경제의 흐름은 가장 약한 연결에서 끊길 수 있다.
이제 그 약한 연결을 찾아야 한다.
제21장의 결론
돈을 붙잡지 말고 다음 거래를 만들어라
외부에서 들어온 돈을 금고에 넣어두는 것이 지역순환은 아니다.
돈은 움직여야 한다.
관광객의 소비가 식당의 매출이 된다.
식당의 매출이 농가의 매출이 된다.
농가의 소득이 다른 지역사업자의 매출이 된다.
기업의 이익이 새로운 투자로 이어진다.
투자가 새로운 일자리와 상품을 만든다.
그리고 더 좋은 상품이 다시 외부고객을 불러온다.
방문 → 체험 → 체류 → 소비 → 지역소득 → 재투자 → 더 좋은 관광 → 재방문
이렇게 지역경제는 하나의 순환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돈이 마술처럼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외부로 나가는 돈도 있다.
저축도 있다.
필요한 외부구매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돈을 억지로 가두는 것이 아니다.
지역 안에서 다음 거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과 기업, 공급망과 신뢰를 키우는 것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돈을 붙잡는 경제가 아니다.
돈이 지나갈 좋은 길이 많은 경제다.
그리고 그 길 가운데 하나가 막히면 전체 흐름이 약해질 수 있다.
관광객은 있는데 먹거리가 없다.
상품은 있는데 살 곳이 없다.
농산물은 있는데 가공기업이 없다.
기업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숙박시설은 있는데 밤이 없다.
좋은 관광지는 있는데 다음 장소로 가는 이유가 없다.
지역경제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때로 가장 큰 사업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연결 하나를 막고 있는 작은 병목일 수 있다.
병목 하나가 전체경제를 막는다.
제22장 병목 하나가 전체경제를 막는다
관광객이 많이 온다.
그런데 소비가 적다.
숙박시설이 있다.
그런데 숙박객이 적다.
농산물이 좋다.
그런데 관광상품과 연결되지 않는다.
시장에 좋은 상품이 있다.
그런데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기업을 지원한다.
그런데 성장하지 못한다.
이럴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할까.
관광객을 더 데려온다.
숙박시설을 더 만든다.
판매장을 더 만든다.
지원금을 더 준다.
그러나 문제가 다른 곳에 있다면 투입을 늘려도 성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지역경제의 문제는 부족한 것의 총량보다 흐름을 막고 있는 한 지점에 있을 수 있다.
그 지점이 바로 병목이다.
병목은 전체 흐름을 제한한다
병의 몸통은 넓다.
그러나 입구는 좁다.
물이 아무리 많아도 좁은 목을 통과할 수 있는 만큼만 나온다.
경제의 가치사슬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관광객은 충분하다.
그런데 먹거리가 부족하다.
소비가 끊긴다.
먹거리는 충분하다.
그런데 저녁 콘텐츠가 없다.
체류가 끊긴다.
저녁까지 머문다.
그런데 숙박할 이유나 적절한 숙박상품이 부족하다.
숙박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농산물은 충분하다.
그런데 가공능력이 부족하다.
원물에서 부가가치 상품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앞 단계가 아무리 커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문이 좁으면 전체 성과는 그 지점에서 제한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병목경제학’
‘병목’이라는 개념 자체는 생산관리, 교통, 공급망, 시스템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이 책에서는 이를 지역경제에 적용해 이해하기 쉽게 ‘병목경제학’이라고 부른다.
독립된 정식 경제학 분야를 새롭게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화천의 정책을 진단하기 위한 하나의 실용적 사고방식이다.
병목경제학이란 지역의 가치 흐름에서 다음 단계로의 전환을 가장 크게 막는 지점을 찾아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적 접근이다.
핵심은 ‘더 많이’보다 ‘어디가 막혔는가’를 먼저 묻는 것이다.
관광객이 부족한 것인가, 전환이 부족한 것인가
관광매출이 기대보다 적다.
가장 쉬운 결론은 이것이다.
“관광객이 부족하다.”
정말 그럴까.
관광객은 이미 충분히 오고 있는데 체류시간이 짧을 수도 있다.
체류시간은 긴데 소비접점이 부족할 수도 있다.
소비접점은 있는데 상품의 매력이 약할 수도 있다.
상품은 좋은데 관광객 동선에서 벗어나 있을 수도 있다.
소비는 충분한데 지역조달이 약해 지역귀속이 낮을 수도 있다.
지역귀속은 높은데 재투자가 부족할 수도 있다.
따라서 먼저 진단해야 한다.
사람이 부족한가, 시간이 부족한가, 소비가 부족한가, 귀속이 부족한가, 순환이 부족한가.
문제에 따라 처방은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증상에도 원인은 다를 수 있다
숙박객이 적다.
그러면 숙박시설을 더 지어야 할까.
객실 부족이 원인이라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저녁 콘텐츠 부족이 원인이라면 호텔을 지어도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할 것이 없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숙박시설의 품질이 문제일 수도 있다.
예약정보가 불편한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당일로 충분한 관광구조가 문제일 수도 있다.
정책은 증상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에 투자해야 한다.
병목을 찾는다는 것은 바로 원인을 찾는 일이다.
‘가장 약한 연결’을 찾아라
앞에서 지역경제의 흐름을 이렇게 설명했다.
고유자산 → 방문동기 → 접근 → 경험 → 이동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지역순환 → 부가가치 → 축적 → 주민의 삶
이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가 크게 약하다면 전체 흐름도 약해질 수 있다.
훌륭한 자원이 있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았다.
방문동기에서 막힌다.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접근하기 어렵다.
접근에서 막힌다.
관광객이 왔다.
그러나 다음 장소가 없다.
이동에서 막힌다.
오래 머문다.
그러나 살 것이 없다.
소비에서 막힌다.
소비는 많다.
그러나 외부조달이 지나치게 높다.
지역귀속에서 막힌다.
소득은 생겼다.
그러나 재투자가 없다.
축적에서 막힌다.
지역경제는 가장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가장 약한 연결에서 성과가 제한될 수 있다.
병목은 장소일 수도 있고 시간일 수도 있다
병목이라고 하면 도로나 시설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병목의 형태는 다양하다.
공간의 병목
관광지와 시장이 연결되지 않는다.
시간의 병목
오후 관광과 저녁 사이가 비어 있다.
정보의 병목
좋은 상품이 있지만 관광객이 모른다.
거래의 병목
농가와 식당이 서로 필요한 물량을 연결하지 못한다.
인력의 병목
사업은 성장할 수 있는데 필요한 사람이 없다.
기술의 병목
좋은 원물이 있지만 가공능력이 없다.
자본의 병목
시장성이 확인됐지만 확장자금이 부족하다.
제도의 병목
부서와 절차가 나뉘어 하나의 사업이 연결되지 않는다.
병목은 눈에 보이는 시설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에서 더 자주 나타날 수도 있다.
관광의 병목은 ‘그다음이 없음’에서 생긴다
관광객이 첫 번째 장소에 왔다.
만족했다.
그런데 다음에 갈 곳을 모른다.
떠난다.
관광지를 둘러봤다.
점심시간이다.
어디에서 먹을지 모른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오후까지 즐겼다.
저녁까지 할 일이 없다.
집으로 간다.
저녁을 먹었다.
다음 날 아침 할 것이 없다.
숙박하지 않는다.
이런 순간들이 관광의 병목이다.
관광의 가장 흔한 병목 가운데 하나는 ‘그다음이 없음’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계속 ‘한 곳 더’를 강조하는 것이다.
소비의 병목은 ‘살 수 없음’에서 생긴다
상품은 있다.
하지만 판매처를 모른다.
사고 싶다.
그런데 너무 무겁다.
택배가 안 된다.
결제가 불편하다.
영업시간이 끝났다.
재구매하고 싶다.
온라인 판매처가 없다.
상품의 문제라기보다 구매과정의 문제다.
이런 작은 마찰이 구매를 끊는다.
소비의 병목은 상품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기 어려워서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상품개발 전에 기존 상품의 구매과정을 먼저 점검할 필요도 있다.
농업의 병목은 생산량이 아닐 수도 있다
지역농업정책은 생산에 집중하기 쉽다.
더 많이 생산한다.
품질을 높인다.
시설을 지원한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면 병목은 그다음에 있을 수 있다.
가공할 곳이 없다.
소포장이 없다.
브랜드가 약하다.
관광객에게 판매할 상품이 없다.
식당과 공급계약을 맺기 어렵다.
외부시장으로 판매할 유통망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생산량을 더 늘리는 것보다 생산 이후의 연결을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할 수 있다.
농업의 병목은 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밭과 시장 사이에 있을 수 있다.
기업의 병목도 지원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유도 있다.
고객이 없다.
전문인력이 없다.
판로가 없다.
제품개발 능력이 부족하다.
디자인과 마케팅이 약하다.
규모를 키울 경영역량이 부족하다.
협력기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금만 지급하면 일시적인 도움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인 병목은 남을 수 있다.
기업정책은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보다 무엇이 성장을 막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행정 자체가 병목이 될 수도 있다
관광객의 하루는 하나다.
그러나 행정은 부서로 나뉜다.
관광은 관광부서.
시장은 경제부서.
농산물은 농업부서.
도로와 주차는 건설·교통부서.
축제는 별도 조직.
숙박과 위생은 또 다른 부서.
기업지원도 별도다.
각 부서가 자신의 사업을 잘해도 관광객의 하루가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시간과 동선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지역경제 정책에는 부서 간 연결이 필요하다.
시설행정에서 가치사슬 행정으로 가야 한다.
예산도 병목을 중심으로 다시 볼 수 있다
예산은 대체로 사업별로 편성된다.
그러나 병목의 관점에서는 질문이 달라진다.
관광객은 충분한데 왜 숙박으로 전환되지 않는가.
시장에 좋은 상품이 있는데 왜 관광객이 가지 않는가.
농산물이 좋은데 왜 관광상품이 되지 않는가.
기업이 있는데 왜 성장하지 못하는가.
이 원인을 찾은 뒤 그 병목을 해결하는 곳에 예산을 집중할 수 있다.
예산의 우선순위는 가장 큰 사업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막힘에서 시작할 수 있다.
때로는 수백억원짜리 시설보다 작은 연결사업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은 실제 진단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병목을 잘못 찾으면 예산도 잘못 간다
지역경제의 병목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상인의 느낌만으로 결정해서도 안 된다.
관광객의 불만만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
행정의 경험만으로도 부족하다.
자료가 필요하다.
현장관찰이 필요하다.
사업자의 의견이 필요하다.
관광객의 행동을 봐야 한다.
시간대별 이동을 봐야 한다.
소비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면 활용해야 한다.
공급업체의 거래구조도 살펴야 한다.
병목은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해야 한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투자로 이어진다.
평균보다 ‘이탈지점’을 보자
관광객 평균 체류시간이 네 시간이라고 하자.
그 숫자만으로는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기 어렵다.
언제 떠나는가.
어디에서 떠나는가.
어떤 관광객이 떠나는가.
무엇을 한 뒤 떠나는가.
왜 다음 단계로 가지 않는가.
이것을 봐야 한다.
관광 전환 흐름으로 보면 더욱 분명하다.
인지 → 방문 → 이동 → 체류 → 소비 → 숙박 → 재방문 → 추천·재구매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 이탈이 가장 큰 지점이 어디인가.
바로 그곳이 중요한 병목 후보가 된다.
평균을 보는 것에서 전환이 끊기는 지점을 보는 것으로.
병목은 계속 이동한다
오늘의 병목을 해결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먹거리가 부족했다.
음식산업을 키웠다.
이제 관광객이 오래 머문다.
그러자 숙박이 부족해졌다.
숙박을 개선했다.
숙박객이 늘었다.
이번에는 아침 콘텐츠가 부족해졌다.
아침경제를 만들었다.
관광객 소비가 늘었다.
그러자 지역상품 공급이 부족해졌다.
경제가 성장하면 병목도 이동한다.
좋은 정책은 병목을 한 번 없애는 정책이 아니라 다음 병목을 계속 발견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정책에는 측정과 환류가 필요하다.
가장 쉬운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행정에서는 실행하기 쉬운 사업이 먼저 선택되기 쉽다.
부지가 있다.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공모사업이 나왔다.
시설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쉬운 사업과 중요한 사업은 반드시 같지 않다.
지역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가”보다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이 전략이다.
병목을 풀 때 새로운 산업이 생긴다
병목은 문제인 동시에 사업기회다.
가공시설이 부족하다.
가공산업의 기회가 된다.
지역상품 배송이 어렵다.
물류서비스의 기회가 된다.
체험운영자가 부족하다.
전문 관광서비스 기업의 기회가 된다.
숙박객의 아침식사가 부족하다.
새로운 음식서비스의 기회가 된다.
스포츠 참가자의 회복서비스가 부족하다.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이 된다.
병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태어날 수 있다.
그래서 병목정책은 단순한 문제해결을 넘어 산업정책이 될 수 있다.
병목을 찾는 일곱 가지 질문
지역사업을 검토할 때 다음 일곱 가지를 물어볼 수 있다.
1. 사람은 오는가
오지 않는다면 방문동기의 문제일 수 있다.
2. 오래 머무는가
짧다면 콘텐츠와 시간설계의 문제일 수 있다.
3.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가
이동하지 않는다면 동선과 스토리의 문제일 수 있다.
4. 소비하는가
소비하지 않는다면 상품과 소비접점의 문제일 수 있다.
5. 소비가 지역에 남는가
남지 않는다면 지역조달과 기업구조의 문제일 수 있다.
6. 지역 안에서 다음 거래로 이어지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공급망과 연결의 문제일 수 있다.
7. 소득이 미래의 자산으로 축적되는가
축적되지 않는다면 재투자와 기업·인재·소유구조의 문제일 수 있다.
이 일곱 질문 가운데 가장 약한 곳이 다음 정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제22장의 결론
더 만들기 전에 어디가 막혔는지부터 보자
지역경제는 하나의 흐름이다.
사람이 온다.
시간을 보낸다.
움직인다.
소비한다.
돈이 지역에 남는다.
다시 거래된다.
기업이 성장한다.
사람이 배운다.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다.
자산이 축적된다.
주민의 삶이 좋아진다.
그러나 그 흐름은 어느 한 지점에서 끊길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지역경제 정책은 항상 묻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흐름을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관광객 부족이라면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먹거리 부족이라면 음식산업을 키워야 한다.
동선이라면 연결해야 한다.
상품이라면 개발해야 한다.
구매의 불편이라면 마찰을 줄여야 한다.
공급망이라면 기업을 연결해야 한다.
사람이라면 사람을 키워야 한다.
자본이라면 적절한 자금공급 방식을 찾아야 한다.
행정이라면 부서의 벽을 넘어야 한다.
문제를 정확히 찾은 뒤 그 문제에 맞는 수단을 써야 한다.
정책의 힘은 예산의 크기보다 문제와 해법이 얼마나 정확하게 만나는가에서 나온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병목경제학의 핵심이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제3부의 결론이다.
우리는 관광객을 데려오는 데서 시작했다.
시간을 붙잡았다.
동선을 연결했다.
소비접점을 만들었다.
지역에 남는 몫을 물었다.
돈이 다시 움직이는 구조를 살펴봤다.
그리고 그 흐름을 막는 병목까지 찾았다.
이제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
관광객이 쓴 돈을 단순한 매출로 끝내지 않고 지역의 산업으로 바꾸는 일이다.
농업이 관광의 공급산업이 되고,
관광객이 지역상품의 고객이 되고,
원물이 음식과 가공품, 체험과 브랜드로 발전하고,
좋은 기업이 태어나고,
청년에게 새로운 일이 생기고,
한 번 온 관광객이 장기고객이 되는 구조.
그때 관광은 관광업만의 산업이 아니다.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수요 플랫폼이 된다.
# 제4부 소비를 산업으로 바꾸는 경제
농업·기업·청년·고객·부가가치
제23장 관광은 지역산업의 수요 플랫폼이다
관광객이 화천에 왔다.
누가 돈을 벌까.
숙박업소.
음식점.
카페.
관광시설.
기념품점.
보통 여기까지 생각한다.
그러나 관광객의 소비를 한 단계 더 따라가 보면 훨씬 넓은 경제가 보인다.
음식점에는 농산물이 필요하다.
숙박업소에는 세탁과 청소, 시설관리와 식재료가 필요하다.
체험업체에는 장비와 교육, 디자인과 예약서비스가 필요하다.
축제에는 음식과 물류, 무대와 인쇄, 콘텐츠와 인력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지역상품을 사면 농업과 가공업, 포장과 유통에도 시장이 생긴다.
관광은 관광업에서 끝나지 않는다.
관광은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수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관광객 한 명 뒤에는 여러 산업이 있다
관광객 한 명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겉으로는 음식점 매출이다.
하지만 식재료를 지역농가가 공급한다면 농업에도 수요가 생긴다.
지역업체가 가공한다면 가공업에도 수요가 생긴다.
배송을 지역기업이 담당하면 물류에도 수요가 생긴다.
메뉴와 포장을 지역업체가 디자인하면 디자인산업에도 수요가 생긴다.
관광객 한 명의 소비가 여러 산업으로 전달될 수 있다.
관광객은 한 업종의 고객이 아니라 지역산업 전체가 만날 수 있는 외부고객이다.
다만 그 고객을 실제 지역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수요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수요 플랫폼’은 특정한 디지털 플랫폼을 뜻하지 않는다.
관광이 지역의 여러 생산자와 사업자에게 외부시장의 고객을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는 정책적 표현이다.
지역농업에는 생산물이 있다.
지역기업에는 상품이 있다.
주민에게는 기술과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시장이 작으면 성장에 한계가 생긴다.
관광객은 그 시장의 외연을 넓혀준다.
관광은 지역 밖의 구매력을 지역 안의 생산자와 연결하는 시장의 접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관광을 단순한 관광업보다 넓게 봐야 하는 이유다.
인구가 작아도 시장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작은 지역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는 내수시장이 작다는 것이다.
주민 수가 적으면 음식점의 고객도 제한된다.
상품의 구매자도 제한된다.
서비스 시장도 작다.
새로운 사업이 생겨도 지역주민만으로는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를 주민 수와 같다고 볼 필요는 없다.
관광객.
스포츠 참가자.
군 장병과 가족.
업무 방문객.
교육·문화 방문객.
지역상품을 구매하는 외부소비자.
이들이 시장에 더해질 수 있다.
인구는 작아도 시장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작은 지역의 경제전략은 주민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 밖의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도 함께 봐야 한다.
농업에는 고객이 필요하다
농업정책은 흔히 생산에서 시작한다.
무엇을 심을 것인가.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품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시설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의 끝에는 반드시 시장이 있어야 한다.
누가 살 것인가.
얼마에 살 것인가.
어떤 형태로 살 것인가.
한 번 사고 끝날 것인가.
계속 살 것인가.
관광객은 지역농업의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다.
직접 농산물을 산다.
음식으로 먹는다.
가공품을 산다.
체험에 참여한다.
집으로 돌아가 다시 주문한다.
관광은 농업에 사람을 데려오고, 농업은 관광객에게 지역의 맛을 제공한다.
두 산업이 연결되면 서로의 시장이 넓어진다.
음식업은 농업과 관광 사이의 다리다
관광객이 지역농산물을 반드시 직접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음식으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지역식당의 메뉴가 된다.
관광객이 먹는다.
좋다고 느낀다.
생산물을 알게 된다.
상품을 구매한다.
집으로 돌아가 다시 주문한다.
이 흐름이 만들어지면 한 끼의 식사가 농업의 새로운 판매경로가 될 수 있다.
음식은 농업을 관광객의 경험으로 번역하는 산업이다.
농산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맛있는 한 접시로 경험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음식에는 조리기술과 서비스, 공간과 이야기가 더해진다.
그만큼 새로운 부가가치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공은 시간을 넘어 시장을 넓힌다
원물에는 계절이 있다.
보관기간도 있다.
무겁거나 운반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공은 이런 제약을 일부 줄일 수 있다.
농산물이 음료가 된다.
소스가 된다.
간식이 된다.
디저트가 된다.
선물상품이 된다.
가공을 통해 보관기간과 판매시기, 판매지역이 넓어질 수 있다.
관광객은 여행 중 먹어보고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후 온라인으로 다시 구매할 수도 있다.
가공은 농산물의 형태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시간과 공간을 넓히는 일이다.
그래서 관광과 농업을 연결하려면 가공산업도 함께 봐야 한다.
체험은 생산과 소비 사이의 거리를 줄인다
관광객이 농장을 방문한다.
직접 수확한다.
농부의 이야기를 듣는다.
음식을 만들어본다.
생산과정을 이해한다.
그 뒤 상품을 구매한다.
이때 농산물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경험과 이야기가 붙는다.
소비자는 생산자를 알게 된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듣는다.
체험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줄인다.
그리고 이 관계는 가격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관광객은 지역상품의 ‘첫 고객’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지역상품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전국시장에 판매하려면 쉽지 않다.
광고비가 필요하다.
유통망이 필요하다.
브랜드 인지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화천을 방문한 관광객이 있다.
그들은 화천을 경험하고 있다.
지역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들에게 상품을 먼저 보여줄 수 있다.
먹어보게 한다.
사용하게 한다.
반응을 듣는다.
구매 여부를 확인한다.
개선한다.
관광객은 지역상품의 고객이면서 시장성을 시험하는 첫 번째 시장이 될 수 있다.
관광을 지역기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팔아보기’에서 산업이 시작될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바로 큰 공장을 지을 필요는 없다.
작게 만들어본다.
관광객에게 판매해본다.
반응을 본다.
왜 샀는지 묻는다.
왜 사지 않았는지도 본다.
가격을 조정한다.
포장을 개선한다.
맛을 바꾼다.
다시 판매한다.
수요가 확인되면 생산을 늘린다.
아이디어 → 작은 실험 → 고객반응 → 개선 → 투자 → 확장
이런 방식은 작은 지역에서 특히 중요하다.
시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시설부터 투자하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한 뒤 고객을 찾는 것보다 고객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축제는 거대한 시장실험실이 될 수 있다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모이는 축제는 지역기업에게 중요한 기회다.
새로운 음식을 시험한다.
새로운 가공품을 판매한다.
체험상품을 운영한다.
기념품을 선보인다.
가격반응을 본다.
소비자의 의견을 듣는다.
어떤 고객이 사는지도 관찰한다.
축제를 단순히 며칠 동안 매출을 올리는 행사로만 보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축제는 지역상품과 서비스를 외부고객에게 시험하는 거대한 시장실험실이 될 수 있다.
잘 팔린 상품은 축제 뒤에도 판매할 수 있다.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스포츠도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스포츠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과 다른 소비수요를 가진다.
운동 전후의 식사.
회복식.
건강식품.
장비.
세탁.
마사지와 회복서비스.
가족의 여가.
숙박.
교통.
이런 수요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대회 유치의 효과를 숙박과 음식점 매출만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역기업이 스포츠 참가자의 필요를 이해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면 새로운 시장이 생길 수 있다.
스포츠를 개최하는 것에서 스포츠 수요를 산업으로 받아내는 것으로 가야 한다.
군 관련 수요도 지역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
접경지역에는 군과 관련된 다양한 외부수요가 존재할 수 있다.
장병.
가족.
면회객.
전역자.
부대 관련 방문객.
이들의 소비를 단순한 음식·숙박 수요로만 볼 필요는 없다.
생활서비스.
교통.
관광.
지역상품.
가족 프로그램.
전역 이후의 관계.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군 관련 수요는 정책과 제도, 부대 여건 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한 지역의 경제를 지나치게 의존시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군 수요는 중요한 시장이지만 지역경제의 여러 외부수요 가운데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광객을 소비자로만 보지 말자
관광객 가운데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기업인.
전문가.
투자자.
창업가.
예술가.
연구자.
학생.
교사.
퇴직자.
누군가는 여행을 통해 화천을 처음 알게 된다.
누군가는 다시 방문한다.
누군가는 지역상품을 계속 산다.
누군가는 사업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장기간 머물 수도 있다.
따라서 관광객과 지역의 관계는 한 번의 소비로 끝날 필요가 없다.
오늘의 관광객이 내일의 고객이 되고, 고객이 관계인구가 되고, 관계가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모든 관광객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전환이 가능한 경로를 열어두는 것이다.
관광은 시장정보를 가져오는 산업이기도 하다
외부고객이 지역에 오면 돈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반응도 가져온다.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이 불편한가.
어떤 가격을 받아들이는가.
어떤 상품을 다시 사고 싶은가.
어떤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가.
이 정보는 지역기업에게 매우 중요하다.
관광객은 구매력을 가져오는 동시에 시장의 목소리를 가져온다.
지역기업이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상품과 서비스는 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
행정은 시장을 대신할 수 없다
지역상품을 육성한다고 행정이 상품을 계속 만들어줄 수는 없다.
행정이 고객의 취향을 결정할 수도 없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국 기업과 사업자의 몫이다.
공공이 해야 할 일은 다르다.
공통 인프라.
시장정보.
교육.
창업지원.
실험기회.
공정한 판매기회.
디지털 기반.
물류.
공동브랜드가 필요한 경우의 기반.
규제와 절차의 합리화.
공공은 시장을 대신하기보다 시장이 작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그 위에서 민간이 경쟁하고 실패하고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관광산업을 키우는 것과 지역산업을 관광과 연결하는 것은 다르다
관광산업을 키운다고 하자.
숙박시설을 늘린다.
관광시설을 만든다.
관광업체를 육성한다.
필요하다.
하지만 한 단계 더 갈 수 있다.
농업을 관광과 연결한다.
식품가공을 연결한다.
지역상업을 연결한다.
문화와 예술을 연결한다.
스포츠를 연결한다.
서비스업을 연결한다.
지역기업을 연결한다.
관광기업 몇 곳을 키우는 것보다 관광수요가 지역 여러 산업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 더 큰 지역경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관광을 수요 플랫폼으로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관광이 모든 산업의 답은 아니다
여기에서도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관광이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산업을 관광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농업에는 관광객 외에도 외부 유통시장과 온라인시장, 공공급식 등 다양한 시장이 필요하다.
기업은 관광객뿐 아니라 전국과 해외의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의 서비스산업도 주민의 생활수요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관광은 지역산업의 유일한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하나의 강력한 통로다.
지역경제가 강해지려면 여러 외부수요가 함께 존재해야 한다.
관광에서 산업으로 넘어가는 다섯 단계
관광수요가 지역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첫째, 관광객이 온다
외부수요가 들어온다.
둘째, 지역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한다
시장과 만난다.
셋째, 지역기업이 고객반응을 배운다
상품과 서비스가 개선된다.
넷째, 생산과 투자가 늘어난다
기업과 일자리가 성장한다.
다섯째, 관광객 밖의 시장으로 확장한다
지역상품이 전국의 고객을 만난다.
관광객에게 팔기 시작해 관광객이 없는 곳에서도 팔 수 있게 되는 것.
그 단계까지 가면 관광은 단순한 소비산업을 넘어 지역산업의 성장사다리가 될 수 있다.
제23장의 결론
관광객을 데려오는 데서 기업의 고객을 만드는 데로
관광객은 단순히 구경하러 온 사람이 아니다.
시간을 가져온다.
구매력을 가져온다.
취향을 가져온다.
시장정보를 가져온다.
그리고 지역기업에게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관광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몇 명이 왔는가.
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사람들이 지역의 어떤 산업과 만났는가.
를 물어야 한다.
농업과 만났는가.
음식업과 만났는가.
가공업과 만났는가.
상업과 만났는가.
서비스업과 만났는가.
지역기업과 만났는가.
그리고 그 만남에서 새로운 상품과 기업, 일자리가 생겼는가.
관광의 가장 큰 경제적 가능성 가운데 하나는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데 있다.
그러나 고객이 있다고 산업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생산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품질을 높여야 한다.
가공해야 한다.
서비스를 붙여야 한다.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시장에 맞춰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 질문은 소비에서 생산으로 넘어간다.
“관광객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화천은 무엇으로 만들어낼 것인가”로.
그리고 결국 지역산업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도달한다.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로.
제24장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야기하면 흔히 이런 질문부터 나온다.
“무엇을 팔 것인가.”
농산물을 팔자.
특산품을 팔자.
기념품을 팔자.
체험상품을 팔자.
관광상품을 팔자.
물론 중요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화천은 무엇을 잘 만들어낼 수 있는가.
팔 것은 결국 만들어야 한다.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만들고,
경험을 만들고,
브랜드를 만들고,
고객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경제의 질문은 판매에서 생산으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시장이 있어도 생산능력이 없으면 지역의 몫은 작아진다
관광객이 많이 온다.
좋은 일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상품, 서비스도 많아진다.
그러나 그 수요를 지역기업이 받아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상품은 외부에서 들어온다.
서비스도 외부업체가 제공한다.
가공도 외부에서 한다.
디자인과 콘텐츠도 밖에서 만든다.
관광객의 소비는 늘었지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는 제한될 수 있다.
외부수요가 지역산업으로 바뀌려면 그 수요를 받아낼 생산능력이 지역에 있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야 산업이 된다.
생산은 공장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생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공장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현대의 지역경제에서 생산은 훨씬 넓다.
농민은 농산물을 생산한다.
식당은 음식을 생산한다.
가공업체는 식품을 생산한다.
숙박업체는 편안한 밤을 만들어낸다.
체험업체는 경험을 생산한다.
가이드는 해설과 지식을 제공한다.
문화예술인은 콘텐츠를 만든다.
디자이너는 이미지와 브랜드를 만든다.
관광기업은 좋은 시간을 설계한다.
지역경제에서 생산이란 고객이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화천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자연도 그냥 두면 상품이 아니다
산이 있다.
강이 있다.
호수가 있다.
숲이 있다.
별이 보인다.
고요하다.
이것은 훌륭한 자원이다.
하지만 자원이 존재한다고 자동으로 경제적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정보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필요하면 안내와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원은 주어진 것이지만 가치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관광산업의 생산은 자연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가진 가치를 좋은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서 일어난다.
농산물도 생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농민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했다.
농업의 첫 번째 생산은 성공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그다음 단계가 있다.
선별한다.
소포장한다.
가공한다.
조리한다.
브랜드를 만든다.
체험과 연결한다.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다시 판매한다.
같은 농산물에서 여러 단계의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한 번 생산한 것을 여러 번 가치화하는 것.
이것이 작은 지역에 중요한 전략이다.
생산량을 무한히 늘릴 수 없다면 같은 자원에서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많이 생산’에서 ‘더 높은 가치’로
지역은 규모에서 대도시나 대규모 생산지와 경쟁하기 어렵다.
가격경쟁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품질.
희소성.
신뢰.
지역성.
가공.
서비스.
경험.
스토리.
브랜드.
관계.
이런 요소를 더할 수 있다.
작은 지역의 생산전략은 물량의 경쟁보다 가치의 경쟁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비싸게 팔자는 말과 다르다.
고객이 더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자는 뜻이다.
부가가치는 ‘더 비싸게’와 같은 말이 아니다
부가가치를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부가가치는 생산과 서비스 과정에서 새롭게 더해진 경제적 가치와 관련된 개념이다.
농산물을 좋은 음식으로 만든다.
원료를 가공상품으로 만든다.
자연을 안전하고 의미 있는 체험과 연결한다.
지역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든다.
고객의 불편을 서비스로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과 기술, 창의성, 서비스가 더해진다.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가격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더 두껍게 하는 것이다.
가격은 그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 가운데 하나다.
생산량보다 생산성을 봐야 한다
같은 사람.
같은 시간.
같은 토지.
같은 시설.
그 조건에서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생산성이 높아진다.
작은 지역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인구가 줄고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사람 수만 계속 늘릴 수는 없다.
따라서 한 사람의 능력을 높이고,
기술을 활용하고,
업무를 효율화하고,
상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사람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사람 한 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생산성은 지역의 인구문제와도 연결된다.
사람의 능력이 생산능력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조리사가 만든다.
좋은 체험은 좋은 운영자가 만든다.
좋은 관광은 좋은 기획자가 만든다.
좋은 농산물은 농민의 기술에서 나온다.
좋은 기업은 경영자의 판단과 직원의 능력에서 성장한다.
좋은 브랜드는 기획과 디자인에서 나온다.
결국 지역의 생산능력은 사람의 능력과 떨어질 수 없다.
시설이 지역의 하드웨어라면 사람의 능력은 지역경제의 운영체제다.
시설을 갖추고도 운영할 사람이 없으면 가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산업정책은 시설정책인 동시에 인재정책이어야 한다.
장비를 지원하는 것과 기업을 키우는 것은 다르다
기업에 장비를 지원한다.
시설을 지원한다.
자금을 지원한다.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
상품개발 능력.
원가관리.
마케팅.
온라인 판매.
인력관리.
서비스.
브랜드.
외부시장 개척.
이런 역량도 필요하다.
기업지원의 목적은 장비를 갖춘 기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데 있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금보다 시장이 먼저다
지역사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위험이 있다.
지원사업이 있으니 상품을 만든다.
보조금이 있으니 시설을 만든다.
공모사업이 있으니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지원이 끝나면 고객이 없다.
그렇다면 사업도 흔들린다.
순서는 반대여야 한다.
누가 고객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
얼마나 자주 구매할 것인가.
그 수요를 확인한 뒤 필요한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
지원금이 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사업을 지속시킨다.
공공지원은 시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하는 과정의 위험과 장애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검증 후 투자하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
처음부터 큰 시설을 만들 필요는 없다.
작게 시작할 수 있다.
시제품을 만든다.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체험을 시험 운영한다.
고객반응을 확인한다.
문제를 고친다.
다시 시험한다.
수요가 확인되면 투자한다.
아이디어 → 작은 실험 → 고객반응 → 개선 → 투자 → 확장
이것이 ‘검증 후 투자’의 기본 흐름이다.
특히 시장규모가 작은 지역에서는 실패비용을 줄이고 학습속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
실패도 자산이 될 수 있다
모든 상품이 성공할 수는 없다.
새로운 음식이 팔리지 않을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의 반응이 나쁠 수 있다.
기념품이 외면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실패 자체가 아니다.
왜 실패했는지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가격 때문인가.
품질 때문인가.
고객을 잘못 정했는가.
판매장소가 잘못됐는가.
홍보의 문제인가.
상품 자체의 문제인가.
작은 실험의 실패는 큰 투자의 실패를 막아주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실패를 허용하되 작게 실패하고 빠르게 배우는 구조가 필요하다.
관광객은 생산혁신의 교사가 될 수 있다
관광객이 상품을 산다.
먹는다.
체험한다.
평가한다.
불편을 이야기한다.
다시 사거나 사지 않는다.
이 반응은 생산자에게 중요한 정보다.
“너무 크다.”
“포장이 불편하다.”
“선물하기 좋다.”
“집에서도 사고 싶다.”
“가격은 괜찮지만 설명이 부족하다.”
이런 반응이 제품을 바꾼다.
좋은 시장은 물건만 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를 배우게 한다.
관광객과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작은 지역기업에게 중요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생산자와 고객의 거리가 가까운 지역
대기업은 고객을 조사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쓴다.
작은 지역에서는 생산자와 고객이 직접 만날 수 있다.
농민이 관광객을 만난다.
식당주인이 손님의 반응을 듣는다.
체험운영자가 참가자의 표정을 본다.
축제에서 신상품을 직접 시험한다.
이것은 작은 지역이 가진 장점이 될 수 있다.
작다는 것은 시장이 작다는 약점이지만 생산자와 고객의 거리가 가깝다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이 강점을 혁신으로 연결해야 한다.
생산은 시장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생산자가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들어서는 시장과 어긋날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만 무조건 따라가면 지역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
두 가지가 만나야 한다.
지역이 잘할 수 있는 것.
고객이 원하는 것.
지역의 강점과 시장의 욕구가 만나는 곳에서 좋은 지역산업이 태어난다.
화천다움과 시장성이 서로 반대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진짜 지역성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다.
무엇을 생산하지 않을 것인가도 전략이다
생산전략에는 선택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에서 잘하는 것을 모두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유행한다고 모두 시작할 필요도 없다.
화천의 자원과 맞지 않는 산업.
시장성이 약한 사업.
환경적 부담이 큰 사업.
지나치게 많은 공공지원이 있어야만 유지되는 사업.
다른 지역과 가격으로만 경쟁해야 하는 사업.
이런 분야는 신중해야 한다.
전략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면서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작은 지역일수록 자원과 사람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화천이 생산해야 할 것은 ‘화천다운 가치’다
화천에는 자연이 있다.
산과 강, 호수가 있다.
겨울이 있다.
농업이 있다.
스포츠가 있다.
접경의 역사와 평화라는 이야기가 있다.
고요함과 넓은 공간이 있다.
이 자원을 그대로 파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자연에서 좋은 시간을 만든다.
농산물에서 좋은 음식을 만든다.
역사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
스포츠에서 좋은 경험과 서비스를 만든다.
고요함에서 좋은 휴식을 만든다.
화천의 생산전략은 화천이 가진 것을 화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치로 바꾸는 일이다.
생산의 끝은 다시 시장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팔리지 않으면 산업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생산과 시장은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시장조사.
작은 실험.
고객반응.
생산.
판매.
개선.
재구매.
외부시장 확장.
이 과정이 반복돼야 한다.
좋은 지역산업은 생산하고 판매하는 직선이 아니라 고객과 계속 대화하며 개선하는 순환이다.
생산은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산의 학습으로 돌아온다.
제24장의 결론
지역경제의 힘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외부수요는 중요하다.
관광객도 필요하다.
스포츠 참가자도 필요하다.
외부시장도 필요하다.
투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수요가 아무리 커도 그것을 받아낼 지역의 생산능력이 약하면 지역에 남는 부가가치는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경제의 더 근본적인 힘은 이것이다.
지역이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
좋은 음식을 만든다.
좋은 상품을 만든다.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좋은 경험을 만든다.
좋은 브랜드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외부고객에게 판매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사람이 배우고,
기술이 축적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그래서 질문은
“무엇을 팔 것인가.”
에서 끝나지 않는다.
“화천은 무엇을 더 잘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인가.”
이 질문이 산업정책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화천이 이미 가지고 있는 중요한 생산기반 가운데 하나가 농업이다.
그러나 농업을 생산만의 산업으로 봐서는 안 된다.
관광객은 농업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고,
농업은 관광에 음식과 체험, 상품과 이야기를 공급할 수 있다.
두 산업이 서로를 고객과 공급자로 만나는 순간 새로운 가치사슬이 만들어진다.
농업은 관광의 공급산업이고 관광은 농업의 시장이다.
제25장 농업은 관광의 공급산업이고 관광은 농업의 시장이다
농업과 관광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인다.
농업은 생산한다.
관광은 사람을 불러온다.
농민은 밭에서 일하고,
관광사업자는 관광객을 상대한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흐름으로 보면 둘은 매우 가까이 있다.
관광객은 먹는다.
마신다.
체험한다.
농산물을 산다.
선물을 산다.
집으로 돌아가 다시 주문할 수도 있다.
그 수요를 지역농업이 받아낼 수 있다면 관광객은 농업의 새로운 고객이 된다.
반대로 관광은 음식과 상품, 체험과 이야기가 필요하다.
농업은 그것을 공급할 수 있다.
농업은 관광의 공급산업이고, 관광은 농업의 시장이 될 수 있다.
두 산업이 만나는 순간 지역 안에 새로운 가치사슬이 생긴다.
농업을 관광의 부속산업으로 보자는 뜻은 아니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농업은 관광객을 위해 존재하는 산업이 아니다.
주민의 먹거리를 생산한다.
전국시장에 농산물을 판매한다.
식량과 환경, 농촌공동체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도 갖는다.
따라서 농업을 관광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이 장에서 말하려는 것은 다른 것이다.
관광이라는 외부수요를 농업의 새로운 시장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농업의 시장을 넓히고,
관광의 지역성을 강화하며,
두 산업이 서로의 가치를 높이자는 것이다.
관광객은 하루에 몇 번 농업을 만나는가
관광객의 하루를 생각해보자.
아침을 먹는다.
커피나 음료를 마신다.
점심을 먹는다.
간식을 먹는다.
저녁을 먹는다.
지역상품을 산다.
숙소에서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농촌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장면 뒤에는 농업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관광객이 화천에서 먹고 마시는 것 가운데 화천의 농업은 얼마나 들어가 있을까.
이 질문이 중요하다.
관광객의 식탁은 지역농업이 만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외부시장 가운데 하나다.
관광객의 한 끼를 농민의 시장으로
관광객이 지역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쌀.
채소.
고기.
양념.
후식.
음료.
모든 재료를 지역에서 생산할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지역에서 경쟁력 있게 공급할 수 있는 농산물이 있다면 연결할 수 있다.
관광객은 특별히 농산물을 사지 않아도 식사를 통해 지역농업의 고객이 된다.
음식점은 관광객의 식탁과 농민의 밭을 연결하는 시장이 될 수 있다.
이 연결이 많아질수록 관광객의 소비가 농업으로 전달된다.
‘지역농산물 사용’이라는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 식당은 지역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
좋은 취지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식당은 매일 일정한 물량이 필요하다.
품질이 일정해야 한다.
가격도 맞아야 한다.
배송이 돼야 한다.
주문이 편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수요에도 대응해야 한다.
농가 역시 안정적인 주문이 필요하다.
소량 주문이 반복되면 배송비가 부담될 수 있다.
수확시기와 식당의 수요시기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농산물 소비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호가 아니라 거래하기 쉬운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다.
생산자와 식당 사이에 ‘중간기능’이 필요할 수 있다
농가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식당도 필요한 품목과 양이 다르다.
각 농가와 각 식당이 매번 직접 거래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중간기능이다.
수요를 모은다.
농산물을 모은다.
선별한다.
소분한다.
배송한다.
정산한다.
정보를 제공한다.
이 기능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지는 지역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협동조합일 수도 있고,
민간기업일 수도 있고,
기존 유통조직일 수도 있다.
공공이 초기 기반을 지원할 수도 있다.
핵심은 조직의 이름이 아니다.
농민에게는 팔기 쉽게, 식당에는 사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에게 지역농산물의 이름을 알려야 한다
지역농산물이 음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관광객은 모른다.
그러면 경제적 거래는 이루어졌지만 브랜드 효과는 약하다.
메뉴에서 알 수 있다.
식당에서 설명해준다.
생산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그러면 한 끼가 새로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객이 먹은 것을 기억하게 해야 다시 살 가능성도 생긴다.
농산물은 식재료에서 브랜드로 넘어갈 수 있다.
음식은 농산물의 ‘시식장’이다
관광객에게 처음 보는 농산물을 바로 한 상자 사라고 하면 망설일 수 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맛을 경험했다.
품질을 확인했다.
지역의 이야기도 들었다.
그다음 구매의 장벽은 낮아질 수 있다.
지역음식점은 지역농산물의 가장 강력한 시식장이 될 수 있다.
좋은 한 끼가 농산물 판매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농산물 판매를 여행 마지막 순간까지 생각하자
여행 초반에 무거운 농산물을 사기는 부담스럽다.
여름철에는 보관도 걱정된다.
그래서 판매시점과 동선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살 수 있다.
숙소에서 주문해 집으로 배송할 수 있다.
식당에서 먹은 농산물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나중에 구매할 수도 있다.
농산물 판매는 ‘어디에서 파는가’만큼 ‘언제 사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관광객의 시간표 안에 구매의 적절한 순간을 넣어야 한다.
원물 판매에서 경험 판매로
농산물을 한 상자 판매한다.
중요하다.
하지만 농업이 관광과 만나면 다른 상품도 만들 수 있다.
수확한다.
요리한다.
농부의 이야기를 듣는다.
농장을 걷는다.
계절을 경험한다.
직접 만든 것을 먹는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이때 관광객은 농산물만 사는 것이 아니다.
농업에서 만들어지는 시간과 경험에도 돈을 지불한다.
농업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량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체험이라고 모두 좋은 상품은 아니다
농촌체험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관광객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적 의미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관광객에게는 자신의 시간과 돈을 쓸 가치가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가.
편안한가.
안전한가.
아이들이 좋아하는가.
사진과 기억을 남길 수 있는가.
지역다운가.
다시 하고 싶은가.
농촌체험도 농업지원사업이기 전에 고객이 선택하는 관광상품이어야 한다.
시장성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농촌의 일상 자체가 경험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이 농촌에서는 평범할 수 있다.
밭길.
논.
농작물.
수확.
계절의 냄새.
새벽의 풍경.
농부의 하루.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이지만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일 수 있다.
이것이 ‘결핍의 역전’과 닿아 있다.
도시에 없는 것.
도시에서 잃어버린 것.
빠른 생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
농촌의 평범함이 도시인의 희소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삶을 구경거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농가가 원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농업의 계절은 관광의 달력이 될 수 있다
농업에는 계절이 있다.
파종.
꽃.
성장.
수확.
가공.
저장.
각 시기마다 풍경과 일이 다르다.
관광은 이 계절을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봄의 농촌.
여름의 농촌.
가을의 수확.
겨울의 저장과 음식.
농업의 생산달력을 관광의 콘텐츠 달력으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관광의 계절성을 완화하는 데에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광의 계절과 농업의 계절을 맞춰보자
반대로 관광객이 많이 오는 시기를 농업이 활용할 수도 있다.
축제기간에 어떤 농산물이 나오는가.
스포츠대회 시즌에는 어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
여름 관광객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가을에는 어떤 수확체험이 가능한가.
겨울에는 어떤 가공품과 저장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
관광달력과 농업달력을 겹치면 새로운 시장이 보일 수 있다.
생산과 관광을 각각 계획할 때는 보이지 않던 기회다.
농업은 관광에 ‘진짜 지역성’을 공급한다
관광지는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시설도 따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땅과 기후, 계절과 사람의 생활에서 만들어진 농업은 쉽게 복제하기 어렵다.
어떤 농산물을 생산하는가.
어떻게 먹는가.
어떤 음식으로 이어졌는가.
농민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가.
이것은 지역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농업은 관광에 먹거리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공급한다.
그래서 농업과 관광의 연결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지역다움을 강화할 수 있다.
관광은 농업에 시장정보를 공급한다
관광객이 상품을 본다.
산다.
사지 않는다.
맛을 평가한다.
포장을 평가한다.
가격에 반응한다.
선물용으로 적합한지 판단한다.
집에서 다시 주문한다.
이 정보는 농업과 가공업에 중요하다.
생산자는 시장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관광객은 농산물을 사는 고객이면서 농업에 시장정보를 가져오는 고객이다.
이 정보를 잘 활용하면 생산과 상품개발도 달라질 수 있다.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와 함께 보는 농업으로
농업은 생산자의 현실이 중요하다.
무엇을 재배할 수 있는가.
생산비는 얼마인가.
노동력은 충분한가.
기후는 어떤가.
그러나 판매를 생각하면 소비자의 질문도 함께 봐야 한다.
누가 사는가.
왜 사는가.
어떤 형태로 원하는가.
얼마나 필요한가.
어떤 가격을 받아들이는가.
어떻게 배송받고 싶은가.
좋은 지역농업 전략은 생산자의 가능성과 소비자의 필요가 만나는 곳을 찾는다.
관광객은 그 접점을 실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고객군이다.
관광객을 농산물의 평생고객으로
관광객이 여행 중 농산물을 샀다.
한 번의 거래다.
하지만 상품이 좋다면 끝이 아닐 수 있다.
집에서 먹는다.
다시 주문한다.
가족에게 선물한다.
명절에 주문한다.
다음 수확철에 또 산다.
다시 화천을 방문한다.
관광객 한 명을 농산물 한 상자의 구매자로 끝내지 말고 지역상품의 장기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관광의 시장은 화천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이 끝난 뒤 고객의 집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은 관광과 농업의 관계를 여행 이후까지 이어준다
예전에는 관광객이 떠나면 거래도 끝나기 쉬웠다.
이제는 다르다.
온라인 주문.
모바일 쇼핑.
택배.
SNS.
고객 알림.
정기구매.
이런 수단을 활용하면 여행 중의 경험이 이후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객이 식당에서 맛본 농산물을 집에서 다시 주문한다.
축제에서 산 상품을 다음 해에도 구매한다.
관광은 오프라인에서 시작되고 거래는 온라인에서 계속될 수 있다.
이것은 작은 지역이 전국시장과 연결되는 중요한 방법이다.
농민에게 관광까지 모두 맡겨서는 안 된다
농민에게 요구되는 일이 너무 많아질 수 있다.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가공도 해야 한다.
체험도 해야 한다.
관광객도 상대해야 한다.
SNS도 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도 해야 한다.
배송도 해야 한다.
모든 농민이 이 모든 일을 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지역산업의 발전은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들이 연결되는 데서 나온다.
농민은 생산을 잘한다.
가공기업은 가공을 잘한다.
식당은 요리를 잘한다.
체험기업은 프로그램을 잘 운영한다.
유통기업은 판매와 배송을 잘한다.
관광기업은 고객을 연결한다.
이것이 산업생태계다.
‘융복합’보다 ‘분업과 연결’
농업과 관광을 융복합한다고 할 때 모든 기능을 한 사업체 안에 넣으려는 유혹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거래로 연결하는 방식이 더 지속가능할 수 있다.
지역산업의 융합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이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것이다.
농업과 관광의 결합도 마찬가지다.
농업과 관광의 연결은 새로운 청년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농업과 관광 사이에는 새로운 일이 생길 수 있다.
가공.
디자인.
포장.
유통.
온라인 판매.
체험기획.
관광안내.
콘텐츠 제작.
농촌숙박.
음식개발.
브랜드 관리.
이런 일은 전통적인 농업과 조금 다르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영역이 될 수 있다.
농업을 생산만의 산업에서 가치사슬 산업으로 확장하면 농촌의 일자리도 다양해질 수 있다.
관광객의 한 끼에서 산업생태계까지
관광객 한 사람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아주 작은 소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한 끼가
지역농산물을 사용하고,
지역에서 가공하고,
지역사람이 조리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관광객이 농산물을 구매하고,
집에 돌아가 재구매하고,
그 수요가 다시 생산으로 이어진다면
한 끼는 하나의 가치사슬이 된다.
관광객의 한 끼가 농민의 시장이 되고, 농민의 생산이 관광객의 경험이 되는 구조.
이것이 농업과 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경제다.
제25장의 결론
밭에서 관광객의 식탁까지, 그리고 다시 밭으로
농업은 생산한다.
관광은 소비자를 데려온다.
음식은 둘을 연결한다.
가공은 가치를 높인다.
체험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줄인다.
브랜드는 기억을 남긴다.
온라인 판매는 여행 이후까지 관계를 이어준다.
그리고 재구매는 다시 농업의 생산으로 돌아온다.
생산 → 음식·가공·체험 → 관광객의 소비 → 재구매 → 다시 생산
이 순환이 만들어지면 농업과 관광은 서로 다른 산업이 아니라 서로의 시장과 공급망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가야 한다.
농산물을 원물로 판매하는 것과
가공품으로 판매하는 것,
음식으로 판매하는 것,
체험으로 판매하는 것,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은
같은 경제적 결과를 만들지 않는다.
같은 농산물이라도 무엇을 더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다음 질문이 필요하다.
화천의 농산물에 무엇을 더할 것인가.
기술을 더할 것인가.
가공을 더할 것인가.
조리를 더할 것인가.
서비스를 더할 것인가.
이야기를 더할 것인가.
경험을 더할 것인가.
브랜드를 더할 것인가.
원물에서 가공·음식·체험·브랜드로.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26장 원물에서 가공·음식·체험·브랜드로
밭에서 농산물이 생산됐다.
그대로 판매할 수 있다.
씻고 선별해 판매할 수도 있다.
소포장할 수도 있다.
가공식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음식점의 한 접시가 될 수도 있다.
농촌체험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출발점은 같은 농산물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만나는 모습과 지불하려는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자원도 어떤 가치를 더하느냐에 따라 다른 상품이 된다.
작은 지역이 생산량만으로 경쟁하기 어렵다면 이 ‘가치를 더하는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원물은 출발점이지 반드시 끝은 아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모든 것의 기초다.
원물의 품질이 나쁘면 그 위에 무엇을 더해도 오래가기 어렵다.
따라서 원물 생산의 경쟁력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그다음 가능성도 볼 필요가 있다.
선별.
저장.
포장.
가공.
조리.
체험.
서비스.
디자인.
브랜드.
유통.
각 단계에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농업의 부가가치는 밭에서 시작하지만 반드시 밭에서 끝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가공이 언제나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원물을 가공하면 무조건 더 많은 이익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가공에는 비용이 든다.
시설이 필요하다.
인력이 필요하다.
위생과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포장이 필요하다.
유통도 필요하다.
팔리지 않으면 재고가 생긴다.
원물 자체의 품질과 희소성이 높다면 오히려 원물 판매가 더 경쟁력 있을 수도 있다.
가공의 목적은 단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인정하는 가치를 늘리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고객을 봐야 한다.
부가가치는 공정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원물에 공정을 많이 붙였다고 자동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편리함을 만들었는가.
맛이 좋아졌는가.
보관성이 좋아졌는가.
선물하기 쉬워졌는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가.
브랜드 신뢰가 생겼는가.
이런 변화가 있어야 한다.
부가가치는 ‘무엇을 더 했는가’보다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는가’에서 생긴다.
지역산업은 생산자 관점의 공정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의 가치를 함께 봐야 한다.
첫 번째 가치화 — 선별과 포장
가장 단순한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좋은 상품을 선별한다.
크기와 품질을 구분한다.
소비자가 필요한 양으로 나눈다.
보관하기 쉽게 포장한다.
운반하기 편하게 만든다.
선물하기 좋게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상품의 쓰임은 달라질 수 있다.
관광객에게 대용량 농산물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여행 중 들고 갈 수 있는 작은 포장이라면 구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좋은 포장은 상품을 감싸는 장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는 서비스다.
두 번째 가치화 — 가공
농산물을 가공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다.
다른 계절에도 판매할 수 있다.
운반이 편해질 수 있다.
새로운 맛과 용도를 만들 수 있다.
상품의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다.
여행 후에도 주문하기 쉬운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즉 가공은 단순히 형태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가공은 농산물의 판매시간과 판매공간을 넓히는 기술이다.
수확철의 원물을 사계절의 상품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 가치화 — 음식
농산물이 음식이 되는 순간 또 다른 가치가 만들어진다.
재료에 조리기술이 더해진다.
서비스가 더해진다.
공간이 더해진다.
식문화가 더해진다.
지역의 이야기도 더해질 수 있다.
관광객은 농산물을 사는 대신 한 끼의 경험을 산다.
음식은 농산물에 사람의 기술과 지역의 문화를 더하는 가치창출 과정이다.
그래서 좋은 지역음식은 농업과 관광 사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음식’은 이름만 지역이어서는 안 된다
메뉴 이름 앞에 ‘화천’을 붙였다고 지역음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 화천에서 먹어야 하는가.
지역의 재료와 연결되는가.
지역의 생활과 이야기가 있는가.
맛이 좋은가.
가격은 납득할 만한가.
다시 먹고 싶은가.
이 질문을 통과해야 한다.
지역성은 이름표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재료와 사람, 경험 속에서 느껴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한다.
스토리는 맛을 대신할 수 없다.
네 번째 가치화 — 체험
농산물을 사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밭에 들어간다.
수확한다.
농부의 설명을 듣는다.
직접 요리한다.
가공과정을 본다.
먹어본다.
사진을 남긴다.
가족과 기억을 만든다.
이때 농산물은 상품을 넘어 경험의 소재가 된다.
원물은 무게로 팔 수 있지만 경험은 시간과 기억으로 팔 수 있다.
이것이 농업과 관광이 만날 때 생기는 중요한 변화다.
체험에는 반드시 운영능력이 필요하다
좋은 농장이 있다고 좋은 체험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약.
안내.
안전.
화장실.
주차.
동선.
진행.
교육.
고객응대.
사진.
날씨 대응.
보험.
이런 운영요소가 필요하다.
농민에게 모든 것을 맡길 필요도 없다.
체험전문가와 연결할 수 있다.
관광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
좋은 자원과 좋은 상품 사이에는 좋은 운영이 있다.
다섯 번째 가치화 — 브랜드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다.
포장디자인만도 아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는 신뢰와 기억이다.
“화천에서 먹었던 그것.”
“그 농가에서 만든 상품.”
“다시 주문하고 싶은 맛.”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상품.”
이런 기억이 쌓이면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는 지역상품에 붙이는 이름이 아니라 고객의 기억 속에 축적되는 약속이다.
품질이 반복돼야 한다.
경험이 일관돼야 한다.
신뢰가 쌓여야 한다.
브랜드는 가격을 올리는 기술이 아니다
브랜드를 만든다고 무조건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높이는 것만을 목표로 하면 오래가기 어렵다.
브랜드의 본질은 소비자의 선택비용을 줄여주는 데도 있다.
“여기는 믿을 수 있다.”
“전에 먹어봤는데 좋았다.”
“이 지역의 상품이라면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신뢰가 구매를 쉽게 만든다.
좋은 브랜드는 가격표보다 먼저 신뢰를 높인다.
그 신뢰가 반복구매와 추천으로 이어질 때 경제적 가치가 생긴다.
지역공동브랜드와 개별브랜드는 역할이 다르다
지역 전체의 이름을 활용한 공동브랜드가 필요할 수 있다.
인지도를 높인다.
지역성을 전달한다.
작은 생산자의 시장진입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을 하나의 이름 아래 묶는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품질 차이가 크면 오히려 전체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개별기업의 창의성과 경쟁도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공동브랜드는 최소한의 품질과 신뢰를 보증하고, 개별기업은 그 위에서 자신만의 상품과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공동브랜드는 개별브랜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신뢰의 바닥이 되어야 한다.
한 농산물에 모든 것을 붙일 필요는 없다
모든 농산물을 가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농가가 체험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상품을 관광기념품으로 만들 필요도 없다.
어떤 농산물은 신선한 원물 판매가 가장 좋을 수 있다.
어떤 것은 음식에 적합하다.
어떤 것은 가공품으로 경쟁력이 있다.
어떤 것은 체험과 잘 맞는다.
가치사슬은 길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맞을수록 좋다.
이 원칙을 잊으면 필요 없는 시설과 상품이 늘어날 수 있다.
‘잘 팔리는 것’부터 찾아야 한다
지역상품 개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제품을 개발했다.
포장을 만들었다.
브랜드를 붙였다.
지원사업은 끝났다.
그런데 고객이 없다.
이런 일을 줄여야 한다.
먼저 작게 팔아본다.
관광객에게 보여준다.
지역주민에게도 평가받는다.
반응을 확인한다.
다시 만든다.
상품개발의 완성은 생산이 아니라 반복구매다.
첫 구매는 호기심으로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 구매는 만족이 있어야 일어난다.
관광객은 가장 가까운 시험시장이다
화천을 찾은 관광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보여줄 수 있다.
축제에서 시험한다.
시장에서도 판매한다.
숙박업소에서 제공한다.
식당 메뉴로 올려본다.
체험프로그램과 묶어본다.
반응을 기록한다.
무엇이 팔렸는가.
누가 샀는가.
왜 샀는가.
얼마까지 지불했는가.
다시 사고 싶어 하는가.
관광객은 지역상품의 첫 고객이면서 제품개발의 중요한 피드백 제공자다.
여행에서 끝나지 않는 상품을 만들자
관광객이 화천에서 상품을 샀다.
여행이 끝났다.
거래도 끝난다면 고객가치는 한 번에 머문다.
하지만 상품이 좋으면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QR코드로 생산자를 확인한다.
온라인으로 다시 주문한다.
계절상품 안내를 받는다.
선물한다.
다음 여행 때 다시 산다.
좋은 관광상품은 여행의 기념품으로 끝나지 않고 일상의 소비재로 들어갈 수 있다.
그때 관광시장은 전국시장으로 확장된다.
‘화천에서 팔리는 상품’에서 ‘화천 밖에서도 팔리는 상품’으로
지역축제에서 잘 팔린다.
관광지에서 잘 팔린다.
좋은 출발이다.
하지만 더 큰 가능성이 있다.
관광객이 집에서도 산다.
온라인 고객이 생긴다.
다른 지역의 매장에 들어간다.
기업 간 거래가 생긴다.
그 단계가 되면 지역상품은 관광상품을 넘어 하나의 산업상품이 된다.
관광은 판매의 종착지가 아니라 외부시장으로 나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원물에서 고객관계까지
지역의 가치사슬을 조금 더 길게 그려보자.
원물 → 선별·포장 → 가공 → 음식 → 체험 → 브랜드 → 구매 → 재구매 → 고객관계
마지막이 중요하다.
브랜드가 만들어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고객관계가 남아야 한다.
누가 샀는가.
왜 샀는가.
다시 사는가.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다시 화천에 오는가.
지역과 얼마나 오래 관계를 이어가는가.
가치사슬의 마지막에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
부가가치의 목적은 지역에 더 많이 남기는 것이다
가공을 한다.
음식을 만든다.
체험을 운영한다.
브랜드를 만든다.
이 모든 활동의 경제적 의미는 단순히 상품가격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지역에서 더 많은 일이 생긴다.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진다.
새로운 기업이 생길 수 있다.
일자리가 다양해진다.
농업과 관광이 연결된다.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생긴다.
부가가치의 진짜 의미는 같은 자원에서 더 많은 지역의 능력과 소득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도 지역에 남아야 한다
가공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가공은 외부에서 한다.
포장도 외부에서 한다.
디자인도 외부업체가 한다.
유통과 판매도 대부분 외부기업이 담당한다.
그러면 상품의 가치는 커졌지만 그 가치 가운데 지역에 귀속되는 몫은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제19장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 가치 가운데 실제 화천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모든 공정을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경쟁력 있게 담당할 수 있는 가치창출 단계는 조금씩 늘려갈 필요가 있다.
가치사슬을 ‘소유’하는 것과 모두 직접 하는 것은 다르다
지역에서 모든 공정을 직접 수행할 필요는 없다.
전문기업과 협력할 수 있다.
외부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외부유통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기업이 핵심적인 고객관계와 브랜드, 기획능력, 생산역량을 얼마나 축적하는가다.
외부와 협력하면서도 지역의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다.
개방과 지역귀속은 서로 반대가 아니다.
제26장의 결론
한 번 생산한 것을 여러 번 가치화하라
작은 지역은 무한히 많이 생산하기 어렵다.
토지는 한정돼 있다.
사람도 많지 않다.
자연환경의 수용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생산량만 늘리는 것과 함께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좋은 원물을 만든다.
더 편리하게 포장한다.
필요한 것은 가공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만든다.
기억에 남는 체험으로 연결한다.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든다.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집으로 돌아간 뒤 다시 구매하게 한다.
한 번 생산한 것을 여러 번 가치화하라.
그러나 무조건 단계를 늘려서는 안 된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가공은 비용이다.
팔리지 않는 포장은 재고다.
재미없는 체험은 시간낭비다.
품질 없는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기준은 언제나 시장이어야 한다.
가치사슬은 길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고객이 인정하는 가치가 커질수록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가능하면 지역의 사람과 기업, 기술과 브랜드로 축적돼야 한다.
원물에서 가공으로.
가공에서 음식으로.
음식에서 체험으로.
체험에서 브랜드로.
브랜드에서 구매로.
구매에서 재구매로.
재구매에서 관계로.
그렇게 되면 관광객은 더 이상 한 번 왔다 가는 손님만이 아니다.
지역기업의 고객이 된다.
농산물의 고객이 된다.
화천이라는 브랜드의 고객이 된다.
이제 다음 질문이 생긴다.
그 첫 고객을 어떻게 오래가는 고객으로 만들 것인가.
그 출발은 관광객을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지역상품의 첫 고객으로 보는 데 있다.
제27장 관광객을 지역상품의 첫 고객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
누구에게 가장 먼저 팔 것인가.
전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부터 해야 할까.
대형 유통망에 들어가야 할까.
온라인몰부터 열어야 할까.
작은 지역기업에게는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화천에는 이미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관광객이다.
그들은 화천을 경험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찾아온 사람들이다.
지역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다.
음식을 먹고,
체험하고,
시장과 관광지를 방문하며,
지역의 이야기를 접한다.
그렇다면 이들을 단순히 왔다 가는 방문객으로만 볼 이유가 없다.
관광객은 지역상품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외부고객이다.
첫 고객이 중요한 이유
상품을 만드는 사람은 자신의 상품을 잘 안다.
그래서 오히려 놓치는 것이 있다.
소비자는 상품을 처음 본다.
설명이 이해되는가.
포장이 매력적인가.
가격이 적절한가.
크기는 알맞은가.
들고 가기 편한가.
선물하고 싶은가.
다시 사고 싶은가.
생산자가 당연하게 생각한 것과 고객이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상품은 생산자가 완성하지만 시장은 고객이 평가한다.
첫 고객은 그 차이를 알려준다.
관광객은 ‘낯선 소비자’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지역주민은 지역상품에 익숙하다.
생산자를 알 수도 있다.
지역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그 구매는 소중하다.
하지만 외부시장으로 나가려면 낯선 소비자의 평가도 받아야 한다.
화천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 상품을 본다.
생산자를 모른다.
개인적 관계도 없다.
그런데도 사고 싶은가.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가.
낯선 사람에게도 선택받을 수 있어야 지역상품은 지역 밖의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
관광객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시장이 될 수 있다.
관광객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
관광객이라고 해서 모두 기념품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먹을 것.
마실 것.
집에서 사용할 것.
가족에게 선물할 것.
아이와 함께 즐길 것.
여행을 기억하게 할 것.
여행이 끝난 뒤에도 다시 주문할 것.
수요는 다양하다.
따라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화천 특산품이 무엇인가.”
에서
“이 관광객은 지금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가.”
로 넘어가야 한다.
상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관광객의 짐가방을 생각하자
좋은 농산물이라고 한 상자씩만 팔아야 할까.
관광객은 이동 중이다.
차량에 짐이 많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여름에는 신선식품 보관이 걱정될 수 있다.
여행 초반에는 무거운 물건을 사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면 좋은 상품도 팔리지 않는다.
소포장.
배송.
보관.
픽업.
온라인 주문.
이런 작은 서비스가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만큼 여행 중 사기 좋은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판매장소보다 구매순간을 설계하자
상품은 어디에서 팔 것인가.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더 깊게 들어가면 다른 질문이 나온다.
관광객은 언제 사고 싶어지는가.
음식을 맛있게 먹은 직후.
체험을 끝낸 순간.
농장을 방문한 뒤.
숙소에서 쉬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
여행 사진을 다시 보는 며칠 뒤.
이 순간마다 구매욕구는 다르다.
소비접점은 장소이면서 동시에 순간이다.
관광객의 감정과 경험이 가장 강할 때 상품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경험과 상품을 붙여라
농산물을 진열해놓고 사라고 하는 것과 직접 먹어본 뒤 사게 하는 것은 다르다.
체험에서 사용한 상품.
식당에서 맛본 재료.
숙소에서 제공받은 차.
카페에서 먹은 디저트.
관광지에서 들은 이야기와 연결된 상품.
이미 경험한 상품은 설명해야 할 거리가 줄어든다.
경험은 상품의 가장 강력한 설명서가 될 수 있다.
관광과 지역상품을 따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한 끼가 첫 구매를 만든다
관광객이 식당에서 화천의 농산물을 먹었다.
맛있었다.
메뉴에 생산지가 표시돼 있다.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안내돼 있다.
소포장 상품도 있다.
택배도 가능하다.
그러면 한 끼가 첫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식당은 음식을 파는 곳이면서 지역상품의 쇼룸이 될 수 있다.
물론 식당 본연의 서비스와 고객경험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숙소도 지역상품의 쇼룸이 될 수 있다
숙박객은 지역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보내는 고객이다.
객실에서 지역의 차를 마신다.
아침에 지역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는다.
지역의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을 사용한다.
좋다고 느낀다.
구매방법을 확인한다.
여행 후 다시 주문한다.
이렇게 숙박은 지역상품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좋은 숙소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좋은 상품을 경험하는 작은 전시장일 수 있다.
축제는 판매장이 아니라 시장실험실이다
축제에는 많은 외부고객이 모인다.
상품을 팔 수 있다.
그러나 판매액만 기록하고 끝내면 중요한 정보를 놓친다.
어떤 상품이 잘 팔렸는가.
어떤 연령층이 샀는가.
어떤 가격대가 선택됐는가.
사람들은 무엇을 물어봤는가.
상품을 들었다가 왜 내려놓았는가.
어떤 포장을 선호했는가.
재구매 의향은 있는가.
축제의 판매부스는 매장이면서 시장조사 현장이 될 수 있다.
매출과 함께 고객반응을 축적해야 한다.
많이 팔린 상품과 좋은 상품은 반드시 같지 않다
축제장에서 많이 팔렸다고 전국시장에서도 성공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축제라는 특별한 분위기 때문에 구매했을 수도 있다.
가격할인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여행기념으로 한 번 산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판매량은 많지 않아도 재구매가 높은 상품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첫 구매 다음을 봐야 한다.
첫 구매는 호기심일 수 있지만 재구매는 만족의 증거에 더 가깝다.
지역상품의 진짜 경쟁력은 여행이 끝난 뒤 드러날 수 있다.
관광객의 집까지 시장을 이어가자
관광객은 결국 화천을 떠난다.
하지만 고객까지 떠나보낼 필요는 없다.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
택배로 받을 수 있다.
계절상품을 다시 살 수 있다.
명절에 선물할 수 있다.
가족과 지인에게 소개할 수 있다.
다음 여행 때 다시 구매할 수도 있다.
관광객은 화천을 떠나도 고객으로 남을 수 있다.
이것이 디지털과 물류가 작은 지역에 주는 중요한 기회다.
QR코드 하나도 경제의 다리가 될 수 있다
여행 중 상품을 봤다.
지금은 살 수 없다.
QR코드를 찍는다.
집에 돌아간다.
며칠 뒤 주문한다.
상품을 먹어본다.
다시 주문한다.
생산자의 다른 상품도 알게 된다.
아주 작은 기술처럼 보이지만 관광소비와 일상소비를 연결할 수 있다.
오프라인의 경험과 온라인의 재구매 사이에 끊기지 않는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다시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판매 뒤에 고객관계가 남아야 한다
상품 하나를 팔았다.
매출이 생겼다.
좋다.
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는 남았는가.
어디에서 다시 살 수 있는지 아는가.
브랜드를 기억하는가.
생산자를 기억하는가.
다른 상품을 알 수 있는가.
다시 화천에 왔을 때 찾아갈 이유가 있는가.
거래가 끝난 뒤 관계가 남는 상품이 더 깊은 지역경제를 만든다.
이것이 단순한 판매와 고객자산의 차이다.
고객정보는 소중하지만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고객관계를 만들기 위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는 사업자의 자산 이전에 고객의 권리와 관련된 정보다.
필요한 범위에서 적법하게 수집해야 한다.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원하지 않으면 쉽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관계는 정보를 많이 가지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잃지 않는 데서 만들어진다.
지역의 작은 사업자일수록 신뢰는 더욱 중요한 자산이다.
관광객의 반응을 생산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판매데이터가 행정에만 쌓여서는 부족하다.
생산자가 알아야 한다.
어떤 고객이 샀는가.
어떤 상품이 선택됐는가.
어떤 불만이 있었는가.
가격반응은 어땠는가.
재구매는 일어나는가.
이 정보가 생산자에게 돌아가야 다음 상품이 좋아진다.
시장정보가 생산현장으로 돌아갈 때 소비가 혁신으로 바뀐다.
관광객의 소비를 산업으로 바꾸는 핵심 과정 가운데 하나다.
공동판매장이 성공하려면 ‘공간’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지역상품 판매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을 만들었다고 판매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품을 입점시킬 것인가.
품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누가 판매할 것인가.
재고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관광동선과 연결되는가.
영업시간은 맞는가.
온라인 판매와 이어지는가.
데이터는 생산자에게 돌아가는가.
판매시설의 경쟁력은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좋은 상품과 고객을 얼마나 잘 연결하느냐에 있다.
시설보다 운영체계가 중요하다.
모든 상품을 공공이 팔아줄 수는 없다
행정이 지역상품의 판로를 지원할 수 있다.
판매기회를 만들 수 있다.
박람회에 참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온라인 기반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행정이 고객을 만들어줄 수는 없다.
기업 스스로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상품을 개선해야 한다.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반복구매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지원의 성공은 지원이 계속되는 데 있지 않고 지원 없이도 고객이 계속 찾는 데 있다.
‘잘 팔리는 지역상품’에서 ‘좋은 지역기업’으로
상품 하나가 성공했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더 큰 성과는 그 상품을 만든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다.
직원을 고용한다.
생산성을 높인다.
외부시장에 진출한다.
다른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지역에 투자한다.
좋은 상품 하나의 최종 목적은 상품 하나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 하나를 키우는 데 있을 수 있다.
지역산업은 상품의 숫자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의 능력에서 강해진다.
첫 고객은 마지막 고객이 아니다
관광객에게 한 번 팔았다.
그것으로 만족하면 관광기념품 시장에 머문다.
그 고객이 집에서 다시 산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한다.
온라인에서 반복 구매한다.
기업의 새로운 상품도 산다.
다시 화천에 온다.
그때 관계의 깊이가 달라진다.
첫 고객의 가치는 첫 매출이 아니라 다음 거래의 가능성에 있다.
관광객을 ‘판매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으로 보자
관광객에게 많이 파는 것만 생각하면 여행 중 지갑을 여는 데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 사람이 화천을 떠난 뒤에도 화천과 어떤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
지역상품을 다시 살 것인가.
다시 방문할 것인가.
가족과 친구에게 추천할 것인가.
다른 계절에 찾아올 것인가.
지역기업의 고객으로 남을 것인가.
관광의 마지막 순간을 거래의 끝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으로 바꿀 수 있다.
제27장의 결론
첫 구매를 첫 관계로 바꿔라
관광객은 화천을 찾아온 외부고객이다.
이미 이동비용을 지불했다.
시간을 투자했다.
화천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지역상품이 이보다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외부고객은 많지 않다.
따라서 관광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단순한 현장매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상품을 보여준다.
먹어보게 한다.
사용하게 한다.
반응을 듣는다.
개선한다.
다시 판매한다.
집에서도 살 수 있게 한다.
재구매를 확인한다.
그 과정에서 상품이 좋아지고 기업이 성장한다.
관광객은 지역상품의 첫 고객이면서 지역기업이 외부시장을 배우는 첫 번째 교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첫 고객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첫 구매가 두 번째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한 번의 방문이 다시 방문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 번의 만족이 추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여행에서 시작된 관계가 일상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관광객 한 명의 경제적 의미는 방문 당일의 소비액만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된다.
오늘 3만원을 쓴 사람이
다음 계절에 다시 오고,
지역상품을 반복 구매하고,
가족을 데려오고,
다른 사람에게 화천을 추천한다면
그 관계의 가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제 관광객을 한 번의 거래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이어지는 고객관계로 볼 필요가 있다.
방문객에서 고객으로, 고객에서 단골로, 단골에서 관계로.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한 번 찾아온 사람과 얼마나 오래 경제적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
제28장 방문객에서 평생고객으로
관광객 한 사람이 화천에 왔다.
하루를 보내고 10만원을 썼다.
지역경제에는 중요한 소비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음 해에도 온다면 어떨까.
봄에 다시 온다.
겨울에도 온다.
가족을 데려온다.
친구에게 화천을 추천한다.
여행 중 먹었던 농산물을 집에서도 주문한다.
지역기업의 상품을 계속 구매한다.
몇 년 뒤에는 일주일을 머문다.
어쩌면 더 오랫동안 화천과 관계를 이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가치는 첫 방문에서 쓴 10만원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한 번의 소비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사람과 얼마나 오래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가이다.
이것이 방문객을 ‘평생고객’의 관점에서 보는 출발점이다.
‘평생고객’은 평생 돈을 쓰게 하자는 말이 아니다
먼저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화천의 평생고객’은 한 사람에게 계속 상품을 팔아 최대한 많은 돈을 쓰게 하자는 뜻이 아니다.
사람과 지역 사이에 오래 지속되는 좋은 관계를 만들자는 의미다.
좋은 기억이 있다.
다시 찾는다.
지역상품을 믿고 구매한다.
주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지역의 소식을 궁금해한다.
다른 계절의 화천을 경험한다.
그 관계가 오래 이어진다.
평생고객의 핵심은 소비의 반복이 아니라 신뢰와 관계의 지속이다.
경제적 가치는 그 관계에서 따라오는 결과 가운데 하나다.
고객생애가치라는 관점
기업의 마케팅에서는 한 고객이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기업에 가져오는 장기적인 경제적 가치를 보는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라는 개념이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오늘 한 번 얼마를 샀는지만 보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고객으로 남는가.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비용이 드는가.
장기적으로 어떤 가치가 만들어지는가.
이 관점을 지역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지역도 한 번 온 사람의 당일 소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이어질 장기적인 관계를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지역경제에 맞게 넓혀 ‘화천의 평생고객’이라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한 번 온 사람을 다시 오게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화천을 알리려면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홍보해야 한다.
관심을 끌어야 한다.
방문동기를 만들어야 한다.
불확실성도 줄여줘야 한다.
하지만 이미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은 화천을 알고 있다.
길도 어느 정도 안다.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도 안다.
신뢰가 있다.
다시 방문할 이유만 생기면 된다.
새로운 사람을 데려오는 일과 이미 온 사람이 다시 오게 하는 일은 모두 중요하지만, 후자에는 이미 형성된 경험과 신뢰라는 자산이 있다.
그래서 재방문은 지역관광의 중요한 성과다.
같은 사람이 다시 와도 같은 여행이어서는 안 된다
재방문을 만들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난번과 똑같다면 다시 올 필요가 약하다.
봄에는 봄의 화천.
여름에는 여름의 화천.
가을에는 가을의 화천.
겨울에는 겨울의 화천.
혼자 왔을 때와 가족과 왔을 때가 다를 수 있다.
스포츠를 하러 왔던 사람이 다음에는 휴식을 위해 올 수도 있다.
축제를 경험했던 사람이 다음에는 조용한 평일의 화천을 찾을 수도 있다.
재방문은 같은 경험의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화천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일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은 이런 점에서 가능성이 있다.
한 번의 방문을 ‘다음 계절’과 연결하자
겨울 관광객에게 여름의 화천을 보여준다.
여름 관광객에게 가을을 알려준다.
스포츠 참가자에게 가족여행을 제안한다.
축제 방문객에게 평소의 조용한 화천을 소개한다.
첫 방문의 끝에 다음 방문의 이유를 남기는 것이다.
좋은 관광은 떠나는 사람에게 다음에 올 이유 하나를 남긴다.
이렇게 한 번의 방문이 다음 계절로 이어질 수 있다.
재방문과 재구매는 서로 연결될 수 있다
화천에서 맛있게 먹은 농산물을 집에서 다시 산다.
그 상품을 먹으며 여행을 기억한다.
다시 화천에 가고 싶어진다.
다시 방문한다.
새로운 상품을 발견한다.
또 구매한다.
관광과 지역상품의 관계가 순환한다.
재방문은 재구매를 만들 수 있고, 재구매는 다시 재방문을 불러올 수 있다.
여행과 일상의 소비가 서로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억’도 경제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역을 떠난 관광객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맛.
풍경.
사람.
이야기.
좋은 시간.
이 기억이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준다.
어디로 여행할 것인가.
어떤 상품을 살 것인가.
누구에게 여행지를 추천할 것인가.
좋은 기억은 다시 방문하고 구매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관광에서 기억은 여행의 잔상이면서 다음 거래와 방문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경험의 품질은 당일 만족으로 끝나지 않는다.
추천은 새로운 외부수요를 만든다
만족한 관광객이 가족에게 이야기한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SNS에 사진을 올린다.
지역상품을 선물한다.
새로운 사람이 화천을 알게 된다.
기존 고객의 만족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것이다.
좋은 경험을 한 한 사람은 다음 방문객을 데려오는 가장 신뢰받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
광고도 중요하지만 실제 경험에서 나온 추천은 또 다른 힘을 가진다.
단골 관광객이라는 생각
식당에는 단골이 있다.
가게에도 단골이 있다.
그렇다면 지역에도 단골이 있을 수 있다.
매년 오는 사람.
계절마다 오는 사람.
특정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
파크골프를 위해 반복 방문하는 사람.
자연과 휴식을 위해 찾는 사람.
특정 농산물을 계속 구매하는 사람.
지역에도 단골이 필요하다.
단골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관광객 숫자가 많다는 것과 다른 의미를 가진다.
지역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방문객에서 단골로 가는 과정
관계는 한 번에 깊어지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흐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방문객 → 만족한 방문객 → 재방문객 → 단골 → 지역상품 고객 → 경제관계인구 → 장기체류자
그리고 일부는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복수의 생활거점을 갖거나,
일과 사업으로 관계를 맺거나,
장기적으로는 정착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계로 봐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관광만 반복한다.
누군가는 상품만 구매한다.
누군가는 스포츠로 관계를 맺는다.
누군가는 사업으로 연결된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을 주민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관계의 깊이를 넓혀가는 것이다.
‘경제관계인구’라는 관점
이 책에서는 화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소비·구매·방문·사업 등의 경제적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정책적 표현으로 ‘경제관계인구’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하나의 공식 통계용어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관계인구라는 넓은 개념 가운데 지역경제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기 위한 화천형 정책언어다.
예를 들어
매년 화천을 찾는 관광객.
정기적으로 지역농산물을 구매하는 외부고객.
반복적으로 스포츠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
화천기업과 지속적으로 거래하는 사람.
지역의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는 사람.
이들은 주민은 아니지만 지역경제와 관계를 맺고 있다.
주소는 화천 밖에 있어도 경제적 관계는 화천 안에 있을 수 있다.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를 경쟁시키지 말자
관계인구를 강조한다고 정주인구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다.
학교를 유지한다.
공동체를 만든다.
기업과 행정을 움직인다.
지역의 일상을 지킨다.
관계인구는 그 바깥에서 지역의 외연을 넓힌다.
소비한다.
방문한다.
교류한다.
일한다.
투자하거나 사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정주인구가 지역의 뿌리라면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뿌리 없는 가지는 오래가기 어렵고,
가지가 넓어지면 뿌리에도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생활인구와 경제관계인구는 같지 않다
정책에서는 ‘생활인구’라는 개념도 활용된다.
실제 체류와 활동을 포함해 주민등록인구보다 넓게 지역과 관계하는 사람을 보는 중요한 관점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관계인구는 그것과 동일한 통계개념이 아니다.
화천에서 실제로 체류하지 않더라도 지역상품을 반복 구매하거나 지역기업과 지속적으로 거래하는 사람도 경제적 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인구가 지역에서 생활하고 체류하는 관계를 넓혀 본다면, 경제관계인구는 지역과 지속적으로 경제적 관계를 맺는 사람을 보는 정책적 렌즈다.
두 개념은 겹칠 수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관계의 깊이를 측정해보자
관광객 수만 세면 이런 관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숫자도 필요하다.
재방문율.
재구매율.
방문 빈도.
계절 간 재방문.
평균 체류일수.
숙박 전환.
지역상품 반복구매.
추천.
고객관계 지속기간.
이런 지표를 함께 보면 지역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지역경제는 사람의 숫자만 세지 말고 관계의 반복도 세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을 데이터로만 봐서는 안 된다
데이터는 필요하다.
하지만 관광객 한 사람은 숫자가 아니다.
좋은 서비스를 받았는가.
존중받았는가.
불편하지 않았는가.
다시 오고 싶은가.
지역주민과 좋은 관계를 맺었는가.
이런 경험이 먼저다.
관계는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데이터만으로 만들 수는 없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평생고객은 할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재방문을 만들기 위해 할인쿠폰을 줄 수 있다.
포인트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필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그러나 할인만으로 만들어진 관계는 더 큰 할인이 나타나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평생고객을 만드는 힘은 더 깊다.
좋은 경험.
신뢰.
친절.
품질.
지역다움.
새로운 발견.
좋은 기억.
가격은 첫 선택을 만들 수 있지만 관계는 다시 선택하게 만든다.
화천이 만들어야 할 것은 다시 선택받는 이유다.
고객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기업에서는 흔히 ‘고객을 확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의 소유가 아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에게 계속 오라고 강요할 수 없다.
상품을 계속 사라고 할 수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다시 선택받는 것이다.
평생고객은 붙잡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관계를 만드는 것은 지역 전체다
관광객의 경험은 관광지 하나가 만들지 않는다.
도로에서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이어진다.
식당에서 느낀다.
시장에서 느낀다.
숙소에서 느낀다.
주민과의 짧은 대화에서도 느낀다.
상품을 배송받은 뒤에도 이어진다.
한 곳의 불친절과 불편이 전체 지역의 이미지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여러 곳에서 좋은 경험이 반복되면 지역 전체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관광객에게 화천이라는 브랜드는 시설 하나가 아니라 여행 전체의 경험이다.
평생고객의 시작은 ‘한 번 더’다
거창한 관계도 작은 반복에서 시작한다.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한 번 더 구매.
하룻밤 더.
다음 계절에 한 번 더.
상품을 한 번 더 주문.
가족과 한 번 더 방문.
‘한 번 더’가 반복되면 관계가 된다.
그리고 관계가 쌓이면 지역의 경제적 기반도 조금씩 두꺼워진다.
재방문·재구매·재투자·재정착
지역경제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
모두 앞에 ‘재(再)’가 붙는다.
한 번의 경험이나 거래로 끝나지 않고 다시 선택한다는 뜻이다.
물론 네 가지는 서로 다른 경제·사회적 현상이며 하나가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통된 뿌리가 있다.
다시 선택할 만큼의 가치와 신뢰가 있었는가.
관광객은 다시 방문한다.
소비자는 다시 구매한다.
기업은 다시 투자한다.
사람은 다시 머물거나 정착을 선택할 수 있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수많은 ‘다시 선택’의 축적과 관련된다.
제28장의 결론
관광객 한 명보다 관계 하나를 남겨라
지역은 매년 새로운 관광객을 찾아 나선다.
필요한 일이다.
새로운 고객이 계속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이미 화천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번 방문한 사람.
좋은 경험을 한 사람.
지역상품을 구매한 사람.
스포츠를 위해 찾아온 사람.
축제를 즐긴 사람.
화천의 자연과 고요함을 좋아한 사람.
이 사람들과의 관계가 이어진다면 지역경제의 기반은 더 깊어질 수 있다.
방문객 수는 그해의 관광을 보여주고, 다시 찾아오는 사람은 관광의 미래를 보여준다.
첫 방문을 재방문으로.
첫 구매를 재구매로.
만족을 추천으로.
관광객을 단골로.
