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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 산행의 완성은 ‘정상’이 아니라 ‘무사 귀환’이다

정재필 (화천소방서 대응총괄과장)

기사입력 2026-09-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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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 산행의 완성은 ‘정상’이 아니라 ‘무사 귀환’이다

정재필 (화천소방서 대응총괄과장)

 

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돌아왔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제철을 맞은 버섯 등 임산물은 사람들의 발길을 산으로 이끈다. 그러나 가을 산은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많은 위험을 품고 있다.


평소 익숙하게 오르던 산이라도 빠르게 짧아지는 해와 큰 일교차, 낙엽에 가려진 미끄러운 길, 변덕스러운 날씨가 겹치면 한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3년간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강원도 내 산악사고 및 실종 관련 출동은 모두 272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3년 86건, 2024년 89건, 2025년 9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철 출동은 90건으로, 전체의 약 33.1%를 차지했다. 월별로는 10월이 3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9월 36건, 11월 16건 순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단풍철과 임산물 채취 시기에 산악사고 위험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산지가 많고 임산물 채취를 위해 산을 찾는 주민이 적지 않은 화천에서도 이러한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가을철 산악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임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는 경우와 일몰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산행하다 조난하는 경우가 꼽힌다.


버섯이나 산나물을 찾다 보면 눈앞의 대상에 집중한 나머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놓치기 쉽다. 그렇게 길을 잃고 체력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어둠이 내리면 구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산악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산행 내내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먼저 가급적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산행하고, 출발하기 전 가족이나 지인에게 산행 장소와 이동 경로, 귀가 예정 시간을 알려야 한다. 부득이하게 혼자 산행할 때는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할 원칙이다. ‘잠깐 다녀오겠다’는 생각으로 행선지를 알리지 않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가 늦어질 수 있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산물 채취 등을 이유로 등산로를 벗어나면 길을 잃기 쉽고, 급경사지나 낭떠러지 등 예상하지 못한 위험과 마주칠 가능성도 커진다. 산행 중에는 주변의 산악위치표지판을 수시로 확인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일몰 전 하산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가을에는 해가 빠르게 짧아지고 산속은 평지보다 훨씬 일찍 어두워진다. 예상보다 산행 시간이 길어졌거나 날씨가 나빠지고 체력이 떨어졌다면 정상 등정을 고집하지 말고 조기에 하산해야 한다.


비상용품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휴대전화는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하고 보조배터리와 손전등, 비상식량, 보온용품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출발 전에는 기상 상황과 자신의 건강 및 체력 상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무작정 이동하지 말고 안전한 장소에 머물면서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할 때는 마지막으로 확인한 등산로와 산악위치표지판 번호, 주변 지형의 특징 등을 최대한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산행 전 ‘119신고’ 앱을 미리 설치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긴급상황에서 신고자의 위치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신속한 구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악사고는 대단한 장비보다 기본수칙을 지키는 데서 예방이 시작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방심을 내려놓고 “혹시 모른다”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준비해야 한다.


올가을 산이 건네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누리되,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무사히 돌아오는 일임을 잊지 말자.

 

화천신문 (i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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