단골을 경제관계인구로.
그리고 원하는 일부에게는 더 긴 체류와 더 깊은 관계로.
모든 사람을 화천에 정착시킬 필요는 없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화천과 오래 좋은 관계를 맺게 할 수는 있다.
그것이 작은 지역의 시장을 주민등록인구 밖으로 확장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이고,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그리고 좋은 관계에는 공통점이 있다.
강요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시 선택받아야 한다.
좋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신뢰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은 서로 다른 현상이지만 모두 ‘다시 선택할 가치’에서 시작한다.
화천의 목표는 관광객을 붙잡는 것이 아니다.
화천을 떠난 뒤에도 다시 생각나는 지역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가 지역상품의 고객과 지역기업의 시장으로 이어진다면 관광은 일회성 소비를 넘어 장기적인 지역경제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이제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고객이 생겼다.
수요도 확인했다.
지역상품도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그 시장을 지속적으로 받아낼 기업이 있어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남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좋은 관광은 지역에 좋은 기업을 남겨야 한다.
제29장 좋은 관광은 지역기업을 남긴다
축제가 끝났다.
관광객이 돌아갔다.
스포츠대회도 끝났다.
주차장도 비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남았는가.
매출이 남았다.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관광객이 많았던 해가 지나고 나서 지역에 더 좋은 음식점이 생겼는가.
새로운 체험기업이 성장했는가.
지역농산물을 가공하는 기업이 생겼는가.
숙박업의 품질이 좋아졌는가.
지역상품이 다양해졌는가.
청년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가.
기존 사업자가 더 큰 시장으로 나갔는가.
좋은 관광은 관광객의 숫자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더 좋은 기업을 남겨야 한다.
관광이 산업이 되려면 소비가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광객은 떠나지만 기업은 남는다
관광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화천을 떠난다.
그러나 관광객을 상대로 성장한 기업은 지역에 남을 수 있다.
직원을 고용한다.
장비를 산다.
기술을 배운다.
다른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세금을 낸다.
다시 투자한다.
고객을 축적한다.
관광객의 소비는 순간이지만 그 소비로 성장한 기업은 지역의 장기자산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관광을 단순한 소비산업이 아니라 지역산업의 성장기반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지역기업이란 무엇인가
‘지역기업’이라고 하면 화천에 사업자등록을 둔 기업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주소는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누구를 고용하는가.
어디에서 생산하는가.
누구와 거래하는가.
어디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가.
이익을 어디에 재투자하는가.
기술과 노하우가 어디에 축적되는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
이런 질문도 함께 봐야 한다.
기업의 주소가 화천에 있는 것과 기업의 성장이 화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지역과 얼마나 깊게 연결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외부기업이라고 나쁜 것도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사가 외부에 있다고 해서 그 기업의 활동이 반드시 지역경제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지역기업에서 물건을 산다.
지역에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다.
인재를 교육한다.
시설에 투자한다.
지역기업과 협력한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외부기업도 지역에 상당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출신보다 그 기업의 활동이 지역에 어떤 가치를 남기는가이다.
따라서 지역경제는 내부기업과 외부기업을 단순히 편 가르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지역기업은 외부수요를 지역소득으로 바꾸는 변환장치다
관광객이 화천에 왔다.
돈을 쓴다.
하지만 그 수요를 받아낼 기업이 없다면 많은 상품과 서비스는 외부에서 들어올 수밖에 없다.
좋은 음식점이 있다.
좋은 숙박업체가 있다.
좋은 체험기업이 있다.
좋은 가공업체가 있다.
좋은 지역상품 기업이 있다.
그러면 외부수요가 지역의 매출과 임금, 이익과 투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기업은 외부의 구매력을 주민의 소득과 지역의 자산으로 바꾸는 핵심 주체다.
그래서 외부수요 전략과 기업육성 전략은 따로 갈 수 없다.
관광정책과 기업정책을 분리해서 보지 말자
관광부서는 관광객을 데려온다.
기업지원부서는 기업을 지원한다.
농업부서는 농가를 지원한다.
경제부서는 상권을 지원한다.
행정조직에서는 나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모두 연결돼 있다.
관광객이 지역음식을 먹는다.
농산물이 필요하다.
가공기업이 필요하다.
포장업체가 필요하다.
배송이 필요하다.
온라인 판매가 필요하다.
관광객의 한 번의 소비 뒤에는 여러 기업의 가치사슬이 숨어 있다.
관광정책은 기업정책이 될 수 있고,
농업정책은 관광정책과 연결될 수 있으며,
상권정책은 체류정책과 연결될 수 있다.
좋은 기업은 고객을 스스로 만든다
초기에는 행정이 시장진입을 도울 수 있다.
축제에 판매공간을 제공한다.
홍보를 지원한다.
교육을 제공한다.
시제품 개발을 돕는다.
온라인 판매기반을 지원한다.
그러나 기업이 계속 행정의 도움으로만 고객을 확보한다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좋은 기업은 지원이 끝난 뒤에도 고객이 찾아오는 기업이다.
상품이 좋다.
서비스가 좋다.
브랜드가 있다.
고객을 이해한다.
시장이 변하면 대응한다.
스스로 새로운 고객을 찾는다.
기업정책의 목표는 이런 능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지원받는 기업’에서 ‘성장하는 기업’으로
지역의 기업지원 성과를 지원 건수만으로 보면 한계가 있다.
몇 개 기업을 지원했는가.
지원금은 얼마였는가.
장비를 몇 대 보급했는가.
교육에 몇 명이 참여했는가.
필요한 행정지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매출이 늘었는가.
외부고객이 늘었는가.
고용이 좋아졌는가.
생산성이 높아졌는가.
신제품을 만들었는가.
재구매가 늘었는가.
외부시장에 진출했는가.
스스로 투자했는가.
기업지원의 성과는 지원의 크기가 아니라 기업의 능력이 얼마나 커졌는가로 봐야 한다.
창업 숫자보다 살아남고 성장하는 기업
창업을 늘리는 것은 중요하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에 진입한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준다.
하지만 창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을 연 기업이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래가기 어렵다.
따라서 창업정책에는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첫 고객.
반복구매.
매출 안정.
직원 채용.
생산성 향상.
신제품 개발.
외부시장 진출.
재투자.
창업의 진짜 성공은 사업자등록이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장하는 것이다.
작은 기업도 성장사다리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시작한다.
매출이 늘어난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더 큰 작업공간이 필요하다.
장비가 필요하다.
자금이 필요하다.
회계와 노무도 복잡해진다.
온라인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외부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필요한 지원은 달라진다.
창업지원만 있고 성장지원이 없으면 기업은 작은 단계에 머물 수 있다.
지역에는 창업의 문뿐 아니라 성장의 계단도 필요하다.
‘강소기업’은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는 뜻만이 아니다
작은 지역이라고 모든 기업이 작아야 할 이유는 없다.
직원 수가 많지 않아도 전국의 고객을 가질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넓은 시장과 거래할 수 있다.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외형만이 아니다.
작은 지역에는 작은 시장에 갇힌 기업보다 작은 지역에서 넓은 시장을 상대하는 기업이 필요하다.
이것이 외부수요와 기업정책이 만나는 지점이다.
관광객만 상대해서는 기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관광객은 중요한 고객이다.
하지만 관광객만 바라보면 계절과 방문객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지역기업은 그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관광객에게 상품을 시험한다.
반응을 확인한다.
재구매를 만든다.
온라인시장으로 나간다.
다른 지역에 판매한다.
기업 간 거래도 개척한다.
관광객에게 팔기 시작해 관광객이 없는 곳에서도 팔 수 있어야 한다.
그때 관광수요가 산업의 성장사다리가 된다.
기업 하나가 다른 기업을 키울 수 있다
좋은 지역기업이 성장하면 혼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원료가 필요하다.
포장이 필요하다.
배송이 필요하다.
디자인이 필요하다.
시설관리가 필요하다.
회계와 노무서비스가 필요하다.
지역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기업이 있다면 새로운 거래가 생긴다.
좋은 기업 하나는 다른 지역기업의 시장이 될 수 있다.
기업과 기업이 연결될수록 지역경제의 공급망은 두꺼워진다.
지역승수도 이런 관계망 위에서 작동한다.
기업의 성장은 일자리의 질과 연결돼야 한다
매출이 늘어도 좋은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기업성장을 고용인원만으로 평가해서는 부족하다.
임금은 어떤가.
근로조건은 어떤가.
계속 배울 수 있는가.
경력을 쌓을 수 있는가.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가.
숙련이 축적되는가.
지역기업의 성장은 주민에게 더 나은 일과 성장의 기회를 줄 때 지역발전으로 이어진다.
기업정책과 인재정책이 연결돼야 하는 이유다.
좋은 기업은 사람을 키운다
기업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배운다.
고객을 이해한다.
생산을 배운다.
서비스를 배운다.
경영을 배운다.
누군가는 나중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좋은 기업은 상품만 생산하지 않는다.
좋은 기업은 사람의 능력도 생산한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숙련은 지역의 인적자본이 된다.
기업이 남기고 가는 것은 건물만이 아니다
기업의 지역자산을 생각해보자.
시설.
장비.
고용.
중요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기술.
고객정보와 관계.
브랜드.
거래망.
경영경험.
숙련된 사람.
협력기업과의 신뢰.
기업이 지역에 남기는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상당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자산이 많아질수록 지역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능력이 커진다.
기업지원은 ‘기업 수’에서 ‘기업 생태계’로
기업 한 곳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강한 지역경제를 만들려면 기업들이 연결돼야 한다.
농가와 음식점.
가공업체와 관광업체.
숙박업체와 지역상품 기업.
디자이너와 생산자.
물류기업과 온라인 판매자.
스포츠와 서비스기업.
좋은 지역경제는 기업이 많은 경제를 넘어 기업들이 서로 고객과 공급자가 되는 경제다.
이것이 기업생태계다.
경쟁과 협력은 함께 필요하다
지역이 작으면 사업자끼리 서로 잘 안다.
그래서 경쟁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경쟁은 필요하다.
서비스가 좋아진다.
상품이 개선된다.
가격과 품질이 시장에서 검증된다.
동시에 협력도 필요하다.
공동배송.
공동마케팅.
공동교육.
공동구매.
공동행사.
필요한 영역에서는 힘을 합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경쟁하고 기반에서는 협력하는 구조가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공공은 기업을 대신해서 사업해서는 안 된다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가 없다고 행정이 모든 것을 직접 운영하려 하면 민간시장이 자라기 어렵다.
초기에는 공공이 역할을 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
기반시설.
공공재.
시장정보.
인재양성.
실험공간.
제도개선.
초기 위험을 줄이는 지원.
그러나 시장성이 확인된 영역에서는 민간이 성장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공공은 플랫폼을 만들고, 민간은 그 위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구분하되 연결해야 한다.
공공사업이 민간시장을 키우고 있는가
지역에서는 많은 공공사업이 이루어진다.
축제.
관광시설.
스포츠대회.
문화행사.
교육사업.
복지서비스.
이 과정에서 민간기업이 성장할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공공이 계속 직접 공급하는 것이 적절한 분야도 있다.
반대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분야는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성장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좋은 공공투자는 시설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새로운 공급능력을 키울 수 있다.
외부기업을 활용하면서 지역기업을 키우는 방법
지역에 없는 기술이 필요하다.
외부 전문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사업이 끝난 뒤 무엇이 남느냐다.
지역기업이 함께 참여했는가.
지역인력이 기술을 배웠는가.
새로운 거래관계가 생겼는가.
지역에 운영능력이 남았는가.
후속사업을 지역기업이 수행할 수 있게 됐는가.
외부전문성을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외부의 능력을 지역의 능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외부기업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기업과의 거래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기업정책의 질문을 바꾸자
기존의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몇 개 기업을 유치했는가.
몇 개를 창업시켰는가.
얼마를 지원했는가.
필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야 한다.
외부고객을 가진 기업이 몇 개인가.
반복구매 고객을 가진 기업이 몇 개인가.
스스로 투자하는 기업이 몇 개인가.
사람을 키우는 기업이 몇 개인가.
다른 지역기업의 고객이 되는 기업이 몇 개인가.
지역에 기술과 브랜드, 거래망을 축적하는 기업이 몇 개인가.
기업의 숫자에서 기업의 질로 질문이 깊어져야 한다.
관광의 진짜 유산
대형 축제가 성공했다.
관광객이 많이 왔다.
매출도 컸다.
그것은 중요한 성과다.
하지만 10년 뒤 다시 물어보자.
그 관광으로 어떤 기업이 태어났는가.
어떤 기업이 성장했는가.
어떤 음식이 지역의 대표상품이 됐는가.
어떤 농산물이 전국의 고객을 얻었는가.
어떤 청년이 사업가가 됐는가.
어떤 기술과 서비스가 지역에 축적됐는가.
관광의 진짜 산업적 유산은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남아 성장하는 기업과 사람이다.
제29장의 결론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성장하는 것을 남겨라
관광객은 온다.
먹는다.
즐긴다.
산다.
머문다.
그리고 떠난다.
그것이 관광이다.
그러나 지역경제는 거기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쓴 돈으로 기업이 성장한다.
기업이 사람을 고용한다.
사람이 기술을 배운다.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기업이 다른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외부시장으로 나간다.
이익을 다시 투자한다.
브랜드와 고객관계가 쌓인다.
관광객의 소비를 기업의 능력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관광을 산업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좋은 관광의 성과는 관광객 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관광객이 떠난 뒤 지역에 무엇이 남았는가를 봐야 한다.
더 좋은 식당이 남았는가.
더 좋은 숙박기업이 남았는가.
더 좋은 가공기업이 남았는가.
더 좋은 체험기업이 남았는가.
더 좋은 지역상품 기업이 남았는가.
그리고 그 기업 안에 더 좋은 일자리와 더 많은 기술, 더 넓은 고객시장이 남았는가.
관광객은 떠나도 기업은 남을 수 있다.
기업이 남으면 기술이 남고, 사람이 남고, 고객이 남고, 지역의 생산능력이 남는다.
그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가 관광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업이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와 성장단계에 필요한 것이 다르다.
모든 기업에 같은 지원을 하는 것도 답이 아니다.
시장성이 없는 사업을 지원금으로 오래 유지해서도 안 된다.
고객을 확보한 기업에는 다음 단계로 올라갈 사다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업정책의 질문도 바뀌어야 한다.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에서
“이 기업이 스스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로.
지원금보다 시장.
창업 숫자보다 성장기업.
일회성 보조보다 성장사다리.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30장 지원금보다 시장, 창업보다 성장사다리
창업지원사업을 한다.
몇 개 기업이 생겼다.
사업자등록을 했다.
교육을 받았다.
장비를 지원받았다.
공간에 입주했다.
지원금도 받았다.
성과보고서에는 ‘창업기업 수’가 기록된다.
그러나 3년 뒤에도 그 기업은 살아 있는가.
고객은 생겼는가.
매출은 늘었는가.
직원을 고용했는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는가.
외부시장으로 나갔는가.
지원 없이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가.
창업의 성과는 문을 연 기업의 숫자가 아니라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한 기업에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의 기업정책은 창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업이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성장사다리가 필요하다.
지원금이 문제가 아니라 지원금의 목적이 중요하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지원금이 나쁜 것은 아니다.
작은 기업은 자본이 부족하다.
처음 시장에 들어갈 때 위험도 크다.
기술개발에는 돈이 필요하다.
장비도 필요하다.
교육도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려면 비용이 든다.
특히 지역의 작은 기업과 청년창업자에게 초기 지원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지원이 기업의 성장을 돕는 수단인가, 지원 자체가 기업의 사업모델이 되고 있는가.
둘은 전혀 다르다.
고객 없는 사업을 지원금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
지원사업이 있으니 상품을 만든다.
보조금이 있으니 체험장을 만든다.
공모사업이 있으니 사업을 시작한다.
지원기간에는 운영된다.
그런데 지원이 끝나면 멈춘다.
고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기업은 시장보다 지원사업을 바라보게 된다.
기업을 오래 살게 하는 것은 지원금이 아니라 고객이다.
지원은 고객을 만날 때까지 필요한 다리를 놓아줄 수 있다.
그러나 다리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은 가장 냉정하지만 가장 정확한 교사 가운데 하나다
고객은 상품을 산다.
또는 사지 않는다.
다시 산다.
또는 다시 사지 않는다.
그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가격.
품질.
편리함.
디자인.
서비스.
신뢰.
필요성.
차별성.
기업은 그 반응에서 배운다.
지원사업의 평가표보다 고객의 재구매가 상품의 경쟁력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줄 때가 많다.
물론 시장에서 바로 평가하기 어려운 공공적·사회적 가치가 있는 사업도 있다.
그런 분야는 별도의 정책목표와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라면 고객의 선택을 피해서는 안 된다.
‘지원금보다 시장’은 지원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이 표현의 뜻을 정확히 해야 한다.
지원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지원의 방향을 시장으로 향하게 하자는 것이다.
장비를 지원한다면 그 장비로 어떤 상품을 만들 것인가.
상품개발을 지원한다면 누가 살 것인가.
홍보를 지원한다면 고객이 실제 구매했는가.
박람회 참가를 지원한다면 이후 거래가 생겼는가.
온라인몰을 지원한다면 반복주문이 일어나는가.
좋은 기업지원은 돈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기업을 고객에게 연결한다.
모든 기업에 같은 지원을 할 필요는 없다
기업은 성장단계가 다르다.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이 있다.
제품을 시험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첫 고객을 확보한 기업이 있다.
매출이 안정되기 시작한 기업이 있다.
직원을 고용하려는 기업이 있다.
전국시장으로 나가려는 기업이 있다.
필요한 것이 모두 다르다.
그런데 모든 기업에 같은 교육과 같은 금액의 지원을 제공한다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기업지원은 기업의 숫자가 아니라 성장단계를 봐야 한다.
화천형 기업 성장사다리
지역기업의 성장을 다음과 같은 단계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아이디어 → 작은 실험 → 첫 고객 → 반복매출 → 고용 → 투자 → 외부시장 → 재투자
이것은 모든 기업이 반드시 같은 순서로 성장한다는 공식이 아니다.
기업의 업종과 상황에 따라 단계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이 기업의 현재 위치와 다음 단계를 생각하게 해주는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
1단계 — 아이디어
누군가 새로운 사업을 생각한다.
지역농산물로 상품을 만들고 싶다.
새로운 체험을 운영하고 싶다.
관광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스포츠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
좋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있다고 바로 큰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이 단계에서는 질문이 중요하다.
누가 고객인가.
무슨 문제를 해결하는가.
왜 화천에서 해야 하는가.
기존 상품과 무엇이 다른가.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시설보다 질문이 먼저다.
2단계 — 작은 실험
시제품을 만든다.
팝업으로 판매한다.
축제에서 시험한다.
소규모 체험을 운영한다.
온라인으로 조금 팔아본다.
고객반응을 확인한다.
이 단계에서는 실패해도 된다.
오히려 싸게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게 실패하면 정보가 남고, 크게 실패하면 부채가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시설보다 작은 실험이 필요하다.
3단계 — 첫 고객
누군가 돈을 내고 상품을 샀다.
중요한 순간이다.
그러나 한 명이 샀다고 시장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왜 샀는가.
누가 샀는가.
가격은 적절했는가.
다른 고객도 살 것인가.
다시 살 것인가.
확인해야 한다.
관광객은 이 단계에서 중요한 시험고객이 될 수 있다.
첫 고객은 사업의 완성이 아니라 시장검증의 시작이다.
4단계 — 반복매출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다.
첫 구매가 반복구매로 이어진다.
관광객이 집에서도 주문한다.
지역주민도 산다.
새로운 고객이 소개로 들어온다.
매출이 일정하게 발생한다.
이때 비로소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조금 더 판단할 수 있다.
첫 매출보다 반복매출이 기업을 만든다.
지역기업 정책에서도 이 단계의 기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5단계 — 고용
사업이 성장한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 없다.
직원을 고용한다.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적절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가.
임금을 지급할 만큼 생산성이 있는가.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가.
주거와 생활환경은 괜찮은가.
기업정책이 노동·교육·주거정책과 만나는 지점이다.
기업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순간 기업정책은 정주정책과 연결된다.
6단계 — 투자
고객이 늘었다.
생산능력이 부족하다.
더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
작업장을 넓혀야 한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때 투자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순서다.
투자한 뒤 고객을 찾는 것보다 고객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것이 ‘검증 후 투자’다.
공공지원도 이 단계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7단계 — 외부시장
화천 관광객에게 잘 팔린다.
이제 시장을 넓힌다.
온라인 판매.
다른 지역 매장.
기업 간 거래.
공공·민간 유통망.
전국의 고객.
가능하다면 해외시장까지.
지역기업이 화천 주민과 관광객만 상대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생산은 화천에서, 시장은 화천 밖까지.
작은 지역기업이 넓은 시장을 상대하기 시작하면 지역의 시장규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8단계 — 재투자
기업이 돈을 벌었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새로운 장비를 산다.
사람을 교육한다.
직원을 더 고용한다.
제품을 개발한다.
브랜드를 키운다.
시설을 개선한다.
다른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기업의 이익이 다시 생산능력으로 돌아갈 때 소득은 자산이 된다.
이 단계부터 기업의 성장이 지역의 축적경제와 본격적으로 연결된다.
성장사다리의 핵심은 ‘다음 칸’이다
모든 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럴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현재보다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험해보게 한다.
시험제품이 있다면 첫 고객을 만나게 한다.
첫 고객이 있다면 반복매출을 만든다.
반복매출이 있다면 생산성을 높인다.
성장하면 사람을 고용한다.
수요가 확인되면 투자한다.
지역시장에서 검증되면 외부시장으로 나간다.
좋은 기업정책은 기업을 한 번에 정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계단을 오르게 한다.
기업마다 병목이 다르다
앞 장에서 살펴본 병목경제학을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기업은 고객이 부족하다.
어떤 기업은 생산능력이 부족하다.
어떤 기업은 사람이 부족하다.
어떤 기업은 자금이 부족하다.
어떤 기업은 온라인 판매능력이 부족하다.
어떤 기업은 디자인과 브랜드가 약하다.
어떤 기업은 경영능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모두에게 장비를 지원하면 어떻게 될까.
문제와 처방이 맞지 않는다.
기업지원은 지원메뉴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병목을 찾는 일이어야 한다.
‘무엇을 줄 것인가’에서 ‘무엇이 막혀 있는가’로
기업지원 담당자가 먼저 물을 수 있다.
“어떤 지원을 원하십니까?”
그러나 한 단계 더 깊은 질문이 필요하다.
“지금 이 기업의 성장을 가장 크게 막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고객인가.
기술인가.
사람인가.
공간인가.
자금인가.
유통인가.
경영인가.
규제인가.
기업의 병목을 찾으면 필요한 정책도 달라진다.
지원의 졸업도 필요하다
좋은 지원정책에는 진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졸업도 있어야 한다.
초기기업이 계속 초기지원만 받아서는 안 된다.
성장한 기업에는 다른 지원이 필요하다.
시장성이 충분한 기업이라면 민간금융과 자체투자의 비중도 커져야 한다.
한정된 공공재원은 새로운 기업과 새로운 혁신에도 사용돼야 한다.
지원의 성공은 기업이 지원을 더 오래 받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지원으로도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산업 특성과 공익적 목적에 따라 장기지원이 필요한 영역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실패한 기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은 실패할 수 있다.
시장예측이 틀릴 수 있다.
상품이 팔리지 않을 수 있다.
경영에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했다고 사람의 경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팔리지 않는지 배웠다.
고객을 경험했다.
생산과 경영을 배웠다.
그 경험은 다음 사업의 자산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창업생태계는 성공할 자유뿐 아니라 작게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도 필요하다.
다만 공공지원에서는 책임성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창업 권유만이 아니다
청년정책에서 창업을 강조하기 쉽다.
그러나 모든 청년이 사업가가 될 필요는 없다.
좋은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전문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도 있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나중에 창업할 수도 있다.
청년정책은 청년을 모두 창업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성장경로를 만드는 정책이어야 한다.
좋은 기업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중요한 청년정책이다.
기업을 키우려면 사람도 함께 키워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려는데 사람이 없다.
이것은 작은 지역에서 매우 큰 병목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다.
젊은 사람이 오지 않는다.
교육기회가 부족하다.
주거가 어렵다.
배우자가 일할 곳이 없다.
아이 교육이 걱정된다.
기업의 인력문제는 단순한 채용공고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공장 문 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주거.
교육.
돌봄.
문화.
교통.
의료.
생활환경이 함께 작동한다.
기업정책이 삶의 질 정책과 연결되는 이유다.
공공은 위험을 나누되 시장을 대신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업에는 위험이 있다.
민간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공공이 일부 나눌 수 있다.
공용장비.
공동공간.
교육.
실증.
시장정보.
초기 판로.
보증과 정책금융.
필요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 성공할지는 시장이 결정한다.
공공은 실패비용을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성공을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다.
그래서 공공의 역할은 시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유치와 기업육성은 함께 가야 한다
외부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긴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온다.
지역기업과 거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지역기업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
밖에서 좋은 기업을 데려오고, 안에서 좋은 기업을 키운다.
그리고 두 기업이 서로 거래하고 사람과 기술을 나누게 해야 한다.
그때 기업유치도 지역의 산업생태계로 연결된다.
기업지원의 성과표를 바꾸자
몇 개 기업을 지원했는가.
몇억원을 집행했는가.
몇 명을 교육했는가.
이 숫자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뒤를 더 봐야 한다.
첫 고객을 확보한 기업은 몇 개인가.
반복매출을 만든 기업은 몇 개인가.
신규고용을 한 기업은 몇 개인가.
생산성이 높아진 기업은 몇 개인가.
외부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몇 개인가.
스스로 재투자한 기업은 몇 개인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성장하는 기업은 몇 개인가.
기업지원의 진짜 성과표에는 ‘지원 이후’가 들어가야 한다.
화천형 성장사다리는 지역 전체의 성장사다리다
기업 하나가 성장한다.
사람을 고용한다.
지역농산물을 산다.
지역업체와 거래한다.
외부에 상품을 판다.
돈을 벌어 다시 투자한다.
직원이 기술을 배운다.
누군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기업 하나의 성장이 지역의 다른 경제주체에게 전달된다.
좋은 기업의 성장사다리는 지역경제 전체가 올라가는 사다리가 될 수 있다.
제30장의 결론
지원의 목적은 ‘지원받지 않아도 성장하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에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작은 지역의 초기기업에는 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업을 지원사업 안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고객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실패에서 배우게 하는 것이다.
다시 개선하게 하는 것이다.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지원금은 기업의 연료가 될 수 있지만 방향을 정하는 것은 시장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정책은 창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아이디어 → 작은 실험 → 첫 고객 → 반복매출 → 고용 → 투자 → 외부시장 → 재투자
각 단계마다 다른 병목이 있다.
그 병목을 찾아 다음 계단을 오르게 해야 한다.
그래서 질문도 바뀌어야 한다.
“얼마를 지원했는가.”
에서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는가.”
로.
“몇 개를 창업시켰는가.”
에서
“몇 개가 살아남아 고객을 만들고 사람을 고용하며 외부시장으로 나갔는가.”
로.
지원의 가장 좋은 결과는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아니라 스스로 고객을 만들고 다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늘어나면 화천의 경제는 조금씩 달라진다.
외부수요를 받아낼 능력이 커진다.
지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사람이 기술을 배운다.
새로운 기업이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결국 한 가지 사실에 도달한다.
기업의 성장한계는 시설과 자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기업을 운영하고,
상품을 만들고,
고객을 이해하고,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의 능력이 중요하다.
지역산업의 마지막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그래서 제4부의 마지막 질문은 사람으로 향한다.
제31장 사람의 능력이 산업의 한계를 결정한다
좋은 시설이 있다.
최신 장비도 있다.
지원금도 받았다.
관광객도 찾아온다.
그런데 그것을 운영할 사람이 없다.
상품을 개발할 사람이 없다.
고객을 상대할 사람이 없다.
기계를 다룰 사람이 없다.
온라인으로 판매할 사람이 없다.
기업을 경영할 사람이 없다.
그러면 시설과 장비, 시장이 있어도 산업은 성장하기 어렵다.
지역산업의 마지막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산업은 건물 안에서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사람이 기술을 배우고,
아이디어를 내고,
고객을 이해하고,
상품을 만들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성장한다.
사람의 숫자와 사람의 능력은 다른 문제다
인구가 많은 지역은 노동력도 많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람의 숫자가 산업의 경쟁력을 모두 설명하지는 않는다.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가.
고객을 이해하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가.
이런 능력이 중요하다.
사람이 적은 지역일수록 사람 한 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것이 작은 지역에서 인적자본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이유다.
인적자본은 사람을 돈으로 본다는 뜻이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교육과 기술, 지식, 경험처럼 생산능력을 높이는 사람의 역량을 인적자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사람의 가치 전체를 경제적 생산성으로 환산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사람은 경제적 자원 이전에 존엄한 존재다.
이 책에서 인적자본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역이 가진 가장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그곳에서 살아가고 일하는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 기술이기 때문이다.
시설은 낡을 수 있다.
기계는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배운 능력은 새로운 가치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
시설보다 운영능력이 오래간다
지역개발에서는 눈에 보이는 시설이 주목받기 쉽다.
건물이 생긴다.
센터가 생긴다.
공장이 생긴다.
관광시설이 생긴다.
준공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이 중요하다.
누가 운영할 것인가.
누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가.
누가 고객을 확보할 것인가.
누가 시설을 개선할 것인가.
시설의 수준보다 운영하는 사람의 수준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설투자와 사람투자는 함께 가야 한다.
교육은 행사비가 아니라 투자다
지역에서 많은 교육이 이루어진다.
창업교육.
농업교육.
서비스교육.
관광교육.
디지털교육.
경영교육.
교육을 몇 번 했는가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교육받은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는가.
상품이 좋아졌는가.
매출이 늘었는가.
업무가 빨라졌는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했는가.
새로운 직업을 얻었는가.
교육의 성과는 수료증이 아니라 달라진 능력에서 나타나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교육을 할 필요는 없다
초보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과 성장기업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다르다.
농민에게 필요한 것과 음식점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도 다르다.
관광해설사와 온라인 판매자에게 필요한 능력도 다르다.
일률적인 교육은 참여인원을 늘리기는 쉬워도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사람의 성장에도 기업처럼 단계가 있다.
현재 어떤 능력이 있는가.
다음 단계에 무엇이 필요한가.
그 간격을 채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보다 더 강력한 것은 실제 경험일 수 있다
강의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고객을 직접 만난다.
상품을 팔아본다.
불만을 듣는다.
실패한다.
다시 고친다.
잘하는 기업에서 일해본다.
전문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사람은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더 깊게 배운다.
그래서 직업교육과 기업현장, 창업과 실험이 연결돼야 한다.
좋은 기업은 가장 좋은 학교 가운데 하나다
좋은 기업에 들어간 청년이 있다.
상품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고객을 상대하는 법을 배운다.
품질관리도 배운다.
회계와 마케팅을 배운다.
조직에서 협력하는 방법도 배운다.
몇 년 뒤 그 사람은 숙련된 직원이 될 수 있다.
관리자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기업을 창업할 수도 있다.
좋은 기업은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도 생산한다.
그래서 기업육성과 인재육성은 서로 떨어진 정책이 아니다.
숙련은 지역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오랫동안 음식을 만든 사람.
농사를 지은 사람.
기계를 다룬 사람.
고객을 상대해온 사람.
축제를 운영한 사람.
스포츠대회를 치른 사람.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설명해온 사람.
이들이 가진 경험은 장부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이다.
지역의 경쟁력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람의 머리와 손, 경험 속에 저장돼 있다.
이 숙련이 사라지면 다시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에 이미 있는 능력부터 찾아야 한다
인재정책이라고 하면 외부의 전문가부터 찾기 쉽다.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지역 안을 살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잘하는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기술이 있는가.
누가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가.
어떤 주민이 오랫동안 지역의 일을 해왔는가.
지역에는 이력서에 적히지 않은 전문가가 많을 수 있다.
이 능력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인재정책이다.
그렇다고 지역 안의 사람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작은 지역은 모든 전문인력을 내부에 보유하기 어렵다.
전문기술.
디자인.
마케팅.
디지털.
연구개발.
법률.
금융.
경영.
특수한 분야일수록 외부의 능력이 필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전문가를 쓰느냐 쓰지 않느냐가 아니다.
외부의 지식이 지역의 능력으로 남는가.
한 번 자문하고 끝나는가.
지역사람과 함께 일하는가.
기술이 이전되는가.
자료가 남는가.
다음에는 지역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가.
이 차이가 중요하다.
외부인재를 ‘고용’하는 것과 ‘연결’하는 것은 다르다
모든 전문가가 화천으로 이주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프로젝트로 참여할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자문할 수도 있다.
지역기업과 협업할 수도 있다.
온라인으로 일할 수도 있다.
일정 기간 머물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도 있다.
작은 지역은 모든 능력을 소유하려 하기보다 필요한 능력과 연결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것 역시 개방경제의 원리다.
그러나 핵심능력은 지역에 축적돼야 한다
모든 전문성을 내부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역의 핵심산업과 관련된 능력까지 계속 외부에만 의존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업이 끝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담당자가 바뀌면 노하우가 사라진다.
외부용역이 없으면 운영이 어렵다.
이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외부의 전문성은 빌릴 수 있지만 지역의 핵심역량은 쌓아야 한다.
무엇을 외부에서 활용하고 무엇을 내부에 축적할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인재를 데려오는 것보다 머물게 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좋은 사람을 채용했다.
그런데 몇 년 뒤 떠났다.
왜 떠났을까.
직업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주거.
배우자의 일자리.
자녀교육.
의료.
문화.
교통.
여가.
인간관계.
지역에서의 성장가능성.
사람은 직장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다.
인재정책은 채용정책이 아니라 삶의 조건을 만드는 정책이기도 하다.
기업정책과 정주정책이 다시 만난다.
좋은 일자리는 월급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임금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좋은 일자리를 설명할 수는 없다.
배울 수 있는가.
성장할 수 있는가.
존중받는가.
경력을 만들 수 있는가.
안정성이 있는가.
일과 삶을 조화시킬 수 있는가.
지역에서 미래를 그릴 수 있는가.
사람은 오늘의 월급뿐 아니라 내일의 가능성을 보고 머문다.
작은 지역일수록 성장경로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을 붙잡기보다 청년이 성장할 수 있게
“청년이 떠나지 않게 하자.”
중요한 목표다.
하지만 청년에게 떠나지 말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지역이 해야 할 일은 선택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배울 기회.
도전할 기회.
살기 좋은 환경.
문화와 관계.
다시 돌아와도 시작할 수 있는 기반.
청년을 붙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년이 이곳에서도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떠난 사람도 지역의 인재가 될 수 있다
화천에서 태어나 외지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반드시 실패한 지역정책의 결과는 아니다.
밖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전문성을 얻을 수 있다.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관계가 끊어지는가이다.
지역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
멘토가 될 수 있다.
투자할 수 있다.
언젠가 돌아올 수도 있다.
인재정책은 사람을 지역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관계를 이어가게 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관계인구의 관점이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돌아오는 사람에게 ‘자리’가 있어야 한다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다.
하지만 할 일이 없다.
전문성을 활용할 기업이 없다.
창업하려 해도 시장이 없다.
배우자가 일할 곳이 없다.
그러면 마음만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귀향과 정착은 애향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돌아올 수 있는 산업과 일자리, 생활환경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구정책은 다시 경제정책으로 연결된다.
사람을 키우는 지역은 기업도 끌어당긴다
기업이 입지를 결정할 때 토지와 지원조건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가.
교육과 훈련이 가능한가.
직원이 생활하기 좋은가.
가족이 정착할 수 있는가.
이런 조건도 중요하다.
좋은 인재생태계는 기존 기업을 키우는 정책이면서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사람과 기업은 서로를 끌어당긴다.
기술은 사람의 생산성을 높인다
인구가 적다고 모든 일을 더 많은 사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디지털 기술.
자동화.
AI.
예약시스템.
무인화.
데이터 분석.
스마트농업.
온라인 판매.
이런 기술은 사람을 무조건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은 인력으로 더 높은 가치를 만들도록 도울 수 있다.
사람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사람 한 명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디지털 격차는 산업 격차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AI와 자동화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시간이 지나면 생산성과 시장접근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교육은 단순한 컴퓨터 교육이 아니다.
디지털 역량은 작은 지역기업이 넓은 시장과 연결되기 위한 새로운 기본기다.
고령의 사업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사람 한 명의 능력을 여러 기업이 공유할 수도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기업마다 모든 전문인력을 따로 고용하기 어렵다.
디자이너.
마케팅 전문가.
회계전문가.
온라인 판매 담당자.
기술전문가.
필요하지만 한 기업이 상시 고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작은 지역의 인력부족은 반드시 사람의 절대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을 공유하는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다.
공동서비스와 협업 네트워크가 필요한 이유다.
개인의 지식을 지역의 지식으로
한 사람이 중요한 일을 알고 있다.
그 사람이 떠난다.
노하우도 함께 사라진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지역은 계속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매뉴얼을 만든다.
데이터를 남긴다.
사례를 기록한다.
후배에게 가르친다.
조직 안에서 공유한다.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지식으로, 조직의 지식을 지역의 능력으로 바꿔야 한다.
이것이 학습하는 지역의 시작이다.
실패도 지역의 지식이 되어야 한다
어떤 사업이 실패했다.
보통 실패를 감추고 싶어진다.
하지만 왜 실패했는지 기록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고객이 없었다.
가격이 맞지 않았다.
운영비가 너무 컸다.
위치가 나빴다.
인력이 부족했다.
계절성이 컸다.
실패를 기록하는 지역은 실패비용을 지식으로 바꿀 수 있다.
성공사례만 배우는 지역보다 실패에서도 배우는 지역이 더 강할 수 있다.
인적자본은 사회적 자본과 만날 때 더 강해진다
능력 있는 사람이 많아도 서로 믿지 못하면 협력이 어렵다.
농민과 식당이 믿지 못한다.
기업끼리 정보를 나누지 않는다.
행정과 민간이 서로 불신한다.
그러면 능력이 연결되지 않는다.
사람의 능력은 신뢰와 네트워크를 만날 때 지역의 능력이 된다.
그래서 인적자본 다음에는 사회적 자본이 중요해진다.
이 문제는 책의 후반부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지역의 능력을 측정하는 질문
지역의 인재정책을 사람 수만으로 평가하지 말자.
몇 명을 교육했는가.
몇 명을 채용했는가.
그다음도 물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익힌 사람은 몇 명인가.
그 기술을 실제 일에 활용하는가.
숙련자가 늘었는가.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졌는가.
새로운 상품이 생겼는가.
새로운 창업자가 나왔는가.
지역 안에서 지식이 공유되는가.
외부전문가의 지식이 지역에 남았는가.
사람을 몇 명 확보했는가에서 지역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결국 경쟁력은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역에 좋은 계획이 있다.
예산도 있다.
시설도 있다.
자연자원도 있다.
관광객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 가치로 바꿀 사람이 없다면 계획은 계획으로 남는다.
반대로 자원이 많지 않아도 사람이 능력이 있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한다.
기회를 발견한다.
고객을 찾는다.
협력한다.
실패에서 배운다.
다시 도전한다.
지역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뿐 아니라 무엇을 해낼 수 있는가에 있다.
그리고 ‘해낼 수 있는 능력’은 결국 사람과 조직 속에 축적된다.
제31장의 결론
사람을 남기는 경제가 가장 깊은 경제다
제4부에서는 관광객의 소비가 어떻게 산업으로 바뀌는지를 살펴봤다.
관광은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수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그 수요를 농업과 연결한다.
원물에 가공과 음식, 체험과 브랜드를 더한다.
관광객을 지역상품의 첫 고객으로 만든다.
첫 고객을 평생고객으로 발전시킨다.
그 시장을 받아낼 지역기업을 키운다.
기업에는 창업 이후의 성장사다리를 만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마지막에는 사람이 있다.
산업의 깊이는 결국 사람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사람이 기술을 배운다.
기업을 만든다.
상품을 개선한다.
고객을 이해한다.
새로운 시장을 연다.
후배를 가르친다.
실패를 지식으로 바꾼다.
다른 사람과 협력한다.
그 능력이 지역에 축적된다.
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낡는다.
지원금은 쓰면 사라진다.
사업은 종료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람이 성장했다면 지역에는 다음 사업을 만들어낼 힘이 남는다.
좋은 지역정책은 사업을 남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다음 사업을 스스로 만들어낼 사람을 남긴다.
그래서 인재육성은 교육정책만이 아니다.
기업정책이다.
산업정책이다.
관광정책이다.
농업정책이다.
청년정책이다.
그리고 결국 정주정책이다.
화천이 강해지는 길은 모든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화천 안에 보유하는 데 있지 않다.
지역 안의 사람을 키우고,
밖의 좋은 능력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핵심역량을 지역에 축적하는 데 있다.
지역이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의 축적.
그것이 인적자본의 가장 중요한 의미다.
그리고 여기에서 제4부의 논리는 완성된다.
외부수요 → 소비 → 생산 → 상품 → 고객 → 기업 → 사람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에는 아직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이 화천의 여러 지역에서 서로 따로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까.
관광객은 한 곳에 몰리고,
상권은 다른 곳에 있고,
숙박은 또 다른 곳에 있으며,
좋은 자원들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지역 전체의 경제적 깊이는 제한될 수 있다.
이제 사람과 산업의 연결에서 공간의 연결로 넘어가야 한다.
행정지도 위의 읍·면이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고,
시간을 보내고,
돈을 쓰는 경제지도로 화천을 다시 볼 차례다.
행정구역을 경제구역으로 착각하지 말자.
사람의 실제 이동과 시간, 소비와 관계가 경제구역을 만든다.
이제 제5부로 넘어간다.
# 제5부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 읍·면·시간·상권·관광 환승
제32장 행정구역이 아니라 경제동선으로 화천을 본다
지도에는 경계선이 있다.
화천읍.
하남면.
간동면.
상서면.
사내면.
행정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읍·면사무소가 있고,
업무구역이 있고,
통계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그러나 관광객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부터 화천읍 관광을 끝내고 하남면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간동면 경제권을 벗어나 화천읍 경제권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생각하며 여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광객이 보는 것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다음에 갈 곳이다.
무엇을 볼 것인가.
어디에서 먹을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에서 쉴 것인가.
어디에서 잘 것인가.
그리고 그 이동 과정에서 시간과 돈을 쓴다.
행정구역을 경제구역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실제 이동과 시간, 소비와 관계가 경제구역을 만든다.
이것이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바라보는 출발점이다.
화천은 다섯 개의 읍·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천군은 화천읍과 간동면·하남면·상서면·사내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행정적으로는 다섯 지역이다.
그러나 지리적으로는 연결돼 있다.
하남면은 동쪽으로 간동면, 동북쪽으로 화천읍, 북쪽으로 상서면, 서쪽으로 사내면과 접한다.
간동면은 북쪽으로 화천읍, 서쪽으로 하남면과 접한다.
상서면 역시 동쪽으로 화천읍, 남쪽으로 하남면, 남서쪽으로 사내면과 이어진다.
즉 화천의 읍·면은 각각 떨어져 있는 다섯 개의 섬이 아니다.
길과 하천, 생활권과 이동으로 이어진 하나의 지역이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게 볼 필요가 있다.
행정의 경계와 사람의 생활권은 다를 수 있다
주민은 면 경계를 넘어 장을 본다.
병원을 간다.
출근한다.
학교에 간다.
운동한다.
친구를 만난다.
관광객 역시 여러 읍·면을 넘나든다.
어떤 사람은 파로호를 보고 이동한다.
어떤 사람은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찾는다.
어떤 사람은 파크골프를 한다.
어떤 사람은 화천시내에서 식사를 하고 시장을 찾는다.
또 다른 사람은 사내면의 산과 계곡을 찾아간다.
이 이동이 바로 실제 경제활동의 지도다.
사람이 움직이는 범위가 생활권을 만들고,
사람의 시간과 소비가 움직이는 범위가 경제권을 만든다.
공식 관광코스도 이미 행정경계를 넘고 있다
실제 화천군의 관광코스를 보면 이 원리가 잘 드러난다.
파로호에서 평화누리호를 탄다.
평화의댐으로 간다.
백암산을 둘러본다.
꺼먹다리를 지나고,
수변공간을 경험한다.
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운동한다.
다음 날 화천시내에서 식사를 하고 화천시장을 찾는다.
관광객에게 이것은 하나의 여행이다.
행정적으로 보면 여러 지역을 오간다.
그러나 관광객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화천이 있다.
관광객에게 화천은 다섯 개의 행정구역이 아니라 하나의 여행공간이다.
정책도 이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파로호에서 평화의댐까지의 뱃길이 보여주는 것
간동면 파로호에서 출발하는 평화누리호는 파로호와 평화의댐 사이 약 23㎞ 구간을 운항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행정구역만으로 보면 서로 다른 공간이다.
그러나 관광객에게는 하나의 여정이다.
호수를 본다.
배를 탄다.
수변의 풍경을 경험한다.
평화의댐에 도착한다.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것이 공간경제다.
경제적 연결은 경계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계선을 넘어 이동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같은 화천읍 안에서도 경제적으로는 서로 다른 공간일 수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행정구역이 같다고 경제적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화천읍에는 시가지가 있다.
상권이 있다.
시장이 있다.
숙박과 음식점이 있다.
동시에 화천읍에는 평화의댐과 백암산 같은 접경관광 자원도 있다.
행정구역으로만 보면 모두 ‘화천읍 관광객’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질문이 달라진다.
평화의댐에 간 관광객은 행정구역상 화천읍 방문객이지만,
시가지 경제에도 왔다고 할 수 있는가.
평화의댐만 보고 외부로 빠져나갔다면 화천읍의 관광객 수에는 잡힐 수 있어도 시가지 음식점과 시장, 카페와 숙박업소에는 소비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행정지도만으로 지역경제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같은 읍’보다 ‘연결된 동선’이 중요하다
반대로 행정구역이 다르더라도 경제적으로 강하게 연결될 수 있다.
간동면에서 파로호를 경험한 관광객이 평화의댐으로 이동한다.
다시 화천시내로 이동해 식사를 한다.
하남면에서 파크골프를 즐긴 사람이 화천시내 숙소에서 잔다.
사내면을 방문한 관광객이 다른 지역의 관광콘텐츠와 연결된다.
이렇게 실제 이동이 만들어지면 행정경계를 넘어 하나의 경제적 가치사슬이 된다.
경제에서는 ‘어느 읍·면에 있는가’보다
‘어디와 연결돼 있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점을 소유하는 것보다 흐름을 연결하는 것
각 읍·면에 좋은 관광자원이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에서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자원의 숫자만이 아니다.
A라는 관광객이 한 장소에 왔다.
그다음 어디로 가는가.
어디에서 밥을 먹는가.
몇 시간을 보내는가.
무엇을 사는가.
어디에서 자는가.
다음 날 어디로 가는가.
그 흐름이 중요하다.
지역경제는 장소의 목록보다 사람의 이동경로에서 더 분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관광정책도 ‘시설지도’에서 ‘동선지도’로 한 단계 발전할 필요가 있다.
관광지도 위에 시간지도를 겹쳐보자
관광지도에는 관광지가 표시돼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시간을 넣어야 한다.
오전 10시 관광객은 어디에 있는가.
정오에는 어디에 있는가.
오후 3시에는 어디로 이동하는가.
오후 5시에는 어디에 있는가.
저녁 7시에는 화천에 남아 있는가.
밤에는 어디에서 자는가.
다음 날 아침에는 무엇을 하는가.
관광객의 하루를 시간대별로 그리면 화천의 또 다른 경제지도가 나온다.
장소와 장소 사이에는 도로가 있지만,
경제와 경제 사이에는 시간이 있다.
시간지도 위에 소비지도를 겹쳐보자
한 단계 더 나가보자.
관광객이 있는 장소만 표시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지도 본다.
입장료.
체험비.
식사.
카페.
농특산물.
쇼핑.
숙박.
교통.
서비스.
그러면 흥미로운 문제가 보일 수 있다.
사람은 많이 있는데 소비가 적은 공간.
체류시간은 긴데 소비접점이 부족한 공간.
관광객은 지나가는데 상권과 만나지 않는 공간.
좋은 상권이 있는데 관광동선에서 벗어난 공간.
시간지도 위에 소비지도를 겹치면 지역경제의 기회와 병목이 보인다.
여기에 다시 ‘지역귀속지도’를 겹쳐야 한다
관광객이 돈을 썼다.
그다음 질문이 있다.
그 돈은 누구에게 갔는가.
지역주민의 사업체인가.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임금으로 돌아가는가.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가.
다른 지역기업과 거래하는가.
이익이 다시 지역에 투자되는가.
그러면 단순한 소비지도를 넘어 지역귀속의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이동 → 시간의 이동 → 소비의 이동 → 소득의 이동
이 흐름을 함께 봐야 진짜 공간경제가 보인다.
읍·면별 방문객 수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령 어느 면에 관광객이 많이 왔다.
중요한 성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 지역경제가 강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얼마나 머물렀는가.
무엇을 소비했는가.
다음 장소로 어디를 갔는가.
지역상권과 연결됐는가.
숙박했는가.
다시 방문했는가.
반대로 방문객 자체는 많지 않아도 오래 머물며 지역사업체에서 소비한다면 경제적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의 수만으로 공간의 경제가치를 판단하지 말자.
읍·면 경쟁은 화천 전체의 손실이 될 수 있다
“우리 면에 관광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지역에도 하나 있어야 한다.”
지역균형의 관점에서 필요한 주장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읍·면에 비슷한 시설을 하나씩 배치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경제전략은 아니다.
시설이 중복될 수 있다.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
운영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각 지역의 고유성이 약해질 수도 있다.
지역균형은 모든 지역에 같은 것을 하나씩 주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일 수 있다.
이것이 읍·면 분업의 출발이다.
‘균등배분’에서 ‘기능분담’으로
화천읍과 하남면, 간동면, 상서면, 사내면이 모두 같은 관광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
지역마다 자원도 다르다.
입지도 다르다.
생활권도 다르다.
상권의 규모도 다르다.
관광객이 찾는 이유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각 지역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기능을 갖고 다른 지역과 연결될 수 있다.
하나의 화천 안에서 다섯 지역이 서로 다른 이유로 선택받고,
서로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구조.
그것이 더 깊은 공간경제다.
화천읍은 두 개의 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특히 화천읍은 독특하다.
군청과 시가지, 시장과 상업기능이 있는 생활·상업 중심공간이 있다.
동시에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중심으로 한 접경관광 공간이 있다.
두 공간은 같은 화천읍 안에 있지만 경제적 성격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중요한 과제는 각각을 발전시키는 것만이 아니다.
평화·DMZ 관광의 방문객을 시가지의 체류와 소비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반대로 시가지에 머무는 관광객에게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어떻게 다음 여행목적으로 제안할 것인가.
같은 행정구역 안에서도 ‘관광 환승’이 필요한 이유다.
하남면은 스포츠와 다른 소비를 연결해야 한다
하남면에는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가 소개하는 산천어파크골프장과 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이 있다.
이곳에서 중요한 경제적 질문은 경기 자체만이 아니다.
운동을 마친 사람은 어디에서 밥을 먹는가.
어디에서 쉬는가.
가족은 무엇을 하는가.
저녁에도 화천에 남아 있는가.
숙박하는가.
다음 날 다른 지역을 찾는가.
스포츠 참가자를 화천 전체의 여행객으로 바꾸는 연결이 필요하다.
간동면은 파로호를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간동면은 공식 군정자료에서도 파로호를 경계로 한 화천군 동남쪽 지역으로 설명된다.
파로호는 간동의 중요한 공간자산이다.
평화누리호 역시 간동면에서 출발해 평화의댐을 연결한다.
여기서 중요한 가능성이 보인다.
파로호를 한 장소의 관광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파로호에서 시작한 시간이 화천의 다른 시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뱃길과 육로,
자연과 역사,
농촌과 음식,
다음 관광지와 숙박을 연결할 수 있다면 간동은 화천 전체 관광동선의 중요한 출발점이자 연결점이 될 수 있다.
사내면 역시 독립된 여행지가 아니라 연결된 경제공간이다
사내면에는 광덕산과 광덕계곡 같은 산악·계곡 자원이 있고, 공식 관광안내에는 사내 파크골프장도 소개돼 있다.
여름 피서객이 온다.
산과 계곡을 찾는다.
스포츠를 즐긴다.
지역행사와 생활상권을 이용한다.
여기에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사내에서 시작된 소비가 사내에서 더 깊어지는가.
그리고 필요한 경우 화천의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는가.
다른 지역의 방문객이 사내까지 이동할 이유는 있는가.
지역의 독립성은 지키되 경제적 고립은 줄여야 한다.
상서면도 ‘없는 것을 채우는 방식’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상서면은 산간지역의 특성을 가진다.
이런 지역을 볼 때 흔히 다른 관광지역에 있는 시설을 그대로 가져오려 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물어야 한다.
상서가 가진 고유한 자연과 생활환경은 무엇인가.
어떤 고객에게 그것이 가치가 있는가.
화천의 다른 지역이 제공하지 못하는 어떤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경험을 다른 읍·면의 음식·숙박·관광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
공간전략의 시작은 부족한 시설의 목록이 아니라 그 장소만의 역할을 찾는 것이다.
모든 읍·면을 모든 관광객이 갈 필요는 없다
‘화천 전체를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만들자’는 말이 관광객 한 명에게 다섯 읍·면을 모두 돌게 하자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피로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폭이다.
가족에게 맞는 동선.
스포츠 관광객에게 맞는 동선.
DMZ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맞는 동선.
자연과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맞는 동선.
농촌과 음식을 경험하려는 사람에게 맞는 동선.
하나의 정답 코스가 아니라 서로 연결 가능한 여러 개의 여행선을 만드는 것이다.
점이 선이 되고,
여러 선이 면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동 자체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지역과 지역 사이를 연결할 때 이동시간을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파로호의 뱃길처럼 이동 자체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수변도로.
산길.
경관.
이야기.
전망.
중간 정차.
이런 요소가 있다면 이동시간도 관광시간이 된다.
좋은 공간경제는 이동거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동에도 가치를 넣는다.
화천처럼 공간이 넓은 지역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교통은 공간경제의 혈관이다
좋은 관광지가 있어도 접근하기 어렵다면 연결이 약해진다.
주차가 어렵다.
정보가 없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다.
환승이 어렵다.
운행시간을 알기 어렵다.
그러면 지도에서는 가까워도 경제적으로는 먼 곳이 된다.
반대로 이동이 편리하면 공간 간 거래가능성이 커진다.
거리의 길이보다 접근의 어려움이 경제적 거리를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교통은 단순한 이동정책이 아니라 관광과 상권을 연결하는 경제정책이다.
디지털 안내도 공간을 연결한다
관광객에게 다음 장소를 알려줄 수 있다.
지금 위치에서 어디로 갈 수 있는가.
얼마나 걸리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업 중인 식당은 어디인가.
숙박은 가능한가.
주차는 되는가.
예약은 필요한가.
이 정보가 한눈에 보인다면 공간 간 이동의 장벽이 낮아진다.
좋은 정보는 관광객의 다음 이동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교통망이다.
공간경제의 가치를 보는 하나의 정책적 틀
이 책에서는 공간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개념모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간경제의 가치 ≈ 장소매력 × 체류시간 × 소비접점 × 연결성
이것은 실제 경제효과를 계산하는 계량경제학적 공식이 아니다.
정책적으로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개념모형이다.
장소가 매력적이어야 사람이 온다.
시간을 보내야 경험이 깊어진다.
소비접점이 있어야 경제활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다른 장소와 연결돼야 경제적 효과가 지역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
네 요소 중 하나가 매우 약하면 전체 흐름도 약해질 수 있다.
한 지역의 성공을 다른 지역의 손실로 보지 말자
화천읍에 관광객이 많아지면 간동이 손해인가.
하남면 파크골프 이용객이 늘면 사내면과 경쟁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한 지역이 외부고객을 데려오고,
다른 지역이 그 고객에게 다음 경험을 제공하며,
또 다른 지역이 숙박이나 음식, 상품을 제공한다면 모두의 시장이 커질 수 있다.
읍·면의 목표는 관광객을 서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화천 밖으로 빠져나갈 시간과 소비를 화천 안에서 서로 이어받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관광 환승’의 경제적 의미다.
화천 밖으로 나가는 관광객의 다음 한 시간을 보자
관광객이 한 곳을 보고 떠난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음 한 시간은 춘천이나 다른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다.
물론 관광객의 선택은 자유롭다.
붙잡을 수도 없고 붙잡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화천 안에 매력적인 ‘그다음’이 있다면 선택지는 달라진다.
화천의 공간경제는 관광객을 가두는 경제가 아니라
화천 안에서 다음 선택을 계속 만들어주는 경제다.
행정은 부서와 읍·면으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하루로 움직인다
관광객에게 오늘 하루는 하나다.
아침은 간동에서 보냈다.
점심은 화천읍에서 먹었다.
오후에는 하남에서 운동했다.
저녁에는 다른 지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사람에게 행정경계는 중요하지 않다.
좋은 하루였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정책도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어느 읍·면 사업인가.”
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 사업은 관광객의 하루 가운데 어떤 시간을 담당하며, 다른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라고 물어야 한다.
제32장의 결론
화천을 다섯 조각이 아니라 하나의 경제지도 위에서 보자
화천에는 다섯 개의 읍·면이 있다.
각각의 역사와 생활권이 있다.
고유한 자연과 산업도 있다.
그 차이를 없앨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차이가 있어야 여행할 이유도 늘어난다.
문제는 차이가 아니라 단절이다.
좋은 자원이 각각 존재하지만 연결되지 않는다면 관광객의 시간과 소비도 끊어진다.
그래서 화천의 공간전략은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지역마다 더 지역답게.
화천 전체는 더 강하게 연결되게.
화천읍은 화천읍다워야 한다.
하남은 하남다워야 한다.
간동은 간동다워야 한다.
상서는 상서다워야 한다.
사내는 사내다워야 한다.
그리고 그 다섯 개의 서로 다른 매력이 관광객의 하루 안에서는 하나의 화천이 되어야 한다.
점은 각 읍·면에 있다.
선은 사람의 이동이 만든다.
면은 그 선들이 연결될 때 만들어진다.
행정구역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를 설계할 때는 행정경계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어디에서 들어오는가.
어디로 이동하는가.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는가.
어디에서 돈을 쓰는가.
어디에서 자는가.
다음 날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그 소비가 누구의 소득이 되는가.
행정지도 위에 이동지도와 시간지도, 소비지도를 겹쳐라.
그러면 화천의 새로운 경제지도가 보인다.
그 지도에서 읍·면은 경쟁자가 아니다.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하나의 경제공간이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화천의 다섯 읍·면은 각각 무엇을 가장 잘하고, 서로 무엇을 나눠 맡아야 하는가.
모든 지역에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서로 고객을 이어주는 구조.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33장 읍·면 경쟁에서 읍·면 분업으로
화천에는 화천읍과 간동면·하남면·상서면·사내면이 있다.
다섯 지역에는 각자의 생활권과 역사, 자연환경과 산업기반이 있다.
그래서 지역발전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요구가 나온다.
“우리 면에도 있어야 한다.”
“다른 지역에 있는 시설을 우리 지역에도 만들어야 한다.”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
지역 간 균형은 중요하다.
어느 지역도 지속적으로 소외돼서는 안 된다.
생활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과 공공서비스는 지역에 따라 적절하게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경제전략까지 모든 지역에 같은 것을 하나씩 배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균형발전은 모든 곳에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갖고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읍·면 경쟁에서 읍·면 분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다섯 읍·면은 경쟁자인가
관광객 한 사람이 화천에 왔다.
어느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느냐를 두고 다섯 읍·면이 서로 경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화천읍에 가면 간동면은 손해인가.
하남면에 머물면 사내면은 손해인가.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관광객이 화천 밖으로 바로 떠나지 않고 다른 읍·면으로 이동한다면 화천 전체의 체류시간은 늘어난다.
한 지역에서 관광을 하고,
다른 지역에서 식사하고,
또 다른 지역에서 운동하고,
어딘가에서 숙박할 수 있다.
한 읍·면의 관광객이 다른 읍·면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지역 간 관계는 ‘고객 빼앗기’가 아니라 ‘고객 이어주기’로 바뀐다.
지역경제를 제로섬으로 보지 말자
경제를 제로섬으로 보면 한 지역의 성공은 다른 지역의 실패가 된다.
그러나 외부수요가 들어오는 지역경제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화천 밖에서 관광객이 들어온다.
스포츠 참가자가 들어온다.
상품 구매자가 들어온다.
새로운 기업과 투자가 들어온다.
그 외부수요를 다섯 읍·면이 서로 연결해 나눌 수 있다면 전체 시장이 커질 수 있다.
읍·면끼리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화천 밖의 시장을 함께 가져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작은 지역의 공간경제 전략이다.
모든 읍·면에 같은 관광시설이 필요한가
가령 한 지역에서 어떤 시설이 성공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시설을 만들고 싶어진다.
하지만 먼저 질문해야 한다.
실제 수요가 있는가.
운영할 사람이 있는가.
기존 시설과 경쟁하지 않는가.
그 지역의 고유성과 맞는가.
다른 지역과 연결했을 때 더 큰 가치가 생기는가.
성공한 시설을 복제하는 것보다 성공한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시설이 성공한 이유가 단순히 시설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일 수 있다.
시장과 맞았기 때문일 수 있다.
운영을 잘했기 때문일 수 있다.
주변 상권과 연결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균등배분과 역할분담은 다르다
균등배분은 같은 것을 비슷하게 나누는 방식이다.
역할분담은 서로 다른 강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다섯 지역이 모두 똑같은 관광콘텐츠를 갖추는 것보다
어떤 지역은 관광의 출발점,
어떤 지역은 체류와 소비의 중심,
어떤 지역은 스포츠,
어떤 지역은 자연과 휴식,
어떤 지역은 농촌과 생활경험을 맡을 수 있다.
물론 실제 역할은 자원과 시장, 주민 의견과 사업성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
분업은 지역을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역할이 다르다고 중요도가 다른 것은 아니다
여기서 또 하나 조심해야 한다.
“화천읍은 중심이고 다른 면은 보조다.”
이런 단순한 구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 역할이 다르다고 중요도가 다른 것은 아니다.
어떤 지역은 많은 방문객을 데려올 수 있다.
어떤 지역은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어떤 지역은 소비를 만들 수 있다.
어떤 지역은 농산물을 공급한다.
어떤 지역은 숙박이나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관광객을 부르는 곳과 돈을 쓰게 하는 곳,
머물게 하는 곳과 상품을 공급하는 곳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가치사슬 전체를 봐야 한다.
‘관광객 수’를 읍·면별 성적표로 만들지 말자
어느 지역에 관광객이 많이 왔다.
중요하다.
그러나 방문객 수가 적다고 경제적 가치까지 반드시 낮은 것은 아니다.
한 지역은 대규모 관광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지역은 적은 방문객이 오래 머무는 체류형 관광에 적합할 수 있다.
또 다른 지역은 관광객에게 농산물과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직접 방문객 수에는 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의 역할을 방문객 수 하나로 평가하면 분업의 가치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지역별 성과지표도 달라질 수 있다.
분업은 관광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읍·면 분업은 관광코스 배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업도 연결할 수 있다.
농업.
가공.
유통.
스포츠.
숙박.
상업.
관광.
교육.
기업.
군 관련 수요.
지역마다 상대적으로 강한 기능이 다를 수 있다.
화천 전체를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보면
읍·면은 서로 다른 생산기능을 담당하는 경제공간이 될 수 있다.
한 지역의 농업이 다른 지역 음식점의 공급망이 될 수 있다.
한 지역의 관광객이 다른 지역 숙박업의 고객이 될 수 있다.
한 지역의 스포츠 참가자가 다른 지역 상권의 고객이 될 수 있다.
하남면의 위치가 보여주는 연결의 가능성
공식 지리자료를 보면 하남면은 군 중남부에 위치하며 동쪽 간동면, 동북쪽 화천읍, 북쪽 상서면, 서쪽 사내면과 접한다.
화천의 네 다른 읍·면과 모두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지리적 사실이지만 경제적 상상력을 더해볼 수 있다.
어떤 지역의 강점은 관광자원 자체뿐 아니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위치에서도 나올 수 있다.
다만 지리적으로 중앙에 있다고 자동으로 경제적 허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로와 교통,
이동수요,
관광동선,
상권,
서비스가 실제로 연결돼야 한다.
지리적 가능성을 경제적 연결로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상서면의 경계도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상서면은 화천군 중북부에 위치하며 동쪽 화천읍, 남쪽 하남면, 남서쪽 사내면과 맞닿아 있다.
또 서쪽과 북쪽은 철원군과 접한다.
따라서 상서를 화천 내부만의 공간으로 볼 필요도 없다.
지역경제는 행정경계를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읍·면 분업은 화천 안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 지역과의 연결까지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외부연결은 실제 도로와 시장, 관광수요 등을 확인하면서 판단해야 한다.
간동면도 ‘파로호만 있는 곳’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간동면을 이야기하면 파로호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파로호는 간동의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지역전략을 한 자원으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
농촌.
생활.
자연.
역사.
수변.
주민의 일상.
다양한 요소가 함께 존재한다.
지역의 대표자원은 전략의 출발점이지 지역 전체의 정체성 그 자체는 아니다.
이 원칙은 모든 읍·면에 똑같이 적용된다.
화천읍도 하나의 기능만 가진 공간이 아니다
화천읍은 행정과 상업, 교육과 생활의 중심기능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평화의댐과 백암산 같은 접경·DMZ 관광자원도 화천읍에 위치한다.
같은 읍 안에 성격이 크게 다른 공간이 공존한다.
따라서 화천읍 전략도 하나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서도 여러 개의 경제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간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내면도 생활경제와 관광경제를 함께 봐야 한다
사내면에는 주민이 살아가는 생활상권이 있다.
군 관련 수요도 있다.
산과 계곡을 찾는 외부방문객도 있다.
스포츠와 관광수요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내를 특정 관광자원 하나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생활경제,
외부수요,
관광,
정주,
상권을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전략은 관광객에게 보이는 지역과 주민이 실제 살아가는 지역을 동시에 봐야 한다.
각 지역은 ‘대표기능’과 ‘연결기능’을 함께 가져야 한다
지역분업을 너무 단순하게 하면 위험하다.
“화천읍은 이것.”
“하남은 이것.”
“간동은 이것.”
한 줄로 끝낼 수는 없다.
지역에는 주민이 살고 있고 다양한 산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대표기능
그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특별히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기능이다.
연결기능
다른 읍·면의 관광·산업·소비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이다.
지역전략은 ‘나는 무엇을 잘할 것인가’와
‘나는 다른 지역과 무엇을 연결할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분업의 목적은 전문화만이 아니다
분업하면 전문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지역경제에서는 그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방문이 분산된다.
체류시간이 늘어난다.
여러 상권에 소비가 전달된다.
관광객에게 선택지가 늘어난다.
계절과 고객층을 다양화할 수 있다.
한 지역의 위험을 다른 지역이 보완할 수도 있다.
읍·면 분업은 화천 전체의 관광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드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나의 성공모델에 의존하지 않는 화천
겨울축제가 잘된다.
그러면 모든 관광을 겨울축제 중심으로 생각하기 쉽다.
스포츠가 잘된다.
그러면 모든 지역을 스포츠관광으로 만들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산업이나 한 계절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이 커진다.
지역마다 다른 강점을 갖는 것은 화천경제의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관광뿐 아니라 농업, 기업, 스포츠, 생활경제 등을 함께 보는 이유다.
읍·면 분업에는 주민동의가 필요하다
행정이 책상에서 지역의 역할을 정한다고 분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이 살아온 방식이 있다.
지역의 역사도 있다.
주민이 원하는 미래도 있다.
사업자의 이해관계도 있다.
따라서 지역전략은 주민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역할은 행정이 지정하는 기능이 아니라 주민과 시장이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이어야 한다.
정책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주민과 기업이 참여하며,
시장에서 검증하고,
필요하면 수정해야 한다.
분업은 고정된 배치도가 아니다
경제는 바뀐다.
관광객의 취향이 변한다.
교통망이 달라진다.
새로운 기업이 생긴다.
기술이 변한다.
인구구조도 변한다.
따라서 지금의 역할이 20년 뒤에도 그대로일 이유는 없다.
지역분업은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계획이 아니라 계속 수정되는 경제적 역할의 조정이다.
새로운 기회가 생기면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지역마다 ‘왜 여기인가’를 찾아야 한다
모든 읍·면에 같은 것을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물어야 한다.
왜 화천읍인가.
왜 하남인가.
왜 간동인가.
왜 상서인가.
왜 사내인가.
그 지역에서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 장소의 자연과 역사, 생활과 산업이 그것을 뒷받침하는가.
고객에게도 그 이유가 보이는가.
좋은 공간전략에는 반드시 ‘왜 여기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다.
한 지역의 부족함을 다른 지역이 채우게 하자
모든 지역이 모든 기능을 갖출 수는 없다.
관광지는 있지만 숙박이 부족할 수 있다.
스포츠시설은 있지만 저녁콘텐츠가 부족할 수 있다.
자연은 좋지만 상권이 약할 수 있다.
상권은 크지만 관광동기가 약할 수 있다.
이때 부족한 것을 무조건 그 지역 안에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
가까운 다른 지역의 기능과 연결할 수 있다.
분업경제에서는 부족함이 반드시 약점은 아니다.
잘 연결되면 다른 지역의 강점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시설중복을 줄이고 기존 자원을 더 깊게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행정은 ‘지역별 사업’에서 ‘지역 간 프로젝트’로
예산은 흔히 지역별로 나뉜다.
화천읍 사업.
하남면 사업.
간동면 사업.
상서면 사업.
사내면 사업.
필요하다.
그러나 공간경제를 강화하려면 지역과 지역 사이를 연결하는 사업도 중요하다.
관광코스.
교통.
통합예약.
공동마케팅.
공동상품.
연계이벤트.
지역 간 배송과 물류.
디지털 안내.
경제의 가치가 지역과 지역 사이에서 만들어진다면
정책도 그 ‘사이’를 투자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사이’는 행정의 사각지대가 되기 쉽다
한 관광지는 어느 부서가 관리한다.
한 시장도 담당부서가 있다.
한 스포츠시설도 담당이 있다.
하지만 관광지와 시장 사이는 누가 관리하는가.
스포츠대회와 숙박 사이는 누가 연결하는가.
농산물 생산과 관광음식 사이는 누가 설계하는가.
읍과 면 사이의 이동은 누가 경제적 관점에서 보는가.
좋은 지역경제는 장소를 관리하는 행정에서 관계를 관리하는 행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읍·면을 연결하는 공통 플랫폼이 필요하다
각 지역의 개성은 살린다.
그러나 관광객은 하나의 화천을 경험해야 한다.
통합된 관광정보.
쉬운 예약.
이동안내.
공통된 품질정보.
지역상품 구매.
숙박과 체험 연결.
이런 기반은 함께 만들 수 있다.
지역마다 콘텐츠는 달라도 고객이 사용하는 기반은 연결될 수 있다.
공통 플랫폼 위에서 지역별 개성이 더 분명해질 수 있다.
지역별 성공과 화천 전체의 성공을 함께 측정하자
성과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각 지역의 방문객.
매출.
숙박.
일자리.
필요하다.
동시에 화천 전체의 지표도 봐야 한다.
읍·면 간 이동이 늘었는가.
전체 체류시간이 늘었는가.
다른 지역을 함께 방문하는 비율이 늘었는가.
화천 안에서 숙박하는 비율이 높아졌는가.
여러 상권에 소비가 분산됐는가.
재방문이 늘었는가.
지역별 성적표와 함께 ‘화천 전체의 연결성적표’가 필요하다.
제33장의 결론
다섯 지역이 다르게 강하고, 함께 더 강한 화천
화천읍.
하남면.
간동면.
상서면.
사내면.
다섯 지역은 서로 다르다.
그 차이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화천의 자산이다.
문제는 모두 비슷해지려고 할 때 생긴다.
같은 시설.
같은 행사.
같은 관광상품.
같은 전략.
그렇게 되면 지역의 고유성은 약해지고 시설과 사업은 중복될 수 있다.
화천의 균형발전은 다섯 지역을 똑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섯 지역이 서로 다른 이유로 강해지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르게’만으로도 부족하다.
서로 연결돼야 한다.
화천읍의 고객이 하남으로 간다.
하남의 고객이 다른 지역에서 식사하고 숙박한다.
간동에서 시작한 여행이 화천읍으로 이어진다.
상서에서 경험한 시간이 다른 지역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사내의 생활상권과 관광수요도 화천 전체의 흐름과 연결된다.
각자 잘하고, 서로 연결한다.
이것이 읍·면 분업의 핵심이다.
분업은 누가 위이고 아래인가를 정하는 일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잘하고,
누구와 무엇을 나누며,
어떻게 서로의 고객을 이어줄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좋은 분업은 행정이 영원히 고정하는 것도 아니다.
주민과 기업이 참여하고,
관광객과 시장이 반응하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필요할 때 계속 수정해야 한다.
지역마다 더 지역답게.
화천 전체는 더 긴밀하게.
그것이 화천형 공간경제의 기본원칙이다.
이제부터는 이 원칙을 실제 다섯 읍·면에 하나씩 적용해볼 차례다.
첫 번째는 화천읍이다.
화천읍에는 군청과 생활·상업 중심공간이 있다.
동시에 평화의댐과 백암산이라는 강력한 접경·DMZ 관광공간이 같은 읍 안에 존재한다.
따라서 화천읍의 가장 중요한 공간경제 질문 가운데 하나는 분명하다.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찾은 관광객의 시간을
어떻게 화천시가지의 체류와 소비로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반대로,
시가지에 머문 사람에게 어떻게 평화와 DMZ의 여행을 이어줄 것인가.
같은 읍 안의 두 경제공간을 하나의 하루로 연결하는 문제다.
제34장 화천읍 — 시가지 체류경제와 평화·DMZ 관광의 연결
화천읍에는 서로 성격이 크게 다른 두 개의 관광·경제공간이 있다.
하나는 군청과 시장, 음식점과 숙박업소, 생활서비스가 모여 있는 화천시가지다.
다른 하나는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평화·DMZ 관광공간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모두 화천읍이다.
그러나 관광객의 실제 이동과 소비를 기준으로 보면 두 공간은 자동으로 하나의 경제권이 되지 않는다.
평화의댐을 찾은 사람이 시가지까지 왔는가.
백암산을 찾은 사람이 화천시장에서 식사하거나 물건을 샀는가.
시가지에서 숙박한 사람이 다음 날 평화·DMZ 관광으로 이어졌는가.
이 질문에 따라 같은 ‘화천읍 관광객’이라도 지역경제에 남기는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같은 행정구역에 있다고 같은 경제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시간과 소비가 이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경제공간이 된다.
화천읍의 공간경제 전략은 이 두 공간을 하나의 여행시간으로 연결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
평화의댐과 백암산은 화천읍의 관광자산이다
먼저 지리를 정확히 해야 한다.
평화의댐은 화천읍에 위치한다.
백암산케이블카 역시 화천군 공식 자료에서 화천DMZ로드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케이블카 운영시설도 화천읍 권역에 있다.
백암산 전망대는 해발 1,178m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임남댐과 금강산 방향, 남쪽으로 평화의댐을 조망할 수 있는 접경관광 자원이다.
따라서 평화의댐과 백암산은 간동면 관광자원이 아니다.
평화의댐과 백암산은 화천읍의 또 하나의 얼굴이다.
화천읍을 시가지와 시장만으로 설명해서도 안 되고,
평화·DMZ 관광만으로 설명해서도 안 된다.
두 공간을 함께 봐야 한다.
평화의댐은 하나의 관광지가 아니라 여러 경험이 모인 공간이다
평화의댐 주변에는 단순히 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평화의 종공원.
물문화관.
비목공원.
국제평화아트파크.
평화의댐 자체의 역사와 안보·평화의 의미.
여러 콘텐츠가 함께 있다.
따라서 이곳은 단순히 댐을 보고 돌아가는 장소보다 더 긴 경험을 설계할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평화의댐을 ‘사진 한 장 찍고 떠나는 장소’가 아니라
역사와 평화, 자연을 이해하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만들수록 체류의 깊이는 달라진다.
백암산은 화천의 지리적 의미를 한눈에 보여주는 장소다
백암산 전망대에서는 남쪽의 평화의댐과 북쪽의 임남댐 일대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분단과 평화.
남과 북.
전쟁의 기억과 오늘의 자연.
이러한 요소가 한 장소에서 겹친다.
이곳의 경쟁력은 단순히 높은 산에 올라가는 데만 있지 않다.
백암산은 ‘왜 화천이 접경지역인가’를 눈으로 이해하게 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백암산 관광은 전망만으로 끝내기보다
역사,
평화,
자연,
지역의 이야기를 연결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사실 — 백암산 관광객은 화천읍 시가지에서 출발한다
현재 백암산케이블카 이용객은 화천읍에 있는 화천방문자센터에서 집결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운영방식이다.
공식 안내에는 화천읍 출발시간과 관광 후 화천읍 도착시간까지 회차별로 제시돼 있다.
이것은 공간경제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백암산 관광객은 적어도 운영동선상 화천읍 시가지와 접점을 갖는다.
그렇다면 질문은 달라진다.
백암산 관광객이 화천읍에 ‘도착’하는 것과
화천읍 경제에 ‘머무는 것’은 같은가.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잠시 집결했다가 바로 떠난다면 경제적 연결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출발 전이나 도착 후에
식사하고,
카페를 이용하고,
시장을 찾고,
수변을 걷고,
상품을 사고,
숙박한다면
백암산 관광은 시가지 경제와 직접 연결된다.
여기에는 이미 ‘관광 환승’의 접점이 있다
앞 장에서 이 책은 한 관광에서 다음 관광으로 이어지는 이동을 설명하기 위해 ‘관광 환승’이라는 정책적 표현을 사용했다.
백암산 방문자센터는 바로 이런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다.
관광객이 모인다.
대기한다.
관광을 떠난다.
다시 돌아온다.
즉 출발과 귀환이 반복되는 접점이다.
사람이 모이고 다시 돌아오는 곳은 단순한 승하차장이 아니라
다음 소비와 다음 여행을 연결할 수 있는 관광 환승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환승점이 있다고 자동으로 소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그다음’이 보여야 한다.
출발 전 한 시간이 경제가 될 수 있다
백암산케이블카는 정해진 시간에 출발한다.
관광객은 출발 전에 일정 시간 먼저 집결해야 한다.
이때 관광객에게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커피를 마신다.
아침이나 점심을 먹는다.
시장을 둘러본다.
지역상품을 본다.
수변을 걷는다.
관광정보를 얻는다.
대기시간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둘 것인가,
화천을 경험하는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같은 시간이지만 지역경제의 의미는 달라진다.
돌아온 뒤의 한 시간은 더 중요할 수 있다
백암산 관광을 마친 관광객이 화천읍 시가지로 돌아온다.
그다음 무엇을 하는가.
자동차를 타고 곧바로 떠나는가.
아니면 식사를 하는가.
시장에 들르는가.
산책하는가.
숙박하는가.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는가.
관광의 마지막 순간이 지역경제의 다음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오후에 돌아오는 관광객에게 저녁까지 머물 이유를 제공한다면 하루관광이 체류관광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생긴다.
평화의댐 관광도 시가지와 연결돼야 한다
화천군 공식 추천관광코스에는 평화의댐 관광 뒤 화천시장이나 화천시내 식사·숙박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이미 제시돼 있다.
즉 행정과 관광정책에서도 평화·DMZ 관광과 시가지를 연결해야 한다는 방향은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따라서 과제는 ‘연결을 처음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관광코스를 실제 이동과 실제 소비로 얼마나 전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안내책자 속 연결과 현실의 이동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코스와 실제 관광동선은 같은 것이 아니다
지도에는 화살표를 그릴 수 있다.
평화의댐 → 화천시장.
백암산 → 시가지.
파로호 → 평화의댐 → 화천시내.
그러나 관광객이 실제 그렇게 움직이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왜 가야 하는가.
얼마나 걸리는가.
주차는 편한가.
먹을 곳은 열려 있는가.
무엇을 살 수 있는가.
관광을 마친 시간과 상점의 영업시간이 맞는가.
관광코스는 계획이고 관광동선은 행동이다.
좋은 공간경제는 계획된 코스가 실제 행동으로 전환될 때 만들어진다.
그래서 ‘실제 전환율’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백암산을 이용한 관광객 가운데
화천시장까지 간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시가지 음식점을 이용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한 시간 이상 더 머문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숙박까지 이어진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평화의댐 방문객 가운데 화천시가지로 이동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이런 숫자를 알 수 있다면 공간정책이 훨씬 정교해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연결 정도를 정책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표현으로 ‘관광 환승률’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현재의 공식 관광통계 지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관광 환승률은 한 장소의 방문객이 다음 장소와 다음 소비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화천형 정책개념이다.
관광객을 시장으로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광객을 시장으로 보내자.”
말은 쉽다.
하지만 시장에 가야 할 이유가 없다면 오래가지 않는다.
관광객에게 필요한 것은 명령이 아니라 동기다.
무엇을 먹을 수 있는가.
무엇이 특별한가.
무엇을 살 수 있는가.
어떤 지역 이야기가 있는가.
잠깐이라도 재미있는 경험이 있는가.
시장을 관광코스에 넣는 것보다 시장이 관광객의 다음 선택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은 ‘쇼핑공간’만이 아니라 지역의 생활을 만나는 공간이다
관광객이 지역을 기억하는 순간은 꼭 유명 관광지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장을 보는 모습.
주인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
지역 사람의 말투와 생활.
이런 일상에서 지역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좋은 시장관광은 시장을 관광객용 무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지역생활의 매력을 방문객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것이다.
주민의 생활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전제다.
화천읍 시가지는 ‘관광의 배후상권’에서 ‘체류공간’으로
시가지의 역할을 관광지의 배후서비스 공간으로만 보면 한계가 있다.
식사만 하고 떠난다.
주유만 하고 떠난다.
잠만 자고 떠난다.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걷고 싶은 공간.
쉬고 싶은 공간.
저녁을 보내고 싶은 공간.
지역문화를 느끼는 공간.
쇼핑하고 싶은 공간.
숙박 후 아침을 보내고 싶은 공간.
시가지 자체가 관광객의 시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변 관광자원의 방문객이 시가지 체류경제로 이어진다.
수변은 시가지 체류시간을 늘리는 중요한 자산이다
화천시가지 주변에는 북한강 수변과 붕어섬, 산소길 등 물과 연결된 공간이 있다.
이런 자원은 반드시 대형 소비시설이 아니어도 의미가 있다.
관광객이 걷는다.
쉰다.
사진을 찍는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저녁까지 머문다.
수변의 경제적 가치는 입장료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시가지에 한 시간을 더 머물게 하는 힘 자체가 가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시간이 음식과 카페, 시장, 숙박 등 다음 소비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동선이 설계돼야 한다.
화천읍에는 ‘걷는 경제’가 필요하다
자동차로 관광지에서 시장 앞까지 이동하고,
다시 차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면 거리의 상권을 경험할 기회가 적다.
반대로 주차한 뒤 자연스럽게 걸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간판을 본다.
카페를 발견한다.
가게에 들어간다.
지역상품을 본다.
수변까지 걷는다.
자동차가 멈추는 순간 관광객의 보행경제가 시작된다.
좋은 주차정책과 보행정책이 상권정책이기도 한 이유다.
‘평화’라는 이야기를 시가지까지 가져오자
평화의댐에서만 평화를 이야기하고,
백암산에서만 DMZ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관광객이 시가지로 돌아온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질 수 있다.
전시.
음식.
상품.
사진.
지역의 역사.
주민의 기억.
콘텐츠.
스토리텔링.
관광의 이야기는 관광지의 출구에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평화·DMZ 관광에서 받은 감정과 기억이 시가지의 경험과 연결될 때 화천읍 전체가 하나의 관광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시가지 전체를 DMZ 테마파크로 만들 필요는 없다
여기서 주의해야 한다.
지역의 모든 음식점과 가게에 억지로 DMZ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다.
평화라는 말을 붙인다고 상품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지역주민이 실제 생활하는 시가지는 생활공간이 먼저다.
스토리는 지역의 진짜 삶 위에 얹어야지 삶을 밀어내서는 안 된다.
접경의 역사는 존중하되,
시가지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백암산 관광객에게 ‘다음 화천’을 보여주자
백암산을 보고 내려온 관광객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화천시장.
수변 산책.
지역음식.
카페.
박물관과 문화시설.
다른 관광지.
숙박.
다음 날의 여행.
여러 선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면 오히려 선택하기 어렵다.
좋은 관광안내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그다음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평화의댐 관광객에게도 ‘그다음’을
평화의댐을 둘러본 관광객에게도 마찬가지다.
다음 관광지를 알려준다.
시가지까지 이동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식사시간과 연결한다.
시장 영업정보를 준다.
숙박정보를 준다.
저녁에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관광객이 떠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역에 볼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좋은 정보는 공간을 연결한다.
‘몇 명 왔는가’와 ‘몇 명 시가지로 왔는가’를 구분하자
평화의댐 방문객이 늘었다.
백암산 이용객이 늘었다.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화천읍의 지역경제를 평가하려면 다른 질문도 필요하다.
그 가운데 몇 명이 시가지로 이동했는가.
몇 명이 식사를 했는가.
몇 명이 시장을 이용했는가.
몇 명이 숙박했는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DMZ 관광의 성과와 시가지 경제의 성과 사이에 연결지표가 필요하다.
그래야 두 공간을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설계할 수 있다.
시간표를 이용해 경제를 설계할 수도 있다
백암산케이블카처럼 일정한 출발·도착 시간이 있는 관광은 시간경제 전략을 세우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
출발 전.
관광 중.
도착 직후.
저녁.
각 시간대에 필요한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출발 전에는
아침식사,
커피,
짧은 산책,
지역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
도착 뒤에는
식사,
쇼핑,
휴식,
다음 관광,
저녁콘텐츠가 필요할 수 있다.
관광시간표를 지역경제의 시간표로 바꿔볼 수 있다.
평화·DMZ 관광을 당일관광으로만 끝내지 말자
접경관광의 일정이 오후에 끝난다.
그때 곧바로 귀가한다면 하루가 끝난다.
하지만 저녁에 할 일이 있고,
좋은 음식이 있고,
수변을 걷고,
숙박하고 싶을 이유가 있다면
여행이 하루 더 이어질 수 있다.
평화의 여행을 밤의 화천으로 연결하면 당일관광이 체류관광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생긴다.
여기에서 제14장의 원리가 다시 등장한다.
숙박시설보다 먼저 숙박하고 싶은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
숙박은 평화·DMZ 관광의 ‘다음 날’을 만든다
하룻밤을 잔다.
다음 날 아침이 생긴다.
아침식사를 한다.
다른 관광지를 간다.
스포츠를 즐긴다.
농촌과 자연을 경험한다.
다른 읍·면으로 이동한다.
숙박은 하루의 마지막 소비가 아니라 다음 날 경제의 시작이다.
그래서 화천읍의 숙박전략은 화천읍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하남·간동·상서·사내와 연결될 수 있다.
화천읍은 ‘관광 환승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화천읍 시가지는 행정·생활·상업 기능이 모여 있다.
여기에 백암산 관광객의 집결 기능도 있다.
시장이 있다.
음식과 숙박이 있다.
수변과 산책공간도 있다.
이 조건들을 연결한다면 화천읍은 단순한 관광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관광동선을 이어주는 환승공간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화천읍의 경쟁력은 관광객을 혼자 차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화천 전체로 보내고 다시 받아들이는 연결능력에도 있다.
화천읍에서 하남으로
화천읍에서 하루를 시작한 관광객이 하남면의 스포츠·수변 경험으로 갈 수 있다.
반대로 하남면에서 운동한 관광객이 화천읍에서 식사하고 시장을 찾고 숙박할 수 있다.
이 연결이 일어나면 두 지역은 경쟁자가 아니다.
서로 고객을 주고받는 관계다.
화천읍에서 간동으로
화천읍의 평화·DMZ 관광과 간동면 파로호는 이미 평화누리호 등을 통해 관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간동에서 파로호를 경험하고 평화의댐으로 이동한다.
평화의댐에서 다시 화천시가지로 이어진다.
또는 반대의 동선도 가능하다.
육로와 뱃길이 만나는 순간 행정경계를 넘는 하나의 여행선이 만들어진다.
화천읍에서 상서와 사내로
화천읍에서 숙박한 관광객이 다음 날 상서의 자연과 농촌을 찾을 수 있다.
사내의 산과 계곡, 생활상권, 다른 관광콘텐츠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반대로 상서나 사내에서 여행한 사람이 화천읍의 상업과 숙박을 이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관광객에게 이 동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다음 여행의 선택지를 열어주는 것이다.
화천읍은 다른 읍·면의 시장이 될 수도 있다
화천읍의 상권은 화천읍에서 생산된 상품만 판매할 필요는 없다.
간동의 농산물.
상서의 농산물과 가공품.
사내의 상품.
하남의 상품.
다섯 읍·면의 좋은 상품을 관광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
화천읍의 시장은 화천읍만의 시장이 아니라
화천 전체 생산자가 외부고객을 만나는 판매창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읍·면 분업의 또 다른 형태다.
관광객의 하루를 기준으로 시가지를 다시 보자
화천읍 시가지를 계획할 때 주민의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관광객의 하루도 함께 그려볼 수 있다.
아침.
출발 전.
점심.
관광 후 오후.
저녁.
밤.
다음 날 아침.
어느 시간대가 비어 있는가.
어느 시간대에 가게가 닫혀 있는가.
어느 시간에 보행이 끊기는가.
어느 시간에 관광객이 빠져나가는가.
시간의 빈틈은 공간경제의 빈틈이 될 수 있다.
화천읍의 목표는 관광객을 시가지에 ‘붙잡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은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
억지로 시장을 통과하게 만들 수도 없다.
특정 가게로 보내서도 안 된다.
공공의 역할은 다른 데 있다.
정보를 제공한다.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지역 전체의 소비접점을 늘린다.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
민간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관광객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머물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체류경제다.
시가지와 DMZ 관광의 연결을 측정하자
정책을 추진한다면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평화의댐·백암산 관광객의 시가지 방문 여부.
시장 방문.
지역음식점 이용.
시가지 체류시간.
숙박 전환.
수변공간 이용.
다른 읍·면 이동.
재방문.
이런 데이터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카드매출, 이동통계, 설문, 예약자료 등과 결합해 살펴볼 수 있다.
연결정책은 연결됐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동으로 확인해야 한다.
제34장의 결론
같은 화천읍 안의 두 경제공간을 하나의 하루로 연결하자
화천읍에는 두 개의 강한 공간이 있다.
하나는 사람이 살아가고 소비하는 시가지다.
다른 하나는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중심으로 한 평화·DMZ 관광공간이다.
둘은 행정적으로 같은 화천읍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에서는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관광객의 실제 발걸음이 이어져야 한다.
시간이 이어져야 한다.
소비가 이어져야 한다.
평화의댐에 사람이 오는 것과
화천읍 경제에 사람이 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백암산 관광객이 방문자센터에 도착하는 것과 시가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같은 말이 아니다.
그래서 화천읍의 핵심전략은 새로운 관광시설을 계속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가진 강한 관광자원을 시가지의 삶과 경제에 연결하는 것이다.
평화의댐에서 화천시장으로.
백암산에서 지역음식으로.
방문자센터에서 수변으로.
수변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숙박으로.
숙박에서 다음 날 다른 읍·면으로.
평화·DMZ 관광의 끝을 화천시가지의 시작으로 만들자.
그리고 반대로
시가지에서 보내는 시간을 평화·DMZ 관광의 출발점으로 만들자.
그러면 화천읍은 관광지 하나가 아니라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머물게 하고,
소비하게 하고,
화천 전체로 다시 보내는
체류와 환승의 중심공간이 될 수 있다.
좋은 공간경제는 모든 것을 한곳에 모으는 경제가 아니다.
각 공간이 가진 강점을 연결하는 경제다.
화천읍의 과제는 시가지를 키우는 것과 DMZ 관광을 키우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두 공간 사이의 시간을 경제로 바꾸는 것이다.
이제 다음은 하남면이다.
하남의 핵심 질문은 조금 다르다.
사람을 불러오는 스포츠 수요가 이미 있다면,
그 사람을 운동만 하고 돌아가는 참가자로 둘 것인가.
아니면
먹고,
쉬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다른 관광지를 찾고,
하룻밤 머무는 여행객으로 바꿀 것인가.
스포츠 참가자를 체류형 여행객으로.
그것이 하남면 공간경제의 중요한 가능성이다.
제35장 하남 — 스포츠 참가자를 체류형 여행객으로
운동을 하러 화천에 왔다.
경기를 한다.
라운딩을 한다.
끝나면 자동차를 타고 돌아간다.
그렇다면 지역경제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시설 이용료.
일부 식사비.
주유비.
그 정도에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사람이
점심을 먹고,
지역을 둘러보고,
저녁까지 머물고,
숙박하고,
다음 날 다시 운동하고,
화천시장을 찾고,
지역상품까지 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스포츠 참가자를 체류형 여행객으로 바꾸는 순간
스포츠시설은 지역경제의 입구가 된다.
하남면의 중요한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
하남면에는 이미 강한 스포츠 방문동기가 있다
화천군 공식 관광자료에 따르면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 제1·2구장은 하남면에 있다.
제1·2구장을 합쳐 36홀 규모다.
인근 장미파크골프장(18홀)과 생활체육공원 파크골프장(18홀)도 하남면에 있다.
즉 하남면에는 파크골프를 목적으로 외부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실제 스포츠 기반이 형성돼 있다.
이것은 지역경제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관광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 가운데 하나가 사람에게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남은 적어도 파크골프 분야에서는 그 이유를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
사람을 오게 할 이유가 있다면
다음 과제는 그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지역에 남길 것인가이다.
스포츠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과 조금 다르다
관광객은 관광지를 보기 위해 이동한다.
스포츠 참가자는 먼저 운동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출발시간이 있다.
경기시간이 있다.
라운딩 시간이 있다.
동료가 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일정한 피로와 식사수요가 발생한다.
이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스포츠관광은 단순한 관광지 방문과 다른 시간구조를 가진다.
스포츠 참가자의 경제동선은 경기 전·경기 중·경기 후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세 시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역에 남는 경제적 가치가 달라진다.
경기 전에도 경제가 있다
운동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화천에 왔다.
경기시간까지 시간이 있다.
커피를 마신다.
아침을 먹는다.
필요한 용품을 산다.
동료를 기다린다.
지역정보를 찾는다.
이 시간이 소비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전날 숙박했다면 아침경제가 생긴다.
스포츠관광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지역경제를 만들 수 있다.
경기 후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
라운딩이 끝났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 뒤에는 자연스럽게 식사가 필요하다.
휴식도 필요하다.
함께 온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지역경제의 두 번째 기회가 생긴다.
경기의 끝은 스포츠관광의 끝이 아니라
지역관광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하남의 공간경제 전략은 이 전환을 만드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천군 공식 관광코스에도 이미 이 연결이 보인다
화천군이 안내하는 ‘산천어파크골프투어’는 파크골프만으로 구성돼 있지 않다.
1일차에는 파로호 평화누리호에서 시작해 평화의댐과 백암산케이블카, 꺼먹다리와 수변 산책공간을 거친 뒤 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야간 라운딩을 하고 숙박하도록 제시돼 있다.
2일차에는 다시 파크골프를 즐긴 뒤 화천시내에서 식사하고 커피박물관과 화천시장을 찾는 일정이다.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공식 관광정책에서도 파크골프를 독립된 운동시설이 아니라
화천 전체 여행을 연결하는 핵심 콘텐츠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로운 방향을 처음부터 만들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연결을 실제 이용행태와 소비로 얼마나 전환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코스가 있다고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34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식 관광코스와 실제 관광객의 동선은 다를 수 있다.
관광안내에는
파크골프 → 식사 → 관광 → 숙박
이라고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참가자가 그렇게 움직이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경기가 끝난 뒤 몇 명이 화천에 더 머무는가.
어디에서 식사하는가.
몇 명이 숙박하는가.
다른 관광지를 찾는가.
시장을 이용하는가.
지역상품을 사는가.
종이에 그린 관광코스를 실제 소비동선으로 바꾸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파크골프 이용객’과 ‘화천 관광객’은 같은가
파크골프장 이용객이 1명 늘었다.
관광객이 1명 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입장에서는 한 단계 더 물어야 한다.
그 사람은 운동만 했는가.
식사했는가.
몇 시간 머물렀는가.
다른 관광지도 방문했는가.
숙박했는가.
상품을 구매했는가.
다시 올 것인가.
파크골프장에 왔다는 것과
화천을 여행했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말은 아니다.
하남면의 과제는 그 두 가지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겹치게 하는 것이다.
운동하는 사람에게 ‘한 끼 더’
스포츠 참가자는 식사가 필요한 고객이다.
따라서 가장 자연스러운 첫 번째 연결은 먹거리다.
라운딩 전 아침.
운동 후 점심.
동료들과 저녁.
하룻밤 머물면 다음 날 아침까지 생긴다.
한 번의 라운딩은 여러 번의 식사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식당이 있다고 자동으로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주차가 가능해야 한다.
영업시간이 맞아야 한다.
단체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쉽게 알아야 한다.
운동한 장소와 식사할 장소를 연결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은 자동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파크골프장은 붐비는데 지역상권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관광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결이 부족한 것일 수 있다.
스포츠시설의 이용객 수를 상권의 고객 수로 전환하는 연결장치가 필요하다.
좋은 안내.
편리한 이동.
주차정보.
식당정보.
예약.
지역별 먹거리 정보.
이런 작은 것들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특정 음식점으로 손님을 보내서는 안 된다
공공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이 특정 음식점을 지정해 손님을 몰아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다.
대신 지역 전체의 시장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영업시간.
메뉴.
가격대.
주차.
예약가능 여부.
단체수용 여부.
지역농산물 사용 여부 등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공공은 고객을 특정 가게에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지역시장이 만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 참가자를 ‘한 시간 더’ 머물게
운동이 끝난 뒤 바로 떠난다.
왜 떠나는가.
볼 것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일 수도 있다.
피곤해서일 수도 있다.
집까지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을 알아야 한다.
떠나는 사람을 무조건 붙잡을 것이 아니라
왜 떠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맞는 다음 시간을 제안해야 한다.
운동 뒤에는 강한 관광보다 편안한 관광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몇 시간 동안 운동했다.
그 뒤에 또 힘든 관광을 하라고 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참가자의 ‘다음 관광’은 일반 관광객과 다르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가볍게 걷는다.
수변을 본다.
차를 마신다.
온몸을 쉰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시장을 둘러본다.
스포츠관광의 다음 콘텐츠는 운동보다 ‘회복’일 수 있다.
화천의 자연과 고요함은 이때 다른 의미를 갖는다.
수변과 스포츠를 연결해볼 수 있다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은 공식 관광안내에서도 북한강변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소개된다.
즉 하남의 스포츠자원은 자연과 분리돼 있지 않다.
운동과 수변경관이 이미 함께 존재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생각할 수 있다.
운동을 한다.
강을 본다.
걷는다.
쉰다.
식사한다.
스포츠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을 자연을 경험하는 시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은 하천환경과 안전, 주민생활, 실제 수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가족이 함께 왔을 때가 중요하다
파크골프 참가자가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올 수 있다.
그런데 한 사람만 운동한다면 나머지 사람은 무엇을 할까.
기다린다.
자동차에 있다.
다른 지역으로 간다.
그 시간을 지역의 여행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면 효과는 달라진다.
선수 한 명이 아니라 함께 온 가족 전체를 여행객으로 봐야 한다.
운동하지 않는 가족을 위한 선택지가 필요하다.
산책.
카페.
시장.
체험.
관광.
휴식.
어린이를 동반했다면 어린이에게 맞는 콘텐츠.
이런 연결이 가능하다.
‘동반자 시간’은 새로운 시장이다
스포츠관광에서 놓치기 쉬운 사람이 동반자다.
대회를 보러 온 가족.
운전해 온 배우자.
응원하러 온 친구.
함께 여행한 일행.
이 사람들은 경기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화천에 와 있다.
스포츠 참가자 수만 세면 동반자가 만드는 경제적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관광의 분석단위를 ‘선수’에서 ‘여행단위’로 넓힐 필요가 있다.
대회 참가자도 중요한 외부수요다
파크골프뿐만이 아니다.
화천에서는 다양한 스포츠대회가 열린다.
선수와 지도자.
가족.
관계자.
심판.
운영인력.
관람객.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이들도 지역 밖의 구매력을 가지고 화천에 들어온다.
스포츠대회는 경기행사인 동시에 외부수요를 가져오는 지역경제 이벤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참가인원만 많다고 경제효과가 자동으로 커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짜리 대회와 이틀짜리 체류는 다르다
오전 경기.
오후 시상식.
곧바로 귀가.
이런 일정이라면 소비기회가 제한된다.
반면 전날 도착한다.
숙박한다.
아침을 먹는다.
경기한다.
저녁까지 머문다.
다음 날 관광한다.
지역경제의 구조가 달라진다.
스포츠대회의 경제적 깊이는 참가자의 숫자뿐 아니라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에 달려 있다.
그렇다고 대회를 일부러 길게 만들 필요는 없다
주의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위해 불필요하게 경기일정을 늘리는 것은 참가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숙박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대회 운영의 효율성과 선수의 편의가 우선이다.
대신 참가자가 원할 경우 전후 일정을 여행으로 확장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좋다.
체류는 강제가 아니라 선택할 가치가 있을 때 생겨야 한다.
전날 밤을 만드는 방법
다음 날 아침 일찍 경기가 있다.
멀리서 오는 사람이라면 전날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숙박이 생긴다.
저녁식사가 생긴다.
아침식사가 생긴다.
그러면 대회의 경제효과는 경기 당일만이 아니라 전날부터 시작된다.
아침경기는 전날 밤의 경제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로 참가자들이 어디에서 숙박하는지 데이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숙박은 단순한 객실공급 문제가 아니다
파크골프 이용객이 많아졌다고 숙박시설부터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숙박을 원하는가.
왜 숙박하지 않는가.
객실이 부족한가.
가격이 문제인가.
품질이 문제인가.
저녁에 할 일이 없어서인가.
다음 날 일정이 없어서인가.
숙박수요의 병목을 찾은 뒤 투자해야 한다.
제14장에서 살펴본 원칙이 하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야간 라운딩이 갖는 시간경제의 의미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에는 산천어파크골프장 제1구장의 야간운영이 소개돼 있다.
또 공식 ‘산천어파크골프투어’에도 1일차 야간 라운딩 일정이 포함돼 있다.
시간경제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요소다.
낮에 관광한다.
저녁에 식사한다.
야간에 운동한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시 여행한다.
야간 스포츠는 관광객의 하루를 저녁 이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다만 운영기간과 실제 이용가능 여부는 계절·시설운영 상황에 따라 확인돼야 한다.
‘저녁까지’가 ‘하룻밤’으로 가는 다리다
오후 3시에 운동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밤 8시까지 화천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저녁식사를 한다.
야간라운딩을 한다.
산책한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 숙박을 선택할 이유가 커질 수 있다.
저녁이 없는 스포츠관광에는 밤도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야간경제와 스포츠관광은 연결해 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주민의 밤도 지켜야 한다
야간관광이 중요하다고 밤을 무조건 밝히고 시끄럽게 만들 수는 없다.
주민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소음.
교통.
조명.
주차.
안전.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관광객의 좋은 밤이 주민의 나쁜 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작지만 깊은 경제’가 관광객 수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이유다.
스포츠관광과 지역상품을 연결하자
스포츠 참가자에게 무엇을 팔 수 있을까.
기념품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역농산물.
가공품.
먹거리.
귀가하면서 가져갈 상품.
집에서 다시 주문할 수 있는 상품.
스포츠와 여행의 기억을 이어주는 상품.
경기를 위해 온 사람이 지역상품의 첫 고객이 될 수도 있다.
제27장에서 말한 첫 고객의 원리가 스포츠관광에서도 작동한다.
참가자를 평생고객으로
매년 같은 대회에 온다.
계절마다 파크골프를 하러 온다.
친구에게 화천을 소개한다.
가족을 데려온다.
지역상품을 구매한다.
그러면 이 사람은 단순한 이용객이 아니다.
화천과 반복적인 경제관계를 가진 사람이 된다.
스포츠 참가자는 화천의 강력한 경제관계인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는 반복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보고 끝나는 관광과 달리 다시 경기하고 다시 라운딩할 이유가 있다.
스포츠의 반복성이 지역경제의 강점이다
좋은 경치를 한 번 보면 만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은 반복한다.
이번 달에도 한다.
다음 달에도 한다.
내년에도 한다.
실력이 좋아지면 더 자주 하고 싶다.
친구들과 다시 온다.
스포츠의 중요한 경제적 장점 가운데 하나는 ‘다시 올 이유’가 구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반복을 지역과의 장기적인 관계로 연결할 수 있다.
‘많이 오는 사람’에서 ‘자주 오는 사람’으로
스포츠관광에서는 연간 총 방문객 수와 함께 다른 숫자도 중요하다.
몇 명이 처음 왔는가.
몇 명이 다시 왔는가.
한 사람이 연간 몇 번 오는가.
어느 계절에 오는가.
숙박은 얼마나 하는가.
다른 관광지를 찾는가.
지역상품을 구매하는가.
총 방문객 수만으로는 스포츠관광의 관계 깊이를 알기 어렵다.
반복방문 데이터를 함께 봐야 한다.
‘좋은 스포츠관광객’은 돈을 많이 쓰는 사람만은 아니다
좋은 관광객을 단순히 소비액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역을 존중한다.
시설규칙을 지킨다.
주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
지역상품과 서비스를 공정하게 소비한다.
다시 찾는다.
좋은 평판을 만든다.
좋은 스포츠관광은 지역경제와 주민생활, 이용자의 만족이 함께 좋아지는 관광이다.
하남면 안에서 먼저 경제를 깊게 해야 한다
읍·면 연결이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소비를 화천읍이나 다른 지역으로 보내자는 뜻은 아니다.
하남면에도 주민이 있고 사업자가 있다.
하남 안에서 식사하고,
쉬고,
숙박하고,
상품을 구매하며,
지역자원을 경험할 수 있다면 먼저 그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
읍·면 분업은 한 지역의 고객을 다른 지역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에서 충분히 가치를 만들고 부족한 기능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하남의 스포츠수요는 우선 하남 주민과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을 화천 전체로 연결한다
하남에서 운동을 마쳤다.
아직 시간이 있다.
그때 화천읍 시가지와 수변을 찾을 수 있다.
간동의 파로호로 갈 수 있다.
상서와 사내의 자연·생활·관광콘텐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관광객의 취향과 시간에 따라 여러 선택지가 가능하다.
하남은 고객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화천 전체의 다른 경험을 고객에게 하나 더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지역도 다시 하남으로 고객을 보내줄 수 있다.
하남은 지리적으로도 연결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공식 군 자료를 보면 하남면은 화천군의 다른 네 읍·면과 모두 경계를 이루는 위치에 있다.
이 사실만으로 하남이 경제적 허브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결 가능성은 있다.
화천읍.
간동.
상서.
사내.
모두와 인접한다.
지리적 중심성을 실제 이동의 중심성으로 바꿀 수 있는가.
이것이 하남의 공간전략에서 검토할 만한 질문이다.
도로와 교통, 실제 관광객의 이동패턴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스포츠 환승’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관광 환승의 개념을 하남에 적용해보자.
평화·DMZ 관광을 한다.
하남으로 이동해 파크골프를 한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시 운동하거나 다른 지역을 찾는다.
반대로 파크골프를 목적으로 온 사람이 다른 관광으로 이동한다.
스포츠가 여행의 종착지가 아니라 다음 여행으로 갈아타는 환승점이 되는 것이다.
‘스포츠 환승’ 역시 공식 통계용어가 아니라 이러한 정책적 연결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으로 이해하면 된다.
파크골프장 주변만 보지 말고 참가자의 24시간을 보자
시설 중심으로 생각하면 골프장만 본다.
공간경제로 생각하면 사람의 하루를 본다.
전날 어디에서 잤는가.
아침은 어디에서 먹었는가.
어떻게 이동했는가.
몇 시간 운동했는가.
점심은 어디에서 먹었는가.
오후에는 무엇을 했는가.
저녁에도 남았는가.
어디에서 잤는가.
다음 날 어디로 갔는가.
하남의 스포츠관광 정책도 시설도면보다 먼저 참가자의 24시간표를 그려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대회 예산도 ‘그다음’을 물어야 한다
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가 많았다.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다음도 물어야 한다.
지역에서 몇 끼를 먹었는가.
몇 박을 했는가.
지역업체 매출은 어땠는가.
다른 관광지를 찾았는가.
다시 화천에 올 의향은 있는가.
대회 뒤 일반관광객이나 파크골프 이용객으로 다시 방문했는가.
대회의 성공은 시상식이 끝나는 순간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과의 관계가 이어지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관광 대시보드를 만들어볼 수 있다
정책적으로 다음과 같은 지표를 함께 볼 수 있다.
외지 이용객 수.
재방문 비율.
평균 체류시간.
동반인 수.
지역 내 식사 비율.
숙박 비율.
1인당 소비.
다른 관광지 이동.
지역상품 구매.
계절별 방문.
만족도.
주민불편.
이런 지표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사한다면 정책의 병목을 더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몇 명이 운동했는가에서
그들의 방문이 지역에 어떤 가치를 남겼는가로 질문을 깊게 해야 한다.
데이터가 없으면 작은 조사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모든 자료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구축할 필요는 없다.
일정 기간 설문한다.
숙박여부를 묻는다.
출발지를 묻는다.
동반자 수를 묻는다.
운동 뒤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다시 올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
식당과 숙박업체의 체감도 조사한다.
작은 데이터라도 질문이 정확하면 큰 투자보다 먼저 중요한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
이 역시 ‘검증 후 투자’의 원리다.
새로운 시설보다 먼저 기존 수요를 깊게
하남에는 이미 스포츠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대형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먼저 기존 방문객의 여행을 깊게 만들 수 있다.
한 끼 더.
한 시간 더.
한 곳 더.
저녁까지.
하룻밤.
다음 날.
이미 온 사람의 하루를 깊게 만드는 것이
새로운 사람을 한 명 더 데려오는 것만큼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스포츠와 지역기업을 연결하자
이 과정은 민간기업의 기회이기도 하다.
음식.
숙박.
카페.
교통.
여행서비스.
스포츠용품.
체험.
지역상품.
행사운영.
콘텐츠.
많은 사업이 스포츠관광과 연결될 수 있다.
좋은 스포츠관광은 경기장을 남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스포츠 수요를 받아낼 지역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와 주민의 일상도 공존해야 한다
스포츠관광객이 많아질수록 주민불편도 점검해야 한다.
주차.
도로혼잡.
소음.
시설이용 충돌.
생활공간 침해.
환경부담.
이 문제를 방치하면 관광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관광객에게 좋은 하남과 주민에게 좋은 하남은 함께 가야 한다.
경제·사회·환경의 세 장부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제35장의 결론
운동하러 온 사람에게 ‘화천의 하루’를 팔자
하남면에는 이미 강한 방문동기가 있다.
파크골프를 하러 사람들이 온다.
스포츠대회를 위해 사람들이 온다.
지역경제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사람을 새로 설득해서 화천으로 데려오는 첫 번째 문을 이미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은 그다음이다.
운동하러 온 사람이 운동만 하고 돌아가게 할 것인가.
아니면 화천을 여행하고 돌아가게 할 것인가.
라운딩을 한다.
한 끼를 먹는다.
한 시간 더 머문다.
강변을 걷는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지역상품을 산다.
저녁까지 머문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시 운동하거나 다른 읍·면을 여행한다.
그렇게 되면 스포츠시설 이용객 한 사람의 방문은 훨씬 긴 지역경제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포츠 참가자를 체류형 여행객으로.
이것이 하남면 공간경제의 핵심적인 가능성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원칙이 있다.
체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필요 이상의 시설을 지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관광이 주민의 생활을 해쳐서도 안 된다.
실제 이용객의 행동을 확인하고,
무엇이 체류를 막는지 찾아내고,
민간기업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하남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는 먼저 하남 안에서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화천읍·간동·상서·사내와 연결한다.
하남의 목표는 파크골프장을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파크골프로 시작된 시간을 화천의 더 긴 하루로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는 반복된다.
사람은 다시 온다.
친구를 데려온다.
가족을 데려온다.
다른 계절에도 올 수 있다.
따라서 하남의 스포츠관광은 한 번의 행사보다 장기적인 고객관계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한 번의 경기는 끝나지만 좋은 관계는 다음 경기를 만든다.
그리고 그 관계가 식당과 숙박업, 지역상품과 관광기업의 시장으로 이어질 때 스포츠는 진정한 지역산업의 수요 플랫폼이 된다.
이제 다음은 간동면이다.
간동은 하남과 다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파로호라는 거대한 수변공간이 있다.
농촌의 일상이 있다.
자연이 있다.
전쟁과 안보의 기억을 보여주는 공간도 있다.
그리고 파로호에서는 평화누리호를 통해 평화의댐 방향으로 이어지는 뱃길도 출발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파로호를 ‘보고 떠나는 물’에서
머물고 쉬고 이야기를 경험하는 시간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리고 그 시간을 농촌과 역사, 음식과 숙박, 화천의 다른 여행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제36장 간동 — 파로호·농촌·자연·역사의 체류경제
커다란 호수가 있다.
산이 둘러싸고 있다.
물이 잔잔하다.
사람은 잠시 차를 세운다.
사진을 찍는다.
경치를 바라본다.
그리고 떠난다.
이것으로 충분할까.
자연은 훌륭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가.
무엇을 경험했는가.
어디에서 식사했는가.
누구를 만났는가.
무엇을 샀는가.
하룻밤 머물렀는가.
다음 장소로 어디를 갔는가.
좋은 자연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 자연이 지역의 좋은 경제가 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간동면의 공간경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자산은 파로호다.
그러나 간동의 가능성은 파로호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호수.
농촌.
숲.
역사.
야영.
낚시.
주민의 생활.
그리고 파로호에서 평화의댐으로 이어지는 뱃길.
이것들을 하나의 시간으로 연결할 때 간동의 경제적 깊이는 달라질 수 있다.
간동은 파로호와 함께 형성된 공간이다
화천군 공식 자료는 간동면이 북한강 상류의 파로호를 경계로 화천군 동남쪽에 위치한다고 설명한다.
북쪽은 화천읍,
서쪽은 하남면,
동쪽은 양구군,
남쪽은 춘천시와 접한다.
즉 간동은 화천 내부의 두 읍·면뿐 아니라 외부 지역과도 맞닿아 있는 공간이다.
파로호는 이 지역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지리자산이다.
간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파로호를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파로호를 단순한 경관으로만 보아서는 충분하지 않다.
파로호를 중심으로 사람의 이동과 시간, 역사와 생활을 함께 봐야 한다.
파로호는 ‘보는 물’에서 ‘시간을 보내는 물’로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는 데는 몇 분이면 충분할 수 있다.
자동차를 세운다.
사진을 찍는다.
풍경을 본다.
떠난다.
그렇다면 자연의 만족도는 높아도 체류시간은 짧다.
지역경제와 만날 기회도 적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파로호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가에서
사람들이 파로호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로.
배를 탄다.
걷는다.
낚시한다.
쉰다.
이야기를 듣는다.
식사한다.
머문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시 호수를 본다.
자연이 관광상품이 되는 과정은 결국 시간의 변화다.
파로호에는 이미 ‘움직이는 관광’이 있다
파로호에는 평화누리호가 운항한다.
공식 관광안내에 따르면 평화누리호는 간동면 배터길에서 출발해 파로호와 평화의댐 사이 약 23㎞를 오간다.
편도 운항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이것은 간동 공간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자동차를 타고 관광지에 도착하는 일반적인 관광과 다르다.
관광객이 배에 오른다.
물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
풍경을 본다.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
평화누리호에서 이동시간은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관광 자체가 되는 시간이다.
제32장에서 이야기한 ‘이동에도 가치를 넣는 공간경제’가 이미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사례다.
간동의 강점은 평화의댐을 가진 것이 아니라 연결한다는 데 있다
여기서 지리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평화의댐은 간동면이 아니라 화천읍에 있다.
백암산 역시 화천읍의 평화·DMZ 관광권역이다.
간동의 경제적 강점은 그것들을 자기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주장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가능성이 있다.
간동은 파로호를 통해 다른 관광공간으로 여행객을 이동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파로호에서 배를 탄다.
평화의댐으로 이동한다.
평화·DMZ 관광을 경험한다.
다시 다른 장소로 이어진다.
즉 간동은 하나의 목적지인 동시에 화천 관광의 관문이자 연결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출발점은 그냥 통과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평화누리호를 타기 위해 간동에 왔다.
자동차를 세운다.
배를 탄다.
배에서 내린 뒤 곧바로 떠난다.
이렇게 끝난다면 간동은 관광객이 ‘거쳐간 지역’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출발 전과 도착 후의 시간이 중요하다.
배를 타기 위해 온 사람에게
배를 타기 전과 내린 뒤의 간동을 보여줄 수 있는가.
식사.
커피.
산책.
역사.
농산물.
지역상품.
다른 관광.
이런 ‘그다음’이 필요하다.
선착장은 관광의 문이다
배가 출발하는 곳에는 사람이 모인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온다.
기다린다.
관광정보를 찾는다.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이런 곳은 단순한 선착장을 넘어 경제적 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모이고 기다리고 다시 돌아오는 장소에는
체류경제의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형 상업시설을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이용객의 실제 행동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얼마나 기다리는가.
무엇이 필요한가.
어디에서 식사하는가.
어디로 이동하는가.
그 데이터를 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파로호에는 역사가 함께 있다
간동면에는 파로호안보전시관이 있다.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는 이곳을 한국전쟁 당시 파로호전투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소개한다.
이것은 파로호가 단순한 자연경관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은 고요한 호수지만 그 주변에는 전쟁의 기억이 있다.
파로호의 물빛만 보면 풍경이지만
그 역사를 함께 알면 장소가 된다.
관광에서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연과 역사를 따로 팔 필요는 없다
파로호를 본다.
안보전시관을 찾는다.
전쟁의 역사를 이해한다.
다시 호수를 본다.
처음 보았던 풍경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경험의 깊이다.
좋은 스토리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사실 하나를 더 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본 장소를 다르게 보게 만든다.
파로호에서는 자연과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역사는 정확해야 한다
전쟁과 안보를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과장해서는 안 된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처럼 만들면 안 된다.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역사를 왜곡해서도 안 된다.
전쟁의 피해와 희생을 가볍게 소비해서도 안 된다.
역사관광에서 가장 강한 스토리는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하게 확인된 사실이 가진 힘에서 나온다.
간동의 역사관광은 특히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
파로호에는 전쟁 이후의 삶도 있다
역사는 전투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다시 살았다.
농사를 지었다.
길을 만들었다.
마을을 이루었다.
호수와 함께 살아왔다.
낚시를 했다.
생업을 이어왔다.
따라서 파로호의 이야기를 전쟁의 역사만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지역의 역사는 전쟁의 순간과 그 이후 주민들이 살아온 시간을 함께 볼 때 더 깊어진다.
이 지점에서 역사관광과 농촌관광이 만날 수 있다.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도 간동의 역사자원이다
화천군 공식 자료는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을 간동면의 주요 관광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한다.
공식 관광코스에서도 이곳은 화천의 역사·안보 관련 방문지로 활용되고 있다.
파로호안보전시관과는 시대와 내용이 다르다.
하지만 두 곳 모두 군과 전쟁, 국가와 개인의 경험이라는 역사적 주제를 가진다.
서로 다른 시대의 기억을 하나의 ‘전쟁관광’으로 단순화하기보다
각각의 역사적 맥락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깊이 있는 역사관광이다.
간동의 관광을 ‘안보’ 하나로 묶어서는 안 된다
간동에는 역사자원이 있다.
그러나 지역 전체를 안보관광지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좁다.
파로호가 있다.
숲이 있다.
농촌이 있다.
낚시가 있다.
야영이 있다.
조용함이 있다.
주민의 생활이 있다.
간동의 매력은 전쟁의 기억과 평화로운 오늘의 자연이 함께 존재한다는 데 있을 수 있다.
역사와 휴식은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다.
한 여행 안에서 다른 감정을 제공할 수 있다.
국립화천숲속야영장은 간동의 또 다른 시간자산이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화천숲속야영장도 간동면에 있다.
공식 숲나들e 안내에는 간동면 배후령길에 위치하며 야영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자원은 파로호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파로호가 수변의 시간이라면 야영장은 숲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간동에는 물의 시간과 숲의 시간이 함께 있다.
이것은 체류관광에 유리한 조합이 될 수 있다.
야영객은 이미 ‘하룻밤’을 가지고 온 사람이다
일반 관광객에게 숙박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야영객은 처음부터 잠을 자기 위해 온다.
하룻밤.
경우에 따라 그 이상 머문다.
그러면 지역경제에는 중요한 기회가 생긴다.
저녁이 있다.
아침이 있다.
식재료가 필요하다.
다음 날 관광할 시간이 있다.
야영객은 숙박전환을 설득할 필요가 없는 체류형 관광객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달라진다.
그들이 야영장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떠나는가.
아니면 간동과 화천의 다른 지역까지 경험하는가.
캠핑객의 장바구니를 지역과 연결할 수 있는가
캠핑을 하려면 먹거리가 필요하다.
고기.
채소.
과일.
간식.
음료.
장작이나 생활용품.
그러나 대부분 출발지에서 모든 것을 사서 올 수도 있다.
지역경제 관점에서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렇다고 지역에서 사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지역에서 사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지역에서 사고 싶고 사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좋은 농산물.
간편한 포장.
캠핑에 맞는 양.
온라인 예약.
픽업.
지역 음식.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지역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캠핑꾸러미’ 같은 상품도 시장에서 시험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농산물과 먹거리를 캠핑 이용방식에 맞게 묶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좋다고 바로 대규모 사업을 만들 필요는 없다.
소규모로 시험한다.
야영객에게 물어본다.
실제로 구매하는지 본다.
가격을 확인한다.
내용물을 바꾼다.
관광상품도 ‘검증 후 투자’해야 한다.
잘 팔리지 않는다면 빨리 고치면 된다.
잘 팔린다면 민간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농촌은 간동의 배경이 아니라 경제자산이다
간동에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농촌이 있다.
관광객에게 농촌은 단순한 풍경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에서는 생산공간이다.
농산물이 나온다.
사람이 일한다.
계절이 바뀐다.
마을의 생활문화가 있다.
농촌관광의 핵심은 농촌을 무대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실제 농촌의 가치와 생산을 여행객에게 연결하는 데 있다.
농촌이 관광 때문에 농촌다움을 잃으면 오히려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농업의 계절이 관광의 달력이 될 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농촌은 계절마다 풍경과 일이 달라진다.
씨를 뿌리는 시간.
작물이 자라는 시간.
수확하는 시간.
저장하고 가공하는 시간.
이러한 변화 자체가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경험일 수 있다.
농업의 달력과 관광의 달력을 겹치면 새로운 계절상품이 보일 수 있다.
다만 농사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농민의 노동을 무료 관광서비스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주민의 일상도 공짜 관광상품이 아니다
관광객은 농촌의 진짜 생활을 보고 싶어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을 관광객에게 보여준다고 자동으로 좋은 관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생활이 있다.
농작업이 있다.
주민의 휴식이 있다.
주민의 삶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면 주민의 동의와 이익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
좋은 농촌관광은 주민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관광이 아니다.
주민이 주체가 되는 관광이다.
간동의 ‘조용함’도 상품이 될 수 있다
도시는 시끄럽다.
사람이 많다.
빛이 많다.
속도가 빠르다.
항상 무엇인가 해야 한다.
그 반대의 시간이 필요해지는 사람이 있다.
물을 본다.
숲에 앉는다.
천천히 걷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부족해진 것이 작은 지역에서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한 ‘결핍의 역전’이다.
하지만 불편과 고요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상점이 없다.
화장실이 불편하다.
길을 찾기 어렵다.
인터넷 정보가 없다.
교통이 불편하다.
이것을 ‘자연 그대로’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모든 곳을 밝히고 포장하고 상업시설로 채운다면 간동의 희소성이 사라질 수 있다.
고쳐야 할 불편과 지켜야 할 고요함을 구분해야 한다.
이 원칙은 간동과 같은 자연형 관광공간에서 특히 중요하다.
대추나무골 역시 ‘이름’보다 실제 기능을 보자
화천군 간동면 공식 자료는 대추나무골을 주요 관광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이런 자원을 전략에 넣을 때 중요한 것은 이름을 관광지도에 하나 더 표시하는 일이 아니다.
현재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가.
누가 이용하는가.
어느 계절에 찾는가.
주변 자원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실제 체류를 만들 수 있는가.
확인해야 한다.
지역자원은 관광명소 목록에 들어 있다고 자동으로 경제자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용과 운영, 연결이 있어야 한다.
낚시도 간동의 체류형 활동 가운데 하나다
간동면 공식 자료에는 파로호 낚시터 등 여러 낚시 관련 장소가 주요 관광휴양지로 소개돼 있다.
낚시는 일반 관람형 관광과 시간이 다르다.
오래 머문다.
이른 아침과 저녁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숙박과 연결된다.
낚시는 ‘많은 사람을 짧게’보다 ‘일정한 사람이 오래’ 머무는 관광에 가까울 수 있다.
이런 활동은 ‘작지만 깊은 경제’와 잘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질과 환경보전, 안전, 합법적인 이용질서가 전제돼야 한다.
사람 수보다 체류의 질을 볼 수 있는 지역
간동의 모든 공간을 대규모 관광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는 편이 간동다운 경쟁력일 수도 있다.
많은 관광객.
대규모 주차장.
거대한 시설.
화려한 야간조명.
이것이 항상 답은 아니다.
간동은 ‘얼마나 많이 왔는가’보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갔는가’가 더 중요한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작지만 깊은 관광이다.
목표고객을 더 분명하게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관광객에게 간동을 팔 필요는 없다.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
호수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
캠핑객.
낚시객.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가족.
중장년층.
사진과 자연관찰을 즐기는 사람.
걷기와 휴식을 원하는 사람.
고객별로 필요한 여행은 다르다.
간동의 질문은 ‘누구를 더 많이 데려올 것인가’보다
‘간동을 가장 좋아할 사람은 누구인가’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간동을 2시간짜리 여행으로 본다면
파로호를 본다.
안보전시관을 둘러본다.
간단히 지역을 걷는다.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짧은 여행이다.
이것도 의미가 있다.
모든 방문을 숙박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4시간이라면 달라진다
파로호를 본다.
역사를 경험한다.
식사한다.
배를 타거나 수변을 즐긴다.
농촌이나 주변 자연을 경험한다.
소비접점이 하나 더 생긴다.
8시간이라면 하루가 된다
오전에 도착한다.
파로호를 경험한다.
점심을 먹는다.
역사를 둘러본다.
숲이나 농촌을 찾는다.
저녁까지 머문다.
하루의 리듬이 생긴다.
1박2일이면 간동은 전혀 다른 상품이 된다
국립화천숲속야영장 등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저녁을 먹는다.
밤의 숲을 경험한다.
아침이 생긴다.
다음 날 파로호를 다시 본다.
또는 화천읍·하남·상서·사내로 이동한다.
같은 자원도 관광객이 부여한 시간의 길이에 따라
전혀 다른 경제적 상품이 된다.
그래서 간동에서도 시설목록보다 시간상품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다.
간동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설계할 수 있다
관광행정은 일정표를 꽉 채우고 싶어 한다.
오전 체험.
점심.
오후 체험.
저녁공연.
하지만 자연을 찾는 사람 중에는 그렇게 여행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호수를 바라본다.
책을 읽는다.
숲에서 쉰다.
천천히 걷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은 강력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공간과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공간은 다르다.
안전.
청결.
편안함.
풍경.
접근성.
기본서비스가 받쳐줘야 한다.
간동의 소비는 ‘조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연형 관광지에 상업시설을 과도하게 넣으면 장소의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소비접점이 전혀 없으면 주민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균형이 필요하다.
작은 카페.
지역음식.
농산물.
가공품.
예약형 체험.
숙박.
야영객 서비스.
필요한 교통서비스.
간동의 소비경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즐기는 데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소비시설보다 지역기업을 먼저 생각하자
관광객이 온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또 건물을 지을 것인가.
그보다 먼저 물을 수 있다.
누가 사업을 할 것인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가.
기존 음식점과 농가, 기업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새로운 청년사업자가 들어올 기회가 있는가.
시설을 만드는 것과 시장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다.
관광객의 수요를 지역기업이 받아낼 수 있어야 지역에 소득이 남는다.
파로호의 방문객을 농산물 고객으로
파로호 관광객이 지역농산물을 산다.
야영객이 캠핑용 식재료를 산다.
식당에서 지역농산물을 먹는다.
집에 돌아가 다시 주문한다.
이렇게 되면 관광과 농업의 관계가 깊어진다.
간동의 자연을 보러 온 사람이 간동의 생산을 소비하게 하는 것.
이것이 관광과 농업을 연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간동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리지는 않는다
지역상품은 품질이 좋아야 한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포장이 편해야 한다.
사기 쉬워야 한다.
택배가 가능해야 한다.
다시 주문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성은 구매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품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역산업이 관광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건이다.
파로호에서 화천읍으로
평화누리호는 간동과 화천읍 평화의댐을 실제로 연결한다.
공식 관광코스에서도 간동의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과 파로호안보전시관, 평화누리호를 거쳐 평화의댐과 백암산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제시돼 있다.
따라서 이 연결은 상상 속의 코스가 아니다.
이미 관광정책에 존재한다.
간동에서 시작된 시간이 화천읍의 평화·DMZ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제 뱃길이 있다.
과제는 그 연결을 더 많은 체류와 소비로 전환하는 것이다.
파로호에서 화천시가지까지
여행이 평화의댐에서 끝날 필요도 없다.
화천시가지에서 식사할 수 있다.
시장을 찾을 수 있다.
수변을 걷는다.
숙박한다.
다음 날 다른 여행을 한다.
그러면 간동 → 화천읍 DMZ → 화천시가지라는 긴 경제동선이 만들어진다.
한 장소의 관광객을 다음 장소의 고객으로 연결하는 것.
이 책에서 말하는 관광 환승이다.
화천읍에서도 간동으로 사람을 보내야 한다
연결은 일방향이어서는 안 된다.
화천읍에 숙박한 관광객에게
“내일 아침 파로호에 가보세요.”
라고 제안할 수 있다.
하남에서 파크골프를 마친 사람에게도 파로호라는 다음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 방문객도 간동의 숲과 호수, 역사로 이동할 수 있다.
좋은 읍·면 분업은 고객을 보내는 지역과 받는 지역이 계속 바뀌는 구조다.
살랑교도 경계보다 연결을 보여준다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는 살랑교를 간동면 구만리와 화천읍 대이리를 연결하는 인도교로 소개한다.
이것은 제32장에서 말한 공간경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리 가운데에서 행정구역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걷는 사람의 여행은 끊기지 않는다.
행정지도에서는 경계지만 관광객에게는 길이다.
화천의 공간경제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기도 하다.
간동은 ‘목적지’이면서 ‘연결지’가 될 수 있다
파로호를 보기 위해 간동에 온다.
숲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역사를 경험한다.
농촌을 만난다.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된다.
동시에
평화누리호를 타고 평화의댐으로 간다.
화천시가지로 이동한다.
다른 읍·면으로 여행을 확장한다.
좋은 공간은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면서도
더 넓은 지역으로 이어주는 공간이다.
간동은 두 기능을 함께 가질 가능성이 있다.
간동의 병목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가능성이다.
정책으로 옮기기 전에는 실제 병목을 확인해야 한다.
방문객이 부족한가.
체류시간이 짧은가.
식당이 부족한가.
숙박이 부족한가.
정보가 부족한가.
교통이 불편한가.
상품이 부족한가.
영업시간이 맞지 않는가.
지역기업이 부족한가.
가능성을 사업으로 바꾸기 전에
무엇이 실제 흐름을 막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파로호 관광객의 하루를 조사해보자
몇 시에 도착하는가.
어디에서 오는가.
누구와 오는가.
얼마나 머무는가.
평화누리호를 이용하는가.
어디에서 식사하는가.
안보전시관을 찾는가.
숙박하는가.
다음 장소는 어디인가.
무엇을 구매하는가.
다시 방문하는가.
이것만 알아도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
관광객의 하루를 모르면 관광객의 경제를 설계하기 어렵다.
야영객도 별도로 봐야 한다
어디에서 장을 보는가.
며칠 머무는가.
야영장 밖으로 나오는가.
어떤 지역상품을 원하는가.
주변 관광지를 찾는가.
다음 날 어디로 가는가.
파로호와 연결되는가.
관광객을 모두 하나의 집단으로 보면 이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같은 간동 관광객이라도 방문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경제동선을 가진다.
목표시장별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낚시객도 다른 고객이다
낚시객에게 필요한 것은 캠핑객과 다를 수 있다.
방문시간이 다르다.
식사시간이 다르다.
필요한 서비스도 다르다.
머무는 위치도 다르다.
관광객을 ‘관광객’ 하나로 부르면 시장을 놓친다.
누가 오는가를 더 깊게 봐야 한다.
자연의 수용력을 넘지 않아야 한다
파로호와 숲은 간동경제의 중요한 자연자본이다.
관광을 늘리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면 미래의 생산기반을 잃게 된다.
쓰레기.
수질.
주차.
소음.
빛.
생태계.
낚시질서.
야영질서.
모두 함께 봐야 한다.
자연을 써서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면서 자연이 계속 가치를 만들게 해야 한다.
이것이 자연자본의 관점이다.
최대 관광보다 적정 관광
무조건 많이 오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 만족도가 떨어진다.
주민이 불편하다.
자연이 훼손된다.
지역이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간동은 ‘최대 관광객’보다 ‘적정 관광객과 깊은 체류’를 고민하기에 적합한 지역일 수 있다.
경제성과 사회성, 환경성을 함께 봐야 한다.
자연이 좋으니 개발하자는 역설을 조심해야 한다
자연이 아름답다.
그래서 대형시설을 짓는다.
도로를 넓힌다.
조명을 설치한다.
상업시설을 넣는다.
그러다가 처음 사람들이 좋아했던 자연이 사라질 수도 있다.
자연의 경쟁력을 활용한다는 이유로
자연의 경쟁력을 없애서는 안 된다.
간동의 개발전략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이다.
간동의 부가가치는 ‘더 많이 짓는 것’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같은 호수.
같은 숲.
같은 농촌.
같은 역사.
그러나
해설이 좋아진다.
상품이 좋아진다.
숙박의 질이 높아진다.
음식이 좋아진다.
여행동선이 편해진다.
지역상품이 생긴다.
스토리가 연결된다.
예약이 쉬워진다.
새로운 시설 없이도 기존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이 작은 지역에 특히 중요한 전략이다.
간동의 경제는 속도를 늦출수록 깊어질 수도 있다
자동차로 지나간다.
몇 분이면 끝난다.
배를 탄다.
한 시간이 넘는다.
걷는다.
더 느리다.
낚시한다.
몇 시간이 흐른다.
야영한다.
하루가 지나간다.
흥미로운 역설이 생긴다.
관광의 속도가 느려질수록 지역경제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물론 느림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그 시간이 좋아야 한다.
간동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좋은 느림’이다
기다림 때문에 느린 것과
즐기기 때문에 느린 것은 다르다.
교통이 불편해 느린 것은 고쳐야 한다.
정보가 없어 헤매는 것은 고쳐야 한다.
그러나
호수를 오래 바라보는 시간,
숲에서 천천히 걷는 시간,
낚시하는 시간,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간은 지켜야 한다.
고쳐야 할 느림과 팔아야 할 느림을 구분해야 한다.
이것이 간동형 ‘결핍의 역전’이다.
제36장의 결론
파로호를 보는 여행에서 간동을 살아보는 시간으로
간동에는 파로호가 있다.
그러나 파로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로호안보전시관이 있다.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이 있다.
국립화천숲속야영장이 있다.
낚시와 농촌이 있다.
숲과 마을이 있다.
그리고 평화누리호를 통해 화천읍 평화의댐으로 이어지는 실제 뱃길이 있다.
이 자원들을 각각의 관광지로만 보면 ‘점’이다.
하지만 시간을 연결하면 선이 된다.
공간을 연결하면 면이 된다.
숙박이 생기면 체류가 된다.
지역상품과 음식, 기업이 연결되면 경제가 된다.
파로호를 보고 떠나는 관광에서
간동의 시간을 경험하고 가는 관광으로.
이것이 간동 체류경제의 방향이 될 수 있다.
파로호를 본다.
역사를 이해한다.
배를 탄다.
농촌을 만난다.
숲에서 쉰다.
지역의 음식을 먹는다.
지역상품을 산다.
하룻밤 머문다.
다음 날 화천읍이나 하남·상서·사내로 여행을 이어간다.
그렇게 되면 간동은 단순한 관광지 하나가 아니다.
물과 숲, 농촌과 역사가 만나는 체류공간이자
화천의 다른 여행으로 이어지는 수변 관문이 된다.
간동은 화천읍이 될 필요가 없다.
하남의 스포츠를 따라 할 필요도 없다.
도시의 번화함을 흉내 낼 필요도 없다.
간동에는 간동이 가진 시간이 있다.
호수의 시간.
숲의 시간.
농촌의 시간.
역사의 시간.
느린 시간.
도시에 없는 시간을 간동에서 더 간동답게 만드는 것.
그것이 간동의 차별성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자연과 고요함을 ‘아무것도 없음’으로 방치해서도 안 된다.
불편은 고친다.
정보는 연결한다.
지역기업을 키운다.
지역상품을 만든다.
주민이 이익을 얻도록 한다.
자연은 지킨다.
그리고 이미 오는 사람의 하루를 더 깊게 만든다.
개발의 목적은 자연 위에 무엇을 더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주민의 삶과 더 잘 연결하는 데 있다.
그것이 간동형 ‘작지만 깊은 경제’다.
이제 다음은 상서면이다.
상서는 또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것.
조용한 것.
산이 많은 것.
도시처럼 화려하지 않은 것.
이런 조건은 약점일까.
아니면 도시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희소한 가치일까.
도시의 결핍을 상서의 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가.
숲.
산.
농촌.
고요함.
느린 시간.
그리고 밤과 자연.
그것을 지키면서 주민의 소득과 새로운 체류수요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장의 과제다.
제37장 상서 — 고요함과 자연을 가치로 바꾸는 경제
조용하다.
산이 많다.
사람이 많지 않다.
도시처럼 화려한 상업시설이 많지 않다.
밤이 어둡다.
이런 조건을 지역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무엇인가 더 만들어야 한다.
더 밝게 해야 한다.
더 시끄럽게 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을 불러야 한다.
하지만 다른 질문도 가능하다.
도시에서는 무엇이 부족한가.
조용한 시간이 부족하다.
별을 볼 수 있는 어두운 밤이 부족하다.
천천히 걸을 숲이 부족하다.
사람에게 치이지 않고 쉴 공간이 부족하다.
자연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작은 지역의 일부 ‘부족함’은 다른 시장에서는 오히려 희소한 가치가 될 수 있다.
도시의 결핍을 지역의 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가.
상서면의 공간경제는 이 질문에서 출발할 수 있다.
상서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 아니다
상서를 단순히 산간지역으로만 표현하면 실제 자원을 놓친다.
상서면에는 칠성전망대가 있다.
봉오리에는 화천산약초마을이 있다.
산양리를 중심으로 주민생활권이 있다.
군부대와 관련된 생활수요도 존재한다.
농업과 산림이 있다.
산과 계곡, 농촌마을이 이어진다.
따라서 상서의 전략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먼저
이미 있는 서로 다른 자원의 성격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것
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칠성전망대는 상서면에 있다
지리적 사실부터 분명히 하자.
칠성전망대는 상서면 주파령로에 위치한다.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에 따르면 해발 596m의 GOP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북한의 산과 들, 금성천 일대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접경·안보관광 공간이다.
현재 관람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며 신분증이 필요하고, 전방지역 특성상 현장 상황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도 있다.
따라서 칠성전망대는 일반 관광시설과 운영조건이 다르다.
상서에는 다른 지역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접경의 현장성’이 있다.
이것은 상서의 중요한 차별적 자산이다.
전망만 보고 내려오는 관광으로 끝내지 말자
칠성전망대에 올라간다.
북녘을 바라본다.
설명을 듣는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돌아간다.
이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더 필요하다.
관람 전후의 시간은 어디에서 보내는가.
어디에서 식사하는가.
산양리에서 얼마나 머무는가.
다른 상서지역을 방문하는가.
화천의 다른 관광으로 이어지는가.
칠성전망대의 관광객이 곧 상서면 체류객인 것은 아니다.
이 차이를 줄이는 것이 공간경제의 과제다.
칠성전망대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현재 공식안내는 하루 정해진 회차에 맞춰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관광은 일반적인 자유관람형 관광과 다른 특징이 있다.
관광객이 일정시간 전에 도착한다.
등록한다.
기다린다.
관람을 마치고 다시 나온다.
즉 관광객의 시간이 비교적 분명하다.
정해진 관광시간 앞뒤에 지역의 시간을 연결할 수 있다.
관람 전 식사.
간단한 산책.
지역정보.
관람 후 카페.
농촌관광.
산약초 체험.
다음 관광지.
이런 연결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안보관광을 소비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접경지역 관광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DMZ와 군사분계선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독특한 자원이지만
그 배경에는 전쟁과 분단,
군인의 희생,
접경주민의 삶이 있다.
이를 단순히 흥미로운 구경거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평화·안보관광의 가장 중요한 상품은 자극이 아니라 이해여야 한다.
사실에 충실한 해설과 역사적 맥락이 중요하다.
칠성전망대의 경쟁력은 ‘진짜 장소’라는 데 있다
모형으로 북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영상으로만 접경을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 접경의 현장에서 북쪽을 바라본다.
현실의 분단을 본다.
이 경험은 다른 지역이 쉽게 만들어낼 수 없다.
지역경쟁력은 무엇을 새로 만들 수 있는가뿐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어 다른 곳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에서도 나온다.
칠성전망대는 바로 그런 장소다.
그러나 군사적 제약도 관광상품의 조건이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출입절차가 있다.
신분확인이 필요하다.
관람시간이 제한된다.
상황에 따라 출입이 통제될 수도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불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일반 관광시설처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상서의 접경관광은 자유로운 관광이 아니라
안보와 관광이 공존해야 하는 특수한 관광이다.
따라서 정확한 사전안내가 특히 중요하다.
헛걸음하지 않게 해야 한다.
관람 가능시간을 쉽게 알려야 한다.
대체 일정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출입이 안 되는 날에도 상서여행은 계속돼야 한다
군사상황이나 기상 등으로 칠성전망대 관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때 관광객이 그대로 화천을 떠난다면 한 관광지의 제약이 지역 전체의 손실로 이어진다.
반대로 상서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산약초마을.
농촌.
자연.
음식.
화천의 다른 관광지.
좋은 관광지역은 하나의 콘텐츠가 멈춰도 여행 전체가 멈추지 않는 지역이다.
이것이 관광의 회복력이다.
봉오리에는 실제 산약초마을이 있다
상서면 봉오리에는 화천산약초마을이 조성돼 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약 36㏊ 규모에 산약초 재배단지와 산책로, 데크로드, 약초탐방로, 산림욕장과 체험시설 등이 조성돼 왔다.
100여 종의 약초를 볼 수 있는 탐방로와 비래바위 방향 등산로도 안내되고 있다.
따라서 상서의 ‘산림과 힐링’이라는 방향은 아무 근거 없는 미래구상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산림·약초 기반을 어떻게 더 좋은 체류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약초를 ‘보는 것’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약초가 있다.
이름을 본다.
효능 설명을 읽는다.
이것도 관광이다.
하지만 경험은 더 깊어질 수 있다.
걷는다.
향을 맡는다.
계절의 변화를 본다.
식재나 채취 등 적절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지역의 음식과 연결한다.
가공품을 경험한다.
농산물과 임산물도 단순한 생산물에서 경험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안전과 법적 기준, 실제 운영역량이 전제돼야 한다.
‘치유’라는 말을 가볍게 써서는 안 된다
요즘 관광에서 ‘힐링’과 ‘치유’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관광객이 숲을 걷는다고 의료적 치료효과를 함부로 주장해서는 안 된다.
산림치유라는 분야에는 별도의 제도와 전문성이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상서를 이야기할 때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존재하는 산약초·산림욕·탐방·체험 자원과,
앞으로 정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전문적인 산림치유산업은 같은 것이 아니다.
좋은 지역전략은 좋은 단어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원과 운영능력에 맞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상서의 ‘고요함’은 미래상품이 될 수 있다
산약초마을의 경쟁력도 시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변의 숲.
산.
공기.
소리.
사람이 많지 않은 환경.
이런 조건이 함께 경험을 만든다.
도시의 소비자는 때로 아무것도 더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잘 쉬고 싶다.
천천히 걷고 싶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싶다.
숲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고요함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도시에서 점점 얻기 어려워지는 경험일 수 있다.
이것이 ‘결핍의 역전’이다.
하지만 조용함과 불편함은 다르다
정보가 없다.
화장실이 불편하다.
길을 찾기 어렵다.
주차가 어렵다.
식사할 곳을 모른다.
통신이 불안정하다.
이것까지 고요함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지켜야 할 고요함과 고쳐야 할 불편을 구분해야 한다.
상서를 깊은 관광지로 만들려면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
자연을 보전하면서 편안함은 높일 수 있다
편안함을 높인다고 모든 곳을 도시처럼 만들 필요는 없다.
좋은 안내.
깨끗한 화장실.
안전한 길.
적절한 쉼터.
예약정보.
간결한 교통안내.
지역음식 정보.
이런 기본서비스만 좋아져도 여행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발의 수준과 서비스의 수준은 같은 말이 아니다.
시설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고도 서비스는 좋아질 수 있다.
상서는 ‘느린 관광’을 검토할 수 있는 지역이다
빠르게 여러 관광지를 돌기보다
한 곳에서 오래 머문다.
숲길을 걷는다.
약초를 본다.
산을 바라본다.
마을에서 식사한다.
책을 읽는다.
밤을 보낸다.
이런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
빠른 관광의 반대편에 ‘좋은 느림’이라는 시장이 있다.
상서는 그 시장과 잘 맞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실제 고객조사로 확인해야 한다.
상서형 관광은 목표고객이 중요하다
모두를 부르면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다.
누가 상서를 가장 좋아할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
산림과 약초에 관심 있는 사람.
접경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
중장년층.
소규모 가족.
사진과 자연관찰을 즐기는 사람.
교육여행.
상서의 관광전략은 ‘몇 명을 더 부를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상서를 가장 좋아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공식 관광코스에도 상서가 이미 들어가 있다
화천군 공식 추천코스에는 칠성전망대와 산약초마을이 다른 관광자원과 연결돼 있다.
DMZ로드 수학여행에서는 칠성전망대 방문 뒤 산양리에서 식사를 하고 다른 체험으로 이동하도록 안내한다.
다른 추천코스에서는 칠성전망대와 화천산약초마을이 한 여행 안에 포함된다.
즉 상서는 관광지도 밖의 고립된 공간이 아니다.
이미 화천 전체 관광동선의 한 부분으로 들어가 있다.
과제는 이 연결을 실제 체류와 주민소득으로 더 깊게 전환하는 것이다.
산양리는 관광의 생활접점이 될 수 있다
칠성전망대 출입을 위해 관광객은 상서면 산양리 권역을 거친다.
공식 관광코스에서도 칠성전망대 방문 뒤 산양리 식사가 제시돼 있다.
산양리에는 주민생활권이 있고,
시외버스 매표소가 있으며,
장병쉼터와 DMZ 작은도서관 등 군 관련 생활시설도 존재한다.
따라서 산양리를 단순히 전망대로 가는 길목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관광객이 반드시 지나가는 생활공간은
관광과 주민경제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상권 규모와 방문객 소비행태는 별도로 조사해야 한다.
군 관련 수요도 상서경제의 한 부분이다
상서는 군부대와 밀접한 생활권을 가지고 있다.
장병.
면회객.
가족.
군 관련 종사자.
이들도 지역상권을 이용할 수 있는 외부수요 또는 생활수요의 한 축이다.
그러나 상서경제를 군 수요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군 구조와 병력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련 수요는 중요한 시장이지만
지역경제 전체를 하나의 수요에 의존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관광과 농업, 산림, 생활경제를 함께 키워야 하는 이유다.
면회객도 관광객이 될 수 있다
군인을 만나기 위해 상서에 온 가족이 있다.
면회를 마친 뒤 곧장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있다면 식사를 한다.
칠성전망대를 찾는다.
화천의 다른 관광지를 간다.
숙박할 수도 있다.
면회라는 방문동기를 여행의 시작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군 관련 수요와 관광경제가 만나는 지점이다.
하지만 군 가족의 편의와 목적이 우선돼야 하며 관광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상서의 농업도 관광의 배경이 아니다
상서에도 농민이 살아간다.
밭이 있다.
농산물이 생산된다.
관광객에게는 농촌풍경이지만 주민에게는 생업이다.
따라서 관광과 농업의 연결은 농촌을 예쁘게 꾸미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지역농산물을 먹는다.
산다.
가공한다.
체험한다.
다시 주문한다.
농촌관광의 진짜 성과는 농촌풍경을 소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농업의 시장을 넓히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산약초도 관광객에서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다
산약초마을을 방문한다.
약초를 본다.
이야기를 듣는다.
그 경험이 거기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범위에서 지역의 가공상품이나 음식,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집에 돌아간 뒤 다시 주문할 수도 있다.
체험의 마지막을 판매로 만들기보다
좋은 체험이 자연스럽게 구매와 재구매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상품의 품질과 근거 있는 정보가 전제다.
‘약초’라는 이름만으로 높은 가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근거 없는 효능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상품의 품질.
안전성.
법적 표시기준.
실제 성분.
신뢰.
이런 것이 더 중요하다.
건강상품일수록 스토리보다 신뢰가 먼저다.
상서의 산약초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장기적으로 더욱 중요한 원칙이다.
자연형 관광은 작은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상서의 경제를 위해 반드시 대규모 관광기업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소규모 숙박.
지역음식.
안내와 해설.
걷기 프로그램.
공예.
농산물.
가공품.
예약형 체험.
교통서비스.
작은 카페.
이런 사업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
작은 관광에는 작은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
문제는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주민을 관광사업자로 만들 필요는 없다
농민에게
농사도 짓고,
체험도 하고,
음식도 만들고,
SNS도 하고,
숙박도 하라고 하면 부담이 된다.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농민은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
기업은 가공한다.
식당은 음식으로 만든다.
관광사업자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온라인 판매자는 외부시장과 연결한다.
융합은 모두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이 연결되는 것이다.
상서는 ‘밤’도 다르게 볼 수 있다
도시는 밤을 밝힌다.
관광지는 야간조명을 설치한다.
그것도 좋은 관광상품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같은 밤을 만들 필요는 없다.
상서는 오히려 어둠이 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조용한 밤.
별이 보이는 밤.
소음이 적은 밤.
도시가 밝은 밤을 판다면
작은 지역은 깊은 밤을 팔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별 관측환경과 적절한 장소, 안전성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밤을 상품화한다며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별을 본다며 대규모 조명을 설치한다.
야간관광을 한다며 소음을 만든다.
숙박을 늘린다며 산림을 훼손한다.
이것은 모순이다.
어둠을 팔기 위해 어둠을 없애서는 안 된다.
자연형 관광의 중요한 원칙이다.
상서의 자연은 ‘무료’가 아니다
숲이 있다.
산이 있다.
공기가 좋다.
이것은 비용 없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관리가 필요하다.
산불을 막아야 한다.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길을 관리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주민이 생활해야 한다.
자연은 관광의 공짜 배경이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하는 생산자본이다.
제46장에서 다시 다룰 자연자본의 개념이 여기에서 이미 나타난다.
자연을 활용하는 기업도 자연을 지키는 구조가 필요하다
관광으로 수익을 얻는다.
그런데 자연관리 비용은 모두 공공이 부담한다.
이 구조가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관광기업과 방문객, 지역사회가 자연보전의 가치를 함께 인식해야 한다.
구체적인 부담방식은 제도와 시장상황을 검토해야 하지만 원칙은 분명하다.
자연에서 얻은 가치의 일부는 자연을 지키는 데 다시 돌아가야 한다.
고요함에도 수용력이 있다
고요한 마을을 홍보한다.
관광객이 몰린다.
차가 많아진다.
소음이 생긴다.
주차난이 생긴다.
그러면 고요함이 사라진다.
성공이 성공의 자산을 파괴하는 역설이다.
고요함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수록
고요함을 지키기 위한 적정규모가 더 중요해진다.
상서가 ‘최대 관광’보다 ‘적정 관광’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주민에게 좋은 관광이어야 한다
관광객에게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하지만 주민은 불편하다.
주차할 곳이 없다.
쓰레기가 늘어난다.
사생활이 침해된다.
농작업에 방해된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관광객에게 좋은 상서와 주민에게 좋은 상서는 같은 상서여야 한다.
주민의 삶의 질을 관광성과와 함께 평가해야 한다.
상서의 관광시간을 길게 만드는 방법은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오전 칠성전망대.
점심.
오후 산약초마을.
저녁 숲과 휴식.
하룻밤.
이튿날 다른 읍·면 관광.
이런 흐름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을 꽉 채울 필요는 없다.
상서의 경쟁력은 여백에 있을 수도 있다.
상서의 여행에서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만큼
‘무엇을 하지 않고 쉴 것인가’도 상품이 될 수 있다.
2시간과 1박2일은 전혀 다른 상서다
2시간이라면
칠성전망대를 본다.
식사한다.
이동한다.
4시간이라면
전망대와 농촌 또는 약초체험을 연결할 수 있다.
8시간이라면
걷고,
먹고,
쉬고,
지역을 더 깊게 본다.
1박2일이면 밤과 아침이 생긴다.
상서의 자원보다 상서에서 보내는 시간이
관광상품의 성격을 결정할 수 있다.
숙박은 먼저 수요를 확인해야 한다
상서형 체류관광을 이야기한다고 대규모 숙박시설부터 만들 필요는 없다.
실제로 숙박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기존 숙박시설은 어떻게 이용되는가.
어떤 고객이 어떤 형태를 원하는가.
왜 당일에 떠나는가.
먼저 조사해야 한다.
숙박시설보다 먼저 숙박하고 싶은 상서의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의 기본원칙은 여기에서도 같다.
칠성전망대와 산약초마을을 연결한다고 자동으로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에 선을 그을 수 있다.
칠성전망대 → 산약초마을.
그러나 관광객이 실제로 이동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맞는가.
거리는 적절한가.
식사는 어디에서 하는가.
어떤 고객에게 두 경험이 잘 맞는가.
연결은 지도에 화살표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에게 자연스러운 다음 선택을 만드는 일이다.
고객별 코스가 달라야 한다
안보관광에 관심 있는 사람.
자연휴양을 원하는 사람.
약초와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
가족.
학생.
군 면회객.
모두 같은 동선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나의 ‘상서 대표코스’를 모든 사람에게 제시하기보다 여러 시간상품을 만들 수 있다.
목표시장 → 방문동기 → 콘텐츠 → 동선 → 체류 → 소비
앞에서 살펴본 원리가 공간전략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
상서는 화천읍과 연결돼 있다
상서면은 동쪽으로 화천읍과 접한다.
관광동선에서도 화천읍을 거쳐 상서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화천읍에서 숙박한 관광객이 다음 날 칠성전망대를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상서 관광을 마친 사람이 화천읍 시가지에서 식사하고 시장과 수변을 찾을 수 있다.
상서의 체류가 반드시 상서 안에서만 완결될 필요는 없다.
상서 안에서 만들 수 있는 가치는 충분히 만들고,
부족한 기능은 다른 읍·면과 연결하면 된다.
상서는 하남·사내와도 연결 가능성을 가진다
지리적으로 상서는 하남면과 사내면에도 접한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사실과 실제 관광동선이 형성돼 있다는 것은 다르다.
도로.
이동시간.
관광목적.
고객의 취향.
실제 교통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지리적 연결은 가능성이고
실제 이동이 만들어질 때 경제적 연결이 된다.
따라서 구체적인 연계코스는 데이터와 현장조사가 필요하다.
상서의 군 관련 생활경제도 관광과 분리하지 말자
산양리에는 군 관련 생활수요가 있다.
장병쉼터와 작은도서관 같은 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면회가족과 군 관련 방문객이 지역을 찾는다.
이들이 식사한다.
쇼핑한다.
머문다.
관광한다.
군 관련 방문도 상서가 밖의 사람과 관계를 맺는 하나의 입구가 될 수 있다.
다만 군 수요와 관광수요의 성격이 다르므로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장병도 잠재적인 ‘화천의 단골’이다
군 복무 중 상서를 경험한다.
가족이 면회를 온다.
외박이나 휴가 때 지역상권을 이용한다.
전역한 뒤 다시 화천을 찾을 수도 있다.
친구나 가족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모두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계의 씨앗은 존재한다.
군 복무기간의 지역경험도 장기적인 관계자산이 될 수 있다.
좋은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서가 가진 것은 결국 ‘다른 속도’다
도시는 빠르다.
상서는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다.
도시는 밀도가 높다.
상서는 공간적 여유가 있다.
도시는 밤이 밝다.
상서는 어두운 밤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도시는 인공콘텐츠가 많다.
상서는 자연과 접경의 현실이 있다.
상서의 경쟁력은 도시를 따라가는 데 있지 않고
도시와 다른 속도와 감각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데 있을 수 있다.
이것이 ‘결핍의 역전’이다
상업시설이 적은 것은 어떤 경우에는 불편이다.
고쳐야 한다.
교통이 불편한 것도 문제다.
고쳐야 한다.
의료·교육·생활서비스 부족 역시 관광자원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고요함.
어둠.
넓은 공간.
숲.
느림.
사람이 많지 않은 환경은
다른 시장에서는 희소가치가 될 수 있다.
고쳐야 할 결핍은 고치고,
지켜야 할 희소성은 더 가치 있게 만든다.
상서형 지역경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대규모 개발을 하지 말자’는 뜻도 아니다
필요한 개발은 해야 한다.
주민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반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도 열어야 한다.
문제는 규모 자체가 아니다.
개발이 지역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을 훼손하는가, 강화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상서의 자연을 활용하는 개발이라면 자연과 고요함을 더 가치 있게 해야 한다.
스마트농업도 상서의 미래전략이 될 수 있다
상서의 농업을 생각할 때 단순한 관광농업만 볼 필요는 없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력부족이 심해질수록 기술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자동화.
환경제어.
데이터.
스마트농기계.
생산관리.
이런 기술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상서 전체가 이미 ‘스마트농업 지역’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농업은 상서의 현실을 설명하는 현재형 표현이 아니라
농업의 생산성과 인력문제를 풀기 위해 검토할 수 있는 미래전략이다.
실제 작목과 농가수요, 경제성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관광과 농업은 서로 다른 시장을 가져야 한다
관광객에게 농산물을 판매한다.
좋다.
그러나 상서 농업의 시장을 관광객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외부유통.
온라인.
도매.
기업 간 거래.
공공급식 등 적법하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시장이 필요하다.
관광은 농업의 시장 하나를 넓혀줄 수 있지만
농업의 모든 시장을 대신하지 않는다.
개방된 지역경제가 필요한 이유다.
상서의 목표는 ‘관광객이 많은 지역’만이 아니다
상서가 화천읍처럼 될 필요도 없다.
하남처럼 될 필요도 없다.
간동처럼 될 필요도 없다.
상서에는 상서가 잘할 수 있는 방식이 있어야 한다.
접경의 현장.
숲.
약초.
농촌.
고요함.
군과 주민의 생활.
이런 자원을 바탕으로
많지 않아도 오래 머물고,
자연을 존중하고,
지역의 가치를 제대로 소비하는 사람을 만드는 경제
를 생각할 수 있다.
제37장의 결론
고요함을 없애지 말고 고요함의 가치를 높이자
상서에는 칠성전망대가 있다.
그곳에서는 접경의 현실을 직접 바라볼 수 있다.
봉오리에는 화천산약초마을이 있다.
약초와 숲길, 산림욕과 체험자원이 있다.
산양리에는 주민의 생활권과 군 관련 수요가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산과 농촌, 조용한 공간이 이어진다.
이것들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하나의 상서라는 공간에서 연결될 수 있다.
접경의 긴장과 숲의 평온함이 함께 존재하는 곳.
이것은 다른 지역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상서의 특징이 될 수 있다.
칠성전망대를 본다.
분단의 현실을 생각한다.
산양리에서 식사한다.
산약초마을을 걷는다.
숲에서 쉰다.
농촌을 경험한다.
저녁이 되면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필요하다면 하룻밤 머문다.
다음 날 화천의 다른 여행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하나의 가능한 시간구조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여행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상서는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보다
상서를 좋아할 사람을 정확하게 찾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의 짧은 방문보다
맞는 사람의 깊은 체류가 상서에는 더 어울릴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관광을 위해 고요함을 없애지 않는다.
자연을 이용하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
주민의 생활을 관광객의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는다.
안보의 현실을 자극적인 상품으로 만들지 않는다.
농업을 관광의 배경으로만 만들지 않는다.
불편을 자연스러움이라고 포장하지 않는다.
고쳐야 할 결핍은 고치고,
지켜야 할 희소성은 지킨다.
그리고 그 희소성에
좋은 서비스,
좋은 이야기,
좋은 음식,
좋은 상품,
좋은 사람,
좋은 연결을 더한다.
그러면 상서가 팔게 되는 것은 시설 하나가 아니다.
도시에서는 얻기 어려운 좋은 시간이다.
이것이 상서형 ‘작지만 깊은 경제’의 핵심이다.
이제 다음은 사내면이다.
사내는 상서와 또 다르다.
사창리를 중심으로 한 생활상권이 있다.
군 관련 생활수요가 있다.
광덕권의 산악·계곡관광이 있다.
사내공용버스터미널처럼 지역생활과 외부이동의 결절점도 있다.
따라서 사내의 질문은 자연관광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의 생활경제, 군 관련 수요, 외부관광객의 소비를
하나의 지역상권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광덕권의 방문객을
사창리의 식사와 쇼핑,
숙박과 생활서비스,
화천의 다른 관광으로 어떻게 이어줄 것인가.
제38장 사내 — 생활경제·광덕권·군 수요의 복합거점
사내면을 관광지만으로 보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사내에는 주민이 살아가는 생활상권이 있다.
사창리를 중심으로 음식점과 상점, 시장, 교통기능이 있다.
군부대와 장병, 군인가족의 생활수요가 있다.
광덕산과 광덕계곡을 찾는 관광객이 있다.
곡운구곡과 조경철천문대 같은 관광자원도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길도 있다.
이 서로 다른 수요가 한 지역 안에서 겹친다.
사내의 경쟁력은 관광 하나가 아니라
생활·군·관광·교통이 만나는 복합시장에 있다.
그래서 사내의 공간경제는 다른 읍·면과 조금 다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데려올 것인가만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여러 수요를 하나의 지역상권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것이 핵심이다.
사내는 화천의 남서쪽 관문 가운데 하나다
화천군 공식 자료에 따르면 사내면은 군 남서부에 위치한다.
동쪽은 하남면과 춘천시,
서쪽은 경기도 포천,
남쪽은 가평,
북쪽은 철원과 접한다.
특히 화천군 내에서는 경기도와 직접 맞닿은 지역이다.
공식 면 소개도 이러한 지리 때문에 수도권과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고 설명한다.
이 지리는 지역경제에서 중요하다.
사내는 화천의 끝이 아니라
수도권과 화천이 만나는 하나의 입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리적 위치가 자동으로 경제적 관문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실제로 들어오고,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화천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비로소 경제적 관문이 된다.
사창리는 생활경제의 중심공간이다
사내면의 생활경제를 생각할 때 사창리를 빼놓기 어렵다.
면사무소가 있다.
사내공용버스터미널이 있다.
시장과 음식점, 상점이 있다.
주민이 생활한다.
군장병과 가족이 이용한다.
관광객도 식사와 쇼핑, 교통을 위해 찾는다.
즉 사창리는 관광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주민의 일상과 외부수요가 만나는 생활상권이다.
이것이 사내 공간경제의 중요한 특징이다.
생활상권은 관광지보다 오래간다
관광지는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름 피서객이 몰릴 수 있다.
축제기간에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
특정 관광자원이 인기를 끌 수도 있다.
그러나 주민의 생활수요는 매일 존재한다.
군 관련 수요도 일정한 생활시장을 만든다.
관광이 계절의 경제라면
생활상권은 일상의 경제다.
두 수요가 함께 있을 때 상권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
사내에서는 이 결합을 전략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사내5일장은 실제 생활과 관광이 만나는 공간이다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에는 사내5일장이 관광쇼핑 공간으로 소개돼 있다.
공식 추천코스에서도 사내면 시장을 여행일정에 포함하고 있다.
5일장은 주민에게는 생활시장이다.
관광객에게는 지역의 일상을 만나는 장소다.
전통시장의 가장 강한 지역성은 관광객을 위해 새로 연출한 모습이 아니라
주민이 실제 사용하는 시장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관광객을 위해 시장을 완전히 바꾸기보다
처음 찾은 사람도 이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 관광객이 온다고 시장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시장 입구를 지나갔다.
방문객 수에는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을 샀는가.
얼마나 머물렀는가.
어떤 가게를 이용했는가.
다시 올 이유가 생겼는가.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
시장을 관광코스에 넣는 것보다
시장에서 살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음식.
농산물.
간식.
생활상품.
여행 중 필요한 물건.
귀가하면서 가져갈 상품.
다양한 소비가 가능해야 한다.
광덕계곡은 사내의 대표적인 여름자원이다
광덕계곡은 사내면에 위치한다.
공식 관광안내는 광덕산에서 시작해 사내천 상류로 이어지는 청정계곡으로 소개한다.
여름철 가족 피서지로 이용되고,
주변에는 민박 등 숙박시설과 농산물·먹거리도 있는 것으로 안내된다.
따라서 광덕계곡은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다.
이미 외부사람을 사내로 끌어들이는 계절형 수요의 입구다.
문제는 피서객의 시간을 어디까지 지역경제와 연결할 것인가이다.
계곡에 왔다가 계곡에서만 떠나면 경제는 얕다
물을 즐긴다.
가족과 쉰다.
준비해 온 음식을 먹는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자연관광은 성공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와의 연결은 약할 수 있다.
그래서 질문해야 한다.
어디에서 장을 봤는가.
지역식당을 이용했는가.
민박이나 숙박을 했는가.
사창리에 들렀는가.
시장에 갔는가.
다른 관광지까지 이동했는가.
광덕계곡의 피서객을
사내면의 고객으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는가.
이것이 공간경제의 질문이다.
피서객의 장바구니도 지역시장이다
계곡으로 가는 사람은 준비물이 많다.
음식.
음료.
과일.
고기.
생활용품.
물놀이용품.
대부분 외부에서 미리 구입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관광객은 왔지만 소비는 외부에서 이미 끝난 셈이다.
관광객의 방문 이전에 소비가 끝나버리는 구조도 일종의 경제적 누출이다.
지역에서 사고 싶게 만들고,
쉽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강요가 아니라 경쟁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광덕장터는 이런 소비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화천군 공식 관광코스에는 광덕계곡과 함께 광덕장터도 소개돼 있다.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는 시골장터로 안내된다.
이런 공간은 계곡관광과 농업을 직접 연결할 수 있다.
피서객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산다.
캠핑이나 숙박에 사용한다.
귀가하면서 다시 구매한다.
계곡의 관광수요가 농민의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장터의 운영시기와 판매품목, 이용객 규모 등은 구체적인 사업설계 단계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광덕산은 피서와 다른 고객을 부른다
광덕산 역시 사내면에 있다.
공식 관광안내는 해발 1,046m의 산으로 소개하고 있다.
등산객은 계곡 피서객과 행동이 다르다.
이른 시간에 움직일 수 있다.
운동시간이 길다.
식사와 휴식이 필요하다.
계절도 다르다.
같은 광덕권이라도 계곡 관광객과 등산객은 서로 다른 시장이다.
따라서 하나의 관광객으로 묶지 말고 고객별로 동선을 봐야 한다.
곡운구곡은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자원이다
곡운구곡은 사내면 용담리와 삼일리에 걸쳐 있다.
공식 관광자료는 김수증과 조세걸의 곡운구곡도, 정약용 등의 기록과 함께 자연경관을 소개한다.
따라서 곡운구곡은 단순한 계곡경관만이 아니다.
자연에 역사와 문화가 더해지면 장소의 깊이가 달라진다.
광덕계곡이 여름 피서의 성격이 강하다면,
곡운구곡은 자연과 역사·문화의 이야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자원이다.
조경철천문대는 ‘밤’을 사내의 관광시간으로 만든다
조경철천문대는 공식 화천관광의 주요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공식 관광사이트는 해발 1,010m에 위치한 천문대로 소개하고 있으며,
여러 추천관광코스에서 사내면의 식사·숙박과 연결하고 있다.
이것은 공간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낮에 끝나기 쉽다.
천문대는 오히려 밤에 의미가 커진다.
조경철천문대는 사내의 ‘밤’을 관광시간으로 바꾸는 자원이다.
밤이 생기면 숙박 가능성도 커진다.
천문대 하나가 숙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별을 본다.
관람을 마친다.
그 뒤 바로 집으로 갈 수도 있다.
따라서 천문대가 있다고 자동으로 체류경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람 전 식사.
관람 후 숙박.
다음 날 아침.
다른 관광.
이 연결이 필요하다.
밤의 콘텐츠는 하룻밤을 만들 수 있지만
다음 날의 콘텐츠가 있어야 체류경제가 완성된다.
공식 관광코스에도 이미 ‘사내에서 자는 밤’이 있다
화천군의 여름 추천코스에는 곡운구곡과 상서권 관광을 거쳐 사내면 시장과 조경철천문대를 방문하고 사내면에서 숙박하는 일정이 제시돼 있다.
다음 날에는 광덕계곡과 광덕장터로 이어진다.
즉 공식 관광정책에서도 이미
낮 관광 → 시장 → 천문대 → 숙박 → 다음 날 계곡
이라는 체류형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
사내의 숙박경제는 새로운 상상이 아니라
기존 관광동선을 더 실제적인 소비로 전환하는 과제다.
광덕권은 ‘낮과 밤’을 함께 가질 수 있다
낮에는 계곡.
산.
곡운구곡.
농촌.
시장을 경험한다.
밤에는 천문대를 찾는다.
숙박한다.
아침에는 다시 자연을 즐긴다.
낮의 자연과 밤의 하늘을 연결하면
사내의 하루는 훨씬 길어진다.
이는 체류경제의 중요한 가능성이다.
사내의 진짜 강점은 관광자원만이 아니다
여기서 사내를 일반 관광지와 구분해야 한다.
관광객이 없더라도 주민이 산다.
군장병이 생활한다.
가족이 방문한다.
시장과 상점이 움직인다.
터미널이 있다.
즉 관광수요 이전에 생활수요가 있다.
사내의 경제는 관광이 생활 위에 올라가는 구조이지
관광만으로 존재하는 경제가 아니다.
이 점을 지켜야 한다.
군 수요는 실제 사내경제의 한 축이다
화천군 공식 홈페이지에는 승리부대 관련 민원실 주소가 사내면 명월리로 안내돼 있다.
또 화천관광의 군장병 우대업소 목록에는 사내면의 여러 음식점과 업소가 포함돼 있다.
이는 군 관련 생활수요가 지역상권과 실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군은 사내에서 단순한 안보시설이 아니라
생활경제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수요를 과도하게 낙관해서도 안 된다.
군 구조와 병력은 장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
군 수요 의존은 강점이면서 위험이다
장병이 많다.
가족이 온다.
면회와 외출 수요가 있다.
상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역상권이 특정 군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구조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
한 시장이 큰 지역일수록
다른 시장을 함께 키워야 위험이 줄어든다.
사내가 관광과 생활경제를 함께 키워야 하는 이유다.
장병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봐서는 안 된다
군인은 일정기간 이 지역에서 생활한다.
사창리를 이용한다.
음식을 먹는다.
사람을 만난다.
지역을 경험한다.
이 경험이 좋다면 전역 뒤에도 기억할 수 있다.
다시 방문할 수도 있다.
가족과 친구에게 추천할 수도 있다.
장병은 오늘의 생활고객이면서
미래의 관계인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의 가능성은 있다.
군인가족은 또 다른 고객이다
수료식.
면회.
외박.
휴가.
부대를 찾는 가족이 있다.
목적은 관광이 아니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온다.
하지만 방문 전후의 시간이 있다.
식사한다.
카페에 간다.
숙박한다.
시장과 관광지를 찾을 수 있다.
면회라는 방문동기를
화천과의 좋은 첫 만남으로 만들 수 있다.
관광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정보를 친절하게 제공하면 된다.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관광정보’보다 생활정보일 수도 있다
부대를 처음 찾는 가족은 무엇이 궁금할까.
주차는 어디인가.
식사는 어디에서 할 수 있는가.
쉬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
숙소는 어디인가.
아이와 함께 갈 곳은 있는가.
버스는 어떻게 타는가.
부대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사내의 군 관련 관광정책은 관광홍보 이전에
방문가족의 불편을 줄이는 생활서비스에서 시작할 수 있다.
좋은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소비와 재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내공용버스터미널은 이동의 결절점이다
화천군 공식 교통안내에는 사내공용버스터미널이 사창리에 위치한 것으로 안내돼 있다.
터미널은 단순한 버스 승하차 장소가 아니다.
주민이 이동한다.
장병이 이동한다.
학생이 이동한다.
외부방문객이 들어온다.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장소는 지역경제의 문이다.
터미널 주변의 보행과 상권, 안내체계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터미널에서 시장까지의 몇 분도 경제다
버스에서 내린다.
목적지로 곧장 택시나 차를 타고 떠난다.
그러면 생활상권과 접촉이 없다.
반대로 걷기 편하다.
시장과 식당이 보인다.
지역정보를 쉽게 얻는다.
짐을 맡길 수 있다.
잠시 쉴 수 있다.
그렇다면 이동의 시간이 소비와 경험의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
교통거점과 상권을 연결하는 짧은 보행동선도 공간경제다.
사내는 수도권 시장과의 연결도 중요하다
사내면은 경기도 포천·가평과 접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편이다.
이 특성을 관광에만 활용할 필요는 없다.
농산물 판매.
기업 거래.
서비스.
관광.
관계인구.
정주.
다양한 외부시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경계지역은 주변부일 수도 있지만
다른 시장을 만나는 접점이 될 수도 있다.
사내를 화천군의 끝으로만 보면 이 가능성을 놓친다.
그러나 ‘수도권과 가깝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되지는 않는다
도로가 있다.
접경한다.
그것만으로 소비자가 오는 것은 아니다.
왜 사내에 와야 하는가.
무엇을 살 것인가.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
기업이 왜 사내에서 생산해야 하는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접근성은 시장으로 가는 문이지 상품 자체는 아니다.
입지와 콘텐츠, 기업과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사내의 농업도 생활경제와 연결돼 있다
사내지역에는 농업이 있다.
특히 여름 토마토축제 등 농산물과 지역행사를 연결해 온 경험도 있다.
농산물은 관광상품만이 아니다.
주민이 생산하는 산업이다.
지역음식의 재료가 된다.
시장상품이 된다.
외부시장으로 판매된다.
사내의 농업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생활경제와 외부판매를 함께 만드는 생산산업이다.
축제는 농산물의 시장을 넓히는 수단이어야 한다
축제가 열린다.
사람이 온다.
공연을 본다.
행사를 즐긴다.
중요하다.
그러나 농산물축제라면 더 깊은 질문이 필요하다.
농가의 판매가 늘었는가.
가격과 브랜드에 도움이 됐는가.
축제 이후 재구매가 생겼는가.
외부고객이 남았는가.
농산물축제의 가장 좋은 유산은
축제가 끝난 뒤에도 그 농산물을 찾는 고객이다.
축제에서 고객관계로 이어져야 한다.
관광객과 장병, 주민이 같은 상권을 쓰면 좋은 점이 있다
관광객만 상대하는 가게는 비수기에 어려울 수 있다.
장병만 상대하는 가게도 군 수요 변화에 취약하다.
주민만 상대하면 작은 인구 때문에 시장이 제한된다.
하지만 세 시장을 함께 상대할 수 있다면 구조가 달라진다.
주민수요 + 군 수요 + 관광수요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상권은 한 시장에만 의존하는 상권보다 회복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사내 복합경제의 핵심이다.
고객마다 필요한 상품은 다르다
주민은 생활필수품을 찾는다.
장병은 가격과 편의성, 친절함을 중요하게 볼 수 있다.
군인가족은 식사·휴식·숙박과 정보를 원한다.
피서객은 여행의 편리함과 지역먹거리를 찾는다.
천문대 관광객은 저녁식사와 숙박이 필요할 수 있다.
등산객은 이른 아침과 운동 후 식사를 원한다.
하나의 상권 안에 여러 개의 시장이 존재한다.
사내 상권정책은 이 고객층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영업시간도 시장전략이다
아침 일찍 등산객이 움직인다.
군인가족이 일찍 도착한다.
천문대 이용객은 저녁 늦게 움직인다.
피서객의 소비시간도 다르다.
그런데 모든 업소가 같은 시간에만 영업한다면 수요와 공급이 어긋날 수 있다.
상권의 경쟁력은 무엇을 파는가뿐 아니라
고객이 필요할 때 열려 있는가에도 달려 있다.
물론 영업시간은 사업자의 자율영역이다.
행정이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수요정보를 제공해 시장이 스스로 대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야간경제는 사내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조경철천문대가 있다.
군 관련 외출·면회수요가 있다.
여름 관광객이 있다.
숙박객이 있다.
즉 사내에는 저녁 이후의 소비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음식.
카페.
산책.
소규모 문화활동.
숙박.
낮의 광덕권과 밤의 사창리를 연결할 수 있는가.
이것이 사내 체류경제의 중요한 질문이다.
그렇다고 밤을 지나치게 상업화할 필요는 없다
천문대의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어두운 하늘이다.
산악지역의 조용함도 가치다.
야간경제를 만든다고 지나친 조명과 소음을 늘리면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
밤의 경제를 만든다며 밤의 가치를 없애서는 안 된다.
상서에서 보았던 원칙이 사내에도 적용된다.
별을 보러 온 사람은 잠을 잘 가능성이 있다
야간 천체관측은 늦은 시간에 끝날 수 있다.
멀리서 온 방문객이라면 숙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객실 수만이 아니다.
숙소의 품질.
가격.
청결.
예약편의.
다음 날 할 일.
아침식사.
천문대가 밤을 만들고
좋은 숙박과 다음 날 여행이 체류를 완성한다.
사내는 화천 전체의 서남권 숙박거점이 될 수도 있다
이는 현재의 확정된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광덕권 관광을 한다.
천문대를 본다.
사내에서 숙박한다.
다음 날 상서나 하남, 화천읍 방향으로 이동한다.
반대방향도 가능하다.
숙박은 한 지역 안에서 여행을 끝내는 기능이 아니라
다음 지역으로 하루를 이어주는 기능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읍·면 분업이다.
사내에서 상서로, 상서에서 사내로
사내와 상서는 지리적으로 접한다.
공식 관광코스에서도 칠성전망대·산약초마을을 거쳐 사내면 시장과 천문대, 숙박으로 연결하는 일정이 이미 제시되고 있다.
즉 두 지역 사이의 관광연결은 단순한 이론적 상상이 아니다.
상서의 낮과 사내의 밤을 연결하는 실제 관광구조가 이미 제안돼 있다.
과제는 그것이 실제 이용객의 이동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하남과도 연결할 수 있다
사내는 동쪽으로 하남면과 접한다.
하남에는 강한 스포츠 수요가 있다.
스포츠 참가자가 사내의 관광과 숙박을 이용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사내 방문객이 하남의 스포츠와 다른 관광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다만 실제 도로와 이동시간, 고객행태를 확인한 뒤 구체적인 코스를 설계해야 한다.
지도에서 가까운 것보다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사창리에 몰아넣을 필요는 없다
생활상권이 사창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고 해서 모든 관광과 소비를 사창리에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
광덕리의 계곡과 장터.
용담·삼일리의 곡운구곡.
다른 마을의 농업과 생활.
각 지역에도 경제적 기회가 있어야 한다.
거점은 주변을 빨아들이는 중심이 아니라
주변과 고객을 나누고 연결하는 중심이어야 한다.
복합거점은 ‘복합시설’과 다르다
‘복합거점’이라는 말을 들으면 큰 건물을 떠올리기 쉽다.
여러 시설을 한 건물에 넣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복합거점은 반드시 복합건축물이 아니다.
생활수요.
관광수요.
군 수요.
교통수요.
상업수요.
이 여러 흐름이 한 공간에서 연결된다는 의미다.
복합거점의 핵심은 건물의 복합성이 아니라
고객과 기능의 연결성이다.
사내에서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사내의 병목을 먼저 찾아야 한다
생활상권이 약한가.
관광객이 상권으로 들어오지 않는가.
숙박이 부족한가.
숙박하고 싶은 이유가 부족한가.
야간 콘텐츠가 부족한가.
광덕권과 사창리 연결이 약한가.
군인가족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가.
시장상품이 부족한가.
교통이 문제인가.
문제를 확인하기 전에 새로운 시설부터 만들면
실제 병목과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고객별 하루를 조사해보자
광덕계곡 피서객은 어디에서 장을 보는가.
사창리를 들르는가.
몇 시간 머무는가.
숙박하는가.
조경철천문대 방문객은 어디에서 식사하는가.
관람 후 어디로 가는가.
등산객은 아침과 점심을 어디에서 해결하는가.
군인가족은 어디에서 머무는가.
장병은 어떤 업종을 이용하는가.
같은 사내면 방문객이라도 서로 다른 경제지도를 가지고 있다.
정책도 그 차이를 알아야 한다.
주민에게 좋은 상권이 관광객에게도 좋다
관광상권을 만든다며 주민이 이용하기 불편해지면 안 된다.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식당.
시장.
카페.
문화공간.
교통.
보행환경.
주차.
이것이 좋아지면 관광객에게도 좋은 공간이 된다.
좋은 생활도시는 좋은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내에서는 관광을 위해 생활공간을 희생하기보다 생활공간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하다.
군인가족에게 좋은 곳은 일반 가족여행객에게도 좋을 수 있다
주차가 편하다.
식당정보가 쉽다.
아이와 갈 곳이 있다.
화장실이 깨끗하다.
잠깐 쉴 곳이 있다.
숙박정보가 명확하다.
이것은 군인가족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반 관광객에게도 필요하다.
한 고객층의 불편을 해결하는 정책이
지역 전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사내는 ‘관광지’보다 ‘작은 도시형 생활거점’에 가깝게 볼 수도 있다
화천 전체에서 읍면별 기능을 나눠 생각할 때 사내에는 독특한 면이 있다.
관광자원이 있고,
생활상권이 있고,
군 관련 수요가 있고,
터미널이 있고,
외부지역과 접한다.
따라서 사내를 관광마을 하나처럼 접근하기보다
서남권의 생활·관광·군 수요를 함께 받는 작은 생활거점
으로 보는 정책적 시각도 가능하다.
다만 이것은 행정적으로 공식 지정된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공간경제적 해석이다.
제2농공단지 같은 산업전략도 생활경제와 연결해야 한다
사내권의 새로운 산업기반을 검토한다면 기업 유치 자체만 봐서는 안 된다.
어떤 기업이 오는가.
누가 일하는가.
근로자는 어디에서 사는가.
어디에서 소비하는가.
주거와 교육은 가능한가.
지역업체와 거래하는가.
산업단지는 공장부지만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과 소득의 흐름을 지역에 연결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산업단지 계획은 별도의 타당성과 공식계획 확인이 필요하다.
기업근로자도 지역의 새로운 생활수요다
기업이 들어온다.
고용이 생긴다.
근로자가 사내에서 생활한다.
식사를 한다.
장을 본다.
아이를 키운다.
집을 구한다.
서비스를 이용한다.
기업유치는 일자리정책이면서 동시에 생활상권정책이다.
기업과 상권, 주거와 교육을 따로 보면 지역경제의 연결을 놓칠 수 있다.
정주경제와 방문경제를 함께 보자
사내에는 두 개의 고객이 있다.
여기 사는 사람.
그리고 잠시 오는 사람.
주민.
근로자.
군인.
관광객.
군인가족.
피서객.
등산객.
천문대 방문객.
사내의 강점은 정주경제와 방문경제가 같은 상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둘을 연결할수록 지역시장의 깊이가 커질 수 있다.
사내의 목표는 ‘사람이 많은 날’이 아니다
토마토축제 날 사람이 많다.
여름 계곡에 사람이 많다.
특정 행사가 있는 날 붐빈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상권에 더 중요한 것은 일 년 동안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객이 있는가이다.
축제의 하루보다 평일의 300일이 상권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
관광수요를 일상경제로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사계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여름에는 광덕계곡.
가을에는 산과 단풍.
밤에는 천문대.
농산물과 시장.
군 관련 수요.
주민생활.
다른 계절의 관광과 스포츠.
한 계절의 성공이 아니라 여러 시장이 서로 비수기를 보완하는 구조.
이것이 사내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광덕권’과 ‘사창리 생활권’을 연결하자
사내의 공간전략을 단순화하면 두 공간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광덕산·광덕계곡 등 자연관광권이다.
다른 하나는 사창리를 중심으로 한 생활·상업권이다.
두 공간은 같은 사내면이지만 경제적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광덕계곡에 간 관광객은 행정구역상 사내면 관광객이다.
그러나 사창리 상권에도 왔다고 할 수 있는가.
제34장에서 화천읍에 던졌던 질문이 사내에서도 반복된다.
같은 면 안에서도 관광 환승이 필요하다
광덕권에서 피서를 한다.
그다음 사창리에서 식사한다.
시장에 간다.
천문대를 간다.
숙박한다.
반대로 사창리에 온 군인가족이나 방문객에게 광덕권 여행을 제안할 수 있다.
광덕권의 관광과 사창리의 생활경제를 연결하는 것.
이것이 사내 안에서의 관광 환승이다.
사내의 공간경제도 시간으로 보자
아침.
등산객과 주민의 시간.
낮.
계곡과 관광객의 시간.
오후.
시장과 상권의 시간.
저녁.
장병과 가족, 관광객의 식사시간.
밤.
천문대와 숙박의 시간.
하루 안에서 서로 다른 고객이 사내를 사용한다.
이 시간을 겹쳐보면 새로운 시장이 보일 수 있다.
공간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업종도 있다
아침식사.
늦은 저녁.
야간교통.
짐보관.
숙박.
배달.
예약.
가족 대기공간.
이런 서비스는 새로운 관광시설을 짓지 않아도 지역경제를 깊게 만들 수 있다.
사내경제의 일부 병목은 시설부족이 아니라
시간대별 서비스의 부족일 수도 있다.
실제 조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역기업이 이 시장을 받아내야 한다
관광객이 늘었다.
군인가족이 왔다.
기업근로자가 늘었다.
그 수요를 외부기업만 가져간다면 지역귀속은 낮아질 수 있다.
음식.
숙박.
교통.
유통.
관광서비스.
농산물.
가공.
생활서비스.
복합수요를 지역기업의 성장기회로 바꾸는 것이 사내 산업정책의 핵심이어야 한다.
외부기업도 지역가치를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지역기업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외부기업이 들어와
지역주민을 고용하고,
지역업체와 거래하고,
기술을 이전하고,
투자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면 지역에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출신이 아니라
그 기업이 사내에 무엇을 남기는가이다.
앞에서 말한 지역귀속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사내는 화천 전체의 경제포트폴리오에서도 중요하다
화천읍의 행정·상업·DMZ 관광.
하남의 스포츠.
간동의 파로호와 수변·자연.
상서의 접경·산림·농촌.
사내의 생활상권·광덕권·군 수요.
각 지역의 시장이 다르다.
다른 시장을 가진 읍·면이 서로 연결될수록
화천 전체는 하나의 수요에 덜 흔들리는 경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읍·면 분업의 또 다른 의미다.
제38장의 결론
사내는 ‘하나의 관광지’가 아니라 여러 시장이 만나는 곳이다
사내에는 광덕산이 있다.
광덕계곡이 있다.
곡운구곡이 있다.
조경철천문대가 있다.
사내5일장이 있다.
광덕장터가 있다.
사창리 생활상권이 있다.
사내공용버스터미널이 있다.
군 관련 생활수요도 있다.
그리고 화천의 남서쪽에서 경기도와 맞닿아 있다.
각각을 따로 보면 서로 다른 시설과 기능이다.
하지만 공간경제의 관점으로 보면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서로 다른 이유로 사내에 온 사람을
어떻게 사내의 더 긴 고객으로 만들 것인가.
계곡을 보러 온 사람에게 시장을 보여준다.
시장에 온 사람에게 천문대를 알려준다.
천문대를 찾은 사람이 사내에서 숙박한다.
군인가족이 사창리에서 편안하게 식사하고 쉰다.
장병이 좋은 지역경험을 쌓는다.
농산물 고객이 축제 뒤에도 다시 구매한다.
기업근로자가 지역에서 생활하고 소비한다.
이렇게 여러 수요가 연결될 때 사내의 경제는 깊어진다.
주민수요 + 군 수요 + 관광수요 + 외부시장
이것이 사내경제의 중요한 포트폴리오다.
사내의 목표는 관광도시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주민에게 좋은 생활상권을 만든다.
군장병과 가족에게 편안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한다.
광덕권 관광객이 지역에서 더 오래 머물게 한다.
밤의 천문관광을 숙박과 연결한다.
농업과 시장을 외부고객에게 연결한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를 받아낼 기반도 만든다.
사내는 관광객에게는 여행거점이고,
주민에게는 생활거점이며,
군인가족에게는 방문거점이고,
외부시장과 화천을 잇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복합거점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한곳에 쌓아서는 안 된다.
광덕권은 광덕권답게.
사창리는 생활상권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각 공간의 역할을 살리면서 연결해야 한다.
복합거점은 모든 것을 모으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흐름을 연결하는 곳이다.
이것이 사내형 ‘작지만 깊은 경제’다.
이제 다섯 읍·면의 개별 공간전략을 모두 살펴봤다.
화천읍.
하남.
간동.
상서.
사내.
각기 강점이 다르다.
하지만 진짜 공간경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다섯 지역을 관광객 한 사람의 하루 속에서 다시 연결해야 한다.
아침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점심은 어디에서 먹는가.
오후에는 어디로 이동하는가.
저녁은 어디에서 보내는가.
어디에서 자는가.
다음 날은 어디로 가는가.
읍·면별 관광객 수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하루를 읍·면이 함께 나눠 갖는 구조.
그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제39장 관광객의 하루를 읍·면이 나눠 갖는다
관광객에게 하루는 24시간뿐이다.
화천읍에서 쓴 한 시간도 그 하루이고,
하남에서 파크골프를 한 세 시간도 그 하루다.
간동에서 파로호를 바라보고 배를 타는 시간도,
상서에서 숲과 접경을 경험하는 시간도,
사내에서 저녁을 먹고 별을 보는 시간도 같은 하루 안에 들어간다.
그래서 읍·면 관광전략을 따로 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관광객의 하루 24시간을 화천 전체가 어떻게 나눠 가질 것인가.
이것이 화천 공간경제의 핵심 질문 가운데 하나다.
읍·면이 관광객을 서로 빼앗을 필요는 없다
지역마다 관광객 수를 늘리고 싶어 한다.
화천읍도 더 많이 오기를 바란다.
하남도 그렇다.
간동도 그렇다.
상서도 그렇다.
사내도 그렇다.
그 과정에서 잘못하면 경쟁구도가 생긴다.
“우리 지역에 더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더 많이 소비하게 해야 한다.”
각 지역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그러나 화천군 전체로 보면 관광객 한 사람이 다른 읍·면으로 이동한다고 손님을 빼앗긴 것이 아니다.
화천 안에서 이동했다면
고객을 잃은 것이 아니라 화천이 그 고객을 한 번 더 받은 것이다.
진짜 경쟁상대는 옆 읍·면이 아니다.
관광객의 시간이 화천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읍·면 경쟁에서 ‘시간의 릴레이’로
아침에는 간동의 파로호를 본다.
오전에는 평화누리호를 탄다.
화천읍 평화의댐과 백암산을 경험한다.
오후에는 하남에서 파크골프를 한다.
저녁에는 화천시가지에서 식사한다.
하룻밤을 잔다.
다음 날 상서나 사내로 이동한다.
이런 여행에서 한 지역이 모든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시간을 맡는다.
좋은 읍·면 분업은 관광객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시간을 이어받는 것이다.
한 지역의 관광이 끝나는 지점이 다른 지역 관광의 시작점이 된다.
공식 관광코스에도 이미 이런 구조가 나타난다
화천군의 산천어파크골프투어는 파로호 평화누리호에서 시작해 평화의댐과 백암산, 수변공간을 거쳐 산천어파크골프장으로 이동하고 숙박하도록 구성돼 있다.
다음 날에는 다시 파크골프를 한 뒤 화천시내에서 식사하고 화천시장을 찾도록 안내한다.
효투어 가족여행 역시 파로호와 평화의댐, 상서의 산약초마을, 화천시장을 연결하고 다음 날 백암산과 하남의 파크골프장으로 이어진다.
DMZ로드 수학여행은 첫날 간동·화천읍권 관광 뒤 화천시내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상서 칠성전망대를 거쳐 사내 조경철천문대와 곡운구곡으로 이어진다.
즉 화천 관광에는 이미 행정경계를 넘는 동선이 존재한다.
과제는 ‘읍·면을 연결하자’고 선언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있는 연결을 실제 체류와 소비로 얼마나 깊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지도에서 연결된 것과 경제가 연결된 것은 다르다
관광안내에는 화살표를 그릴 수 있다.
간동 → 화천읍.
화천읍 → 하남.
상서 → 사내.
그러나 관광객이 자동차로 그냥 통과한다면 경제적 연결은 약하다.
한 장소에 내려야 한다.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식사해야 한다.
상품을 사야 한다.
숙박해야 한다.
사람을 만나야 한다.
공간이 연결됐다고 경제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과 소비가 연결돼야 한다.
관광객의 하루는 하나의 ‘시간예산’이다
여행자는 하루를 무한히 쓸 수 없다.
아침 8시에 출발해 밤 10시에 숙소에 들어간다면 사용할 수 있는 관광시간은 제한돼 있다.
이것을 일종의 시간예산이라고 볼 수 있다.
관광객은 그 시간을
이동,
관광,
식사,
휴식,
쇼핑,
체험,
숙박 준비에 나눠 쓴다.
화천의 진짜 경쟁 상대는 다른 관광지가 아니라
관광객의 하루 24시간이다.
따라서 지역이 해야 할 일은 모든 시간을 자기 지역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다.
화천 안에서 가치 있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동시간도 줄일 것과 살릴 것을 구분해야 한다
관광객이 한 읍·면에서 다른 읍·면으로 이동한다.
시간이 든다.
이동시간은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불필요한 우회와 정체는 줄여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이동시간이 낭비는 아니다.
파로호에서 평화누리호를 타는 1시간 30분은 이동이면서 관광이다. 공식 관광안내도 이를 파로호와 평화의댐을 연결하는 뱃길 관광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로 산소길을 이동하는 시간도 이동과 경험이 겹친다. 화천군 추천코스 역시 산소길 하이킹을 화천시장·평화누리호·평화의댐·백암산 등과 연결해 제시한다.
없애야 할 이동시간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할 이동시간을 구분해야 한다.
‘한 곳 더’가 읍·면 연결의 출발이다
관광객이 화천읍에 왔다.
그다음 하남으로 간다.
한 곳 더.
하남에서 운동을 한다.
그다음 사내로 간다.
한 곳 더.
사내에서 숙박한다.
다음 날 상서로 간다.
한 곳 더.
한 곳 더 → 한 시간 더 → 한 끼 더 → 한 번 더 소비 → 저녁까지 → 하룻밤 → 다음 날.
앞에서 살펴본 체류경제의 기본원리가 읍·면 공간전략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모든 관광객에게 다섯 읍·면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화천을 방문했다고 다섯 읍·면을 모두 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장소를 넣으면 여행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자동차만 타고 다닌다.
사진만 찍는다.
체험은 얕아진다.
피곤해진다.
많이 보여주는 여행과 깊게 경험하는 여행은 다르다.
고객에 따라 두 곳이면 충분할 수 있다.
세 곳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행정적 균등배분이 아니다.
여행의 완성도다.
읍·면을 하루에 공평하게 나눠줄 수는 없다
“화천읍 두 시간.”
“하남 두 시간.”
“간동 두 시간.”
“상서 두 시간.”
“사내 두 시간.”
이렇게 행정적으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은 좋은 관광이 아니다.
관광객은 행정균형을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한다.
지역균형은 관광객의 시간을 억지로 균등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이유로 선택받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른 ‘화천의 하루’가 필요하다
파크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남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역사와 안보에 관심이 있다면 화천읍과 상서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파로호와 캠핑을 좋아한다면 간동에 오래 머물 수 있다.
계곡과 천문관광을 좋아한다면 사내가 중심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의 하루는 하나가 아니다.
고객별로 서로 다른 화천의 하루를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대표코스 하나’보다 시간상품 여러 개가 필요하다
2시간 화천.
4시간 화천.
하루 화천.
1박2일 화천.
2박3일 화천.
그리고 고객별로
가족형.
스포츠형.
평화·역사형.
수변·자연형.
힐링형.
군인가족형.
중장년형.
청소년 교육형.
여러 조합을 만들 수 있다.
관광상품은 장소목록이 아니라
고객에게 제안하는 시간사용법이다.
오전에는 강한 목적관광을 배치할 수 있다
백암산.
칠성전망대.
파크골프.
평화누리호.
이런 관광은 시간과 일정이 비교적 명확하거나 활동성이 크다.
아침과 오전의 주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오후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관광과 식사, 시장, 수변산책을 연결할 수 있다.
저녁에는 음식과 숙박, 천문관광 같은 콘텐츠가 역할을 할 수 있다.
관광자원을 장소가 아니라 시간대와 함께 보면 새로운 조합이 보인다.
점심은 단순한 휴식시간이 아니다
오전 관광이 끝났다.
점심을 먹는다.
어디에서 먹는가.
이 선택이 읍·면 공간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관광객의 이동경로와 식사장소가 겹치면 자연스럽게 상권이 연결된다.
반대로 관광지 주변에서 선택할 곳을 찾지 못하면 화천 밖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한 끼의 위치가 관광동선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
먹거리가 공간경제에서 중요한 이유다.
오후 3시가 중요한 시간일 수 있다
오전 관광과 점심이 끝났다.
오후 3시.
아직 귀가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새로운 큰 관광을 시작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다.
이 시간이 잘 설계되지 않으면 관광객은 떠난다.
오후의 두세 시간이 당일관광과 체류관광을 가르는 경계가 될 수 있다.
가벼운 산책.
시장.
카페.
체험.
파크골프.
수변.
농촌.
다음 관광지.
이런 중간강도의 콘텐츠가 중요하다.
저녁이 생겨야 숙박이 생긴다
오후 관광이 끝났다.
저녁에 할 일이 없다.
그러면 집으로 돌아가기 쉽다.
반대로
좋은 저녁식사가 있다.
야간 스포츠가 있다.
천문대가 있다.
수변의 저녁이 있다.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공간이 있다.
그러면 숙박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녁은 당일관광과 숙박관광 사이의 다리다.
숙박은 읍·면을 이어주는 가장 강한 장치다
오늘 간동과 화천읍을 여행했다.
화천시내에서 숙박한다.
다음 날 하남으로 간다.
또는
상서를 여행한다.
사내에서 저녁을 보내고 숙박한다.
다음 날 광덕권이나 다른 읍·면으로 이동한다.
숙박은 하루를 끊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지역을 이틀에 걸쳐 연결한다.
그래서 숙박전략을 읍·면별 객실수 문제로만 보면 부족하다.
화천 전체 여행동선의 문제로 봐야 한다.
숙박한 곳과 다음 날 첫 관광지를 연결하자
밤에 어디에서 잤는가.
다음 날 오전 어디로 가는가.
이 두 장소의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
아침식사.
이동시간.
예약시간.
관광시설 운영시간.
이런 것들이 맞아야 한다.
숙박은 밤의 끝이 아니라 다음 날 첫 동선의 출발점이다.
‘관광 환승’은 다음 장소를 선택하게 하는 일이다
한 관광지가 끝났다.
그때 관광객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이제 어디로 가지?”
이 질문에 화천이 좋은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는 다음 장소를 궁금하게 만들고,
정보는 다음 장소를 선택하게 하고,
이동은 다음 소비를 만든다.
이것이 관광 환승이다.
환승은 교통만의 문제가 아니다
셔틀버스를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도로를 연결하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관광객에게 이유가 있어야 한다.
“왜 거기까지 가야 하지?”
이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하남에서 운동한 사람에게는 편안한 수변과 식사가 이유가 될 수 있다.
간동에서 역사와 자연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평화의댐이 다음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상서에서 낮의 숲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사내의 밤하늘이 다음 여행이 될 수 있다.
좋은 환승은 거리의 연결보다 의미의 연결에서 시작된다.
읍·면 간 이동에 ‘이야기’를 넣자
평화.
물.
전쟁과 기억.
숲.
스포츠.
농촌.
밤하늘.
각 지역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다.
이것들을 하나의 큰 화천 이야기로 연결할 수 있다.
스토리는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제11장의 원리가 여기에서 공간전략이 된다.
그렇다고 억지 세계관을 만들 필요는 없다
모든 관광지를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에 억지로 끼워 맞추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화천의 각 장소는 실제 역사와 생활, 자연에서 출발해야 한다.
좋은 연결은 서로 다른 장소를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유를 가진 장소 사이에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점의 관광’에서 ‘선의 관광’으로
백암산 하나를 찾는다.
점이다.
파로호 하나를 찾는다.
점이다.
파크골프장 하나를 찾는다.
점이다.
하지만
파로호 → 평화의댐 → 백암산.
백암산 → 시가지 → 파크골프.
칠성전망대 → 산약초마을 → 사내.
이렇게 이어지면 선이 된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선이 많아지면 화천 전체가 하나의 여행공간이 된다.
여러 선이 연결되면 ‘면의 관광’이 된다
한 가지 대표코스만 존재하면 관광은 좁다.
여러 코스가 서로 연결되면 관광객이 선택할 수 있다.
가족여행.
스포츠여행.
역사여행.
자연여행.
체류여행.
선이 서로 교차할 때 관광은 면으로 넓어진다.
그리고 그 면 위에서 숙박이 생기면 체류관광이 된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 면의 관광 → 체류의 관광.
지역마다 ‘보내는 관광’도 잘해야 한다
관광지 운영자는 자기 관광지에서 오래 머물게 하고 싶다.
당연하다.
그러나 어떤 시점에는 다음 장소로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관광지는 사람을 오래 붙잡는 곳만이 아니라
다음 여행을 잘 연결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간동이 화천읍으로 보내고,
화천읍이 하남으로 보내고,
하남이 사내로 보내고,
사내가 상서로 보내고,
상서가 다시 화천읍으로 보낼 수 있다.
순서는 고정될 필요가 없다.
‘보냈다’는 것은 손해가 아니다
하남에서 관광객이 식사를 하고 사내로 이동했다.
하남 입장에서는 관광객이 떠났다.
그러나 화천군 전체에서는 고객이 계속 남아 있다.
사내에서 숙박한다면 더 큰 가치가 생길 수 있다.
다음 날 다시 하남으로 올 수도 있다.
읍·면끼리 고객을 소유하려는 순간 화천 전체의 여행은 짧아질 수 있다.
지역경제는 고객의 소유보다 관계의 연결이 중요하다.
주민소득의 지역적 균형도 ‘시간 나눔’에서 나올 수 있다
관광객이 모든 소비를 화천읍에서만 한다.
또는 특정 관광지에서만 한다.
그러면 관광객 수는 많아도 경제효과가 공간적으로 편중될 수 있다.
반대로
점심은 간동.
체험은 화천읍.
운동은 하남.
저녁은 사내.
숙박은 화천읍.
다음 날 상서는 관광.
이처럼 소비와 시간이 분산되면 여러 지역이 혜택을 나눌 수 있다.
지역균형의 한 방법은 시설을 똑같이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과 소비가 여러 지역을 통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러 소비를 분산시킬 필요는 없다
여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간동에서 반드시 한 끼.”
“상서에서 반드시 한 번 쇼핑.”
이런 행정적 할당은 관광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
경쟁력이 없는 상품을 억지로 소비하게 해서도 안 된다.
균형은 강제가 아니라 각 지역이 선택받을 만한 이유를 갖게 하는 데서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마다 ‘하나의 결정적 이유’가 필요하다
왜 화천읍에 가야 하는가.
왜 하남에 가야 하는가.
왜 간동에 가야 하는가.
왜 상서에 가야 하는가.
왜 사내에 가야 하는가.
관광객이 한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기능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이 지역의 모든 정체성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대표기능은 입구이지 지역 전체가 아니다.
대표기능 뒤에 소비와 체류가 붙어야 한다
파크골프 때문에 하남에 왔다.
그다음 무엇이 있는가.
파로호 때문에 간동에 왔다.
그다음 무엇이 있는가.
칠성전망대 때문에 상서에 왔다.
그다음 무엇이 있는가.
광덕계곡 때문에 사내에 왔다.
그다음 무엇이 있는가.
평화의댐 때문에 화천읍에 왔다.
그다음 무엇이 있는가.
방문동기는 하나면 충분할 수 있지만
체류동기는 여러 개가 필요하다.
‘그다음’이 없는 관광은 짧다
좋은 대표관광지가 있다.
사람이 몰린다.
하지만 관광객은 그것만 보고 떠난다.
이런 경우 관광객 수와 지역경제 체감 사이에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지역경제의 깊이는 첫 번째 이유보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유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관광안내도 ‘지금 여기’ 다음을 알려줘야 한다
관광객이 파로호에 있다.
그 사람에게 화천의 모든 관광지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지금 시간.
날씨.
동행자.
관심사.
이동거리.
다음 식사시간을 고려해
“지금 당신에게는 이곳이 좋습니다.”
라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관광안내는 관광지 백과사전이 아니라 다음 선택을 돕는 서비스다.
디지털 기술이 이 연결을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광객이 현재 위치와 남은 시간을 선택한다.
“2시간 남았습니다.”
“아이와 함께입니다.”
“저녁식사를 해야 합니다.”
“걷는 것은 싫습니다.”
그러면 적절한 다음 코스를 제안할 수 있다.
이것은 반드시 거대한 시스템부터 만들 필요는 없다.
간단한 모바일 안내부터 시험할 수 있다.
디지털의 목적은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다음 선택을 쉽게 만드는 것이다.
날씨가 바뀌어도 여행이 계속돼야 한다
비가 온다.
배가 운항하지 못한다.
전망대 출입이 어렵다.
야외스포츠가 힘들다.
그러면 여행 전체가 무너지는가.
다른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박물관.
시장.
음식.
실내체험.
카페.
지역문화.
읍·면 연결은 관광의 회복력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 장소가 어려울 때 다른 장소가 시간을 이어받는다.
계절도 읍·면이 나눠 가질 수 있다
겨울에는 산천어축제.
여름에는 계곡과 수변.
사계절 스포츠.
봄과 가을에는 걷기와 자연.
밤에는 천문관광.
접경관광과 역사관광은 계절성이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다.
공간의 분업과 계절의 분업이 함께 이루어지면
화천 관광의 포트폴리오는 더 안정될 수 있다.
한 읍·면의 비수기를 다른 읍·면이 보완할 수 있다
모든 지역이 같은 계절에 성수기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서로 다른 시기에 강점을 가지면 좋다.
관광객은 계절마다 다른 화천을 만난다.
한 번의 방문을 여러 계절의 재방문으로 바꿀 수 있다.
이것은 평생고객 전략과도 연결된다.
처음 온 사람에게 모든 화천을 보여주지 말자
첫 방문.
파로호와 평화의댐을 본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간다.
다음에는 파크골프를 하러 온다.
또 다음에는 광덕계곡과 천문대를 찾는다.
다음에는 상서의 숲과 접경을 경험한다.
남겨둔 이유가 있어야 다시 올 이유도 생긴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소비시키는 관광보다 관계를 여러 번 이어가는 관광이 더 깊을 수 있다.
읍·면 연결은 재방문 전략이기도 하다
첫 번째 화천.
두 번째 화천.
세 번째 화천.
매번 다른 지역을 경험한다.
그러면 관광객은 화천을 한 장소가 아니라 여러 경험을 가진 지역으로 기억한다.
관광지 하나의 재방문이 아니라
화천이라는 지역 전체의 재방문을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로 ‘하루의 이동’을 보자
어디에서 처음 들어왔는가.
첫 방문지는 어디인가.
두 번째는 어디인가.
점심은 어디에서 먹었는가.
몇 시에 이동했는가.
어디에서 숙박했는가.
다음 날 어디로 갔는가.
어느 지점에서 화천을 떠났는가.
방문객 수보다 이동의 순서를 알면 공간경제가 보인다.
이런 데이터는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동통계, 설문, 카드매출, 예약자료 등을 조합해 살펴볼 수 있다.
‘읍·면 간 관광 환승률’을 측정해볼 수 있다
이 책의 정책개념으로 하나의 지표를 생각할 수 있다.
한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가운데 다른 읍·면 관광까지 이어진 비율이다.
예를 들어
파로호 방문객 가운데 화천읍까지 이동한 비율.
산천어파크골프 이용객 가운데 시가지나 다른 읍·면까지 이동한 비율.
칠성전망대 방문객 가운데 사내 관광까지 이어진 비율.
이를 이 책에서는 편의상 ‘읍·면 간 관광 환승률’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공식 관광통계 지표가 아니라 정책적 관찰을 위한 개념이다.
관광객이 얼마나 왔는가에서
화천 안에서 얼마나 다음 여행으로 이어졌는가로.
환승률만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관광객을 지나치게 이동시키면 피로가 커질 수 있다.
자동차 이용이 늘어 환경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지역에서 깊이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다.
따라서 환승률은 무조건 높일 숫자가 아니다.
좋은 환승은 이동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이동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체류밀도’를 함께 봐야 한다
한 관광객이 다섯 지역을 지나갔다.
그러나 각 지역에서 10분씩 머물렀다.
깊은 여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두 지역만 방문했지만
충분히 경험하고,
식사하고,
주민과 만나고,
숙박했다면 지역경제에 더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방문지역 수와 체류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넓게 이동하는 것과 깊게 머무는 것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관광객의 하루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보자
방문동기.
첫 장소.
이동.
체험.
점심.
다음 이동.
쇼핑.
저녁.
숙박.
다음 날.
각 단계는 하나의 가치사슬이다.
한 단계가 끊기면 이후 소비도 사라질 수 있다.
관광객의 하루는 곧 지역경제의 가치사슬이다.
이 가치사슬을 읍·면이 나누어 맡는다.
행정도 하루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
관광과.
체육부서.
농업부서.
지역경제부서.
교통.
문화.
읍·면사무소.
각자 담당이 다르다.
하지만 관광객은 부서를 구분하지 않는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시간과 동선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읍·면 연결경제를 만들려면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하다.
‘시설행정’에서 ‘가치사슬 행정’으로
기존 방식은 각각의 시설을 잘 운영하는 것이다.
파크골프장은 파크골프장대로.
시장은 시장대로.
관광지는 관광지대로.
숙박은 민간대로.
교통은 교통대로.
하지만 관광객의 하루는 이것을 모두 통과한다.
좋은 군정은 시설 하나를 관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설과 시설 사이의 경제적 연결을 관리해야 한다.
이것이 가치사슬 행정이다.
읍·면별 성과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어느 지역 관광객이 몇 명인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 평가하면 각 지역은 관광객을 자기 안에 오래 붙잡으려 할 수 있다.
다른 지표도 필요하다.
다른 지역으로 몇 명을 연결했는가.
숙박까지 얼마나 이어졌는가.
지역상품 구매로 연결됐는가.
재방문을 만들었는가.
한 지역이 다른 지역의 성공을 만들어준 것도 화천 전체의 성과다.
‘연결성적표’를 만들 수 있다
화천 전체 공간경제를 평가한다면 다음을 볼 수 있다.
읍·면 간 이동률.
평균 방문지역 수.
지역별 평균체류시간.
식사 이동.
숙박 이동.
시장 방문.
다른 관광지 전환.
재방문.
교통편의.
주민의 경제적 체감.
이를 하나의 ‘화천 관광 연결성적표’로 관리해볼 수 있다.
정식 통계제도라기보다 정책관리의 제안이다.
관광자원의 숫자보다 관광자원 사이의 연결강도를 측정하자.
연결 자체가 화천의 상품이 될 수도 있다
호수에서 시작한다.
배를 탄다.
분단의 현장을 본다.
숲을 걷는다.
스포츠를 한다.
시장에서 먹는다.
밤에는 별을 본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비교적 한 지역 안에서 이어진다.
서로 다른 경험이 한 여행 안에서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자체가
화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화천은 하나의 ‘여행도시’처럼 작동할 수 있다
행정적으로는 1읍4면이다.
관광객에게는 하나의 화천이다.
그 사람은 오늘 어느 면에 있는지 매 순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좋았는가.
편했는가.
다음이 궁금했는가.
다시 오고 싶은가이다.
관광객에게는 다섯 행정구역보다 하나의 좋은 여행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지역의 개성을 없애서는 안 된다
화천 전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든다고 모든 읍·면을 같은 모습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다.
화천읍은 화천읍답게.
하남은 하남답게.
간동은 간동답게.
상서는 상서답게.
사내는 사내답게.
지역마다 더 지역답게.
화천 전체는 더 강하게 연결되게.
이것이 공간경제의 기본원칙이다.
제39장의 결론
관광객의 하루를 화천 밖으로 내보내지 말자
관광객의 하루는 한정돼 있다.
24시간이다.
화천이 그중 두 시간을 얻을 수도 있다.
네 시간을 얻을 수도 있다.
하루를 얻을 수도 있다.
이틀을 얻을 수도 있다.
차이는 크다.
그러나 한 읍·면이 하루 전체를 혼자 가져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섯 읍·면이 서로 다른 시간을 이어받을 수 있다.
관광객의 시간을 읍·면끼리 빼앗지 말고
화천 밖으로 빠져나갈 시간을 함께 붙잡자.
간동에서 시작한다.
화천읍으로 이어진다.
하남에서 운동한다.
사내에서 밤을 보낸다.
상서에서 다음 날을 시작한다.
순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곳을 갈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여행이 끊기지 않는 것이다.
한 관광이 다음 관광의 이유가 되고,
한 지역의 식사가 다음 지역의 여행으로 이어지고,
한 지역의 숙박이 다음 날 다른 지역의 아침을 만드는 구조다.
한 지역의 끝이 다른 지역의 시작이 되는 화천.
그것이 읍·면 분업의 완성에 가깝다.
관광객을 이동시키기 위해 억지로 길을 만들 필요는 없다.
먼저 이유를 만든다.
좋은 이야기.
좋은 음식.
좋은 경험.
좋은 휴식.
좋은 밤.
좋은 다음 날.
그리고 그 이유들을 이동과 정보로 연결한다.
관광객의 하루가 길어질수록
지역의 경제도 깊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이동만 많아서는 안 된다.
머물러야 한다.
경험해야 한다.
소비해야 한다.
지역에 가치가 남아야 한다.
그래서 공간경제의 목표는 관광객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의 하루를 화천 안에서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음 질문이 나온다.
관광객이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도로만으로 충분한가.
버스만 있으면 되는가.
관광안내판만 세우면 되는가.
아니다.
관광객에게는 ‘다음에 갈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음 장소가 궁금해야 한다.
가고 싶어야 한다.
쉽게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과 소비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관광 환승은 이동이 아니라 ‘그다음’을 만드는 일이다.
제40장 관광 환승 — ‘그다음’을 만드는 공간경제
관광객이 한 장소를 다 봤다.
이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온다.
어디로 갈 것인가.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화천 밖으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화천 안의 다른 장소로 이동할 것인가.
이 작은 선택 하나가 지역경제의 흐름을 바꾼다.
관광의 끝에는 언제나 ‘그다음’이 있다.
지역경제가 해야 할 일은 그 ‘그다음’에 좋은 답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관광 환승’이라고 부르려 한다.
관광 환승은 공식 관광용어가 아니다
먼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관광 환승’은 기존 관광학에서 통용되는 표준 학술용어나 정부 공식 통계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다.
교통에서 한 노선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는 ‘환승’이라는 익숙한 개념을 지역관광에 적용한 화천형 정책개념이다.
한 관광지가 끝난 뒤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고,
다른 상권으로 이동하고,
식사와 쇼핑으로 이동하고,
숙박으로 이동하고,
다음 날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것.
이러한 전환을 관광 환승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관광 환승이란
한 번의 방문을 다음 경험으로 이어주는 전환이다.
이동과 환승은 다르다
자동차가 이동했다고 모두 관광 환승은 아니다.
평화의댐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화천읍 시가지를 그냥 통과했다.
이동은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관광경험이나 소비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대로
평화의댐을 본 뒤 시가지로 이동한다.
식사한다.
시장을 찾는다.
수변을 걷는다.
숙박한다.
이것은 다르다.
관광 환승은 단순한 공간이동이 아니라
다음 가치로의 이동이다.
관광객의 첫 방문은 입구일 뿐이다
좋은 관광지는 사람을 오게 한다.
그러나 지역경제에서 첫 방문은 시작이다.
평화누리호를 타러 왔다.
파크골프를 하러 왔다.
칠성전망대를 보러 왔다.
광덕계곡에 피서를 왔다.
산천어축제를 보러 왔다.
이것은 모두 첫 번째 방문동기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방문동기는 한 개면 충분할 수 있지만
체류동기는 여러 개가 필요하다.
화천에는 이미 관광 환승의 씨앗이 있다
화천군 공식 ‘산천어파크골프투어’는 파로호 평화누리호에서 출발해 평화의댐과 백암산케이블카, 꺼먹다리와 수변공간을 거쳐 하남면의 산천어파크골프장으로 이어지고, 다음 날 다시 파크골프를 즐긴 뒤 화천시내와 화천시장으로 연결한다.
또 다른 공식 가족여행 코스는 파로호와 평화의댐에서 상서면 화천산약초마을과 화천시장으로 이어지고, 이튿날 백암산과 하남 파크골프까지 연결한다.
공식 모임여행 코스 역시 간동면의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과 파로호안보전시관에서 평화누리호·평화의댐·백암산으로 이동한 뒤 숙박하고, 다음 날 하남 파크골프와 화천시가지·시장으로 이어진다.
즉 화천에는 이미 ‘그다음 장소’를 붙이는 관광구조가 존재한다.
새로운 개념은 없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상을 더 정확하게 보게 해줄 때 가치가 있다.
하지만 관광코스와 관광 환승은 같은 것이 아니다
관광안내 책자에
A → B → C → D
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추천코스다.
그러나 실제 관광객이 그렇게 움직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A에서 몇 명이 B로 갔는가.
B에서 몇 명이 식사했는가.
C까지 몇 명이 이어졌는가.
D에서 숙박했는가.
관광코스는 계획이고
관광 환승은 행동이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관광 환승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한 정책지표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암산 관광객 1,000명이 있었다고 하자.
그 가운데 400명이 화천시가지나 다른 관광지까지 이동했다.
그러면 단순화해서 그 전환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편의상 ‘관광 환승률’이라고 부르려 한다.
개념적으로는
관광 환승률 ≈ 특정 관광지 방문객 가운데
다음 지역경험으로 실제 이동한 방문객의 비율
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공식 통계식이나 경제학적 추정식이 아니라 정책관리를 위한 개념지표다.
그런데 무엇을 ‘다음 경험’으로 볼 것인가
여기에서 기준이 필요하다.
주차장을 빠져나간 것을 환승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음 관광지를 방문했다.
지역식당을 이용했다.
시장을 찾았다.
쇼핑했다.
체험에 참여했다.
숙박했다.
이런 실제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
관광 환승은 장소의 전환이면서
경험과 소비의 전환이어야 한다.
환승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첫째는 관광지 간 환승이다.
파로호에서 평화의댐으로.
평화의댐에서 백암산으로.
칠성전망대에서 산약초마을로.
둘째는 관광에서 상업으로의 환승이다.
관광을 마치고 식당이나 시장으로 이동한다.
셋째는 당일관광에서 숙박으로의 환승이다.
저녁까지 머물고 하룻밤을 잔다.
넷째는 오늘에서 내일로의 환승이다.
숙박한 뒤 다음 날 새로운 읍·면을 찾는다.
다섯째는 방문에서 관계로의 환승이다.
여행객이 다시 찾아오는 단골이 되고,
지역상품을 재구매하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한다.
관광 환승의 최종단계는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다.
가장 쉬운 환승은 ‘한 끼’일 수 있다
거창한 관광상품이 없어도 된다.
관광이 끝났다.
점심시간이다.
좋은 식당이 있다.
정보가 쉽다.
주차하기 편하다.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관광에서 식사로의 전환은 지역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환승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먹거리가 중요하다
볼거리가 관광객을 오게 한다.
하지만 먹거리는 시간을 붙잡는다.
오전 관광.
점심.
오후 관광.
저녁.
숙박.
이 흐름의 중간마다 음식이 있다.
먹거리는 관광객의 하루를 이어주는 접착제다.
관광과 상권이 분리되어 있으면 이 연결이 끊어진다.
시장도 중요한 환승장소가 될 수 있다
공식 산천어파크골프투어와 여러 추천코스에 화천시장이 마지막 또는 중간 방문지로 들어가 있다.
왜 시장일까.
먹을 수 있다.
살 수 있다.
지역의 생활을 볼 수 있다.
농산물과 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
귀가 전 들르기도 좋다.
시장은 관광에서 소비로 갈아타는 대표적인 환승공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코스에 시장을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살 것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관광지’는 특히 중요하다
관광을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이다.
이때 시장이나 지역상품 판매장을 찾는다면 귀가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
농산물을 산다.
가공품을 산다.
가족에게 줄 상품을 산다.
관광의 마지막 순간은
지역상품과 장기고객 관계의 첫 순간이 될 수도 있다.
그 상품이 마음에 들면 집에 돌아가 재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은 가장 강력한 환승이다
당일관광객이 숙박객이 되는 순간 변화가 크다.
저녁식사가 생긴다.
숙박비가 생긴다.
아침식사가 생긴다.
다음 날 관광이 생긴다.
소비접점이 늘어난다.
숙박은 오늘의 관광을 내일의 관광으로 환승시키는 장치다.
그래서 숙박전환은 체류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숙박시설만으로 숙박 환승은 일어나지 않는다
객실이 있다.
그런데 왜 자야 하는가.
오후 4시에 관광이 모두 끝난다면 그냥 집으로 갈 수 있다.
저녁에 좋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야간스포츠.
천문관광.
좋은 음식.
수변의 저녁.
문화.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다음 날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숙박을 만드는 것은 침대가 아니라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사이의 이유다.
하남의 파크골프에는 이미 숙박연결 장치가 있다
현재 화천군 공식 관광안내에는 산천어파크골프장 이용과 관련해 화천지역 숙박 시 파크골프 무료이용이라는 안내가 제시돼 있다.
이것은 흥미로운 정책구조다.
숙박과 스포츠 이용을 서로 연결한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체류의 유인이 생긴다.
숙박업소에는 수요가 연결될 수 있다.
파크골프장에는 다음 날 재이용 가능성이 생긴다.
서로 다른 업종의 상품을 연결하면 관광 환승을 촉진할 수 있다.
환승은 시설이 아니라 ‘이유’가 만든다
좋은 도로가 있다.
셔틀이 있다.
주차장이 있다.
그래도 가고 싶은 이유가 없다면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
보고 싶은 밤하늘이 있다.
좋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람은 이동한다.
교통은 환승을 가능하게 하지만
콘텐츠가 환승을 결정한다.
그래서 스토리가 중요하다
파로호에서 전쟁의 역사를 보았다.
그다음 평화의댐을 찾는다.
왜 가야 하는지 이야기의 연속성이 있다.
평화의댐에서 백암산으로 간다.
접경의 현실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한다.
이런 이동은 단순히 두 관광지가 가까워서가 아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토리는 관광객을 다음 장소로 이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길이다.
세계관이 만들어지면 더 강하다
물.
분단.
평화.
산.
사람.
전쟁 이후의 삶.
농촌.
이런 개별 이야기가 화천이라는 하나의 큰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면 관광객은 장소 하나가 아니라 ‘화천을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장소를 소비하는 관광에서 지역을 이해하는 관광으로.
이것이 세계관이 가진 힘이다.
하지만 억지 스토리는 오히려 환승을 방해한다
실제 역사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붙인다.
관광객은 금방 알아차린다.
상업적 의도가 지나치게 드러난다.
신뢰가 떨어진다.
따라서 환승을 위해 무리한 이야기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
가장 강한 연결은 실제 장소가 가진 사실과 의미에서 나온다.
기다리는 시간도 환승기회가 될 수 있다
백암산케이블카 이용객은 공식 운영방식상 화천읍 방문자센터에 모여 셔틀을 이용한다.
평화누리호 이용객도 출항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칠성전망대 역시 정해진 절차와 시간에 따라 관람한다.
이런 관광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을 그냥 버릴 것인가.
지역정보를 얻는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상품을 보는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식사와 주변관광으로 연결할 것인가.
관광객의 대기시간도 잘 설계하면 다음 소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기시간을 억지 소비시간으로 만들면 안 된다
관광객에게 물건을 사라고 압박한다.
특정 업소로 유도한다.
불필요한 체험을 끼워 넣는다.
이것은 좋은 환승이 아니다.
환승은 소비강요가 아니라 선택의 확장이어야 한다.
관광객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고 자유롭게 선택하게 해야 한다.
좋은 관광안내는 ‘전부’보다 ‘다음 하나’를 보여준다
관광안내소에 가면 수십 개 관광지가 적힌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행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어디로 가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은 시간 두 시간.
아이와 함께.
비가 오는 날.
점심 전.
숙박 예정.
각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다음 한두 곳을 제안한다.
좋은 관광안내는 모든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사람에게 가장 좋은 ‘그다음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도 환승을 도울 수 있다
현재 위치.
남은 시간.
날씨.
동행자.
관심사.
운영시간.
예약 여부.
식사시간.
이 정보를 조합하면 다음 장소를 추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크골프를 마쳤고 저녁까지 세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러면
가벼운 수변산책,
식사,
시장,
숙박으로 이어지는 선택을 제안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가장 좋은 역할은 관광객의 의사결정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관광객이 떠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관광객이 다음 장소로 가지 않았다.
왜일까.
몰라서.
멀어서.
피곤해서.
시간이 안 맞아서.
주차가 불편해서.
식사를 해야 해서.
가격이 부담돼서.
다른 지역에 숙소가 있어서.
관심이 없어서.
이유는 다양하다.
환승률을 높이기 전에 환승을 막는 병목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관광 병목경제학’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병목경제학 역시 정식 학문분야의 명칭이 아니라 정책적 사고틀이다.
지역에는 좋은 자원이 많다.
하지만 단 하나의 병목 때문에 전체 흐름이 끊길 수 있다.
마지막 배 시간이 맞지 않는다.
저녁식사를 할 곳을 찾기 어렵다.
숙박예약이 불편하다.
관광지 사이 정보가 없다.
주차가 어렵다.
가장 약한 연결 하나가 관광가치사슬 전체를 끊을 수 있다.
병목을 해결하면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관광객이 이미 온다.
그런데 다음 장소로 가지 않는다.
원인을 찾았다.
안내가 부족했다.
정보를 개선한다.
예약을 쉽게 한다.
이동을 편리하게 한다.
식사정보를 연결한다.
그러면 기존 관광자원의 이용이 늘어날 수 있다.
새로운 관광지를 하나 만드는 것보다
기존 관광지 사이의 끊어진 연결 하나를 고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화천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시가지 환승이다
화천읍에는 평화의댐과 백암산이라는 강한 외곽 관광자원이 있다.
동시에 시가지에는 식당과 시장, 숙박, 수변공간과 생활상권이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모두 화천읍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평화의댐에 간 사람이 화천읍 경제에도 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계속 해야 한다.
외곽 관광에서 시가지 소비로
DMZ 관광이 끝난다.
시가지로 돌아온다.
이때 바로 자동차를 타고 화천을 떠날 수도 있다.
반대로
식사한다.
시장을 찾는다.
수변을 걷는다.
커피를 마신다.
숙박한다.
그러면 관광경제의 깊이가 달라진다.
평화·DMZ 관광의 끝을
화천시가지 경제의 시작으로 만들 수 있다.
제34장에서 다룬 핵심과 연결된다.
하남에서는 스포츠 환승이 중요하다
파크골프를 했다.
경기가 끝났다.
그다음 무엇을 할까.
식사.
산책.
시장.
숙박.
다른 관광.
경기장을 관광의 종점으로 만들지 않는 것.
이것이 하남형 환승이다.
간동에서는 수변 환승이 중요하다
파로호를 본다.
평화누리호를 탄다.
평화의댐으로 이어진다.
또는 숲과 농촌, 역사로 이어진다.
간동은 목적지이면서 연결지다.
물을 건너면서 여행의 장면이 바뀐다.
이것은 간동만의 독특한 환승경험이 될 수 있다.
상서에서는 경험의 성격이 바뀐다
칠성전망대에서 접경의 현실을 본다.
그다음 산약초마을과 숲에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사내의 야간 천문관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긴장과 사색에서 휴식으로,
낮의 관광에서 밤의 관광으로 경험을 전환할 수 있다.
이것이 상서의 연결가능성이다.
사내에서는 생활상권 환승이 중요하다
광덕계곡에서 관광한다.
사창리에서 식사한다.
시장을 찾는다.
밤에는 천문대로 간다.
숙박한다.
자연관광객을 생활상권 고객으로 바꾸는 것.
사내경제에서 특히 중요한 전환이다.
관광 환승은 읍·면끼리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관광에서 식사로.
식사에서 쇼핑으로.
쇼핑에서 체험으로.
체험에서 숙박으로.
숙박에서 다음 날 관광으로.
관광에서 지역상품 재구매로.
재구매에서 재방문으로.
관광 환승은 공간의 환승이면서
소비단계의 환승이고 관계의 환승이다.
하나의 ‘관광 전환깔때기’로 볼 수도 있다
관광객이 화천을 알게 된다.
방문한다.
한 곳을 경험한다.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머문다.
소비한다.
숙박한다.
다시 방문한다.
추천한다.
이를 다음처럼 볼 수 있다.
인지 → 방문 → 이동 → 체류 → 소비 → 숙박 → 재방문 → 추천·재구매
단계가 내려갈수록 사람이 줄어든다.
정책의 과제는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지 찾는 것이다.
방문객 수가 많아도 중간이 새면 경제는 약하다
100만 명이 왔다.
그중 80만 명이 한 곳만 보고 떠난다.
숙박은 적다.
지역상품 구매도 적다.
그러면 방문 규모에 비해 지역경제 체감이 약할 수 있다.
반대로 방문객은 적더라도
여러 장소를 경험하고,
식사하고,
숙박하고,
다시 구매한다면 경제적 깊이가 커질 수 있다.
관광객 숫자의 크기와 관광경제의 깊이는 같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몇 명 왔나’ 뒤에 숫자를 더 붙여야 한다
방문객 수.
다음 관광지 전환율.
평균체류시간.
식사율.
시장방문율.
숙박률.
지역상품 구매율.
재방문율.
추천의향.
이런 숫자가 함께 있어야 한다.
관광객 100만 명보다 중요한 숫자들이 있다.
환승률은 성과평가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관광시설을 새로 만들었다.
방문객 10만 명.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10만 명이 어디에서 왔고,
그다음 어디로 갔으며,
지역에서 얼마를 썼는지 모른다면 지역경제 효과를 충분히 알기 어렵다.
관광시설의 성과를 자기 울타리 안의 방문객 수로만 평가하지 말자.
다음 경제로 얼마나 연결했는지도 보자.
한 관광지가 다른 관광지에 고객을 보내면 그것도 성과다
기존 평가방식에서는 관광객을 자기 시설에 오래 붙잡는 곳이 좋은 시설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화천 전체 관점에서는 다르다.
A관광지가 B시장에 고객을 보냈다.
B지역 숙박으로 연결했다.
다음 날 C관광지로 보냈다.
이것도 중요한 성과다.
연결을 만들어낸 관광지도 지역경제에 기여한 관광지다.
행정조직도 환승구조에 맞게 협업해야 한다
관광객 한 사람의 하루에는
관광시설,
시장,
음식점,
숙박,
교통,
체육시설,
농산물,
문화,
읍·면이 함께 등장한다.
하지만 행정은 서로 다른 부서가 담당한다.
관광객은 조직도를 들고 여행하지 않는다.
그의 하루를 기준으로 행정이 연결되어야 한다.
‘관광 환승 관리자’가 반드시 새로운 조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 환승이 중요하다고 새로운 부서를 반드시 만들자는 뜻은 아니다.
기존 조직이 공동지표를 갖고 협업할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실제 동선을 점검할 수도 있다.
민간업체와 함께 문제를 찾을 수도 있다.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기존 조직이 하나의 고객여정을 함께 보는 것이 먼저다.
민간도 환승을 만들어야 한다
식당이 숙박업소를 알려준다.
숙박업소가 다음 날 관광지를 추천한다.
파크골프장이 주변 식사정보를 제공한다.
시장에서는 택배와 재구매 정보를 준다.
관광사업자는 지역상품을 소개한다.
지역기업끼리 서로 고객을 보내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한다.
행정만으로 관광 환승경제를 만들 수 없다.
경쟁업체끼리도 일부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
같은 식당끼리는 경쟁한다.
숙박업체끼리도 경쟁한다.
그러나 화천 전체 관광시장을 키우는 부분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
관광객이 좋은 경험을 하고 하룻밤 더 머물면 전체시장이 커진다.
경쟁은 가게 사이에서 하고
시장은 함께 키울 수 있다.
이것이 지역 클러스터의 기본적인 사고다.
환승은 지역상품에도 필요하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토마토를 먹었다.
집으로 돌아갔다.
끝인가.
온라인에서 다시 주문한다.
그러면 관광에서 지역상품 소비로 환승했다.
선물한다.
친구가 다시 주문한다.
관계가 이어진다.
좋은 관광상품은 여행이 끝난 뒤에도 지역경제를 계속 움직일 수 있다.
‘현장 소비’에서 ‘원격 소비’로
관광객이 지역에 있어야만 돈을 쓰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농산물.
가공식품.
공예품.
브랜드상품.
관광객의 주소는 화천 밖으로 돌아가도
소비관계까지 화천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다.
이것이 경제관계인구의 중요한 모습 가운데 하나다.
재방문은 가장 중요한 관광 환승 중 하나다
이번 여행이 끝났다.
내년에 다시 온다.
다른 계절에 온다.
친구를 데려온다.
가족과 온다.
다른 읍·면을 경험한다.
한 번의 방문에서 다음 방문으로 갈아타는 것.
공간을 넘는 환승보다 더 긴 시간의 환승이다.
관광 환승의 최종목표는 ‘화천의 평생고객’이다
처음에는 관광객이었다.
다시 왔다.
단골이 됐다.
지역상품을 산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계절마다 온다.
장기체류한다.
때로는 생활인구가 된다.
어떤 사람은 지역과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관광 환승의 가장 긴 노선은
방문객에서 화천의 평생고객으로 가는 노선이다.
그러나 사람을 정착시키는 것이 모든 관광의 목표는 아니다
좋은 관광객이 반드시 주민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 년에 두 번 오는 사람도 중요하다.
지역농산물을 꾸준히 사는 사람도 중요하다.
매년 파크골프를 하러 오는 사람도 중요하다.
온라인으로 화천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중요하다.
정주만 관계가 아니다.
여러 깊이의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
관광 환승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끊김’이다
관광지는 좋다.
그다음 정보가 없다.
끊긴다.
식사는 좋다.
주변 관광을 모른다.
끊긴다.
숙박은 했다.
다음 날 일정이 없다.
끊긴다.
지역상품을 샀다.
재구매 방법이 없다.
끊긴다.
좋은 지역경제는 고객과 지역 사이의 끊김을 줄이는 경제다.
연결에도 비용이 든다
예약시스템.
정보관리.
셔틀.
표지.
해설.
데이터.
마케팅.
협업.
모두 비용이 든다.
따라서 무조건 연결사업을 늘릴 수는 없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연결도 투자다.
그래서 연결에도 비용 대비 효과를 물어야 한다.
모든 관광지는 연결될 필요도 없다
어떤 장소는 혼자서 충분히 깊은 시간을 제공한다.
굳이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
어떤 관광객은 한 장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것도 좋은 관광이다.
관광 환승은 많이 이동시키는 기술이 아니라
여행객에게 필요한 다음 선택을 열어주는 전략이다.
자연에는 환승하지 않는 권리도 있다
특정 자연공간의 수용력이 이미 한계라면 관광객을 더 보내지 않아야 한다.
주민생활에 부담이 큰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경제의 목표는 모든 흐름을 최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관광 환승률은 ‘높을수록 무조건 좋다’는 지표가 아니다
환승률 90%.
숫자만 보면 좋아 보인다.
그런데 관광객이 하루 종일 자동차만 탔다.
각 장소에서 10분씩 머물렀다.
소비도 없다.
만족도도 낮다.
좋은 성과가 아니다.
따라서 환승률은
평균체류시간,
소비,
만족도,
숙박,
주민영향,
환경부담과 함께 봐야 한다.
좋은 환승은 이동의 양이 아니라
이동 뒤 만들어진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화천형 관광 환승의 정책개념
이를 하나의 정책 개념모형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관광 환승가치 ≈
다음 장소 선택률 × 추가 체류시간 × 소비전환 × 지역귀속 × 만족·재방문
이는 통계적으로 추정된 경제모형이 아니다.
정책이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모형이다.
핵심은 명확하다.
다음 장소로 이동했는가.
더 오래 머물렀는가.
소비했는가.
그 소비가 지역에 남았는가.
좋은 경험이 다음 방문으로 이어졌는가.
환승이 많아질수록 ‘선’이 생긴다
관광지가 하나 있다.
점이다.
관광객이 다음 장소로 움직인다.
선이 생긴다.
그 선들이 여러 방향으로 이어진다.
면이 된다.
숙박이 생긴다.
체류공간이 된다.
점의 관광 → 선의 관광 → 면의 관광 → 체류의 관광.
관광 환승은 점을 선으로 만드는 장치다.
그리고 선 위에 경제가 생긴다
이동 중 식사를 한다.
주유한다.
커피를 마신다.
농산물을 산다.
숙박한다.
체험한다.
동선은 곧 경제다.
관광 환승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화천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화천읍이 혼자 관광객을 완성할 필요는 없다.
하남도 그렇다.
간동도 그렇다.
상서도 그렇다.
사내도 그렇다.
각 지역은 한 부분을 잘하면 된다.
그리고 서로 연결한다.
한 읍·면은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화천 전체는 하나의 플랫폼이 된다.
관광 환승은 결국 ‘다음 선택의 경제학’이다
관광객은 끊임없이 선택한다.
갈까.
말까.
먹을까.
그냥 갈까.
한 곳 더 볼까.
집에 갈까.
잘까.
다음에 다시 올까.
지역경제는 그 선택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좋은 정책은 관광객을 움직이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움직이고 싶은 이유를 만든다.
제40장의 결론
‘그다음’이 있는 관광은 길어진다
화천에 사람이 왔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한 곳을 봤다.
그다음 어디로 가는가.
한 끼를 먹었다.
그다음 무엇을 하는가.
저녁이 됐다.
그다음 집으로 가는가, 머무는가.
하룻밤 잤다.
그다음 아침 어디로 가는가.
지역상품을 샀다.
그다음 다시 구매하는가.
여행이 끝났다.
그다음 다시 화천에 오는가.
지역경제는 ‘첫 번째’보다
수많은 ‘그다음’에서 깊어진다.
그래서 화천형 관광정책에는 관광지 목록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
관광과 식사 사이.
식사와 쇼핑 사이.
낮과 밤 사이.
오늘과 내일 사이.
방문과 재방문 사이를 봐야 한다.
그 사이에 끊김이 있다.
병목이 있다.
그리고 기회가 있다.
관광 환승은 그 사이를 경제로 만드는 일이다.
평화누리호에서 평화의댐으로.
평화의댐에서 백암산으로.
백암산에서 시가지로.
시가지에서 시장으로.
하남의 스포츠에서 숙박으로.
상서의 접경관광에서 사내의 밤으로.
관광에서 지역상품으로.
방문에서 재방문으로.
이 연결이 길어질수록 관광객과 화천의 관계도 깊어진다.
그러나 많이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좋은 다음 장소가 있어야 한다.
좋은 시간이 있어야 한다.
좋은 상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에게 가치가 남아야 한다.
좋은 관광 환승은
사람을 다음 장소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다음 이유를 주는 것이다.
관광객은 그 이유를 따라 움직인다.
시간이 길어진다.
소비접점이 늘어난다.
지역의 여러 기업을 만난다.
여러 읍·면이 하나의 경제공간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관광객은 장소 하나의 고객이 아니라 화천의 고객이 된다.
그다음이 있는 지역은 한 번의 관광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이 제5부에서 말한 공간경제의 최종 모습이다.
화천을 다섯 개의 읍·면으로 따로 관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람의 이동과 시간,
스토리와 소비,
숙박과 재방문으로 다시 연결한다.
지역마다 더 지역답게.
화천 전체는 더 강하게 연결되게.
이제 공간을 연결하는 논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차례다.
사람이 왔다.
시간을 보냈다.
돈을 썼다.
기업이 벌었다.
그러면 무엇이 남는가.
올해 관광객이 많이 왔다고 내년 화천이 더 강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매출이 늘었다고 지역의 미래자산도 늘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돈이 들어왔다가 모두 빠져나갈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술과 사람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브랜드가 축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연이 오히려 훼손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오늘 들어온 흐름을
내일의 무엇으로 남길 것인가.
관광객 수에서 체류시간으로.
체류시간에서 소비로.
소비에서 주민소득으로 왔다.
이제 주민소득에서 지역자산으로 가야 한다.
# 제6부 흐름을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
제41장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사람이 왔다.
돈을 썼다.
매출이 생겼다.
지역에 소득이 들어왔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질문을 멈추면 안 된다.
그 돈은 어디로 갔는가.
누군가의 생활비가 되었는가.
기업의 투자로 이어졌는가.
새로운 사람을 고용했는가.
기술이 쌓였는가.
좋은 가게가 하나 더 생겼는가.
지역의 브랜드가 강해졌는가.
자연을 지키는 데 다시 쓰였는가.
다음 세대에게 남을 무엇인가가 생겼는가.
오늘 얼마를 벌었는가만큼 중요한 질문은
오늘 번 것으로 내일 무엇을 남겼는가이다.
이것이 ‘흐름경제’에서 ‘축적경제’로 넘어가는 출발점이다.
돈이 들어오는 것과 지역이 강해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관광객이 많이 왔다.
축제가 성공했다.
상점의 매출이 늘었다.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겼다.
하지만 그 효과가 그해에만 끝난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해에는 다시 처음부터 사람을 불러야 한다.
시설을 다시 고쳐야 한다.
홍보비를 다시 써야 한다.
외부인력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
소득이 매년 들어오지만 아무것도 축적되지 않는 경제는
끊임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제다.
지역이 강해지려면 흐름 가운데 일부가 자산으로 남아야 한다.
경제에는 ‘흐름’과 ‘축적’이 있다
경제를 단순하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흐름(flow)이다.
돈이 들어오고 나간다.
사람이 왔다가 돌아간다.
상품이 팔린다.
서비스가 거래된다.
기업이 매출을 올린다.
관광객이 시간을 소비한다.
다른 하나는 축적(stock)이다.
사람의 능력이 남는다.
기업이 성장한다.
기계와 시설이 남는다.
브랜드가 강해진다.
고객관계가 쌓인다.
데이터가 축적된다.
신뢰가 생긴다.
자연이 보전된다.
흐름은 오늘의 경제를 움직이고
축적은 내일의 경제를 결정한다.
둘 다 필요하다.
관광객은 흐름이다
관광객은 온다.
그리고 돌아간다.
그 자체로는 흐름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남긴 경험이 좋은 평판이 된다.
재방문 고객이 된다.
지역상품의 단골이 된다.
기업의 매출이 늘고 고용이 생긴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역량이 좋아진다.
그러면 관광객의 일회성 방문이 자산으로 바뀐다.
사람은 떠나도 관계는 남을 수 있다.
이것이 관광을 축적경제로 바꾸는 첫 번째 방식이다.
매출도 흐름이다
오늘 100만원을 팔았다.
내일 또 100만원을 팔았다.
매출은 계속 움직인다.
하지만 그 돈 가운데 일부가
새로운 설비를 사는 데 쓰이고,
직원을 교육하는 데 쓰이고,
상품을 개선하는 데 쓰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쓰이면
매출이 생산자산으로 바뀐다.
좋은 매출은 소비로 끝나지 않고
다음 매출을 만들어낼 능력으로 전환된다.
지역경제는 소득의 크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100억원의 지역소득이 생겼다고 하자.
A지역은 대부분 소비하고 끝났다.
B지역은 그 일부를
기업의 기술,
사람의 역량,
지역브랜드,
새로운 사업,
자연보전,
지역공동체,
다음 세대 교육에 투자했다.
몇 년 뒤 두 지역의 경제력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소득도 무엇으로 바뀌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는 달라진다.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다.
외부소득이 들어온다.
지역에서 소비된다.
기업과 주민의 소득이 된다.
그 일부가 다시 투자된다.
기업이 성장한다.
사람의 능력이 높아진다.
브랜드가 강해진다.
자연이 보전된다.
지역의 신뢰가 쌓인다.
소득 → 투자 → 자산 → 새로운 소득.
이 순환이 만들어지면 경제의 구조가 달라진다.
지역경제의 목표는 ‘돈을 쓰게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앞에서는 관광객의 소비를 중요하게 보았다.
한 끼 더.
한 시간 더.
한 번 더 소비.
중요하다.
하지만 제6부에서는 그 다음을 본다.
그 소비를 받은 사람과 기업은 무엇을 하는가.
소비가 주민소득으로 바뀌고
주민소득이 다시 지역의 생산능력으로 바뀌는가.
여기까지 가야 한다.
돈이 돌기만 하고 쌓이지 않을 수도 있다
지역순환경제는 중요하다.
지역에서 번 돈이 지역 안에서 다시 소비된다.
좋은 구조다.
하지만 돈이 계속 소비되기만 하고 생산능력이 늘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 식당에서 돈을 쓴다.
그 식당 주인이 지역마트에서 돈을 쓴다.
마트 직원이 다시 지역에서 소비한다.
지역승수가 생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하다.
순환 뒤에 축적이 있어야 한다.
순환과 축적은 다르다
순환은 돈이 지역 안에서 여러 번 움직이는 것이다.
축적은 그 과정에서 미래의 생산능력이 커지는 것이다.
두 개념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순환은 ‘한 번 더’이고
축적은 ‘다음에는 더 잘’이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한 번 더’에서 ‘더 잘’로
지역음식점에서 1만원을 썼다.
그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돈다.
순환이다.
그 식당이 그 이익으로 주방을 개선한다.
직원을 교육한다.
지역농산물을 더 안정적으로 구매한다.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만든다.
서비스가 좋아진다.
다음에는 더 많은 고객을 받을 수 있다.
축적이다.
지역경제의 깊이는
돈이 몇 번 도는가와 함께
그 과정에서 얼마나 능력이 쌓이는가로 결정된다.
기업은 가장 중요한 축적장치 가운데 하나다
지역기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기술을 쌓는다.
고객을 만든다.
사람을 고용한다.
노하우를 축적한다.
다른 기업과 거래한다.
지역에 시장을 만든다.
좋은 기업 하나가 지역에 남기는 것은 매출액만이 아니다.
기업 자체가 지역의 자산이다.
그래서 ‘기업을 남기는 관광’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많이 왔다.
외부업체가 행사운영을 했다.
외부업체가 음식과 상품을 공급했다.
행사가 끝났다.
관광객도 떠났다.
업체도 떠났다.
지역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반대로
지역기업이 경험을 쌓았다.
상품이 좋아졌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했다.
직원이 성장했다.
관광객이 다시 구매한다.
그렇다면 상황이 다르다.
좋은 관광은 관광객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지역기업을 남긴다.
사람의 능력도 자산이다
한 사람이 음식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관광해설 능력이 좋아졌다.
디지털마케팅을 익혔다.
고객관리 기술이 생겼다.
농업기술이 향상됐다.
새로운 상품개발 경험을 쌓았다.
이 능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사람의 능력은 지역이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하는 생산자본이다.
시설은 남지만 사람은 떠날 수 있다
지역개발에서는 건물이 눈에 잘 보인다.
센터.
체험관.
시장.
공장.
도로.
관광시설.
준공식을 할 수 있다.
성과도 설명하기 쉽다.
하지만 시설을 운영할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기업이 없다.
전문가가 없다.
서비스 역량이 없다.
고객이 없다.
건물은 남았는데 능력이 남지 않는 개발도 있다.
따라서 시설자산과 인적자산을 함께 봐야 한다.
자산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지역자산이라고 하면 땅과 건물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현대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자산 가운데 상당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
고객관계.
데이터.
신뢰.
네트워크.
기업의 노하우.
주민의 협력경험.
행정의 실행역량.
지역의 진짜 힘 가운데 많은 것은
재산목록에는 잡히지 않는다.
브랜드는 축적되는 자산이다
화천산천어축제를 한 번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 경험이 이름과 신뢰로 쌓인다.
사람이 기억한다.
언론이 보도한다.
다음 방문에 영향을 준다.
지역상품에도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것이 브랜드자산이다.
브랜드는 광고비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된 좋은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다.
나쁜 경험도 축적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바가지요금.
불친절.
불편한 교통.
더러운 시설.
부정확한 관광정보.
관광객은 기억한다.
온라인에 남긴다.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
지역에는 좋은 자산만 축적되는 것이 아니다.
나쁜 평판도 축적될 수 있다.
그래서 서비스 품질이 중요하다.
고객관계도 자산이다
오늘 관광객 1만 명이 왔다.
연락할 방법이 없다.
누구인지 모른다.
다시 올지 알 수 없다.
여행이 끝나면 관계도 끝난다.
반대로
지역상품을 구매했다.
회원이 됐다.
뉴스나 상품정보를 받아본다.
내년에 다시 방문한다.
고객관계가 이어진다.
일회성 방문객은 흐름이고
반복관계가 생긴 고객은 자산이다.
데이터도 지역자산이다
누가 오는가.
어디에서 오는가.
언제 오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얼마나 머무는가.
무엇을 구매하는가.
다음에는 어디로 가는가.
다시 오는가.
이 정보를 알면 정책과 사업은 더 정확해질 수 있다.
좋은 데이터는 다음 투자에서 실패를 줄여주는 자산이다.
그러나 데이터는 모으기만 해서 자산이 되지 않는다
조사를 한다.
통계를 만든다.
보고서가 쌓인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
그러면 데이터는 자산이 아니다.
데이터는 의사결정을 바꿀 때 자산이 된다.
예산을 바꾼다.
상품을 개선한다.
운영시간을 조정한다.
마케팅을 바꾼다.
그때 가치가 생긴다.
자연도 자산이다
화천의 산.
강.
호수.
숲.
계곡.
어두운 밤.
깨끗한 공기.
경관.
이것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다.
지역의 생산능력을 만드는 자연자본이다.
관광객을 끌어온다.
농업을 가능하게 한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
자연은 쓰고 끝나는 자원이 아니라
계속 생산해야 하는 자산이다.
자연을 훼손하면서 번 소득은 진짜 축적인가
관광객이 늘었다.
매출이 올랐다.
그러나 숲이 훼손됐다.
물이 오염됐다.
쓰레기가 늘었다.
주민이 떠났다.
그렇다면 지역은 부자가 된 것인가.
소득은 늘었지만 자산은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자연자본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사회적 신뢰도 자산이다
주민끼리 믿는다.
행정과 주민이 소통한다.
사업자끼리 협력한다.
갈등이 있어도 규칙에 따라 해결한다.
이런 지역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쉽다.
반대로 불신이 크면 작은 사업 하나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신뢰가 높은 지역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이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협력경험도 축적된다
처음에는 어렵다.
축제를 함께 운영한다.
시장과 숙박업체가 공동상품을 만든다.
농가와 식당이 거래한다.
읍·면이 관광객을 서로 연결한다.
한 번 성공한다.
다음 협력은 조금 쉬워진다.
협력도 반복할수록 지역의 능력이 된다.
행정의 실행능력도 자산이다
좋은 사업을 한 번 했다.
공무원이 경험을 쌓았다.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안다.
민간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웠다.
다음 사업에서는 더 잘할 수 있다.
이것도 지역의 제도적 자본이다.
행정의 경험도 사라지지 않고 축적될 수 있다.
다만 조직이 바뀌어도 그 경험이 이어지도록 기록과 공유가 필요하다.
실패도 자산이 될 수 있다
사업을 했다.
잘되지 않았다.
실패다.
그러나 원인을 정확히 기록했다.
다음 사업에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패의 일부는 학습자산이 된다.
실패를 숨기면 비용으로 끝나고
실패에서 배우면 자산이 된다.
예산도 자산을 남겨야 한다
매년 예산을 쓴다.
사업이 끝난다.
정산한다.
성과보고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질문을 더 해야 한다.
이 예산으로 5년 뒤 무엇이 남는가.
건물만 남는가.
기업이 남는가.
인재가 남는가.
브랜드가 남는가.
고객이 남는가.
데이터가 남는가.
자연이 좋아졌는가.
행정능력이 높아졌는가.
‘국비를 받았다’는 것은 성과의 시작이다
국비 100억원을 확보했다.
큰 성과다.
하지만 지역경제에서는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
무엇을 만들었는가.
운영비는 얼마나 드는가.
누가 이용하는가.
지역기업에 어떤 시장을 만들었는가.
주민의 삶이 좋아졌는가.
10년 뒤에도 가치가 있는가.
예산 확보는 성과의 끝이 아니라 자산형성의 시작이다.
시설은 자산일 수도 있고 부채일 수도 있다
건물을 지었다.
처음에는 자산이다.
하지만 이용객이 없다.
관리비가 계속 든다.
보수비가 늘어난다.
다른 사업에 쓸 예산을 잡아먹는다.
그러면 사실상 부담이 된다.
모든 시설이 자산은 아니다.
가치를 계속 만들어내는 시설만이 좋은 자산이다.
그래서 생애주기를 봐야 한다
건설비만 보면 싸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운영비.
인건비.
에너지비.
보수비.
개보수.
철거비.
수십 년 동안 비용이 발생한다.
자산을 만드는 순간 미래의 의무도 함께 만든다.
이 문제는 제52장에서 생애주기비용으로 다시 다룬다.
기업도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기업 10개 유치.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고용은 얼마나 하는가.
지역주민을 채용하는가.
지역업체와 거래하는가.
얼마나 오래 남는가.
새로운 기술을 가져오는가.
지역에 본사를 두는가.
다른 기업을 성장시키는가.
기업 수보다 지역에 남기는 역량을 봐야 한다.
한 명의 인재가 만드는 자산도 크다
좋은 요리사.
좋은 농업인.
좋은 사업가.
좋은 관광기획자.
좋은 기술자.
좋은 교사.
좋은 공무원.
지역에서는 한 사람의 역량이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사람 한 명의 가치가 더 크게 보인다.
따라서 인재를 키우고 붙잡는 정책은 경제정책이다.
청년정책도 일자리 숫자로만 봐서는 안 된다
청년 한 명이 화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매출을 올린다.
직원을 고용한다.
새로운 고객을 데려온다.
온라인으로 지역을 알린다.
다른 청년과 협력한다.
그 사람은 한 명이지만 지역에 여러 자산을 만든다.
청년 한 명을 붙잡는 것보다
청년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이 쌓이면 외부 충격에도 강해진다
관광객이 줄었다.
경기가 나빠졌다.
한 축제가 어려워졌다.
군 수요가 변했다.
그때
기업이 다양하고,
사람의 역량이 높고,
고객관계가 있고,
브랜드가 강하고,
자연이 좋고,
행정이 유연하면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축적된 자산은 지역의 회복력이다.
돈만 쌓는 것이 축적은 아니다
지역경제의 축적을 금융자산만으로 이해하면 좁다.
중요한 것은 생산능력이다.
다음 소득을 만들어낼 능력.
다음 문제를 해결할 능력.
다음 시장을 잡을 능력.
좋은 자산은 미래의 선택지를 늘려준다.
오늘의 소비가 내일의 선택지를 늘리는가
관광객이 1만원을 썼다.
그 돈으로 가게가 유지됐다.
고용이 유지됐다.
주민이 계속 지역에서 살 수 있게 됐다.
가게가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
다시 관광객을 끌어왔다.
그러면 그 1만원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한 번의 소비가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지역소득의 일부는 지역의 능력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업의 이익은 기업이 결정한다.
주민의 소득도 개인의 선택이다.
행정이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교육.
기술지원.
창업.
금융.
공동브랜드.
시장정보.
디지털 인프라.
축적은 강제가 아니라
다시 투자하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민간축적과 공공축적은 다르다
민간은
기업.
시설.
기술.
브랜드.
고객.
자본을 축적한다.
공공은
도로.
공원.
교육.
데이터.
행정역량.
자연보전.
사회적 신뢰를 지원할 수 있다.
민간의 자산과 공공의 자산이 서로 보완해야 한다.
공공이 모든 자산을 소유할 필요는 없다
지역발전사업을 하면 공공시설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지역의 좋은 자산이 반드시 군 소유일 필요는 없다.
좋은 식당.
좋은 숙박업체.
좋은 농업회사.
좋은 관광기업.
좋은 브랜드.
이런 민간자산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기반이다.
지역자산의 목적은 공공이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생산능력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유문제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관광시설은 지역에 있다.
매출도 크다.
그러나 소유자는 외부에 있다.
이익 대부분이 외부로 빠져나간다.
그러면 지역에 남는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더 어려운 질문을 다뤄야 한다.
누가 벌었는가뿐 아니라
누가 소유하는가.
소유는 미래소득의 방향을 결정한다
오늘의 매출은 현재소득이다.
자산의 소유는 미래소득에 대한 권리다.
토지.
건물.
기업.
브랜드.
플랫폼.
데이터.
관광시설.
이것을 누가 소유하는가는 장기적인 지역가치 귀속과 연결된다.
매출의 지역귀속과 자산가치의 지역귀속은 다르다.
이 문제는 제42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지역자산 목록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화천의 자산을 조사한다면 땅과 건물만 적지 말자.
자연자본.
기업.
인재.
브랜드.
고객관계.
관광스토리.
데이터.
사회적 신뢰.
행정역량.
지역의 네트워크.
보이는 자산과 보이지 않는 자산을 함께 봐야 한다.
해마다 두 개의 장부를 보자
첫 번째 장부.
올해 얼마를 벌었는가.
관광객은 몇 명인가.
매출은 얼마인가.
고용은 얼마나 생겼는가.
이것은 흐름의 장부다.
두 번째 장부.
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가.
인재가 얼마나 늘었는가.
브랜드가 얼마나 강해졌는가.
자연은 좋아졌는가.
고객은 얼마나 쌓였는가.
신뢰와 역량은 높아졌는가.
이것은 축적의 장부다.
올해 얼마 벌었나.
그리고 10년 뒤 무엇이 남나.
두 질문을 함께 해야 한다.
지역발전의 시간축을 길게 보자
1년.
선거주기.
사업기간.
예산연도.
지역경제는 그보다 길다.
기업은 10년을 본다.
아이의 교육은 20년을 본다.
숲은 수십 년을 본다.
도시는 세대를 본다.
지역발전은 연간 실적표보다 긴 시간에서 평가해야 한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비용이 될 수도 있다
관광객을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
자연이 훼손됐다.
대형시설을 지었다.
관리비가 커졌다.
보조금으로 기업을 유치했다.
지원이 끝나자 떠났다.
이런 경우 단기성과는 좋지만 장기자산은 약해질 수 있다.
흐름의 성공과 축적의 성공을 구분해야 한다.
반대로 오늘은 작아 보여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청년 한 명을 교육했다.
지역기업 하나가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
작은 브랜드가 고객을 얻었다.
주민협의체가 신뢰를 쌓았다.
자연 한 곳을 잘 보전했다.
지금 당장은 매출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큰 가치가 될 수 있다.
축적경제는 작은 변화를 오래 보는 경제다.
‘크게보다 깊게’는 축적에서도 같다
큰 사업.
큰 시설.
큰 행사.
눈에 잘 보인다.
하지만 작은 지역에 더 중요한 것은
좋은 기업 하나.
좋은 사람 한 명.
좋은 고객 1,000명.
좋은 자연 하나.
좋은 신뢰관계 하나일 수도 있다.
작은 지역의 강함은 자산의 숫자보다
자산의 질과 연결의 깊이에서 나올 수 있다.
화천형 축적경제의 기본구조
이 장의 논리를 하나의 정책 개념모형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외부수요 → 체류 → 소비 → 지역소득 → 재투자 →
기업·인재·브랜드·자연·신뢰·데이터 축적 →
생산능력 상승 → 더 높은 부가가치 → 새로운 외부수요
이것은 계량경제모형이 아니라 정책의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모형이다.
핵심은 한 가지다.
오늘의 흐름이 내일의 능력으로 남아야 한다.
제41장의 결론
올해의 매출표와 10년 뒤의 자산표를 함께 보자
지역경제에는 두 개의 시간이 있다.
오늘의 시간.
그리고 내일의 시간.
오늘 사람을 불러야 한다.
오늘 매출이 있어야 한다.
오늘 주민이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오늘 번 돈 가운데 무엇이 남는가.
어떤 기업이 성장했는가.
어떤 사람이 능력을 얻었는가.
어떤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가.
어떤 브랜드가 강해졌는가.
어떤 자연을 지켰는가.
어떤 신뢰가 쌓였는가.
어떤 데이터와 경험이 다음 정책에 남았는가.
좋은 지역경제는 오늘의 흐름을
내일의 축적으로 바꾸는 경제다.
관광객은 떠난다.
돈도 움직인다.
행사는 끝난다.
예산연도도 끝난다.
그러나
기업은 남을 수 있다.
사람의 능력은 남을 수 있다.
브랜드는 남을 수 있다.
고객관계는 남을 수 있다.
신뢰는 남을 수 있다.
자연은 남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자산들은 다시 새로운 소득을 만든다.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들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따라서 화천의 경제정책은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올해 얼마 벌었는가.
그리고
10년 뒤 무엇이 남는가.
첫 질문만 하면 흐름경제에 머문다.
두 번째 질문까지 해야 축적경제로 간다.
이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의 또 하나의 핵심이다.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자.
그리고 이제 더 어려운 질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자산은 누구의 것인가.
지역에 기업이 있다.
시설이 있다.
토지가 있다.
브랜드가 있다.
관광객이 돈을 쓴다.
하지만 소유권이 모두 외부에 있다면
미래의 이익은 어디로 가는가.
반대로 지역소유만 고집해 외부자본과 기술을 막는다면 성장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폐쇄가 아니다.
외부자본을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외부자본이 들어왔을 때 지역에 무엇을 남기게 할 것인가.
그 질문의 첫 단계가 바로 소유다.
제42장 누가 벌었는가에서 누가 소유하는가로
매출이 늘었다.
관광객이 돈을 썼다.
기업의 매출도 좋아졌다.
지역경제가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물어야 한다.
그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그 건물은 누구의 것인가.
그 땅은 누구의 것인가.
그 브랜드는 누구의 것인가.
그 플랫폼은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미래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누가 벌었는가만큼 중요한 질문은
누가 소유하는가이다.
소득은 오늘의 문제다.
소유는 내일의 문제이기도 하다.
매출은 흐름이고 소유는 권리다
오늘 식당에서 100만원을 벌었다.
그것은 매출이다.
오늘의 흐름이다.
그러나 식당 건물의 소유권은 다르다.
기업의 지분도 다르다.
브랜드의 상표권도 다르다.
토지의 소유권도 다르다.
이것들은 미래의 가치에 대한 권리다.
매출은 현재의 소득을 보여주고
소유는 미래소득의 방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지역경제를 깊게 보려면 둘 다 봐야 한다.
지역 안에서 돈을 벌어도 지역에 남지 않을 수 있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10만원을 썼다.
좋다.
하지만 그 돈을 받은 기업의 본사가 외부에 있다.
원재료도 모두 외부에서 온다.
직원도 외지인이다.
이익도 외부로 배당된다.
그렇다면 지역에 실제로 남는 가치는 제한적일 수 있다.
‘화천에서 발생한 매출’과
‘화천에 남은 소득’은 같은 것이 아니다.
앞에서 말한 지역귀속의 문제다.
소유는 지역귀속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기업의 소유자가 지역주민이다.
이익이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 돈으로 다시 지역에서 소비할 수도 있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도 있다.
지역주민을 고용할 수도 있다.
자녀의 교육에 쓰일 수도 있다.
소유는 단순한 재산권 문제가 아니라
지역소득이 어디에 축적될 것인가와 연결된다.
그렇다고 외부소유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오해하면 안 된다.
외부기업이 들어온다.
투자한다.
일자리를 만든다.
새로운 기술을 가져온다.
지역업체와 거래한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세금을 낸다.
지역시장에 새로운 고객을 만든다.
이런 기업이라면 지역에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기업의 출신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이 지역에 무엇을 남기는가이다.
지역소유라고 자동으로 좋은 것도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지역주민이 소유한 기업이다.
그런데 고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모든 것을 구매한다.
수익을 지역 밖에서 소비한다.
서비스 품질도 낮다.
새로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역소유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기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역소유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지역기여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소유와 귀속을 함께 봐야 한다
지역경제를 평가할 때 두 질문이 필요하다.
첫째.
누가 소유하는가.
둘째.
그 기업이나 자산이 만들어낸 가치 가운데 얼마나 지역에 남는가.
이를 구분할 수 있다.
소유의 지역성 + 가치의 지역귀속성.
둘 다 높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다양한 조합이 있을 수 있다.
네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지역소유이고 지역귀속도 높다.
좋은 지역기업의 전형이다.
두 번째.
지역소유지만 지역귀속이 낮다.
지역기업이지만 지역연계가 약하다.
세 번째.
외부소유지만 지역귀속이 높다.
외부기업이 지역고용과 지역거래, 기술이전과 투자를 활발히 한다.
네 번째.
외부소유이고 지역귀속도 낮다.
지역에는 매출만 발생하고 대부분의 가치가 빠져나간다.
정책이 경계해야 할 것은 외부기업 자체가 아니라
지역에 거의 남기지 않는 구조다.
관광시설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왔다.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
매출도 크다.
하지만
소유는 외부기업이다.
식자재도 외부에서 공급한다.
청소와 관리도 외주다.
직원도 외부에서 온다.
이익도 본사로 간다.
그러면 지역경제 효과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
반대로 외부기업이더라도
지역주민을 고용하고,
지역농산물을 구매하고,
지역업체와 거래하고,
지역관광을 연결한다면 효과는 달라진다.
시설의 크기보다 가치사슬의 지역연결을 봐야 한다.
호텔 하나보다 중요한 것은 호텔의 구매구조다
숙박시설이 무엇을 구매하는가.
식재료.
세탁.
청소.
소모품.
시설보수.
운송.
조경.
문화콘텐츠.
이 중 얼마나 지역에서 조달하는가.
지역경제는 건물을 어디에 지었는가보다
그 건물이 누구와 거래하는가에서 더 깊어진다.
지역조달은 보호주의와 다르다
지역에서 구매하자고 하면 무조건 지역업체만 써야 한다는 식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럴 필요는 없다.
품질이 떨어진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공급이 불안정하다.
그러면 외부조달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지역조달의 목표는 외부를 막는 것이 아니라
지역기업이 경쟁력 있는 공급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먼저 높여야 한다
“지역업체를 써달라.”
말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가격.
품질.
납기.
안전.
서비스.
규모.
이런 조건을 맞춰야 한다.
지역경제의 자립은 보호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기업의 경쟁력에서 온다.
토지소유도 지역경제와 연결된다
관광지가 성장한다.
땅값이 오른다.
상권이 좋아진다.
그런데 토지 대부분을 외부인이 소유하고 있다면 자산가치 상승의 상당 부분은 외부로 돌아갈 수 있다.
지역발전의 성과는 매출뿐 아니라
자산가치 상승으로도 나타난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의 소유구조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외지인 토지소유를 단순히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재산권은 보호돼야 한다.
외부투자도 필요하다.
외지인이 토지를 소유한다고 해서 지역발전에 해가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가이다.
방치되는가.
투기가 되는가.
생산적으로 활용되는가.
일자리를 만드는가.
지역주민과 함께 가치를 만드는가.
소유자의 주소보다 자산의 활용방식이 더 중요할 때도 많다.
자산가치 상승도 지역에 남아야 한다
관광이 발전한다.
도로가 좋아진다.
공공투자가 들어간다.
주변 땅값이 오른다.
이것은 민간자산의 가치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투자가 만든 가치 일부가 지역경제에 다시 환원될 방법도 고민할 수 있다.
다만 세금과 개발이익 환수 등 구체적 제도는 법률과 정책체계에 따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공공투자가 만든 가치가 어디에 귀속되는지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질문이다.
지역브랜드의 소유도 중요하다
화천이라는 이름.
산천어.
파로호.
백암산.
지역농산물.
이런 이름과 이미지가 상품화될 수 있다.
상표가 된다.
브랜드가 된다.
콘텐츠가 된다.
브랜드는 보이지 않지만 미래수익을 만드는 자산이다.
누가 그 권리를 갖는가.
누가 사용할 수 있는가.
어떻게 관리하는가.
중요하다.
공동브랜드는 지역 전체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좋은 지역브랜드는 한 기업의 것이면서 동시에 지역 전체 이미지와 연결될 수 있다.
농산물.
가공품.
관광상품.
음식.
서비스.
여러 기업이 일정한 품질기준 아래 공동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브랜드는 혼자 소유할 수도 있지만
함께 키울 수도 있는 자산이다.
그러나 공동브랜드는 품질관리가 더 중요하다
누구나 사용한다.
품질이 제각각이다.
한 업체가 문제를 일으킨다.
전체 브랜드가 피해를 본다.
공동브랜드는 공동책임을 의미한다.
사용기준과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플랫폼 소유도 새로운 문제다
관광객이 숙소를 예약한다.
음식을 주문한다.
지역상품을 산다.
대부분 디지털 플랫폼을 거칠 수 있다.
플랫폼이 외부기업이라면 수수료가 빠져나간다.
고객데이터도 플랫폼이 보유할 수 있다.
디지털경제에서는 매출보다 고객접점을 누가 소유하는지가 중요하다.
고객을 플랫폼만 알고 지역은 모를 수도 있다
관광객이 화천 숙박을 예약했다.
그러나 숙박업체는 그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기 어렵다.
플랫폼이 모든 고객관계를 가진다.
이 경우 지역은 매번 수수료를 내고 같은 고객을 다시 데려와야 할 수도 있다.
고객관계의 소유도 경제적 소유다.
그렇다고 지역플랫폼을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예약앱을 새로 만든다.
이용자가 적다.
관리비가 든다.
시장이 작다.
결국 사용되지 않는다.
이런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보다 먼저
왜 직접 소유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고객관계를 보완하는 방법도 있다.
데이터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자산이다
누가 화천을 찾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얼마나 머무는가.
어디에 소비하는가.
다시 오는가.
이 정보는 지역정책과 기업에 매우 중요하다.
고객데이터는 미래시장을 이해하는 자산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와 법적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지역은 최소한 자기 고객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모두 직접 소유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역정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준의 정보는 확보해야 한다.
관광객의 흐름.
소비패턴.
숙박.
재방문.
지역상품 구매.
고객을 모르는 지역은 시장을 설계하기 어렵다.
자연자산의 소유는 더 복잡하다
산.
강.
호수.
숲.
이것은 개인과 국가, 공공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소유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내는 경관과 생태가치는 지역 전체가 공유한다.
자연은 법적 소유권과 경제적 가치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자산이다.
그래서 자연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지역공동체가 갖는 ‘공동의 권리’도 있다
법적 소유권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역주민은 오랫동안 그 공간에서 살아왔다.
경관과 자연을 이용한다.
생활한다.
관광개발로 직접 영향을 받는다.
자산의 법적 소유자와
그 자산의 변화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
정책결정에서 주민의 의견이 중요한 이유다.
지역자산을 외부자본에 모두 넘기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외부투자가 필요하다.
큰 프로젝트에는 지역자본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전문기술도 외부에서 필요하다.
좋은 기업도 들어와야 한다.
지역경제의 목표는 외부를 막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힘을 지역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음 장의 주제로 이어진다.
공동투자도 하나의 방법이다
외부기업이 투자한다.
지역기업이 참여한다.
주민도 일정부분 참여한다.
공공은 기반시설을 지원한다.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하다.
모든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유구조를 설계하면 가치의 귀속구조도 바뀔 수 있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소유와 소득을 연결한다
에너지사업 등에서 주민참여형 투자모델이 활용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사업이 지역에 들어오고,
주민이 일정부분 투자나 수익배분에 참여한다면
시설이 존재하는 것 이상으로 지역소득과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익성과 위험, 법적 구조는 사업마다 따로 검토해야 한다.
주민참여는 단순한 찬성절차가 아니라
가치의 일부를 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소유에는 위험도 따른다
지역소유를 늘리자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투자에는 위험이 있다.
사업이 실패할 수도 있다.
자산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부채가 생길 수도 있다.
소유는 이익에 대한 권리이면서 위험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민참여투자도 충분한 정보와 자발성이 중요하다.
공공이 모든 위험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
민간사업이 실패했다.
공공이 계속 지원한다.
손실을 메운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시장규율이 사라질 수 있다.
민간의 이익은 민간이 가져가고
손실은 공공이 떠안는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공공은 플랫폼을 만들고 민간은 시장을 만든다
공공의 역할은
도로.
기반시설.
공공정보.
교육.
규칙.
환경.
공공재.
민간의 역할은
상품.
서비스.
투자.
고객.
혁신.
좋은 지역경제는 공공이 장사를 대신하는 경제가 아니라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경제다.
주민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주민은
노동자.
사업자.
생산자.
투자자.
토지소유자.
고객.
시민이다.
지역경제에서 주민은 경제의 결과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경제를 함께 만드는 주체다.
소유가 넓게 분산되면 경제적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
몇 명만 모든 자산을 소유한다.
매출이 커져도 소득은 일부에 집중될 수 있다.
반대로 많은 주민이
기업.
토지.
주택.
협동조합.
투자.
작은 사업 등에 참여한다면
경제성장의 혜택이 더 넓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좋은 지역경제는 매출의 확대뿐 아니라
자산형성의 기회가 얼마나 넓게 열려 있는지도 봐야 한다.
하지만 평등한 소유를 강제로 만들 수는 없다
시장경제에서 재산권과 투자선택은 존중돼야 한다.
모든 주민이 동일하게 소유할 수도 없다.
정책의 역할은 결과를 똑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참여와 축적의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교육.
창업.
금융접근.
정보.
시장기회.
이런 것이 중요하다.
청년에게도 ‘자산형성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청년이 지역에서 일한다.
월급을 받는다.
중요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임금노동만 하고 아무 자산도 형성하지 못한다면 정착동기가 약할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한다.
기술을 갖는다.
브랜드를 만든다.
주거를 마련한다.
기업지분을 갖는다.
정착은 소득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지역에서 미래를 소유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업지원도 소유축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지원금 1천만원을 받았다.
소비하고 끝났다.
다음 해 다시 지원을 신청한다.
이런 구조는 약하다.
반대로
지원금으로 장비를 샀다.
기술을 배웠다.
브랜드를 만들었다.
고객을 얻었다.
기업가치가 커졌다.
좋은 지원정책은 지원금을 자산으로 바꾼다.
농업에서도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농산물을 판다.
농가소득이 생긴다.
그다음
시설을 개선한다.
가공능력을 갖춘다.
브랜드를 만든다.
직거래 고객을 확보한다.
토지와 시설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농업소득도 생산자산으로 이어질 때 더 강해진다.
관광업에서도 같은 원리다
숙박업소가 돈을 번다.
객실을 개선한다.
예약시스템을 만든다.
고객DB를 쌓는다.
직원을 교육한다.
브랜드가 생긴다.
오늘의 객실매출이 내일의 숙박경쟁력으로 바뀌면 축적이다.
지역소유를 늘리는 가장 건강한 방법은 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외부자본을 막는 것보다
지역기업이 성장해서 자산을 더 많이 소유하게 만드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일 수 있다.
좋은 사업자가 생긴다.
매출이 커진다.
투자한다.
건물을 산다.
브랜드를 만든다.
직원을 고용한다.
지역소유의 가장 좋은 확대는
지역기업의 성장에서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창업 수’보다 ‘성장기업 수’가 중요하다
창업 100개.
폐업 90개.
좋은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
작게 시작한 기업이
3년.
5년.
10년 성장한다.
직원을 늘린다.
자산을 축적한다.
외부시장에 판매한다.
지역경제의 깊이는 창업의 숫자보다
살아남아 성장한 기업에서 나온다.
지역소유와 외부시장 개방은 함께 갈 수 있다
지역기업이 화천 안에서만 장사한다.
시장이 작다.
성장이 제한된다.
반대로
지역이 소유한 기업이
서울.
춘천.
전국.
온라인.
해외까지 판매한다.
그러면 외부소득이 지역소유 자산으로 들어온다.
가장 강한 지역경제는
지역에 소유하고 밖에서 벌어오는 경제다.
‘밖에서 벌고 안에서 축적한다’
앞에서 말한 원칙을 더 발전시켜볼 수 있다.
밖에서 번다.
안에서 돈다.
그리고 안에 남긴다.
외부수요 → 지역소득 → 지역순환 → 지역자산.
이것이 축적경제다.
소유의 목적은 폐쇄가 아니다
모든 것을 지역민만 소유하자.
외부기업은 들어오지 말라.
이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소유전략의 목적은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열린 경제 안에서 지역의 몫을 키우는 것이다.
지역경제는 ‘소유의 질’을 봐야 한다
누가 소유하는가.
얼마나 지역에 고용을 만든다.
얼마나 지역에서 구매한다.
이익을 어디에 재투자한다.
기술을 남기는가.
고객관계를 남기는가.
자연을 보전하는가.
소유의 주소보다 소유가 만들어내는 관계를 봐야 한다.
화천형 소유경제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간단하게 정리해볼 수 있다.
지역자산가치 ≈
지역소유 × 지역고용 × 지역조달 × 지역재투자 × 지역연계 × 지속가능성
이것은 계량경제학적 공식이 아니다.
정책이 확인해야 할 요소들을 정리한 개념모형이다.
어느 하나만 높다고 충분하지 않다.
소유와 지역귀속을 함께 측정해보자
관광사업.
에너지사업.
산업단지.
대형숙박.
지역개발.
주요 프로젝트마다 물을 수 있다.
소유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지역주민 고용은 얼마나 되는가.
지역기업 조달은 얼마나 되는가.
이익 가운데 얼마나 지역에 재투자되는가.
주민에게 어떤 기회가 생기는가.
사업의 위치가 화천이라고
사업의 가치까지 자동으로 화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사업도 마찬가지다
군이 시설을 소유한다.
그렇다면 지역소유인가.
법적으로는 공공자산이다.
하지만 운영이 비효율적이고,
주민에게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관리비만 계속 든다면 좋은 자산이라고 할 수 없다.
소유보다 중요한 마지막 질문은
그 자산이 어떤 가치를 계속 만들어내는가이다.
제42장의 결론
소유는 미래소득에 대한 권리다
지역경제에서 사람들은 흔히 매출을 본다.
얼마나 팔았는가.
얼마나 벌었는가.
중요하다.
하지만 축적경제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그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그 건물은 누구의 것인가.
그 브랜드는 누구의 것인가.
그 고객관계는 누구의 것인가.
그 데이터는 누가 활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자산가치가 올라갈 때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매출은 오늘의 소득이고
소유는 내일의 소득에 대한 권리다.
그래서 좋은 지역경제는 두 종류의 지역귀속을 봐야 한다.
첫째.
매출과 소득의 지역귀속.
둘째.
자산가치의 지역귀속.
둘은 다르다.
오늘 100억원을 벌어도
지역에는 자산이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오늘의 소득은 작더라도
기업과 브랜드,
기술과 고객,
토지와 시설,
사람의 능력이 지역에 축적된다면
미래의 경제력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지역소유만을 절대화해서도 안 된다.
외부기업은 필요하다.
외부자본도 필요하다.
기술도 들어와야 한다.
인재도 들어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힘이 지역에 들어와 지역의 힘으로 바뀌게 하는 것이다.
외부기업이 와서
주민을 고용한다.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기술을 남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지역에 재투자한다.
그렇다면 외부자본도 지역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반대로 화천에 사업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기업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가치가 어디로 가는지 봐야 한다.
사업장의 주소보다
가치의 귀속경로를 보자.
이것이 소유경제의 핵심이다.
화천이 가져야 할 태도는 닫힌 경제가 아니다.
밖의 자본.
밖의 기술.
밖의 기업.
밖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그 힘이 화천의 기업과 사람,
일자리와 기술,
브랜드와 자산으로 축적되게 하는 것이다.
열린 경제, 깊은 지역귀속.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나온다.
외부자본을 받아들일 때
화천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
외부기업이 지역에 들어왔을 때
주민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야 하는가.
기술과 고용,
구매와 투자,
소유와 수익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외부자본을 막지 말고
지역가치로 전환하라.
제43장 외부자본을 막지 말고 지역가치로 전환하라
작은 지역은 자본이 부족하기 쉽다.
시장이 작다.
기업 수가 적다.
투자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
큰 사업을 하려면 외부자본이 필요하다.
새로운 산업을 만들려 해도 외부기업과 기술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가 아니다.
외부자본을 받을 것인가.
막을 것인가.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외부자본이 들어왔을 때
그 힘을 어떻게 지역의 힘으로 바꿀 것인가.
이것이 지역투자정책의 핵심이다.
외부자본은 작은 지역에 필요한 성장자원이다
지역 안의 돈만으로 모든 사업을 할 수는 없다.
기업투자.
관광시설.
에너지.
산업.
주거.
서비스.
새로운 기술.
외부자본은 지역에 부족한 것을 빠르게 보완할 수 있다.
외부자본은 지역경제의 적이 아니라
잘 활용해야 할 외부자원이다.
문제는 자본이 들어온 뒤의 구조다.
자본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수도 있다
투자가 들어왔다.
시설을 만들었다.
사업을 한다.
매출이 생겼다.
그러나
이익은 본사로 간다.
장비는 외부에서 산다.
직원도 외지에서 온다.
지역업체와 거래하지 않는다.
기술도 남지 않는다.
몇 년 뒤 사업을 접고 떠난다.
그러면 지역에 남은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
투자의 규모와 지역에 남은 가치의 규모는 같지 않다.
그래서 투자유치보다 ‘투자전환’이 중요하다
기업 한 곳 유치.
투자 500억원.
고용 몇 명.
이런 숫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에서 한 단계 더 봐야 한다.
그 투자가 무엇으로 바뀌었는가.
지역고용으로 바뀌었는가.
지역기업의 매출로 바뀌었는가.
새로운 기술로 바뀌었는가.
주민의 자산으로 바뀌었는가.
새로운 산업생태계로 바뀌었는가.
투자유치의 진짜 성과는
외부자본이 지역자산으로 얼마나 전환됐는가에 있다.
외부자본은 다섯 가지 통로를 통해 지역가치가 될 수 있다
첫째, 고용.
둘째, 지역조달.
셋째, 기술과 인재.
넷째, 재투자.
다섯째, 지역기업 성장.
이 다섯 통로가 강할수록 외부투자의 지역효과는 깊어진다.
첫 번째는 고용이다
기업이 들어온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일자리다.
하지만 고용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일자리인가.
임금은 어떠한가.
정규적인가.
지역주민이 취업할 수 있는가.
청년에게 성장경로가 있는가.
좋은 투자유치는 일자리의 숫자뿐 아니라
일자리의 질을 높인다.
지역주민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들어왔는데 필요한 인력이 지역에 없다.
결국 외부인력만 온다.
사업장은 지역에 있지만 고용효과는 제한된다.
따라서 투자유치와 인력양성을 따로 보면 안 된다.
기업을 유치하는 순간부터
사람을 키우는 정책도 함께 시작돼야 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을 미리 알아야 한다
기술자.
운영인력.
영업.
정비.
디지털.
품질관리.
서비스.
기업마다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
지역의 교육기관과 행정, 기업이 미리 협력할 수 있다.
고용정책은 취업자를 기업에 맞추는 일이 아니라
지역의 사람과 기업의 수요를 미리 연결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지역조달이다
기업은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식자재를 산다.
부품을 산다.
운송서비스를 이용한다.
건설과 보수도 필요하다.
청소.
경비.
숙박.
식사.
회계.
홍보.
많은 거래가 발생한다.
기업 하나의 경제효과는
기업이 지역에서 누구와 거래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기업이 공급망에 들어가야 한다
외부기업이 들어왔다.
그 기업과 지역의 중소기업이 거래한다.
지역농산물이 공급된다.
운송업체가 일한다.
숙박과 음식업도 수요를 얻는다.
이렇게 되면 투자효과가 퍼진다.
기업유치는 한 기업을 데려오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지역기업에게 열어주는 일이 되어야 한다.
지역조달은 명령이 아니라 경쟁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업체를 반드시 써라.”
모든 경우에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품질.
가격.
납품능력.
안전.
규모.
조건이 맞아야 한다.
그래서 행정의 역할은 지역기업을 공급 가능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좋은 지역조달정책은 거래를 강요하기보다
지역기업을 거래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든다.
세 번째는 기술과 인재다
외부기업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은 돈만이 아니다.
기술.
경영능력.
시장정보.
고객.
네트워크.
이것들이 지역에 들어온다.
외부투자의 가장 값진 유산은
자본보다 능력일 수도 있다.
기술이 지역에 남아야 한다
외부기술자가 와서 모든 것을 운영한다.
사업이 끝나면 떠난다.
지역에는 아무도 기술을 배우지 못했다.
이 구조는 약하다.
반대로
지역인력을 교육한다.
공동연구를 한다.
기술자를 키운다.
지역기업이 새로운 역량을 갖는다.
상황이 달라진다.
기술이 이전될 때 투자는 자산이 된다.
네 번째는 재투자다
기업이 이익을 낸다.
그다음 무엇을 하는가.
지역에 시설을 확장한다.
새로운 사업을 만든다.
인력을 더 고용한다.
지역에 연구개발 기능을 둔다.
그렇다면 첫 투자가 다음 투자로 이어진다.
좋은 외부기업은 지역을 한 번 이용하고 떠나는 기업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할 이유를 찾는 기업이다.
다섯 번째는 지역기업의 성장이다
외부기업과 거래한 지역기업이 커진다.
품질기준을 배운다.
생산량이 늘어난다.
다른 시장에도 납품한다.
직원을 더 고용한다.
이것이 중요한 변화다.
외부기업의 가장 좋은 지역효과는
새로운 지역기업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앵커기업이라는 관점도 필요하다
어떤 기업은 주변에 많은 거래와 고용을 만든다.
이런 기업은 지역산업의 중심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큰 기업 하나만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
기업이 떠나면 지역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앵커는 필요하지만 의존은 위험하다.
따라서 주변 기업과 인재, 공급망을 함께 키워야 한다.
산업단지는 땅을 분양하는 사업이 아니다
산업단지를 만든다.
부지를 조성한다.
기업을 유치한다.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적 완성은 입주율이 아니다.
어떤 기업이 들어왔는가.
서로 거래하는가.
고용이 생기는가.
지역에서 사람이 살게 되는가.
산업단지의 진짜 목표는 공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관광투자도 같은 원리다
리조트가 들어왔다.
숙박객이 늘었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리조트 안에서 모든 소비가 끝난다.
지역상권과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면 주변의 경제효과는 제한된다.
반대로
지역식당을 소개한다.
지역농산물을 구매한다.
지역관광상품과 연결한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관광시설의 울타리가 지역경제의 울타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형시설은 지역을 ‘목적지’로 만들 수 있다
외부투자자가 좋은 관광시설을 만든다.
새로운 방문동기가 생긴다.
이 자체로 큰 가치다.
하지만 그 방문동기를 지역 전체가 받아내야 한다.
외부투자가 사람을 데려오고
지역경제가 그 사람의 시간을 이어받아야 한다.
앞의 관광 환승 개념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투자유치협상에서는 지역가치를 물어야 한다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한다.
행정은 부지와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도 질문해야 한다.
어떤 고용이 생기는가.
지역주민 채용계획은 있는가.
지역업체와 거래할 수 있는가.
교육과 기술이전은 가능한가.
장기적으로 어떤 투자를 할 것인가.
지원의 크기보다
지역에 남을 가치의 크기를 먼저 보자.
지원은 무조건 많이 주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끼리 기업을 유치하려 한다.
세제혜택.
부지.
보조금.
기반시설.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기업이 지역 간 경쟁을 이용할 수도 있다.
기업유치는 지원금을 많이 주는 지역이 이기는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과 기업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거래여야 한다.
투자유치는 ‘거래’가 아니라 ‘관계’다
기업은 오랫동안 지역에 있어야 한다.
행정도 장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주민과 관계도 맺어야 한다.
좋은 투자유치는 개업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3년 뒤.
5년 뒤.
10년 뒤를 봐야 한다.
투자 이후 관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기업이 들어왔다.
그다음 관심이 사라진다.
문제가 생긴다.
인력이 부족하다.
교통이 불편하다.
협력업체를 찾기 어렵다.
기업이 떠날 수 있다.
새 기업 한 곳을 유치하는 것만큼
이미 온 기업이 성장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프터케어’가 투자정책이다
기업의 애로를 듣는다.
인력문제를 해결한다.
규제와 행정절차를 돕는다.
지역기업과 연결한다.
새로운 투자계획을 지원한다.
기업유치정책은 유치 이전보다 유치 이후가 더 길다.
외부자본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대기업 투자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관광사업자.
개인투자자.
에너지사업자.
창업자.
이주창업.
민간펀드.
다양하다.
지역에 필요한 자본의 종류도 산업과 목적에 따라 다르다.
사람도 하나의 외부자본이다
사업가가 들어온다.
전문가가 들어온다.
청년이 들어온다.
기술자가 들어온다.
그 사람이 가진 경험과 네트워크도 자본이다.
지역이 유치해야 할 것은 돈만이 아니라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좋은 창업자 한 명이 대형시설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지역 특성을 이해한다.
작은 사업을 시작한다.
고객을 만든다.
지역주민을 고용한다.
다른 업체와 협업한다.
십 년 동안 성장한다.
작은 지역에서는 이런 한 사람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지역의 투자는 금액보다 사람의 질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외부창업자를 지역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
처음에는 외지인이다.
화천에서 창업한다.
집을 구한다.
직원을 뽑는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지역업체와 거래한다.
시간이 흐른다.
그 기업은 더 이상 단순한 외부기업이라 보기 어렵다.
지역성은 출생지가 아니라 관계가 쌓이며 만들어질 수도 있다.
외부자본과 지역자본의 공동투자도 생각할 수 있다
큰 자본은 외부에서 들어온다.
지역기업이 지분이나 사업에 참여한다.
주민이 일부 참여할 수도 있다.
공공은 기반을 만든다.
투자를 ‘외부냐 내부냐’의 이분법으로 볼 필요가 없다.
다양한 결합이 가능하다.
주민참여형 에너지사업이 주는 시사점
대규모 에너지시설은 지역의 자연과 공간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지역주민이 단순한 주변인이 아니라 수익의 일부와 연결되는 구조를 고민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제도는 사업별로 다르지만 원리는 중요하다.
지역의 자원을 사용해 만든 가치라면
지역과 가치의 일부를 공유하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고 주민참여가 모든 사업의 정답은 아니다
사업위험이 크다.
수익성이 불확실하다.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정보와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주민참여는 명분이 아니라 경제적 구조가 건전해야 한다.
공공은 위험을 정확히 나눠야 한다
민간기업이 사업한다.
수익이 나면 기업이 가져간다.
손실이 나면 공공이 보전한다.
이런 구조는 위험하다.
투자정책에서는 이익의 배분만큼
위험의 배분도 중요하다.
민간이 져야 할 위험은 민간이 져야 한다
시장위험.
운영위험.
경영위험.
공공이 모두 대신 질 수 없다.
공공은 필요한 기반시설과 제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성 자체를 영구적으로 보장해서는 안 된다.
공공지원이 시장검증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검증 후 투자’가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있다.
처음부터 큰 시설을 짓는다.
위험하다.
작게 시험한다.
고객반응을 본다.
개선한다.
시장성이 확인된다.
투자를 늘린다.
아이디어 → 작은 실험 → 고객반응 → 개선 → 투자 → 확장.
이것이 더 안전한 성장방식이다.
공공투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새 관광사업.
새 상권사업.
새 체험사업.
처음부터 대규모로 할 필요는 없다.
팝업.
임시운영.
시범코스.
소규모 프로그램.
계절시험.
작게 실패하면 학습이 되고
크게 실패하면 부채가 될 수 있다.
외부자본은 시장검증을 요구한다
민간자본은 수익 가능성을 본다.
때로는 이것이 지역사업의 현실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공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업과 소비자가 돈을 내는 사업은 다를 수 있다.
시장에 필요한가를 묻는 것은 지역경제에 필요한 훈련이다.
그러나 민간이 투자하지 않는다고 가치 없는 사업은 아니다
공원.
복지.
교육.
환경보전.
공공교통.
시장수익이 낮아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업이 있다.
경제적 가치와 공공적 가치는 같지 않다.
따라서 공공사업과 민간사업의 판단기준은 구분해야 한다.
외부자본에 공공재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
정상적인 일이다.
따라서 환경보호.
공정한 접근.
안전.
주민권리.
장기적인 공간계획.
이런 부분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
민간은 시장을 만들고
공공은 시장이 지켜야 할 질서를 만든다.
투자유치에서도 자연자본을 지켜야 한다
대규모 관광개발.
에너지.
산업.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을 심각하게 훼손하면 장기적인 지역자산을 잃을 수도 있다.
투자로 만든 자산보다
투자 때문에 잃는 자산이 더 크지 않은지 봐야 한다.
일자리와 환경을 무조건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좋은 투자설계는
경제성.
고용.
환경.
주민수용성을 함께 본다.
모든 갈등을 없앨 수는 없지만 trade-off를 숨겨서는 안 된다.
지역발전은 무엇을 얻는가와 함께
무엇을 잃는가를 계산하는 일이다.
외부자본이 지역가격을 밀어 올릴 수도 있다
투자가 집중된다.
토지가격이 오른다.
임대료가 오른다.
지역주민이나 작은 사업자가 밀려날 수도 있다.
투자의 성공이 일부 주민에게는 생활비 상승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분배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
‘누가 혜택을 받는가’를 물어야 한다
토지소유자.
사업자.
근로자.
청년.
고령자.
농민.
임차상인.
같은 투자라도 효과가 다르다.
지역 전체의 성장과 주민 모두의 체감은 같은 것이 아니다.
투자정책에도 세 개의 장부가 필요하다
경제.
사회.
환경.
얼마나 투자했는가.
고용과 소득은 얼마나 늘었는가.
주민은 어떻게 느끼는가.
자연과 생활환경은 어떻게 변했는가.
좋은 투자는 세 개의 장부를 동시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협상력이 중요하다
기업이 오겠다고 한다.
지역이 무조건 감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도 자산이 있다.
땅.
자연.
인프라.
노동력.
시장.
행정지원.
브랜드.
투자는 기업이 지역을 선택하는 일이면서
지역도 기업을 선택하는 일이다.
아무 기업이나 좋은 기업은 아니다
환경비용이 크다.
일자리가 적다.
지역연계가 없다.
지원만 요구한다.
장기계획이 없다.
그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투자금액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맞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화천의 자원과 연결되는가.
지역인재와 연결되는가.
기존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가.
외부시장과 연결되는가.
환경적으로 감당 가능한가.
좋은 투자유치는 많은 기업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맞는 기업을 데려오는 것이다.
‘왜 화천이어야 하는가’를 기업에도 물어야 한다
관광객에게 묻던 질문과 같다.
왜 화천에 와야 하는가.
기업에도 적용된다.
왜 화천에서 사업하려 하는가.
전력.
물.
입지.
자연.
인력.
브랜드.
접경성.
비용.
어떤 강점이 있는가.
기업유치도 장소의 경쟁력에서 출발한다.
모든 산업을 유치할 필요는 없다
유행하는 산업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 성공했다.
화천도 한다.
위험할 수 있다.
지역전략은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산과 시장이 만나는 지점을 찾는 일이다.
외부자본은 화천의 부족함을 보완해야 한다
지역에 없는 기술.
부족한 자본.
부족한 시장접근.
전문경영.
유통망.
이런 것을 가져오는 기업이 가치가 크다.
외부자본은 지역기업과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부족한 능력을 채워야 한다.
경쟁이 지역기업을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외부기업이 들어온다.
지역기업이 경쟁해야 한다.
서비스를 개선한다.
품질을 높인다.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경쟁이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지역기업이 준비도 없이 한꺼번에 밀려나지 않도록 전환지원은 필요할 수 있다.
좋은 개방은 보호 없는 방치도 아니고
경쟁 없는 보호도 아니다.
외부기업과 지역기업의 역할을 나눌 수도 있다
외부기업은
대규모 투자.
기술.
유통.
마케팅.
지역기업은
현장서비스.
지역상품.
농업.
운영.
콘텐츠.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질 수 있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은 반드시 경쟁자만은 아니다.
좋은 가치사슬에서는 협력자가 될 수 있다.
지역기업을 하청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단순 납품.
그다음 기술을 배운다.
품질을 높인다.
자체상품을 개발한다.
다른 시장으로 나간다.
좋은 산업정책은 지역기업을 하청기업에서 독립적인 시장기업으로 성장시킨다.
외부투자를 ‘학습의 사다리’로 활용하자
1단계.
외부기업과 거래한다.
2단계.
품질기준을 배운다.
3단계.
자체역량을 만든다.
4단계.
외부시장에 진출한다.
외부자본을 지역기업의 성장사다리로 바꾸는 것.
이것이 가장 깊은 전환 가운데 하나다.
외부자본이 떠나도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
기업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사업을 줄이거나 떠날 수도 있다.
그때 지역에 무엇이 남는가.
사람.
기술.
기업.
인프라.
브랜드.
고객.
좋은 투자정책은 기업이 떠나지 않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떠나더라도 지역이 이전보다 강해지게 하는 정책이다.
이것이 ‘지역가치 전환’이다
외부의 돈이 들어온다.
그대로 빠져나가게 둘 것인가.
아니면
고용으로.
기술로.
지역기업으로.
세수로.
인프라로.
브랜드로.
사람의 능력으로 바꿀 것인가.
외부자본 → 지역고용 → 지역조달 → 기술·인재 → 기업성장 → 지역자산.
이 흐름을 이 책에서는 지역가치 전환이라고 부를 수 있다.
‘주민가치 전환율’도 정책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역시 공식 경제통계 용어가 아니라 이 책에서 제안하는 정책개념이다.
외부투자로 만들어진 전체 가치 가운데
주민의 소득,
고용,
지역기업 매출,
공공수입,
자산,
삶의 질로 실제 연결된 정도를 살펴보자는 뜻이다.
주민가치 전환율 ≈
외부투자가 주민의 소득·기회·자산으로 전환된 정도
정밀한 하나의 숫자로 만들기보다는 여러 지표를 묶어 보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좋은 투자유치 성과표는 달라야 한다
투자금액.
기업 수.
고용계획.
여기에 더하자.
실제 고용.
지역주민 고용.
평균임금.
지역조달액.
지역기업 거래 수.
교육인원.
재투자액.
지역세수.
환경영향.
기업 생존기간.
투자유치의 성과를 ‘왔다’에서 ‘남겼다’로 바꾸자.
지원협약에도 장기성과를 넣을 수 있다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역고용 노력.
지역기업 협력.
인력교육.
환경관리.
지역사회 협력 등
다양한 요소를 투자협력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다.
지역은 지원만 하는 주체가 아니라
지역가치를 협상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다만 과도한 조건은 투자를 막을 수 있다
조건이 지나치게 많다.
기업의 사업성이 떨어진다.
다른 지역으로 간다.
따라서 균형이 필요하다.
좋은 협상은 기업을 붙잡는 것과
지역의 가치를 지키는 것 사이의 균형이다.
기업친화와 주민친화는 반대말이 아니다
행정절차를 빠르게 한다.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한다.
동시에
환경기준을 지킨다.
주민에게 정보를 공개한다.
지역기업과 연결한다.
좋은 기업환경은 특혜가 아니라
예측가능하고 공정한 환경이다.
예측가능성이 투자자산이다
규칙이 자주 바뀐다.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말이 달라진다.
사업자는 불안하다.
정책의 일관성과 행정의 신뢰도 투자환경의 중요한 자산이다.
제44장에서 다룰 제도적 자본과 연결된다.
인허가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확성이다
무조건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은 행정은 아니다.
환경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필요한 절차가 무엇인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기업은 느린 행정보다 예측할 수 없는 행정을 더 어려워할 수 있다.
한 번의 투자보다 투자생태계를 만들자
기업 하나가 들어왔다.
끝이 아니다.
다른 기업이 관심을 가진다.
지역기업이 성장한다.
인재가 모인다.
새로운 창업이 나온다.
좋은 투자유치는 다음 투자를 스스로 부르는 환경을 만든다.
성공한 기업이 가장 좋은 투자유치 홍보다
지역에서 사업한 기업이 말한다.
“행정이 믿을 만하다.”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기업하기 좋다.”
“지역과 협력이 된다.”
이 말은 어떤 광고보다 강할 수 있다.
기업의 좋은 경험도 지역브랜드다.
결국 투자도 관계경제다
기업은 돈만 들고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온다.
가족이 온다.
거래처가 생긴다.
기술자가 드나든다.
새로운 네트워크가 생긴다.
투자 한 건은 지역에 새로운 관계망 하나를 심는 일이다.
제43장의 결론
외부자본의 크기보다 지역에 남긴 깊이를 보자
작은 지역은 외부자본이 필요하다.
닫힌 경제로는 성장하기 어렵다.
기업도 들어와야 한다.
기술도 들어와야 한다.
사람도 들어와야 한다.
자본도 들어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 기업이 주민을 고용했는가.
지역기업과 거래했는가.
기술을 남겼는가.
인재를 키웠는가.
다시 투자했는가.
새로운 기업이 성장했는가.
자연을 지켰는가.
지역과 신뢰를 쌓았는가.
외부자본의 진짜 크기는
투자액이 아니라 지역에 남긴 가치로 측정해야 한다.
500억원이 들어왔어도
지역에 거의 남지 않을 수 있다.
50억원이 들어왔어도
좋은 기업과 기술,
고용과 고객,
새로운 산업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화천이 추구해야 할 것은 단순한 투자유치가 아니다.
투자유치 → 지역가치 전환.
기업을 데려온다.
지역사람과 연결한다.
지역기업과 연결한다.
지역의 시장과 연결한다.
기술을 남긴다.
기업을 키운다.
그 기업이 다시 외부시장에서 돈을 벌어온다.
이 구조가 만들어질 때 외부자본은 화천의 자본이 된다.
밖의 돈이 들어와
화천의 능력이 되는 경제.
그것이 열린 지역경제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외부자본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무조건 환영할 이유도 없다.
좋은 투자인가.
지역과 맞는가.
무엇을 남기는가.
무엇을 잃게 하는가.
장기적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이 질문을 해야 한다.
기업이 화천에 무엇을 투자하는가만 묻지 말고
화천의 미래에 무엇을 남기는가를 묻자.
그리고 여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만나게 된다.
돈만 있다고 지역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돈과 같은 기업을 가지고도 어떤 지역은 더 잘 성장하고 어떤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가.
사람의 능력.
서로에 대한 신뢰.
협력하는 네트워크.
정책을 끝까지 실행하는 제도.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서 차이가 생긴다.
지역의 가장 중요한 자본 가운데 일부는
통장에도 토지대장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돈과 시설을 넘어선 자본을 살펴본다.
제44장 사람·신뢰·제도도 자본이다
지역경제를 말할 때 사람들은 먼저 돈을 떠올린다.
예산.
투자.
매출.
시설.
기업.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자산만이 아니다.
같은 돈을 가지고도 더 잘하는 지역이 있다.
같은 시설을 가지고도 더 많은 가치를 만드는 지역이 있다.
같은 관광자원을 가지고도 더 좋은 경험을 만드는 지역이 있다.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사람의 능력.
서로에 대한 신뢰.
협력하는 문화.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
행정의 실행력.
지역의 가장 중요한 자본 가운데 일부는
통장에도 토지대장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능력은 생산자본이다
한 사람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한 사람이 고객을 잘 응대한다.
한 사람이 농산물을 더 높은 가치의 상품으로 만든다.
한 사람이 좋은 관광콘텐츠를 기획한다.
한 사람이 데이터를 읽는다.
한 사람이 새로운 기업을 만든다.
이것은 개인의 능력이면서 지역의 생산능력이다.
사람이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은
지역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본이다.
이를 인적자본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한 사람의 영향이 더 크다
대도시에서는 한 사람이 떠나도 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작은 지역은 다르다.
좋은 의사 한 명.
좋은 요리사 한 명.
좋은 교사 한 명.
좋은 사업가 한 명.
좋은 기술자 한 명.
좋은 관광기획자 한 명.
그 한 사람이 지역 서비스의 수준을 바꿀 수도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사람 한 명이 하나의 산업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인재를 키우고 지키는 정책은 매우 중요한 경제정책이다.
시설보다 운영할 사람이 먼저일 수 있다
센터를 만든다.
체험장을 만든다.
관광시설을 만든다.
좋다.
그런데 누가 운영할 것인가.
누가 고객을 만들 것인가.
누가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인가.
누가 적자를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할 것인가.
시설을 짓는 것보다
그 시설에서 가치를 만들 사람을 준비하는 것이 먼저일 때가 많다.
사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건물은 예산이 있으면 몇 년 안에 지을 수 있다.
사람의 능력은 다르다.
배우고.
실패하고.
경험하고.
고객을 만나고.
다시 배워야 한다.
시설은 공사기간으로 만들지만
사람은 시간과 경험으로 만든다.
그래서 인적자본 정책은 장기적이어야 한다.
교육은 복지가면서 경제정책이다
아이를 잘 교육한다.
청년이 좋은 기술을 배운다.
주민이 디지털 능력을 익힌다.
사업자가 마케팅을 배운다.
농업인이 가공기술을 익힌다.
공무원이 데이터와 기획능력을 갖는다.
이 모든 것이 생산성을 높인다.
교육에 쓰는 돈은 소비가 아니라
미래의 생산능력을 만드는 투자이기도 하다.
인재를 키우는 것과 붙잡는 것은 다르다
좋은 교육을 받았다.
능력이 생겼다.
그런데 지역을 떠난다.
지역에 그 능력을 쓸 일자리가 없다.
기업이 없다.
생활환경이 부족하다.
그러면 인재정책은 완성되지 않는다.
인재를 키우는 정책과
인재가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은 함께 가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인재를 붙잡을 필요는 없다
청년이 서울로 간다.
대학을 간다.
외부기업에서 일한다.
경험을 쌓는다.
나쁜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가 끊기는가이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
사업을 할 수 있는가.
지역과 거래할 수 있는가.
투자할 수 있는가.
떠나는 사람을 막는 것보다
떠나도 다시 연결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외부인재도 지역의 자본이 될 수 있다
화천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된다.
좋은 사업가가 들어온다.
전문가가 들어온다.
교사가 들어온다.
기술자가 들어온다.
지역에 머물고 관계를 만든다.
지역인재는 출생지가 아니라
지역과 가치를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사람 다음에는 ‘신뢰’가 있다
좋은 사업을 하려면 함께 일해야 한다.
농가와 식당이 거래한다.
숙박업체와 관광업체가 협력한다.
행정과 주민이 사업을 논의한다.
지역기업끼리 공동상품을 만든다.
이 모든 관계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없는 지역에서는 작은 일에도 큰 비용이 든다.
신뢰는 거래비용을 낮춘다
거래할 때마다 상대를 의심한다.
계약을 복잡하게 만든다.
확인을 반복한다.
갈등이 생긴다.
사업이 늦어진다.
비용이 늘어난다.
반대로 신뢰가 있다.
약속을 지킨다.
정보를 공유한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한다.
신뢰는 거래를 빠르고 싸게 만드는 경제적 자산이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사람 사이의 신뢰.
네트워크.
협력규범.
공동체 관계.
이런 것을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경제활동에 영향을 준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자본이다.
지역사회에서 신뢰는 특히 중요하다
작은 지역에서는 서로 자주 만난다.
학교에서 만난다.
시장에서도 만난다.
단체에서도 만난다.
행정에서도 만난다.
한 번의 갈등이 다른 관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좋은 협력도 빠르게 퍼질 수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신뢰도 손실도 확대되고
신뢰의 이익도 확대될 수 있다.
신뢰는 선언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서로 믿자.”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약속을 지킨다.
정보를 공개한다.
절차가 공정하다.
실수를 인정한다.
성과를 나눈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반복된 행동의 결과다.
행정의 신뢰도 경제자산이다
사업자가 행정을 믿는다.
정책이 갑자기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규칙이 누구에게나 같다고 믿는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정책이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러면 투자하기 쉬워진다.
예측가능한 행정은 기업과 주민의 투자위험을 줄여준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비용이 커진다
올해는 지원한다.
내년에는 없어진다.
담당자가 바뀐다.
기준도 바뀐다.
사업자는 장기투자를 망설인다.
정책의 일관성은 보조금만큼 중요한 경제적 조건일 수 있다.
그러나 일관성은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정책이 효과가 없다.
환경이 바뀌었다.
고객이 달라졌다.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왜 바꾸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좋은 제도는 변하지 않는 제도가 아니라
예측가능하게 학습하고 개선되는 제도다.
제도도 자본이다
좋은 규칙.
좋은 조직.
좋은 절차.
좋은 데이터.
좋은 의사결정체계.
이런 것이 쌓이면 지역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다.
이를 제도적 자본이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제도적 자본은
지역이 좋은 결정을 반복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다.
좋은 사람 한 명만 믿는 조직은 약하다
탁월한 공무원이 있다.
사업을 잘한다.
퇴직한다.
사업이 흔들린다.
좋은 민간리더가 있다.
그 사람이 빠진다.
협력이 끝난다.
이 구조는 취약하다.
사람의 능력을 제도로 남겨야 한다.
경험을 기록해야 한다
무엇을 했는가.
무엇이 잘됐는가.
무엇이 실패했는가.
왜 그런가.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조직의 기억이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으면
사람이 떠날 때 경험도 함께 떠난다.
사업이 끝날 때 ‘학습보고서’를 남길 수 있다
일반적인 성과보고서는
예산을 얼마나 썼는가.
몇 명이 참여했는가.
행사를 몇 번 했는가.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여기에 다른 질문을 넣자.
무엇을 배웠는가.
다시 한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고객은 무엇을 싫어했는가.
어떤 병목이 있었는가.
성과보고에서 학습보고로 한 걸음 더 가자.
실패를 공개할 수 있는 조직이 강하다
실패를 숨긴다.
책임을 피한다.
다음에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
반대로
잘못을 기록한다.
원인을 분석한다.
개선한다.
실패를 인정할 수 있는 조직은
실패를 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 조직이다.
협업능력도 제도적 자본이다
관광부서가 관광만 본다.
농업부서가 농업만 본다.
경제부서가 상권만 본다.
체육부서가 스포츠만 본다.
관광객의 하루는 그렇게 나뉘지 않는다.
부서 간 협업능력은 지역경제의 생산성이다.
‘회의를 많이 하는 것’과 협업은 다르다
회의가 많다.
자료를 만든다.
보고한다.
그렇다고 협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목표가 있어야 한다.
공동지표가 있어야 한다.
역할이 나뉘어야 한다.
협업은 함께 앉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것이다.
공동지표가 협업을 만든다
예를 들어 관광객의 숙박률을 높이자는 공동목표가 있다.
관광부서만의 일이 아니다.
숙박업.
교통.
음식.
야간콘텐츠.
체육.
시장.
여러 기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같은 숫자를 함께 책임질 때 부서의 경계가 조금씩 낮아질 수 있다.
행정은 시설보다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시설은 건설하면 보인다.
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행정은 시설에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농가와 식당.
기업과 학교.
관광지와 시장.
숙박과 스포츠.
주민과 행정의 관계에서 움직인다.
좋은 지역경제는 시설을 관리하는 행정에서
관계를 관리하는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관계를 관리한다는 것은 통제한다는 뜻이 아니다
행정이 민간관계를 지휘할 수는 없다.
대신 만날 수 있게 한다.
정보를 제공한다.
공동문제를 찾는다.
규칙을 만든다.
갈등을 조정한다.
공공의 역할은 관계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가 만들어질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네트워크도 자본이다
농민이 좋은 식당을 안다.
식당이 숙박업체를 안다.
숙박업체가 관광사업자를 안다.
관광사업자가 지역상품 생산자를 안다.
필요할 때 서로 연결한다.
누구를 알고 누구와 협력할 수 있는가도 경제적 능력이다.
강한 네트워크는 외부시장과도 연결된다
지역 안의 관계만 강해서는 부족하다.
서울의 시장.
춘천의 기업.
대학.
연구기관.
유통회사.
관광업계.
투자자.
좋은 지역은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는다.
닫힌 공동체는 사회적 자본이 아닐 수 있다
우리끼리만 거래한다.
외부인을 배척한다.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결속은 단기적으로 편할 수 있다.
하지만 혁신과 시장확장을 막을 수 있다.
좋은 사회적 자본은 안에서는 신뢰하고
밖으로는 연결되는 자본이다.
‘결속’과 ‘연결’을 함께 가져야 한다
지역 안의 강한 관계를 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사람과 기관으로 뻗는 관계는 연결이다.
둘 다 필요하다.
결속만 강하면 닫힐 수 있고
연결만 강하면 지역 안에 뿌리가 약할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지역역량이다
외부창업자가 온다.
이주민이 온다.
전문가가 온다.
청년이 온다.
지역사회에 들어갈 통로가 없다.
관계가 어렵다.
떠날 수 있다.
사람을 유치하는 것보다
사람을 지역관계 안에 연결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환대는 관광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게도 필요하다.
청년에게도 필요하다.
이주민에게도 필요하다.
새로운 공무원에게도 필요하다.
교사에게도 필요하다.
지역의 환대능력은 사람을 머물게 하는 사회적 인프라다.
주민단체도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다
체육회.
협회.
마을조직.
자원봉사단체.
상인회.
농업조직.
이들은 행정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정보를 전달한다.
사람을 모은다.
문제를 발견한다.
협력을 만든다.
지역의 조직은 보이지 않는 경제인프라다.
하지만 조직의 숫자보다 기능이 중요하다
단체가 많다.
회의도 많다.
하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갈등만 생긴다.
그렇다면 사회적 자본이 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조직의 수보다 문제를 함께 해결한 경험이 중요하다.
공동의 작은 성공이 신뢰를 만든다
처음부터 큰 사업을 함께하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작은 프로젝트부터 한다.
공동상품 하나.
작은 행사 하나.
공동홍보 하나.
성과가 난다.
작은 성공은 다음 협력의 담보가 된다.
‘검증 후 투자’는 신뢰에도 적용된다
처음부터 큰 협동사업을 만든다.
위험하다.
작게 같이 일해본다.
약속을 지키는지 본다.
성과를 확인한다.
조금 더 큰 일을 한다.
신뢰도 한 번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거래와 협력을 통해 축적한다.
갈등관리능력도 자본이다
지역개발에는 갈등이 생긴다.
관광객과 주민.
개발과 환경.
상인과 행정.
마을과 마을.
세대와 세대.
갈등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좋은 지역은 갈등이 없는 지역이 아니라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 지역이다.
갈등을 숨기면 비용이 커진다
초기에 작은 문제였다.
논의하지 않는다.
쌓인다.
사업이 중단된다.
소송이 생긴다.
관계가 깨진다.
갈등관리도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제도다.
주민참여는 신뢰와 제도의 접점이다
주민의견을 듣는다.
중요하다.
하지만 형식적인 설명회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보를 먼저 제공한다.
선택지를 설명한다.
반대의견도 기록한다.
결정 이후 이유를 알린다.
좋은 주민참여는 모두가 찬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정과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모든 정책을 주민투표로 정할 수는 없다
전문성이 필요한 정책도 있다.
법과 예산의 제약도 있다.
행정은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참여와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주민참여는 행정의 책임을 없애는 제도가 아니다.
좋은 제도는 책임의 위치가 명확하다
누가 결정했는가.
누가 실행하는가.
누가 평가하는가.
잘못됐을 때 누가 고치는가.
책임이 불분명한 조직에서는 문제도 오래 남는다.
성과를 측정하는 능력도 제도자본이다
사업을 했다.
성공했는가.
잘 모르겠다.
참가자는 많았다.
하지만 주민소득은 늘었는가.
체류시간은 늘었는가.
기업이 성장했는가.
측정하지 못하면 학습하기 어렵다.
측정의 목적은 평가보다 개선이다
성과지표가 인사평가만을 위한 숫자가 되면 왜곡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목적은
무엇이 작동했는가.
어디가 막혔는가.
다음에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찾는 것이다.
좋은 지표는 사람을 벌주기보다
정책을 더 똑똑하게 만든다.
데이터와 현장경험을 함께 봐야 한다
통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통계만 보면 놓치는 것도 있다.
주민의 불편.
관광객의 작은 불만.
상인의 변화.
현장에서만 보이는 문제.
숫자와 현장을 함께 보는 능력도 행정의 자산이다.
군정의 지식이 개인에게 머물지 않게 해야 한다
좋은 사업을 해본 공무원이 있다.
퇴직한다.
인사이동한다.
노하우가 사라진다.
이를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매뉴얼.
데이터.
사업기록.
사례공유.
인수인계.
조직이 배운 것을 조직에 남기는 것이 제도적 축적이다.
정치적 주기가 경제의 시간보다 짧을 수 있다
정책의 효과는 10년 뒤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는 더 짧은 주기로 돌아온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단기성과에 끌릴 수 있다.
제도적 자본이 강한 지역은 정권이나 리더가 바뀌어도
필요한 장기정책을 일정부분 이어갈 수 있다.
장기비전은 문서보다 합의가 중요하다
비전계획서를 만든다.
책장에 꽂힌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민과 기업, 행정이 큰 방향을 공유해야 한다.
장기비전은 종이에 적힌 문장이 아니라
지역이 반복해서 선택하는 방향이다.
리더십도 자본이다
좋은 리더는
방향을 제시한다.
갈등을 조정한다.
사람을 연결한다.
책임을 진다.
하지만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좋은 리더십은 자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리더십이다.
리더 개인보다 리더십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탁월한 리더 한 명이 많은 일을 한다.
그 사람이 떠난다.
다시 원점이다.
약한 구조다.
좋은 지역은 좋은 리더를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좋은 리더가 나올 수 있는 제도를 가진 곳이다.
민간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지역경제는 군청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상인.
농민.
기업인.
문화인.
체육인.
청년.
마을리더.
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지역의 리더십은 한 사람의 직책이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된 실행능력이다.
사람·신뢰·제도는 서로 연결돼 있다
좋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제도가 나쁘다.
능력을 쓰기 어렵다.
좋은 제도가 있다.
하지만 신뢰가 없다.
협력이 안 된다.
신뢰는 있다.
하지만 능력이 부족하다.
시장기회를 놓친다.
사람 × 신뢰 × 제도.
세 가지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하나라도 매우 약하면 전체가 막힐 수 있다
좋은 관광사업 아이디어가 있다.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인허가가 불투명하다.
막힌다.
좋은 제도가 있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서로 불신한다.
공동상품을 만들지 못한다.
또 막힌다.
지역경제에도 보이지 않는 병목이 있다.
돈이 아니라 관계와 제도에서 생기는 병목이다.
화천형 ‘보이지 않는 자본’의 개념모형
정책적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실행력 ≈
사람의 역량 × 신뢰 × 네트워크 × 제도적 능력 × 학습능력
이것은 계량경제학적 공식이 아니라 정책의 핵심요소를 보여주는 개념모형이다.
곱셈처럼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한 요소가 지나치게 약하면 전체 실행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보이지 않는 자본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예산이 많지 않다.
그렇다면 같은 돈으로 더 잘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연결한다.
중복을 줄인다.
협력한다.
실패에서 배운다.
신뢰와 제도는 돈이 부족할 때 더욱 가치가 커지는 자본이다.
반대로 돈이 많아도 제도가 약하면 낭비할 수 있다
예산이 많다.
사업도 많다.
시설을 계속 만든다.
하지만 평가가 없다.
협력이 없다.
학습이 없다.
돈의 규모가 지역의 능력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지역발전은 결국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돈이 있다.
자연이 있다.
시설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연결하지 못한다.
가치가 작다.
반대로 자원은 크지 않아도
사람들이 잘 연결한다.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
외부시장을 찾는다.
지역의 진짜 경쟁력은 가진 것의 목록보다
가진 것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그래서 인적자본 정책은 산업정책과 떨어질 수 없다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가.
그 일을 할 사람이 있는가.
없다면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
산업전략에는 언제나 사람전략이 붙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자본 정책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사업에서 협력한다.
농업에서 공동출하한다.
기업끼리 거래한다.
주민이 공동문제를 해결한다.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
사회적 자본은 별도의 시설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을 하면서 만들어진다.
제도적 자본도 사업의 부산물로 만들 수 있다
사업을 한다.
데이터를 모은다.
운영매뉴얼을 만든다.
민관협력 방식을 정착시킨다.
성과평가 기준을 만든다.
다음 사업에서 활용한다.
좋은 사업은 결과물뿐 아니라 더 좋은 일하는 방식을 남긴다.
한 사업에서 세 가지 자본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이 해설능력을 배운다.
인적자본이 생긴다.
숙박업체와 식당이 협력한다.
사회적 자본이 쌓인다.
예약·운영체계와 데이터가 남는다.
제도적 자본이 생긴다.
좋은 사업은 매출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자산을 동시에 남긴다.
예산 평가도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기업 간 협력이 생겼는가.
행정의 운영능력이 높아졌는가.
새로운 데이터가 남았는가.
예산이 무엇을 만들었는가뿐 아니라
지역이 무엇을 배웠는가를 보자.
가장 좋은 보조금은 필요 없어지는 보조금일 수 있다
처음에는 지원이 필요하다.
교육한다.
시장에 들어간다.
고객을 만든다.
기업이 스스로 선다.
지원이 줄어도 살아남는다.
지원의 성공은 지원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지원 없이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데 있다.
사람을 ‘수혜자’로만 보면 능력이 쌓이지 않는다
주민에게 무엇을 해준다.
중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에서는 다른 관점도 필요하다.
주민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복지는 필요한 것을 보장하고
발전정책은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두 역할은 구분하면서 연결해야 한다.
지역의 자존감도 경제적 힘과 연결될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안 돼.”
“사람이 없어서 못 해.”
“도시처럼 할 수 없어.”
이런 인식이 반복되면 시도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작은 성공이 쌓인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이 나온다.
지역의 자신감은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행동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근거 없는 낙관은 위험하다
자신감과 과장은 다르다.
객관적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
실패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
좋은 자신감은 현실을 외면하는 낙관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보고도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제44장의 결론
지역의 힘은 건물 밖에도 있다
지역의 자산목록을 만든다.
토지가 있다.
건물이 있다.
도로가 있다.
관광시설이 있다.
기업이 있다.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더 적어야 할 것들이 있다.
사람의 능력.
서로에 대한 신뢰.
협력하는 네트워크.
행정의 실행능력.
실패에서 배우는 능력.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
외부사람을 받아들이는 능력.
보이지 않는 자본이
보이는 자산의 가치를 결정한다.
좋은 시설이 있다.
사람의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좋은 기업이 있다.
지역사회와 신뢰가 없으면 오래가기 어렵다.
좋은 정책이 있다.
실행할 제도가 없으면 문서로 끝난다.
그래서 지역발전에는 세 가지 자본이 함께 필요하다.
사람의 자본.
신뢰의 자본.
제도의 자본.
사람은 가치를 만든다.
신뢰는 사람을 연결한다.
제도는 좋은 일을 반복하게 한다.
이 세 가지가 쌓이면 지역은 점점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지역발전의 가장 깊은 형태는
지역이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의 축적이다.
외부에서 돈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협력하게 하는 것은 신뢰다.
그 협력을 반복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제도다.
돈은 사업을 시작하게 할 수 있지만
사람·신뢰·제도는 지역을 계속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자본은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자산과 연결된다.
지역의 이름.
평판.
고객과의 관계.
축적된 데이터.
한 번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의 기억.
이것들도 다음 소득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장가치가 매우 큰 자산을 살펴본다.
제45장 브랜드·데이터·고객관계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지역에는 눈에 보이는 자산이 있다.
산.
강.
호수.
도로.
건물.
관광시설.
시장.
기업.
하지만 경제적 가치는 눈에 보이는 것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
지역에 대한 이미지.
좋았던 경험.
다시 찾고 싶은 마음.
축적된 고객정보.
반복구매 관계.
이것들도 모두 미래의 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자산이
보이는 자산의 가치를 키운다.
이 장에서는 그 가운데 세 가지를 본다.
브랜드.
데이터.
고객관계다.
브랜드는 지역에 대한 ‘기억의 자산’이다
사람이 화천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무엇이 떠오르는가.
산천어축제.
겨울.
청정자연.
북한강.
파로호.
평화.
접경.
파크골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런 이미지의 총합이 지역브랜드를 만든다.
브랜드는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기억과 기대다.
이름을 많이 알린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광고를 많이 한다.
홍보물을 많이 만든다.
SNS에 많이 노출한다.
인지도는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경험이 나쁘다면 브랜드는 강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 기억이 쌓일 수 있다.
브랜드는 홍보로 시작할 수 있지만
경험으로 완성된다.
좋은 경험이 반복돼야 브랜드가 된다
한 번 좋았다.
다음에도 좋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다시 간다.
지역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브랜드는 반복된 좋은 경험의 축적이다.
그래서 관광브랜드와 서비스품질은 따로 갈 수 없다.
지역브랜드는 여러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관광지 이미지가 좋다.
그 지역 농산물에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지역상품에도 영향을 준다.
기업의 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이라는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지역브랜드는 관광산업만의 자산이 아니다.
농업.
기업.
교육.
투자.
정주.
여러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강한 브랜드는 가격경쟁을 줄여줄 수 있다
상품이 비슷하다.
그런데 한 지역의 이름을 믿는다.
조금 더 비싸도 선택할 수 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잘 알려져 있고 기대가 분명하면 방문결정이 쉬워진다.
브랜드는 가격이 아니라 의미로 선택받게 만드는 힘이다.
그러나 브랜드는 실제 가치보다 앞서갈 수 없다
홍보는 훌륭하다.
현장 경험은 실망스럽다.
그러면 격차가 생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질 수 있다.
브랜드의 약속은 현장에서 지켜져야 한다.
화천의 브랜드도 하나의 이미지에 가둘 필요는 없다
산천어축제가 강하다.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화천 전체가 겨울축제 하나로만 기억될 필요는 없다.
파로호.
평화의댐.
백암산.
파크골프.
수변.
농촌.
숲.
밤하늘.
접경의 역사.
여러 층의 화천이 있다.
강한 대표브랜드와 다양한 하위경험은 함께 존재할 수 있다.
대표브랜드는 입구이고 지역 전체는 더 깊어야 한다
산천어축제를 보고 화천을 처음 알았다.
그다음 여름에 다시 온다.
파로호를 본다.
파크골프를 한다.
지역상품을 산다.
이렇게 관계가 깊어질 수 있다.
대표브랜드의 역할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첫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지역브랜드에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홍보문구는 자연친화적이다.
그런데 현장은 과도하게 개발돼 있다.
청정이미지를 말한다.
하지만 쓰레기가 많다.
평화를 말한다.
설명은 자극적이다.
이런 불일치는 브랜드를 약하게 만든다.
좋은 브랜드는 말과 공간과 서비스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브랜드는 주민의 삶과도 맞아야 한다
관광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주민이 지나치게 불편해진다.
교통.
소음.
쓰레기.
생활비.
그러면 브랜드는 오래가기 어렵다.
관광객에게 좋은 지역이면서
주민에게도 좋은 지역이어야 브랜드가 지속된다.
주민이 믿지 않는 브랜드는 오래가기 어렵다
외부에는 “최고의 관광도시”라고 홍보한다.
주민은 공감하지 않는다.
그러면 지역브랜드는 표면적일 수 있다.
강한 지역브랜드는 주민의 자부심과 외부인의 평가가 어느 정도 만날 때 만들어진다.
브랜드는 축적하는 데 오래 걸리고 잃는 데는 짧을 수 있다
몇 년 동안 좋은 이미지를 만든다.
한 번의 큰 사고.
심각한 바가지요금.
불친절.
환경훼손.
브랜드가 흔들릴 수 있다.
브랜드는 쌓는 데 오래 걸리고
무너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브랜드 관리에는 위기관리도 포함된다.
지역의 약속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화천에 왜 와야 하는가.
화천은 어떤 시간을 주는가.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다른가.
이 질문에 너무 많은 답을 넣으면 브랜드가 흐려질 수 있다.
브랜드는 모든 장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약속을 기억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슬로건과 브랜드는 다르다
좋은 문구를 만들었다.
끝이 아니다.
슬로건은 말을 만든다.
브랜드는 경험이 만든다.
슬로건은 브랜드의 문장이고
경험은 브랜드의 증거다.
이제 데이터로 넘어가자
브랜드가 사람의 기억에 쌓이는 자산이라면
데이터는 지역의 판단에 쌓이는 자산이다.
누가 왔는가.
어디에서 왔는가.
얼마나 머물렀는가.
무엇을 샀는가.
다시 왔는가.
이 정보가 쌓이면 지역은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는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택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자산이다.
방문객 수 하나만으로는 고객을 이해하기 어렵다
관광객 100만 명.
큰 숫자다.
그런데
누가 왔는가.
몇 살인가.
가족인가.
혼자인가.
스포츠 방문인가.
축제 방문인가.
몇 시간 있었는가.
숙박했는가.
무엇을 샀는가.
이것을 모르면 100만 명은 매우 거친 숫자다.
사람 수를 아는 것과 고객을 아는 것은 다르다.
평균은 많은 것을 숨긴다
평균 체류시간 5시간.
하지만
어떤 사람은 1시간 있다.
어떤 사람은 이틀 있다.
평균객단가 5만원.
누군가는 1만원.
누군가는 30만원.
좋은 데이터는 평균 뒤의 차이를 보여준다.
고객을 나눠봐야 한다
파크골프 방문객.
가족관광객.
DMZ관광객.
축제방문객.
캠핑객.
군인가족.
단체관광.
각 고객은 행동이 다르다.
모든 관광객을 하나의 ‘관광객’으로 묶으면
정책도 흐려진다.
데이터의 목적은 사람을 분류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고객이 더 오래 머무는가.
어떤 고객이 다시 오는가.
어떤 고객이 지역상품을 사는가.
어떤 고객이 숙박하는가.
이를 알면 더 적절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좋은 데이터는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맞는 경험을 만드는 데 쓰여야 한다.
지역경제 데이터도 연결해서 봐야 한다
관광데이터 따로.
시장매출 따로.
숙박 따로.
체육시설 따로.
농산물 판매 따로.
이렇게 분리돼 있으면 전체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관광객은 부서를 나누지 않는다.
데이터도 고객의 하루를 따라 연결할 필요가 있다.
방문 → 이동 → 소비 → 숙박의 흐름을 보고 싶다
어디서 들어왔다.
어디로 이동했다.
어디서 먹었다.
무엇을 샀다.
어디에서 잤다.
다음 날 어디로 갔다.
이 흐름을 보면 지역경제의 병목을 찾을 수 있다.
데이터는 방문객을 세는 도구에서
흐름을 이해하는 도구로 발전해야 한다.
카드매출만으로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카드데이터는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금거래는 빠질 수 있다.
업종분류도 한계가 있다.
관광객과 주민소비를 완벽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나의 데이터는 현실의 한 면만 보여준다.
이동데이터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 기반 이동통계는 사람의 이동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왜 이동했는지는 직접 말해주지 않는다.
관광인지 업무인지.
만족했는지.
왜 떠났는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데이터는 서로 보완해서 봐야 한다.
그래서 작은 설문이 중요할 수 있다
거창한 조사가 아니어도 된다.
왜 오셨습니까.
몇 시간 머무십니까.
다음 어디로 가십니까.
오늘 무엇을 사셨습니까.
다시 올 생각이 있습니까.
좋은 질문 몇 개가
큰 통계보다 정책에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현장상인의 말도 데이터다
“오후 4시면 손님이 빠집니다.”
“비 오는 날은 시장에 사람이 없습니다.”
“파크골프 손님은 아침 일찍 옵니다.”
이런 현장정보는 중요하다.
다만 개인의 경험을 전체 현실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현장의 감각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데이터의 숫자를 현장에서 해석해야 한다.
데이터를 모으기 전에 질문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궁금한가.
숙박률이 낮은 이유인가.
시장방문이 적은 이유인가.
재방문이 높은 고객은 누구인가.
질문이 없는 데이터는 숫자의 창고가 되기 쉽다.
‘화천경제 대시보드’가 필요한 이유다
많은 숫자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핵심 질문을 정기적으로 보는 것이다.
외부에서 얼마나 들어왔는가.
얼마나 머물렀는가.
얼마나 소비했는가.
얼마나 지역에 남았는가.
기업과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쌓였는가.
대시보드는 숫자를 보여주는 화면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질문을 놓치지 않게 하는 장치다.
제53장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데이터에는 시간축이 필요하다
올해 관광객이 늘었다.
좋다.
작년과 비교한다.
5년 추세는 어떤가.
계절별로는 어떤가.
한 해의 숫자보다 흐름을 봐야 한다.
성공의 원인을 찾으려면 전후를 비교해야 한다
새 정책을 했다.
매출이 늘었다.
그 정책 때문인가.
다른 요인이 있었는가.
날씨가 좋았는가.
큰 행사가 있었는가.
숫자가 움직였다는 사실과
정책이 그 숫자를 움직였다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정책평가에서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데이터는 정책을 겸손하게 만든다
“아마 이럴 것이다.”
“관광객이 좋아할 것이다.”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을 보면 다를 수 있다.
데이터는 정책의 확신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확신을 고치는 역할도 한다.
이제 고객관계로 넘어가자
사람이 한 번 왔다.
좋았다.
돌아갔다.
그 뒤 지역과 아무 관계가 없다.
이것은 일회성 거래다.
다시 온다.
상품을 산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관계가 생긴다.
고객관계는 미래의 방문과 소비 가능성이 축적된 자산이다.
관광객 한 명의 가치는 그날 매출만이 아니다
오늘 5만원을 썼다.
내년에 다시 온다.
또 10만원을 쓴다.
가족을 데려온다.
지역농산물을 주문한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그렇다면 첫날의 5만원이 그 고객의 전체가 아니다.
고객의 가치는 한 번의 영수증보다 길다.
이를 고객생애가치라는 개념과 연결해볼 수 있다.
지역도 ‘평생고객’을 생각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단골고객을 중요하게 본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매년 오는 관광객.
매년 축제에 오는 가족.
계절마다 파크골프를 즐기러 오는 사람.
지역농산물을 반복 구매하는 고객.
지역에도 평생고객이 있을 수 있다.
신규고객만 찾으면 비용이 계속 든다
매년 광고한다.
새로운 사람을 데려온다.
관계가 끝난다.
다음 해 또 처음부터 홍보한다.
반대로 재방문 고객이 있다.
이미 화천을 안다.
설명비용이 적다.
다른 사람을 데려올 수도 있다.
재방문은 관광성과이면서 마케팅자산이다.
재방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왜 다시 오는가.
사람이 좋아서.
스포츠 때문에.
자연 때문에.
음식 때문에.
편해서.
계절마다 달라서.
재방문객은 지역의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고객이기도 하다.
만족도보다 재방문이 더 강한 신호일 때가 있다
설문에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좋다.
하지만 실제로 다시 왔다면 행동으로 선택한 것이다.
의견도 중요하지만 행동은 더 강한 데이터일 수 있다.
추천도 중요하다
가족에게 말한다.
친구를 데려온다.
SNS에 올린다.
좋은 경험이 다른 고객을 데려온다.
만족한 고객은 소비자이면서 지역의 홍보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추천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후기를 써달라고 지나치게 요구한다.
좋은 평가를 유도한다.
신뢰를 해칠 수 있다.
가장 좋은 홍보는 부탁해서 쓰는 칭찬보다
말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경험이다.
관광객에서 구매고객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여행 중 농산물을 샀다.
맛있었다.
집에서도 사고 싶다.
구매방법이 있다.
다시 주문한다.
관광의 끝을 지역상품 고객관계의 시작으로 만들 수 있다.
구매가 쉬워야 관계가 이어진다
제품은 좋다.
전화번호를 모른다.
온라인 판매가 없다.
배송이 어렵다.
그러면 관계가 끊긴다.
좋은 상품만큼 다시 살 수 있는 구조도 중요하다.
지역상품의 포장에는 ‘다음 접점’이 있어야 한다
온라인주소.
QR코드.
생산자 정보.
재구매 안내.
상품 하나가 지역과 고객 사이의 작은 통로가 될 수 있다.
고객관계는 농업에도 중요하다
농산물을 도매시장에 판다.
누가 먹는지 모른다.
반대로 직거래 고객이 있다.
매년 주문한다.
품질의견을 준다.
고객관계가 있는 농업은 가격만으로 경쟁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관광과 농업이 만나는 지점이다
관광객이 화천에서 토마토를 먹는다.
생산자를 안다.
집에서 주문한다.
다음 해 축제에 온다.
관광객이 농업의 고객이 되고
농산물이 다시 화천을 기억하게 한다.
스포츠도 고객관계 산업이 될 수 있다
한 번 파크골프를 했다.
좋았다.
다시 온다.
대회에 참가한다.
동호회 사람을 데려온다.
숙박한다.
스포츠 참가자를 한 번의 이용객이 아니라 반복고객으로 보면 정책이 달라진다.
군 관련 방문도 관계로 볼 수 있다
장병이 근무한다.
가족이 방문한다.
제대한다.
지역을 떠난다.
그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기억이 남으면 다시 방문할 수 있다.
지역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짧은 체류가 긴 관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관계인구’가 여기에서 나온다
정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복해서 온다.
지역상품을 산다.
지역서비스를 이용한다.
지역과 경제적 관계를 유지한다.
이런 사람들을 이 책에서는 정책적 의미에서 경제관계인구라고 부를 수 있다.
공식 통계용어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사는 사람만 지역의 고객은 아니다.
반복해서 관계를 맺는 사람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기반이다.
관계의 깊이는 여러 단계가 있다
처음 방문.
재방문.
단골.
지역상품 반복구매.
장기체류.
두 지역 생활.
투자.
창업.
정착.
모든 사람이 끝까지 갈 필요는 없다.
관계는 한 가지 형태가 아니라 여러 깊이를 가진다.
방문객을 무조건 주민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인구정책은 정주를 중요하게 본다.
하지만 모든 관광객이 화천에 이사 올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이고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가지도 넓어야 한다.
재방문·재구매·재투자·재정착은 같은 뿌리를 가진다
좋은 경험.
신뢰.
관계.
첫 방문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다시 온다.
좋은 상품을 샀다.
다시 산다.
지역기업을 믿는다.
투자한다.
지역생활을 좋아한다.
정착을 생각한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은
모두 ‘다시 선택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래서 지역경제는 ‘첫 선택’보다 ‘두 번째 선택’을 봐야 한다
처음 오는 것은 홍보로 가능할 수 있다.
다시 오는 것은 경험의 결과다.
처음 사는 것은 호기심일 수 있다.
다시 사는 것은 신뢰의 결과다.
두 번째 선택부터 관계경제가 시작된다.
브랜드·데이터·고객관계는 서로 연결된다
좋은 브랜드가 사람을 부른다.
사람이 방문한다.
데이터가 쌓인다.
고객을 이해한다.
더 좋은 경험을 만든다.
고객관계가 깊어진다.
재방문과 추천이 늘어난다.
브랜드가 다시 강해진다.
브랜드 → 방문 → 데이터 → 개선 → 관계 → 재방문 → 더 강한 브랜드.
선순환이다.
반대의 악순환도 있다
광고는 강하다.
경험은 나쁘다.
불만 데이터는 무시한다.
서비스를 고치지 않는다.
재방문이 줄어든다.
나쁜 후기가 늘어난다.
브랜드가 약해진다.
브랜드·데이터·고객관계를 따로 관리하면 안 되는 이유다.
지역에는 ‘고객기억’이 쌓인다
관광객의 머릿속에도 화천이 남는다.
화천에도 고객에 대한 학습이 남아야 한다.
고객은 지역을 기억하고
지역도 고객을 배워야 한다.
이 상호기억이 관계를 깊게 만든다.
개인정보보호는 절대적인 전제다
고객관계가 중요하다고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모아서는 안 된다.
동의.
목적.
보관.
활용.
법적 기준을 지켜야 한다.
좋은 데이터정책은 많이 모으는 정책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신뢰 있게 사용하는 정책이다.
신뢰를 잃으면 데이터도 고객관계도 잃는다
무단 문자.
과도한 광고.
개인정보 유출.
한 번의 문제가 장기적인 불신을 만들 수 있다.
고객데이터의 가장 중요한 기반도 결국 신뢰다.
행정이 모든 고객데이터를 직접 가질 필요도 없다
민간기업마다 고객이 있다.
숙박업체.
식당.
농가.
관광사업자.
공공이 모든 데이터를 모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를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공공통계를 만드는 것이다.
민간은 자기 고객관계를 키워야 한다
식당의 단골.
숙박업의 단골.
농가의 직거래 고객.
파크골프 관광업체의 고객.
이런 관계가 많아질수록 지역경제는 강해진다.
좋은 지역경제는 행정이 고객을 대신 관리하는 경제가 아니라
지역기업이 자기 고객을 가진 경제다.
공공은 공통 플랫폼을 지원할 수 있다
지역정보.
관광안내.
공동브랜드.
교육.
데이터 분석.
연결서비스.
공공은 기업의 고객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고객을 더 잘 만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든다
군의 홍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식당 한 곳의 친절.
숙박업소의 청결.
시장의 가격.
관광시설의 안내.
주민의 환대.
모두 브랜드에 영향을 준다.
지역브랜드는 군청 홍보실의 소유물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공동으로 만드는 평판이다.
그래서 작은 실수가 큰 브랜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관광객에게는 화천의 식당 하나가 ‘화천 전체’일 수 있다.
숙박업소 하나가 화천 전체의 인상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은 행정조직과 업소를 구분해 평가하지 않을 때가 많다.
반대로 작은 친절도 큰 자산이 된다
길을 알려준다.
지역상품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아이에게 따뜻하게 대한다.
브랜드는 거대한 광고보다 작은 경험에서 만들어질 때가 많다.
화천의 고객을 ‘계절별’로 볼 수도 있다
겨울 축제고객.
봄 걷기고객.
여름 수변·계곡고객.
가을 자연고객.
사계절 스포츠고객.
한 고객에게 한 계절만 팔지 말고
다른 계절의 화천을 다시 제안할 수 있다.
이것이 재방문 포트폴리오다
겨울에 처음 왔다.
여름에 다시 온다.
파크골프를 한다.
가을에 가족과 온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방문이유가 생기면
고객의 생애가치도 커질 수 있다.
지역의 목표는 고객을 붙잡아두는 것이 아니다
계속 문자를 보내고
계속 판매하려 한다.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
좋은 고객관계는 접촉의 횟수가 아니라
다시 만나고 싶은 이유의 질에서 나온다.
관계경제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정보를 원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
관심 없는 사람을 쫓아가지 않는다.
신뢰를 지키는 것이 단기매출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화천형 보이지 않는 자산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하나의 개념모형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시장자산 ≈
브랜드 신뢰 × 고객이해 데이터 × 반복관계 × 재방문·재구매 × 추천
이는 경제계량식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정리한 개념모형이다.
세 가지를 따로 평가하지 말자
브랜드 인지도는 높은가.
데이터는 충분한가.
재방문율은 높은가.
셋을 함께 본다.
인지도는 높은데 재방문이 낮다.
경험을 점검해야 한다.
재방문은 높은데 신규고객이 적다.
브랜드 확장이 필요할 수 있다.
데이터는 많은데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
활용이 문제다.
자산은 보유량보다 활용능력에서 가치가 생긴다.
‘올해 몇 명 왔는가’에서 ‘몇 명이 남았는가’로
실제로 사람이 남아 정착했다는 뜻만은 아니다.
기억에 남았는가.
고객으로 남았는가.
데이터로 학습이 남았는가.
브랜드가 남았는가.
방문객은 떠나도
경제적 관계는 남을 수 있다.
이것이 축적경제다
오늘 방문했다.
오늘 소비했다.
끝이 아니다.
좋은 기억이 브랜드로 남는다.
구매정보는 고객이해로 남는다.
고객은 단골로 남는다.
다음 방문과 다음 소비가 생긴다.
한 번의 거래가 다음 거래의 가능성을 남긴다.
제45장의 결론
기억하고, 배우고, 다시 만나는 지역
지역경제의 자산을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건물을 센다.
얼마나 많은 시설이 있는가.
얼마나 많은 토지를 갖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있는가.
하지만 이제 다른 질문도 해야 한다.
화천이라는 이름을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하는가.
화천은 자기 고객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한 번 온 사람이 다시 오는가.
한 번 산 사람이 다시 사는가.
한 번 관계를 맺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화천을 추천하는가.
브랜드는 기억의 자산이다.
좋은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다.
데이터는 판단의 자산이다.
과거의 행동을 통해 다음 선택을 더 정확하게 만든다.
고객관계는 미래매출의 자산이다.
한 번의 방문과 소비를 반복관계로 바꾼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되면 지역경제의 시간은 길어진다.
오늘의 관광객이 내년의 관광객이 된다.
오늘의 구매자가 다음 달의 고객이 된다.
오늘의 방문자가 친구를 데려온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사람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화천과 지속적으로 경제적 관계를 맺는 사람이 된다.
일회성 방문객은 흐름이고
반복관계가 생긴 고객은 자산이다.
그래서 지역경제를 볼 때
몇 명 왔는가만 물어서는 부족하다.
몇 명이 다시 올 것인가.
몇 명이 다시 살 것인가.
몇 명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것인가.
몇 명이 화천과 계속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
이 질문이 필요하다.
브랜드를 키운다는 것도 결국 같은 일이다.
사람의 기억에 좋은 화천을 남기는 것이다.
데이터를 모은다는 것도 같은 일이다.
화천이 고객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고객관계를 만든다는 것도 같은 일이다.
서로 다시 만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고객을 한 번 만나는 경제가 아니라
기억하고, 배우고, 다시 만나는 경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하나의 중요한 조건이 남아 있다.
화천의 브랜드와 관광, 농업과 스포츠가 의존하는 가장 근본적인 자산은 무엇인가.
산.
강.
호수.
숲.
계곡.
깨끗한 공기.
고요함.
어둠.
공간.
이 자연이 훼손된다면 화천의 많은 경제적 가치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다.
농업의 기반이고,
주민 삶의 터전이며,
지역브랜드의 원천이고,
미래세대에게 넘겨야 할 생산자산이다.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개발할 것인가, 보전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넘어선다.
자연을 지키는 것은 경제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지역의 생산자본을 관리하는 일일 수 있다.
제46장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생산자본이다
화천을 떠올리면 자연이 먼저 보인다.
산.
강.
호수.
숲.
계곡.
맑은 물.
고요함.
어두운 밤.
넓은 공간.
이것들은 관광사진의 배경이 아니다.
사람을 오게 하고,
머물게 하고,
농업을 가능하게 하고,
지역의 이미지를 만들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경제적 기반이다.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지역가치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본이다.
자연을 ‘공짜’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산은 원래 있다.
강도 원래 있다.
숲도 원래 있다.
그래서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자연을 유지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관리해야 한다.
오염을 막아야 한다.
훼손을 줄여야 한다.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안전을 관리해야 한다.
자연은 공짜로 존재할 수 있지만
좋은 자연은 공짜로 유지되지 않는다.
자연은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파로호가 있기 때문에 수변관광이 가능하다.
북한강이 있기 때문에 수변공간과 스포츠가 가능하다.
산과 숲이 있기 때문에 걷기와 휴식이 가능하다.
광덕계곡이 있기 때문에 여름관광이 가능하다.
깨끗한 환경은 농업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자연은 경제활동이 올라가는 무대가 아니라
그 경제활동을 생산하는 기반이다.
생산자본이라는 말의 의미
공장은 제품을 만든다.
기계는 생산량을 높인다.
사람의 기술은 더 좋은 상품을 만든다.
자연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숲은 경관과 휴식을 만든다.
강은 수변경험을 만든다.
깨끗한 환경은 지역브랜드를 만든다.
자연이 계속 가치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자연을 하나의 자본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자연자본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연자본은 한 번 훼손되면 회복이 어렵다
건물은 다시 지을 수 있다.
기계는 다시 살 수 있다.
하지만
숲이 훼손됐다.
물이 오염됐다.
경관이 무너졌다.
생태계가 훼손됐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자연자본은 소모하고 다시 사기 어려운 자산이다.
그래서 투자결정에서 더 신중해야 한다.
개발과 보전을 이분법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개발할 것인가.
보전할 것인가.
오랫동안 지역정책은 두 선택 사이에서 논쟁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더 복잡하다.
잘 관리된 관광은 자연보전에 필요한 수입을 만들 수도 있다.
보전된 자연은 장기적인 관광경쟁력이 된다.
좋은 지역전략은 개발과 보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제가치를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자연을 쓰지 않는 것이 항상 보전은 아니다
사람이 전혀 찾지 않는다.
관리도 하지 않는다.
길이 무너진다.
쓰레기가 쌓인다.
방치될 수도 있다.
보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지 않다.
좋은 이용과 좋은 관리가 함께 필요하다.
반대로 많이 이용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관광객이 많다.
주차장이 가득 찬다.
식당이 잘된다.
하지만
쓰레기가 늘어난다.
소음이 커진다.
주민불편이 커진다.
경관이 훼손된다.
관광객 수의 최대화가 자연관광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대 관광’보다 ‘적정 관광’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받을 수 있는가.
도로.
주차.
화장실.
쓰레기처리.
생태환경.
주민생활.
모두 한계가 있다.
좋은 관광정책은 가장 많이 받는 관광이 아니라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큰 가치를 만드는 관광이다.
이를 적정 관광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자연에도 수용력이 있다
숲길이 한적할 때 좋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린다.
고요함이 사라진다.
밤하늘을 보러 왔다.
조명이 많아진다.
어둠이 사라진다.
관광의 성공이 관광의 이유를 없앨 수도 있다.
이것이 자연관광의 역설이다.
고요함에도 수용력이 있다
상서의 고요함.
간동의 수변.
사내의 계곡.
이런 장소는 혼잡하지 않다는 것이 가치일 수 있다.
사람을 많이 받기 위해 시설을 늘린다.
주차장을 넓힌다.
상업시설을 많이 넣는다.
어느 순간 원래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
고요함을 팔기 위해 고요함을 없애서는 안 된다.
어둠도 자연자산이다
도시에서는 밤이 밝다.
광고판.
가로등.
건물.
빛이 많다.
그 결과 별을 보기 어렵다.
반대로 어두운 밤은 희소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도시에서는 불편한 어둠이
어떤 지역에서는 관광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에 필요한 조명은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결핍의 역전’이다
도시에서 부족한 것.
조용함.
어둠.
느림.
넓은 공간.
깨끗한 자연.
혼잡하지 않은 시간.
이런 것들이 화천에서는 상품이 될 수 있다.
도시에 있는 것을 화천에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도시에 없는 것을 화천에서 더 화천답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다만 모든 결핍을 장점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
교통이 불편하다.
의료서비스가 부족하다.
생활편의가 부족하다.
이런 문제까지 “느림의 가치”라고 말하면 안 된다.
고쳐야 할 결핍과
지켜야 할 희소성을 구분해야 한다.
이 원칙은 자연관광에서도 중요하다.
화천의 자연은 하나가 아니다
호수의 자연.
강의 자연.
산의 자연.
숲의 자연.
계곡의 자연.
농촌의 자연.
접경의 자연.
각기 경험이 다르다.
자연자산을 하나의 ‘청정자연’이라는 말로만 묶으면
차이를 놓칠 수 있다.
파로호는 ‘물’만이 아니다
수변경관이 있다.
역사가 있다.
배를 타는 경험이 있다.
낚시가 있다.
주변 농촌과 숲이 있다.
하나의 자연자산도 여러 경제적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북한강도 단순한 경관이 아니다
걷는다.
자전거를 탄다.
스포츠를 한다.
쉰다.
커피를 마신다.
야간경관을 본다.
강은 흐르는 물이면서
시간을 머물게 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숲도 여러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걷기.
캠핑.
휴식.
산림교육.
자연체험.
같은 숲도 누구에게 어떤 시간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다른 상품이 된다.
다만 ‘치유’라는 표현은 의학적 효과를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곡은 피서지만 그 이상일 수 있다
여름에 사람이 몰린다.
성수기다.
하지만 계곡 하나만으로는 계절성이 크다.
주변의 산.
걷기.
음식.
지역시장.
밤하늘과 연결한다.
자연자원의 경제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더 많이 개발하는 것보다 더 잘 연결하는 것일 수 있다.
농업도 자연자본에 의존한다
토양.
물.
기후.
경관.
농업은 자연과 분리된 산업이 아니다.
자연자본을 지키는 것은 관광정책이면서 농업정책이다.
자연과 브랜드는 연결된다
깨끗하다.
조용하다.
맑다.
이런 이미지는 지역상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환경문제가 반복되면 지역브랜드도 약해질 수 있다.
자연의 평판은 지역상품의 평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연과 정주도 연결된다
좋은 자연은 관광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민도 걷는다.
주민도 쉰다.
아이들도 이용한다.
자연은 방문객의 관광자산이면서
주민의 생활자산이다.
그래서 주민이 이용하기 어려운 관광개발은 신중해야 한다.
관광객에게 좋고 주민에게 나쁜 자연관광은 오래가기 어렵다
관광객은 즐겁다.
주민은 소음과 교통 때문에 힘들다.
계속되면 반발이 생긴다.
관광객의 좋은 시간이
주민의 나쁜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연관광에는 세 개의 장부가 필요하다
경제 장부.
매출.
고용.
관광객 소비.
사회 장부.
주민 만족.
혼잡.
생활불편.
환경 장부.
수질.
쓰레기.
생태.
경관.
좋은 자연관광은 경제·사회·환경 세 개의 장부를 함께 본다.
경제장부만 보면 과잉개발할 수 있다
관광객을 더 받는다.
매출이 오른다.
좋아 보인다.
그러나 환경비용을 계산하지 않는다.
사회적 비용도 계산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비용을 빼면
성공의 숫자가 과장될 수 있다.
환경보전에도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숲을 그대로 둔다.
당장 매출은 없다.
하지만
경관을 유지한다.
수질을 지킨다.
관광브랜드를 지킨다.
매출이 없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하지 않을 권리에도 가치가 있다
어떤 장소는 개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그 선택 자체가 미래의 선택지를 남긴다.
사용하지 않은 자연은 낭비된 자산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남겨둔 선택권일 수도 있다.
미래세대의 소유권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세대가 자연을 사용한다.
관광소득을 얻는다.
그러나 미래세대도 그 자연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자연자본은 현재 주민만의 자산이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주민의 자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연자본에는 ‘원금’이 있다
은행예금에 비유해볼 수 있다.
원금을 계속 깎아 쓰면 언젠가는 없다.
이자 수준에서 이용하면 오래간다.
자연관광은 자연자본의 원금을 깎아 먹지 않는 범위에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정확한 경제계산식이라기보다 원리를 설명하는 비유다.
관광객 수보다 ‘가치/부담 비율’을 볼 수 있다
관광객 10만 명.
지역에 많은 소득을 남긴다.
환경부담은 상대적으로 작다.
좋다.
관광객 30만 명.
소비는 적다.
쓰레기와 교통부담은 크다.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관광객은 많이 쓰는 관광객만이 아니라
지역에 남기는 가치에 비해 부담이 적은 관광객일 수 있다.
그래서 목표시장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자연을 존중하는 사람.
지역에서 머무는 사람.
좋은 경험에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
자연관광도 ‘누구를 부를 것인가’의 문제다.
값싸게 많이보다 적정가격이 필요할 수 있다
무료.
아주 싼 가격.
사람이 많이 온다.
하지만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한다.
환경보전비도 없다.
가격은 수익수단이면서 수요관리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공공자원의 접근성과 형평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연관광의 돈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차료.
이용료.
관광수입.
그 일부가
시설관리.
생태보전.
쓰레기처리.
주민편의에 다시 사용된다면 선순환이 가능하다.
자연이 돈을 벌었다면
그 돈의 일부가 자연을 지키는 데 다시 들어가야 한다.
주민도 보전의 경제적 혜택을 느껴야 한다
관광객을 위해 자연을 지킨다.
주민에게는 규제와 불편만 있다.
이런 구조는 지속되기 어렵다.
보전의 이익과 비용을 누가 나누는지도 중요하다.
생태계서비스라는 관점도 있다
자연은 관광경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물을 저장한다.
생태계를 유지한다.
토양을 보호한다.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도 한다.
자연의 경제가치는 관광객이 지불한 입장료보다 훨씬 넓다.
자연을 단일가격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숲의 가격은 얼마인가.
강의 가격은 얼마인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연자본 개념은 모든 자연을 돈으로 바꾸자는 뜻이 아니다.
돈으로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고
경제적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자본 회계의 핵심은 ‘잃은 것도 보자’는 것이다
사업으로 100억원을 벌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자산이 크게 줄었다.
순이익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얻었는가와
무엇을 잃었는가를 함께 보자.
개발사업의 비용에는 자연손실도 들어가야 한다
공사비.
운영비.
인건비.
뿐만 아니라
경관손실.
생태영향.
주민불편.
이런 것도 의사결정에 포함해야 한다.
사업비는 예산서에 적힌 숫자보다 클 수 있다.
반대로 보전의 편익도 봐야 한다
좋은 경관이 유지된다.
주민 만족이 높아진다.
관광객이 다시 온다.
지역브랜드가 강해진다.
보전도 경제적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지역은 자연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판매해야 한다
산을 판다.
강을 판다.
표현이 거칠다.
더 정확하게는
산에서 보내는 좋은 시간.
강을 보며 걷는 경험.
숲에서의 휴식.
밤하늘을 보는 감동.
자연 자체를 소비시키기보다
자연 속 좋은 시간을 상품으로 만들자.
경험의 가격을 높이면 이용압력을 낮출 수도 있다
사람을 두 배로 늘리는 대신
한 사람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해설.
음식.
체험.
숙박.
지역상품.
자연관광의 부가가치는 방문객 수를 늘리지 않고도 높일 수 있다.
이것이 ‘크게보다 깊게’의 자연경제다
많은 사람.
많은 건물.
많은 시설.
대신
좋은 경험.
긴 체류.
적정 소비.
높은 지역귀속.
낮은 자연부담.
자연경제에서도 크게보다 깊게.
자연의 희소성을 가격과 브랜드로 바꿀 수 있다
고요한 숲.
어두운 밤.
사람이 많지 않은 호수.
이것들은 대도시가 쉽게 만들 수 없다.
희소성은 부족함이 아니라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희소성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밤하늘이 좋은가.
소음이 적은가.
환경이 깨끗한가.
검증해야 한다.
브랜드가 자연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
자연의 변화도 데이터로 관리해야 한다
관광객 수만 측정하지 않는다.
쓰레기 발생량.
혼잡.
주민민원.
수질.
식생.
필요한 지표를 선택해 본다.
자연관광 대시보드에는 경제숫자와 환경숫자가 함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측정할 수는 없다
지역의 행정력과 비용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몇 가지 지표부터 시작하면 된다.
측정의 목적은 완벽한 자연통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훼손의 신호를 늦지 않게 발견하는 것이다.
자연에도 ‘빨간불’이 필요하다
혼잡이 일정 수준을 넘는다.
주민불편이 급증한다.
환경지표가 악화된다.
그러면 관광객을 더 늘리기보다 관리방식을 바꾼다.
성장정책에도 멈출 줄 아는 기준이 필요하다.
계절별 분산도 자연을 지키는 방법이다
한 계절.
한 장소에 몰린다.
부담이 크다.
다른 계절과 다른 장소로 수요를 나눈다.
공간분산과 계절분산은 경제전략이면서 자연관리 전략이다.
다만 분산을 위해 조용한 곳까지 모두 관광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관광객이 없는 공간도 필요하다.
주민만의 공간도 필요하다.
생태적으로 쉬어야 하는 공간도 있다.
모든 자연을 관광상품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보호구역’도 경제전략이 될 수 있다
일부 지역을 강하게 보호한다.
그 때문에 전체 지역의 자연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공간도 브랜드를 생산할 수 있다.
자연자본과 기업을 연결하자
좋은 자연을 활용하는 지역기업이 생긴다.
가이드.
캠핑.
농촌체험.
지역음식.
관광콘텐츠.
자연의 가치는 지역기업이 좋은 상품으로 바꿀 때 주민소득이 된다.
하지만 자연이 기업의 사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공성이 큰 자연공간을 특정기업이 사실상 독점한다.
주민 접근이 어려워진다.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연의 상업적 이용에는 공공성과 접근성을 함께 봐야 한다.
소유와 이용은 구분해야 한다
법적 소유자는 따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관과 자연환경은 주변 주민과 지역 전체에 영향을 준다.
자연자본은 소유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공동자산적 성격이 있다.
지역의 경제적 성공이 자연을 지킬 동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연을 지키면 돈을 못 번다.
이런 구조는 갈등을 만든다.
반대로
자연을 잘 지키면 관광가치가 높아진다.
좋은 고객이 온다.
지역상품 가치가 높아진다.
보전과 소득이 같은 방향을 가도록 설계해야 한다.
주민에게 ‘보전의 배당’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꼭 현금배당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
소득.
일자리.
공공시설.
생활편의.
주민에게 체감되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주민이 자연보전의 파트너가 되려면
보전의 이익도 주민의 삶에 연결돼야 한다.
자연은 회복력의 자산이기도 하다
한 산업이 어려워진다.
자연은 여전히 남아 있다.
새로운 관광.
새로운 농업.
새로운 휴식산업.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잘 보전된 자연은 미래산업의 선택지를 남긴다.
기후변화는 자연자본 관리의 새로운 조건이다
폭염.
집중호우.
가뭄.
산불.
관광과 농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연자본을 지킨다는 것은 지금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능력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자연관광의 계절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여름이 너무 덥다.
야외활동 시간이 달라진다.
겨울의 조건도 변할 수 있다.
과거의 계절표를 그대로 미래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자연자본과 회복력은 연결된다
다양한 장소.
다양한 계절.
다양한 산업.
하나가 어려울 때 다른 것이 역할을 한다.
다음 장의 주제와 연결된다.
지역의 강함은 한 가지 성공이 아니라
여러 자산이 서로 보완하는 데서 나온다.
화천형 자연자본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정책적 관점에서 다음처럼 정리해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자연가치 ≈
자연의 질 × 장소매력 × 적정 이용 × 지역귀속 × 보전·재투자 × 주민수용성
이것은 경제계량식이 아니라 무엇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방문객만 많아서는 안 된다.
자연의 질이 유지돼야 한다.
주민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가치가 지역에 남아야 한다.
그 일부가 다시 자연관리로 돌아가야 한다.
제46장의 결론
자연을 쓰는 경제에서 자연을 키우는 경제로
화천의 자연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산도 있었다.
강도 있었다.
호수도 있었다.
숲도 있었다.
그러나 자연이 존재한다고 자동으로 경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기업과 연결돼야 한다.
소비와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그 과정에서 자연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자연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과
자연자본을 키우면서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
첫 번째는 단기적인 경제가 될 수 있다.
두 번째가 지속가능한 경제다.
관광객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가.
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함께 해야 한다.
관광의 성공이 관광의 이유를 없애서는 안 된다.
고요함을 팔기 위해 고요함을 없애지 말자.
밤하늘을 팔기 위해 밤을 밝히지 말자.
깨끗한 자연을 팔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지 말자.
고쳐야 할 결핍은 고치고
지켜야 할 희소성은 더 가치 있게 만들자.
화천의 경쟁력은 도시를 따라가는 데 있지 않다.
도시에는 부족하고 화천에는 남아 있는 것.
좋은 자연.
고요함.
어둠.
느린 시간.
넓은 공간.
그것을 더 좋은 경험과 더 높은 부가가치로 만드는 것이다.
도시에 없는 것을
화천에서 더 화천답게.
그러나 자연경제의 목표는 관광수입을 최대화하는 것만도 아니다.
자연은 주민의 생활공간이다.
농업의 기반이다.
지역브랜드의 원천이다.
그리고 미래세대의 자산이다.
그래서 매년 두 질문을 해야 한다.
자연으로 얼마를 벌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자산은 더 좋아졌는가.
두 번째 질문에 계속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그 경제는 오래갈 수 없다.
좋은 자연경제는
자연을 소비하는 경제가 아니라
자연의 가치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주는 경제다.
오늘의 관광객이 떠난 뒤에도 숲은 남아야 한다.
강은 남아야 한다.
좋은 경관은 남아야 한다.
주민의 삶도 남아야 한다.
그것이 다음 관광객을 다시 부른다.
자연은 오늘의 상품이면서 내일의 생산설비다.
이제 제6부의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자산을 잘 축적해도 한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할 수 있다.
겨울축제 하나.
스포츠 하나.
군 수요 하나.
특정산업 하나.
한 번의 성공이 오래갈 것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다.
경제환경은 변한다.
인구도 변한다.
기후도 변한다.
고객도 변한다.
그래서 지역경제에는 또 하나의 능력이 필요하다.
충격을 견디고,
적응하고,
다시 일어나는 능력.
강한 지역은 흔들리지 않는 지역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지역이다.
제47장 한 계절의 성공보다 사계절의 회복력
겨울에 사람이 몰린다.
축제가 성공한다.
숙박업소가 찬다.
식당이 바빠진다.
상권에 활기가 돈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한 계절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겨울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가.
축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어떻게 되는가.
날씨가 바뀌면 어떻게 되는가.
관광객의 취향이 달라지면 어떻게 되는가.
좋은 지역경제는 한 번 크게 성공하는 경제가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경제다.
이것이 회복력의 문제다.
성공이 클수록 의존도 커질 수 있다
어떤 사업이 크게 성공했다.
사람과 예산이 그곳으로 몰린다.
상권도 그 수요에 맞춰 움직인다.
시설도 늘어난다.
처음에는 효율적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역 전체가 하나의 성공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
한 가지 강점은 지역을 키우지만
한 가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지역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축제 하나가 지역경제 전체를 책임질 수는 없다
대표축제는 매우 중요하다.
지역브랜드를 만든다.
외부수요를 가져온다.
지역을 알린다.
하지만 축제기간은 제한돼 있다.
지역주민은 1년 내내 산다.
기업도 1년 내내 운영해야 한다.
축제경제와 생활경제 사이의 시간을 누가 채울 것인가.
이 질문이 필요하다.
계절이 바뀌면 시장도 바뀐다
겨울에는 축제.
봄에는 걷기와 자연.
여름에는 수변과 계곡.
가을에는 산과 농촌.
사계절 스포츠도 있다.
군 관련 수요도 있다.
생활소비도 있다.
지역경제의 안정성은 서로 다른 계절과 고객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양성은 아무 사업이나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회복력을 높이자고 하면 사업을 많이 벌이기 쉽다.
관광도 하고.
농업도 하고.
스포츠도 하고.
축제도 하고.
산업도 하고.
하지만 연결되지 않으면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
다양화는 사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위험의 구조를 분산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투자에서는 하나에 모든 돈을 넣지 않는다.
여러 자산으로 나눈다.
지역경제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관광.
농업.
스포츠.
군 관련 수요.
지역기업.
외부판매.
생활경제.
한 분야가 흔들려도 다른 분야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지역경제의 포트폴리오다.
다만 모든 산업을 똑같이 키울 필요는 없다
분산한다고 모두 같은 규모로 만들 필요는 없다.
대표산업은 있을 수 있다.
강한 분야도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실패가 전체 지역을 무너뜨리지 않는 구조다.
집중은 전략일 수 있지만
의존은 위험이 될 수 있다.
계절별 경제도 서로 보완해야 한다
겨울에 온 관광객이 여름에도 다시 온다.
여름 수변관광객이 가을 농촌체험에 온다.
파크골프 방문객이 겨울축제를 경험한다.
사계절 관광의 핵심은 네 개의 계절을 따로 파는 것이 아니라
한 고객에게 다른 계절의 화천을 다시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은 고객관계와도 연결된다
제45장에서 본 것처럼
한 번 온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고객을 봄고객으로.
봄고객을 여름고객으로.
계절분산은 새로운 고객만 찾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길게 만드는 전략이기도 하다.
사계절의 목적은 ‘매달 축제’가 아니다
계절성을 줄이겠다고 매달 행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행사만 늘어나면 피로가 생긴다.
예산도 든다.
주민도 지친다.
사계절 경제는 사계절 행사경제와 다르다.
평일의 경제가 중요하다
축제기간에는 사람이 많다.
주말에도 사람이 온다.
하지만 상인은 평일에도 문을 연다.
숙박시설도 평일이 있다.
지역상권에는 축제의 며칠보다
평일의 수백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관광정책은 평일수요를 고민해야 한다.
평일수요는 다른 고객에서 나올 수 있다
은퇴세대.
스포츠동호인.
장기체류객.
기업연수.
학교체험.
군 관련 방문.
이런 수요는 주말관광과 시간대가 다를 수 있다.
고객의 시간대가 다르면 지역의 빈 시간도 시장이 될 수 있다.
지역경제에는 ‘시간 포트폴리오’도 있다
아침.
낮.
저녁.
밤.
평일.
주말.
성수기.
비수기.
사계절 경제는 계절의 다양화만이 아니라
시간대의 다양화다.
밤이 경제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낮 관광만 있다.
저녁에 모두 떠난다.
숙박이 어렵다.
반대로
야간관광.
천문.
야간산책.
저녁식사.
숙박.
다음 날 관광.
이런 연결이 생기면 하루가 길어진다.
밤은 하루의 끝이 아니라 다음 날로 넘어가는 경제적 다리다.
그러나 야간경제도 장소와 맞아야 한다
조명을 밝힌다.
음악을 크게 튼다.
모든 지역에 맞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밤이 자산인 곳도 있다.
조용함이 가치인 곳도 있다.
밤의 경제를 만든다며 밤의 경쟁력을 없애서는 안 된다.
날씨도 위험요인이다
야외관광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비.
폭염.
한파.
눈.
강풍.
자연관광이 강할수록 기상위험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대체코스가 회복력이다
야외관광이 어렵다.
그날 여행이 끝나는가.
실내 콘텐츠.
시장.
음식.
박물관.
체험.
다른 선택지가 있다.
관광의 회복력은 날씨가 나빠도
‘그다음’이 있는가에서 드러난다.
접경지역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군사적 상황이나 출입여건에 따라 일부 관광시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관광객이 그대로 떠나게 할 것인가.
다른 지역경험으로 연결할 것인가.
제한이 생겼을 때 대체할 수 있는 동선이 있어야 한다.
이것도 관광 환승의 문제다
첫 번째 선택이 불가능하다.
두 번째 선택을 안내한다.
회복력은 실패를 막는 능력만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음 선택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산업도 같은 원리다
한 기업이 지역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기업이 잘될 때는 좋다.
하지만 기업이 축소되거나 이전하면 충격이 크다.
좋은 지역산업은 대표기업이 있으면서도
그 기업 하나에 지역 전체가 종속되지 않는 구조다.
큰 기업 하나와 작은 기업 여러 개가 함께 있어야 한다
큰 기업은 시장과 기술을 가져온다.
작은 기업은 다양한 틈새시장을 만든다.
산업의 회복력은 기업 규모의 다양성에서도 나온다.
공급망도 분산돼야 한다
원재료 하나.
거래처 하나.
고객 하나.
하나가 끊기면 사업 전체가 흔들린다.
기업의 회복력과 지역의 회복력은 연결돼 있다.
농업도 품목의존을 조심해야 한다
특정 작목이 잘된다.
농가가 몰린다.
가격이 떨어진다.
병해충이 발생한다.
시장변화가 온다.
농업에서도 잘되는 하나가 영원히 잘될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조건 여러 작물을 심는 것이 답은 아니다
지역의 토양과 기술.
시장.
유통망.
농가역량을 봐야 한다.
다양화는 전문성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나누는 것이다.
군 관련 수요도 같은 원리다
군 장병과 가족의 소비는 접경지역 상권에 중요한 수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군 구조나 인구가 변하면 시장도 변할 수 있다.
군 수요는 중요한 경제축이지만
지역경제 전체가 하나의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군 수요를 다른 관계로 확장할 수 있다
근무 중 소비.
가족 방문.
제대 후 재방문.
지역상품 구매.
관광.
현재의 군 수요를 장기적인 고객관계로 바꾸면 의존을 관계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스포츠도 성장하면서 의존을 만들 수 있다
파크골프가 잘된다.
많은 사람이 온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특정 연령층이나 종목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시장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
성공한 스포츠는 더 키우되
스포츠관광 전체의 기반도 함께 넓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다
산천어축제를 줄이고 다른 것을 키우자는 뜻이 아니다.
파크골프를 줄이자는 것도 아니다.
잘되는 것은 더 잘해야 한다.
다만 그 성공이 다른 계절과 산업을 키우는 입구가 되어야 한다.
강한 하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한 하나가 다른 것을 강하게 만들게 하자.
대표사업은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축제에 사람이 온다.
지역상품을 알린다.
다른 계절의 관광을 소개한다.
지역기업의 고객을 만든다.
한 번의 큰 성공을 다른 산업의 고객획득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축제는 끝나도 고객은 남아야 한다
행사가 끝났다.
가설시설을 철거한다.
사람도 떠난다.
그것으로 끝나면 흐름이다.
반대로
고객정보.
브랜드.
지역상품 구매.
재방문.
기업노하우가 남는다.
좋은 축제는 끝난 뒤에 더 많은 것을 남긴다.
회복력은 ‘남아 있는 것’에서 나온다
관광객 수는 변한다.
날씨도 변한다.
기업도 변한다.
하지만
사람의 능력.
기업.
브랜드.
신뢰.
자연.
고객관계가 축적돼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회복력은 충격이 왔을 때 꺼내 쓸 수 있는 축적된 능력이다.
재정도 회복력이 필요하다
좋은 시기에는 세입이 늘어난다.
사업도 늘어난다.
그런데 운영비가 계속 늘어난다.
경기가 나빠져도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만든 고정비가 불황기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설의 과잉도 회복력을 약하게 한다
이용객이 많을 때 대규모 시설을 만든다.
수요가 줄었다.
시설은 남는다.
관리비도 남는다.
미래수요가 불확실할수록 고정비를 크게 만드는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단계적 투자가 중요하다
작게 시작한다.
수요를 확인한다.
필요하면 확장한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큰 확신보다 작은 실험이 안전하다.
‘검증 후 투자’는 회복력 전략이다
처음부터 실패를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실패의 크기는 줄일 수 있다.
회복력 있는 지역은 실패하지 않는 지역이 아니라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관리하는 지역이다.
다양화에도 비용이 있다
사업을 너무 많이 한다.
행정력이 분산된다.
예산도 나뉜다.
전문성도 약해진다.
다양화가 과도하면 집중력 부족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생긴다.
그래서 ‘선택된 다양성’이 필요하다
화천이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축을 정한다.
그 안에서 계절과 고객, 산업을 다양화한다.
무엇이든 하는 다양성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몇 가지 강점을 만드는 다양성.
화천의 자산은 서로 다른 계절성을 가진다
겨울축제.
수변.
산과 계곡.
농업.
스포츠.
접경관광.
생활상권.
이 자원들의 계절과 고객은 완전히 같지 않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
읍·면 분업도 회복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읍·면이 같은 산업에 의존한다.
같은 충격을 받는다.
반대로 각 지역의 강점이 다르다.
서로 연결된다.
한 지역의 약한 계절을 다른 지역이 보완할 수 있다.
공간의 다양성도 지역경제의 보험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역마다 고립돼서는 안 된다
분업만 하고 연결이 없다.
각자 작은 시장에 갇힌다.
다양성은 연결될 때 회복력이 된다.
고객 포트폴리오도 중요하다
가족.
고령층.
스포츠동호인.
학생.
군인가족.
자연관광객.
캠핑객.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상품을 팔 필요는 없다.
서로 다른 고객층은 서로 다른 시기에 지역경제를 지탱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고객’을 구분해야 한다
모든 고객을 많이 부르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오래 머문다.
지역에서 소비한다.
재방문한다.
지역을 존중한다.
수요의 양보다 수요의 질이 회복력에 더 중요할 수 있다.
가격정책도 회복력과 연결된다
성수기에는 너무 싸게 받는다.
수요가 과도하게 몰린다.
비수기에는 사람이 없다.
가격과 상품구성을 조정해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
가격도 계절수요를 조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공시설에서는 접근성과 형평성도 함께 봐야 한다.
회복력은 예측이 아니라 적응의 문제다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기 어렵다.
어떤 관광이 뜰지.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
어떤 기후변화가 올지.
미래를 맞히는 능력보다
미래가 달라졌을 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유연한 시설이 유리할 수 있다
한 가지 용도로만 쓰는 건물.
수요가 줄면 활용하기 어렵다.
여러 용도로 바꿀 수 있는 공간.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쉽다.
시설의 유연성도 경제적 회복력이다.
사람의 다기능성도 중요하다
한 기술만 가진다.
산업이 사라지면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직무를 바꿀 수 있다.
인적자본의 회복력은 다시 배울 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의 혁신도 회복력이다
식당이 손님이 줄었다.
배달상품을 만든다.
농가가 판로가 줄었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관광업체가 한 상품이 어렵다.
다른 고객을 찾는다.
회복력은 버티는 힘이면서 바꾸는 힘이다.
행정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이 잘되지 않는다.
예산이 이미 잡혔다고 계속한다.
위험하다.
정책의 회복력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중단도 정책능력이다
사업을 시작했다.
효과가 없다.
매몰비용 때문에 계속한다.
더 큰 손실이 생긴다.
좋은 행정은 시작하는 능력뿐 아니라
멈출 수 있는 능력도 가져야 한다.
위기 때는 평소의 관계가 작동한다
재난.
경기침체.
관광객 급감.
기업위기.
이때 갑자기 협력하려 해도 쉽지 않다.
위기대응 능력은 평소 쌓아둔 신뢰와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사회적 자본도 회복력의 기반이다
상인이 서로 돕는다.
기업이 협력한다.
주민과 행정이 정보를 공유한다.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돼 있으면 충격을 함께 견딜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연자본도 회복력의 기반이다
자연을 잘 보전한다.
새로운 관광수요가 생길 수 있다.
농업의 기반도 유지된다.
삶의 질도 높다.
자연을 남겨두는 것은 미래의 선택지를 남기는 일이다.
데이터는 위기를 빨리 발견하게 한다
관광객이 줄고 있다.
숙박률이 떨어진다.
상권매출이 줄었다.
특정 고객층이 사라졌다.
빠르게 보이면 대응할 수 있다.
회복력은 충격 이후의 대응뿐 아니라
충격의 신호를 일찍 발견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대시보드에는 위험지표도 있어야 한다
성장률만 보지 않는다.
특정산업 의존도.
계절별 편중.
특정고객 비중.
공공시설 고정비.
기업폐업.
주민민원.
좋은 대시보드는 성과뿐 아니라 취약성을 보여준다.
회복력은 ‘예비능력’이기도 하다
모든 시설을 항상 100% 쓰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 때 여유가 없다.
조금의 여유와 대체수단은 평소에는 비효율처럼 보여도
위기 때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효율성과 회복력 사이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완전히 효율만 추구하면 여유가 없다.
완전히 여유만 두면 비용이 너무 크다.
좋은 지역경제는 효율성과 회복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사계절 경제의 목표는 매달 같은 매출이 아니다
겨울이 강할 수 있다.
여름이 강할 수 있다.
계절마다 차이는 자연스럽다.
중요한 것은 한 계절이 끝났을 때 지역경제 전체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비수기에도 최소한의 시장이 있어야 한다
주민수요.
군 수요.
생활서비스.
일부 스포츠.
지역기업의 외부판매.
이런 수요가 기초를 받칠 수 있다.
생활경제는 관광 비수기의 바닥을 받치는 경제다.
그래서 주민소비가 중요하다
외부수요가 중요하다고 주민소비를 무시할 수 없다.
외부수요는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주민수요는 일상경제를 지탱한다.
외부수요가 경제를 끌어올리고
생활수요가 경제의 바닥을 받친다.
외부판매는 계절성을 줄일 수 있다
관광객이 오지 않아도
지역상품을 밖으로 판다.
온라인 판매.
기업 납품.
농산물 판매.
사람이 오지 않을 때 상품이 나갈 수 있으면 지역경제의 계절성이 줄어든다.
‘사람을 데려오는 외부수요’와 ‘상품을 보내는 외부수요’
관광.
스포츠.
군가족 방문.
사람이 들어온다.
농산물.
가공품.
기업제품.
상품이 나간다.
화천은 사람이 오는 시장과
상품이 나가는 시장을 함께 가져야 한다.
이것이 포트폴리오의 깊이다
관광이 약하면 외부판매가 버틴다.
겨울이 끝나면 스포츠가 이어진다.
주말이 약하면 생활수요가 받친다.
한 지역이 약하면 다른 지역이 보완한다.
서로 다른 경제의 시간이 겹칠 때 지역은 더 안정된다.
‘사계절’은 결국 시간의 분산이다
겨울만 보지 않는다.
주말만 보지 않는다.
낮만 보지 않는다.
한 산업만 보지 않는다.
지역경제의 회복력은 시간과 공간과 산업과 고객을
적절히 분산하고 연결하는 데서 나온다.
회복력을 정책개념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지역회복력 ≈
산업·고객·계절의 다양성 × 지역자산의 축적 × 대체가능성 × 학습·전환능력 × 재정·자연의 지속가능성
이것은 계량경제식이 아니라 무엇을 함께 봐야 하는지를 정리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제47장의 결론
강한 지역은 흔들리지 않는 지역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지역이다
지역경제는 언제나 변한다.
날씨가 달라진다.
고객이 달라진다.
산업이 달라진다.
군 수요도 변할 수 있다.
인구도 변한다.
기후도 변한다.
따라서 한 가지 성공을 영원한 성공으로 생각하면 위험하다.
산천어축제가 강하다.
더 강하게 해야 한다.
파크골프가 성장한다.
더 잘 키워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물어야 한다.
이 성공이 다른 계절과 다른 산업을 키우고 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하다.
잘되는 하나를 약하게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강한 하나가 다른 것을 강하게 만들게 하자.
겨울의 고객을 여름으로 연결한다.
스포츠 고객을 시장으로 연결한다.
관광객을 지역상품 고객으로 연결한다.
군 관련 수요를 장기적인 관계로 연결한다.
농산물을 외부시장으로 연결한다.
한 산업의 성공이 다른 산업의 시장이 된다.
그렇게 되면 지역경제는 하나의 기둥이 아니라 여러 기둥으로 서게 된다.
한 계절의 성공은 성과지만
사계절의 회복력은 구조다.
그리고 구조가 강해야 미래가 강하다.
회복력은 실패하지 않는 능력이 아니다.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는 능력.
충격이 와도 다시 움직이는 능력.
바뀐 환경에 맞춰 새로운 길을 찾는 능력.
그것이 회복력이다.
지역경제를 포트폴리오처럼 본다는 것은 모든 사업을 조금씩 하자는 뜻도 아니다.
화천이 잘하는 것을 분명하게 선택한다.
하지만 성공의 통로는 여러 개로 만든다.
집중하되 종속되지 않고
다양화하되 흩어지지 않는다.
이 균형이 중요하다.
화천의 겨울은 강하다.
그러나 화천에는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이 있다.
호수가 있다.
산과 계곡이 있다.
농업이 있다.
스포츠가 있다.
생활상권이 있다.
기업이 있다.
사람이 있다.
화천경제의 강점은 하나의 큰 성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자산이 서로의 빈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데 있다.
한 산업의 끝이 다른 산업의 시작이 되고,
한 계절의 끝이 다른 계절의 시작이 되고,
한 고객의 방문이 다른 소비와 관계의 시작이 되는 경제.
그것이 사계절의 경제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면 제6부의 마지막 질문에 도달한다.
외부에서 소득을 가져왔다.
지역에서 돌렸다.
기업과 사람, 브랜드와 자연을 자산으로 남겼다.
위기에 견딜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경제는 결국 어떤 경제인가.
단순히 돈이 잘 도는 경제인가.
아니다.
오늘의 흐름이 내일의 능력으로 남는 경제다.
흐름경제에서 축적경제로.
제48장 흐름경제에서 축적경제로
지역경제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관광객이 온다.
돈을 쓴다.
기업이 매출을 올린다.
농산물이 팔린다.
사람이 일한다.
이것은 경제의 흐름이다.
흐름은 중요하다.
흐름이 멈추면 경제도 멈춘다.
하지만 지역의 미래는 흐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늘 움직인 돈과 사람이
내일 무엇으로 남았는가.
이 질문이 더해져야 한다.
흐름경제는 오늘을 움직인다
관광객 수.
매출.
고용.
소비.
축제 방문객.
지역화폐 사용액.
기업 투자액.
모두 중요한 지표다.
현재의 경제활동을 보여준다.
흐름경제는 지금 지역 안에서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흐름은 사라질 수 있다
오늘 관광객이 많았다.
내년에는 줄 수 있다.
오늘 특정 산업이 잘됐다.
시장환경이 바뀔 수 있다.
오늘 큰 기업이 투자했다.
언젠가 떠날 수도 있다.
흐름은 크더라도 지속되지 않으면 지역의 힘이 되기 어렵다.
그래서 축적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다녀갔다.
무엇이 남았는가.
지역기업의 고객이 남았다.
브랜드가 남았다.
운영노하우가 남았다.
사람의 능력이 남았다.
흐름이 자산으로 바뀌는 순간
지역경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흐름과 축적은 경쟁관계가 아니다
돈을 돌릴 것인가.
자산을 쌓을 것인가.
둘 중 하나가 아니다.
흐름이 있어야 축적이 가능하다.
축적이 있어야 더 큰 흐름을 만들 수 있다.
흐름은 축적을 만들고
축적은 더 좋은 흐름을 만든다.
지역순환경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돈다.
중요하다.
지역승수가 커진다.
하지만 그 돈이 모두 소비로 끝나면 다음 해에도 같은 조건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순환 뒤에 축적이 있어야 한다.
‘한 번 더’에서 ‘다음에는 더 잘’로
지역순환은 묻는다.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돌았는가.
축적경제는 묻는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능력이 더 좋아졌는가.
순환은 ‘한 번 더’이고
축적은 ‘다음에는 더 잘’이다.
기업이 강해지는 것이 축적이다
관광객이 늘었다.
식당 매출이 올랐다.
좋다.
그 식당이
시설을 개선했다.
직원을 교육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다.
단골을 늘렸다.
그렇다면 매출이 기업역량으로 축적됐다.
좋은 매출은 다음 매출을 만들어낼 능력을 남긴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산물을 팔았다.
소득이 생겼다.
그 돈으로
품질을 높인다.
가공기술을 배운다.
브랜드를 만든다.
고객을 확보한다.
소득이 생산능력으로 다시 들어갈 때 농업은 더 강해진다.
관광도 축적산업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이 한 번 왔다.
끝이 아니다.
재방문한다.
상품을 다시 산다.
친구를 데려온다.
관광객이 고객관계로 남으면 관광도 자산을 축적하는 산업이 된다.
사람이 배우면 자산이 남는다
행사를 운영했다.
많은 사람이 왔다.
끝났다.
그러나 주민이 운영기술을 배웠다.
공무원이 새로운 기획능력을 갖게 됐다.
기업이 고객응대 능력을 높였다.
사람에게 남은 능력은 행사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브랜드도 축적된다
좋은 경험이 반복된다.
화천에 대한 신뢰가 커진다.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이 된다.
브랜드는 한 해의 홍보비가 아니라
여러 해의 경험이 쌓여 만들어지는 자산이다.
신뢰도 축적된다
지역기업끼리 협력한다.
약속을 지킨다.
성과를 나눈다.
다음 사업에서는 더 쉽게 협력한다.
좋은 협력 한 번이 다음 협력의 비용을 낮춘다.
행정도 축적될 수 있다
사업을 했다.
성과를 분석했다.
실패를 기록했다.
다음 정책을 개선했다.
좋은 행정은 사업만 반복하는 행정이 아니라
학습을 반복하는 행정이다.
자연도 축적할 수 있는가
자연은 새로 만드는 자산과는 다르다.
하지만 잘 관리하면 질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숲.
수질.
경관.
생태.
자연자본의 축적은 더 많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생산능력을 훼손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축적경제에는 여러 종류의 자산이 있다
기업자산.
인적자본.
브랜드.
고객관계.
데이터.
사회적 신뢰.
제도적 능력.
자연자본.
지역의 힘은 한 종류의 자산이 아니라
여러 자산이 서로 연결될 때 커진다.
눈에 보이는 자산과 보이지 않는 자산
건물.
도로.
장비.
토지.
눈에 보인다.
반면
기술.
신뢰.
브랜드.
데이터.
고객관계.
제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자산만 세는 지역은
중요한 자산의 절반을 놓칠 수 있다.
건물이 많다고 축적경제는 아니다
시설을 계속 만든다.
자산은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용률이 낮다.
운영적자가 크다.
고객이 없다.
시설은 자산이 될 수도 있고
미래의 비용이 될 수도 있다.
자산인지 비용인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건물을 지을 때는 자산처럼 보인다.
10년 뒤에도 가치가 있는가.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관리비보다 편익이 큰가.
자산의 진짜 가치는 준공식이 아니라 사용기간 전체에서 드러난다.
축적경제는 시간의 경제다
오늘 쓴 예산이
5년 뒤.
10년 뒤.
무엇을 남기는가.
축적경제는 긴 시간을 보는 경제다.
그래서 정책의 시간도 길어져야 한다
선거주기.
예산연도.
사업기간.
대부분 짧다.
하지만
사람을 키우는 데는 오래 걸린다.
브랜드를 만드는 데도 오래 걸린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의 시간이 행정의 시간보다 길 수 있다.
단기성과와 장기축적을 함께 봐야 한다
올해 매출이 늘었다.
좋다.
동시에
기업 수가 늘었는가.
생존기업이 강해졌는가.
인재가 늘었는가.
재방문 고객이 늘었는가.
오늘의 성과표와 내일의 자산표를 함께 보자.
두 개의 장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흐름장부다.
관광객.
매출.
소비.
고용.
투자.
두 번째는 축적장부다.
기업역량.
인재.
브랜드.
고객.
데이터.
자연.
신뢰.
올해 얼마 벌었나.
그리고 10년 뒤 무엇이 남나.
두 질문을 함께 해야 한다.
흑자가 나도 자산이 줄 수 있다
지역경제의 소득은 늘었다.
하지만 자연이 훼손됐다.
지역기업은 사라졌다.
청년은 떠났다.
외부기업 의존이 커졌다.
현재의 소득 증가가 미래의 힘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당장의 수익이 작아도 자산은 늘 수 있다
교육사업을 한다.
즉시 큰 매출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성장한다.
지역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
미래 생산능력을 높이는 투자는 당장의 매출만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그래서 성장과 발전은 다르다
거래가 늘었다.
방문객이 늘었다.
매출이 늘었다.
성장이다.
그 과정에서
생산성이 높아졌다.
사람의 능력이 커졌다.
산업이 다양해졌다.
회복력이 높아졌다.
삶의 질이 좋아졌다.
그렇다면 발전이다.
성장은 더 많이 하는 것이고
발전은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축적경제의 핵심은 생산능력이다
지역에 무엇이 남아야 하는가.
다음에 더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
더 큰 시장에 나갈 수 있는 능력.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는 능력.
축적의 목적은 자산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선택지를 늘리는 데 있다.
자산은 선택권이다
기술이 있다.
새 산업을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있다.
새 상품을 팔기 쉽다.
고객이 있다.
새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
좋은 자산은 미래의 가능성을 넓힌다.
작은 지역일수록 축적의 질이 중요하다
자산의 절대규모에서 대도시를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특화된 기술.
강한 고객관계.
좋은 자연.
높은 신뢰.
독특한 브랜드.
작은 지역의 강함은 자산의 숫자보다
자산의 질과 연결의 깊이에서 나올 수 있다.
이것이 ‘작지만 깊은 경제’와 연결된다
크게 만든다.
많이 유치한다.
많이 짓는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깊게 연결한다.
오래 남긴다.
다시 활용한다.
작지만 깊은 경제는
작은 흐름도 오래 남는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다.
축적에도 선택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자산으로 만들 수는 없다.
무엇을 집중적으로 축적할 것인가.
사람.
기업.
자연.
브랜드.
고객.
지역의 미래전략은 무엇을 축적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화천이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좋은 자연.
강한 지역기업.
외부시장을 아는 농업.
전문성을 가진 사람.
화천을 다시 찾는 고객.
지역에 대한 신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정.
이것들이 쌓이면 인구가 적어도 지역의 경제적 깊이는 커질 수 있다.
인구도 축적의 결과일 수 있다
사람이 살고 싶다.
일자리가 있다.
교육이 좋다.
생활이 편하다.
환경이 좋다.
미래가 보인다.
그렇다면 사람이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주는 경제와 삶의 자산이 충분히 축적된 결과일 수 있다.
그래서 인구부터 붙잡으려 하면 어려울 수 있다
사람에게 “떠나지 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다.
서비스가 부족하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인구는 명령으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머물 이유를 축적해 붙잡는 것이다.
관계인구도 축적된다
한 번 방문.
두 번 방문.
단골.
지역상품 고객.
장기체류.
관계의 깊이도 시간이 지나며 축적된다.
경제관계인구는 축적경제의 중요한 자산이다
정주하지 않더라도
반복해서 온다.
지역상품을 산다.
지역을 추천한다.
지역 밖에 살면서도 지역의 경제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외부수요도 축적의 재료다
관광객.
기업.
투자.
외부판매.
국비.
모두 외부에서 들어오는 흐름이다.
외부수요의 목적은 흐름을 크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것을 지역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지역귀속은 축적의 첫 문이다
외부에서 돈이 왔다.
지역 밖으로 바로 나간다.
축적되기 어렵다.
지역기업과 주민에게 귀속된다.
일부가 다시 투자된다.
지역귀속이 있어야 축적이 시작된다.
재투자가 축적의 두 번째 문이다
번 돈을 모두 소비한다.
끝난다.
일부를
기업.
교육.
설비.
브랜드.
자연.
고객관계에 다시 넣는다.
소득이 재투자될 때 흐름이 자산으로 변한다.
학습은 축적의 세 번째 문이다
돈이 없어도 남길 수 있는 것이 있다.
경험.
실패.
데이터.
배운 것을 남기는 지역은 같은 돈으로 점점 더 잘할 수 있다.
연결은 축적의 네 번째 문이다
기업이 혼자 성장한다.
효과가 제한적이다.
다른 기업과 연결된다.
농업과 연결된다.
관광과 연결된다.
자산은 연결될 때 생산성이 높아진다.
축적경제는 소유와도 연결된다
제42장에서 보았듯
매출만 지역에 있어서는 부족하다.
기업.
브랜드.
토지.
고객관계.
자산의 일부가 지역에 귀속돼야 한다.
축적경제는 결국 미래소득에 대한 권리를 지역에 남기는 경제다.
그러나 모든 자산을 지역이 소유할 필요는 없다
외부기업이 소유해도
좋은 고용을 만든다.
지역기업과 거래한다.
기술을 남긴다.
지역에 장기투자한다.
가치가 크다.
축적경제의 목표는 폐쇄적 소유가 아니라
열린 경제 안에서 지역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공공자산도 생산적이어야 한다
군이 시설을 소유한다.
그것만으로 좋은 자산은 아니다.
주민에게 가치가 있는가.
기업을 돕는가.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가.
공공소유도 활용되지 않으면 축적이 아니라 유지비가 될 수 있다.
국비도 축적자본으로 봐야 한다
국비사업에 선정됐다.
예산을 확보했다.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국비를 따온 것이 성과의 끝이 아니라
그 돈으로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지가 최종성과다.
시설을 남겼는가
사람을 남겼는가.
기업을 남겼는가.
고객을 남겼는가.
국비도 흐름이고
지역자산으로 바뀌어야 진짜 축적이다.
지역의 가장 위험한 상태는 ‘매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매년 행사를 한다.
매년 광고한다.
매년 새로운 고객을 찾는다.
노하우가 남지 않는다.
축적이 없는 지역경제는 매년 첫날로 돌아간다.
반대로 축적되는 지역은 출발점이 계속 높아진다
지난해 고객이 남았다.
지난해 브랜드가 남았다.
지난해 인재가 성장했다.
축적경제에서는 올해의 출발선이 지난해보다 앞에 있다.
이것이 생산성 상승이다
같은 사람.
같은 돈.
같은 시간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
축적의 궁극적인 경제효과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임금과 소득의 여지도 커진다
단순히 사람을 더 많이 일하게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더 좋은 상품.
더 높은 가격.
더 효율적인 생산.
주민소득의 지속적인 상승은 생산성 향상과 연결돼야 한다.
관광도 생산성을 생각해야 한다
관광객 수를 두 배 늘리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다.
같은 관광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체류시간이 늘어난다.
객단가가 높아진다.
관광의 생산성은 사람 수보다
한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바꾸는가에서 볼 수 있다.
농업도 같은 원리다
경작면적을 계속 늘리기 어렵다.
노동력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품질.
가공.
브랜드.
직거래.
같은 원물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지역의 성장은 ‘더 많이’보다 ‘더 잘’에서 나올 수 있다
인구.
토지.
노동력.
시장규모.
한계가 있다.
작은 지역의 성장전략은
투입량보다 가치의 깊이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7개의 깊이’도 이 흐름에서 나온다
화천경제의 깊이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뒤에서 다시 종합하겠지만 미리 말하면
체류의 깊이.
소비의 깊이.
지역귀속의 깊이.
산업연계의 깊이.
관계의 깊이.
자산축적의 깊이.
주민삶의 깊이.
‘깊다’는 것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여러 단계에서 가치가 오래 남는다는 뜻이다.
축적경제는 미래세대 경제다
오늘의 주민만 잘사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다음 세대가 사용할 자산도 남겨야 한다.
좋은 자연.
좋은 기업.
좋은 학교.
좋은 제도.
현재의 소득을 미래의 선택권으로 바꾸는 것이 축적이다.
그래서 축적경제는 세대 간 경제다
우리가 자연을 쓴다.
미래세대도 써야 한다.
우리가 세금을 쓴다.
미래세대가 유지비를 부담할 수도 있다.
오늘의 결정은 미래주민의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만든다.
‘얼마를 남겼는가’뿐 아니라 ‘무엇을 떠넘겼는가’도 봐야 한다
좋은 시설을 남겼다.
하지만 관리비도 남겼다.
자연을 개발했다.
복원비용이 남았다.
축적에는 자산의 축적과 부채의 축적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생애주기비용이 중요하다.
제52장에서 다시 다룬다.
화천형 축적경제의 정책 개념모형
지금까지의 논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외부수요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지역순환 → 재투자 → 기업·인재·브랜드·자연·신뢰·데이터 축적 → 생산능력 상승 → 더 높은 부가가치 → 새로운 외부수요
이것은 계량경제모형이 아니라 화천의 경제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핵심은 마지막이 다시 처음으로 연결된다는 데 있다.
지역경제는 직선이 아니다.
지역경제는 원이다.
좋은 원은 점점 커진다
외부수요가 들어온다.
소득이 생긴다.
자산으로 축적한다.
생산능력이 높아진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든다.
더 강한 외부수요를 부른다.
축적이 새로운 유입을 만든다.
나쁜 원도 있다
보조금이 들어온다.
시설을 만든다.
고객이 없다.
운영비가 든다.
다시 보조금이 필요하다.
이것도 순환이지만 바람직한 순환은 아니다.
그래서 모든 순환이 좋은 것은 아니다.
좋은 순환은 자립능력을 높여야 한다
지원이 들어온다.
능력이 생긴다.
시장매출이 늘어난다.
지원의존이 줄어든다.
좋은 순환은 다음 번 외부지원의 필요를 줄이고
다음 번 외부시장의 수입을 늘린다.
이것이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다
이 책에서 제6부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도 이것이다.
외부에서 돈을 가져온다.
지역에 남긴다.
돌린다.
그리고
사람.
기업.
브랜드.
고객.
자연.
신뢰.
제도로 바꾼다.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제48장의 결론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들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지금까지 지역경제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았다.
외부에서 사람이 온다.
돈이 들어온다.
지역 안에서 소비된다.
기업과 주민에게 소득이 된다.
다시 거래된다.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매년 같은 출발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한 단계 더 가야 한다.
소득을 사람의 능력으로 바꾼다.
기업으로 바꾼다.
브랜드로 바꾼다.
고객관계로 바꾼다.
좋은 자연으로 남긴다.
신뢰와 제도로 남긴다.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들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이것이 제6부 전체의 결론이다.
흐름 없는 축적은 어렵다.
축적 없는 흐름은 오래가기 어렵다.
둘을 연결해야 한다.
좋은 지역경제는 오늘의 흐름을
내일의 축적으로 바꾸는 경제다.
관광객 한 명을 더 부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사람을 다시 오는 고객으로 남기는 것이 더 깊다.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매출로 기업이 더 강해지는 것이 더 깊다.
외부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기업을 통해 지역기업과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 더 깊다.
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시설을 통해 지역의 능력이 계속 쌓이는 것이 더 깊다.
‘깊다’는 것은
오늘의 가치가 내일까지 이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축적의 최종 목적은 자산을 많이 보유하는 데 있지 않다.
주민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데 있다.
소득이 높아지는가.
교육이 좋아지는가.
돌봄이 좋아지는가.
일할 기회가 많아지는가.
생활이 편해지는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가.
나이 들어서도 살 수 있는가.
지역의 미래를 믿을 수 있는가.
이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지역경제의 최종 성과는
지역경제 자체가 아니라 주민의 삶이다.
그래서 이제 책의 마지막 제7부로 들어간다.
경제를 어떻게 군정으로 연결할 것인가.
예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업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주민소득을 어떻게 삶의 질과 정주로 연결할 것인가.
결국 화천경제가 도달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그 답을 이제 군정의 언어로 풀어간다.
제7부 주민이 잘사는 화천
제49장 좋은 군정은 가치를 연결하는 군정이다
군정은 수많은 일을 한다.
도로를 만든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관광시설을 운영한다.
농업을 지원한다.
기업을 돕는다.
교육을 지원한다.
축제를 연다.
체육시설을 만든다.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이 많다고 좋은 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군정은 사업의 숫자가 아니라
흩어진 가치를 얼마나 잘 연결하는가에서 차이가 난다.
행정은 부서로 나뉘어 있다
관광은 관광부서.
농업은 농업부서.
경제는 경제부서.
복지는 복지부서.
체육은 체육부서.
조직을 운영하려면 분업이 필요하다.
전문성도 필요하다.
문제는 주민과 시장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주민과 관광객은 삶과 시간으로 움직인다.
관광객은 부서의 경계를 모른다
관광객이 화천에 온다.
관광지를 본다.
식당을 찾는다.
주차한다.
시장에 간다.
숙박한다.
다음 날 스포츠를 즐긴다.
관광부서.
지역경제부서.
교통부서.
체육부서.
위생부서.
여러 행정기능이 한 사람의 하루에 동시에 들어간다.
관광객에게는 하나의 하루지만
행정에는 여러 개의 부서다.
이 차이를 메우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농민도 한 부서의 주민이 아니다
농사를 짓는다.
가공시설이 필요하다.
판매할 시장이 필요하다.
관광객에게 체험도 제공하고 싶다.
온라인 판매도 한다.
한 사람의 경제활동은 여러 정책영역을 가로지른다.
그래서 정책은 사업별이 아니라 가치사슬별로 볼 필요가 있다.
시설행정에서 가치사슬 행정으로
시설을 만든다.
준공한다.
사업이 끝났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성과로 보기 쉽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에서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누가 이용하는가.
어떤 소비가 생기는가.
지역기업과 연결되는가.
시설의 완성이 아니라
가치사슬의 완성이 중요하다.
관광시설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좋은 관광지가 있다.
사람이 온다.
하지만 먹을 곳을 찾지 못한다.
시장과 연결되지 않는다.
저녁에 할 일이 없다.
떠난다.
시설 자체는 성공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역경제 전환은 약하다.
관광시설의 성과와 지역경제의 성과는 같지 않을 수 있다.
군정은 ‘그다음’을 연결해야 한다
관광지를 봤다.
그다음은 어디인가.
스포츠를 했다.
그다음은 무엇인가.
축제가 끝났다.
그다음 고객관계는 어떻게 이어지는가.
좋은 군정은 첫 사업보다
다음 선택을 설계하는 군정이다.
연결은 새로운 시설보다 값쌀 수도 있다
새로운 관광지를 하나 만든다.
큰 예산이 필요할 수 있다.
기존 관광지와 시장을 연결한다.
안내를 개선한다.
교통을 연결한다.
공동상품을 만든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이 혁신은 아니다.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연결하는 것도 혁신이다.
화천에는 이미 많은 자산이 있다
축제.
스포츠.
강과 호수.
산과 숲.
농산물.
시장.
접경의 역사.
군 관련 수요.
시설도 있다.
문제는 각각의 자산이 얼마나 연결돼 있는가이다.
없는 것을 찾기 전에
있는 것 사이의 거리를 보자.
물리적 거리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관광지와 시장의 거리가 가깝다.
그러나 안내가 없다.
이동수단이 없다.
영업시간이 맞지 않는다.
관광객에게는 멀다.
경제적 거리는 킬로미터가 아니라
이동의 불편과 선택의 어려움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이것이 병목이다
관광객은 많다.
숙박이 약하다.
농산물은 좋다.
판매가 약하다.
기업지원은 많다.
성장이 약하다.
성과가 약한 이유가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연결의 한 지점이 막혀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좋은 군정은 병목을 찾는다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 전에 묻는다.
지금 어디에서 가치가 끊기는가.
관광에서 소비로 넘어가지 않는가.
소비에서 지역기업으로 넘어가지 않는가.
기업소득에서 재투자로 넘어가지 않는가.
정책은 부족한 것을 채우는 일이면서
막힌 것을 뚫는 일이기도 하다.
부서별 성과가 좋아도 전체 성과는 약할 수 있다
관광객 증가.
체육시설 이용객 증가.
농산물 생산 증가.
각 부서는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역상권 매출은 늘지 않는다.
숙박은 줄었다.
부분의 성공이 전체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동성과가 필요하다
숙박률.
재방문율.
지역상품 구매율.
시장방문율.
지역기업 매출.
이런 지표는 한 부서만으로 만들기 어렵다.
여러 부서가 같은 결과를 함께 책임질 때
연결행정이 시작된다.
공동성과는 조직개편과 같은 말이 아니다
부서를 계속 합치고 나누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조직에서도 공동목표를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할 수 있다.
조직도보다 중요한 것은
일이 흐르는 방식이다.
‘화천의 하루’를 하나의 정책단위로 볼 수 있다
관광객의 하루.
주민의 하루.
청년의 하루.
고령자의 하루.
각각의 시간을 따라 정책을 보면 부서경계가 달라 보인다.
사람의 하루를 따라가면
행정의 빈틈이 보인다.
주민의 하루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병원에 간다.
장을 본다.
일한다.
운동한다.
돌봄이 필요하다.
주민에게 삶은 하나인데
행정서비스는 여러 제도로 나뉘어 있다.
좋은 군정은 이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군정의 중심에는 ‘주민경험’이 있어야 한다
신청하기 쉬운가.
정보를 찾기 쉬운가.
부서를 여러 번 찾아다녀야 하는가.
행정서비스도 주민의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경제정책도 주민경험과 연결돼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온다.
하지만 주민은 불편하다.
기업은 성장한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없다.
경제성과가 주민 삶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정책의 최종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다.
좋은 군정은 다섯 가지 질문을 반복할 수 있다
첫째.
무엇을 밖에서 가져올 것인가.
관광객.
투자.
기업.
외부시장.
정부재원.
사람과 기술.
둘째.
어떻게 화천 안에 남길 것인가.
지역고용.
지역조달.
지역소비.
지역기업.
셋째.
어떻게 더 많이 돌릴 것인가.
지역거래.
산업연계.
재구매.
재방문.
넷째.
무엇으로 자산화할 것인가.
기업.
사람.
브랜드.
자연.
고객.
데이터.
신뢰.
다섯째.
주민의 삶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소득.
교육.
복지.
환경.
기회.
정주.
이 다섯 질문이 군정의 경제적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철학에서 사업까지 연결돼야 한다
좋은 구호가 있다.
하지만 예산은 다른 방향으로 간다.
정책과 철학이 분리된다.
철학은 예산으로 나타날 때 정책이 된다.
군정의 연결사슬
이를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철학 → 전략 → 정책 → 예산 → 사업 → 측정 → 환류
철학만 있고 예산이 없다.
실행되지 않는다.
사업은 있는데 측정이 없다.
배우지 못한다.
좋은 군정은 이 사슬이 끊기지 않는 군정이다.
예산은 군정의 가장 솔직한 문서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예산은 없다.
실제로 우선순위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정책의 진짜 우선순위는
예산과 사람과 시간의 배분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예산을 사업별로만 보면 부족하다
관광예산 얼마.
농업예산 얼마.
복지예산 얼마.
필요하다.
하지만 또 하나를 봐야 한다.
이 예산들이 같은 목표로 연결돼 있는가.
예산의 규모보다 예산 사이의 연결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체류시간을 늘리는 목표가 있다
관광콘텐츠 예산.
교통예산.
야간콘텐츠.
상권.
숙박.
함께 연결돼야 한다.
하나의 정책목표를 여러 예산이 함께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예산의 연결은 중복과는 다르다
같은 사업을 여러 부서가 반복한다.
낭비다.
그러나 하나의 성과를 여러 부서가 각자의 기능으로 지원하는 것은 협업이다.
중복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고
연결은 다른 일을 같은 목표로 묶는 것이다.
사업공모 중심 행정의 함정도 있다
국비공모가 나온다.
신청한다.
선정된다.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군정의 장기전략보다 공모사업이 정책을 끌고 갈 수 있다.
국비는 전략을 실현하는 수단이어야지
전략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받을 수 있는 사업’과 ‘필요한 사업’은 다르다
돈을 준다.
그래서 한다.
그러나 지역에 꼭 필요한가.
유지비는 감당할 수 있는가.
공모 선정 가능성보다 지역 필요성이 먼저다.
국비를 거절하는 것도 능력일 수 있다
보조율이 높다.
하지만 유지비가 크다.
수요가 없다.
공짜에 가까운 시설도 장기적으로 비싼 시설이 될 수 있다.
군정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주민 요구는 많다.
사업도 많다.
예산은 한정돼 있다.
좋은 군정은 모든 요구에 ‘예’라고 하는 군정이 아니라
중요한 것에 더 분명하게 ‘예’라고 하는 군정이다.
우선순위에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외부수요를 만드는가.
지역에 소득을 남기는가.
여러 산업을 연결하는가.
미래자산을 만드는가.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가.
좋은 우선순위는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지역가치에 대한 판단에서 나와야 한다.
행정은 시장을 대신할 수 없다
군청이 식당을 대신 운영할 수 없다.
기업의 고객을 대신 만들어줄 수도 없다.
공공은 시장을 대신하기보다
좋은 시장이 만들어질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의 역할은 플랫폼이다
도로.
정보.
규칙.
공동브랜드.
교육.
데이터.
공공공간.
공공은 판을 만들고
민간은 그 위에서 시장을 만든다.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민간이 해야 한다
공공이 지나치게 직접 사업을 하면 민간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행정이 가장 잘하는 일과
민간이 가장 잘하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주민의 역할도 있다
주민은 정책의 수혜자만이 아니다.
생산자.
사업자.
근로자.
소비자.
투자자.
지역의 주인이다.
좋은 군정은 주민을 지원대상만으로 보지 않고
지역가치를 함께 만드는 주체로 본다.
주민참여는 요구를 받는 창구만이 아니다
“무엇을 해달라.”
중요한 의견이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다.
어떤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인가.
주민참여를 요구의 정치에서 해결의 협력으로 넓힐 수 있다.
행정은 연결자 역할을 해야 한다
농가와 식당을 연결한다.
기업과 학교를 연결한다.
관광지와 시장을 연결한다.
외부전문가와 주민을 연결한다.
좋은 군정의 중요한 능력은
직접 하는 능력보다 연결하는 능력일 수 있다.
연결에는 정보가 필요하다
누가 무엇을 생산하는가.
어떤 기업이 필요한가.
어떤 관광객이 오는가.
정보가 없으면 연결도 우연에 의존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중요하다.
데이터에서 다시 정책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보고서가 나왔다.
끝이 아니다.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데이터의 최종성과는 데이터가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이다.
정책에서 다시 측정으로
사업을 바꿨다.
결과를 본다.
다시 수정한다.
좋은 군정은 완벽한 정책을 한 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계속 개선하는 군정이다.
이것이 환류다
계획.
실행.
측정.
학습.
수정.
다시 실행.
군정도 학습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군수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방향을 제시한다.
중요하다.
하지만 군정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좋은 리더십의 최종성과는
조직 전체가 더 잘 일하게 되는 데 있다.
간부의 역할도 연결이다
부서의 성과만 챙긴다.
협업이 어렵다.
반대로 전체성과를 본다.
다른 부서와 조정한다.
중간리더가 연결될 때 행정의 사일로가 낮아진다.
실무자의 현장지식도 연결돼야 한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실무자일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경험이 전달되지 않는다.
위에서 방향을 정하고
아래에서 현실을 올리는 구조가 필요하다.
주민의 경험도 정책지식이다
주민이 불편하다.
사업자는 막힌다.
관광객이 길을 잃는다.
현장의 작은 불편이 큰 병목을 알려줄 수 있다.
좋은 군정은 ‘작은 불편’을 무시하지 않는다
안내표지 하나.
버스시간 하나.
주차정보 하나.
결제수단 하나.
경제는 거대한 프로젝트에서만 막히지 않는다.
연결의 경제는 디테일의 경제다
관광지가 좋다.
화장실이 없다.
다시 안 온다.
상품이 좋다.
배송이 어렵다.
다시 못 산다.
큰 자산의 가치는 작은 연결장치가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군정에는 ‘마지막 10미터’가 중요하다
정책은 거의 완성됐다.
하지만 주민이 신청하기 어렵다.
관광객이 마지막 위치를 못 찾는다.
행정의 마지막 10미터가 주민의 첫 경험이다.
서비스디자인의 관점도 필요하다
정책을 공급자 입장에서만 보지 않는다.
이용자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사업을 만든 사람의 눈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눈으로 다시 본다.
화천경제의 연결구조를 하나의 정책모형으로 보면
외부수요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순환 → 산업연계 → 자산축적 → 주민소득 → 삶의 질
군정의 역할은 이 각각을 따로 관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군정의 핵심은 이 화살표들이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이 역시 계량경제식이 아니라 정책의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모형이다.
가장 약한 화살표를 찾아야 한다
외부수요는 강하다.
그런데 소비가 약하다.
소비는 강하다.
지역귀속이 약하다.
전체를 키우기 위해 가장 약한 연결고리부터 고칠 수 있다.
그래서 ‘연결률’을 보는 군정이 필요하다
관광객 중 시장에 간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당일 방문객 중 숙박으로 전환된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지역농산물 중 관광·외식시장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어떤가.
연결되지 않은 두 자산 사이에 새로운 정책기회가 있을 수 있다.
시설목록보다 연결지도를 만들자
관광시설은 어디에 있는가.
시장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가.
숙박과는 어떤가.
지역의 자산목록 다음에는
지역의 연결지도가 필요하다.
연결이 약하면 자산이 많아도 경제는 얕을 수 있다
좋은 관광지.
좋은 농산물.
좋은 시장.
각자 존재한다.
하지만 서로 만나지 않는다.
점은 많지만 선이 없는 경제다.
좋은 군정은 점을 선으로 만든다
관광지에서 시장으로.
농장에서 식당으로.
기업에서 학교로.
축제에서 재구매로.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그러나 연결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모든 것을 억지로 연결한다.
비효율적일 수 있다.
연결은 가치가 생길 때 의미가 있다.
좋은 연결의 조건
고객에게 편한가.
기업에게 이익이 되는가.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공공비용이 적절한가.
정책적 연결도 시장성과 공공성을 함께 봐야 한다.
연결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계속 만들 필요는 없다
위원회.
협의체.
추진단.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을 만드는 것 자체가 성과는 아니다.
협업조직의 가치는 회의 횟수가 아니라
실제 연결된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기존 조직을 연결하는 것이 먼저일 수 있다
상인회.
농업단체.
체육단체.
관광사업자.
주민조직.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전에 이미 있는 관계망을 활용할 수 있다.
연결에는 조정비용이 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시간이 든다.
갈등이 생긴다.
연결이 항상 공짜는 아니다.
그래서 모든 협업이 좋은 것은 아니다.
협업의 비용보다 편익이 커야 한다
공동상품을 만들었다.
조정회의가 지나치게 많다.
실익은 작다.
지속되기 어렵다.
좋은 협업은 협업 자체가 아니라 결과를 만든다.
군정은 민간의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보를 쉽게 제공한다.
인허가를 예측가능하게 한다.
공동인프라를 만든다.
행정의 효율성은 민간경제의 비용을 줄이는 생산성이다.
규제도 연결과 관계가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사업을 막는다.
반대로 필요한 규제는 안전과 신뢰를 만든다.
좋은 규제는 없애는 규제가 아니라
필요한 목적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달성하는 규제다.
속도와 절차도 균형이 필요하다
무조건 빠르게 처리한다.
공정성이 약해질 수 있다.
절차만 강조한다.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좋은 행정은 빠르기만 한 행정이 아니라
예측가능하고 정확한 행정이다.
좋은 군정은 신뢰를 축적한다
약속을 지킨다.
기준을 공개한다.
정책을 설명한다.
신뢰는 행정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다.
신뢰가 높으면 정책의 실행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주민이 정책을 믿는다.
기업이 행정을 믿는다.
신뢰가 쌓인 지역은 같은 정책도 더 쉽게 실행할 수 있다.
이것도 축적경제다
한 번 잘한 정책이 다음 정책의 신뢰를 만든다.
한 번의 협력이 다음 협업을 쉽게 한다.
좋은 군정은 예산만 쓰는 것이 아니라
실행능력과 신뢰를 축적한다.
결국 군정의 역할은 ‘전환’이다
외부의 사람을 관광객으로.
관광객의 시간을 소비로.
소비를 주민소득으로.
소득을 기업과 자산으로.
자산을 삶의 질로.
좋은 군정은 가치를 한 단계씩 다음 가치로 전환하는 군정이다.
화천형 군정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다음처럼 정리해볼 수 있다.
좋은 군정 ≈
방향의 명확성 × 부서·사업의 연결 × 민관협력 × 실행력 × 측정·학습 × 주민가치 전환
이것은 행정성과를 수치로 계산하는 공식이 아니라 무엇을 함께 보아야 하는지를 정리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제49장의 결론
군정은 사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가치를 이어주는 일이다
좋은 군정을 평가할 때 흔히 묻는다.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가.
사업을 몇 개 했는가.
시설을 몇 개 만들었는가.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이제 하나를 더 물어야 한다.
그 사업들은 서로 연결됐는가.
관광객은 지역상권으로 연결됐는가.
농산물은 관광시장과 외부시장으로 연결됐는가.
기업투자는 주민일자리와 지역기업 성장으로 연결됐는가.
예산은 미래자산으로 연결됐는가.
경제성장은 주민의 삶으로 연결됐는가.
좋은 군정은 각각의 부서를 잘 운영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군정.
관광.
농업.
산업.
교육.
복지.
체육.
환경.
이것들은 행정조직에서는 나뉘어 있지만 주민의 삶에서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
그래서 군정은 두 개의 지도를 동시에 봐야 한다.
하나는 행정조직도다.
또 하나는 주민과 시장이 실제로 움직이는 가치지도다.
조직도는 누가 일하는지를 보여주고
가치지도는 왜 함께 일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화천의 미래가 새로운 대형시설 하나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미 가진 자산들을 더 잘 연결하는 데서 새로운 경제가 나올 수 있다.
파로호와 시장이 연결되고,
스포츠와 숙박이 연결되고,
농업과 관광이 연결되고,
축제와 재구매가 연결되고,
외부기업과 지역기업이 연결되고,
교육과 산업이 연결된다.
그 연결이 소득을 만든다.
그리고 그 소득이 사람과 기업, 브랜드와 자연에 다시 축적된다.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좋은 군정은 사업을 하나 더 만드는 군정이 아니라
이미 있는 가치 사이에서 끊어진 화살표를 찾아 이어주는 군정이다.
그리고 연결의 최종 목적은 하나다.
주민에게 가치가 돌아가게 하는 것.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군정평가의 기준을 더 근본적으로 바꿔본다.
사업을 얼마나 했는가가 아니라,
그 사업이 지역에 무엇을 바꾸었는가.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가가 아니라,
그 예산으로 주민소득과 지역의 능력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실적에서 성과로.
제50장 사업실적에서 지역성과로
행정은 실적을 기록한다.
도로를 몇 킬로미터 만들었다.
교육을 몇 회 실시했다.
축제에 몇 명이 왔다.
예산을 몇 퍼센트 집행했다.
시설을 몇 개 준공했다.
필요한 기록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그래서 지역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실적은 많아도 성과는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적과 성과는 다르다
교육을 20회 했다.
실적이다.
참가자들의 능력이 실제로 높아졌는가.
성과다.
관광객 10만 명이 왔다.
실적이다.
체류시간과 소비가 늘었는가.
지역상권에 도움이 됐는가.
성과다.
실적은 우리가 한 일을 보여주고
성과는 그 일 때문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행정은 왜 실적을 좋아하는가
실적은 세기 쉽다.
몇 명.
몇 회.
몇 건.
몇 원.
명확하다.
성과는 어렵다.
소득이 왜 늘었는가.
정책 때문인가.
시장 때문인가.
날씨 때문인가.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행정은 측정하기 쉬운 것을 성과로 착각하기 쉽다.
측정하기 쉽다는 이유로
중요한 것보다 쉬운 것을 측정해서는 안 된다.
사업을 했다는 사실은 출발점이다
예산을 확보했다.
사업을 시작했다.
시설을 만들었다.
끝이 아니다.
행정의 행동과 지역의 변화 사이에는 한 단계 이상의 과정이 있다.
정책성과의 사슬을 보자
예산을 투입한다.
사업을 한다.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사람이 이용한다.
행동이 변한다.
경제와 삶이 달라진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투입 → 활동 → 산출 → 결과 → 지역영향
투입은 무엇을 넣었는가다
예산.
인력.
시간.
시설.
투입은 정책에 들어간 자원이다.
활동은 무엇을 했는가다
교육했다.
행사를 열었다.
공사했다.
홍보했다.
활동은 행정이 실행한 일이다.
산출은 무엇이 만들어졌는가다
도로 5㎞.
교육수료자 100명.
관광프로그램 10개.
기업지원 30건.
산출은 사업이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행정에서 흔히 말하는 실적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결과는 사람의 행동이나 상태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다
교육받은 사람이 실제 취업했다.
기업의 매출이 올랐다.
관광객 체류시간이 길어졌다.
주민의 이동불편이 줄었다.
결과부터 정책의 진짜 효과에 가까워진다.
지역영향은 더 큰 변화다
주민소득이 높아졌다.
산업구조가 강해졌다.
삶의 질이 좋아졌다.
정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종적으로 군정이 보고 싶은 것은
지역 전체의 변화다.
하지만 모든 사업에 거대한 성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
작은 사업 하나가 지역소득 전체를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규모에 맞는 성과단계를 설정해야 한다.
작은 사업은 가까운 결과를 본다.
큰 정책은 장기적인 지역성과까지 본다.
인과관계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늘었다.
우리 홍보사업 덕분이라고 단정한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성과평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함께 일어난 일을 원인과 결과로 단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과는 겸손하게 해석해야 한다
정책 이후 매출이 늘었다.
좋은 신호다.
그러나 정책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별도 분석이 필요할 수 있다.
좋은 평가는 성과를 과장하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정책의 기여를 확인한다.
비교가 필요하다
사업 전과 후.
작년과 올해.
비슷한 지역과 비교.
참여자와 비참여자.
가능하다면 이런 비교를 활용한다.
성과는 숫자 하나보다 변화의 방향에서 더 잘 보인다.
관광객 수만으로 관광성과를 평가하면 부족하다
100만 명이 왔다.
성과다.
하지만
당일치기인가.
숙박했는가.
시장에 갔는가.
지역상품을 샀는가.
방문객 수는 관광의 입구지
지역경제의 최종성과가 아니다.
관광성과를 더 깊게 보자
방문객 수.
체류시간.
숙박률.
객단가.
시장방문율.
지역상품 구매.
재방문율.
사람 수에서 시간과 소비와 관계로 지표를 넓혀야 한다.
농업도 생산량만 보면 부족하다
몇 톤 생산했다.
중요하다.
하지만
농가소득은 어땠는가.
판매가격은 높아졌는가.
가공과 직거래가 늘었는가.
생산량보다 가치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봐야 한다.
기업지원도 지원건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50개 기업을 지원했다.
실적이다.
지원받은 기업이
매출을 늘렸는가.
고용을 늘렸는가.
외부시장에 진출했는가.
지원의 성과는 지원받은 숫자가 아니라
지원 없이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는가에 있다.
교육지원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을 몇 번 열었다.
참가자가 많았다.
그 이후
실제 능력이 높아졌는가.
취업이나 창업으로 이어졌는가.
교육의 성과는 강의가 끝난 순간이 아니라
배운 것이 사용되는 순간에 나타난다.
복지도 이용건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서비스를 몇 명에게 제공했다.
중요하다.
하지만
생활불편이 줄었는가.
돌봄 공백이 줄었는가.
삶이 더 안정됐는가.
복지의 목적은 서비스 제공 자체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더 안전하고 존엄하게 만드는 데 있다.
도로도 준공이 끝이 아니다
도로를 만들었다.
접근시간이 줄었는가.
물류비가 낮아졌는가.
생활권이 넓어졌는가.
SOC의 성과는 콘크리트의 길이가 아니라
사람과 경제의 이동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서 봐야 한다.
체육시설도 이용객 수만 보면 부족하다
몇 명이 이용했다.
좋다.
하지만 외지인이 왔다면
숙박했는가.
식사했는가.
상권과 연결됐는가.
시설이용 실적에서 지역경제 전환성과로 한 단계 더 가야 한다.
행사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행사가 잘 끝났다.
사고가 없었다.
사람이 많이 왔다.
좋다.
하지만
상권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가.
지역기업이 참여했는가.
재방문 고객이 남았는가.
좋은 행사는 끝난 뒤에 무엇이 남았는가로도 평가해야 한다.
예산 집행률은 성과가 아니다
예산을 100% 집행했다.
행정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을 다 썼다는 뜻이다.
집행률은 실행상태이지
주민가치의 크기가 아니다.
오히려 덜 쓰고 같은 성과를 냈다면 더 좋을 수 있다
예산 10억원을 계획했다.
8억원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성과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였다면 효율성이 높아진 것이다.
많이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다르다
예산이 커졌다.
지역이 좋아졌는가.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좋은 행정은 예산의 크기를 자랑하기보다
예산 한 원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지표는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된다
지표 100개.
관리한다.
보고서가 복잡해진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다.
측정의 목적은 숫자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핵심지표가 필요하다
사업마다 수십 개를 볼 필요는 없다.
정말 중요한 몇 가지를 정한다.
좋은 지표는 정책의 핵심 질문을 숫자로 표현한다.
좋은 지표에는 방향이 있다
체류시간이 늘어야 한다.
재방문율이 높아져야 한다.
기업생존율이 좋아져야 한다.
지표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조직에 알려준다.
잘못된 지표는 행동을 왜곡할 수 있다
방문객 수만 평가한다.
무조건 사람을 많이 모으려 한다.
교육 참가자 수만 평가한다.
필요 이상으로 참가자를 늘린다.
사람은 측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무엇을 측정하는지가 정책이다.
목표숫자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광객 100만 명 목표.
99만 명.
실패인가.
101만 명.
성공인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목표치는 판단의 도구이지 현실을 대신하는 진실이 아니다.
숫자의 맥락을 봐야 한다
관광객 수는 줄었다.
그러나 숙박은 늘었다.
객단가도 높아졌다.
지역소득은 증가했다.
사람 수는 줄어도 경제성과는 좋아질 수 있다.
이것이 ‘크게보다 깊게’의 평가방식이다.
반대로 사람 수는 늘어도 경제성과가 약할 수 있다
대규모 무료행사.
방문객은 많다.
당일 떠난다.
지역소비는 작다.
큰 숫자가 반드시 깊은 성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숫자를 함께 봐야 한다
양.
질.
시간.
소비.
지역귀속.
관계.
한 숫자로 지역경제를 평가하려 하지 말자.
성과에는 경제성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의 만족.
환경.
안전.
공동체.
지역정책은 경제·사회·환경의 성과를 함께 봐야 한다.
때로는 경제성과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관광객을 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
최대매출보다 적정성과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성과는 누구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행정에는 성공이다.
기업에는 부담이다.
관광객은 만족한다.
주민은 불편하다.
정책성과는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관점을 확인해야 한다.
주민성과가 최종적으로 중요하다
기업이 성장한다.
관광이 성공한다.
그 결과
주민소득.
고용.
생활서비스.
공공재정.
삶의 질이 나아지는가.
지역정책의 마지막 수혜자는 결국 주민이어야 한다.
그러나 주민전체 평균만 봐도 부족하다
평균소득이 늘었다.
누가 늘었는가.
특정 업종에만 집중됐는가.
평균 뒤의 분포도 봐야 한다.
모든 주민에게 똑같이 돌아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경제활동의 결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회와 효과가 지나치게 편중되는지 보는 것이다.
성과의 크기뿐 아니라 성과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퍼지는지도 중요하다.
공간적으로도 성과를 봐야 한다
특정 지역만 관광객이 몰린다.
다른 읍·면에는 효과가 없다.
화천 전체의 성과와 공간별 성과를 함께 봐야 한다.
시간도 중요하다
한 달 매출이 급증했다.
연간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순간의 성과와 지속적인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
성과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지원 중에는 잘된다.
지원이 끝나면 사라진다.
좋은 성과는 사업기간보다 오래간다.
이것이 자산축적과 연결된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사람이 남는다.
기업이 남는다.
브랜드가 남는다.
고객이 남는다.
성과의 가장 깊은 형태는 결과가 자산으로 남는 것이다.
‘산출의 성공’과 ‘지역성과의 성공’
관광센터를 완공했다.
산출의 성공.
이용객이 늘었다.
결과.
지역상권과 숙박이 늘었다.
지역성과.
준공에서 주민소득까지 얼마나 연결되었는가.
이것이 정책의 깊이다.
모든 사업에 지역경제 효과를 억지로 붙여서는 안 된다
소방시설.
복지시설.
기초행정.
목적은 경제성장이 아닐 수 있다.
정책은 그 본래 목적에 맞게 평가해야 한다.
안전을 위한 사업은 안전으로 평가한다.
복지를 위한 사업은 삶의 안정으로 평가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경제적 효과만 강조하면 공공서비스의 본래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
모든 정책을 돈으로 평가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다만 큰 사업은 여러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관광개발이 주민생활에 영향을 준다.
도로사업이 상권을 바꾼다.
주요사업은 본래목적과 함께 지역경제·사회·환경 영향도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역경제 영향평가’를 생각할 수 있다
대규모 투자 전에 묻는다.
외부수요를 얼마나 만들 것인가.
지역업체와 거래할 수 있는가.
운영비는 얼마나 드는가.
환경과 주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 사업이 지역 안에서 어떤 파장을 만들지 미리 묻자.
이 책에서는 이를 정책적으로 ‘지역경제 영향평가’라고 부를 수 있다.
법정 평가제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업에 새로운 규제를 만들자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투자에 대해 내부 의사결정을 더 깊게 하자는 것이다.
사업 타당성을 공사비만이 아니라 지역가치의 흐름까지 보는 방식이다.
사전평가와 사후평가가 연결돼야 한다
사업 전에
관광객 5만 명을 예상했다.
매출 20억원 효과를 기대했다.
사업 후
실제로 어땠는가.
예측을 결과와 비교해야 다음 사업의 예측도 좋아진다.
틀린 예측도 자산이다
예상보다 적었다.
왜 그랬는가.
원인을 남긴다.
예측실패를 숨기면 실수지만
학습하면 데이터가 된다.
성과평가는 책임추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가 잘못했는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 강조하면 사람들이 실패를 숨긴다.
평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다음 정책을 더 잘 만드는 것이다.
좋은 평가는 질문을 만든다
왜 숙박으로 안 넘어갔는가.
왜 기업지원 이후 성장하지 못했는가.
평가는 끝을 선언하는 보고서가 아니라
다음 정책을 시작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현장과 숫자를 함께 본다
숫자는 좋아졌다.
주민 반응은 나쁘다.
왜 그런가.
숫자와 현장이 다를 때 그 사이에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정성평가도 필요하다
모든 것을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새로운 협력관계.
주민 신뢰.
브랜드 변화.
정량과 정성을 함께 볼 때 지역의 변화가 더 잘 보인다.
하지만 ‘좋아졌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능하면 근거를 남긴다.
설문.
인터뷰.
반복사례.
정성평가도 체계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주민에게 성과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보고서.
전문용어.
주민은 알기 어렵다.
좋은 성과는 주민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했습니다”에서 “무엇이 달라졌습니다”로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 이동시간이 줄었습니다.
교육을 했습니다.
→ 참여자의 취업률이 높아졌습니다.
보고의 문장을 바꾸면 행정의 시선도 바뀐다.
정책홍보도 실적홍보에서 성과홍보로
예산 100억원 확보.
중요하다.
하지만 주민은 묻는다.
그래서 나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예산확보를 주민가치로 번역해야 한다.
성과를 과장하지 않는 것도 신뢰다
정책효과가 명확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행정이 신뢰를 쌓는다.
좋은 성과체계는 조직을 똑똑하게 만든다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안다.
중간에 확인한다.
잘못되면 바꾼다.
성과관리는 평가표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조직이 학습하는 방법이다.
성과는 장기와 단기를 함께 봐야 한다
이번 해.
3년.
5년.
10년.
지역발전은 연간 실적표보다 긴 시간에서 나타난다.
다만 너무 먼 성과만 보면 책임이 흐려진다
“10년 뒤 좋아질 것이다.”
현재 결과가 없다.
곤란하다.
장기목표에는 단기 중간지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주라는 장기목표가 있다
단기간에 인구가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일자리.
소득.
교육만족.
주거.
생활서비스.
중간변화를 본다.
최종성과로 가는 징검다리를 측정해야 한다.
화천경제론의 성과사슬
이 책의 논리를 성과관점에서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외부수요 → 방문·거래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기업·주민소득 → 재투자·자산축적 → 삶의 질 → 정주·관계 지속
각 단계에서 지표를 만들 수 있다.
어느 단계가 끊기는지 봐야 한다
관광객은 늘었다.
소비가 안 늘었다.
문제는 방문이 아니다.
소비전환이다.
성과관리는 실패한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느 단계에서 전환이 끊겼는지를 찾는 일이다.
이것이 정책의 진단이다
환자가 아프다.
체온만 본다.
부족하다.
원인을 찾는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성과지표는 지역경제의 건강검진표다.
건강검진 수치가 목적은 아니다
수치를 좋게 보이려고 검사를 조작하지 않는다.
정책지표도 마찬가지다.
지표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좋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불편한 숫자도 필요하다
폐업률.
청년유출.
빈 점포.
관광객 불만.
좋은 행정은 좋은 숫자만 보는 행정이 아니다.
나쁜 신호를 빨리 발견하는 행정이다.
성공지표와 위험지표를 함께 본다
매출 증가.
동시에 비용 증가.
관광객 증가.
동시에 주민민원 증가.
성과와 부작용을 한 화면에서 봐야 한다.
지역성과는 균형이다
경제가 좋아진다.
삶이 나빠진다.
좋은 발전이라고 하기 어렵다.
지역성과의 최종기준은 경제·사회·환경의 균형이다.
화천형 지역성과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지역성과 ≈
사업의 직접결과 × 주민가치 전환 × 지역귀속 × 지속성 × 자산축적 × 사회·환경적 적정성
이것은 성과를 실제 숫자로 산출하기 위한 경제계량식이 아니라, 사업을 평가할 때 함께 봐야 할 요소를 정리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제50장의 결론
무엇을 했는가에서 무엇이 달라졌는가로
군정은 일을 해야 한다.
사업도 해야 한다.
시설도 필요하다.
예산도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했는가보다
그 일 때문에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묻자.
관광객이 몇 명 왔는가.
그만 보지 말자.
얼마나 머물렀는가.
얼마나 썼는가.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
기업을 몇 곳 지원했는가.
그만 보지 말자.
몇 곳이 성장했는가.
몇 곳이 외부시장을 만들었는가.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가.
그만 보지 말자.
그 돈으로 주민의 삶과 지역의 능력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실적은 행정의 행동을 기록하고
성과는 지역의 변화를 기록한다.
둘 다 필요하다.
하지만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성과중심 행정은 숫자를 더 많이 만드는 행정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몇 가지 질문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행정이다.
이 사업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그 결과 무엇이 실제로 달라졌는가.
그 변화는 얼마나 오래가는가.
지역에는 무엇이 남았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 질문으로 돌아와야 한다.
주민의 삶은 더 좋아졌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사업실적은 지역성과가 된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군정의 가장 강력한 수단인 예산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예산액 자체가 중요한가.
집행률이 중요한가.
아니면 그 돈이 사람과 기업과 시장을 얼마나 움직였는가가 중요한가.
예산은 돈의 규모가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평가해야 한다.
제51장 예산은 무엇을 얼마나 움직였는가
예산은 숫자다.
몇 억원.
몇 십억원.
몇 백억원.
행정에서는 큰 숫자가 눈에 띈다.
국비를 많이 확보했다.
예산이 늘었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한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입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 돈이 무엇을 얼마나 움직였는가.
사람을 움직였는가.
기업을 움직였는가.
소비를 움직였는가.
민간투자를 움직였는가.
지역 안의 거래를 움직였는가.
주민의 삶을 움직였는가.
예산은 그 자체로 성과가 아니다
예산을 확보했다.
출발이다.
사업을 시작했다.
과정이다.
예산을 모두 집행했다.
행정적으로는 중요한 관리성과다.
하지만 주민의 입장에서는 한 가지가 더 남는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돈을 썼다는 것과 가치를 만들었다는 것은 다르다
100억원을 썼다.
시설을 만들었다.
이용객이 거의 없다.
유지비가 계속 든다.
반대로 10억원을 썼다.
기업 여러 곳이 성장했다.
주민소득이 늘었다.
예산의 크기와 지역가치의 크기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좋은 예산은 변화를 만든다
도로예산이 이동시간을 줄인다.
관광예산이 체류시간을 늘린다.
기업지원이 매출과 고용을 만든다.
교육예산이 사람의 능력을 높인다.
예산은 돈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원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예산은 ‘투입’으로만 보면 부족하다
예산 50억원.
얼마나 큰가.
이것은 투입의 크기다.
그 돈으로 무엇이 움직였는지 봐야 한다.
예산은 투입이고
정책의 목적은 변화다.
예산에는 방향이 있다
같은 10억원이라도
도로에 쓸 수 있다.
교육에 쓸 수 있다.
관광에 쓸 수 있다.
복지에 쓸 수 있다.
예산은 지역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선택이다.
예산편성은 우선순위 결정이다
모든 사업을 다 할 수 없다.
돈도 한정돼 있다.
사람도 한정돼 있다.
예산을 준다는 것은
다른 곳에 쓸 가능성을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기회비용의 출발이다.
같은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
시설 하나를 짓는다.
그 돈으로
청년기업을 지원할 수도 있었다.
기존 시설을 개선할 수도 있었다.
교통을 연결할 수도 있었다.
예산에는 항상 ‘다른 선택’이 숨어 있다.
그래서 예산은 단독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이 사업이 좋은가.”
뿐만 아니라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선택이 있었는가.”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다음 장의 기회비용과 연결된다.
예산의 경제효과를 너무 단순하게 말해서도 안 된다
100억원을 투입했다.
100억원의 경제효과가 생겼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돈이 어디로 갔는가.
외부업체인가.
지역업체인가.
운영비인가.
시설인가.
예산액과 지역경제효과는 같은 숫자가 아니다.
지역 안에 얼마나 남았는가
공사를 한다.
외부업체가 대부분 수행한다.
장비도 밖에서 들어온다.
지역에는 일부 임금과 소비만 남는다.
지역에서 집행된 예산이라고
모두 지역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외부업체를 무조건 배제할 수도 없다
기술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필요하다.
지역에 공급자가 없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조달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지역가치를 얼마나 함께 만들 수 있는가이다.
지역업체의 참여기회를 넓힐 수 있다
법과 경쟁원칙을 지키면서
지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정보와 역량을 높인다.
지역조달의 핵심은 특혜가 아니라
지역기업이 경쟁할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공공예산은 민간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군이 1억원을 쓴다.
그 결과 민간기업이 2억원을 투자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좋은 공공예산은 자기 돈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돈과 행동도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을 ‘유발력’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정식 하나의 단일지표라기보다 정책적으로 볼 수 있는 개념이다.
공공투자 때문에
민간투자가 생겼는가.
기업의 거래가 늘었는가.
예산 한 원이 다른 경제주체의 선택을 얼마나 움직였는가.
보조금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보조금 1억원을 지급했다.
끝이 아니다.
그 기업이 추가투자를 했는가.
고객을 만들었는가.
지원금의 좋은 성과는
지원금보다 큰 시장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계속 지원해야만 유지된다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매년 보조금.
보조금이 끊기면 사업도 끝난다.
개발정책의 목표는 영원한 지원이 아니라
점점 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물론 복지나 공공서비스는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한다.
복지는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사업이 아니다
돌봄.
의료.
안전.
취약계층 지원.
시장수익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공공예산은 모든 분야에서 돈을 벌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공공예산의 가치는 목적에 따라 다르다
경제사업은 경제효과.
복지는 삶의 안정.
교육은 성장과 기회.
환경은 보전과 삶의 질.
예산평가는 사업의 본래 목적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예산이든 ‘효과’를 물을 수 있다
복지예산을 썼다.
돌봄 공백이 줄었는가.
교육예산을 썼다.
학습기회가 좋아졌는가.
수익을 묻지 않더라도 변화는 물을 수 있다.
예산의 첫 번째 질문 — 누구를 움직였는가
관광객.
주민.
기업.
농민.
청년.
돈보다 먼저 사람을 보자.
두 번째 질문 — 어떤 행동을 움직였는가
방문.
소비.
창업.
투자.
취업.
학습.
정책은 행동을 바꿀 때 현실이 달라진다.
세 번째 질문 — 무엇이 남았는가
소득.
기업.
기술.
브랜드.
고객.
자연.
신뢰.
예산은 흐름으로 시작해서 자산으로 끝나야 할 수 있다.
네 번째 질문 — 얼마나 오래가는가
행사 당일만 효과가 있다.
한 달.
1년.
5년.
효과의 지속기간도 예산의 가치다.
다섯 번째 질문 — 다른 돈을 끌어왔는가
민간투자.
소비.
외부구매력.
공공예산의 힘은 외부의 돈을 지역 안으로 끌어오는 데서 커질 수 있다.
관광예산을 예로 들어보자
홍보비 5억원을 쓴다.
관광객이 늘었다.
좋다.
그들이 숙박했는가.
시장에서 소비했는가.
관광홍보 예산의 성과는 노출횟수보다
실제 지역소비 전환에서 더 깊게 볼 수 있다.
행사예산도 마찬가지다
행사비 10억원.
방문객 10만 명.
1인당 예산은 1만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수 없다.
방문객 한 명을 만드는 비용보다
그 방문객이 지역에 남긴 가치도 함께 봐야 한다.
‘방문객 1인당 지역가치’라는 관점
한 사람이
몇 시간 머물렀는가.
얼마나 소비했는가.
재방문했는가.
사람을 데려오는 비용과
그 사람으로부터 생기는 지역가치를 함께 보자.
시설예산은 더 긴 시간을 봐야 한다
건설비 100억원.
여기에 운영비.
보수비.
인건비.
시설예산은 준공비용이 아니라
평생비용으로 봐야 한다.
다음 장의 생애주기비용으로 이어진다.
무료시설도 비용이 있다
무료입장.
주민과 관광객에게 좋다.
하지만
청소.
관리.
인건비.
전기.
비용이 들어간다.
이용료가 없다고 운영비도 없는 것은 아니다.
공공서비스는 무료일 수 있다
중요하다.
그러나 무료라면 더더욱
왜 무료인지.
어떤 공익을 만드는지.
무료는 가격정책이지 비용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예산에는 ‘고정비’와 ‘변동비’가 있다
시설을 만든다.
사람이 없어도 관리비가 든다.
행사는 안 하면 비용이 거의 없다.
고정비가 큰 사업은 미래수요가 줄었을 때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작은 지역일수록 고정비를 조심해야 한다
인구와 세입기반이 제한적이다.
시설은 오래 남는다.
시설을 하나 늘린다는 것은
미래예산의 의무를 하나 늘리는 일이기도 하다.
‘지을 돈’보다 ‘운영할 돈’을 먼저 보자
국비로 건설비 대부분을 받는다.
좋다.
하지만 운영비는 군비다.
건설보조율보다 운영지속성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예산의 성공은 확보가 아니라 완결성이다
국비 확보.
군비 투입.
사업 시행.
운영.
성과.
전 과정이 지속 가능해야 좋은 재정사업이다.
예산은 사업비 외에도 행정력을 사용한다
공무원 시간이 들어간다.
회의.
보고.
감사.
관리.
예산서에 보이지 않는 행정비용도 있다.
사업이 많아질수록 조직의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다
100개의 사업.
각각 관리해야 한다.
사업수 증가도 비용이다.
그래서 작은 사업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래서 계속한다.
효과는 약하다.
예산개혁은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만큼
효과 없는 사업을 줄이는 데서도 시작된다.
‘한 번 시작하면 계속’의 관성
전년도에 있었다.
올해도 편성한다.
이런 예산이 쌓인다.
예산에는 정책의 관성이 있다.
영점에서 다시 묻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 사업을 처음 보는 것처럼 생각한다.
지금도 필요한가.
과거에 했다는 이유보다
현재에도 필요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모든 예산을 매년 완전히 처음부터 심사하자는 뜻은 아니다.
예산을 줄이는 것도 정책이다
효과가 낮다.
축소한다.
더 중요한 곳에 쓴다.
절감은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자원의 재배분일 수 있다.
좋은 절약과 나쁜 절약은 다르다
필요한 유지보수를 줄인다.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든다.
오늘 아낀 돈이 내일 더 큰 비용을 만들 수 있다.
예방예산의 가치다
도로를 미리 보수한다.
건강을 예방한다.
재난을 예방한다.
좋은 예산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커지지 않게 막기도 한다.
예방의 성과는 보이지 않기 쉽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재난이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성과인 사업도 있다.
그래서 예산평가는 단순 수익률만으로 할 수 없다
안전.
환경.
복지.
공공가치는 시장매출보다 넓다.
하지만 공공가치라고 무한정 비용을 허용할 수도 없다
좋은 목적이다.
얼마든지 써도 된다.
그럴 수는 없다.
좋은 목적일수록 더 효율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용효과성이라는 관점
같은 목표를
A사업은 10억원.
B사업은 5억원.
성과가 비슷하다.
같은 효과라면 더 적은 비용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비용이라면 더 큰 효과를 본다
5억원을 쓴다.
어느 사업이 더 큰 주민가치를 만드는가.
예산은 선택의 경제다.
예산 한 원의 생산성을 생각하자
기업지원 1억원.
관광 1억원.
교육 1억원.
서로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정책분야 안에서는 비교할 수 있다.
돈의 생산성을 생각하는 습관은 필요하다.
단, 모든 것을 하나의 금액으로 환산하려 하지 말자
주민의 안전.
환경.
문화.
돈으로 완벽하게 환산하기 어렵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까지 억지로 하나의 숫자로 만들 필요는 없다.
정량과 판단이 함께 필요하다
비용.
효과.
주민의견.
전략적 중요성.
좋은 예산결정은 숫자만도 아니고 감각만도 아니다.
전략과 예산이 만나야 한다
지역전략은 관광의 체류를 늘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예산은 새로운 시설에만 집중된다.
전략이 예산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전략은 문서로 남을 수 있다.
예산의 묶음을 보자
관광지 하나의 예산만 보지 않는다.
교통.
시장.
숙박.
콘텐츠.
홍보.
같은 목표를 만드는 예산묶음을 함께 볼 수 있다.
이것이 가치사슬 예산의 관점이다
부서별로 예산을 나눈다.
필요하다.
하지만 정책목표별로 다시 묶어본다.
예산서를 조직도대로만 보지 말고
가치사슬대로도 보자.
예를 들어 ‘관광객 한 시간 더’라는 목표
콘텐츠.
교통.
음식.
야간.
시장.
여러 부서의 예산이 하나의 성과를 함께 만들 수 있다.
‘숙박 한 번 더’도 같다
숙박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저녁 콘텐츠.
다음 날 일정.
교통.
예약.
예산도 관광객의 하루를 따라가야 한다.
주민소득이라는 목표도 여러 부서를 지난다
농업.
관광.
기업.
교육.
주민소득은 어느 한 과의 업무가 아니다.
그래서 예산조정 기능이 중요하다
부서가 제출한 사업을 합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체 전략에서 우선순위를 본다.
예산부서는 숫자를 맞추는 부서이면서
군정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부서다.
예산심의도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작년보다 얼마 늘었는가.”
외에
왜 필요한가.
어떤 결과를 만들 것인가.
예산심의는 금액을 묻는 자리에서
변화의 논리를 묻는 자리로 넓어질 수 있다.
의회에서도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
사업비는 얼마인가.
재원은 무엇인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과는 무엇인가.
운영비는 얼마인가.
재정통제와 지역성과는 연결돼 있다.
주민참여예산도 ‘원하는 사업’에서 한 걸음 더 갈 수 있다
무엇을 원하는가.
중요하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가.
사업 아이디어보다 문제부터 묻는 주민참여도 가능하다.
문제가 같다면 다른 방법도 비교할 수 있다
주차가 부족하다.
새 주차장을 만든다.
유일한 해법인가.
예산은 문제와 해법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시설을 만드는 대신 운영을 바꿀 수도 있다
교통을 조정한다.
정보를 제공한다.
공유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반드시 건설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비시설 해법’도 검토해야 한다
시설사업은 눈에 잘 보인다.
정책성과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운영개선.
교육.
연결.
데이터.
보이지 않는 해법이 더 싸고 효과적일 수도 있다.
예산의 가시성과 경제적 가치가 다를 수 있다
큰 건물은 눈에 띈다.
데이터시스템 개선은 잘 보이지 않는다.
눈에 잘 보이는 예산이 더 중요한 예산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작은 지역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시설은 이미 있다.
활용이 약하다.
하드웨어 하나를 더 짓기보다
기존 하드웨어를 잘 쓰게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사람에게 쓰는 예산도 자산투자다
교육.
전문인력.
컨설팅.
인적자본 투자는 건물처럼 남지 않아도 생산능력으로 남는다.
데이터에 쓰는 예산도 그렇다
조사.
분석.
시스템.
결정이 좋아진다.
좋은 정보는 잘못된 대형투자 하나를 피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사전조사비를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수요조사.
파일럿.
타당성 검토.
작은 검증비용이 큰 실패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검증 후 투자’의 재정원칙
아이디어.
작은 실험.
수요 확인.
개선.
본투자.
예산도 한 번에 크게 쓰는 것보다
학습하며 단계적으로 쓸 수 있다.
단계투자는 선택권을 남긴다
처음부터 100억원.
중단하기 어렵다.
먼저 5억원.
성과 확인.
불확실한 사업일수록 예산도 유연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업을 작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로.
상하수도.
기반시설.
규모가 필요하다.
단계투자는 사업특성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대형사업일수록 질문이 더 많아야 한다
누가 이용하는가.
수요는 얼마나 확실한가.
운영비는.
대체안은.
사업비가 클수록 설명책임도 커져야 한다.
예산은 실패할 수도 있다
모든 사업이 성공하지 않는다.
문제는 실패 자체만이 아니다.
왜 실패했는지 모른다.
반복한다.
실패한 예산도 학습을 남기면 일부는 자산이 된다.
실패를 숨기면 같은 돈을 다시 잃을 수 있다
성과가 약했다.
원인을 기록한다.
정직한 평가가 재정효율을 높인다.
예산의 마지막 수혜자를 확인하자
시설은 군 소유다.
사업자는 이용한다.
관광객도 이용한다.
최종적으로 주민에게 어떤 가치가 돌아가는가.
이 질문을 놓치면 안 된다.
‘주민가치 전환’의 관점
예산이 투입된다.
서비스가 생긴다.
경제활동이 생긴다.
주민의 삶이 좋아진다.
예산의 최종성과는 주민가치로 전환됐는가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주민가치 전환’이라는 정책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하나의 개념모형으로 정리해보자
예산가치 ≈
정책필요성 × 실행효율 × 민간·시장 유발효과 × 지역귀속 × 지속성 × 자산축적 × 주민가치
이는 실제 재정성과를 산출하는 계량식이 아니라, 예산을 평가할 때 함께 고려할 요소를 보여주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예산이 커도 한 요소가 약하면 효과가 낮을 수 있다
필요성이 약하다.
수요가 없다.
지역에 남지 않는다.
큰 예산이 작은 가치로 끝날 수 있다.
반대로 작은 예산이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다
길 안내를 고친다.
예약방식을 바꾼다.
지역업체를 연결한다.
병목을 정확히 고치면 작은 돈도 큰 흐름을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병목경제학’과 예산의 연결이다
많은 곳에 조금씩 쓴다.
효과가 작다.
가장 막힌 한 곳을 해결한다.
전체 흐름이 달라진다.
예산의 효율은 얼마나 넓게 뿌렸는가보다
얼마나 중요한 병목을 풀었는가에서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예산에는 진단이 먼저다
돈이 있으니 사업을 찾는다.
순서가 바뀌었다.
문제를 찾고, 원인을 찾고, 그다음 돈을 써야 한다.
국비가 있다고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으니 국비를 활용한다.
재원이 정책을 만들지 않고
정책이 재원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예산의 질문은 결국 단순하다
왜 쓰는가.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드는가.
얼마나 오래가는가.
예산은 얼마가 아니라 왜와 결과의 문제다.
제51장의 결론
돈의 크기보다 움직인 가치의 크기를 보자
군정에서 예산은 강력하다.
정책의 대부분은 예산을 통해 현실이 된다.
그래서 예산이 늘었다는 것은 중요하다.
국비를 확보했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출발이다.
예산의 진짜 성과는
그 돈이 무엇을 얼마나 움직였는가에 있다.
관광객을 움직였는가.
기업의 투자를 움직였는가.
농민의 생산과 판매를 움직였는가.
청년의 선택을 움직였는가.
주민의 삶을 움직였는가.
그리고 움직인 흐름이 지역 안에 무엇으로 남았는가.
이것이 더 중요하다.
예산은 투입이다.
사업은 과정이다.
주민의 변화가 결과다.
많이 쓴 군정과 잘 쓴 군정은 다를 수 있다.
잘 쓴 예산은 사업 하나를 끝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른 경제주체를 움직인다.
민간투자를 부른다.
지역기업을 키운다.
사람의 능력을 높인다.
자연과 브랜드를 지킨다.
그리고 다음 선택의 가능성을 넓힌다.
좋은 예산은 한 번 쓰고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다음 가치를 만들어내는 돈이다.
그러므로 예산서를 볼 때 이제 숫자 하나를 더 상상해야 한다.
100억원.
그 숫자 뒤에
몇 명이 더 잘살게 되는가.
몇 개 기업이 더 강해지는가.
얼마의 외부소득이 들어오는가.
얼마가 지역에 남는가.
무엇이 10년 뒤에도 남는가.
예산의 규모보다
예산이 만든 변화의 깊이를 보자.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남는다.
시설 하나를 만들 때 우리는 주로 건설비를 본다.
사업을 선택할 때는 그 사업 자체만 본다.
그러나 시설에는 수십 년의 운영비가 따라오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된다.
눈앞의 사업비 외에 보이지 않는 두 개의 비용이 있는 것이다.
미래에 계속 들어갈 돈.
그리고
선택하지 못한 다른 기회의 가치.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지역재정을 보는 두 개의 중요한 렌즈를 다룬다.
제52장 생애주기비용과 기회비용을 묻는다
사업을 시작할 때 우리는 보통 처음 드는 돈을 본다.
건설비.
설계비.
부지비.
장비비.
그러나 사업은 준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운영해야 한다.
고쳐야 한다.
사람이 필요하다.
전기료가 든다.
언젠가는 다시 크게 보수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시설을 짓는 비용과
시설을 평생 책임지는 비용은 다르다.
이 차이를 보지 않으면 처음에는 좋은 사업처럼 보였던 시설이 시간이 지나며 재정의 부담이 될 수 있다.
건설비는 시작가격일 뿐이다
100억원짜리 시설을 만든다.
100억원이면 끝인가.
아니다.
매년 운영비가 5억원 든다.
20년이면 단순 합계로도 상당한 금액이다.
여기에
대규모 보수.
설비교체.
인건비 상승.
에너지비용.
보험.
안전관리.
여러 비용이 더해질 수 있다.
시설의 가격표는 준공식 날 붙어 있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이것이 생애주기비용이다
생애주기비용은 시설이나 사업이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정리될 때까지 들어가는 전체 비용을 보는 관점이다.
기획.
설계.
건설.
운영.
유지관리.
보수.
교체.
폐기 또는 전환.
얼마에 지을 것인가보다
끝까지 얼마를 책임져야 하는가를 보자.
공공시설에서는 더 중요하다
민간사업은 수익이 부족하면 철수하거나 업종을 바꿀 수 있다.
공공시설은 다르다.
이미 주민서비스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
폐쇄하기 어렵다.
공공시설은 한 번 지으면 미래예산의 의무가 되기 쉽다.
국비가 많다고 싼 사업은 아니다
건설비 100억원.
국비 80억원.
군비 20억원.
처음에는 매우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운영비가 매년 5억원씩 군비로 들어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설비 보조율이 높다고
생애주기비용까지 싼 것은 아니다.
그래서 국비사업일수록 운영비를 먼저 봐야 한다
“얼마를 지원받을 수 있는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다음 질문이 더 중요하다.
누가 운영하는가.
몇 명이 필요한가.
매년 얼마가 드는가.
건설비는 중앙정부가 도와줘도
운영비는 지역이 오래 책임져야 할 수 있다.
준공식은 비용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건물이 완성된다.
축하한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전기요금.
청소.
인건비.
시설관리.
비용이 시작된다.
준공은 공사의 끝이면서
운영재정의 시작이다.
이용객 수요가 중요하다
매년 10만 명 이용할 시설을 예상했다.
실제 2만 명이 온다.
운영비는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
고정비가 큰 시설은 수요예측이 틀렸을 때 재정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수요예측은 낙관보다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그러면 좋은 숫자를 보고 싶어진다.
관광객이 많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매출도 크게 잡는다.
투자의 가장 위험한 순간은
기대가 데이터보다 앞설 때다.
하나의 시나리오만 보면 위험하다
낙관적 시나리오.
기준 시나리오.
보수적 시나리오.
여러 경우를 본다.
좋은 사업은 가장 좋은 미래에서만 가능한 사업이 아니라
조금 나쁜 미래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를 묻는 것도 필요하다
관광객이 예상의 절반이라면.
운영비가 30% 오른다면.
보조금이 줄어든다면.
사업이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보다
실패해도 감당할 수 있는가를 묻자.
이것은 회복력과 연결된다
제47장에서 본 것처럼
지역경제에는 충격을 견디는 능력이 필요하다.
재정도 마찬가지다.
재정회복력은 좋은 시기에 무엇을 지었는가보다
나쁜 시기에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에서 드러난다.
시설은 오래간다
정책은 바뀐다.
군수도 바뀐다.
관광트렌드도 바뀐다.
그러나 콘크리트는 오래 남는다.
시설의 수명은 정책의 수명보다 길다.
그래서 시설투자는 더 신중해야 한다.
유연한 시설이 유리할 수 있다
한 가지 목적에만 쓸 수 있는 건물.
수요가 바뀌면 활용하기 어렵다.
여러 기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공간.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쉽다.
전환가능성도 시설의 경제적 가치다.
처음부터 크게 짓는 것이 항상 싸지는 않다
“나중에 늘리려면 더 비싸니 처음부터 크게 하자.”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요가 오지 않으면 과잉투자가 된다.
규모의 경제와 과잉투자의 위험을 함께 봐야 한다.
단계적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1단계.
시장반응 확인.
2단계.
확장.
불확실한 수요에는 확장 가능한 작은 시작이
큰 확신보다 안전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설을 단계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교량.
상하수도.
일부 기반시설.
기술적으로 최소규모가 있다.
생애주기 관점도 사업의 성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운영주체를 먼저 정해야 한다
건물부터 짓는다.
나중에 운영자를 찾는다.
위험하다.
좋은 시설정책은 누가 운영할지를
준공 뒤가 아니라 기획단계에서 묻는다.
운영주체가 없으면 시설도 없다
공무원이 운영할 것인가.
공공기관인가.
민간위탁인가.
주민조직인가.
각 방식은 비용과 책임이 다르다.
운영모델은 건축설계만큼 중요하다.
민간위탁이면 비용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민간에 맡긴다.
군 부담이 사라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위탁비.
시설보수.
적자보전.
조건에 따라 공공부담이 남을 수 있다.
운영주체가 바뀐다고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공공성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변화에 느릴 수 있다.
전문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운영방식은 이념이 아니라 목적과 역량으로 선택해야 한다.
생애주기비용에는 사람도 들어간다
시설을 운영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전문인력.
관리인력.
건물 하나는 예산 한 줄이 아니라
장기간의 조직과 인력수요를 만들 수 있다.
인구감소 지역에서는 더 중요한 문제다
시설은 늘어난다.
인구는 줄 수 있다.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유지비가 커진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시설을 늘린다는 것은
미래 주민 한 사람의 부담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시설 총량’도 생각해야 한다
새 시설이 필요하다.
그 전에
기존 시설은 얼마나 있는가.
이용률은 어떤가.
통합할 수 있는가.
새로 짓기 전에 이미 가진 시설의 사용률을 보자.
낡았다고 반드시 새로 지을 필요는 없다
리모델링.
기능전환.
공유.
신축은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운영비는 예산의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
매년 반드시 들어가는 돈이 많아진다.
새로운 정책에 쓸 여지가 줄어든다.
오늘의 시설이 내일의 선택권을 줄일 수도 있다.
바로 여기에서 기회비용의 문제가 시작된다.
두 번째 질문 — 무엇을 포기했는가
예산은 한정돼 있다.
100억원을 A사업에 썼다.
그 100억원은 동시에 B사업에는 쓸 수 없다.
모든 예산에는 보이지 않는 포기가 있다.
이것이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은 실제 지출한 돈이 아니다
A사업 비용 100억원.
장부에 보인다.
하지만 B사업을 하지 못한 가치는 장부에 나타나지 않는다.
기회비용은 선택 때문에 포기한 가장 가치 있는 대안의 가치다.
그래서 좋은 사업이라고 충분한 것은 아니다
A사업이 유익하다.
그런데 B사업은 더 큰 편익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A가 좋은 사업이어도 최선의 선택은 아닐 수 있다.
정책은 ‘좋은가’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선택보다 좋은가’를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불편하다
모든 사업에는 지지자가 있다.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우선순위는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 사이에서만 정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업과 더 좋은 사업 사이에서도 정해야 한다.
화천 같은 작은 지역에서는 더 중요하다
재정.
인력.
행정력.
모두 한정돼 있다.
작은 지역은 잘못된 대형투자 하나를 감당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선택의 질이 중요하다.
돈뿐 아니라 행정력에도 기회비용이 있다
대형사업 하나.
공무원들이 몇 년 동안 매달린다.
회의.
보상.
민원.
인허가.
사업은 예산뿐 아니라 조직의 시간도 사용한다.
그 시간에 다른 정책을 추진하지 못할 수 있다.
정치적 관심에도 기회비용이 있다
하나의 큰 프로젝트에 모든 관심이 몰린다.
작지만 중요한 생활문제가 밀릴 수 있다.
정책의 관심도 희소한 자원이다.
토지에도 기회비용이 있다
좋은 부지를 주차장으로 쓴다.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토지의 비용은 매입가격뿐 아니라
그 장소에서 하지 못하게 된 다른 가능성도 포함한다.
자연에도 기회비용이 있다
개발한다.
경제활동이 생긴다.
하지만 원래의 자연경관은 잃을 수 있다.
개발의 편익과 함께 보전했을 때의 미래가치도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보전에도 기회비용이 있다
아무 개발도 하지 않는다.
환경은 지킨다.
하지만 주민소득 기회를 포기할 수 있다.
기회비용은 개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에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비교다
개발.
부분개발.
보전.
다른 장소 개발.
정책의 질은 대안의 질에서 시작된다.
대안이 하나뿐이면 선택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 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두 가지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운영방식을 달리할 수도 있다.
좋은 의사결정은 찬성과 반대 사이가 아니라
여러 대안을 비교하는 데서 시작된다.
‘하지 않는 것’도 대안이다
사업을 미룬다.
시장상황을 본다.
보류도 하나의 전략적 선택이다.
기다림에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바뀐다.
수요가 불확실하다.
지금 큰 투자를 한다.
나중에 더 좋은 기술이 나올 수 있다.
불확실한 시기에는 기다리는 선택권 자체가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미루는 것도 비용이다
도로가 필요하다.
계속 미룬다.
주민불편이 누적된다.
선택을 늦추는 것도 기회비용을 만든다.
결국 핵심은 비교 가능한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A안.
B안.
C안.
현상유지.
대안 없는 타당성 검토는 추진하고 싶은 사업을 정당화하는 절차가 되기 쉽다.
예산심의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사업비가 너무 큰가.”
뿐 아니라
같은 문제를 더 싸게 해결할 방법이 있는가.
비용을 깎는 심의보다
대안을 비교하는 심의가 더 깊다.
비용편익분석은 유용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가능한 경우
비용과 편익을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
문화.
안전.
공동체.
모든 것을 정확히 화폐로 바꾸기는 어렵다.
숫자는 판단을 돕지만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숫자가 크다고 반드시 중요한 것도 아니다
작은 마을의 필수 생활서비스.
경제효과는 작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주민생활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공공정책은 효율성과 형평성, 기본서비스를 함께 본다.
생애주기비용과 기회비용은 서로 연결된다
시설 A는 건설비가 싸다.
하지만 운영비가 비싸다.
시설 B는 건설비가 조금 비싸다.
하지만 유지비가 낮다.
처음가격만 보면 A가 싸고
생애주기로 보면 B가 더 쌀 수 있다.
초기비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
싼 장비를 산다.
자주 고장 난다.
구입가격과 총비용은 다르다.
반대로 비싼 것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최고급 시설.
지역수요에 비해 과도하다.
생애주기비용은 좋은 것을 비싸게 사자는 논리가 아니라
필요한 성능을 가장 지속가능하게 확보하자는 관점이다.
유지보수 예산을 줄이는 유혹
새 사업은 눈에 띈다.
유지보수는 눈에 덜 띈다.
정치적으로는 신축이 매력적이고
경제적으로는 유지관리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제때 고치지 않으면 더 비싸진다
작은 균열.
방치.
큰 보수.
예방정비는 미래비용을 줄이는 투자다.
시설마다 ‘은퇴계획’도 있어야 한다
언젠가 수명이 끝난다.
철거할 것인가.
리모델링할 것인가.
다른 용도로 전환할 것인가.
시설에도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폐쇄하지 못하는 시설은 계속 비용이 든다
이용객은 거의 없다.
하지만 정치적·사회적으로 문을 닫기 어렵다.
시설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 전에 종료조건을 생각할 수 있다
이용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몇 년 지속된다.
대체시설이 생긴다.
사업에는 시작조건뿐 아니라 재검토조건도 필요하다.
이것은 책임회피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 있는 재정이다.
영원히 지속할 것을 약속하기보다
조건이 바뀌면 다시 판단하겠다고 정하는 것이 더 정직할 수 있다.
민간사업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보조금을 준다.
기업이 사업을 시작한다.
시장반응이 없다.
계속 지원한다.
한 번 지원했다는 이유로 계속 지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몰비용의 함정이다
이미 50억원을 썼다.
아까워서 30억원을 더 쓴다.
이미 쓴 돈은
앞으로 더 써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비용과 편익을 다시 봐야 한다.
이것은 행정에서 특히 어렵다
중단하면 실패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계속한다.
하지만 손실을 줄이는 중단은 실패가 아니라 더 큰 실패를 막는 결정일 수 있다.
‘끝까지 한다’가 항상 책임은 아니다
환경이 바뀌었다.
시장도 달라졌다.
좋은 책임은 약속한 수단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목적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달성하는 데 있다.
생애주기비용은 환경비용도 생각하게 한다
건물을 짓는다.
에너지를 쓴다.
폐기물이 나온다.
운영기간 전체의 환경부담도 장기비용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에너지효율 투자는 초기비용이 더 들 수 있다
초기 건설비는 증가한다.
운영비는 줄 수 있다.
재정과 환경이 같은 방향을 갈 수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이름만으로 비효율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실제 절감효과.
유지보수.
기술수명.
확인해야 한다.
좋은 목적도 생애주기 전체에서 검증해야 한다.
공공투자에는 ‘미래주민’도 이해관계자다
현재 주민이 시설을 이용한다.
운영비는 미래주민도 부담한다.
장기시설의 의사결정에는
아직 투표하지 못하는 미래주민의 이해도 들어 있다.
세대 간 형평성의 문제다
현재 세대가 편익을 대부분 누린다.
부채와 유지비는 미래세대가 부담한다.
현재의 편익을 미래의 비용으로 만드는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반대로 미래에 필요한 기반시설은 지금 투자해야 한다
모든 미래비용을 피하자는 뜻은 아니다.
도로.
상수도.
교육.
미래세대에게 좋은 자산을 남기는 투자라면 현재의 비용은 정당할 수 있다.
핵심은 자산과 부채를 함께 남긴다는 사실이다
시설을 만든다.
자산이다.
운영의무도 생긴다.
부채적 성격이 있다.
공공투자는 자산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책임도 함께 만든다.
그래서 ‘순자산’을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남겼는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부담해야 하는가.
10년 뒤 남아 있는 것은 건물만이 아니라
건물의 가치에서 남은 의무를 뺀 결과다.
정확한 회계상 순자산 개념과 동일하게 쓰기보다는 정책적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작은 지역에는 공유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각 읍·면마다 같은 시설을 만든다.
이용률이 낮다.
분산이 주민편의를 높이기도 하지만
중복시설은 생애주기비용을 키울 수도 있다.
균형발전과 동일시설 배치는 다르다
모든 지역에 똑같이 하나씩.
공평해 보인다.
그러나 수요가 다르다.
균형은 같은 것을 똑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에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동서비스가 시설 하나를 대신할 수도 있다
각 마을에 시설.
또는
좋은 이동수단으로 중심시설에 접근.
접근성 문제와 시설부족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디지털서비스가 일부 수요를 바꿀 수도 있다
모든 서비스를 대면시설로 제공할 필요는 없다.
새 기술은 시설수요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취약계층은 배려해야 한다.
시설공유와 다목적화
평일에는 주민.
주말에는 관광객.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시설이 여러 시간대의 수요를 받으면 자산효율이 높아진다.
이용률은 중요한 지표다
시설이 얼마나 쓰이는가.
시간대별.
계절별.
건물의 가치는 면적보다 사용된 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시설 100개’보다 ‘활용시간 100만 시간’
이 책의 관광 논리와 비슷하다.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
시설 수도 마찬가지다.
시설의 숫자보다
주민과 고객이 그 시설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는가.
생애주기비용은 결국 시간의 문제다
첫해는 싸다.
10년 뒤 비싸다.
짧은 예산연도로 긴 자산을 판단하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기회비용은 결국 선택의 문제다
무엇을 하느냐.
무엇을 하지 않느냐.
예산은 돈의 기술이면서 선택의 철학이다.
두 개의 질문을 사업 앞에 놓자
첫째.
이 사업은 평생 얼마가 드는가.
둘째.
이 사업을 함으로써 무엇을 포기하는가.
이 두 질문만 제대로 해도 많은 재정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세 번째 질문을 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해야 하는가.
해야 한다면 한다.
경제성이 낮아도 공익 때문에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비용과 대안을 알고도 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좋은 재정은 무조건 아끼는 재정이 아니다
투자해야 할 때 투자한다.
필요하면 큰돈도 쓴다.
좋은 재정은 적게 쓰는 재정이 아니라
미래가치가 큰 곳에는 과감하게 쓰고
가치가 낮은 곳에서는 멈출 수 있는 재정이다.
생애주기비용과 기회비용의 정책 개념모형
주요 공공투자를 검토할 때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장기공공가치 ≈
기대편익과 주민가치
- 건설·운영·유지·전환의 생애주기비용
- 포기한 최선의 대안가치
- 사회·환경적 부담
이는 실제 투자타당성을 계산하는 경제계량식이 아니라, 장기적 판단에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요소를 보여주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숫자로 계산하기 어려운 가치도 남는다
지역의 상징성.
공공성.
형평성.
안전.
그래서 최종 결정에는 데이터와 함께 공적 판단이 필요하다.
제52장의 결론
짓는 순간보다 책임지는 시간을 보자
지역개발은 눈앞의 사업을 선택하는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시설 하나를 만들면
공간이 바뀐다.
예산구조가 바뀐다.
인력이 필요해진다.
미래의 선택지가 달라진다.
오늘의 준공식은
미래예산의 약속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업비를 볼 때 건설비만 봐서는 부족하다.
설계부터 운영과 보수, 전환과 폐기까지 생각해야 한다.
짓는 비용이 아니라 책임지는 비용을 보자.
그리고 모든 선택에는 포기가 따른다.
100억원을 한 곳에 쓰면 다른 곳에는 쓸 수 없다.
공무원 한 팀이 하나의 대형사업에 몇 년을 쓰면 그 시간도 다른 정책에는 쓰지 못한다.
예산서에는 쓰인 돈만 보이지만
좋은 재정은 쓰지 못한 기회까지 본다.
그렇다고 공공투자를 두려워하자는 뜻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투자해야 한다.
도로도 만들어야 한다.
복지도 해야 한다.
관광시설도 필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질문의 깊이다.
이 시설은 평생 얼마가 드는가.
수요가 줄어도 감당할 수 있는가.
더 싼 대안은 없는가.
같은 돈을 다른 곳에 쓰면 어떤 효과가 있는가.
그래도 이 사업이 가장 중요한가.
좋은 투자는 비싼 투자가 아니라
다른 선택과 미래비용까지 견디고도 선택할 가치가 있는 투자다.
작은 지역일수록 이 판단은 더 중요하다.
대도시는 실패한 시설 하나를 다른 큰 경제가 흡수할 수도 있다.
작은 지역에서는 대형시설 하나의 운영비가 오랫동안 재정의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화천의 재정은 ‘얼마나 많이 지었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잘 쓸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이 예산이 지역의 미래 선택권을 넓히는가, 줄이는가.
물어야 한다.
생애주기비용은 시간을 보는 눈이다.
기회비용은 선택을 보는 눈이다.
이 두 눈을 함께 가져야 예산의 진짜 가격이 보인다.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
군정에는 수많은 숫자가 있다.
인구.
관광객.
매출.
기업.
예산.
고용.
숙박.
재방문.
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지역경제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연결하고,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중요하다.
숫자를 모으는 행정에서
숫자로 질문하는 행정으로.
제53장 화천경제 대시보드 — 숫자를 질문으로 바꾼다
숫자는 많다.
인구.
관광객.
매출.
고용.
사업체.
예산.
숙박.
교통량.
축제 방문객.
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지역경제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양이 아니라
그 숫자로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가이다.
화천경제에도 하나의 대시보드가 필요하다.
대시보드는 장식이 아니다
대시보드라고 하면 흔히 화면을 떠올린다.
그래프.
도표.
색깔.
그러나 본질은 디자인이 아니다.
대시보드는 지역경제의 상태를 한눈에 보고
다음 판단을 돕는 도구다.
숫자를 모으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자료는 이미 많을 수 있다.
부서별 통계.
행정자료.
관광자료.
카드매출.
사업체자료.
문제는 서로 흩어져 있다는 데 있다.
자료가 없는 것보다
자료가 연결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부서마다 자기 숫자가 있다
관광부서는 관광객 수.
경제부서는 매출.
농업부서는 생산량.
체육부서는 이용객.
각 숫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하나의 흐름이다.
관광객 수와 상권매출이 따로 있다면
두 숫자 사이의 관계를 알기 어렵다.
그래서 대시보드는 연결해야 한다
관광객이 늘었다.
숙박도 늘었는가.
숙박이 늘었다.
시장매출도 늘었는가.
대시보드는 숫자를 나열하는 곳이 아니라
숫자 사이의 화살표를 보는 곳이다.
화천경제의 기본 흐름부터 보자
이 책에서 반복해온 흐름이 있다.
외부수요 → 방문·거래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순환 → 자산축적 → 주민소득 → 삶의 질
대시보드는 이 흐름의 각 단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 화면 — 외부수요
외지방문객.
스포츠 참가자.
축제 방문객.
기업투자.
지역상품 외부판매.
밖에서 얼마나 많은 구매력과 기회가 들어오는가.
두 번째 화면 — 체류
평균 체류시간.
숙박객.
숙박일수.
당일방문과 숙박방문 비율.
사람이 몇 명 왔는가에서
화천에 몇 시간을 남겼는가로.
세 번째 화면 — 소비
1인당 소비.
업종별 소비.
시간대별 소비.
지역별 소비.
관광객의 시간이 실제 소비로 얼마나 전환되는가.
네 번째 화면 — 지역귀속
관광객이 소비했다.
그 돈이 지역기업과 주민에게 얼마나 남았는가.
지역조달.
지역고용.
지역기업 참여.
매출이 아니라 화천의 몫을 본다.
다섯 번째 화면 — 순환
지역기업끼리 얼마나 거래하는가.
지역농산물이 식당과 관광으로 연결되는가.
한 번 들어온 돈이 지역 안에서 몇 번 더 움직이는가.
정확한 승수계산이 어렵더라도 주요 연결지표는 볼 수 있다.
여섯 번째 화면 — 기업과 일자리
사업체 수.
창업.
폐업.
생존.
매출.
고용.
임금.
기업이 몇 개인가보다
기업이 얼마나 건강한가를 본다.
일자리도 숫자 하나로 보면 부족하다
취업자 수.
중요하다.
하지만
상용직인가.
계절일자리인가.
임금은 어떤가.
좋은 일자리는 숫자와 질을 함께 봐야 한다.
일곱 번째 화면 — 자산축적
사람의 능력.
기업의 성장.
브랜드.
재방문 고객.
데이터.
자연.
올해 무엇이 움직였는가와 함께
무엇이 남았는가를 본다.
여덟 번째 화면 — 주민소득과 삶
소득.
생활비.
주거.
교육.
돌봄.
이동.
의료접근.
지역경제의 마지막 화면은 주민의 삶이어야 한다.
인구는 그 뒤에 놓일 수 있다
인구증가.
인구감소.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보면 원인을 알기 어렵다.
인구는 지역경제의 첫 질문이면서
동시에 여러 정책결과가 모여 나타나는 마지막 지표이기도 하다.
인구를 쪼개서 보자
연령.
전입.
전출.
출생.
사망.
인구총수보다 어떤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특히 청년 이동을 봐야 한다
청년이 떠난다.
왜 떠났는가.
교육.
일자리.
주거.
인구통계가 경제와 삶의 문제로 연결돼야 한다.
대시보드는 ‘왜’를 보여줘야 한다
관광객 감소.
왜.
숙박 감소.
왜.
좋은 대시보드는 결과를 보여주는 화면이 아니라
원인을 찾게 만드는 화면이다.
숫자가 나빠졌다고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관광객은 줄었다.
객단가는 늘었다.
숙박도 늘었다.
한 숫자의 하락이 전체성과의 악화를 뜻하지 않을 수 있다.
숫자가 좋아졌다고 성공도 아니다
관광객 급증.
쓰레기 증가.
주민불편 증가.
좋은 숫자 뒤에 나쁜 변화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여러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양.
시간.
소비.
지역귀속.
환경.
주민반응.
대시보드는 성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
평균은 위험할 수 있다
관광객 평균 소비 5만원.
하지만 어떤 사람은 1만원.
어떤 사람은 20만원.
평균은 중요한 차이를 숨길 수 있다.
고객군별로 나누어 보자
가족.
스포츠.
축제.
DMZ관광.
캠핑.
누가 좋은 고객인지 알아야 정책도 정교해진다.
‘좋은 고객’은 많이 쓰는 사람만이 아니다
오래 머문다.
다시 온다.
지역을 존중한다.
추천한다.
고객의 질은 소비와 관계를 함께 본다.
공간별로도 봐야 한다
화천읍.
하남.
간동.
상서.
사내.
화천 전체의 평균이 읍·면의 차이를 가릴 수 있다.
읍·면 비교의 목적은 경쟁이 아니다
어느 지역이 잘하고 못하고를 순위화한다.
그것이 목적이 아니다.
각 지역의 역할과 병목을 찾기 위한 비교다.
시간대별로도 봐야 한다
아침.
낮.
저녁.
밤.
소비가 끊기는 시간이 어디인지 보면 새로운 정책이 보인다.
요일도 중요하다
주말은 강하다.
평일은 약하다.
평일의 바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계절도 중요하다
겨울.
봄.
여름.
가을.
한 해의 총매출보다 계절별 변동을 보면 회복력이 보인다.
이것이 제47장의 회복력과 연결된다
한 계절 의존.
한 고객 의존.
한 산업 의존.
대시보드는 성장뿐 아니라 의존도도 보여줘야 한다.
위험지표를 만들자
특정산업 비중.
특정계절 매출비중.
특정고객 의존.
시설 고정비.
좋은 대시보드는 잘되는 이유뿐 아니라
무너질 가능성도 보여준다.
빨간불이 필요하다
관광객은 그대로다.
숙박은 계속 줄어든다.
경고.
기업 수는 늘었다.
생존율은 떨어진다.
경고.
위험신호를 일찍 보는 것이 회복력이다.
숫자에는 기준점이 필요하다
이번 달 10만 명.
많은가 적은가.
작년과 비교.
5년 평균과 비교.
숫자는 비교할 때 의미가 커진다.
목표와도 비교한다
목표 12만.
실적 10만.
차이는 왜 생겼는가.
목표는 평가의 끝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도 있다
다만 조건이 다르다.
인구.
접근성.
산업.
벤치마킹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왜 차이가 나는지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데이터 출처도 분명해야 한다
행정통계.
카드매출.
통신데이터.
설문.
현장조사.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하나의 데이터가 지역의 전체 현실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카드매출에도 한계가 있다
현금.
다른 결제.
자료범위.
데이터의 정확성과 범위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통신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체류와 이동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행동을 설명하지 못한다.
데이터는 현실의 일부를 측정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겹쳐 본다
카드.
통신.
숙박.
설문.
현장관찰.
하나의 숫자를 믿기보다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본다.
데이터가 많아지면 개인정보도 중요하다
누가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샀는지.
민감할 수 있다.
좋은 데이터행정의 조건은 유용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지키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만 수집한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모은다.
위험하다.
수집 목적이 없는 데이터는 비용이고 위험이다.
대시보드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화면일 필요가 없다
군수.
부서장.
실무자.
주민.
의회.
필요한 정보가 다르다.
좋은 정보는 사용자의 판단에 맞게 보여줘야 한다.
군수에게 필요한 화면
화천경제 전체의 흐름.
위험신호.
주요 병목.
전체 방향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실무자에게 필요한 화면
자기 사업의 세부지표.
고객반응.
현장에서 정책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주민에게 필요한 화면
핵심성과.
예산.
변화.
공개되는 대시보드는 신뢰와 설명책임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숫자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투명성은 아니다
너무 복잡하다.
오해하기 쉽다.
투명성은 숫자의 양보다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데 있다.
숫자에 이야기를 붙이자
관광객 5% 증가.
왜.
어떤 고객이 늘었는가.
데이터와 현장 이야기가 만나야 판단이 살아난다.
현장회의도 달라질 수 있다
“사업 추진은 잘되고 있습니까.”
대신
“왜 숙박전환이 줄었습니까.”
좋은 데이터는 회의의 질문을 바꾼다.
회의가 보고에서 진단으로 바뀐다
실적 보고.
끝.
아니다.
무엇이 막혔는지 찾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
숫자를 책임추궁에만 사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나쁜 숫자를 숨기려 한다.
데이터는 처벌의 도구가 되기 전에 학습의 도구여야 한다.
불편한 숫자를 먼저 보자
폐업.
빈 점포.
청년전출.
민원.
좋은 행정은 나쁜 소식을 빨리 듣는 행정이다.
대시보드는 성공을 자랑하는 화면이 아니다
잘한 것만 보여준다.
홍보판이다.
대시보드는 홍보판이 아니라 계기판이어야 한다.
자동차 계기판처럼 생각하자
속도.
연료.
온도.
경고등.
빠르게 가는 것뿐 아니라 고장 없이 가는 것을 본다.
지역경제도 같다
성장.
고용.
환경.
재정.
속도계 하나만 보고 운전할 수 없다.
그래서 핵심지표를 몇 개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너무 많으면 아무도 안 본다.
대시보드는 모든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봐야 할 숫자를 고르는 일이다.
화천경제 핵심지표의 한 예
다음과 같은 영역을 생각할 수 있다.
- 외부수요
- 체류시간
- 지역소비
- 지역귀속
- 기업·일자리
- 재방문·관계
- 자산축적
- 주민 삶
- 환경
- 재정 지속성
이것은 확정된 행정통계체계가 아니라 이 책에서 제안하는 정책적 틀이다.
외부수요 지표
외지방문.
외부판매.
외부투자.
밖에서 무엇이 들어오는가.
체류 지표
평균 체류시간.
숙박전환.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소비 지표
객단가.
업종별 소비.
머문 시간이 소비로 바뀌는가.
지역귀속 지표
지역기업 참여.
지역조달.
소비와 투자의 얼마가 화천의 소득이 되는가.
기업 지표
사업체 생존.
매출성장.
외부시장.
지역경제의 생산능력이 커지는가.
관계 지표
재방문.
재구매.
추천.
한 번의 거래가 관계로 바뀌는가.
자산 지표
인재.
브랜드.
자연.
데이터.
올해의 흐름이 미래자산으로 남는가.
주민 지표
소득.
생활편의.
교육.
돌봄.
경제가 주민의 삶으로 도착했는가.
환경지표
쓰레기.
수질.
혼잡.
성장이 자연과 생활을 해치고 있지 않은가.
재정지표
시설운영비.
고정비.
오늘의 사업이 미래재정을 묶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세 개의 장부’와 연결된다
경제.
사회.
환경.
대시보드는 세 개의 장부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대시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전환율’을 보는 것이다
방문에서 숙박.
숙박에서 소비.
소비에서 재방문.
사람이 다음 단계로 얼마나 넘어가는가.
관광 환승률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한 장소 방문객 중 다른 장소로 이동한 비율.
관광에서 시장으로 넘어간 비율.
관광 환승률은 이 책에서 제안하는 정책적 관찰지표다.
공식 통계개념은 아니다.
주민가치 전환도 마찬가지다
예산.
사업.
경제효과.
주민 삶.
정책이 주민가치로 얼마나 연결됐는가.
이를 하나의 단일 숫자로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여러 관련 지표를 함께 보는 것이 안전하다.
숫자가 부족하면 작은 조사부터 시작할 수 있다
완벽한 시스템.
비싸다.
처음부터 거대한 데이터플랫폼을 만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질문 다섯 개부터 측정해도 된다
관광객은 얼마나 머무는가.
어디에서 소비하는가.
왜 떠나는가.
질문이 먼저고 시스템은 나중이다.
이것도 검증 후 투자다
엑셀.
간단한 조사.
파일럿 대시보드.
좋은 데이터정책은 큰 시스템을 사는 것보다
어떤 숫자가 실제 의사결정에 필요한지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안 보면 실패다
대시보드 구축.
용역 완료.
화면 멋지다.
사용되지 않는 데이터시스템은 또 하나의 시설일 뿐이다.
대시보드는 회의와 예산에 연결돼야 한다
지표가 나쁘다.
사업을 바꾼다.
예산을 조정한다.
숫자가 의사결정을 움직여야 데이터가 자산이 된다.
예산편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병목이 큰가.
체류는 충분하다.
소비가 약하다.
그렇다면 다음 예산은 사람을 더 부르는 데만 쓰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데이터 기반 우선순위다
감으로 생각한다.
“관광객이 부족하다.”
데이터를 본다.
관광객은 충분하다.
숙박이 약하다.
정확한 진단은 예산의 방향을 바꾼다.
정책을 중단할 때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몇 년째 이용이 줄고 있다.
중단을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설명할 수 있다.
성공한 사업 확대에도 필요하다
수요 증가.
고객만족.
지역소비 증가.
성공을 확인한 뒤 투자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민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관광객이 오는가.
어느 계절이 강한가.
공공데이터는 지역기업의 시장정보가 될 수 있다.
다만 특정 업체의 영업정보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공공이 제공할 것은 시장의 공통정보다.
공공은 정보의 기반을 만들고
기업은 그 위에서 경쟁한다.
지역기업도 데이터를 배워야 한다
식당.
숙박.
농가.
작은 사업자도 자신의 고객을 알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지원도 필요하다
데이터를 보라고 한다.
사용법을 모른다.
데이터정책은 기술보다 사람의 역량과 함께 가야 한다.
결국 대시보드는 문화다
숫자를 본다.
질문한다.
틀렸으면 고친다.
대시보드의 최종 목적은 화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배우는 행정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화천경제 대시보드의 정책 개념모형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데이터 가치 ≈
정확성 × 적시성 × 연결성 × 비교가능성 × 이해가능성 × 실제 의사결정 활용도
이것은 데이터의 가치를 실제로 산출하는 공식이 아니라 무엇이 좋은 행정데이터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하나라도 0에 가까우면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정확하지만 2년 늦다.
의사결정에 못 쓴다.
실시간인데 틀렸다.
위험하다.
좋은 데이터는 빠르기와 정확성, 활용성을 함께 가져야 한다.
제53장의 결론
숫자를 모으지 말고 질문을 만들자
화천에는 이미 많은 숫자가 있다.
관광객.
인구.
예산.
매출.
기업.
시설.
문제는 숫자의 부족만이 아니다.
그 숫자들이 서로 말을 하고 있는가.
관광객 증가와 숙박의 관계.
숙박과 시장매출의 관계.
기업지원과 기업성장의 관계.
예산과 주민 삶의 관계.
이 연결을 보면 정책이 보인다.
숫자 하나를 보고
“잘됐다.”
“못됐다.”
판단하기보다 묻자.
왜 이런가.
어디에서 끊겼는가.
누가 좋아졌는가.
누가 어려워졌는가.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좋은 숫자는 답을 주기보다
더 좋은 질문을 만든다.
화천경제 대시보드는 거대한 통계시스템을 의미할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작은 표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매달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외부수요는 늘고 있는가.
사람이 오래 머무는가.
소비가 지역에 남는가.
기업이 강해지는가.
자산이 쌓이는가.
주민의 삶이 좋아지는가.
자연과 재정은 건강한가.
이 질문을 계속한다.
측정하지 않는 것은 놓치기 쉽고,
질문하지 않는 숫자는 의미를 잃기 쉽다.
그래서 대시보드의 진짜 가치는 화면이 아니다.
행정이 현실을 보는 방식이 바뀌는 데 있다.
성과를 자랑하는 숫자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숫자로.
보고를 위한 데이터에서
결정을 위한 데이터로.
숫자를 모으는 행정에서
숫자로 질문하는 행정으로.
그러나 숫자로 지역경제를 잘 이해했다고 해서 목적이 달성된 것은 아니다.
지역경제가 성장했다.
주민소득이 늘었다.
그래서 무엇을 하려는가.
경제는 최종 목적이 아니다.
경제는 주민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기반이다.
소득이 늘었다면
삶의 안정이 커졌는가.
아이를 키우기 좋아졌는가.
노후가 안전해졌는가.
여가와 관계가 풍부해졌는가.
지역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는가.
이제 숫자의 마지막 목적을 묻는다.
주민은 더 잘살게 되었는가.
제54장 주민소득에서 삶의 질로
지역경제가 성장했다.
매출이 늘었다.
기업이 늘었다.
관광객이 늘었다.
주민소득도 높아졌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그래서 주민의 삶은 더 좋아졌는가.
경제는 목적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소득은 삶의 질의 중요한 기반이다
돈이 없으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먹는 것.
사는 곳.
교육.
의료.
여가.
소득은 삶의 선택권을 넓히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주민소득을 높이는 것은 지역경제정책의 핵심 목표다.
그러나 소득만으로 삶의 질을 설명할 수는 없다
소득이 높다.
병원에 가기 어렵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이동이 불편하다.
돈이 있어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으면
삶의 질은 충분히 높아지기 어렵다.
작은 지역에서 이 문제는 더 중요하다
대도시에는 시장이 크다.
민간서비스가 다양하다.
작은 지역은 다르다.
수요가 적어 시장이 공급하지 않는 서비스가 있을 수 있다.
작은 지역의 삶의 질은 소득과 함께
기본서비스의 접근성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경제와 공공서비스는 분리할 수 없다
소득을 늘린다.
좋다.
하지만 의료.
교육.
돌봄.
교통.
주거.
문화.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에서 좋은 삶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것도 하나의 전환이다
외부수요.
주민소득.
삶의 질.
소득을 삶의 질로 바꾸는 것도
지역경제의 중요한 전환과정이다.
소득의 절대액만 보지 말자
월소득이 올랐다.
하지만 주거비도 올랐다.
교통비가 늘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삶의 여력이 늘었는지를 봐야 한다.
생활비가 중요하다
같은 소득이라도
주거비.
교통비.
돌봄비.
교육비.
다르다.
잘산다는 것은 얼마를 버는가뿐 아니라
얼마의 비용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가와도 관련된다.
화천에서는 이동비용도 삶의 질이다
직장.
학교.
병원.
시장.
문화시설.
거리가 있다.
공간이 넓은 지역에서는 이동시간도 생활비용이다.
돈으로만 나타나지 않는 비용이다.
시간도 삶의 자산이다
병원 가는 데 하루를 쓴다.
아이 통학에 긴 시간이 든다.
생활서비스 접근성을 높인다는 것은
주민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시간의 빈곤이 있다
소득은 있지만
일이 너무 길다.
이동시간이 길다.
돌봄 부담이 크다.
삶의 질은 돈과 시간의 조합이다.
좋은 일자리도 임금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임금.
고용안정.
근로시간.
출퇴근.
주민이 지속할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
지역경제가 성장해도 주민이 지칠 수 있다
관광객이 많다.
상인은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성수기 과로가 심하다.
주민은 혼잡을 겪는다.
관광객의 좋은 시간이
주민의 나쁜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적정관광과 연결된다
관광수입은 늘린다.
동시에
혼잡.
소음.
쓰레기.
주민불편을 관리한다.
좋은 관광은 방문객과 주민이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드는 관광이다.
삶의 질에는 안전도 있다
범죄.
재난.
교통.
보건.
안전은 시장가격으로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중요한 지역자산이다.
교육도 삶의 질이다
아이를 키운다.
좋은 교육기회가 있는가.
부모에게 교육은 복지이면서
정주를 결정하는 경제적 조건이기도 하다.
교육정책은 미래소득과도 연결된다
좋은 교육.
사람의 능력.
좋은 일자리.
교육은 현재의 삶의 질과 미래의 생산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돌봄도 지역경제정책이다
아이 돌봄.
노인 돌봄.
장애인 지원.
가족 혼자 책임한다.
일하기 어렵다.
돌봄이 부족하면 노동시장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복지는 경제와 떨어져 있지 않다
복지예산은 소비성 예산이라고만 볼 수 없다.
생활안정.
노동참여.
가족부담 감소.
잘 설계된 복지는 사람의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복지를 경제효과만으로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
돌봄이 필요하다.
지원한다.
그 자체로 공공의 목적이 있다.
사람의 존엄은 경제적 수익이 없어도 지켜야 할 가치다.
삶의 질에는 선택권이 중요하다
먹을 곳이 한 곳.
일자리도 한 종류.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질이다.
작은 지역은 선택의 폭이 좁을 수 있다
모든 서비스를 대도시만큼 갖추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든 것을 지역 안에’보다
꼭 필요한 것은 지역에, 나머지는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
이것이 연결의 경제다
지역에 없는 전문서비스.
춘천.
수도권.
디지털.
좋은 연결망은 지역의 작은 규모를 보완할 수 있다.
지역의 삶의 질은 ‘내부서비스 + 외부접근’의 조합이다
모든 병원을 화천에 만들 수 없다.
그러나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규모보다 접근의 질이 중요할 때가 있다.
교통은 복지이자 경제다
버스.
도로.
철도.
교통은 사람을 이동시키는 시설이면서
주민의 선택권을 넓히는 생활인프라다.
디지털 연결도 그렇다
온라인교육.
원격서비스.
전자상거래.
디지털 접근성은 작은 지역의 거리비용을 줄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이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고령자.
취약계층.
대면서비스.
기술은 사람의 서비스를 보완해야지
사람을 배제하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거도 중요하다
일자리가 있다.
살 집이 없다.
정착하기 어렵다.
일자리정책과 주거정책이 연결되지 않으면
정주정책도 완성되기 어렵다.
좋은 집은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격.
위치.
크기.
교통.
주거의 질은 생활동선과 연결된다.
읍·면마다 삶의 조건은 다르다
시가지.
농촌.
접경.
평균적인 화천군민 한 명을 가정한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령자의 삶의 질과 청년의 삶의 질은 다를 수 있다
고령자는
의료.
교통.
돌봄.
청년은
일자리.
주거.
문화.
세대별로 중요한 삶의 조건이 다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다르다
교육.
돌봄.
놀이.
삶의 질 정책은 생애주기를 따라가야 한다.
지역정책에도 생애주기가 있다
출생.
보육.
교육.
취업.
주거.
노후.
좋은 지역은 사람의 생애가 지역 안에서 끊기지 않게 만드는 곳이다.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이 여기서 만난다
청년에게 일자리만 준다.
주거가 없다.
떠난다.
노인에게 소득을 지원한다.
의료접근이 어렵다.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정책으로만 해결하려 하면 삶의 연결을 놓칠 수 있다.
지역경제의 최종 단위는 ‘사람의 하루’일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한다.
아이를 맡긴다.
퇴근한다.
장을 본다.
경제정책의 성공은 주민의 하루가 얼마나 좋아졌는지에서도 나타난다.
주민의 하루를 관찰해보자
출퇴근 시간이 줄었다.
병원 이용이 편해졌다.
아이 돌봄 걱정이 줄었다.
삶의 질은 거대한 선언보다
하루의 작은 변화에서 체감된다.
체감경제라는 문제가 있다
통계상 소득 증가.
주민은 “살기 더 어렵다”고 느낀다.
왜 그런가.
통계와 체감 사이의 차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체감이 항상 정확한 것도 아니다
물가가 크게 오른 품목을 더 강하게 기억할 수 있다.
그래서 통계와 주민경험을 함께 봐야 한다.
숫자와 삶을 연결해야 한다
평균소득.
주민만족.
생활비.
대시보드의 마지막에는 주민의 경험이 들어가야 한다.
삶의 질을 하나의 숫자로 만들기 어렵다
소득.
건강.
교육.
환경.
관계.
삶의 질은 여러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여러 지표를 함께 본다
경제.
건강.
주거.
교육.
환경.
안전.
관계.
잘산다는 것을 돈 하나로 줄이지 말자.
그러나 소득의 중요성을 약화해서도 안 된다
삶의 질을 말하며 소득을 무시하면 안 된다.
가난한 지역에서 삶의 질을 말하려면
주민소득을 높이는 문제가 여전히 중심에 있어야 한다.
핵심은 ‘소득 + 삶’이다
소득 없는 복지.
지속하기 어렵다.
삶 없는 성장.
의미가 약하다.
경제는 삶을 지탱하고
삶은 경제의 목적을 정한다.
이것이 지역발전이다
성장은 매출과 거래가 늘어나는 것이다.
발전은 사람의 선택과 능력, 안전과 기회가 좋아지는 것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주민을 단순히 더 많이 소비하게 하는 경제가 아니라
더 많은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다.
삶의 질은 정주와 연결된다
사람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를 결정한다.
일자리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학교.
병원.
주거.
환경.
관계.
정주는 소득과 삶의 질이 만나는 지점이다.
돈을 많이 줘도 떠날 수 있다
높은 임금.
하지만 가족이 살기 어렵다.
사람은 월급만으로 지역을 선택하지 않는다.
반대로 소득이 조금 낮아도 머물 수 있다
자연.
주거.
교육.
안전.
관계.
삶의 전체 묶음이 중요하다.
지역은 하나의 ‘생활패키지’다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문화.
환경.
주민은 각각의 정책을 따로 경험하지 않는다.
하나의 지역생활로 경험한다.
좋은 군정은 이 패키지를 관리해야 한다
경제부서.
복지부서.
교육부서.
교통부서.
행정은 부서로 나뉘지만
주민의 삶은 하나다.
주민소득이 늘었을 때 다시 지역에 쓰일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상점.
서비스.
문화.
소득을 삶으로 바꿀 소비와 서비스 기반도 필요하다.
지역상권은 삶의 질 인프라이기도 하다
식당.
카페.
시장.
미용.
생활서비스.
상권은 돈을 쓰는 곳이면서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상권이 사라지면 소득이 있어도 불편하다
필요한 것을 사러 멀리 간다.
돈도 밖으로 나간다.
생활서비스 부족은 지역경제의 누출이면서 삶의 질 문제다.
그래서 생활상권 보호는 폐쇄적 보호주의와 다르다
무조건 외부소비를 막자는 것이 아니다.
주민이 일상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장기반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문제다.
삶의 질에는 관계도 있다
가족.
이웃.
친구.
공동체.
사람은 소득만으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는 지역에 머물 이유가 된다
믿을 사람이 있다.
함께할 사람이 있다.
관계는 정주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닫힌 공동체는 새로운 사람을 밀어낼 수 있다
오래 산 사람끼리만 강하게 연결된다.
새 주민은 들어가기 어렵다.
좋은 공동체는 안으로 따뜻하고 밖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환대가 삶의 질이다
전입자.
청년.
외국인.
귀농귀촌.
새로운 사람이 지역의 관계망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문화와 여가도 중요하다
일만 하고 산다.
삶이 풍요롭기 어렵다.
여가와 문화는 사치가 아니라 좋은 삶의 일부다.
작은 지역은 문화 선택권이 부족할 수 있다
모든 공연장을 만들 수 없다.
지역 안의 콘텐츠와 외부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자연은 삶의 질의 큰 자산이다
맑은 공기.
강.
산.
조용함.
관광객에게 상품인 자연은
주민에게는 생활환경이다.
관광개발이 자연을 훼손하면 주민의 자산도 줄어든다
관광수입은 증가한다.
생활환경은 나빠진다.
지역경제의 자산과 주민 삶의 자산은 같은 자연 위에 놓여 있다.
이것이 자연자본과 삶의 질의 연결이다
보전.
관광.
정주.
좋은 자연은 외부수요와 주민복지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자연의 경제적 가치를 말할 때 주민의 이용권도 봐야 한다
관광객 중심 시설.
주민은 불편하다.
주민이 자기 지역의 자연에서 밀려나는 개발은 오래가기 어렵다.
경제발전이 주거비를 높일 수도 있다
관광이 성장한다.
부동산가격이 오른다.
일부 주민은 부담을 느낀다.
성공에도 분배효과가 있다.
모든 성과에는 누가 얻고 누가 부담하는지 봐야 한다
기업.
주민.
세대.
지역.
평균적인 성장 뒤에 가려진 사람을 보자.
분배를 말한다고 모두 똑같이 나누자는 뜻은 아니다
성과를 만든 사람에게 보상이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기회와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지나치게 배제되지 않는가이다.
지역발전은 ‘기회의 확장’이어야 한다
일할 기회.
배울 기회.
창업할 기회.
잘사는 지역은 주민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지역이다.
선택권은 미래에 대한 감각과 연결된다
내 아이가 여기서 살 수 있을까.
내가 늙어서도 살 수 있을까.
삶의 질에는 오늘의 만족뿐 아니라
내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안정감도 포함된다.
미래를 믿을 수 있는가
기업이 계속 있는가.
학교가 유지되는가.
서비스가 사라지지 않는가.
지역의 예측가능성도 삶의 질이다.
군정의 신뢰와 연결된다
정책이 자주 바뀐다.
주민은 계획하기 어렵다.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은 주민의 불확실성을 줄인다.
지역의 삶의 질을 정책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볼 수 있다.
삶의 질 ≈
소득과 일자리 × 기본서비스 접근 × 주거·이동 편의 × 안전·환경 × 교육·돌봄 × 관계와 참여 × 미래에 대한 선택가능성
이는 사람의 행복을 계산하는 공식이 아니라 지역정책에서 함께 살펴야 할 요소를 정리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곱셈으로 표현한 이유는 하나의 큰 결핍이 전체 삶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은 좋다.
의료가 거의 없다.
삶의 만족이 제한될 수 있다.
삶은 여러 조건의 합이면서
때로는 가장 약한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것도 병목의 문제다
주거가 없다.
좋은 일자리에도 사람이 못 온다.
돌봄이 없다.
부모가 일하기 어렵다.
삶의 질에도 병목이 있다.
주민마다 병목은 다르다
청년은 주거.
고령자는 이동.
아이 부모는 돌봄.
삶의 질 정책은 평균이 아니라 사람의 상황을 봐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개별정책을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유형을 본다.
생애주기.
지역.
소득.
정교한 정책은 개인화와 행정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다.
주민설문도 중요하다
무엇이 가장 불편한가.
무엇이 좋아졌는가.
주민이 체감하는 병목을 직접 물어야 한다.
그러나 요구가 많은 것이 항상 최우선은 아니다
목소리가 작은 취약계층도 있다.
주민의견과 객관적 필요를 함께 본다.
삶의 질 정책에는 ‘최저선’도 필요하다
어디에 살든
기본적인 교통.
안전.
돌봄.
균형발전의 중요한 목적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보장하는 데 있다.
그 위에서는 지역별 차별화를 인정할 수 있다
모든 읍·면에 똑같은 문화시설.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기본은 보장하고 강점은 다르게 키운다.
경제에서도 같은 원리다
모든 지역이 같은 산업을 가질 필요 없다.
삶의 기본은 균형 있게, 경제의 강점은 다양하게.
주민소득과 공공서비스가 선순환해야 한다
지역경제가 성장한다.
세입기반이 좋아진다.
서비스에 투자한다.
삶의 질이 좋아진다.
좋은 경제는 좋은 삶을 만들고
좋은 삶은 다시 좋은 경제의 기반이 된다.
삶의 질이 좋은 지역은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다
관광객.
기업가.
근로자.
삶의 질은 복지성과이면서 경제경쟁력이기도 하다.
특히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중요할 수 있다
어디에서 살 것인가.
일만 보지 않는다.
환경.
교육.
문화.
지역의 생활환경도 인재유치의 조건이다.
그러나 삶의 질을 사람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지 말자
현재 주민이 먼저다.
삶의 질은 인구를 늘리기 위한 미끼가 아니라
지금 여기 사는 주민에게 제공해야 할 가치다.
인구가 늘지 않아도 삶이 좋아질 수 있다
이것은 중요하다.
지역의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모든 정책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주민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며 풍요롭게 살게 됐다면 그것도 분명한 발전이다.
인구증가만을 최종목표로 두면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전입자 수.
숫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
사람의 삶을 인구통계의 수단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인구는 중요하다
서비스 유지.
노동력.
시장규모.
재정.
다만 인구를 늘리는 가장 지속가능한 방법은
살고 싶은 조건을 먼저 만드는 것일 수 있다.
‘남아라’보다 ‘남고 싶게’
청년에게 떠나지 말라고 한다.
사람을 붙잡는 정책보다
사람이 스스로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더 깊다.
그리고 떠난 사람과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고향을 떠났다.
다시 방문한다.
지역상품을 산다.
정주는 하나의 관계형태이고 지역과의 관계는 그보다 넓다.
이 이야기는 다음 장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제54장의 결론
경제의 최종 목적은 좋은 삶이다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면 숫자가 앞에 온다.
매출.
소득.
고용.
관광객.
중요하다.
하지만 숫자 뒤에는 사람이 있다.
주민소득의 최종 목적은
주민이 더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돈을 더 벌었다.
그 돈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가.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가.
나이 들어서도 살 수 있는가.
여가를 즐길 수 있는가.
안전한가.
자연을 누릴 수 있는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발전은
소득 → 삶의 질 → 정주 → 미래
라는 흐름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이것도 기계적인 직선은 아니다.
좋은 삶은 좋은 인재와 기업을 부르고,
좋은 경제는 다시 삶의 질을 높인다.
경제와 삶은 서로를 키우는 순환관계다.
주민소득이 늘어도 삶이 나빠진다면 지역발전은 완성되지 않았다.
반대로 삶의 질을 높이면서 생산능력과 재정기반을 약화시켜도 지속하기 어렵다.
그래서 화천경제론이 원하는 것은 둘 중 하나가 아니다.
잘 버는 지역과 잘 사는 지역을 하나로 만드는 것.
‘여기서 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좋은 삶을 살 수 있다.’
두 문장이 함께 성립해야 한다.
그때 정주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정주만 바라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화천에 주민등록을 두지는 않아도
자주 찾아오는 사람,
지역상품을 계속 사는 사람,
일하고 투자하는 사람,
고향과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화천경제의 중요한 관계자가 될 수 있다.
지역의 뿌리는 정주인구다.
하지만 나무는 뿌리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이고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이제 두 인구를 함께 보자.
제55장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를 함께 본다
지역정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인구다.
몇 명이 사는가.
몇 명이 줄었는가.
몇 명이 들어왔는가.
중요하다.
인구는 지역의 시장규모이고,
노동력이고,
학교와 상점과 공공서비스를 유지하는 기반이다.
그러나 인구를 주민등록 숫자로만 보면 지역과 사람 사이의 실제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에는 사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주 오는 사람, 일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정주인구는 가장 중요하다
이 점부터 분명히 하자.
지역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주민이 지역의 중심이다.
세금을 내고,
아이를 키우고,
상점을 이용하고,
마을을 유지한다.
정주인구는 지역사회의 뿌리다.
관계인구를 말한다고 정주인구의 중요성을 낮추자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지역과 관계하는 사람을 넓혀 정주인구의 경제와 생활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인구감소를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정책도 단순해진다
인구가 줄었다.
그러면 전입자를 늘리자.
지원금을 준다.
주소를 옮기게 한다.
필요한 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몇 년 뒤에도 살고 있는가.
지역에서 일하는가.
지역에 관계를 만들었는가.
전입은 정주의 시작이지 정주의 완성이 아니다.
들어오는 사람만큼 나가는 사람도 봐야 한다
100명이 전입했다.
90명이 전출했다.
순증은 10명이다.
하지만 숫자만 보면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다.
누가 들어왔는가.
누가 떠났는가.
왜 떠났는가.
인구정책은 유입정책이면서 이탈원인을 줄이는 정책이어야 한다.
특히 청년은 ‘붙잡는 대상’이 아니다
떠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
주거가 없다.
문화와 관계가 없다.
사람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그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정주에는 여러 조건이 함께 필요하다
일자리.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돌봄.
교통.
관계.
정주는 하나의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결과가 아니다.
이전 장에서 다룬 삶의 질이 바로 여기서 인구와 연결된다.
인구는 원인이면서 결과다
사람이 많으면 시장이 커진다.
서비스가 유지된다.
또 사람들이 머물기 쉬워진다.
반대로
좋은 일자리와 좋은 삶의 조건이 생기면 사람이 머문다.
인구와 지역경제는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는 순환관계다.
그래서 인구만 먼저 늘리려 하면 순서가 뒤집힐 수 있다
집을 짓는다.
사람을 모집한다.
하지만 일할 곳이 없다.
생활서비스가 부족하다.
다시 떠난다.
정주인구는 숫자로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머물 이유를 축적해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떠난 사람은 지역과 끝난 것일까
아니다.
고향을 떠난다.
그러나 명절마다 온다.
부모를 만나러 온다.
지역상품을 산다.
주소가 떠났다고 관계까지 반드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관계인구를 보는 이유다
관계인구는 일반적으로 정주하지 않더라도 특정 지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을 바라보는 정책적 관점이다.
방문.
교류.
소비.
활동.
기부.
일.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사느냐 살지 않느냐의 두 칸 사이에는
매우 넓은 관계의 스펙트럼이 있다.
관광객도 관계인구가 될 수 있다
처음 방문한다.
좋아한다.
다시 온다.
매년 온다.
지역상품을 주문한다.
관광객은 관계인구의 입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관광객을 관계인구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한 번 왔다.
다시는 오지 않는다.
지역과 관계도 없다.
그 사람까지 관계인구로 넓게 잡으면 개념이 흐려진다.
관계의 핵심은 반복성과 지속성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단계를 나누어 생각한다
방문객.
재방문객.
단골.
지역상품 구매고객.
지역활동 참여자.
장기체류자.
이중생활자.
일부는 정주민.
관계는 한 번에 정착으로 뛰어가지 않는다.
여러 계단을 거쳐 깊어진다.
이것은 고객관계와도 닮았다
첫 구매.
재구매.
단골.
브랜드 지지자.
지역도 비슷하다.
한 번의 방문보다 반복되는 관계가 더 큰 자산이다.
그래서 제28장에서 말한 ‘평생고객’과 연결된다
매년 산천어축제를 찾는다.
여름에도 온다.
친구를 데려온다.
지역상품을 주문한다.
한 사람의 가치가 한 번의 소비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경제관계인구’
여기서 한 단계 더 생각해볼 수 있다.
공식 통계용어라기보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정책적 개념이다.
화천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소비·구매·일·투자·활동을 통해 화천경제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
이를 ‘경제관계인구’라고 부를 수 있다.
경제관계인구는 단순 방문자와 다르다
한 번 5만원 쓰고 떠난다.
관광객이다.
매년 찾아온다.
지역상품을 계속 주문한다.
지역 업체를 이용한다.
관계가 반복될 때 방문은 시장자산으로 바뀐다.
화천에는 이 개념이 특히 중요할 수 있다
시장 규모가 작다.
정주인구만으로 모든 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지역 밖 사람의 소비와 관계가 지역시장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외부수요론과 다시 연결된다.
스포츠 참가자도 관계인구가 될 수 있다
대회에 한 번 온다.
다음 대회에도 온다.
평소에도 운동하러 온다.
숙박한다.
스포츠는 참가자와 지역 사이에 반복관계를 만들기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
농산물 고객도 그렇다
여행 중 토마토를 산다.
맛이 좋다.
집에 가서 다시 주문한다.
현장 방문이 외부판매 고객으로 이어진다.
고향을 떠난 출향인도 중요한 관계다
거주지는 밖이다.
그러나 고향과 관계를 이어간다.
구매한다.
기부한다.
방문한다.
출향인은 지역과의 관계가 이미 형성돼 있는 중요한 네트워크다.
군과 관련된 사람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복무했다.
가족이 방문했다.
좋은 기억이 남았다.
나중에 다시 온다.
지역에서 보낸 시간이 미래의 관계자산이 될 수 있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공부한다.
졸업한다.
떠난다.
그러나 다시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다.
떠난 사람을 실패로만 보지 말자.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사람으로도 보자.
지역은 사람을 반드시 소유할 필요가 없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동이 많다.
한 곳에서 평생 살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면서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구정책의 큰 변화다
과거의 질문.
“어떻게 주민등록을 옮기게 할 것인가.”
새로운 질문.
“어떻게 화천과 더 오래, 더 자주, 더 깊게 관계하게 할 것인가.”
두 질문을 함께 가져야 한다.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는 경쟁하지 않는다
관계인구가 늘면 주민이 손해를 본다.
반드시 그렇지 않다.
방문객과 외부고객이 지역상권을 지탱하면 주민도 생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부수요가 내부서비스를 지탱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식당을 생각해보자
주민수요만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관광객이 온다.
매출이 늘어난다.
관광객의 소비가 주민이 이용하는 식당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점도 같다
외부고객이 지역상품을 산다.
매장이 유지된다.
관계인구는 주민생활 인프라의 시장기반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관계인구가 주민 삶을 침해할 수도 있다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린다.
혼잡.
소음.
주거비 상승.
관계인구는 많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을 소비하고 떠나는 사람.
지역을 존중하고 반복적으로 관계하는 사람.
둘은 다르다.
좋은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치를 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가는 사람이다.
‘좋은 관광객’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많이 쓰는 사람만 좋은 관광객이 아니다.
자연을 존중한다.
지역상권을 이용한다.
다시 온다.
관계의 질도 봐야 한다.
관계인구는 결국 깊이의 문제다
몇 명이 관계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인구도 규모보다 깊이가 중요하다.
관계의 깊이를 단계로 볼 수 있다
인지.
방문.
재방문.
구매.
재구매.
참여.
장기체류.
정주.
이것은 관광의 전환퍼널이 인구정책까지 확장된 모습이다.
모든 사람이 끝까지 정주할 필요는 없다
재구매 고객으로 남는 사람.
매년 방문하는 사람.
장기체류하는 사람.
각자 가치가 있다.
인구정책의 성공을 주민등록 전환 하나로만 판단하면 많은 관계가 사라져 보인다.
단계마다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경험.
재방문객에게는 새로운 이유.
장기체류자에게는 생활편의.
관계의 단계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첫 방문은 관광정책이다
무엇을 볼까.
어디에서 먹을까.
첫인상이 관계의 시작이다.
재방문은 관계정책이다
지난번과 다른 경험.
개인적 기억.
다시 올 이유가 있어야 한다.
장기체류는 생활정책이다
숙박.
업무공간.
교통.
여행자가 잠시 주민처럼 살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중생활도 생각할 수 있다
평일은 도시.
주말은 화천.
일 년 중 일정 기간은 화천.
정주와 비정주 사이에도 다양한 생활형태가 있을 수 있다.
원격근무는 이런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
직장이 반드시 거주지와 같지 않을 수 있다.
일하는 장소와 사는 장소의 결합이 느슨해지면 작은 지역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모든 직종에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장기체류를 위한 조건은 관광과 다르다
하루 관광은 불편을 견딘다.
한 달 체류는 다르다.
세탁.
병원.
장보기.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관광서비스보다 생활서비스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관계인구 정책과 주민 삶의 질 정책은 연결된다
장기체류자에게 좋은 지역.
주민에게도 좋은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좋은 생활환경은 주민과 관계인구 모두에게 자산이다.
지역주민을 희생해서 관계인구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외부인에게만 혜택.
주민은 소외.
관계인구 정책의 중심도 결국 주민이다.
주민이 환영할 수 있어야 지속된다
관계인구가 지역매출을 만든다.
서비스를 유지한다.
주민에게 이익이 보일 때 환대도 지속될 수 있다.
관계에는 상호성이 필요하다
지역은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방문자는 소비한다.
자연을 존중한다.
좋은 관계는 한쪽만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다.
관계인구를 숫자로 세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를 포함할 것인가.
몇 번 와야 하는가.
관계인구는 정의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단일 숫자보다 행동지표를 보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재방문율을 보자
다시 온 사람.
반복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신호다.
재구매율도 본다
관광 후 지역상품을 다시 주문한다.
관광관계가 상품관계로 이어졌는가.
체류일수도 본다
한 번 와서 오래 머문다.
관계시간도 중요하다.
참여행동도 본다
축제.
교육.
자원봉사.
기부.
관계는 소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디지털 관계도 있다
지역소식을 구독한다.
온라인몰을 이용한다.
물리적으로 멀리 있어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팔로워 수를 관계인구라고 부르지는 말자
클릭.
좋아요.
약한 관계다.
관계의 강도를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관계를 여러 층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약한 관계.
반복 관계.
경제적 관계.
생활 관계.
정주.
관계인구 정책은 사람을 한 숫자로 묶기보다
관계의 깊이를 관리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고객데이터와 연결된다
재방문 여부.
관심 콘텐츠.
구매.
관계인구 정책은 결국 고객관계관리와도 닮아 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지역회원제’ 같은 발상도 가능하다
특정 사업을 당장 만들자는 뜻은 아니다.
정책적 사고의 예다.
지역을 자주 찾는 사람에게
정보.
예약.
행사.
방문자를 익명의 숫자에서 지속적인 관계자로 바꾸는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
지역브랜드도 관계를 이어준다
산천어.
파로호.
DMZ.
스포츠.
자연.
사람은 장소를 떠나도 브랜드와 기억을 통해 지역과 연결된다.
스토리는 관계인구에도 중요하다
장소 하나를 보고 떠난다.
약한 기억.
자기 이야기가 생긴다.
강한 기억.
장소의 기억이 개인의 기억이 될 때 관계가 깊어진다.
관계인구는 자연스럽게 정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처음에는 여행.
그다음 장기체류.
사업을 시작한다.
정착한다.
정주는 관계의 가장 깊은 단계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정주전환율만 높이려 하지 말자
모든 사람을 정착시키려는 목표.
현실적이지 않다.
관계인구의 가치는 정주하지 않아도 존재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다
인구감소 시대에는 숫자를 완전히 되돌리는 것이 어려운 지역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사회적 관계까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거주인구가 줄어도 지역과 관계하는 사람의 네트워크는 넓힐 수 있다.
이것은 체념이 아니다
인구감소를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정주조건을 계속 개선하면서 동시에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외연을 넓히자는 전략이다.
정주정책과 관계정책을 함께 가져가자
정주정책.
주거.
일자리.
교육.
돌봄.
관계정책.
관광.
재방문.
외부고객.
장기체류.
두 정책은 서로 다른 문이지만 같은 지역경제로 들어온다.
화천경제의 인구구조를 세 층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정주인구.
둘째.
생활·장기체류 관계인구.
셋째.
반복적인 경제·방문 관계인구.
이 세 층이 함께 화천의 실제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
행정구역 인구와 경제권 인구는 다를 수 있다
주민등록상 2만 명대 지역.
하지만 연간 반복 방문·구매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면
시장규모는 주민등록 인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역경제의 고객은 행정구역 경계보다 넓다.
이것이 작은 지역에 기회다
내부시장은 작다.
외부고객과 관계를 만든다.
작은 지역도 큰 관계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관계망을 지역가치로 전환해야 한다
사람은 많이 안다.
소비는 없다.
재방문도 없다.
관계의 숫자보다 관계의 전환이 중요하다.
관계도 하나의 자산이다
고객명단이라는 뜻만이 아니다.
신뢰.
기억.
반복방문.
관계가 깊어질수록 다음 거래와 다음 방문의 문턱이 낮아진다.
관계가 자산이면 관리해야 한다
새 고객만 찾는다.
기존 고객을 잊는다.
비효율적일 수 있다.
한 번 온 사람을 다시 오게 하는 것이
처음 오는 사람만 계속 찾는 것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이것이 지역의 고객생애가치다
올해 한 번의 소비가 아니다.
10년 동안 몇 번 올 것인가.
지역도 한 사람과의 장기적 관계가치를 생각할 수 있다.
관계인구의 최종 목표도 주민 삶이다
외부사람을 많이 끌어들인다.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지역상권.
기업.
생활서비스.
관계인구는 주민의 경제와 삶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연결돼야 한다.
관계가 주민의 부담을 키우면 조정해야 한다
혼잡.
환경부담.
관계의 양보다 적정한 관계의 구조가 중요하다.
이를 정책적으로 정리하면
지역관계의 깊이 ≈
방문빈도 × 체류시간 × 경제적 교류 × 참여·신뢰 × 관계지속성
이는 관계인구를 공식적으로 산출하기 위한 통계식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를 생각하기 위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정주까지 포함하면 한 단계 더 넓게 볼 수 있다
방문 → 재방문 → 재구매·참여 → 장기체류 → 생활관계 → 정주
모든 사람이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 단계에서 관계를 한 단계 깊게 만드는 것 자체가 성과다.
제55장의 결론
사람을 붙잡지 말고 관계를 깊게 하자
지역의 미래를 이야기하면 인구를 걱정하게 된다.
당연하다.
정주인구는 학교와 상점, 공동체와 재정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그래서 정주조건을 개선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자리.
소득.
주거.
교육.
돌봄.
의료.
교통.
좋은 삶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의 이동이 일상화된 시대에 인구정책을 주민등록 이전 하나로만 보기는 어렵다.
화천에서 태어나 밖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한 번 여행했다가 매년 다시 오는 사람도 있다.
지역상품을 계속 사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를 위해 반복적으로 찾는 사람도 있다.
오랫동안 머물다 다시 도시로 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사람들은 모두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화천과의 관계가 이어져 있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이고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뿌리가 약하면 나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가지가 넓어야 햇빛을 받고 새로운 영양을 얻는다.
그래서 화천은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해야 한다.
지금 사는 사람은 왜 계속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밖에 있는 사람은 왜 화천과 계속 관계해야 하는가.
첫 번째 질문이 정주정책이다.
두 번째 질문이 관계정책이다.
두 정책이 만나면 지역의 경제권은 주민등록 경계보다 넓어진다.
작은 인구라도 큰 관계망을 가진 지역이 될 수 있다.
사람을 억지로 붙잡을 필요는 없다.
떠난 사람을 실패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다시 올 수 있다.
다시 살 수 있다.
계속 살지 않더라도 계속 살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
방문.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진다.
그 뿌리는 관계다.
그리고 좋은 관계는 한 번의 지원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경험.
신뢰.
생활환경.
기회.
지역에 대한 기억.
이것들이 오래 쌓여 만들어진다.
그래서 인구정책도 결국 축적경제다.
인구를 숫자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 사이에 머물 이유와 다시 올 이유를 축적하는 것.
그것이 더 깊은 인구정책이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오고 관계가 깊어지는 것만으로 좋은 지역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경제성장을 위해 자연을 훼손할 수도 있다.
관광성공이 주민의 불편을 키울 수도 있다.
현재 세대의 편익을 위해 미래세대의 자산을 소모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역은 세 개의 장부를 함께 봐야 한다.
돈은 남았는가.
주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자연과 미래는 건강한가.
경제·사회·환경을 동시에 흑자로 만드는 지역.
이제 그 세 개의 장부를 살펴보자.
제56장 경제·사회·환경, 세 개의 장부
지역개발이 성공했다고 말할 때 우리는 흔히 경제부터 본다.
매출이 늘었다.
관광객이 늘었다.
기업이 늘었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역에는 또 다른 장부가 있다.
주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공동체는 건강한가.
자연은 지켜졌는가.
좋은 지역발전은 경제장부 하나만 흑자인 발전이 아니다.
경제.
사회.
환경.
세 개의 장부를 함께 봐야 한다.
첫 번째 장부는 경제다
소득.
고용.
기업.
투자.
소비.
지역귀속.
경제장부는 지역이 얼마나 벌고, 얼마나 남기고, 얼마나 다시 투자하는지를 보여준다.
지역이 지속되려면 경제기반이 필요하다.
좋은 뜻만으로 일자리와 상점은 유지되지 않는다.
두 번째 장부는 사회다
주민의 삶.
안전.
교육.
돌봄.
관계.
공동체.
사회장부는 경제활동의 결과가 사람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세 번째 장부는 환경이다
물.
산.
숲.
경관.
생태.
에너지.
폐기물.
환경장부는 오늘의 경제활동이 내일의 생산기반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 장부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객이 증가한다.
경제장부는 좋아진다.
하지만 쓰레기가 늘어난다.
환경장부는 나빠질 수 있다.
주민불편이 커진다.
사회장부도 나빠질 수 있다.
한 장부의 흑자가 다른 장부의 적자를 가려서는 안 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환경을 철저히 보호한다.
그러나 주민이 생계를 유지할 기회가 없다.
환경보전만으로 주민의 삶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균형이 필요하다
경제를 포기하지 않는다.
환경도 포기하지 않는다.
주민 삶도 포기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은 세 가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세 가치가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관광개발을 하면 소득이 생긴다.
하지만 자연이 훼손될 수 있다.
도로를 넓힌다.
접근성은 좋아진다.
하지만 경관과 생활환경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좋은 정책은 갈등이 없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을 보이는 것이 시작이다
누가 이익을 얻는가.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정책의 질은 편익만 계산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비용과 부담을 함께 보는 데서 나온다.
경제성장에도 사회적 비용이 있을 수 있다
관광객이 급증한다.
임대료가 오른다.
교통이 혼잡해진다.
성장은 누군가에게 기회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평균만 보면 부족하다
지역 전체 매출은 늘었다.
하지만 특정 업종만 좋아졌다.
특정 지역만 혼잡해졌다.
평균의 성공 뒤에 숨은 부담을 봐야 한다.
사회장부에는 분배가 들어간다
관광수입이 생긴다.
누구에게 돌아갔는가.
경제성과의 크기와 함께 분포도 봐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성과와 위험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기회와 비용이 지나치게 편중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지역귀속은 사회장부와도 연결된다
외부기업이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
지역에는 일자리도 적다.
지역경제의 성공처럼 보여도 주민이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좋은 지역경제는 주민참여를 넓힌다
지역기업.
농민.
청년.
상인.
외부수요를 지역주민의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
사회장부에는 주민수용성도 있다
사업은 경제적으로 좋다.
환경기준도 통과했다.
하지만 주민이 지속적으로 불편을 겪는다.
주민수용성은 개발의 부수조건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의 핵심조건이다.
주민수용성은 ‘모두 찬성’이라는 뜻이 아니다
공공정책에는 갈등이 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듣고, 부담을 줄이며,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절차의 공정성도 사회자본이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과정이 공정했다고 느낀다.
공정한 절차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지킨다.
환경장부는 자연을 비용으로만 보지 않는다
산.
강.
숲.
고요함.
자연은 보전해야 할 대상이면서 지역경제의 생산자산이다.
자연을 잃으면 관광상품도 잃을 수 있다
깨끗한 물.
맑은 밤하늘.
조용한 숲.
관광의 성공이 관광의 이유를 없애서는 안 된다.
이것이 자연자본의 관점이다
공장을 관리한다.
기계도 정비한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생산자본이라면 사용하면서 다시 유지하고 회복해야 한다.
관광수입의 일부가 자연관리로 돌아가야 한다
탐방로.
쓰레기.
생태관리.
자연을 통해 번 경제라면 자연의 유지에도 다시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순환의 또 다른 형태다
관광객.
소비.
소득.
보전.
더 좋은 자연.
경제적 수익이 자연자본을 다시 키우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을 모두 돈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어떤 곳은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가치가 있다고 반드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보존 자체가 가치일 수 있다
미래세대.
생태.
경관.
사용하지 않는 가치도 자산이다.
이것을 선택가치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 개발하지 않는다.
미래에 더 좋은 활용기회가 생길 수 있다.
자연을 남겨두는 것은 미래의 선택권을 남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개발과 보전 사이에 중간영역이 많다
전면개발.
저밀도 이용.
계절제한.
예약제.
정책은 개발 아니면 보전이라는 두 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적정관광의 관점이 필요하다
가능한 최대 관광객 수.
그것만 목표로 하지 않는다.
가장 많이 받는 관광보다
가장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관광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수용력이라는 개념이 있다
공간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
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 혼잡.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이용.
관광의 한계는 주차장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태적 수용력이 있다
탐방로가 훼손된다.
물길이 오염된다.
자연이 회복할 수 있는 범위를 봐야 한다.
사회적 수용력도 있다
주민이 소음과 혼잡을 감당하지 못한다.
주민이 관광을 싫어하기 시작하면 관광산업 자체도 오래가기 어렵다.
경제적 수용력도 있다
관광객이 많다.
하지만 지역상권이 감당하지 못한다.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
많은 고객이 항상 좋은 고객경험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적정규모가 중요하다
최대.
더 많이.
보다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좋은 규모.
이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가격도 수요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
혼잡시간과 한산시간.
가격과 예약을 활용해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
다만 공공서비스에서는 형평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간분산도 중요하다
주말 몰림.
평일은 비어 있다.
새 관광객만 찾기보다 기존 수요를 시간적으로 나누는 것도 지속가능성 전략이다.
공간분산도 그렇다
한 곳에 몰린다.
다른 곳은 한산하다.
화천 전체가 관광객의 시간을 나누어 갖는 구조는 환경부담도 분산할 수 있다.
이것이 제39장의 공간경제와 다시 연결된다
읍·면별 역할.
관광 환승.
경제연결은 수입을 나누는 방법이면서 부담을 나누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산도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민감한 자연지역에 관광객을 새로 보내면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다.
분산은 장소의 수용력을 확인한 뒤 해야 한다.
환경장부에는 기후도 들어온다
폭염.
집중호우.
가뭄.
지역경제의 시설과 관광, 농업은 기후위험과 연결돼 있다.
기후적응은 미래경제정책이다
그늘.
물관리.
농업기술.
재난대응.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재의 자산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에너지비용도 중요한 문제다
시설이 많다.
운영에 에너지가 많이 든다.
환경효율과 재정효율이 만나는 지점이 있다.
에너지 절감은 두 장부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운영비 감소.
배출 감소.
좋은 정책은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지점을 찾는다.
그러나 친환경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사업이 좋은 것은 아니다
설치비.
유지비.
폐기.
환경정책도 생애주기 전체를 봐야 한다.
세 장부는 모두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
올해 매출.
좋다.
10년 뒤 자연.
나빠졌다.
현재의 흑자가 미래의 적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세대 간 장부가 필요하다
현재 주민.
미래 주민.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과 재정의 일부는 미래세대의 몫이기도 하다.
미래세대는 현재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재 세대의 책임이 더 크다.
지속가능성은 아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까지 고려하는 정책이다.
시설투자도 세 장부로 보자
경제장부.
수입과 비용.
사회장부.
주민편익.
환경장부.
에너지와 토지.
하나의 사업을 세 개의 렌즈로 볼 수 있다.
관광축제도 같다
경제.
지역매출.
사회.
주민참여와 혼잡.
환경.
쓰레기와 자원사용.
축제의 성공도 방문객 수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소득.
농촌공동체.
토양과 물.
산업마다 세 장부가 존재한다.
기업유치도 그렇다
투자와 고용.
좋다.
하지만
환경부담.
지역기업과의 관계.
기업유치는 투자금액만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기업유치는 세 장부를 함께 개선한다
좋은 일자리.
지역조달.
환경관리.
기업의 크기보다 지역에 남기는 가치가 중요하다.
공공사업 평가에도 세 장부를 넣을 수 있다
사업 전.
예상 경제효과.
사회효과.
환경효과.
지역경제 영향평가를 세 장부로 넓혀볼 수 있다.
반드시 복잡한 제도를 만들 필요는 없다
몇 가지 핵심 질문으로 시작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무엇이 남는가.
사회적으로 누가 좋아지고 누가 부담하는가.
환경적으로 무엇이 변하는가.
질문이 명확하면 작은 평가도 깊어질 수 있다.
세 장부를 모두 돈으로 환산하지 않아도 된다
경제는 원으로.
환경은 면적·수질·폐기물.
사회는 만족·접근성.
서로 다른 가치를 억지로 하나의 단위로 만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함께 보는 것이다
경제효과 100억원.
주민불편 심각.
자연훼손 큼.
큰 경제숫자 하나가 모든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경제효과가 작아도 해야 할 사업이 있다
안전.
복지.
환경보전.
공공정책은 시장수익을 넘어서는 가치를 가진다.
세 장부에는 서로 다른 최저선이 있다
경제적으로 유지 가능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해야 한다.
환경적으로 회복 가능해야 한다.
하나의 장부가 심각한 적자라면 전체사업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완벽한 균형은 어렵다
모든 정책에는 비용이 있다.
지속가능성은 비용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더 큰 장기가치를 만드는 상태다.
그래서 보상과 완화가 필요할 수 있다
사업의 편익은 크다.
특정 주민이 부담을 진다.
편익을 얻는 사람과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이 다르면 정책적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지역사회가 얻는 편익도 가시화해야 한다
관광 때문에 불편하다.
그러나 주민에게 돌아오는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주민이 이익의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귀속이 다시 중요해진다
관광수입.
지역세수.
상권.
고용.
환경과 사회의 부담을 감수한다면 지역에 남는 가치도 충분해야 한다.
사회적 자본도 세 장부 사이를 연결한다
신뢰가 있다.
협의가 가능하다.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지역의 자산이다.
신뢰가 약하면 작은 갈등도 커진다
정보를 믿지 않는다.
정책을 의심한다.
지속가능성은 기술뿐 아니라 관계의 문제다.
세 장부의 최종 목적은 균형 자체가 아니다
주민이 오래 잘살 수 있는가.
지속가능성이란 지금의 삶과 미래의 삶을 함께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화천경제의 세 장부를 정책 개념모형으로 정리하면
지속가능한 지역가치 ≈
경제적 지속성 × 사회적 수용성과 삶의 질 × 환경적 회복력
이것은 지속가능성을 실제 숫자로 계산하는 경제계량식이 아니라 세 요소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곱셈으로 표현한 이유는 분명하다
경제는 매우 좋다.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지속되기 어렵다.
환경은 좋다.
주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지속되기 어렵다.
세 장부 가운데 하나의 심각한 적자가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경제는 오늘을 먹여 살린다
사회는 사람들이 함께 살게 한다.
환경은 내일도 살아갈 기반을 남긴다.
세 장부는 결국 하나의 지역을 서로 다른 시간에서 보는 방식이다.
제56장의 결론
세 장부가 함께 흑자인 지역
지역경제에는 돈의 장부가 있다.
얼마를 벌었는가.
얼마가 남았는가.
하지만 그것만으로 지역의 성공을 평가할 수 없다.
또 하나의 장부가 있다.
주민의 삶.
누가 기회를 얻었는가.
누가 불편을 감수했는가.
지역에 대한 신뢰와 공동체는 건강한가.
그리고 세 번째 장부가 있다.
자연.
오늘 이용한 강과 산과 숲을 내일도 사용할 수 있는가.
경제·사회·환경.
지역은 세 개의 장부를 동시에 쓴다.
한 장부의 흑자를 위해 다른 장부에 빚을 남겨서는 안 된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주민은 떠난다.
좋은 관광이라 하기 어렵다.
기업은 늘었지만 자연을 크게 훼손한다.
지속가능한 산업이라 하기 어렵다.
환경은 완벽히 보전했지만 주민이 먹고살 길이 없다.
그 역시 지속하기 어렵다.
그래서 화천이 찾아야 할 것은 ‘최대’가 아니다.
적정이다.
가장 많은 관광객.
가장 큰 시설.
가장 빠른 개발.
보다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관광객.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시설.
자연과 주민이 함께 버틸 수 있는 개발.
그것이 더 깊은 성장이다.
경제적 이익이 사회적 신뢰를 키우고,
사회적 신뢰가 자연을 지키며,
지켜진 자연이 다시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순환.
이것이 세 장부가 서로를 돕는 구조다.
화천의 강과 산, 숲과 고요함은 관광객을 위한 배경만이 아니다.
주민의 삶이고,
미래세대의 자산이며,
앞으로도 소득을 만들어낼 생산기반이다.
따라서 잘 쓴다는 것은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오래 쓸 수 있게 쓰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경제의 깊이를 판단하는 질문은 이제 더욱 분명해진다.
사람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했는가.
소비를 얼마나 지역에 남겼는가.
산업과 얼마나 연결했는가.
관계를 얼마나 오래 이어갔는가.
오늘의 소득을 무엇으로 축적했는가.
주민의 삶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바로 이 질문들을 하나로 묶으면 이 책 전체를 관통해온 ‘깊이’의 구조가 드러난다.
이제 화천경제를 일곱 개의 깊이로 정리해보자.
제57장 화천경제의 7개의 깊이
이 책은 처음부터 같은 질문을 반복해왔다.
사람을 얼마나 많이 불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게 했는가.
얼마를 썼는가가 아니라
그 돈이 지역에 얼마나 남았는가.
사업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리고 결국
주민은 더 잘살게 되었는가.
이 질문들을 하나로 묶으면 화천경제를 보는 하나의 틀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것을
‘화천경제의 7개의 깊이’
라고 부르고자 한다.
‘7개의 깊이’는 기존 경제학의 정식 분류체계가 아니다.
이 책에서 화천형 지역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하는 정책적 개념이다.
그 목적은 간단하다.
지역경제의 성공을 크기로만 보지 말고
얼마나 깊게 지역가치로 전환했는지를 보자는 것이다.
첫 번째 깊이
체류의 깊이
사람이 왔다.
그다음은 무엇인가.
10분 보고 떠났다.
두 시간 머물렀다.
하루를 보냈다.
하룻밤 잤다.
첫 번째 깊이는 사람의 시간을 얼마나 붙잡았는가이다.
관광객 수만으로는 부족하다.
100만 명이 왔다는 숫자보다
그 사람들이 화천에서 몇 시간을 보냈는지가 지역경제에는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관광객 100만 명에서 관광객 100만 시간으로.”
라고 제안했다.
시간은 소비의 가능성이다
오래 머문다.
먹을 가능성이 커진다.
카페에 갈 수 있다.
시장을 들를 수 있다.
관광객의 시간을 붙잡아야 지갑도 열린다.
그러나 오래 머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원에서 네 시간 쉬었다.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경제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래서 첫 번째 깊이는 두 번째 깊이로 넘어가야 한다.
두 번째 깊이
소비의 깊이
머문 시간을 실제 지역소비로 바꾸는 단계다.
식사.
숙박.
쇼핑.
체험.
교통.
두 번째 깊이는 체류가 얼마나 소비로 전환됐는가이다.
소비접점이 필요하다
사고 싶어도 살 것이 없다.
먹고 싶어도 마땅한 곳이 없다.
그렇다면 체류시간은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
체류시간 × 소비접점 × 평균 객단가.
이것은 관광소비를 보는 정책적 렌즈다.
그래서 관광에는 여섯 가지가 필요하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찍을거리.
살거리.
머물거리.
볼거리는 사람을 오게 하고,
먹거리는 머물게 하고,
놀거리는 즐기게 하고,
찍을거리는 다시 알리게 한다.
여기에 살거리와 머물거리가 더해져 소비의 깊이가 만들어진다.
소비는 동선과 연결된다
사람이 어디로 움직이는가.
어디에서 멈추는가.
동선은 곧 경제다.
관광동선과 상업동선이 겹칠 때 체류가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세 번째 깊이
지역귀속의 깊이
관광객이 10만원을 썼다.
그 10만원이 모두 화천소득인가.
아니다.
원재료가 외부에서 들어올 수 있다.
외부업체가 운영할 수 있다.
세 번째 깊이는 소비 가운데 실제 지역에 얼마가 남았는가이다.
이것이 지역귀속이다
매출.
중요하다.
하지만 그다음 질문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쓴 1만원 가운데 실제 화천에 얼마가 남았는가.”
지역귀속은 폐쇄경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화천에서 생산할 수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외부기술.
외부자본.
외부상품.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외부를 막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만들 수 있는 가치까지 불필요하게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것이다.
지역귀속을 높이는 방법
지역농산물.
지역기업.
지역인력.
지역서비스.
외부수요와 지역공급을 연결한다.
이것이 세 번째 깊이다.
네 번째 깊이
순환의 깊이
지역에 돈이 남았다.
그러나 한 번 쓰이고 다시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면 효과는 제한된다.
네 번째 깊이는 지역에 남은 돈이 얼마나 다시 지역 안에서 움직이는가이다.
이것이 지역순환이다
식당이 지역농산물을 산다.
농가는 지역업체를 이용한다.
지역업체는 주민을 고용한다.
한 사람의 소득이 다른 주민의 매출이 된다.
지역승수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같은 1만원이라도
한 번 쓰이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돈과
지역 안에서 몇 차례 거래되는 돈의 효과는 다르다.
돈이 지역 안에서 한 번 더 움직이게 하자.
그렇다고 억지로 지역에서만 사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싸고 품질이 낮다.
외부조달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지역순환은 보호주의가 아니라
지역이 경쟁력 있게 공급할 수 있는 연결을 키우는 것이다.
다섯 번째 깊이
산업의 깊이
관광객이 온다.
소비한다.
지역에 돈이 남는다.
그다음은 무엇인가.
다섯 번째 깊이는 외부수요가 새로운 생산과 기업을 만들어내는가이다.
소비를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
관광객이 토마토를 산다.
농가가 더 좋은 상품을 만든다.
가공한다.
브랜드를 만든다.
소비는 생산을 자극할 때 산업이 된다.
그래서 관광은 수요 플랫폼이다
관광은 관광업만의 일이 아니다.
농업.
음식.
숙박.
유통.
문화.
관광은 지역 여러 산업에 외부고객을 공급하는 수요 플랫폼이다.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한 걸음 더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누가 기업을 만들 것인가.
시장이 있어야 산업이 생긴다.
지역기업이 남아야 한다
행사가 끝난다.
관광객은 돌아간다.
하지만
기업.
기술.
고객.
남는다.
좋은 관광은 지역기업을 남긴다.
여섯 번째 깊이
자산의 깊이
소득이 늘었다.
올해 잘 벌었다.
좋다.
그러나 내년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여섯 번째 깊이는 오늘의 소득을 내일의 자산으로 바꾸는가이다.
자산은 건물만이 아니다
사람의 능력.
기업.
브랜드.
고객.
데이터.
자연.
신뢰.
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지역의 자산이다.
흐름과 축적을 구분하자
관광객.
매출.
예산.
이것은 흐름이다.
기업역량.
브랜드.
자연자본.
고객관계.
이것은 축적이다.
좋은 지역경제는 오늘의 흐름을 내일의 축적으로 바꾸는 경제다.
소득을 자산으로 바꾼다
농가소득 증가.
가공시설과 브랜드에 투자.
기업매출 증가.
기술과 사람에 투자.
소득을 소비하고 끝내지 않고 생산능력으로 남긴다.
소유도 중요하다
지역매출.
그 기업의 소유는 어디에 있는가.
토지는 누구의 것인가.
브랜드는 누구에게 남는가.
매출의 지역귀속과 함께 자산가치의 지역귀속도 봐야 한다.
자연도 자산이다
강.
산.
숲.
밤하늘.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생산자본이다.
오늘의 수입을 위해 훼손하면 내일의 소득기반도 줄어든다.
일곱 번째 깊이
삶과 관계의 깊이
마지막이다.
매출이 늘었다.
기업이 성장했다.
자산도 쌓였다.
그래서 무엇을 하려는가.
일곱 번째 깊이는 경제적 성과가 주민의 좋은 삶과 지속적인 지역관계로 이어지는가이다.
주민소득에서 삶의 질로
소득.
교육.
돌봄.
의료.
주거.
교통.
안전.
환경.
경제의 마지막 목적지는 사람의 삶이다.
삶이 좋아지면 정주의 이유가 생긴다
여기서 일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다.
나이 들어 살 수 있다.
잘 버는 화천과 잘 사는 화천이 만나야 한다.
그리고 관계가 만들어진다
관광객.
재방문.
재구매.
장기체류.
정주.
사람과 지역의 관계가 한 단계씩 깊어진다.
이것이 관계의 깊이다
한 번 왔다.
다시 온다.
단골이 된다.
지역상품을 산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은 같은 뿌리를 가진다.
그 뿌리는 관계다.
7개의 깊이를 다시 정리해보자
① 체류의 깊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② 소비의 깊이
머문 시간이 얼마나 소비로 전환되는가.
③ 지역귀속의 깊이
소비 가운데 얼마가 지역에 남는가.
④ 순환의 깊이
남은 돈이 지역에서 얼마나 다시 움직이는가.
⑤ 산업의 깊이
소비가 기업·생산·일자리로 얼마나 연결되는가.
⑥ 자산의 깊이
오늘의 소득이 사람·기업·브랜드·자연·신뢰라는 내일의 자산으로 얼마나 남는가.
⑦ 삶과 관계의 깊이
축적된 가치가 주민의 삶과 정주, 그리고 장기적 지역관계로 얼마나 이어지는가.
이 일곱 개는 서로 독립돼 있지 않다
체류가 깊어진다.
소비가 늘어난다.
지역귀속이 높아진다.
순환이 커진다.
산업이 성장한다.
자산이 쌓인다.
삶이 좋아진다.
일곱 개의 깊이는 하나의 가치사슬이다.
하지만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오래 머문다.
소비할 곳이 없다.
끊어진다.
소비는 많다.
외부업체로 빠져나간다.
끊어진다.
각 단계 사이에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화살표가 중요하다
체류 → 소비.
소비 → 지역귀속.
지역귀속 → 순환.
순환 → 산업.
산업 → 자산.
자산 → 삶.
지역경제의 성패는 상자보다 화살표에서 갈린다.
행정은 상자를 잘 만드는 데 익숙하다
시설.
사업.
조직.
예산.
그러나 경제는 연결에서 작동한다.
정책의 핵심은 각 단계 사이의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다.
어디가 약한지 찾아야 한다
체류는 충분하다.
소비가 약하다.
그렇다면 사람을 더 부르는 것이 우선이 아닐 수 있다.
가장 약한 깊이가 전체 지역경제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병목경제학과 연결된다
일곱 개의 깊이 가운데 어디가 막혔는가.
정책은 가장 약한 화살표를 먼저 고치는 일일 수 있다.
화천은 어디가 약한가
이것은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짐작으로 결론내려서는 안 된다.
7개의 깊이는 평가결과가 아니라 질문의 틀이다.
그래서 대시보드와 연결된다
체류시간.
객단가.
지역기업 참여.
재방문.
기업성장.
자산축적.
주민 삶.
제53장의 화천경제 대시보드는 7개의 깊이를 측정하는 계기판이 될 수 있다.
모든 깊이를 하나의 숫자로 만들 필요는 없다
각각 성격이 다르다.
체류는 시간.
소비는 금액.
삶은 복합적이다.
복잡한 현실을 억지로 하나의 점수로 줄이지 말자.
중요한 것은 패턴이다
체류는 강하다.
소비는 약하다.
산업은 약하다.
강한 곳과 약한 곳을 한눈에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 개의 깊이는 정책순서를 알려준다
사람을 부른다.
끝이 아니다.
머물게 한다.
소비하게 한다.
정책은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가야 한다.
이 책 전체의 논리를 다시 보면
고유자산.
목표시장.
방문동기.
접근.
경험.
공간이동.
체류.
소비.
지역귀속.
순환.
부가가치.
기업.
자산.
삶.
화천경제는 하나의 긴 전환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단계도 무시하기 어렵다
좋은 자원이 있다.
접근하기 어렵다.
실패한다.
잘 왔다.
먹을 것이 없다.
실패한다.
강점 하나가 약점 열 개를 자동으로 이겨주지는 않는다.
‘크게’는 첫 번째 숫자에 집중하기 쉽다
방문객.
예산.
시설.
‘깊게’는 마지막 결과까지 따라간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작지만 깊은 경제’다
인구가 크지 않다.
시장도 작다.
작은 규모를 무조건 큰 규모로 바꾸려 하기보다
들어온 가치 하나를 더 깊게 만드는 것이다.
한 관광객을 더 깊게
한 시간 더.
한 끼 더.
하룻밤 더.
한 사람의 시간을 깊게 만든다.
한 번의 소비를 더 깊게
지역기업.
지역농산물.
한 번의 소비를 지역소득으로 깊게 만든다.
한 번의 소득을 더 깊게
재투자.
기업.
인재.
오늘의 매출을 미래자산으로 깊게 만든다.
한 번의 방문을 더 깊게
재방문.
재구매.
방문을 관계로 깊게 만든다.
이것이 ‘깊이’의 의미다
크기를 부정하지 않는다.
관광객도 많으면 좋다.
기업도 많으면 좋다.
다만 큰 숫자가 지역가치로 전환되지 않으면 깊이가 얕다는 뜻이다.
규모와 깊이는 경쟁관계가 아니다
많이 오고 오래 머물면 더 좋다.
기업이 많고 강하면 더 좋다.
가장 좋은 것은 규모와 깊이가 함께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지역은 순서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
무한한 예산도 없다.
무한한 관광수용력도 없다.
그래서 화천은 먼저 깊이를 높이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깊이가 생기면 규모도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지역기업이 준비돼 있다.
상권이 준비돼 있다.
깊이가 없는 규모 확대보다 깊이를 만든 뒤의 성장이 더 많은 지역가치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깊이’는 경제의 효율성만 말하는 것도 아니다
주민 삶.
자연.
관계.
깊은 경제는 더 많이 벌기만 하는 경제가 아니라
더 오래 잘살 수 있게 만드는 경제다.
그래서 7개의 깊이는 세 개의 장부와 함께 봐야 한다
경제.
사회.
환경.
깊어지면서 세 장부가 함께 좋아져야 한다.
한 단계의 성공이 다른 단계의 비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체류시간 증가.
주민불편 폭증.
문제다.
좋은 깊이는 지속가능한 깊이다.
화천형 정책 개념모형으로 정리하면
화천경제의 깊이 ≈
체류 × 소비전환 × 지역귀속 × 지역순환 × 산업연계 × 자산축적 × 삶·관계의 지속성
이는 화천경제의 실제 규모나 성과를 계산하기 위한 계량경제식이 아니라, 지역가치가 만들어지는 연결고리를 설명하기 위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왜 곱셈인가
한 단계가 거의 0이다.
전체 결과가 크게 약해질 수 있다.
관광객은 엄청 많다.
지역소비가 거의 없다.
앞 단계의 큰 성과가 뒤 단계의 단절을 자동으로 보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화천경제의 핵심 질문을 바꾼다
“몇 명 왔습니까.”
에서
“몇 시간 머물렀습니까.”
“얼마를 썼습니까.”
에서
“얼마가 화천에 남았습니까.”
‘얼마나 많았는가’에서
‘얼마나 깊게 남았는가’로.
행정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축제 방문객 100만 명.
끝.
아니다.
체류.
소비.
지역기업.
성과를 가치사슬 끝까지 추적한다.
기업지원도 같다
몇 개 지원했다.
끝.
아니다.
성장.
시장.
지원의 깊이를 본다.
농업도 같다
얼마 생산했다.
끝.
아니다.
가공.
브랜드.
생산량의 깊이를 본다.
교육도 같다
몇 명 교육했다.
끝.
아니다.
능력.
취업.
창업.
교육의 깊이를 본다.
복지도 같다
몇 명 지원했다.
중요하다.
그다음
삶이 얼마나 안정됐는가.
서비스의 깊이를 본다.
예산도 같다
100억원 썼다.
끝.
아니다.
예산의 깊이는 무엇을 얼마나 움직이고 무엇을 남겼는가이다.
그래서 7개의 깊이는 관광론만이 아니다
처음에는 관광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기업.
농업.
인구.
행정.
결국 지역경제 전체를 보는 프레임으로 확장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깊이다
주민의 삶.
여기에서 끝난다.
앞의 여섯 깊이는 일곱 번째 깊이를 위한 과정이다.
관광객이 오래 머무는 이유도
주민이 잘살기 위해서다.
기업을 키우는 이유도
주민에게 기회가 생기기 위해서다.
지역경제의 모든 화살표는 결국 주민에게 도착해야 한다.
제57장의 결론
크게보다 깊게
지역은 숫자를 좋아한다.
관광객 100만 명.
예산 1,000억원.
기업 100개.
큰 숫자는 이해하기 쉽고 홍보하기도 좋다.
그러나 숫자의 크기가 지역의 깊이를 자동으로 말해주지는 않는다.
사람이 왔다.
몇 시간 머물렀는가.
돈을 썼다.
얼마가 지역에 남았는가.
지역에 남았다.
몇 번 더 돌았는가.
기업이 성장했다.
무엇이 자산으로 남았는가.
그리고
주민은 더 잘살게 되었는가.
이 질문들을 끝까지 따라가는 경제.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작지만 깊은 경제다.
화천경제의 일곱 개의 깊이는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사람의 시간을 주민의 미래로 바꾸는 깊이.
외부의 사람이 온다.
시간을 보낸다.
소비한다.
그 소비가 지역소득이 된다.
소득이 산업을 키운다.
산업이 자산을 남긴다.
자산이 삶의 질을 높인다.
좋은 삶이 다시 사람과 기업을 불러온다.
지역경제는 이렇게 다시 시작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깊게’는 작은 지역의 체념이 아니다.
“우리는 작으니 조금만 하자.”
그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 치열한 전략이다.
작기 때문에 한 사람의 시간을 더 깊게 쓰고,
한 번의 소비를 더 깊게 남기고,
한 번의 투자를 더 오래 자산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크기를 좇기 전에 깊이를 만든다.
그리고 깊이를 기반으로 더 건강한 성장을 만든다.
크게보다 깊게.
이제 마지막 두 장으로 간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부수요에서 시작해 체류, 소비, 지역귀속, 순환, 산업, 자산, 주민의 삶까지 왔다.
이 모든 요소는 직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삶은 다시 사람을 끌어당긴다.
좋은 기업은 다시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좋은 자연은 다시 관광객을 부른다.
좋은 관계는 다시 재방문과 재투자를 만든다.
지역경제는 끝이 있는 직선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원이다.
제58장 지역경제는 직선이 아니라 원이다
지역경제를 설명할 때 우리는 종종 직선으로 생각한다.
사업을 한다.
관광객이 온다.
매출이 늘어난다.
끝.
하지만 실제 지역경제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좋은 경험은 재방문을 만든다.
재방문은 다시 소비를 만든다.
소비는 기업을 키운다.
기업은 일자리를 만든다.
일자리는 주민의 삶을 지탱한다.
좋은 삶은 다시 사람과 기업을 끌어당긴다.
지역경제는 끝이 있는 직선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원이다.
지역경제의 출발은 밖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작은 지역은 내부수요만으로 모든 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외부수요가 중요하다.
관광객.
지역상품 구매자.
스포츠 참가자.
기업.
투자.
밖의 구매력과 기회를 지역 안으로 끌어오는 것.
이것이 첫 번째 출발이다.
그러나 유입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이 왔다.
돈이 들어왔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지역경제는 유입에서 시작하지만
유입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들어온 사람이 머물러야 한다
잠시 보고 떠난다.
경제효과는 작다.
오래 머문다.
소비 가능성이 커진다.
외부수요를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시간은 다시 소비로 바뀐다
식사.
체험.
숙박.
쇼핑.
체류시간이 지역경제의 거래로 전환된다.
하지만 소비가 지역에 남아야 한다
외부체인.
외부조달.
외부소유.
매출을 지역소득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은 돈은 다시 돌아야 한다
지역기업이 지역농산물을 산다.
지역업체가 주민을 고용한다.
한 번 들어온 돈이 한 번 더 움직일 때
지역경제의 깊이가 커진다.
그리고 순환은 산업을 만든다
수요가 반복된다.
기업이 생긴다.
상품이 좋아진다.
반복되는 소비가 생산능력을 만든다.
산업은 자산을 남긴다
기업.
기술.
브랜드.
고객.
데이터.
사람의 능력.
오늘의 흐름이 내일의 축적으로 바뀐다.
자산은 주민의 삶을 바꾼다
일자리.
소득.
교육.
주거.
서비스.
경제의 결과가 삶의 질로 도착한다.
그리고 좋은 삶은 다시 새로운 유입을 만든다
살기 좋은 지역.
찾아가고 싶다.
일하고 싶다.
투자하고 싶다.
좋은 삶은 경제의 종착점이면서
다음 경제의 출발점이다.
이것이 원이다
외부수요.
체류.
소비.
지역귀속.
순환.
산업.
자산.
삶.
다시 외부수요.
지역경제는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시작한다.
한 번의 성공보다 반복 가능한 구조가 중요하다
축제 한 번 성공했다.
좋다.
그다음 해는.
지속가능성은 성공을 반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연한 성공과 구조적 성공은 다르다
날씨가 좋았다.
방문객이 몰렸다.
우연일 수 있다.
기업과 상권이 성장했다.
재방문이 늘었다.
구조가 좋아졌다면 성공은 자산이 된다.
그래서 ‘흐름’을 ‘고리’로 만들어야 한다
방문.
소비.
끝.
직선이다.
방문.
소비.
재방문.
다시 시작되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재방문이 첫 번째 순환고리다
좋은 경험.
다시 온다.
관광객이 고객으로 바뀐다.
재구매는 두 번째 고리다
여행에서 농산물을 샀다.
집에서도 주문한다.
장소소비가 외부시장으로 확장된다.
재투자는 세 번째 고리다
기업이 번다.
시설을 개선한다.
사람을 키운다.
소득이 생산능력으로 돌아간다.
재정착도 하나의 고리다
방문한다.
장기체류한다.
살고 싶어진다.
관계가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네 단어가 다시 만난다
재방문.
재구매.
재투자.
재정착.
‘재(再)’가 붙는 순간 경제는 직선에서 원으로 바뀐다.
반복은 경제의 힘이다
한 번 파는 것보다 다시 파는 것이 쉽다.
한 번 온 사람보다 다시 오는 사람이 관계가 깊다.
반복은 거래비용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다.
신뢰가 쌓이면 시장이 더 깊어진다
어디가 좋은지 안다.
품질을 믿는다.
신뢰는 다음 거래의 문턱을 낮춘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도 순환경제의 일부다
경제.
관계.
신뢰.
돈만 도는 것이 아니라 신뢰도 돈다.
정보도 돈다
관광객의 반응.
기업의 개선.
행정의 데이터.
학습이 순환해야 경제도 진화한다.
이것이 정책환류다
사업한다.
측정한다.
배운다.
고친다.
정책도 직선이 아니라 원이다.
철학에서 시작해 다시 철학으로
철학.
전략.
정책.
예산.
사업.
측정.
환류.
측정의 결과가 다시 전략과 예산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정도 직선이 된다
예산 편성.
집행.
정산.
끝.
사업종료가 정책종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책의 끝은 다음 결정의 시작이다
잘됐다.
왜 잘됐는가.
못됐다.
왜 못됐는가.
성과는 기록이면서 다음 정책의 입력값이다.
그래서 데이터가 중요했다
제53장의 대시보드.
왜 필요했는가.
지역경제의 원이 어디에서 끊어지는지 보기 위해서다.
병목도 원에서 본다
방문은 강하다.
소비가 약하다.
고리가 끊긴다.
한 부분의 단절이 전체 순환을 약하게 만든다.
지역경제는 가장 약한 연결에서 막힐 수 있다
관광상품은 좋다.
교통이 나쁘다.
문제다.
강점의 숫자보다 연결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이것이 이 책의 ‘화살표’다
상자가 있다.
관광.
농업.
기업.
복지.
중요하다.
하지만
가치를 만드는 것은 상자 사이의 화살표다.
관광에서 농업으로
관광객이 지역농산물을 먹는다.
관광이 농업의 시장이 된다.
농업에서 기업으로
원물을 가공한다.
농업이 제조와 브랜드로 연결된다.
기업에서 일자리로
성장한다.
사람을 고용한다.
기업의 성장이 주민소득으로 연결된다.
일자리에서 정주로
소득이 있다.
삶의 조건이 좋다.
경제가 삶으로 연결된다.
정주에서 다시 시장으로
사람이 산다.
소비한다.
사업한다.
주민은 지역경제의 결과이면서 다시 수요와 생산의 주체다.
이 원은 하나가 아니다
관광의 원.
농업의 원.
기업의 원.
복지의 원.
지역에는 여러 개의 작은 순환고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고리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관광객이 식당에 간다.
식당이 농산물을 산다.
고리와 고리가 만날 때 지역경제의 원이 커진다.
이것이 산업연계다
각 산업이 따로 성장한다.
효과가 제한적이다.
서로의 고객과 공급자가 될 때 지역경제는 더 깊어진다.
지역순환은 닫힌 원이 아니다
이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외부를 차단한다.
지역 안에서만 산다.
그 뜻이 아니다.
좋은 지역순환은 외부에 열려 있는 원이다.
밖에서 가져온다
관광객.
자본.
기술.
시장.
외부와 교류하면서 내부의 역량을 키운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판다
농산물.
가공품.
콘텐츠.
서비스.
지역순환의 목적은 지역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 더 강하게 거래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유입경제’와 ‘순환경제’가 함께 필요하다
유입만 있다.
들어온 돈이 바로 빠져나간다.
약하다.
순환만 있다.
외부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시장규모가 작다.
외부에서 가져오고, 내부에서 남기고, 다시 밖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두 개의 엔진이다
첫 번째 엔진.
외부수요.
두 번째 엔진.
지역순환.
두 엔진이 함께 돌아가야 작은 지역경제가 오래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세 번째가 있다
축적이다.
돈이 돈다.
좋다.
그러나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순환만으로도 부족하다.
그래서 자산축적이 필요하다
사람.
기업.
브랜드.
자연.
원의 한 바퀴마다 지역이 조금 더 강해져야 한다.
이것이 ‘상승하는 원’이다
같은 자리에서 빙빙 도는 것이 아니다.
한 바퀴 돌 때마다
기업이 강해진다.
고객이 늘어난다.
좋은 순환은 원이면서 동시에 나선이다.
이것을 ‘선순환’이라고 부를 수 있다
관광성장.
지역소득 증가.
재투자.
관광품질 향상.
다음 바퀴가 이전 바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시작된다.
반대로 악순환도 있다
인구감소.
상점 폐업.
생활불편 증가.
원은 좋은 방향으로만 돌지 않는다.
작은 지역에서 악순환은 더 빠를 수 있다
학생 감소.
학교 약화.
가족 전출.
하나의 감소가 다음 감소를 만든다.
그래서 어디에서 고리를 끊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상점 폐업.
소비유출.
악순환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를 찾아 개입해야 한다.
이것도 병목경제학이다
좋은 순환은 연결한다.
나쁜 순환은 끊는다.
지역정책은 좋은 원을 만들고
나쁜 원을 끊는 일이다.
예산도 원의 어디에 넣을지 생각해야 한다
방문객이 부족하다.
홍보.
소비가 약하다.
상권연결.
예산은 가장 필요한 연결고리에 투입해야 한다.
큰 돈보다 위치가 중요할 때가 있다
100억원.
엉뚱한 곳.
효과가 약하다.
1억원.
핵심병목.
예산의 효과는 규모뿐 아니라 순환고리의 어디에 놓였는가에 달려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전문인력 한 명.
기업 여러 곳을 연결한다.
좋은 연결자는 작은 지역에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플랫폼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공공이 모든 사업을 직접 하지 않는다.
정보.
공간.
연결.
공공은 경제주체들이 만날 수 있는 판을 만든다.
민간은 그 위에서 거래한다
식당.
숙박.
농가.
기업.
시장에서는 민간의 창의와 경쟁이 작동해야 한다.
주민은 지역성을 만든다
환대.
문화.
신뢰.
지역의 매력은 주민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 주체의 역할도 원이다
공공이 기반을 만든다.
민간이 시장을 만든다.
주민이 지역성을 만든다.
각자의 역할이 서로를 강화해야 한다.
자연도 순환의 일부다
자연을 이용한다.
관광수입을 얻는다.
일부를 자연에 재투자한다.
경제가 자연을 먹어치우는 구조가 아니라 자연을 다시 지키는 구조가 필요하다.
사회도 같다
지역경제가 성장한다.
세수와 소득이 늘어난다.
돌봄과 교육을 개선한다.
경제성과가 사회적 기반으로 돌아갈 때 선순환이 완성된다.
세 장부가 원 안에서 만난다
경제.
사회.
환경.
진짜 순환경제는 돈만 순환하는 경제가 아니다.
돈.
사람.
신뢰.
자연.
기회.
이것들이 함께 순환한다.
삶의 질은 다시 경제경쟁력이 된다
좋은 교육.
좋은 환경.
좋은 돌봄.
살기 좋은 지역은 사람과 기업에게 매력이 된다.
그래서 복지는 경제의 끝이면서 다시 시작이다
주민 삶이 안정된다.
일할 수 있다.
창업할 수 있다.
좋은 삶이 다시 생산능력을 키운다.
교육도 그렇다
교육투자.
인적자본.
기업성장.
사람에게 쓴 돈이 다시 지역경제로 돌아올 수 있다.
모든 투자가 같은 속도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관광홍보.
효과가 빠를 수 있다.
교육.
10년이 걸릴 수 있다.
지역경제에는 빠른 원과 느린 원이 함께 있다.
단기성과만 보면 느린 원을 무시하기 쉽다
사람.
신뢰.
자연.
가장 중요한 자산일수록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행정은 여러 시간축을 봐야 한다
올해.
임기.
10년.
좋은 군정은 오늘의 성과와 다음 세대의 성과를 함께 본다.
지역경제의 원은 세대도 연결한다
현재의 주민.
미래의 주민.
오늘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자산을 남겨야 한다
건물만이 아니다.
좋은 자연.
좋은 기업.
좋은 사람.
다음 세대가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축적의 의미다
올해 100을 벌었다.
100을 다 썼다.
다음 해 다시 0.
약하다.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무엇인가 남아야 한다.
그 남은 것이 다음 바퀴를 쉽게 만든다
브랜드가 있다.
고객이 있다.
축적은 다음 성장의 비용을 낮춘다.
관계도 축적된다
첫 방문 때 설명이 필요하다.
두 번째에는 이미 안다.
관계의 축적도 거래비용을 낮춘다.
신뢰도 그렇다
행정.
주민.
기업.
신뢰가 있으면 새로운 협력이 빨라진다.
제도적 역량도 순환에서 쌓인다
사업을 해본다.
실패한다.
배운다.
실행경험이 다음 정책의 자산이 된다.
그래서 실패도 원 안에 넣어야 한다
실패.
분석.
개선.
실패에서 학습하면 실패도 다음 성공의 재료가 된다.
실패를 감추면 원이 끊긴다
배움이 없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환류 없는 행정은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지 못한다.
화천경제의 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보자
고유자산 → 외부수요 → 방문·거래 → 체류 → 소비 → 지역귀속 → 지역순환 → 산업과 부가가치 → 기업·일자리·인재 → 지역자산 → 주민소득 → 삶의 질 → 정주·관계 → 브랜드·신뢰 → 다시 외부수요
이것은 계량모형이 아니다
각 요소의 관계를 실제 숫자로 산출하려면 별도의 자료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의 목적은 다르다.
지역경제를 어느 한 사업이 아니라 전체 가치흐름으로 보자는 정책 개념모형이다.
더 압축하면
밖에서 가져오고
안에 남기고
안에서 돌리고
미래에 쌓고
주민의 삶으로 돌려준다.
이 다섯 문장이 화천경제의 원을 설명한다.
그리고 주민의 좋은 삶이 다시 밖을 끌어당긴다
화천이 좋아진다.
사람들이 말한다.
다시 온다.
주민에게 좋은 지역이 외부인에게도 매력적인 지역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지역브랜드가 만들어진다
광고문구가 아니다.
사람이 실제로 경험한 화천.
브랜드는 지역이 반복해서 지킨 약속의 축적이다.
좋은 브랜드가 다시 고객을 부른다
검색한다.
찾아온다.
원의 끝이 다시 원의 시작과 연결된다.
이것이 가장 강한 경제다
계속 광고비를 써야만 사람이 온다.
약하다.
이미 좋은 기억과 관계가 있다.
다시 온다.
자산이 다음 수요를 스스로 만드는 경제가 강하다.
작지만 깊은 경제는 이런 경제다
한 번의 방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번의 예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번 들어온 가치를 다음 가치의 원인으로 만든다.
화천의 지역경제를 이렇게 봐야 한다
산천어축제.
파크골프.
파로호.
DMZ.
농업.
기업.
각각 별개의 사업이 아니다.
서로 다음 수요를 만들어주는 하나의 경제생태계가 될 수 있다.
경제생태계라는 말의 핵심도 관계다
큰 기업 하나.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는다.
여러 주체가 서로 고객이고 공급자이며 파트너가 되는 구조가 중요하다.
다양성이 회복력을 만든다
한 산업이 어려워진다.
다른 산업이 버틴다.
원의 여러 고리가 서로 받쳐줘야 한다.
그래서 화천경제의 목적은 하나의 대박사업이 아니다
대형 관광지 하나.
대기업 하나.
여러 작은 성공이 서로 연결되어 큰 순환을 만드는 것.
이 책의 제목과 다시 만난다
작다.
하지만 연결돼 있다.
깊다.
작은 것은 약한 것이 아니다.
깊게 연결된 작은 경제는 강할 수 있다.
제58장의 결론
다시 시작되는 경제를 만들자
좋은 지역경제는 무엇인가.
사람이 많이 오는 경제인가.
기업이 많은 경제인가.
예산이 큰 경제인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더 깊은 질문은 이것이다.
오늘 만들어진 가치가
내일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관광객이 왔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다.
다시 온다.
농산물을 샀다.
다시 주문한다.
기업이 돈을 벌었다.
사람과 기술에 투자한다.
주민소득이 늘었다.
교육과 삶이 좋아진다.
좋은 사람이 남고 새로운 사람이 관계를 맺는다.
자연을 이용했다.
다시 자연에 투자한다.
행정이 사업을 했다.
데이터를 보고 배워 더 좋은 사업을 만든다.
이렇게 다음을 만드는 경제가 선순환경제다.
그래서 지역경제는 직선이 아니다.
외부수요 → 소비 → 소득.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득 → 자산 → 삶 → 관계 → 새로운 외부수요.
다시 시작한다.
지역경제는 원이다.
그리고 좋은 원은 한 바퀴 돌고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기업이 더 강해진다.
사람의 능력이 커진다.
자연이 관리된다.
고객관계가 쌓인다.
그래서 좋은 지역경제는 원이면서 나선이다.
한 바퀴 돌 때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다음 바퀴를 시작한다.
이것이 축적경제다.
이것이 회복력이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작지만 깊은 경제다.
이제 마지막 질문 하나만 남았다.
이 모든 순환을 왜 만드는가.
관광객을 위해서인가.
기업을 위해서인가.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은 결국 한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민이다.
화천에서 태어난 사람.
화천에 들어와 사는 사람.
아이를 키우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
농사짓는 사람.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이곳에서 늙어가는 사람.
경제의 마지막 목적지는 주민의 삶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질문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만들려는 화천은 어떤 화천인가.
답은 길지 않다.
제59장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이 책의 마지막 질문은 단순하다.
화천경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관광객을 더 많이 부르기 위해서인가.
기업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인가.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수단이다.
경제의 마지막 목적지는 주민의 삶이다.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살아야 한다
화천에서 태어난 사람.
화천으로 들어온 사람.
농사짓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
회사에 다니는 사람.
아이를 키우는 사람.
노후를 보내는 사람.
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지역경제의 의미가 있다.
관광도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
관광객이 즐겁다.
좋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관광객이 쓴 돈이 지역상권으로 간다.
지역기업이 성장한다.
주민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관광객의 즐거움이 주민의 소득이 되는 관광.
그것이 좋은 관광이다.
축제도 같다
사람이 많이 왔다.
사진이 멋지다.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좋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물어야 한다.
그 축제가 주민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매출을 남겼는가
고객을 남겼는가.
기업을 남겼는가.
브랜드를 남겼는가.
행사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
스포츠도 그렇다
대회를 유치했다.
선수가 왔다.
끝이 아니다.
숙박한다.
식사한다.
시장을 찾는다.
스포츠 참가자가 지역경제의 고객이 되어야 한다.
농업도 같다
많이 생산한다.
중요하다.
하지만 가격이 낮다.
소득이 늘지 않는다.
생산량보다 농민의 소득이 중요하다.
그래서 원물에서 한 걸음 더 간다
가공.
음식.
체험.
브랜드.
농업의 부가가치를 지역에 더 깊게 남긴다.
기업도 숫자가 목적은 아니다
사업체 수.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가.
성장하는가.
좋은 기업이 주민에게 좋은 기회를 만드는가.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몇 명 취업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안정적인가.
지속가능한가.
주민이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일자리인가.
교육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학교가 있다.
프로그램이 있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더 큰 선택권을 갖게 되었는가.
복지도 사람의 존엄을 위한 것이다
얼마를 지원했는가.
몇 명을 지원했는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조금 더 안정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는가.
그것이 더 중요하다.
도로도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몇 킬로미터를 만들었는가.
그보다
병원에 가기 쉬워졌는가.
출퇴근이 편해졌는가.
시설의 완성보다 삶의 변화가 중요하다.
철도도 마찬가지다
역이 생긴다.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사람과 상품이 더 쉽게 오간다.
경제권이 넓어진다.
교통은 지역의 선택권을 넓히는 수단이다.
군정도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
예산.
조직.
사업.
시설.
군정의 목적은 행정의 성공이 아니라 주민의 삶의 성공이다.
그래서 좋은 군정의 질문은 다르다
얼마를 확보했습니까.
에서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얼마를 썼습니까에서
누구의 삶이 좋아졌습니까로.
이 책이 예산을 계속 이야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산은 숫자가 아니다.
주민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기업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산은 사람의 삶을 움직이는 공공의 선택이다.
그래서 좋은 예산은 큰 예산이 아니다
필요한 곳에 들어간다.
병목을 푼다.
주민가치를 가장 크게 만드는 예산이 좋은 예산이다.
좋은 행정도 같다
사업을 많이 한다.
그 자체가 능력은 아니다.
흩어진 가치를 잘 연결하는 행정이 좋은 행정이다.
관광과 상권을 연결한다
농업과 관광을 연결한다.
기업과 인재를 연결한다.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든다.
그리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사람의 능력.
기업.
브랜드.
자연.
신뢰.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들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그래서 화천경제는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가야 한다
새로운 시설.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있는 시설.
이미 있는 자원.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가치가 생길 수 있다.
없는 것을 찾기 전에 있는 것 사이를 보자
산천어축제가 있다.
파크골프가 있다.
파로호가 있다.
평화의댐과 백암산이 있다.
농업이 있다.
시장이 있다.
문제는 자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산 사이의 연결이 약해서일 수 있다.
화천읍과 면지역도 하나의 경제로 연결해야 한다
관광객의 하루.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어디에서 먹는가.
어디에서 자는가.
행정구역보다 사람의 이동이 경제구역을 만든다.
관광객의 하루를 읍·면이 나눠 갖는다
오전은 파로호.
점심은 간동.
오후는 백암산.
저녁은 화천읍.
한 사람의 하루가 여러 지역의 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이 공간의 연결이다
그리고 시간도 연결한다.
두 시간.
네 시간.
하루.
하룻밤.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역경제의 기회도 넓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한 곳 더’를 말했다
한 곳 더.
한 시간 더.
한 끼 더.
한 번 더 소비.
저녁까지.
하룻밤.
지역경제는 작은 ‘한 번 더’가 쌓여 깊어진다.
이것이 ‘크게보다 깊게’의 의미다
관광객 수를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경제성장을 포기하자는 뜻도 아니다.
들어온 한 사람, 한 시간, 한 원의 가치를 더 깊게 만드는 것이다.
작은 지역에는 작은 지역의 전략이 있다
대도시처럼 사람을 무한히 늘릴 수 없다.
대기업을 계속 유치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작은 지역은 밀도와 관계와 깊이에서 경쟁해야 한다.
깊이는 작은 지역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
사람이 적다.
관계를 만들기 쉽다.
조용하다.
쉼이 된다.
도시의 결핍이 화천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책이 ‘결핍의 역전’을 말한 이유다
조용함.
어둠.
느림.
넓은 공간.
도시에 부족한 것이 화천에서는 희소한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결핍을 자산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의료 부족.
교통 불편.
주거 부족.
고쳐야 할 결핍과 지켜야 할 희소성을 구분해야 한다.
좋은 지역전략은 이 둘을 헷갈리지 않는다
불편은 고친다.
고유성은 지킨다.
화천답게 살기 좋게 만드는 것.
지역발전은 화천을 도시처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대도시의 시설을 하나씩 따라간다.
끝이 없다.
도시에 있는 것을 화천에도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도시에 없는 것을 화천에서 더 화천답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이것이 장소기반 발전이다
지역이 가진 것.
사람.
자연.
역사.
지역의 고유한 조건에서 전략을 시작한다.
그렇다고 화천을 닫아서는 안 된다
외부자본.
외부기술.
외부시장.
필요하다.
지역성은 고립이 아니다.
열린 화천이어야 한다
사람이 들어온다.
기술이 들어온다.
돈이 들어온다.
밖의 힘을 화천의 힘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것이 외부수요와 지역순환의 결합이다
밖에서 가져온다.
안에 남긴다.
안에서 돌린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더 큰 가치를 판다.
지역경제는 닫힌 원이 아니라 열린 원이다
밖과 연결된다.
안에서는 깊어진다.
열려 있으면서 깊은 경제.
이것이 화천이 가야 할 방향이다.
사람이 중심이다
그러나 주민만 바라본다는 뜻도 아니다.
관광객.
기업가.
외부고객.
외부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주민의 시장도 넓어진다.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를 함께 본 이유다
사는 사람.
자주 오는 사람.
구매하는 사람.
작은 지역도 큰 관계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뿌리는 주민이다
관계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주민이 떠난다.
지역은 약해진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다.
가지도 필요하다
출향인.
재방문객.
단골고객.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뿌리가 깊고 가지가 넓은 지역
그것이 강한 지역이다.
사는 사람은 안정되고
밖의 사람은 계속 관계하고 싶어 하는 지역.
삶의 질은 인구정책의 핵심이다
사람에게 남으라고 한다.
왜 남아야 하는가.
명령이 아니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자리가 있다
집이 있다.
아이를 키울 수 있다.
머물 이유가 쌓여야 정주가 생긴다.
사람을 붙잡지 말고 머물 이유를 만들자
이것이 이 책이 제안하는 인구정책이다.
사람을 붙잡는 정책보다
사람이 스스로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더 깊다.
그리고 떠난 사람과도 관계를 잇는다
다시 온다.
다시 산다.
떠남을 관계의 끝으로 만들지 않는다.
지역경제는 사람의 생애와도 연결돼야 한다
태어난다.
배운다.
일한다.
지역에서 인생의 다음 단계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는 미래가 보여야 한다
청년에게는 기회가 보여야 한다.
노인에게는 안정이 보여야 한다.
좋은 지역은 사람에게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떠남이 자연스럽다
학교가 없어진다.
상점이 사라진다.
사람은 오늘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역발전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일이다
5년 뒤.
10년 뒤.
여기에서 계속 살아도 괜찮겠다는 믿음.
이것은 숫자로만 만들 수 없다
행정의 신뢰.
공동체의 관계.
보이지 않는 자산이 사람을 머물게 한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이 중요하다
서로 믿는다.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인다.
좋은 지역은 관계의 질이 높다.
그러나 공동체는 닫혀서는 안 된다
새 사람이 들어오기 어렵다.
청년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좋은 공동체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경제에도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창업자.
기술자.
아이디어.
열린 관계망이 혁신을 만든다.
자연도 지켜야 한다
화천이 가진 가장 큰 자산 가운데 하나다.
산.
강.
숲.
관광수입을 위해 자연을 소모하면 미래소득을 깎는 것이다.
그래서 세 개의 장부를 함께 본다
경제.
사회.
환경.
오늘 잘사는 것과 내일도 잘살 수 있는 것을 함께 본다.
지속가능성은 절제의 문제가 아니다
성장을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성장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자는 뜻이다.
적정한 규모가 있다
관광객도.
시설도.
개발도.
최대보다 지속가능한 적정이 중요하다.
주민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이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재정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세 가지를 함께 견딜 수 있는 성장이어야 한다.
군정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국비가 나온다.
사업한다.
끝이 아니다.
그 시설을 20년 운영할 수 있는가.
오늘의 준공식은 미래예산의 약속이다
그래서 생애주기비용을 본다.
짓는 비용보다 책임지는 비용을 본다.
그리고 기회비용을 묻는다
이 사업을 한다.
무엇을 못 하게 되는가.
좋은 사업인가에서 더 나아가
다른 선택보다 좋은 사업인가를 묻는다.
모든 정책은 선택이다
예산.
토지.
시간.
선택의 질이 군정의 질이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다르다.
정책은 해야 하는 것을 먼저 선택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다
감각.
경험.
중요하다.
그러나
숫자가 질문을 더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화천경제 대시보드를 제안했다
어디가 강한가.
어디가 막혔는가.
데이터는 정책의 건강검진표다.
하지만 대시보드가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숫자가 말한다.
사람이 판단한다.
대시보드는 계기판이지 운전대가 아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철학이다
무엇을 위한 경제인가.
누구를 위한 군정인가.
철학이 없으면 좋은 데이터도 좋은 예산도 방향을 잃는다.
이 책의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
밖에서 사람과 기회를 끌어온다.
지역 안에 가치를 남긴다.
그 가치를 다시 돌린다.
그리고 주민의 삶과 미래로 바꾼다.
화천형 지역경제의 정책 개념모형
이 책의 전체 논리를 다시 한 번 압축하면
화천의 지속가능한 지역가치 ≈
외부수요 × 체류·관계시간 × 소비전환 × 지역귀속 × 지역연계·순환 × 부가가치·생산성 × 자산축적 × 관계지속성
→ 주민소득·삶의 질·정주·미래
이 식은 지역경제의 실제 성과를 산출하기 위한 계량경제모형이 아니다.
화천에서 지역가치가 만들어지고 주민의 삶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정책 개념모형이다.
핵심은 화살표다
외부수요에서 체류로.
체류에서 소비로.
소비에서 지역귀속으로.
어느 한 화살표라도 끊기면 앞의 성과가 뒤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군정이 해야 할 일은 연결이다
좋은 자산.
좋은 사업.
좋은 사람.
흩어져 있다.
군정은 그 사이의 화살표를 연결해야 한다.
공공이 모든 것을 직접 할 필요는 없다
공공은 플랫폼.
민간은 시장.
주민은 지역성.
각 주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군정은 시장을 대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이 작동할 기반을 만든다.
정보.
교통.
공간.
공공은 판을 만들고 민간은 그 위에서 시장을 만든다.
주민은 그 시장의 대상이 아니다
주체다.
기업가.
농민.
상인.
지역경제는 주민에게 돌아가는 경제이면서 주민이 만드는 경제다.
그래서 주민참여도 달라야 한다
“무엇을 해주세요.”
만이 아니다.
“우리 지역의 문제를 어떻게 함께 풀 것인가.”
로 가야 한다.
행정과 주민, 기업의 신뢰가 필요하다
한 번의 사업보다 오래 남는다.
신뢰는 보이지 않는 기반시설이다.
좋은 지역은 실패도 자산으로 만든다
사업이 실패했다.
숨긴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배우면 실패도 다음 성공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환류가 중요하다
철학.
전략.
정책.
예산.
사업.
측정.
환류.
좋은 군정은 한 바퀴 돌고 다시 더 나은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지역경제도 그렇다
방문.
소비.
소득.
자산.
삶.
재방문.
경제와 행정이 모두 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원의 중심에는 주민이 있다
관광객도 지나간다.
군수도 바뀐다.
정책도 바뀐다.
하지만 지역에 남아 삶을 이어가는 사람은 주민이다.
그래서 주민이 중심이다
다만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닫아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
새 주민.
주민은 현재 사람만이 아니라 미래에 이곳에서 살아갈 사람까지 포함한다.
다음 세대가 더 좋은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좋은 자연.
좋은 기업.
좋은 교육.
지역발전의 진짜 유산은 다음 세대의 선택권이다.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건물.
도로.
좋다.
하지만
사람의 능력과 신뢰, 자연과 기업, 관계와 브랜드도 남겨야 한다.
이것이 자산축적이다
한 세대가 사용하고 끝내지 않는다.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발전은 세대 간 프로젝트다
오늘의 군정.
10년 뒤의 화천.
정책의 시간은 선거의 시간보다 길어야 한다.
장기철학이 필요하다
정권.
단체장.
사업.
바뀔 수 있다.
지역의 기본방향은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화천의 방향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크게.
무조건 성장.
아니다.
깊게.
한 사람의 시간을 깊게
한 번의 소비를 깊게.
한 번의 관계를 깊게.
가치가 다음 가치로 이어지게 한다.
이것이 화천형 성장이다
작지만 강하다.
작지만 연결돼 있다.
작지만 깊다.
화천이 수도권을 이길 필요는 없다
도시보다 큰 시장을 만들 필요도 없다.
화천은 화천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잘살면 된다.
화천의 경쟁력은 화천다움에 있다
깨끗한 자연.
고요함.
사람의 관계.
다른 곳과 같아지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라
다른 곳이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다.
하지만 화천다움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전통을 지킨다.
새로운 기술을 쓴다.
지역성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변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미래다
AI.
에너지.
디지털.
새로운 산업.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되 화천의 삶과 연결한다.
기술도 주민의 삶으로 가야 한다
첨단기술.
멋지다.
하지만
주민의 소득과 편의,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못한다면 지역의 기술이 아니다.
산업도 같은 기준으로 본다
얼마 투자했는가.
보다
얼마의 지역가치를 남길 수 있는가.
지역경제의 성공은 결국 삶에서 확인된다
아이의 웃음.
상인의 매출.
농민의 소득.
숫자로 시작한 경제가 사람의 얼굴에서 끝나야 한다.
제59장의 결론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이 책은 관광에서 시작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이 좋은가.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한 단계씩 더 물었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
무엇을 소비하는가.
그 돈이 지역에 얼마나 남는가.
얼마나 다시 도는가.
기업과 산업으로 연결되는가.
무엇이 자산으로 남는가.
주민의 삶은 좋아지는가.
그 질문을 끝까지 따라오니 마지막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화천에 사는 주민이다.
지역경제의 마지막 숫자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화천경제론의 목적은 거창하지 않다.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아이가 화천에서 자라는 것이 불리하지 않은 곳.
청년이 떠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 아닌 곳.
농민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면 정당한 소득을 얻는 곳.
상인이 노력하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곳.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곳.
나이가 들어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
밖으로 떠난 사람도 다시 찾고 싶은 곳.
관광객이 머물고 싶고,
기업이 투자하고 싶고,
사람이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곳.
그러나 그 모든 것보다 먼저
지금 여기 사는 사람이
“화천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곳.
그것이면 된다.
지역경제는 GDP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만의 문제도 아니다.
사람이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좋은 지역경제는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드는 경제가 아니라
더 많은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다.
좋은 군정도 마찬가지다.
예산을 많이 쓰는 군정이 아니다.
외부의 소득과 기회를 화천으로 끌어오고,
그 가치를 지역 안에 오래 머물게 하며,
주민의 소득과 자산으로 축적하고,
다시 삶의 질과 미래세대에 재투자하는 군정.
그것이 좋은 군정이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사람을 오게 하고,
시간을 머물게 하고,
소비를 남게 하고,
소득을 돌게 하고,
자산을 쌓게 하고,
그 가치를 주민의 삶으로 돌려주는 것.
이것이 화천형 지역순환경제다.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흐름의 경제에서 축적의 경제로.
관광객 수의 경제에서 사람의 시간의 경제로.
크게보다 깊게.
사람의 시간을 깊게.
소비의 가치를 깊게.
기업의 뿌리를 깊게.
지역과 사람의 관계를 깊게.
그리고 주민의 삶을 깊게.
화천은 크지 않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가 반드시 규모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지역도
잘 연결하고,
잘 남기고,
잘 돌리고,
잘 쌓으면
강할 수 있다.
작다는 것은 한계가 될 수 있지만
깊다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래서 나는 화천의 미래를 이렇게 말하고 싶다.
더 큰 화천이 아니라
더 깊은 화천.
더 많은 시설이 아니라
더 좋은 연결.
더 많은 방문객만이 아니라
더 오래 이어지는 관계.
더 많은 사업이 아니라
더 큰 주민가치.
그리고 마지막에는
단 하나의 문장.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그것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화천이다.
에필로그
크게보다 깊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자주 큰 것을 떠올린다.
큰 예산.
큰 시설.
큰 기업.
많은 관광객.
인구 증가.
물론 모두 중요하다.
지역에는 투자도 필요하고, 기업도 필요하며, 사람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책을 쓰면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더 오래 붙들었다.
큰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인가.
그리고 곧 질문을 바꾸었다.
우리에게 들어온 가치를 얼마나 깊게 남길 수 있는가.
화천은 큰 도시가 아니다.
시장도 크지 않다.
인구도 많지 않다.
대도시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려 하면 언제나 규모의 한계를 만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지역에도 작은 지역만의 전략이 있다.
한 사람을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한 번의 소비를 지역에 더 많이 남길 수 있다.
한 번의 방문을 다시 올 관계로 바꿀 수 있다.
한 번의 소득을 기업과 사람과 자연이라는 자산으로 남길 수 있다.
작기 때문에 더 깊게 갈 수 있다.
이 책은 관광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사람이 많이 오면 지역경제가 좋아지는가.
처음에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질문을 따라갈수록 새로운 질문이 계속 나타났다.
사람이 왔다.
얼마나 머물렀는가.
머물렀다.
무엇을 소비했는가.
소비했다.
그 돈은 누구에게 돌아갔는가.
지역에 남았다.
다시 지역 안에서 움직였는가.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었는가.
사람과 브랜드와 자연이라는 자산으로 남았는가.
그리고 결국 마지막 질문에 도착했다.
주민의 삶은 더 좋아졌는가.
돌아보면 이 책의 모든 장은 이 질문을 향해 걸어온 셈이다.
외부수요.
체류.
소비.
지역귀속.
순환.
기업.
산업.
자산.
삶의 질.
정주.
관계.
지속가능성.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흐름이다.
밖에서 들어온 가치를 주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로 바꾸는 과정.
나는 그것을 화천형 지역순환경제라고 부르고 싶다.
지역경제는 돈이 도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이 돈다.
정보가 돈다.
신뢰가 돈다.
기회가 돈다.
그리고 경험이 돈다.
한 관광객의 좋은 경험은 다음 관광객을 부를 수 있다.
한 농가의 좋은 상품은 새로운 고객을 만들 수 있다.
한 기업의 성공은 다른 청년에게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한 번의 좋은 행정은 주민의 신뢰를 만들 수 있다.
지역은 결국 관계가 순환하는 곳이다.
그래서 지역경제는 직선이 아니다.
지원한다.
끝.
시설을 만든다.
끝.
행사를 연다.
끝.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
지원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시설이 사람의 시간과 소비를 연결하고,
행사가 고객과 브랜드를 남기고,
그 성과가 다시 다음 투자와 다음 기회로 이어져야 한다.
끝난 사업보다 다시 시작되는 구조가 중요하다.
이 책에서 계속 ‘화살표’를 이야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과 상권 사이.
농업과 관광 사이.
기업과 인재 사이.
소득과 삶의 질 사이.
정주인구와 관계인구 사이.
행정은 각각을 별도의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민과 관광객과 기업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의 삶에는 부서의 경계가 없다.
행정은 부서로 움직이지만
지역경제는 연결로 움직인다.
그래서 새로운 시설 하나보다 기존 자산 두 개를 연결하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새로운 관광지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관광지에서 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새로운 지원사업보다 이미 있는 기업이 고객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없는 것을 찾기 전에 있는 것 사이의 거리를 보자.
그 거리는 킬로미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의 거리.
시간의 거리.
심리적 거리.
선택의 어려움.
이런 보이지 않는 거리가 지역경제를 막고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래서 ‘병목’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지역경제가 약한 것은 모든 것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다.
단 하나의 연결고리가 막혀 있을 수도 있다.
사람은 많이 온다.
숙박이 없다.
숙박은 한다.
저녁에 갈 곳이 없다.
상품은 좋다.
살 수 있는 곳을 모른다.
기업은 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작은 병목 하나가 큰 흐름 전체를 막는다.
좋은 정책은 모든 곳에 같은 돈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병목을 찾아 풀어주는 일일 수 있다.
화천에는 이미 많은 것이 있다.
산.
강.
호수.
숲.
고요함.
밤.
접경의 역사.
농업.
스포츠.
시장.
축제.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의 삶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시설의 경제에서 연결의 경제로.
그리고 연결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올해 연결해서 돈을 벌었다.
내년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지역은 여전히 약하다.
그래서 축적이 필요하다.
사람의 능력.
지역기업.
브랜드.
고객관계.
자연.
신뢰.
데이터.
제도적 경험.
연결이 오늘의 경제를 만들고
축적이 내일의 경제를 만든다.
지역경제의 힘은 올해 얼마를 벌었는가에만 있지 않다.
10년 뒤 무엇이 남아 있는가에도 있다.
큰 건물이 남았는가.
아니면 좋은 기업이 남았는가.
사람의 능력이 남았는가.
자연이 남았는가.
신뢰가 남았는가.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경제가 오래간다.
자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일 수 있다.
시설은 낡는다.
기술은 바뀐다.
하지만 배우고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새로운 가치를 계속 만들어낸다.
그래서 교육도,
창업도,
기업지원도,
행정의 학습도
결국 사람의 능력을 남겨야 한다.
지역의 미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자연도 같은 관점으로 봐야 한다.
화천의 자연은 관광의 배경이 아니다.
지역의 생산자본이자 주민의 삶이다.
강과 산과 숲을 통해 관광객을 불러오고 소득을 얻는다면 그 자연을 다시 지키는 일도 경제정책이다.
오늘의 소득을 위해 내일의 생산기반을 소비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경제·사회·환경이라는 세 개의 장부가 필요하다.
돈은 남았는가.
주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자연은 건강한가.
한 장부의 흑자를 위해 다른 장부에 적자를 쌓는 성장은 오래가기 어렵다.
성장의 크기보다 지속할 수 있는 깊이를 보자.
인구도 마찬가지다.
인구는 중요하다.
지역의 뿌리다.
그러나 사람을 숫자로만 붙잡을 수는 없다.
왜 떠나는가.
왜 머무는가.
왜 다시 오는가.
그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을 붙잡는 정책보다
사람이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더 깊다.
그리고 떠난 사람과도 관계는 계속될 수 있다.
다시 온다.
지역상품을 산다.
투자한다.
언젠가 다시 산다.
그래서 정주인구와 관계인구를 함께 보았다.
정주인구는 지역의 뿌리이고
관계인구는 지역의 가지다.
뿌리가 깊고 가지가 넓은 지역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인구보다 먼저 관계를 보고,
방문객보다 먼저 시간을 보고,
매출보다 먼저 지역귀속을 보고,
예산보다 먼저 변화를 보고,
시설보다 먼저 연결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성장보다 먼저 질문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의 삶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좋은 군정 역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군정은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군정만은 아니다.
사업을 많이 만드는 군정도 아니다.
시설을 많이 짓는 군정도 아니다.
좋은 군정은 외부의 소득과 기회를 지역으로 끌어오고,
그 가치를 지역 안에 오래 머물게 하며,
주민의 소득과 자산으로 축적하고,
다시 삶의 질과 미래세대에 재투자하는 군정이다.
그래서 정책은 연결되어야 한다.
철학에서 전략으로.
전략에서 정책으로.
정책에서 예산으로.
예산에서 사업으로.
사업에서 성과로.
성과에서 다시 학습으로.
철학 → 전략 → 정책 → 예산 → 사업 → 측정 → 환류.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더 나은 정책으로 돌아와야 한다.
행정도 원이다.
이 책의 화천경제론 역시 완성된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은 계속 변한다.
사람도 변한다.
산업도 변한다.
기술도 변한다.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남기고 싶은 것은 정답이라기보다 질문의 방식이다.
무엇을 밖에서 가져올 것인가.
어떻게 화천 안에 남길 것인가.
어떻게 더 많이 돌릴 것인가.
무엇으로 자산화할 것인가.
그리고
주민의 삶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이 다섯 질문을 계속 물을 수 있다면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
관광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농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기업지원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예산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진다.
같은 화천도 어떤 질문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미래가 보인다.
화천이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작은 지역이 모든 산업을 갖겠다고 하면 자원이 분산된다.
모든 관광객을 만족시키려 하면 정체성이 희미해진다.
전략은 무엇을 할 것인가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화천답게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했다면 깊게 해야 한다.
자연을 선택했다면 더 화천답게.
스포츠를 선택했다면 체류와 소비까지.
농업을 선택했다면 가공과 브랜드까지.
관광을 선택했다면 재방문과 관계까지.
선택하고, 연결하고, 깊게 만든다.
나는 화천이 도시를 닮아가는 지역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화천은 화천이어야 한다.
조용함이 있고,
산과 물이 있고,
밤이 있고,
사람 사이의 거리가 아직 완전히 멀어지지 않은 곳.
도시가 잃어버린 것을 지키면서도
도시보다 더 편리하게 연결되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곳.
화천다움을 지키면서 더 잘사는 것.
그것이 지역발전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작지만 깊은 경제》다.
‘작다’는 현실이다.
‘깊다’는 선택이다.
규모는 주어질 수 있지만
깊이는 설계할 수 있다.
사람 한 명이 왔다.
그 한 사람의 시간을 깊게 만든다.
그 사람이 소비한 1만원을 깊게 만든다.
그 소비를 지역기업의 성장으로 깊게 만든다.
그 성장의 일부를 사람과 자연과 미래에 남긴다.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이어간다.
작은 경제를 크게 만드는 방법이 반드시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것만은 아니다.
한 사람에게서 만들어지는 지역가치를 깊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화천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는 것과 미래가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다.
오히려 한계를 정확히 아는 지역이 더 좋은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작은 지역의 경쟁력은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말에 있지 않다.
자기 가능성을 정확히 알고 집중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전략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관광객보다 주민.
시설보다 삶.
사업보다 미래.
숫자로 시작한 경제가 사람의 얼굴에서 끝나야 한다.
우리는 어떤 화천을 남길 것인가.
사람들이 한 번 보고 떠나는 화천인가.
다시 오고 싶은 화천인가.
일만 하고 떠나는 화천인가.
살고 싶은 화천인가.
좋은 자연을 소비하고 끝내는 화천인가.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자연과 기회를 남기는 화천인가.
나는 답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오고,
사람이 머물고,
사람이 관계하고,
주민이 잘사는 화천.
더 큰 화천이 아니어도 좋다.
더 깊은 화천이면 된다.
관광객 숫자 하나보다 한 사람의 좋은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예산의 크기보다 주민에게 남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한 해의 성과보다 10년 뒤 남을 자산을 더 오래 바라보는 지역.
크게보다 깊게.
그리고 그 깊이의 끝에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경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군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역의 미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답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여기 사는 사람.
그래서 내가 꿈꾸는 화천경제의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여기 사는 사람이 잘사는 화천.
그리고 어쩌면 지역발전의 모든 이론은
결국 이 한 문장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인지도 모른다.
작지만 깊게.
그리고 오래, 함께.
<김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